강간
"으...으..."
이런 강렬한 욕구는 처음이었다.
그 행동이 더 짜릿한 쾌감으로 다가왔다.
공포에 떠는 세련을 강간하는 장면은 다른 것을 잊고 몰두하게 만들었다.
"너는 이곳에 들어오지 말아야 했어.
아니 내 것을 가져가지 말아야 했다고.
좀 힘들 거야 내건 다른 사람 것보다 크거든."
아래는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곳도 범해버려야 할 것이다.
강간 한다는 것이 이런 맛이 날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남자와의 관계가 좋았다면 여자와 하는 지금 색다른 맛이 났다.
질은 어떤 맛이 날까?"
손가락을 안으로 집어넣으려니 좀 망설여졌지만 그래도 호기심에 참을 수 없었다.
한 번의 움직임으로 그곳을 가득 채워버렸다.
여자는 몸부림치는 것을 중단하고 책상에 머리를 대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자신이 첫 남자인지 거친 침입에 둑이 터지듯 무언가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빡빡한 느낌을 즐기며 쫄깃 거리는 맛을 음미했다.
몸 전체에 퍼지는 쾌감이 온몸을 전율케 했다.
여자를 강간한다는 느낌이 이런 줄 진작 알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곳엔 혈흔으로 얼룩져 또 다른 전율을 안겨주었다.
더러운 것을 없애려고 사무실에 딸려있는 욕실로 들어가 모든 것을 지워버렸다.
욕정을 해소하긴 했지만 방안에 가득한 피비린내가 역겨웠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그 모습이 못마땅했다.
만지기 싫었지만 뒤처리를 시키려면 풀러줘야 했다.
알아들었어?"
건물옥상으로 올라가 나른함을 달래기 위해 담배를 꺼내 물고 깊숙이 빨아 들였다.
여자가 어찌되었건 상관없이 자신의 충족된 광기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기에 서류를 펼쳐들었다.
사무실 정리하고 나와서 바로 쓰러졌거든요."
여기 적어 놓은 자료 찾아서 올려 보내라고 해."
자신의 행동이 거칠었던 것은 사실이었으니 귀찮았지만 병원비 정도는 대신 내줘야 할 것 같았다.
간호사들의 숙덕거리는 말을 들어보니 아무에게도 당한 일을 말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무리 급하셔도 그렇지 처음인데 심하게 다루셨습니다.
그래도 여성분이 남편 될 분한테 알리지 말아 달라고 했지만 워낙 심한 상처여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여자들은 다 똑같았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물질적으로 여유가 있다하면 우선 몸부터 허락하고 책임을 전가해서 남자들의 발목을 잡으려 들었다.
주위에서 그런 경우를 많이 보아왔기에 누구 보다 더 잘 알았다.
개같은 세상!
어렸을 때 부모의 말다툼은 폭력으로 이어졌었다.
그것을 보고 자란 자신이 세상에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여린 여자들이야 어디 남자만 하겠습니까?
이제 결혼하게 되면 차차 알게 되실 겁니다."
강간했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여자를 책임져야 한다면 강간했던 남자들은 모두 감옥으로 가야했다.
순간의 쾌락이 자신의 발목을 잡게 놔둘수는 없었다.
더러운 기분을 떨쳐 버리기 위해 취하지 않으면 얌전히 오늘밤을 넘기지 할 것 같았다.
자신의 불행했던 삶속에서 이젠 평생같이 지낼 사람을 찾은 줄 알았었다.
흐릿한 시야에 화장실이 눈에 들어왔다.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쉽게 무너져 내리는 자신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가 예뻐해 줄게."
병실에는 자신이 강간한 여자가 만신창이가 되어 입원해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여자가 당한 일을 혁준이 당할 거라는 생각에 기가 막혔다.
윽!
먼지가 날리는 물건더미위에 내던져진 혁준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덩치 큰 외국인이 씩씩거리며 달려들었다.
한손으로는 혁준의 두 손을 뒤로 꺾어 내리찍듯이 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두 사람의 바지를 거칠게 벗기고 있었다.
혁준의 문은 항시 열려 있었다고 해도 지금 뒤에 있는 외국인의 물건은 버거웠다.
어렴풋이 보이는 흑인은 덩치가 산만했다.
여기서 반항한다면 뼈도 못 추릴 것 같았다.
발정난 개새끼처럼 느닷없이 한손을 혁준의 앞으로 가져가 물건을 움켜쥐고 같이 움직이며 헐떡거리고 있는 모습이 마치 낮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부드러움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거친 신음소리와 함께 빠르게 움직이던 흑인은 온몸을 경직시키며 깊숙이 몸을 묻어왔다.
큰 덩치에 깔려 숨을 못 쉬고 허우적댈 때 흑인이 빠져나갔다.
"맛있게 잘 먹었다.
귀염둥이."
혁준의 엉덩이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만지작거리다가 사라지는 흑인에게 치가 떨렸다.
지금까지 모든 것을 잊기 위해 마신 술들이 한꺼번에 확 달아나 버렸다.
"개새끼!"
혁준은 힘든 몸을 일으켜 옷을 추슬러 입었다.
어기적거리며 걸을 때마다 느껴지는 고통은 분노의 불꽃으로 희준과 세련에게로 화살이 날아갔다.
지금 격은 고통을 몇 배로 돌려주리라 이를 갈며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더 이상 그곳에 있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오피스텔로 향했다.
분노 때문에 신호를 무시하고 음주운전을 한다는 것도 잊었다.
다른 차들이 경적을 시끄럽게 울려댔지만 무시해버렸다.
집안 곳곳에는 희준과 나누었던 흔적들이 있었다.
모든 것을 같이하고 나누어 가졌었다.
희준은 약을 하지 않았지만 카리스마로 혁준을 흔들어 놓았었다.
많은 사랑을 나눈 것은 아니었지만 한 번의 사랑에서 혁준은 죽어도 좋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정도로 희준에게 푹 빠져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자신만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억울했다.
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희준에게만 매달렸었다.
일에서도 두 사람은 호흡이 잘 맞았기에 더없이 좋은 관계였었다.
"어디서부터 잘못 된 거지?"
혁준은 옷을 입고 있을 수 없어 모두 벗고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흑인의 공격은 몸을 황폐하게 만들었다.
메마른 땅에 불을 지른 격이었다.
"왜 그 여자가 생각나지?"
팔을 이마에 얹고 낮의 일들을 생각해보았다.
비서의 처절함이 자신과 비슷하다는 생각에 실소가 터져 나오려고 했다.
"그 여자도 이렇게 아팠을까?"
아직도 아래에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여러 명과 관계를 가져보았지만 그 중에 제일 컸던 것 같았다.
여자들은 그런 괴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얌전하게 당하고 있지만은 않으리란 것이다.
"내일은 기필코..."
혁준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다음날 늦은 아침시간이었다.
몸의 통증은 가라앉아있었지만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면서도 가라앉은 기분을 어떻게 해보려고 했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래 부딪혀 보는 거야."
서둘러 준비를 하고 희준의 회사로 향했다.
가서 무엇이든 해봐야했다.
무작정 포기하기엔 희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너무 깊었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주차장에 주차시켰다.
기다리라고.
내 기필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