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객행(김용) - 82편 (82/82)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본문 바로가기

협객행(김용) - 82편 (82/82)

💬 0 👁 5
☰ 목록
책갈피와 음성 읽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추악한 여인은 바로 매방고였다.
그녀는 냉랭하게 웃더니 두 눈에 증오의 빛을 띄우고 말했다.
[내가 누구를 죽이던 내가 좋아서 죽인 거예요.
당신이……당 신이 관섭할 것 없잖아요?] 석파천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어머니, 석 장주와 석 부인의 아들을 정말 어머님이 죽인 거 예요? 그것은……무엇 때문이지요?] 매방고는 냉소했다.
[내가 죽이고 싶으면 죽이는 것이다.
어떤 이유가 있어야 하느 냐?] 민유는 천천히 장검을 뽑아들고 석청에게 말했다.
[사형, 저 역시 사형을 괴롭히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비켜 서 계세요.
만약 그녀를 죽이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서서 도와줄 필 요가 없어요.] 석청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표정은 매우 고뇌에 차 있었다.
백자재는 말했다.
[정 노사, 미리 말해두지만 자네 부부가 가만히 옆에 있는다면 우리들도 옆에 가만히 있기만 하겠네.
그러나 만약 자네 두 사 람이 자네의 귀여운 딸을 도와준다면 나도 석 노질의 청을 받고 이 웅이산으로 왔으니 구경만 하고 있지는 않겠네! 알아서 하게 ……] 정불사는 상대방의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좋소.
약속합시다.
우리 모두 손을 쓰지 않기로 합시다.] 그리고 그는 잠시 여유를 두었다가 빙그레 웃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저쪽에 석 장주 부부이고 이쪽에는 모자 두 사람이니 각기 일 남 일녀가 상대를 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승부나 지켜보도 록 합시다!] 그와 석파천은 몇 번 손을 쓴 적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년의 무공이 석청 부부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 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매방고는 결코 지지 않 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런 말을 한 것이다.
민유는 석파천을 바라보며 물었다.
[소형제, 자네는 내가 원한을 갚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지?] 석파천은 말을 더듬거렸다.
[저는……저는……석 부인……저는……] 그는 두 무릎을 꿇고 부르짖었다.
[제가 절을 올리겠습니다.
석 부인, 석 부인께서는 마음이 곱 지 않습니까? 저의 어머님을 죽이지 마십시오.] 그리고 나서 그는 연신 절을 하는데 머리가 땅바닥에 닿아 쿵 쿵 소리가 날 정도였다.
매방고는 단호히 외쳤다.
[개잡종, 일어나지 못하겠느냐? 누가 너보고 저 계집애에게 사 정을 하라고 했느냐?] 민유는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어서 물었다.
[당신은 어째서 이 애를 그렇게 부르는 거지? 이 애는 당신이 친히 낳은 아들이 아닌가? 혹시……] 그러면서 그녀는 석청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형, 이 소형제의 모습과 옥아의 모습이 매우 비슷하지 않아 요.
혹시 그대와 매 소저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아니에요?] 그녀는 이와 같은 처지에 놓여 있으면서도 역시 말투는 얌전하 고 어조도 상스럽지 않았다.
석청은 재빨리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오.
절대 아니오.] 백자재는 소리내어 껄껄 웃었다.
[하하하……석 노질, 자네도 시치미 뗄 것 없네.
물론 저 여인 과 자네 사이에 낳은 아들이겠지.
그렇지 않으면 천하에 어떤 여자가 자기의 아들을 개잡종이라고 부르겠는가? 이 매 소저가 아마도 자네를 무척이나 증오한 모양일세.] 민유는 허리를 구부리고 손에 든 장검을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당신들 세 사람이 모여서 단란하게 사세요.
나는……떠나겠어 요.] 그리고 나서 그녀는 몸을 돌리더니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석청은 크게 초조하여 그녀의 팔을 붙잡고 다급히 외쳤다.
[사매, 나를 의심한다면 나는 저 계집애를 죽여 나의 결백을 보여주겠소.] 민유는 쓸쓸히 웃었다.
[저 애는 옥아와 똑같이 생겼어요.
그리고 그대와도 매우 닮지 않았어요?] 석청은 장검을 들더니 매방고를 향해 찔러갔다.
그러나 매방고 는 피하지 않고 가슴을 내밀며 오히려 그 검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가? 장검이 그녀의 가슴팍을 꿰뚫으려고 했을 때 석파천은 손가락 을 한번 퉁겼다.
찡, 하는 소리와 함께 석청의 장검이 두 토막 이 나고 말았다.
매방고는 처연히 웃었다.
[좋아! 석청.
당신이 나를 죽이려고 했겠다.
그렇지?] 석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방고, 나는 분명히 말하지만 나에게는 오직 민유 한 사람 밖에 없소.
이 석청은 한평생 두 번째의 여인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단 말이오.] 그리고 그는 엄숙한 어조로 다시 말을 이었다.
[당신이 마음속으로 나에 대해 좋게 생각한다는 것은 나를 해 치는 것밖에 되지 않소.
이 말은 이십이 년 전에 이미 당신에게 이야기했지만 오늘 역시 똑같은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오… …] 그는 더욱 부드러운 어조로 재차 말을 이어갔다.
[방고, 당신의 아들이 이와 같이 컸소.
이 소형제가 위인됨이 정직하고 무공이 탁월하며 몇 년 안으로 강호에 명성을 크게 떨 칠것이며 무림에서 제일인자가 될 것이오.
그의 아버지가 도대 체 누구인지 어째서 그에게 분명히 말해주지 않소?] 석파천은 초조한 음성으로 말했다.
[어머니, 도대체 저의 아버지가 누구예요? 저는……성이 뭐죠? 어째서 나를 계속 개잡종이라고만 불렀죠?] 매방고는 처연히 웃으며 말했다.
[너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천하에 아는 사람은 나 하나밖에 없 다.] 그리고 그녀는 석청을 향해 다시 말을 이었다.
[석청, 당신의 마음속에 오로지 민유 한 사람뿐이라는 것을 난 이미 알고 있어요 그래서 나는 과거 용모를 스스로 망가뜨려 이 모양이 된 것이에요.] 석청은 중얼거리듯 말했다.
[스스로 용모를 망가뜨리다니 그럴 필요가 어디 있소?] 매방고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과거 나의 용모는 민유의 얼굴과 비교해서 어느 쪽이 더 아름 다웠나요?] 석청은 손을 내밀어서 처의 손을 잡고 잠시 망설이더니 말했 다.
[이십 년 전 당신은 무림에서 이름난 미녀였고 나의 안 사람도 용모에서 있어서는 남에게 지지 않은 편이지만 솔직히 당신만은 못했소.] 매방고는 방그레 웃더니 코웃음을 쳤다.
정불사는 그 말을 받았다.
[그렇지! 석청 네 녀석은 너무나 분수를 몰라.
나의 딸 방고의 아름다운 용모는 감히 그 누구도 견줄 수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 도 어째서 사랑하지 않았지?] 석청은 대답하지 않고 아내의 손만 꼭 쥐고 있었다.
민유가 화 가 나서 떠날까봐 두려워하는 눈치였다.
매방고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
[과거 나의 무공과 민유의 무공을 비교하면 누가 더 고강했 죠?] 석청은 순순히 대답을 했다.
[당신은 매화권이라는 가전의 무학에다가 이상야릇한 무공을 많이 지녔지 않았소?] 정불사는 불쑥 그 말을 나꿔챘다.
[이상야릇한 것이라니? 그것이야말로 이 정 넷째 나으리가 자 랑하는 재간인데 자네가 몰라보고 그와 같은 말을 한다는 것은 낙타를 보고 말등이 부어올랐다고 수선을 피우는 것과 마찬가지 일세.] 석청은 그를 힐끗 쳐다보고 나서 말을 이었다.
[그렇소.
방고의 무공은 정씨와 매씨 두 집안의 장점을 겸비하 였으니 그 당시 안 사람은 상청관의 검학 진수를 터득하지 못했 기 때문에 방고에게 한 수 뒤떨어졌소.] 매방고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문장에 있어서는 누가 더 뛰어났었죠?] 석청은 생각도 하지 않고 말했다.
[당신은 시를 쓸 줄도 알고 가사를 지을 줄도 알았소? 우리 부 부는 별로 아는 것이 없었는지라 당신에게 견줄 수가 없었소.] 석파천은 속으로 매우 이상하게 생각했다. '우리 어머님은 무공이나 글공부에 있어서도 뛰어났었구나.
그 런데 나에게는 어째서 조금도 가르쳐주지 않았을까?' 이때 매방고는 다시 냉소를 띄우고 말했다.
[그렇다면 바느질의 섬세함과 음식 솜씨는 민유보다 못했겠 군.] 석청은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 사람은 옷을 기울 줄도 몰랐고 만들 줄도 몰랐으면 계란 하나 부치는 것도 제대로 부치지 못했는데 당신의 뛰어난 손재 주에 어찌 견줄 수 있었겠소?] 매방고는 다그치듯 날카롭게 외쳐 물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당신은 나면 보면 시종 차가운 얼굴을 하고 당신의 민 사매에게는 웃고 이야기하며 좋아했죠? 도대체……무 엇 때문이죠?]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음성은 떨리고 있었다.
매우 격동된 것 같았으나 얼굴 표정만은 무표정하니 전혀 한 가닥 표정도 엿볼 수가 없었다.
석청은 여전히 말했다.
[매 소저.
나도 잘 모르겠소.
그러나 당신은 나의 민 사매보다 도 모든 점에 있어 뛰어났을 뿐 아니라 나보다도 고강했소.
나 는 당신과 있게 되면 열등감을 느끼게 되고 당신에게는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만 느껴졌던 것이오.] 매방고는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서 있더니 갑자기 큰소리로 부 르짖으며 초가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매문향과 정불사도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민유는 머리를 석청의 가슴팍에 묻고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사형, 매 소저는 불쌍한 사람이에요.
그녀는 우리 애를 죽이 기는 했지만……저는……그녀보다 더 행복해요.
나는 그대의 마 음속에 오로지 나 한 사람 뿐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자, 이제 우리 돌아가요.
원수도 갚을 필요가 없어졌어요.] 석청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원한도 갚지 않겠다는 것이오?] 민유는 처연히 말했다.
[그녀를 죽인다고 해서 우리 견아가 되살아 나겠어요?] 갑자기 정불사의 놀란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방고, 너는 어째서 어리석게 목숨을 끊었으냐? 내 가서 석가 와 사생결단을 내겠다!] 석청 등은 그와 같은 소리에 깜짝 놀랐다.
매문향은 미친 듯이 초가집 안으로부터 매방고를 안고 나왔다.
매방고의 왼쪽 소맷자락은 어깻죽지까지 걷어 올려져 있었으며 그녀의 백옥같이 하얀 팔목에는 한점의 붉은 점이 찍혀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아직까지도 처녀의 몸임을 증명하는 수궁사 (守宮砂)였다.
매문향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뽀족한 음성으로 입을 열 었다.
[방고는 아직도 옥과 같이 깨끗한 쳐녀의 몸이에요.
저 개잡종 은 이 아이가 낳은 아들이 아니란 말이에요.] 모든 사람들은 일제히 석파천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하나같 이 그들은 마음속으로 가득 끓어오르는 의혹을 느꼈던 것이었 다. '매방고는 처녀의 몸이니 물론 석파천의 어머니가 될 수가 없 다.
그렇다면 그의 어머님은 누구이며 그의 부친은 누구인가? 그리고 매방고는 어째서 석파천의 어머니라고 스스로 인정했을 까?' 석청과 민유는 똑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설마하니 매방고는 과거 견아를 사로잡아 가기는 했지만 죽이 지 않았더란 말인가? 그리하여 나중에 그녀가 보내온 그 한 구 의 어린애의 시체 얼굴이 피와 살이 엉켜서 분간할 수 없을 정 도로 모호해졌었는데 비록 견아의 옷을 입고 있지만 실제에 있 어서는 견아가 아니란 말인가? 저 소형제가 만약에 견아가 아니 라면 그녀는 어째서 그렇게 개잡종이라고 불렀겠는가? 그리고 어째서 그와 옥아가 저토록 닮았을까?' 석파천은 더욱더 오리무중에 빠져든 느낌이었다. '나의 아버님은 누구일까? 그리고 우리 어머님은 누구일까? 그 리고 내 자신은 또 누구란 말인가?' 매방고가 자결하고 말았으니 그 많은 의문은 그 누구도 대답을 해줄 수가 없게 되고 말았다. -------------------------------------------------------------
💬 한 줄 댓글 0
비회원 · 이 글에 하루 1개만 등록 가능
HTML/스크립트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댓글은 최대 120자이며 페이지를 이동하지 않고 바로 등록됩니다.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

Copyright © webstoryboard.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