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신검문이나 도회 역시 그간 세력을 기르지 않아서 세력의 싸움에서는 확실히 만화교 등에 밀리게 되어있네.] 백리운은 다시 물었다. [동심각은 어떻습니까?] 심원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원래 동심각의 뿌리는 우리 무림칠패와는 조금 다른것으로,그것은 과거에 혼 란했던 무림을 평정했던 백룡생이란 성자의 후예들이 세운 무림맹과 같은 성 격을 띠는 단체이기 때문에 그 주인은 나이는 비록 많지 않지만 무예는 오히 려 다른 무림칠패의 주인들 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있네.] [......] [하지만 나는 그 차이가 별로 크지 않다고 볼 때 반드시 이번에 천하무림인들 의 호응을 얻어야만 작금의 혈풍을 막을수가 있을 것이라고 보네.] 백리운은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군요!하지만 기왕에 영웅첩이 돌려졌으니 천하의 무림인들이 모두 동 조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 그들 무림사패의 세력을 누를수가 있게되지 않 겠습니까?] 심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저 따져 보자면 그렇지.하지만 그들 무림사패가 그러한것을 미리 생각해보 지 않고 혈풍을 일으켰을리는 없는 것이네.즉,그들에게는 뭔가 비장의 수단이 있을 것이며 그것이야 말로 장차의 무림형세를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지 도 모르는 일이네.] 대답하는 심원의 표정은 다소 어두웠다. 사실상 이심원은 차세대의 무림을 이어나갈 성수방의 소방주로서 강호의 형 세를 내다보는 안목은 가히 남다르다고 말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그의 안목으로서 앞으로의 강호의 형세를 뭔가 불안하게 보고 있는 것 일까? 백리운은 다시 물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비장의 수단이 있다면 이쪽에서도 뭔가 특이한 비장의 수단 이 생겨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심원은 그말에 가볍게 웃었다. [그렇겠군!하긴 세상의 일이라는 것은 알 수가 없는 것이니 함부로 낙관도 비 관도 해서는 안되는 일이겠지.] 그때, 점원들이 줄지어 식사를 날라왔기 때문에 대화는 잠시 중단되고 세사람은 차 분히 식사를 들기 시작했다. 헌데 이때였다. 백리운은 식사를 하면서 무심코 시선을 돌려 사람들을 살피다가 문득 뜻하지 않게 매우 낯익은 사람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그 사람은 비단 낯익을 뿐만 아니라 백리운에게는 상당히 특이한 기분이 들게 하는 사람으로,여자였다. 바로 황비연이었던 것이다. -황비연, 백리운은 그야말로 이 넓고 넓은 천하에서도 유독 이와같은 자리에서 공교롭 게도 그녀를 다시 만나게될 줄은 정말 몰랐다. 이것은 그가 그녀에의해 절벽아래로 내던져진지 바로 거의 열여덟시간만의 일이었다. 그녀는 지금 좌측의 구석진 탁자를 차지하고 앉아서 웬 낯선 젊은 청년 한 사 람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얘기를 주고받고 있는 그녀의 표정을 보아하니, 매우 밝고 즐거우며 들떠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것이 아마도 지금 마주하고 있 는 상대에 대해 아주 호감을 느끼고 만족해하는 것 같았다. 백리운은 황비연의 일행이 이미 어제 저녁에 떠났었다고 했기 때문에 벌써 멀 리가 있었을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어이없게도 그녀가 아직 겨우 이곳에 머물고 있고 그래서 그녀를 다시 보게 되다니 이는 정말로 뜻밖이요, 실로 재미있는 인연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원래 백리운은 이 황비연이란 여자에 대해서 약간의 수모는 당했으나 그렇다 고 해서 별다른 감정을 갖고 있지 않았다. 보복의 감정이나 증오심등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뜻밖에도 우연히 재회하게 되자 문득 장난스러운 흥미가 일어나 게 되었고 유심히 그쪽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가 혹시 황낭자가 애인이라고 말하던 왕옥파의 젊은 문주가 아닐까?) 백리운은 지금 황비연과 마주앉아 있는 그 젊은 청년에게로 주의를 집중했다. 청년의 나이는 대략 스물 다섯정도 되어 보였고 그 용모는 대체적으로 준수하 고 호감이 가는 인상이었다. 헌데, 전신에는 무인다운 삼엄한 기상이 있고 또한 그의 두 눈에서는 가끔씩 예리한 안광이 폭사되곤 하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당금강호의 일류급에 대당되는 무예를 가지고 있지 않을 까 생각되었 다. 게다가, 말하고 움직이는 그 태도를 보아하니,이미 오랫동안 수하들을 거느렸음직한 수령으로서의 위엄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 아마도 필시 왕옥파의 그 젊은 문주가 틀림없어 보였다. 백리운은 그 젊은 청년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건대,제법 군계일학의 기상을 풍 기는 것이 가히 황비연이 사랑할 만한 청년이라고 생각되었다. 이때, [아는 사람인가?] 옆에서 심원의 음성이 담담하게 들려왔다. 백리운은 고개를 돌리고는 미미하게 웃으며 전음으로 대답했다. (바로 중주제일가의 주인낭자입니다.) [......?] 심원은 백리운의 전음이 매우 특이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저 아름다운 자삼소녀 가 바로 황비연이라는 데에 다소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아직 소문을 들었지만 황비연을 직접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기는 처음이 었기 때문이었다. 전날 왕옥산에서는 멀리서 보기는 했었지만 그 거리가 너무나도 멀어서 얼굴 을 자세하게 확인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이하게 생각한 것은 황비연을 바라보고 있는 백리운의 전혀 아 무렇지도 않은 듯 실로 담담한 백리운의 태도였다. 실로 누구라도 자신을 살해하려고 했던 사람을 만나서 이렇게 담담한 마음을 가질수가 있을까? (이 사람의 마음은 정말 헤아릴 수가 없군!) 전에도 백리운의 마음이 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요즈음에 와서는 왠지 도 저히 그의 내심을 추측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심원은 실로 이와 비슷하게 마음 씀씀이가 깊었던 한 사람을 알고 있었다. 이미 이 세상의 사람은 아니지만, 그녀는 심원이 가장 아끼고 사랑했었던 여동생이었다. (......) 심원이 잠시 망연한 표정으로 아련한 과거의 회상에 몰두하는 동안,백리운은 다시 고개를 돌려 황비연을 바라보았다. 헌데 이때, 황비연 역시 다른쪽 탁자에서 자꾸만 자신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받고는 대 화를 중단하고 이쪽을 건너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백리운을 건너다보면서도 전혀 그가 누구인지 몰라보는 표정이었다. 하긴, 서로 마음이 통해있는 심옥산마저 처음에는 당혹했을 정도였는데 어찌 황비연 이 완전히 달라진 백리운을 알아볼 수가 있겠는가?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추악했었다가 다시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미남자로 변한 백리운을! 다만 그녀는 웬 세상에 태어나 전혀 보지 못했던 절세미소년이 자신을 조용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자 얼굴에 다소 은은한 홍조를 떠올리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앞쪽의 젊은 청년을 향해 그녀가 고개를 돌리고 뭐라고 속삭이듯 말하자,그들 은 즉시 몸을 일으켜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었다. [실례지만,귀하의 성함을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그 젊은 청년이 앞장서서 탁자 앞에 이르러 정중하게 물어왔다. 백리운은 미소하며 대답했다. [저는 백리운입니다.] [아아 백리공자이셨군요!헌데 저는 왜 기억을 할 수가 없을까요?혹시 저와 전 에 한 번 만났었던 적이 없었나요?] 황비연이 나서면 반색을 하듯 그렇게 입을 열었다. 사실상, 이 황비연이란 낭자는 전날 백리운을 추악하게 생각하고 그를 제거하기에만 마음이 바빠서 미처 그의 이름을 물어보는 것을 잊었었다. 그리고 또한 그녀는 백리운이 황종의의 서신을 전달했던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아직 전혀 모르고 있었다. 백리운이 자신의 이름을 정확하게 밝혔는데도 몰라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 다. 백리운은 이 야심에 물들어 있는 낭자에게 진정한 자신의 신분을 말해줄까 하 고 생각했지만 이내 그러지 말기로 했다. 구태여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어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기 때 문이었다. 백리운은 웃으며 대답했다. [본시 인생이란 끊임없이 유전하는 것,사람이란 겉으로는 몰라도 알고보면 모 두가 서로간의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것일진데 어찌 그대와 내가 한 번이라도 만났었던 적이 없었겠소?] 황비연은 백리운의 말뜻을 곰곰 생각해보다가 이내 그가 철학적인 의미로써 대답한것이라고 생각했다. 백리운의 모습은 완연한 나약하면서도 고귀한 백의서생의 전형적인 모습이었 기 때문에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원래 황비연은 무림의 여자로서 나약한 책벌레들을 은연중 경멸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백리운을 보게되니 그게 아니었다. 백리운의 모습에는 일면 나약해보이지만 우아하고 고귀하며 한없이 거대한 듯 한 기상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 절로 사람으로 하여금 매료되게 하는 것이었 다. 황비연은 은근히 눈빛을 빛내며 물었다. [하지만 유심히 저를 바라보신 것은 그러한 인생에 관한 측면을 관찰하기 위 해서였던가요?] 원래 황비연은 심원과 심옥산의 신분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그들의 기도가 특 별히 뛰어났다고 해도 오직 백리운에게만 관심이 있었다. 그 젊은 청년 역시 황비연의 이러한 태도 때문에 미처 심씨부녀와 인사할 시 간을 갖지 못했다. 백리운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낭자를 유심히 보게 되었던 것은 그 미모가 대단하여 절로 끌렸었기 때 문이니 과히 그렇게 나무라지 마시길 바라오.] 백리운의 이 말을 그저 단순히 변명에 불과한 것이었다. 하지만, 황비연은 그 말을 듣자 즉시 안면에 부끄러운 듯한 홍조를 가볍게 떠올리는 것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옥음으로 대꾸했다. [저를 그렇게 보아주셨다니 오히려 영광일 뿐이예요.하지만 당신의 옆에는 저 처럼 눈부신 미인이 계신데 저같은 사람이야 눈에 차겠어요?] 황비연은 한쪽에서 다소곳이 식사를 들고 있는 심옥산을 가리켜 말한 것이었 다. 백리운은 엉뚱하게도 그녀가 자신을 심옥산에 비유하자 이는 심옥산에게 무례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얼른 화제를 바꾸었다. [하하,헌데 소생은 아직 두분의 성함을 듣지못했으니 괜찮으시다면 저에게 그 이름을 들을 수 있는 영광을 주시겠습니까?] 황비연은 일시 까르르 웃었다. [호호 백리공자님은 배우신 분 답게 말씀을 아주 잘 하시는군요.] 이어, 그녀는 옆의 젊은 청년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이분은 바로 당금의 왕옥파의 문주이신 상관비,상관소협 이시고 저는 중주제 일가의 황비연이라고 해요!] (상관비?이름도 괜찮은 편이군.) 왕옥파의 문주일 것이라는 백리운의 추측은 맞아 떨어졌다. 헌데 놀라운 것은, 분명히 자신의 애인이라던 상관비가 옆에 서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황비연이 란 여자는 백리운에게 은근히 추파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긴 그녀는 자신의 야심을 위해 백리운마저 서슴없이 절벽아래로 내던졌으니 이러한 일이라고 못할 것이 없을 것이다. 백리운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자, 황비연은 눈빛을 빛내며 다시 물었다. [헌데 실례지만 지금 어디로 가고 계신 것인가요?] 백리운은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는 지금 대홍산으로 가는 길이오.] 황비연은 문득 놀란 표정을 떠올렸다. [아!그런가요?우리도 마침 영웅첩을 받고 대홍산으로 가던 길이었는데 저의 숙부님들께서 소림사에 전할 말이 있어서 이곳에서 그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 리던 참이었어요.괜찮으시다면 우리 그곳까지 동행을 하는 것이 어떻겠어요?] 숙부라면 바로 중주육괴를 말하는 것이리라. 무슨 일인가 했더니 이들은 바로 중주육괴가 소림사에 다니러간 동안 여기에 그들을 기다리고있었던 참이었다. 백리운은 다소 심지가 굳은 상관비를 보고 황비연을 그와 무사히 맺어지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다. 그리하여, 그들을 위해 백리운은 일부러 아무말도 없는 심씨부녀를 그들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는것도 좋겠군요.그리고 참!이분들은 바로 새화타 심원 심선배님과 그분의 따님이신 심옥산 낭자이오.인사하시오!] #6249 안두헌 (myyaj ) [백상] 소림화상 제4권 제26장 07/19 07:07 427 line 제 26 장. 백옥수. [......] 상관비와 황비연은 일순 무심코 듣고 있다가 크게 놀란 표정을 보였다. 그들이라고 해서 이미 강호에서 훤하게 소문이 나있는 지극히 중요한 인물에 대해서 모르고 있을 리가 없는 일이었다. 특히, 내심 아까부터 기이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상관비는 그들이 바로 성수방의 소 방주와 소공녀라는 사실을 듣고는 아주 크게 놀랐다. 자고로 무예를 배우는 사람은 무예의 영웅으로 강호에 이름을 떨친 선배들을 지극히 존경하기 마련이었다. 상관비는 즉시 심원을 향해 아주 정중하게 대례를 올렸다. [선배님을 몰라뵈어서 죄송합니다.불초소생은 바로 왕옥파의 상관비라고 합니 다.] 심원은 원래 이들의 대화에 대해서 전혀 모른척하고 식사만 하고 있을 생각이 었는데 느닷없이 백리운이 소개를 하는 바람에 다소 당황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웃으며 답례를 했다. [천만부당한 말이네.우리같은 선배가 강호에 무엇을 한게 있다고 젊은 사람들 에게 깍듯한 대접을 받겠는가?] [겸손하신 말씀이십니다] 이 왕옥파와 성수방은 무림에서는 실로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의 명성과 세력 의 차이가 있었다. 상관비는 심원에게 공손히 대답한 후 이어 심옥산에게 말을 건네려고 했지만 그만 마음이 주눅이 들어서 감히 그러지를 못했다. 이때, 황비연은 자신이 처음부터 그들 부녀를 모른 척 했던 터라 쉽게 다시 그들과 얘기를 나눌 심정이 되지 못했다. [선배님을 뵈어요!] 다만 형식적으로만 절을 하고서는 그녀는 내심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원래 그녀는 바로 성수방의 화성 심옥산이었구나!어쩐지 처음보는 절세미인 이라고 했더니 천하삼미중의 하나였어.나같은 것은 감히 그녀와 비교조차 할 수가 없겠지?) 황비연은 비록 자신의 재산과 배경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역 시 자신의 미모에도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천하삼미의 하나인 화성 심옥산을 대하고 보자 실로 말할수 없는 미묘한 열등감을 느끼게 되었다. 사실, 그녀가 제아무리 안면에 웃음과 상냥함을 떠올리고 있다고 하나 제삼자가 보 기에도 역시 그녀는 심옥산의 자연스러운 절색의 아름다움에는 비교조차 될 수가 없었다. 일시에 그러한 사실을 역력하게 깨달은 황비연은 그만 잠깐 동안 일었던 백리 운에 대한 호기심도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금새 표정이 싸늘해진 그녀는 즉시 옆의 상관비를 향해 속삭이듯 말했다. [비랑!이제 잠시후면 숙부님들이 오실텐데 계속 자리를 비우고 있으면 어떻해 요?우리가 빨리 가서 자리를 잡고 있어야지요!] 이것은 방금전에 백리운등과 동행하자고 말했던 그녀의 말과는 전혀 딴판의 말이 아닐 수가 없었다. 상관비는 이번 기회에 심원과 같은 선배와 조금 더 안면을 익히고 얘기를 나 누고 싶었으나 황비연이 갑자기 이러는 바람에 난처한 지경에 몰렸다. 허나 그는 황비연의 날카로운 성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그만 그녀가 이끄는 대로 다시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버리고 말았다. ...... 이러한 그들의 행동을 바라보다가,백리운은 문득 심원을 향해 공손히 예를 올 렸다. [죄송합니다,선배님!선배님의 허락도 받지 않고 감히 선배님의 신분을 드러낸 것은 정말 불충하기 짝이 없는 짓이었습니다.] 심원은 웃으며 대꾸했다. [하지만 자네는 그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그런 것 같던데,대체 무슨 의도를 가 지고 있는가?] 백리운은 옆에서 다소곳하게 조용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심옥산을 돌아본 다음에 공손히 대답했다. [저는 강호의 인재는 가급적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 니다.] 심원은 눈빛을 기이하게 빛냈다. [그가 뭔가 가능성이 있는 인재라는 것은 틀림이 없네.하지만 그것은 자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고,또한 강호에는 그보다도 더욱 뛰어난 인재들이 수두 룩하다네.자네는 그렇다면 그들 모두에게 전부 그와같은 기회를 줄 생각인가?] 백리운은 은은히 안색을 붉혔다. [사실은,저에게 약간의 사사로운 감정이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그 녀는 저에게 배은망덕의 짓을 저질렀고,저는 그녀를 측은하게 생각하기 때문 에 일부러 치우쳐서 뭔가 도우려고 하는 것입니다.이 점을 이해해 주십시오.] 심원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것은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실로 자네와 같은 마음을 갖은 사람은 천하에 다시 보기 어려울 걸세!] 백리운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심원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결코 죄송한 일이 아니야.그야말로 가장 훌륭한 마음이라고 할수 있지. 나는 자네를 대견스럽게 생각할 뿐 결코 책망하는 마음은 없네. 안그러냐 산 아?] 마지막의 말은 고개를 돌려 심옥산에게 물었다. 심옥산은 음식을 삼키고는 곱게 웃으며 대답했다. [예,사실 저는 원래 저분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비범함을 알고 있었어요.저분 을 처음 본 순간 제가 따라가지 못할 분이라는 것을 알았죠.] 심원은 문득 흔쾌한 표정으로 껄껄 웃었다. [하하,이건 그야말로 한술 더뜨는 셈인걸?산아,그렇게 이 아비의 앞에서 다른 남자의 칭찬을 늘어놓아도 되는 거냐?] 심옥산은 그말에 일시 안색이 붉게 물들었다. [죄송해요.아버지.제가 그만 한순간 철이 없었어요.] 심원은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다.나는 네가 이 백리공자의 칭찬만을 해준다면 그것으로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다.나는 너희들을 보는 것이 매우 즐겁단다.] 심옥산은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고마와요 아버지.] 심원은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그건 그렇고,우리 어느정도 식사를 했으면 술이나 한잔씩 할까?] 심원은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술병을 들어서 백리운의 술잔에 따라주었다. 술은 깊은 향기가 감도는 소흥여정주라는 아주 값비싸고 고급스러운 것이었 다. 백리운은 공손히 술잔을 들어 마신 다음에 몸을 일으켜서 심원의 술잔에도 술 병을 들어 술을 따라주었다. 심원은 술잔을 들어 마시려다 말고 문득 옆의 심옥산에게 물었다. [산아,너도 한잔 하겠느냐?] 심옥산은 안색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저는 술을 마실 줄 몰라요.] [그래?] 심원은 웃으며 술잔을 기울였다. 바로 그때, 백리운은 다시 심원의 빈 술잔에 술을 따르고 자리에 앉다가 갑자기 주루안이 기이하도록 조용해진 것을 깨닫고 주루의 입구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이때 주루의 입구에는 어느새 여섯명의 사람이 새로 들어와 있었다. 그들은 각각 특이한 차림새와 특이한 기도,특이한 체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순 주루안의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족했다. 처음에는 실내의 빈자리를 찾는 것처럼 두리번거리더니, 문득 황비연등이 앉아 있는 탁자를 발견하더니 그들은 즉시 소리치며 그쪽으 로 일제히 걸어가는 것이었다. [바로 저기에 있군!] 상관비와 함께 얘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던 황비연이 뒤늦게 이를 발견하고 즉시 몸을 일으키며 그들을 반겼다. [어서오세요 숙부님들!] 여섯명의 사람들 중 하나가 웃으며 짖궂은 표정으로 대꾸했다. [흥!정랑과 얘기를 나누느라 우리가 오는 것도 몰랐군!] 황비연은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며 애교있게 웃었다. [아이,전부 그러지 마시고 어서 자리에 앉으세요!제가 곧 음식을 시켜 드릴께 요.] 여섯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애교에 못당하겠다는 듯이 손을 들며 각자 탁자를 가운데에 두고 둥글게 둘러앉았다. [그래,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어디에 있느냐?] [그들은 모두 별채에 남아 있어요.] ...... 그들이 서로 다정한 듯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백리운은 문득 생각했다. (저들이 바로 중주육괴가 아닐까?) 백리운이 유심히 살펴보니, 그들의 모습은 가지각색이어서 그중에서 서생도 있었고 의원이나 나뭇꾼도 있 었으며 백정과 장삿꾼 그리고 여인도 있었다. 하지만 공통점을 말한다면 그들의 나이가 대체로 삼십대 이상의 중년인들이라 는 사실 이었다. 백리운은 그들의 무예가 오히려 상관비보다도 다소 아래에 있다는 것을 직감 적으로 알 수가 있었다. 그들은 처음에는 서로의 사정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것 같더니 이어 은근히 이쪽을 향해 고개를 흘끔거렸다. 아마도 상관비가 이쪽의 얘기를 했었던 것 같았다. 상관비는 그것이 대단히 중요한 내용이라 얘기를 했을 것이고, 그러나 이 여섯명의 중년인들은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감히 심원과 얘기를 나 눌 수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쉽사리 이쪽으로 오려는 기색은 없었다. 백리운은 문득 궁금해져서 그쪽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황비연이 물었다. [헌데 가셨었던 일은 어떻게 되었어요?] 서생이 대답했다. [알고보니 소림사는 이미 어제 낮에 출발을 했더구나.우리가 가보니 소림사에 는 겨우 백여명의 스님들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때문에 우리는 얘기를 들으러 갔다가 그만 잿밥만 얻어먹고 오고 말았다.] 원래 황비연의 아버지가 소림사의 속가제자였기 때문에 그들 여섯명은 이번의 영웅대회에 관해 소림사의 의견을 들으려고 갔었던 것 같았다. 황비연이 다시 물었다.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죠?] 우람한 몸집의 백정이 말할 것도 없다는 듯 대답했다. [그야 우리도 영웅대회에 참석하면 될일이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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