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거의 유일하게 그 혼돈의 와중에서 전혀 피해를 당하지 않고 아직 떠 나지 않은 백리운등이었다. 좌려선이 무거운 입을 열어서 백리운을 향해 물었다. [운랑,당신께선 이 모든 일들을 예측하고 있으셨었나요?] [......] 백리운은 묵묵히 대답이 없었다. 그의 안색은 다소 굳은 듯 했지만 여전히 고요하여 표정의 변화를 찾아볼 수 가 없었다. 확실히 방금전에 벌어졌던 그 일들은 좌려선 등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나는 전 혀 믿을 수 없는 사건들이었다. -백군악, 그가 죽다니! 대체 그럼 앞으로의 무림의 상황은 어떻게 변모해갈 것인가? 운지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나는 아직도 그 일을 믿을수가 없어요.혹시,그 백맹주가 가짜는 아닐까요?] ...... 그러나, 비록 대답은 없지만 지금 여기에서 백군악이 가짜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하 나도 없었다. 가짜 백군악이었다면 결코 그와같은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 이었다. 좌려선이 다시 입을열어 이번에는 심옥산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만화교주와 장곡주가 이번에는 그냥 물러간 것은 이제 앞으로는 얼마든지 자 신이 있다는 말인 것 같은데,정말 이쪽에서 그자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 을까요?] 심옥산은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아마 어려울 거야.특별한 변수가 생겨나지 않는 한은......] 심옥산은 말끝을 흐리면서 백리운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그녀는 혹시 백리운을 어떤 변수로 생각하는 것일까? 하긴, 과거에는 최강자들이 비율이 사대사였으나 이제는 오대이가 되었으니 결코 이 기게 되기를 바랄 수는 없을 것이었다. 심옥산이 백리운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지요?] 그렇다! 심옥산의 그 질문이야말로 현실의 요점을 꿰뚫은 것이라고 말할 수가 있었다. 대체 이제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누구라도 난감해지지 않을 수가없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백리운만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이기도 했다. 백리운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고는 대답했다. [성수방으로 갑시다.] -성수방! 지금의 상황에서 적도들이 노리는 곳은 성수방과 신검문의 두곳이겠으나,신검 문은 멀고 성수방은 가깝기 때문에, 그들이 성수방으로 향하는 것은 어찌보면 합당했다. 백리운의 대답에 좌려선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일제히 동조의 뜻을 표시했 다. [예,그럼 어서 가요!......] 좌려선이 먼저 신형을 날리자,남은 사람들은 곧장 그 뒤를 이어 신형을 날리 기 시작했다. * * * 구궁산에서 성수방의 총단이 있는 설봉산까지 가려면 물론 여러 가지 길이 있 겠지만 대체로 동정호를 거치게 되어 있었다. 백리운등 일행은 신법을 재촉하여 그날 저녁 어둠이 사위에 깔리는 무렵 중원 제일대호인 동정호의 근처에 도달하여, 일망무제의 바다를 연상케 하는 동정호의 드넓은 호수물을 구경할 수가 있었 다. 만일 무림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아니라 평화시였다면 네명의 연인들이 이곳 동정호의 넓은 물에 배를 띄워놓고 놀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가히 시각을 다투는 위기중중한 것인지라 일행은 그저 잠시 동 정호의 주변을 거닐다가 다시 신법을 펼쳤다. 밤새워서 신법을 펼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밥을 굶을 필요는 없는 것이었 다. 일행은 곧 동정호와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상음이라는 제법 커다란 현성에 이르러 그곳의 하나의 주루에 오르게 되었다. 그 주루는 그곳 현성에서도 제법 화려한 곳이었고 이름도 역시 상음주루였다. 때가 때인지라, 일행은 거의 말을 잃고 간단하게 몇가지의 음식만을 주문한채 탁자의 주위에 둘러앉아서 음식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그때 뜻밖에도 일행이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사건 하나가 생겨났다. 쾅-! 느닷없이 거칠게 문짝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하나의 가냘픈 인영이 주루안 으로 굴러 들어왔는데, 매우 눈에 익은 사람이라 자세히 살펴보니 그 사람은 바로 음보보였던 것이었 다. -음보보, 일행이 그녀를 하필 이곳에서 그야말로 공교로운 방법으로 만나게될 줄은 정 말로 예측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 순간 음보보의 의복은 여기저기 찢겨나가고 피와 얼국이 묻어서 그것이 원 래는 눈처럼 새하얀 백의였다는 사실을 알아보기 어렵게 했다. 대체 그녀는 어째서 이러한 차림으로 일행의 앞에 모습을 나타낸 것일까? 일행중 다른 사람은 잘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특히 심옥산은 대번에 그녀의 얼굴을 알아보고는 즉시 몸을 일으켜서 그녀에 게 아는 척을 하려고 했다. 헌데 그때였다. 거칠게 굴러들어온 음보보가 마악 신형을 세우기도 전에,다시 문짝이 마저 부 서져 나가며 그 자리에 서너명의 사람들이 급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쾅...... -이남이녀, 그들은 모두 나이가 십칠팔세에서 이십세 까지의 신태비범해 보이는 젊은이들 로,두 눈에서는 저마다 무서운 광망을 발하고 있었다. 심옥산은 그들이 지금 음보보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잠시 자신이 나서 는 것을 늦추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음보보는 만화교의 사람이고,지금 그녀를 쫓고있는 젊은이들의 정체를 파악하 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이 음보보는 워낙 다급한 상황이라 미처 주위에 자신이 알고있는 사람들이 있 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정녕 누가 있는지도 모르고 이 주루에 뛰어들었던 것이라면 이것은 실로 그녀 와의 공교로운 인연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었다. 음보보는 사나운 기색으로 고개를 들더니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그 이남이녀 를 향해 차갑게 입을 열었다. [호오!드디어 너희들까지 나서서 본 낭자를 잡으려고하는군!그러나,호호 어디 그게 마음대로 쉽게 될까?최소한 너희들중 두 사람의 목숨은 남겨두어야 할걸 ?] 비록 음성과 얼굴이 기막히게 아름답기는 하지만,그녀의 그러한 음성은 매우 한서린듯한 것이었다. 그 말에, 상대편의 네 사람중에 얼굴은 준수하나 눈빛이 다소 우울하고 음침해 보이는 흑의청년이 입을 열어 대꾸했다. [흐흐 음낭자!공연히 그렇게 고집을 부릴 필요가 어디에 있겠소?낭자가 이런 다고 낭자에게 도움이 되는 바가 뭐가 있겠소?공연히 우리의 힘만 소모시키는 것이 아니겠소?그러니 어서 돌아갑시다!낭자의 어머니는 만화성모께서 풀어주 신다고 약속을 하셨소!] #6279 안두헌 (myyaj ) [백상] 소림화상 제7권 제43장 07/25 22:27 404 line 제 43 장. 환상무예. 만화성모라면 바로 만화교주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녀가 음보보의 어머니인 소교주 백화신녀를 가두었다면 이것은 뭔가 기이한 일이 벌어져 있다는 의미심장한 얘기였다. 심옥산은 듣고 있다가 유사시에는 자신이 나서서 그녀를 구할 것을 결심했다. 음보보는 흑의청년의 말을 듣고는 더욱 노기가 치민 듯 싸늘하게 대꾸했다. [모용지룡!공연히 헛수작을 부리지마라!나는 너희들이 감히 나를 강제로 데려 가기 위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쓸데없이 머리 굴리지 말고 어서 손속이 나 펼쳐보는 것이 어떠냐?나와 어머니는 이미 만화교와 결별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데 다시 그곳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이어, 음보보는 어떤 기억을 떠올렸는지 얼굴가득 원한에 가득찬 표정을 떠올렸다. 흑의청년 모용지룡은 음보보의 싸늘한 교갈을 듣자 감히 직접 앞으로 나서지 는 못했다. 대신 옆에서 붉은 홍의를 입은 키가 후리후리하고 우락부락하게 생긴 청년이 입을 열어 말했다. [후후후, 이번에 음낭자를 데려가면 만화성모께서는 낭자를 내게 선물로 주신 다고 하셨소.따라서......이것은 결코 포기할수가 없는일이기 때문에 할수없 이 내가 먼저 손을 쓰도록 하겠소,양해하시오!] 말과 더불어, 흑의청년은 쌍수를 들어 전면으로 어지럽게 내저었다. 그것은 마치 파리를 쫓는 것처럼 경력이 하나도 실리지 않은 것 같아서 전혀 아무런 위력도 없어 보였는데, 정작 상대인 음보보는 이것을 보는 순간 가볍게 흠칫한 표정을 떠올렸다. [유령인이로군!] 그렇다! -유령인, 이것은 바로 동심각의 동심인과 더불어 천하의 이대장력으로 유명한 것으로 장곡의 절예였다. 그런데 바로 이 홍의청년이 그 유령인을 전개할 줄이야. 유령인이란 말 그대로 장력이 아무런 형체도 보이지 않고 마치 허깨비처럼 상 대의 면전으로 쇄도해들어 무서운 파괴력을 가지는 특징이 있는 것이었다. 음보보는 미처 상대의 말에 분노를 터뜨릴 여유도 없이 곧장 쌍장을 앞으로 내밀어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기이하게 휘저었다. 순간, 음보보의 쌍장에서 무수한 백색의 장영이 마치 꽃잎같이 일어나 유령인의 공 세에 맞부딪쳐가는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음보보가 언젠가도 펼쳤었던 적이 있는 소녀만화장이라는 만화교 의 절기였다. 꽝-! 일진의 격렬한 폭발음이 일며,그 압력이 느닷없이 사방을 휩쓰는 가운데 근처 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주객 몇몇이 기물들과 함께 바람에 날려가고, 흡사 천정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들썩거리는 통에 거의 대부분의 손님들이 놀라서 밖으로 달아나 버렸다. 이것은 실로 그들에게는 느닷없는 날벼락이라고 아니할 수가 없는 광경이었 다. 그런 가운데, 다소 안색이 창백해지기는 했지만,음보보는 상대인 홍의청년과 똑같이 두어걸 음씩 뒤로 주춤 물러섰다. 이것은 방금전의 격돌이 백중시세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며, 소녀만화장의 위력이 유령인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은 음보보 의 무예가 홍의청년보다 수위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헌데 이때, 갑자기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다소 창백한 안색으로 주춤거리던 음보보의 신형이 일순 마치 안개처럼 뿌옇 게 흐려지더니 여러개의 그림자로 화해 재차 홍의청년의 면전으로 덮쳐드는 것이었다. 그것은 마치 일시적인 눈의 착각으로 그렇게 보이는것 같기도 했으나 실은 결 코 그런 것이 아니었다. 홍의청년은 갑자기 자신의 면전으로 몇 개의 인영으로 분산된 음보보의 신형 이 덮쳐들자 다소 흠칫했으나 그대로 다시 유령인을 날려 그 인영들을 맞추었 다. 그런데, 눈앞으로 덮쳐들던 인영들은 유령인을 맞자 그 즉시 퍽하고 꺼지듯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사술, 이것은 바로 만화교에서 가장 발달된 사술의 하나로서,음보보는 여태 그러한 사술을 펼치지 않다가 할수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홍의청년이 전력을 다해 순간적으로 그 많은 인영들을 다 제거했지만 음보보 의 신형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다면 음보보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해답은 금방 나타났다. [아앗!] 홍의청년의 옆에 서있던 홍의낭자가 느닷없는 짧은 비명을 지르는가 싶더니 허공으로 날려가고, 바로 그녀의 몸위에 음보보의 신형이 환영처럼 나타났던 것이었다. 실로 이러한 종류의 은신술과 공격법은 사술 가운데에서도 실질적인 공력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것이었다. 음보보는 무수한 환영으로 자신의 몸을 감춤과 동시에 은밀하게 접근하여 홍 의낭자를 제압하고는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녀가 만일 홍의낭자를 인질로 삼을수가 있다면 앞으로의 싸움에 보다 유리 한 위치를 점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남은 세명의 젊은이들은 결코 음보보가 유리하게 되는 것을 방관할 수는 없었다. 음보보의 신형이 허공을 날아 아직 지면에 내려서기도 전에 이미 그들 삼인은 비쾌한 속도로 두 개의 흑영과 하나의 홍영으로 화해 그녀에게 덮쳐들었다. 그들의 합공의 위력이라고 하는 것은 실로 가공할 위력이 있는 것이었다. 음보보는 미처 반격할 자세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신형을 돌려 홍의낭자를 그들의 앞으로 내밀어 방패로 삼았다. 이러한 수법은 흔한 것이었지만 만일 적절하게 이용할 경우에는 누구라도 당 혹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두명의 청년과 한명의 흑의낭자는 결코 홍의낭자를 해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급히 공격을 무산시키고 신형을 좌우로 분산시켰다. 그것은 마치 일진의 회오리가 일며 많은 물체가 빙글빙글 회전하며 돌아가는 것과 같았다. 바로 그 순간, 홍의낭자의 뒤에 숨었던 음보보의 신형에서 무수한 백색의 장인이 구름처럼 피어올라 자욱히 주위를 뒤덮고 꽃잎처럼 부서져 내렸다. 이 꽃잎같은 기운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실은 하나하나가 무서운 위력을 지니고 있는 것들이었다. 이 세명의 젊은이들은 마악 자신들의 공력을 거두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미처 다시 전 공력을 발출할 수가 없었다. 콰콰쾅-! 또 한차례의 지붕이 날려나가는 듯한 거대한 굉음이 사위를 뒤흔드는 동시에 무서운 압력에 의해 기물들이 마구 날려가고, 세명의 젊은이들은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조금씩 뒤로 밀리며 겨우 중심을 잡아 신형을 허공중에 가누었다. 그들이 이렇게 허공중에 몸을 띄울 수가 있다는 것은 그들의 무예가 이미 초 절정의 경지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조금전에는 기물이 파괴되고 주위가 시끄러워지는 것 때문에 다소 신중했으나 이제는 그들은 최대한의 공력을 모두 끌어올린 것이었다. 만일 그들과 음보보가 다소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면 이 주루 전체가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렸을 것임은 물론이었다. 하지만, 이미 음보보의 선공을 받아서 그들은 승기를 놓쳐버린 것 같았다. 다소 여유를 되찾은 음보보는 허공에 몸을 띄운채 좌수로 홍의낭자를 잡고 우 장으로는 그녀의 머리위 천령개를 위협하며 다른 사람들을 둘러보고 있었다. 만일 이제 다시 그들이 공격을 개시한다면 음보보는 먼저 우장으로 홍의낭자 의 천령개를 눌러버릴 것이 뻔했다. 물론 그것은 젊은이들에게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따라서, 비단 잡혀있는 홍의낭자뿐만 아니라 다른 세명의 젊은이들 역시 안색이 변해 분노와 당혹감으로 시퍼렇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실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상관하지 않고 전력을 다해 그들 모두가 합공을 펼 치지 않은 것이 커다란 실수라고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우선 음보보의 무공과 임기응변의 능력이 그 정도에 이르렀을 줄은 몰랐을 뿐만 아니라, 이 부근은 자신들의 무리가 있는 구역이 아니어서 가능한한 자신들의 신분을 노출시켜서는 안되는 문제를 간과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물론, 이제는 그들이 공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후회를 해보았자 다소 늦은 상 태였다. 음보보는 이미 그런 상황을 확신한 듯 다소 창백한듯한 얼굴을 싸늘하게 굳히 며 그들을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이 알량한 낭자가 다치기 전에 어서 그만 돌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 까?나는 지금 매우 궁지에 몰려있는 상태라는 것을 너희들도 잘 알고 있을텐 데?] 헌데 그때였다. 세명의 젊은이들이 다시 크게 당혹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갑자기 밖에서 한줄 기 냉랭한 음성이 흘러 들어와 고막으로 파고드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냥 돌아갈 수가 없다-!] 사람들은 즉시 그쪽으로 시선을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가를 확인하려 고 했다. 그러나 바로 그때 장내에 갑자기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번-쩍! 마치 태양이 이 부근에 한순간 내려와 버린 것처럼 주위가 폭발적으로 눈부시 게 밝아지더니 그 가운데 짤막한 음보보의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악......!] 사람들이 놀라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을 때는,이미 그 태양광같은 눈부신 빛줄 기는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리고 시야에 돌변한 장내의 상황이 들어왔다. -음보보, 방금전까지만 해도 허공에 둥둥 떠서 기세를 자랑하고 있었던 그녀는 어느새 한쪽구석으로 날려가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었다. 다행히, 몸을 조금씩 움직이며 일어서려는 것으로 보아 아직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것 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은 거의 믿을 수 없는 돌변한 상황이었다. 음보보가 제압하고 있었던 홍의낭자는 이미 전신혈도가 풀려진채 얌전히 한쪽 에 내려져 있었고, 지금 그 옆에는 한명의 중년인이 흑포를 걸치고 나타나 있었다. -흑포중년인, 괴이하게도 지금 그의 두 눈에서는 이글거리는 태양과도 같은 광망이 번쩍이 고 있었는데 그가 바로 방금전의 목소리의 주인공이요, 태양같은 빛을 발출한 장본인임에 틀림이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대체 방금전의 그 태양같은 빛의 정체가 무엇이길래 음보보와 같은 초절정의 고수를 그토록 간단하게 일패도지 시킬수가 있는 것이었을까? 음보보는 겨우 몸을 일으켜 앉고도 흑포중년인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다소 떨 리는 듯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태양광검,이 이것은......당신은 그럼?......] 그렇다! -태양광검, 방금전에 흑포중년인에 의해 펼쳐졌던 그 눈부신 광채는 바로 태양광검이라는 초극의 무예로서 가히 무예의 끝이라는 무형검이 비유되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태양빛이 온누리에 퍼져서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는 동안 상대는 이미 영문도 모르고 죽어간다는 가공할 절기로, 음보보등이 터득하고 있는 초절정의 무예보다도 한단계 위의 무학이었다. 단지 마음에 의해 자신의 공력을 자유로이 시전할 수가 있다는 본격적인 심검 에는 제아무리 음보보라고 하더라도 도저히 당할 재주가 없는 것이었다. 다만, 흑포중년인은 음보보를 죽일 목적은 아니었는지 그렇게 심한 공격을 퍼붓지는 않았었다. 그럼 과연 이 흑포중년인은 또한 누구일까? 흑포중년인은 음보보의 질문에 차가운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다,나는 바로 독고제적이다!너는 내가 왔는데도 감히 따르지않고 저항할 생각이냐?] 음보보는 잠시 망연한 듯한 시선으로 가냘픈 몸을 부르르 떨더니 천천히 고개 를 저었다. [나는......이미 죽음을 각오했으니 죽더라도 당신들의 말을 따를수는 없어요 .당신은 어서 일장에 나를 때려 죽이세요. 나는 차라리 당신들에게 마음을 돌 려서 무림정의를 위해 애써 달라고 말하고 싶군요!] 그 말에, 흑포중년인 독고제적은 일순 매우 분개한 표정을 보였다. 그러다가, 결국 그는 두 눈에 싸늘한 살기를 떠올리더니 무표정한 음성으로 말했다. [좋다!그러나 나는 저항하지 않는 사람은 죽일 수가 없으니 너는 어서 일어나 먼저 공격하도록 해라!] ...... 음보보는 입가에 다소 자조어린 듯한 웃음을 떠올렸다. [호호,매우 공평하신 분이로군요.] 이미 결정된 죽음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는 비록 자조의 웃음을 띄웠으나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헌데 그때, 갑자기 그녀의 주위에 다가와서 그녀의 몸을 부축해 일으키는 한쌍의 부드러 운 손길의 주인공이 있었다. 음보보는 문득 흠칫하여 그 사람의 얼굴을 돌아보다가 일순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바로 그 사람은 다름아닌 심옥산이었던 것이었다. [아니,당신은......?] 음보보는 이어 심옥산의 뒷쪽에 서 있는 백리운의 모습을 알아보고는 갑자기 전신을 휘청하며 두 눈 가득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마치 그녀는 백리운을 보았으니 이제는 여한이 없다는 듯한 평온한 기색이었 다. 심옥산은 그런 그녀의 몸을 부축하며 뒷쪽으로 신형을 옮겼고,애써 그들의 탁 자 옆의 자리 하나에 앉도록 해주었다. ......! 이때, 독고제적은 느닷없이 아름답기 짝이 없는 아름다운 소녀들이 이 일에 개입하 여 음보보를 데리고 가버리자 처음에는 다소 의아해했으나 곧장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떠올렸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백리운 등의 일행을 하나하나 주시하다가 돌연 안색을 굳 히며 살벌하기 짝이 없는 음성을 토해냈다. [감히 내앞에서 일을 가로막고 수작을 부리다니,네놈들은 대체 목숨이 여벌로 몇 개나 있다는 말이냐?빨리 그녀를 내 앞에 내놓지 않으면......?] 독고제적은 한참 살벌하게 소리치다가 문득 흠칫하여 입을 다물었다. 그는 느닷없이 자신의 앞에 하나의 백의서생,백리운이 가로막고 서 있는 광경 을 목격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이 일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별로 대단할 것도 없어보였지만 실상 독고제 적이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그대 대체 백리운이 언제 자신의 앞에 다가왔는지 눈으로 보지 못했었던 것이 었다. 비록 그 자신이 다소 방심을 하고 주의를 게을리하고 있었다고는 하나, 그의 가공할 무예에 비추어 본다면 이것은 거의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따라서, 독고제적은 다소 멍해진듯한 표정으로 백리운을 주시하다가 곧장 싸늘하게 안 색을 굳히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흐흐,맹호가 아니면 강을 건너지 않는다고 하더니 과연 여기에도 제법 하는 놈은 있었군!그래 네놈이 감히 나를 상대하려고 나섰다는 말인가?] 비록 신법이 그토록 교묘하다고는 해도 무학이라고 하는 것은 상승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깨달음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결코 백리운과 같은 어린 나이에 극상승의 경지에 오를 수는 없는 것이 일반 적인 상리라고 할 수가 있었다. 독고제적이 비록 백리운의 신법에 놀라기는 했어도 다시 그를 우습게 보는 것 은 당연한 일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백리운은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나는 당신을 상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말리려는 것이오.] 독고제적은 눈살을 찌푸리다가 일순 더욱 어이없다는 표정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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