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기정무협소설[백상] 소림화상 - 54편 (54/5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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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기정무협소설[백상] 소림화상 - 54편 (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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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행이 마차를 몰아서 그곳으로 가까이 다가갔을때에는 비단 여인의 그 비명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오고 있었을뿐만 아니라, 지금 심한 격투를 벌이고 있는지 요란하게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까지 들려오 고 있었다.
일행은 공연히 남의 싸움에 말려들어 어떤 귀찮은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기왕에 가까이 달려온 것이니 역시 그대로 다가가 보기로 했다.
헌데 거의 무심코 그렇게 다가가 본즉,일행은 장내에 이르러 상황을 살펴보고 는 저마다 크게 놀라운 마음을 품지 않을수가 없었다. -여인, 그녀는 지금 장내의 한쪽 구석진 자리에 마른 풀밭위에 누워서 예의 그 처절 무비한 비명소리를 지르며 사력을 다해 몸부림치고 있었다.
의외에도 그 처절하고 음산한 소리에 비해 그녀의 용모는 매우 아름다운 것이 었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몰라도 백리운이나 심옥산 그리고 음보보와 칠선녀들에게 는 그녀의 용모는 매우 낯익은 것이었다.
그들은 일시적으로 사람의 인상이 상황에 따라서 이렇게 갑자기 낯설게 느껴 질수가 있는 것인가 의아해질 정도였다.
바로 그녀는 다름아닌 중주제일가의 주인이요,중주칠괴 가운데 맏이였던 만리 추풍무영 황종의대협의 여식이었던 황비연이었던 것이었다.
이 황비연은 본래 그녀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는 중주육괴와 왕옥파의 사람 들과 함께 전날 백리운등과 양양성 밖에서 헤어져서, 아직 어떻게 지내고 있었는지 소식을 모르고 있었던 상태였다.
물론 왕옥파의 문주인 상관비와는 달리,그녀와 중주육괴는 제법 오랫동안 얼 굴을 마주 대하면서도 백리운과 심옥산을 멀리해 왔었었고, 게다가 다소 적대시하는 마음까지 있었던 터였다.
그러나, 비록 아무리 그러한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심옥산등은 실로 그 황비연을 지 금에 이르러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보게 될 줄은, 정말로 꿈에서도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해야할 것이었다.
황비연-, 지금은 분명히 사방이 훤한 대낮이건만,양손과 양다리를 허공에 휘저으며 몸 부림을 치고 있는 그녀는 전신이 발가벗겨진 나신이었다.
[아아아악-!안돼!아악-] 전에는 아름다왔을 얼굴을 있는대로 추악하게 일그러뜨리며 참혹한 비명을 지 르고 있는 그녀는 지금 바로 강간을 당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를 마구 짓누르며 태연하게 강간을 자행하고 있는 사람은 물론 사내였지 만,놀랍게도 그 역시 백리운등에게는 낯이 익은 사람이었다. -종리천파, 얼마전에 양양성의 부근에서 운지에게 흑심을 품고 그녀를 거짓말로 유인하여 겁탈하려다가 백리운에 의해 저지되었었던 바로 그 백의청년이었던 것이었다.
이러한 지극히 공교로운 상황은 보는 사람들을 매우 놀라게 만들었다.
원래 이 종리천파와 황비연은 전혀 서로가 모르는 사람들이었는데 어떻게 만 나게 되어 이와같은 상황을 벌이게 된 것이었을까? 장내에는 물론 그들외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말할 것도 없이 그들 수십명의 사람들은 한쪽에서 한참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 는데, 백리운등은 또한 그들 모두가 매우 낯익은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더욱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바로 황비연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중주육괴와 상관비를 비롯한 왕옥파의 사람들, 그리고 백리운등이 얼마전에 양양성의 주루에서 보았었던 제갈학,팽륭 등의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일곱명의 젊은 기재들이 함께 연합하여, 장내를 눈부신 검광과 장력으로 가득 뒤덮으며 거의 필사적으로 상대들을 공 격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들 수십명의 사람들이 공격하고 있는 사람들은 오직 네 사람뿐으 로, 그들은 바로 역시 백리운등과 상음주루에서 마주쳤었던 모용지룡 모용지하,그 리고 헌원장천 헌원홍석등 네명의 젊은이들이었던 것이었다.
이 어찌 공교롭고 얄궂은 운명의 장난이라고 말하지 않을손가! 모용지룡등 사인의 무예는 이미 초절정의 경지에 이르러 있는 것이었기 때문 에 비록 지금 상대가 수십명이나 된다고 할지라도, 단지 두어번씩 한손을 흔들어 그들의 공격을 여유있게 무산시키고 한편으로는 종리천파가 황비연을 강간하는 장면을 흥미있게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다.
아마도 지금 종리천파가 수십명의 적들 가운데 에서도 태연하게 일을 저지를 수가 있는 것도 그들 사인이 대신 막아주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이것은 실로 마치 하나의 연극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기막힌 상황이었다.
원래 황비연은 선친의 명성을 이용하여 도도하고 상당히 오만하게 살아왔었던 여인이었었는데, 대체 어쩌다가 종리천파와 모용지룡 등의 사인의 공격을 받아 강간을 당하고 있는지 실로 모를 일이었다.
실로 여인으로서 이러한 치욕적인 장면을 공개적으로 당한다고 하는 것은 차 라리 죽음보다도 못한 불행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었다.
대체 종리천파는 모용지룡등과 어떠한 인연으로 맺어져있는 것이기에 그들을 믿고 이와같은 잔악한 짓을 벌일 수가 있는 것일까? ......! 일반적으로 제아무리 간담이 큰 사마외도의 무리들이라고 할지라도 일단 그 악행이 발각이 되면 즉각 행동을 멈추고 경계하는 것이 상례이거늘, 정말 어이없게도 종리천파나 모용지룡등은 전혀 두려운 것이 없는지 마차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여전히 그 짓을 계속하고 있었다.
입에 거품을 물며 연신 소리치던 황비연은 이미 거의 탈진한 듯 눈이 뒤집어 지고 있었고, 그러한 장면을 보면서도 백리운의 일행이 금방 나서지 못하는 것은 장내의 상 황이 실로 너무나도 경악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황비연을 구하기에도 이미 때는 늦은 뒤였고, 몸과 마음이 다함께 순결한 백리운의 여인들은 이러한 잔악하고 해괴한 장면 을 보고 일시 나서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랐었던 것이었다.
모용지룡은 마부석에 앉아있는 칠선녀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고 더욱 득의한 생각이 들었는지 종리천파를 향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봐 종리형! 좀더 천천히 여유있게 즐기라구! 지금은 비록 어리석은 것들이 우리 동심교에 반항하고 철없이 날뛰었지만,이제 얼마후에 소림사에서 결단이 나고나면 천하는 바야흐로 우리들의 세상이 되고말 것이니 그런 황가계집이 득세하던 시기는 이미 지나가 버리고 말았단말이야!자,그 계집을 그렇게 해도 아무도 나서지를 못하잖아?그러니까 너무 급하게 굴지 말라는거야......안 그 렇소 헌원형?] 모용지하와 헌원홍석은 비록 함께 움직이고 있기는 해도 역시 여자이기 때문 에 강간하는 장면을 구경하지는 않았으나, 헌원장천은 즉시 말을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럼,이렇게 통쾌하게 즐기는 것도 앞으로 우리 천하가 되고나면 별로 재미가 없을 테니 이런 때 실컷 재미를 보는 것도 좋지!] 이들의 어조에는 비록 짐짓 호쾌한 면이 있는 것 같았어도 실은 그 내면에는 잔인함과 사악함이 가득히 깔려 있었다.
종리천파는 더욱 힘차게 움직이다가 그래도 모용지룡 등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지 잠시 멈칫하면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고개도 돌리지 않은 상태였다.
[당신들이......나의 이 부탁을 들어줘서 매우 고맙소,나는 당신들에게 보답 하기 위해 약속했던 대로 천산의 보물을......가져다가 주겠소.그리고 가능한 한 천천히 끝낼 작정이오.그러나......보아하니 지금 어떤 작자들이 나타난것 같은데 그들은......정말 상관 없겠소?] 비록 고개를 돌리지 않고 믿는척해도 아무래도 종리천파는 마차의 등장이 신 경에 거슬리는 모양이었다.
모용지룡은 마차의 마부석에 앉아있는 칠선녀들을 한차례 바라본 다음에 음침 하게 종리천파의 물음에 대꾸했다.
[아 그래 종리형은 우리들의 능력을 감히 믿지 못하겠다는 말이오?종리형은 이제 앞으로 천산으로 돌아갔다가 차후에 무림이 동심교에 의해 평정이 되거 든 다시 내려오면 되는 것이오.그때까지 심심할 것 같으면 우리가 다시 새로 나타난 계집들을 당신에게 선물로 줄 수도 있소.] 원래 모용지룡등은 마차속에 있는 백리운 등을 아직 보지 못했고,또한 칠선녀 들의 정체를 모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당연했다.
바로 그때였다 순간 더 이상 참을수 없다고 판단된 백리운의 여인들 가운데에서 홀연 한 사 람이 마차를 벗어나서 빠른 속도로 종리천파를 향해 덮쳐들었다.
그녀는 바로 운지였다.
운지는 전날 종리천파에게 추행당할 뻔 했다가 백리운에게 구조되어 그 마음 의 상처로 자살까지 하려고 했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비록 여인들 가운데에서는 무공이 약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죽어도 더는 이와 같은 장면을 바라볼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과연 운지가 신법을 펼쳐서 종리천파에게 날아가자, 모용지룡은 즉시 눈빛을 사악하게 번쩍이더니 한손을 위맹하게 휘둘러 덮쳐드 는 제갈학 등을 멀리 물리쳐버린 뒤에, 즉각 신법을 발휘하여 운지의 앞을 가로 막으려고 했다.
헌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모용지룡은 느닷없이 어느사이엔가 그의 면전에 한명의 백의서생이 고요한 시 선으로 자신을 주시하며 서 있는 것을 보고 신형을 멈추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바로 백리운이 거의 믿을 수 없는 신법으로 나타났던 것이었다. ......! 원래 이 모용지룡 등의 사인은 상음주루에서의 일이 너무나도 눈앞에 생생했 었기 때문에 백리운을 잘 알고 있었던 터였다.
마치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도 맞은 듯이 모용지룡 등의 안색이 질려가는 동 시에, 한편에서는 종리천파가 감히 모용지룡 등의 능력을 믿지 않을 수가 없다고 생 각하여 그대로 뒤도 돌아보지 않다가 어이없게도, 운지의 손에 의해 간단하게 전신대혈을 제압당해 움직이던 괴이한 모습그대로 몸이 뻣뻣하게 굳어지고 말았다.
그것은 가히 비극적이면서도 우스꽝스런 일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운지는 즉시 종리천파를 한쪽으로 거칠게 던져버린 후에 누워서 넋을 반쯤 잃 고 있는 황비연의 몸을 겉옷을 덮어서 일으켜 앉혀주었다.
그 무렵 장내의 격전은 씻은 듯이 멈춰져 있었고,헌원장천등도 안색이 사색이 되어서 백리운을 쳐다보며 몸을 떨고 있었다.
그들은 천하에 거의 두려운 사람이 없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두려운 사 람에 속하는 백리운을 하필이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마주치게된 운명을 저 주했다.
이미 백리운의 능력을 보았었기 때문에 그들은 지금 도저히 달아날 수도 없다 는 사실을 명백하게 알고 있었다.
모용지룡이 매우 비굴한 표정으로 포권하며 입을 열었다.
[사 살려주시오 대협.우리가 잠시 눈이 삐었었나 봅니다.우리는 다만 저자가 보물을 주겠다는 꼬임에 넘어가서 그만......] 장내의 중주육괴나 상관비,그리고 제갈학 등은 비록 자신들이 모용지룡 등을 어쩔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모용지룡의 비굴한 모습을 보고 저마다 크게 이를 갈고 있었다.
실로 이와같은 소악인들의 말을 누가 곧이 곧대로 믿어줄 수가 있겠는가! 백리운은 잠시 묵묵히 그들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대들은 동심교의 사람들인가?] 모용지룡은 백리운이 동심교 운운하자 혹시 상대로 동심교와 연관이 있는 것 이 아닌가하여 희망을 품는 것 같았다.
[예,우리는 바로 어제 동심교에 가입했습죠.동심교가 앞으로 무림을 지배할것 이 명백한만큼 대협께서 동심교에 가입하신다면 아주 좋은 일이 되실 것입니 다.혹시 이미 동심교의 사람이십니까?] 백리운은 고개를 내저었다.
그리고 손짓으로 황비연이 있는 쪽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그대들은 어째서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는 것인가?] ......
이때 황비연은 운지가 둘러준 겉옷을 걸치고 간신히 일어나 앉아있는 중이었 다.
멍하니 앉아있는 그녀의 두 눈에서는 이 순간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 었는데,백리운의 말을 들은 모용지룡등은 일순 눈빛을 빛냈다.
그들은 백리운이 마치 자신들을 용서해줄 것 같은 말을 하자 그런 기회를 놓 치지 않고 즉시 빠르게 황비연의 앞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었다.
동시에, 그들은 이어 마치 합창하듯 부르짖는 것이었다.
[황여협,제발 우리의 개같은 목숨을 용서해주십시오!] 황비연은 그렇지 않아도 반쯤 넋이 나가서 실성한 것 같았는데,느닷없이 그들 이 와서 한꺼번에 소리치자 문득 눈을 까뒤집으며 미친 듯이 소리치기 시작했 다.
[나보고 용서를 해달라구?칼칼칼......나를 감히 이렇게 만들어 놓고,죽여버 릴거야!깔깔깔-!죽여버린다구-!깔깔깔......] 독기서린 음성으로 그렇게 소리치며 웃어젖히는 그녀는 이미 정말로 실성한 것 같았다.
하긴, 그녀는 원래 자신의 명예를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하던 사람이었는데 이와같은 꼴을 당하고 보니 어찌 태연하게 온정신을 유지할 수가 있겠는가! 미친 듯이 웃던 그녀는 곧장 자신의 몸에 걸쳐져 있던 겉옷을 완전히 벗어던 지고 알몸이 되어 그대로 뒷쪽으로 달아나버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실로 참혹을 극한 장면이라고 말할 수가 있었다.
이에, 어쩔줄 모르고 바라보고만 있었던 중주육괴가 즉시 황급하게 옆에 늘어져 있 는 종리천파의 육신을 안고 그녀의 뒤를 쫓아갔고, 상관비 역시 다소 주저하다가 백리운을 향해 공손히 포권을 올린 뒤에 수하들 을 이끌고 그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
교활한 모용지룡등은 이미 황비연이 미친듯이 웃을때 눈치를 봐서 달아나버린 뒤였기 때문에, 이제 장내에 남은 사람들은 백리운의 일행과 제갈학 등의 일곱사람들로,일순 장내가 갑자기 조용해진 것 같았다.
이윽고, 제갈학등이 다가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백리운에게 아는체를 했다.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이렇게 또 뵙게 되는군요!] 백리운은 답례하며 입을 열었다.
[다시 보게 되어 반갑습니다.그런데 대체 어찌된 영문이었는지 아십니까?] 제갈학은 고개를 내저으며 대답했다.
[저희들도 도중에 나타났었기때문에 그 사정을 자세히는 모릅니다만,아무래도 종리천파가 황낭자에게 흑심을 품고 그 모용지룡등에게 도움을 요청했었던 모 양입니다.] 그렇다! 원래 종리천파는 운지를 범하려다 실패한 일을 두고두고 애석해하고 있었는 데,마침 황비연을 만나게 되어, 그녀가 간간히 유혹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에게 틈을 주지 않자 독심을 품고 그러한 잔악한 짓을 저지른 것이었다.
실로 이러한 상황은 당금의 무림이 어수선했기 때문에 일어났었던 일이었는지 라 더욱 마음이 씁쓰레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주위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듯 개방의 거지청년 사도천종이 웃으며 백리운 에게 농담섞인 질문을 건넸다.
[내 당신이 최소한 삼십처 사십첩을 거느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과연 앞으로 그럴 것이 틀림없는 것 같군,이제 대체 앞으로 우리에게 언제 국수를 먹여줄 작정이오?] 이때 백리운의 여인들은 모두 마차밖으로 나와 있었는데 사도천종의 짖궂은 말을 듣고는 다소 얼굴을 붉히기는 했어도, 악의가 없는 것인지라 화를 내지는 않았다.
백리운은 담담히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 머지 않을 것이오.] 사도천종은 백리운이 편안하게 말을 받아주자 매우 기세등등해져서 코를 실룩 거리며 눈알을 굴리더니 다시 말했다.
[그거좋군.하지만 그 날짜는 기왕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오.소림사에서의 일 이 잘못되면 당신은 나를 초대할 수도 없을 테니까!] 심옥산은 옆에서 미미하게 웃으며 입을 열어 물었다.
[소림사에서의 일이라니 대체 그것은 어떤 일이죠?] 그녀는 아까 모용지룡등도 소림사의 일을 들먹거렸었던 것을 상기하고는 얼른 질문을 던졌던 것이었다.
헌데 그 말을 사도천종은 오히려 아직 그것도 모르는 사람이 다 있느냐는 듯 이 눈을 휘둥그래 떠 보였다.
이것을 보고, 한쪽에서 혜진이 바라보고 있다가 나서서 불호와 함께 입을 열었다.
[아미타불,시주께서는 아직 모르시고 계시는 군요.이번에 본사에서 동심각의 처사에 불만을 품고 도전장을 내걸었습니다.따라서 이 일에 동조하는 많은 무 림동도 여러분들이 소림사로 향하고 계시고,우리도 마침 그쪽으로 가려던 중 이었습니다......] 그렇다! 이 혜진이라는 승려는 원래 백리운이 소림사에서 축출을 당한 사람이라고하여 다소 꺼려하는 바가 있었으나, 이내 그의 인품이 훌륭하다는 것을 인정하였으므로 매우 가까와져 있었고 지 금도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원래 동심교주인 백군악에게 도전장을 내민 사람은 소림사의 장문인이 아니라 일명 소림사의 살아있는 활불이라고 일컬어지던 한분의 노승으로서, 그 법명은 심호성승이라고 했다.
이 심호성승은 바로 심공현혜허도의 여섯가지의 배분중에 최고배분인 심자배 의 남은 유일한 사람으로 당금소림방장에게도 무려 사조뻘이 되는 사람이었으 며, 과거에는 조사의 참선동 깊숙한 곳에 틀어박혀서 이미 죽은 사람인줄 알았었 는데 이번에 무림을 위해 나서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비록 백리운은 소림사에 있었으면서도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했었지만, 소림사에는 원래 이 심호성승 외에도 공자배의 일명 삼대신승이라고 하는 공 조,공문,공성대사가 있었는데, 그들 삼대신승의 힘으로는 감히 백군악에게 도전할 수가 없었던 터라 갑자기 심호성승이 나타나게 된 것은 무림의 복이라고 했다.
심옥산은 이에 이르러 한가지 의문을 느껴서 질문을 했다.
[하지만 동심교주가 과연 그 도전에 응해줄까요?] 심옥산의 말은 비록 심호성승이라는 고수가 나타났다고 해도 백군악이 그 도 전에 응해주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말이었다.
사실 비록 무림팔패의 주인들이 모조리 제거되었다고는 하나 역시 지금도 최 강자는 그들 가운데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혜진은 담담하게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은 당연한 생각입니다.그러나 본사에서는 다른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곧 만일 동심각주가 소림사에 오지 않는다면 본사에서 무림칠패의 주 인들이 나타나서 그의 음모를 폭로할 것이라는 말을 흘렸던 것입니다.동심각 주는 아마도 본사에 오지 않을수가 없을 것입니다.] 혜진의 그 말은 실로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말이었다.
이미 죽은 것으로 되어 있었던 무림칠패의 주인들이 소림사에 나타나 음모를 밝힐 것이라면 그럼 그들은 죽지않고 소림사에 있다는 말인가? 어쨌든 심옥산등은 소림사에서 이번에 무림팔패의 일곱명의 주인들에 관해서 뭔가 깊이 계획하는 바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혜진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미 그 소식을 듣고 천하의 거의 모든 무림동도들이 소림사로 향하고 있는 중입니다.백리시주께서도 혹시 함께 가시겠습니까?] 이미 백군악의 음모가 전해지고 소림사에서 대대적인 도전장을 내걸었다면 많 은 사람들이 그쪽으로 몰려들어 동심교의 창단식은 열리지 못할 것이 뻔한 일 이었다.
일행은 동심각으로 향하고 있다가 이런 말을 듣게되자 저마다 크게 주저하며 백리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실로 무림의 상황이 이렇게 급격하게 변해갈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었다.
백리운이 혜진을 향해 웃으며 물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소림사에서 쫓겨났던 몸인데 다시 들어갈 수가 있겠소?] 혜진은 나직하게 불호를 외웠다.
[아미타불,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모든 계율은 원래 바로 도리를 위해 있는 것입니다.
소승은 일전에 방장스님께서 시주에 대해 말씀을 드렸더니,시 주의 일은 처음부터 본사의 잘못으로 인해 야기되었던 것으로 앞으로 시주만 큼은 본사의 출입을 허락하신다고 말씀하셨었습니다.] 혜진의 어조는 자못 엄숙한 것이었다.
실상 백리운이 소림사에서 거의 초죽음이 다된 상태로 축출을 당한 것은 오로 지 소림사의 명예를 위한 잘못에서 비롯되었던 것이었다.
비록 때늦은 감이 있었지만, 뒤늦게나마 현자방장이 뉘우치고 그와같은 포고를 내린 것은 실로 소림의 승 려다운 발상이라고 말할 수가 있었다.
백리운은 담담히 미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습니다,그럼 저도 소림사로 가보기로 하지요.] 이에 거지청년 사도천종과 제갈학등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짝짝......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들은 왠지 이 신비로운 백의서생 백리운이 함께 가겠다고 하자 앞으로의 일 에 서광이 비치는 듯한, 막연하면서도 기분좋은 듯한 예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백리운의 여인들 역시 웃으며 마차에 올라 이번에는 대홍산이 아닌 소림사가 있는 숭산을 향해 마차를 달릴 준비를 했다.
잠시 후에 이윽고 백리운이 마차위에 오르자, 그들 모두는 즉시 빠르게 소림사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 * * -소림사, 백리운 등의 일행은 그로부터 이틀후에 드디어 목적지인 숭산 소림사의 어귀 에 무사히 들어설 수가 있었다.
마차를 계속해서 달릴수가 없었기 때문에,일행은 이미 마차를 버리고 각자 신 법을 일으켜서 달려오기 시작한지 오래였다.
백리운의 여인들 가운데에서 운지등은 다행히도 신법만큼은 제갈학 등에 비해 뒤지지 않아서 이곳까지 오는데에 무리가 없었다.
[정오가 다 되었군요.겨우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한 모양입니다.] 제갈학이 이마의 땀을 훔치고 고개를 들어 천색을 살피면서 가볍게 안도의 숨 을 내쉬었다.
소림사로 통하는 수백년이나 묵은 소나무들이 길게 음지를 형성하고 있는 송 림사의 길로 접어들자 일행은 좀더 신법을 배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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