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송림숲 사이로 나있는 길은 매우 유서깊은 곳이었는데 지금은 전혀 그러한 감상을 느낄수 없을 정도로 살벌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과연 천하의 무림군웅들이 이 소림사의 근방으로 몰려들어 저마다 긴장된 표 정으로 삼엄한 경계태세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었다. 백리운 등의 일행은 곧장 몇 개의 작은 고갯길을 지나서 거대한 소림사의 산 문앞에 이르렀다. 이 산문 앞에는 수십명의 소림승려들이 나한진을 몇겹으로 펼치고 다른 무림 인들과 함께 경계를 서고 있었는데, 혜진 등을 알아보고는 즉시 일행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었다. 아직 이곳 사람들의 표정이 낭패한듯 보이지 않고 긴장되어 있는 것이 백군악 은 여태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과연 이번의 무림대전은 어떠한 결말을 지을 것인가? 앞일은 정확하게 예측할 수가 없는 것이지만,어쨌든 가장 확실한 것은 이번의 대결전이야말로 향후의 무림의 장래를 결정짓는 것이 되리라는 것이었다. 혜진은 산문주위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승려들과 인사를 간단하게 주고받은 다음에, 거기에서부터는 몸소 나서서 일행을 인도하여,몇개의 사찰건물들의 사이를 돌 아서 일행을 소림사에서 가장 드넓은 연무장으로 안내해가기 시작했다. #6284 안두헌 (myyaj ) [백상] 소림화상 제7권 제48장 대미 07/26 07:18 488 line 제 48 장. 팔인의 출가자들. -연무장, 이미 소림사의 전역에는 무림각파의 유명한 고수들이 가득하게 운집하고 있었 지만 그래도 이곳 연무장만큼은 빽빽하게 들어차 있지는 않았다. 말하자면,이곳 소림사의 연무장은 당금무림의 최고인물들이 대부분 자리하여 이곳이야말로 무림의 중심이 아닌가 하는 실감이 들 정도였다. 비록 혜진이 특이하게도 많은 여인들이 포함되어 있는 일행을 인도하여 연무 장에 나타났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유달리 그들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백리운등이 안으로 들어서며 주위를 둘러보니, 넓은 연무장의 주위에 많은 차 일이 쳐져 있었고 그 안에 무림각파의 수뇌급 인물들을 비롯한, 실로 무수한 사람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그들 중에 백리운등이 지난번 동심각의 영웅대회에서 보았었던 구파일방의 수 뇌들과 오대세가의 몇몇 남은 가주들,그리고 그밖의 무림명숙들의 모습들을 구별해낼수가 있었다. 혜진은 즉시 일행을 소림사의 중요인물들이 머물고 있는 차일 쳐진 곳으로 안 내해가서 그 곳의 현자방장을 뵙게 했다. 현자방장은 다소 신중한 기색으로 연무장을주시하고 있다가 백리운 등을 보 자 일순 매우 반기며 입을 열었다. [아미타불,어서들 오시게!그리고 백리시주는 오랜만이로군.전날에는 본사에서 잘못했던 것이었으니 이제는 이해해 주기를 바라네.] 현자방장의 어조는 당금무림의 형세가 급박함에도 매우 맑고 차분하게 가라앉 아 있었다. 이것은 그의 수양이 무림상황을 초탈한 경지에 이르러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이미 소림사에 그만한 대비가 되어 있다는 표시일까? 백리운은 잠시 현자방장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공손히 포권하며 대답했다. [이미 그러한 것은 마음에 두지 않고 있습니다.그런데 동심각주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까?] 현자방장은 그 질문에 문득 눈빛을 가볍게 빛냈다. [아직은 아니네만......잠시후면 그가 곧 나타나게 될 것이네. 우선 그때까지 옆자리에 좀 앉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나?] 백리운등은 그에게 답례하며 옆의 빈자리에 둥글게 모여 앉았다. ...... 이때 장내는 금방 백군악이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때문인지 점차로 아주 조용 해지고 있었고 긴장감이 서서히 팽배해가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우선 백군악을 상대하겠다고 했었던 심호성승이나 무림칠패 의 주인들,게다가 하다못해 소림사의 삼대신승 역시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었 다. 백리운의 주위에 앉아있던 아자가 이를 보고 의문을 참을 수 없다는 듯 백리 운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대체 그 심호성승이라는 분은 어디에 계시는 거죠?왜 아직 나타나시지 않는 거죠?] 원래 약속된 시간은 바로 오늘 정오로,시간은 이미 정오를 약간 지나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다소 기이하게 생각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혹시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이미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아자는 자신의 생각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에서인지 급히 다시 물어왔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아자의 그런 생각을 부인하기라도 하듯 연무장의 한쪽에서 몇줄기의 놀란 외 침이 쩌렁하게 들려왔다. [앗!그들이 왔다!] ......! 마침 연무장내의 모든 사람들의 신경은 그곳으로 쏠려 있었던 상황이었는지라 그 소리를 듣자 사람들은 일제히 눈을 크게 뜨고 그쪽을 주시했다. 그러자, 언제 나타났는지 일단의 화려한 금의를 걸친 무리들이 허공을 날아서 지금 마 악 연무장의 중앙에 내려서는 것이 보이는 것이었다. 그들을 보자 연무장내의 모든 사람들의 안색은 일순 싸늘하게 굳어졌다. 바로 그들은 백군악의 아들과 딸인 백운기,백운하와 그들을 따르는 좌천상,그 리고 곽씨남매 등을 비롯한 무리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동심각의 인상은 이미 많이 달라져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백운기 등을 바라 보는 무림인들의 시선은 결코 고울 리가 없었다. 그러나, 백운기등은 이토록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는데도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 이 오만한 표정으로 사방을 둘러보다가 큰소리로 입을 여는 것이었다. [심호성승은 어디에 있소?] 이에, 현자방장이 자리에 앉은채로입을 열어 대꾸했다. [성승께서는 곧 이곳에 나타나실 것이네.동심각주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백운기는 기이한 시선으로 현자방장의 얼굴을 주시하더니 대답했다. [여러분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는지 모르지만,이미 그분께서는 이곳에 와 계 시오.내가 지금 그 증거를 보여주겠소!] 말이 끝나자 백운기는 우수를 허공에 가볍게 휘저었다. 일순 놀랍게도 연무장의 사방에서 검고 하얀 그림자들이 종횡으로 어지럽게 움직이더니 장내에 홀연 백여명의 사람들이 백운기 등의 주위에 나타나는 것 이었다. 그것을 본 장내의 사람들이 일순 놀라서 소리쳤다. [앗,그들은 바로 동심교의 삼십육천강과 칠십이지살이다!] 그렇다! 동심교는 자신들의 창단식을 알리는 일에 느닷없이 백색의 옷을 걸친 삼십육 천강과 흑색의 옷을 걸친 칠십이지살이라고 하는 무림고수들을 움직였었던 것 이었다. 원래 이들의 무리는 무림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자들이었는데,이들 역시 동심 교에서 그간에 무림제패를 위해 은밀히 키우고 있었던 세력이었다는 말이 많 았었다. 사람들은 사방에 무수한 무림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음에도 이렇게 전혀 무 인지경으로나타난 그들 흑백의 무리들을 보고 크게 당혹한 빛을 떠올렸지만, 현자방장은 그래도 침착하게 백운기를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해도 동심각주가 직접 나타난 것은 아니지 않는가?우리는 동심각주 를 보고자 하는 것이지 저러한 자들을 상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현자방장의 어조는 상대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엄중한 빛이 강했다. 백운기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물론이오.당신들은 이제 곧 그 분의 음성을 들을수가 있을 것이오.] 바로 그때였다. 백운기의 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의아해하고 있던 많은 군웅들은 일시 연무장 의 위를 바라보다가 하나같이 크게 경악하고 말았다. 과연 백운기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하늘에 하나의 거대한 백군악의 환영 이 나타나면서 우뢰같은 음성으로 거짓말처럼 입을 열어 말했던 것이었다. [안녕들하시오,무림동도 여러분들! 내가 바로 동심교주인 백군악이오.나는 전 날 구궁산에서 죽었었으나 무림을 위해 신으로 되살아났소! 내가 동심교를 개 창한 것은 바로 오로지 무림을 위해서인데,그로 인해 본의아니게 무림인 여러 분들에게 강압적인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을 먼저 사과하는 바이오......] 대체 이러한 현실을 믿을 수가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백군악을 신으로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지만 이와같이 직접 말 까지 하는 허공에 나타난 거대한 환영을 보자 저마다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당신이 신이라니 거짓말마시오.우리가 그것을 믿을 것 같소?] 군웅들 가운데에는 더러 그렇게 소리치는 사람들이 있었으나,대체적으로는 조 용하여 살벌하고 긴장되며 괴이한 분위기를 불러일으켰다. 그것을 보고 현자방장이 눈빛을 크게 빛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이 비록 신이 되었다고 해도 오로지 무림을위한다고는 믿을 수가 없소.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이미 그 증거가 있기 때문이오.] 말과 함께 현자방장은 가볍게 우수를 쳐들었다. 그때였다. 현자방장의 그 신호를 받자마자 돌연 연무장의 바닥이 기관에 의해 스스로 옆 으로 밀려나면서 그 속에서 일진의 사람들이 구름같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것을 바라본 장내의 사람들은 일시에 크게 놀라서 소리쳤다. [앗,소림의 심호성승이시다!뿐만 아니라 무림칠패의 소주인들까지 나타나다니 ,이것은 실로 기이하다!......] 그렇다! 지금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사람들은 다소 충격적인 의외의 사람들이 많았다. 소림의 그 유명하던 심호성승이 바로 이 연무장의 지하에 은신하고 있었다는 사실과,그리고 이미 무공이 전폐된 무림칠패의 주인들이 나타난 것도 놀라운 일이었으나, 지금 무림칠패의 주인들의 몸을 작은 교자에 태워가지고,그 교자를 붙잡고 허 공위로 떠올라 있는 사람들은 바로 심원 등의 소주인들이었다는 사실이 더욱 경악할 일이었다. 일곱명의 교자를 타고있는 무공이 전폐되어 있는 무림칠패의 주인들과 그들의 교자를 잡고 함께 서 있는 일곱명의 소주인들! 물론 그 중에서녹림맹의 소주인인 독고제적은 이미 백리운에게 무공이 금제 를 당하여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어 있었다. 심옥산등은 자신들이 먼저 성수방을 떠났었는데 언제 심원 등이 이곳에 와서 그러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이를 기이하게 생각했다. 아마도 이러한 놀라운 마음은 비단 그녀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무림인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었다. 무림칠패의 주인들이 무공이 전폐당한 이상은 그 소주인들이 차기의 일인자들 이 될 것임이 거의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그 문제의 심호성승은 안면이 온통 쭈글쭈글한 노승으로 소림삼대 신승의 호 위를 받으며 맨 앞에서 허공에 둥둥 떠있었다. 심호성승은 눈빛이 혼탁해보이고 신형이 왜소하여 그가 만일 지금 허공에 떠 있지 않다면 그냥 지나쳐버릴 것 같은 그저 평범한 모습의 노승이었다.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가장 위대한 사람일수록 이렇게 겉모습은 평범해 보이는 것이라고 스스로 평가를 했다. 이때, 심호성승은 허공에 떠올라 있는 백군악의 환영을 향해 늙수그레한 불호와 함 께 입을 열었다. [백군악!당신은 이래도 감히 자칭 무림을 위한다고 변명을 하겠소?] 거대한 백군악의 환영은 잠시 기이한 시선으로 심호성승과 무림칠패의 주인들 을 내려다보더니 음산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흐흐흐,그렇다!나는 확실히 무림칠패의 주인들을 제거하려고 했던 바가 있었 다. 그러나 그것은 무림을 확실하게 다스리기 위해서였지. 그들을 제거하려고 했다고 해서 내가 신이 아닌 것은 아니다. 나는 이미 훨씬전부터 무림의 진정 한 신이었던 것이다,너는 감히 그것을 부인하겠느냐?] 심호성승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아미타불,당신이 신이건 아니건 그것은 나도 잘 모르겠소.허나 만일 당신이 진정으로 무림의 신이라면 나를 이길수가 있을 것이오.당신이 정말로 나와 싸 워서 이길수가 있다면 그때는 우리가 당신을 신으로 모실수도 있을 것이오 ......] 이 심호성승의 말은 대체적으로 상대에게 강하게 도전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졌 다. 그러나, 만일 그가 정말로 지게 된다면 괴이한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에,이를 이상 하게 생각한 심원의 부축을 받고 있었던 심길이 입을 열어 소리쳤다. [잠깐,심호대사! 당신의 말은 틀렸소, 당신이 비록 이기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그가 신이라고 말할 수는 없소!] 사실 누가 감히 심호성승이 백군악을 이길수 있다고 장담을 할 수가 있겠는 가? 심호성승은 그 말을 듣자 문득 다소 흠칫하는 듯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미타불,매우 옳소!나는 설령 그가 신이라고 해도 신이 아니라고 우기겠소! ] ......! 심호성승의 이 말 역시 실상 매우 이치에 어긋나고 잘못된 것이었다. 그 말은 즉 백군악이 신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더욱 강조한 것처럼 들리는데, 이 말을 들은 무림칠패의 주인들은 다함께 안색이 변했다. 이 심호성승은 원래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해놓고 갑자기 왜 이렇게 횡설수설 하는 것인가 하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된다면 정녕 그들의 입지가 매우 난처해질지도 모르는 일이 아니겠는 가! 그때, 이와같은 광경을 보고 거대한 백군악의 환영이 음산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흐흐흐,저 소림의 대사마저 나를 신으로 생각하는데 너희들은 어째서 우기려 고 하느냐?과연 내가 신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가 있겠느냐?] 실로 거만하기 짝이 없는 말투가 아닐 수가 없었다. 이것을 보고 크게 반발한 무림인들 가운데 누군가가 자신의 장검을 그 환영을 향해 힘껏 날려보았다. 그것은 바로 이기어검술이라고 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매우 고도화된 검공의 하나였다.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 여기에 집중되게 되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그 장검이 거대한 환영을 그대로 뚫고 나가더니,돌아오는 길에는 괴 이하게도 환영의 손에 가볍게 잡혀버리는 것이 아닌가! 만일 백군악이 환영 그 자체라면 손으로 장검을 잡을 수가 없을 것이고,또한 환영이 아니라면 먼저 장검이 그의 몸을 그대로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 괴이한 광경을 보고 저마다 크게 불신의 기색을 드러내며 더러는 백군악이 혹시 정말로 사람이 아닌 신인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이것은 실로 무림칠패의 주인들의 원래의 뜻과는 상반된 분위기의 흐름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백군악이 정말로 신으로서 입증이 된다면 무림은 대번에 그의 수중으로 들어 가고 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막상 무림칠패의 주인들 역시 나서서 반박을 하자니 자신들도 방금전에 일어 난 일에 대해서 이유를 알수가 없었다. 만일 어떤 가공할 무형강기로써 장검을 잡았다고 한다 해도,정말로 그렇게 이 기어검으로 날아오는 것을 사람처럼 잡을 수는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거대한 백군악의 환영은 정말로 신의 모습이라는 말인가? 헌데 바로 그때였다. 느닷없이 장내에 한 사람이 걸어나와서 그러한 생각에 이의를 제기했다. [나는 그것을 증명할 수가 있소.왜냐하면 당신은 오직 하나의 인간일 뿐이며, 무공으로써 환영을 그려내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오.] ......! 갑자기 나타나서 입을 연 사람은 바로 다름아닌 백리운이었다. 사람들은 느닷없이 그가 나서자 다소 기이하게 생각하면서도 그의 고요하고 신비로운 모습에 시선을 집중했다. 백군악의 거대한 환영은백리운의 그 말을 듣자 다소 눈살을 찌푸리며 대꾸했 다. [뭐라구?너의 그런 말을 믿는 사람은 여기에 하나도 없을 것이다.어째서 나의 이 몸이 다만 무공이라는 말이냐?] 백리운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것은 당신의 몸은 지금 따로 있기 때문이오.] ...... 사람들은 일순 아연 긴장했다. 백리운이 백군악의 몸이 다른 곳에 있다고 말하자 매우 놀라서 그가 과연 어 디에 있을까 하는 경악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백리운은 마치 그런 모든 사람들의 공포와 의문을 일찍 제거해 주기라도 하듯 이어 즉시 고개를 돌리며 한 사람을 향해 손짓을 했다. [당신이 바로 백군악의 본신이오.] ......! 사람들은 일시 그쪽으로 시선을 집중하다가 저마다 깜짝 놀라지 않을수가 없 었다. 백리운이 지금 손가락으로 가리킨 사람은 바로 다름아닌 소림의 장문인인 현 자방장이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이러한 행동에 비단 심옥산등 뿐만 아니라 일행을 데리고 들어왔었던 혜 진등도 매우 당혹스럽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 소림의 장문인을 가리켜 백군악이라고 말하다니 이것이 어디 말이라도 되는 얘기이겠는가! 현자방장과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백리운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자네는 내가 정녕 백군악이란 말인가?] 백리운은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만일 원한다면 내가 즉석에서 그 증거를 보여드릴 수도 있소.] 사람들은 백리운이 자신의 말이 농담이었다고 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 데 의외로 다시 정색을 하고 대답하자 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심정이 되었다. 그러나, 정작 놀라운 일은 다음에 벌어졌다. 당연히 화를 내고 증거를 보여달라고 할 것으로 생각되었던 현자방장이,일순 정색을 하고 백리운을 쏘아보더니 껄껄웃으며 몸을 일으켰던 것이었다. [핫핫핫! 과연 예상대로 무림에는 정말로 인재가 많이 있군!감히 나의 정체를 알아보다니......그렇다!내가 바로 그 백군악이다!] ......! 사람들은 일시에 너무나도 심하게 놀란 나머지 입이 크게 벌어져서 다물어지 지 않았다. 온화하고 엄숙한 표정이던 현자방장의 모습은 어느새 눈부시게 준수한 금포중 년인 백군악의 모습으로 돌변해 버렸고, 허공에 나타났었던 그 거대한 환영도 순간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렸던 것이었 다. 그리고, 그 순간 미미하지만 또 하나의 괴이한 변화가 있었다. 그 동안 허공에 둥둥 떠올라 있었던 심호성승이 갑자기 지면에 맥없이 추락하 여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었던 것이었다. 일개 무림의 고수가 갑자기 공력이 사라진 것도 아닐텐데 이것을 매우 괴이한 사건이 아닐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역시 사람들의 시선은 백군악이 현자방장이었다는데에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해서 그것을 떠날 줄을 몰랐다. 아마도 이런 것을 청천벽력이라고 말할 수가 있을 것이었다. 누가 감히 현자방장이 실은 백군악의 본신이었다고 생각할 수가 있었겠는가! 백군악은 이 순간 천천히 장내의중앙으로 걸어가더니 백운기등과 얼마 떨어 지지 않은 지점에 이르러서 웅장한 음성으로 놀라고 있는 군웅들을 향해 음산 하게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내가 혹시 당황하고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을런지 모르지만 ,흐흐흐 사실은 이 모든 일은 오로지 나의 연극에 의해 생겨났었던 일이었던 것이다.마치 구궁산에서의 일처럼 나는 나에게 스스로 도전장을 보냈었던 것 이었다......] 백군악은 말과 함께 손가락으로 지금은 바닥에 쓰러져 신음하고 꿈틀거리고 있는 심호성승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그가 누구인지 아느냐?바로 나의 꼭두각시 인형이었던 것이다. 그는 원래 무 공이 변변찮은 자였는데 내가 공력으로 그가 심호성승인 것처럼 꾸며 주었었 다.말하자면 처음부터 심호성승은 이미 죽고 없는 존재였다......] ...... 백군악의 충격적인 말에 사람들은 아연실색하여 저마다 입이 굳어진채 쥐죽은 듯한 공포에 젖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백군악은 그들을 향해 다시 득의하게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왜 굳이 이러한 일을 벌여야 했을까?그것은 바로 내가 무림의 진정한 신이 되기 위해 그에 반대하는 자들은 모조리 제거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었다.나는 이런 일을 오래끌 것 없이 단번에 해치우는 것이 이롭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 백군악은 무림칠패의 주인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나는 원래 매우 완벽한 사람이었는데 그들에게는 예외로 삶의 길을 터주었던 것이며,그 후에 스스로 심호성승으로 분장하고 나타나서 그들이 복수심에 들 끓도록 만들었다.예상대로 그들은 심호성승의 이름으로 나에게 도전하여 천하 의 나에게 반대하는 자들을 한꺼번에 이곳에 모이도록 해주었던 것이었다.내 가노린 것도 바로 그것이었다.나는 오늘 여기에서 모든 무림인들을 심판하겠 다!만일 나에게 복종하고 싶은 자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나의 앞으로 달려오면 살 수가 있다!......] 지금 백군악의 수하들이 차지하고 있는 연무장의 중앙의 공지는 매우 넓어서 비록 모든 사람들이 달려가더라도 능히 수용할 수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무림군웅들은 비록 백군악의 말과,과거에 그가 구궁산에서 벌였었던 그 가공 할 무예에 대해서 공포스러워하면서도 정작 나서는 사람은 아직 하나도 없었 다. 지금 이곳에 모여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강호에서 가장 뼈대가 든든한 사람들 이라고 말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전날 검문산에서 무림칠패의 주인들이 당한 이후에 나중에 나타나서 그들을 소림사로 데려갔던 사람은 바로 심호성승으로 변장했었던 백군악이었다. 그렇다면 이미 무림의 희망은 끝장난 것이 아닐까? 지금 겨우 무공이 전폐당한 무림칠패의 주인들을 모시고 있는 소주인들의 힘 으로는 어떻게 감히 백군악을 상대해볼수가 있다는 말인가? 그중에서도 심원의 무공이 가장 강한 편이었지만,실상 심원의 무공으로는 백 군악을 당할 수가 없음은 물론이었다. ......! 백군악은 자신의 말에도 불구하고 무림인들이 전혀 움직일 생각도 하지않자, 문득 서서히 전신의 공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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