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기정무협소설[백상] 소림화상 - 13편 (13/5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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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기정무협소설[백상] 소림화상 - 13편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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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천상과 같은 젊은이들이 강호를 떠도는 것은,대부분이 강호를 종횡하여 경 험과 산지식을 쌓고 협행을 하는 등의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좌천상과 같은 나이의 젊은이들은 자칫 영웅심리에 감염되기 쉬워서 이런 협행 을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자다말고라도 발벗고 나서기 마련이었다.
좌천상의 그와같은 심리를 잘 알고 있는 심원은,그렇다고 그의 열망을 너무 무시만 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잠시 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렇게 하세!] 옆에서 이러한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백리운은,지금은 이미 다소 시간이 지났 기 때문에 쫓아가도 늦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심원은 대답한 순간,갑자기 신법을 펼쳐서 한줄기 연기처럼 창밖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마는 것이 아닌가? 백리운은 그와 같은 놀라운 신법을 본 순간, 설사 만화교의 무리들이 한시진 전에 달아났다고 하더라도 심원의 실력이면 능히 그들을 추격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라고 고쳐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 다.
심원의 신형이 사라진 직후에, 좌천상의 신형 역시 이에 뒤질세라 급히 번쩍 한줄기 잔영을 남기더니 창밖으 로 뒤따라 가버리고 말았다.
그 역시 백리운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놀라운 신법이었다. ......
심원과 좌천상이 사라지고 난 뒤에,탁자주위에는 백리운과 심옥산,그리고 좌려 선 이 세 사람만이 남았다.
백리운은 천천히 창밖을 둘러보다가 심옥산에게 물었다.
[만화교는 듣자니 대단한 곳인 것 같은데,당신들은 둘다 여기서 이러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함께 뒤따라 가봐야하는 것이 아니오?] 심옥산은 그말에 그를 보며 되물었다.
[그럼 당신은 이대로 가실 건가요?] 백리운은 웃으며대답했다.
[그럼 내가 가지 않으면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겠소?내 이미 당신들에 대한 감정도 풀었고 또한 물건을 돌려달라는 것도 아니니 그 점은 염려마시오.] 헌데, 심옥산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젓는 것이었다.
[저는 여기에 남아서 계산을 해야겠어요.그리고 당신은 가능하면 저의 아버님 을 뵈고 가도록 하는 것이 좋겠어요.] 백리운은 비록 이 귀찮은 사람들과 빨리 헤어지고 싶었지만,그렇다고 자신에 게 음식값을 지불할만큼의 은자가 있는 것도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이들 부녀에게 굳이 오기를 부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묵묵히 수긍하고 말았다.
허나, 옆의 좌려선에게 고개를 돌리다가 그는 다시 의아한 표정으로 묻고 말았다.
[당신은 또 어째서 그들의 뒤를 따라가지 않은 것이오?] 좌려선은 이때까지 표정하나 변하지 않는 다소 차갑고 서늘한 시선으로 백리 운을 조용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백리운이 질문을 하자, 안색이 다소 홍조로 물드는 듯 하다가 그녀는 웃으며 대답했다.
[여기에서 두분과 함께 있고 싶어서예요.] 백리운은 일시 그녀의 말뜻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 의아해하며 다시 물었다.
[당신이 가지 않으면 당신의 그 오라비가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오?] 좌려선은 그말에 고개를 저었다.
[저의 무공은 형편이 없어서 사실 오빠를 따라간다고 하더라도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해요.차라리 여기에서 두분과 함께 기다리는 것이 오빠를 돕는 것이 죠.] 백리운은 이미 심원의 놀라운 무공과,또한 그로부터 무공의 격차에 대한 약간 의 얘기를 들은바가 있었기 때문에 좌려선의 말을 금방 수긍할 수 있었다.
(그녀들은 서로 친근한 모양이니 내가 구태여 그녀들의 거리를 갈라놓을 필요 는 없지,) 내심 그렇게 생각한 백리운은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며 심옥산을 향해 물었다.
[그럼 지금 바로 내려가서 계산을 하고 당신의 부친이 간 곳으로 가보는 것이 어떻겠소?] 심옥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켰다.
[예,그러죠.] 심옥산의 행동에 따라 좌려선도 함께 몸을 일으켰다.
이어, 심옥산을 필두로 세 사람은 천천히 아래층으로 걸어내려가기 시작했다. * * * 일반적으로 이 벽화루와 같은 화려한 주루의 음식값은 보통의 객점의 음식값 에 비하면 아주 비싸기 마련이었다.
게다가, 심씨부녀는 백리운을 대접하기 위해 일부러 훌륭한 음식만을 골라서 주문했었 고,또한 뒤늦게 주문한 좌천상 역시 귀한 것만을 주문했다.
따라서, 계산대에 가서 물어보니 음식값은 무려 은자 열닷냥이나 나왔다.
좌려선은 자기가 나서서 음식값을 지불하겠다고 우겼다.
그와같은 화려한 의복을 걸친 명문의 자녀들은 당연히 은자가 넉넉할 테니 결 코 분수에 지나친 호의는 아니었다.
그러나, 심옥산은 굳이 그것을 제지하고는 품속에서 은표하나를 꺼냈는데,그것은 놀랍 게도 무려 천냥짜리 은표였다.
[아니 언니,잔돈이 없다면 굳이 그러시지 말고 제가 낼께요.] 좌려선이 다소 놀라며 그렇게 물었으나, [호호 선매,내게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러니 나서지 말아줘.] 심옥산은 막무가내로 그녀를 말리며 기어코 자신이 그 천냥짜리 은표를 계산 대의 방장에게 갖다내고 말았다.
계산대의 방장은 그 은표를 보자 일순 눈이 휘둥그래져서 허리를 굽실거렸다.
[아,아가씨 이런 큰돈을 바꿔줄 잔돈은 저희집엔 없는데요?] 심옥산은 문득 다소 싸늘한 음성으로 대꾸했다.
[그럼 우리는 음식값을 내지말고 그냥 갈까요?] 그런데, 그순간 심옥산은 말을 하면서 탁자위를 가볍게 눌렀기 때문에 이를 본 방장은 일순 안면이 크게 변하고 말았다.
심옥산은 그저 무심코 가볍게 문지르는 것 같았는데,그 탁자위에는 무려 한치 나 되는 깊은 자국이 생겨났던 것이다.
방장은 비록 강호에서 오래 굴러먹던위인이었으나,결코 이렇게 나이 어리고 선녀처럼 아름다운 소녀들이 이러한 놀라운 무공을 펼치는 것은 보지 못했었 다.
하물며, 강호의 절정고수라고 우기는 녀석들이라도 이러한 놀라운 무예를 펼치는 것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 어린 소녀들의 너무나도 아름다운 용모에 은연중 어리벙벙해 하던 방장은 순간 두려움에 안색이 흑빛이 되어 쩔쩔매기 시작했다.
[아,아닙니다요,소 소인이 얼른 아이들을 시켜서 은표를 바꿔오도록 시키겠습 니다요.] 그것을 보고, 심옥산은 담담하게 웃으며 다시 말했다.
[은표는 백냥짜리 아홉 개로 하고,나머지는 모두 열냥짜리 은원보로 바꿔오도 록 하세요.] 방장은 워낙 많은 사람들을 상대해 왔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사람볼 줄을 알았 다.
그는 이 눈앞의 소녀가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그 아름다운 용모에 담담하면서 도 은근한 위엄이 실리고, 게다가 위엄이 있으면서도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실로 이런 소녀는 평범하지 않은 내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방장은 급히 점원 하나를 불러서 은표를 바꿔올 것을 지시하는 한편,시키지도 않은 점원에게 가능한한 빨리 다녀올 것을 연신 당부하는 것이었다.
그러는 통에 비교적 빠른 시간내에 심옥산의 수중에는 백냥짜리 빳빳한 은표 아홉장과 열냥짜리 은원보 여덟 개가 쥐어지게 되었다.
심옥산은 남은 거스름돈인 다섯냥의 은자를 내미는 방장의 손을 물리친 채,문 득 그중 아홉장의 은표를 모두 백리운에게 내밀었다.
자연 백리운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니,어째서 이걸 나에게 주는 것이오?] 심옥산은 웃으며 대답했다.
[저는 원래 당신에게 뭔가 뜻깊은 선물을 하고 싶었어요.그래서 당신에게 옷을 사드리고......나중에 시장으로 나가서 물건을 골라보려고 했죠.그런데 당신은 그런 것을 굳이 마다하시니 저는 이렇게 돈으로 드릴 수밖에 없군요.] 이 구백냥의 은자는 백리운에게는 태어나서 처음 만져보는 실로 막대한 액수 의 돈이었다.
백리운이 비록 그러한 물욕에 별로 어둡지 않다고는 해도,그는 자연 그러한 많은 돈을 받게되자 다소 부담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따라서, 그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나는 그것을 받고 싶지 않으니 사양하겠소.] 그말에, 심옥산은 백리운의 죽립을 꿰뚫듯이 바라보며 물었다.
[당신은 이 돈의 액수가 많다고 해서 그러나요?하지만 그건 옳은 생각이 아니 예요.당신이 우리에게 주었던 그 물건의 가격은 그보다는 훨씬 비싼것일 테니 까요.당신이 그 값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서로 마음 편하지 않겠어요?] 사실, 여자에게서 이런 돈을 받는 다는 것은 남자로서는 당당하지 못하고 또한 여자 로서도 그리 아름다운 광경이라고는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심옥산은 그런 점을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백리운의 처지를 생각하여 일부러 난처함을 무릅쓰고 이렇게 돈을 건네주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아까 백리운이 오기를 내어 옷값을 지불하기는 했지만,그에게 많은 돈 이 있을 리가 만무하고, 게다가 앞으로 숭산의 소림사에까지 가야 한다는 점을 생각한 것이었다.
백리운은 금방 그녀의 그러한 의도를 파악했고,또한 내심 그러한 그녀의 세심 한 배려가 매우 고맙기는 했다.
그러나, 심옥산으로부터 이런 온정을 받는다는 것이 백리운으로서는 정말로 싫었기 때 문에 백리운은 다시 고개를 내저었다.
[내가 그것을 준 것은 판 것이 아니니 그 값을 받을 수가 없소.] 그것을 보고, 심옥산은 문득 아름다운 두 눈에 눈물이 핑 도는 듯 했다.
그녀는 잠시 눈물젖은 봉목으로 백리운을 바라보더니,물기젖은 음성으로 이렇 게 다시 묻는 것이었다.
[당신은 스스로 사심이 없다고 말하고,또한 우리에게 전혀 화를 내지 않겠다고 말했으면서도 그런 말은 모두 거짓이었군요?마치 아까의 저의 호의를 뿌리쳤던 것처럼,지금도 이렇게 저의 호의를 거절하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요?] [......] 심옥산의 말을 듣자 백리운은 문득 할 말이 없어졌다.
그녀의 말은 실로 사실과 부합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과연 그녀에게 아직 미련을 가지고있다는말인가?) 백리운은 문득 스스로를 자책하며 짧게 한숨을 내쉰 다음에 그녀의 손에 들려 진 그 아홉장의 은표를 모두 받고 말았다.
[그럼 좋소,내 이것을 받기는 하겠지만 나중에 당신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갚 아주기로 하겠소.] 이때, 그러한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좌려선이 옆에서 문득 웃으며 말하는 것이었다.
[언니의 집은 아주 부자니까 그 돈을 갚게될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백리운은 그녀에게 고개를 돌리며 다소 씁쓰레하게 대꾸했다.
[그렇다면 할 수 없군.] 이어, 백리운은 그 은표를 품속 깊이 갈무리 하고는 먼저 밖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 다. * * * 백리운은 주루밖으로 나올 때는 앞장을 섰지만,막상 밖으로 나오자 대체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를 알 수가 없어서 그 두명의 소녀들에게 선두를 양보해야만 했다.
밖으로 나와서 백리운이 다소 머뭇거리자, 좌려선이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
[강호에서 서로 위난을 당해서 헤어질 때를 대비하여 우리 오빠와 저는 평소에 한가지 흔적을 남겨두기로 했어요.우리는 그것을 따라가면 될 거예요.] 백리운은 그러한 말을 들으면서,실로 이 좌씨남매는 나이는 비록 그리 많지는 않아도 거의 매사에 용의주도한 것이 대단하다고느꼈다.
좌려선은 말이 끝나자,즉시 신법을 펼쳐서 흔적을 찾으며 두 사람을 인도하기 시작했다.
백리운과 심옥삼은 천천히 걸어서 그 뒤를 따라갔다.
원래 백리운과 심씨부녀가 양양성으로 들어왔던 길은 남문쪽이었는데 지금 좌 려선이 인도하는 쪽은 북문이 있는 쪽이었다.
이 양양성은 대단히 넓고 방대했기 때문에 이들 삼인은 무려 한시진 가량이나 걸려서야 드디어 양양성의 북문을 빠져나갈 수가 있었다.
그런데, 심원과 같은 절대고수가 만화교의 무리들을 금방 잡지 못하고 이렇게 먼 거리 를 추적해 왔었다는 것은 다소 이상한 일이었다.
헌데, 마치 그러한 백리운의 의문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듯 좌려선이 걷고 있다가 웃 으며 이렇게 말해주는 것이었다.
[저의 오빠와 심백부님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무공을 드러내기가 곤란하니 일부러 천천히 뒤를 쫓으시다가 인적이 없는 곳에서 그들 앞에 나타나셨을 거 예요.] 좌려선의 이러한 의견은 상당히 일리가 있는 것이었다.
백리운은 내심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문득 말했다.
[나는 가급적이면 여러분과 빨리 작별을 하고 싶은데,가능한 수단이 있다면 나 를 빨리 그곳으로 데려다주는 것이 어떻겠소?] 헌데, 그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의 일이었다.
백리운의 몸은 어느새 한줄기의 부드러운 무형의 기운에 둘러싸인 채 전면의 길을 향해서 쾌속하게 질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전면에서 세차게 부딪치는 바람의 압력을 피하려다가,백리운은 자신의 손을 어 느새 심옥산이 잡고 있음을 깨닫고는 문득 가볍게 웃었다.
[심낭자,당신은 마치 나의 말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 같구려?] 심옥산은 전면을바라보며 달리다가 그말에 고개를 돌려 대답했다.
[바로 그래요.나는 당신의 그말을 기다렸어요.] 백리운은 대꾸를 하기 위해 무심코 그녀의 아름다운 두 눈을 들여다보다가 일 순 가슴이 흠칫하고 놀랐다.
이순간 그녀의 아름다운 봉목에는 말할 수도 없는 깊은 유정(柔情)이 어려있 는 것이 아닌가? 백리운은 그 부드러운 눈길을 보는 순간 절로 마음이 섬뜩해져서 급히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전혀 생각지도 않은 말을 불쑥 꺼내고 말았다.
[혹시 좌낭자가 우리의 뒤를 쫓지 못하는 게 아니오?] 헌데 그때였다.
문득 바로 옆에서 짤랑짤랑한 좌려선의 음성이 부드럽게 들려오는 것이 아닌 가? [저는 바로 여기에 있어요.저를 그렇게도 생각해 주시니 고맙네요?] 백리운은 좌려선의 그러한 대답에 다시 가볍게 놀라서 그녀를 돌아보았다.
놀랍게도 좌려선의 신법 역시 심옥산의 신법에 비해 못하지 않아서 아주 여유 있게 두 사람의 옆에서 달려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가끔씩 신법의 속력을 내서 전면으로 빠르게 도약을 해서는 이리저리 마치 나 비처럼 날아 다니는 것이 신통하기 그지 없었다.
백리운이 그러한 광경에 놀라서 멍하니 넋을 잃고 있노라면, 그녀는 어느새 좌천상이 남긴 흔적을 찾아내고는 다시 눈깜짝할 사이에 돌아 와서는 그를 향해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저의 신법이 쓸만한가요?] 백리운은 그녀의 질문에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오.나는 실로 아직까지 그렇게 아름답고 뛰어난 신법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소.] 좌려선은 백리운의 그 말에 짐짓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떠보였다.
[정말인가요?하지만 그말은 믿을수가 없군요,사실 저의 신법은 언니의 신법보 다도 아름답지도 고명하지도 못하니까요.] 그와 함께 은근히 심옥산쪽을 건너다보는 것이었다.
백리운은 잠시 잊고있다가 좌려선의 그러한 말에 문득 심옥산의 존재를 다시 상기하고는 자신의 손목으로 그녀의 부드럽고 따스한 기운이 스며들어옴을 의 식했다.
그것은 마치 그녀의 끝없이 아름다운 마음과도 같았다.
문득 고개를 돌리고 바라보니, 마침 심옥산도 고개를 돌리고 그를 부드러운 시선으로 곱게 바라보고 있는 것 이 아닌가? 백리운은 내심 저으기 당황스러웠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다시 고개를 돌릴 수 는 없어서 하는 수 없이 겨우 말을 꺼냈다.
[우리는 이대로 오래 가야만 하오?] 심옥산은 그 질문에 문득 두 눈에 아련한 빛을 띠우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제 금방 도착할 거예요.하지만......] 심옥산은 말끝을 희미하게 흐렸다.
백리운은 내심 그녀의 뒷말을 기다렸지만 그녀가 말을 잇지 않자 내심 곰곰히 중얼거리면서 생각했다.
(그녀는 하지만 뭐라는 말일까?......) #6213 안두헌 (myyaj ) [백상] 소림화상 제2권 제11장 07/10 07:58 439 line 제 11 장.
백의소녀.
이제 금방 도착할 것이라는 심옥산의 말은 틀림이 없이 들어맞았다.
좌려선이 몇차례 앞쪽으로 왔다갔다 하는 동안에 그들 삼인은 양양성의 외곽을 훨씬 벗어나서 어느 낮은 분지에 이르게 되었고, 바로 그곳에서 예리한 파공음과 병장기의 부딪치는 소리,그리고 간간히 호통 치는 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한차례의 격전이 요란스럽게 벌어지고 있는 장 면을 볼 수가 있었다.
그것은 조금전에 좌려선이 미리 예견하여 말해주었던 광경과 거의 다르지 않았 다. -가마, 분지의 중앙에 놓여 있는 그 가마는 두 사람이 앞뒤로 들도록 만들어진 작고 예쁜 가마였는데,지금 그 주위에 즐비하게 쓰러져 뒹굴고 있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일신에 울긋불긋한 꽃무늬가 수놓아진 비단옷을 화려하게 걸친 화의여인 들이었고, 가마를 드는 사람도 없는 가운데, 가마가 있는 곳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금 두명의 노파와 한명의 젊은 소년이 그야말로 눈이 휘둥그래질 만한 눈부신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 두명의 노파는 바로 가마를 호송하는 무리중의 우두머리인 것 같았고,그녀 들과 상대하고 있는 젊은 소년은 말할 것도 없이 좌천상이었다.
백리운이 보기에도 이 좌천상의 무예는 실로 놀랍기 그지 없었다.
두명의 노파는 각각 괴이하게 생긴 거대한 지팡이를 마치 광풍폭우처럼 휘둘러 자신들은 물론 주위까지도 무시무시한 장영속에 가두고 있었는데, 그녀들과 상대하고 있는 좌천상은 오히려 태연하여,한번 장검을 휘두를 때마 다 거기에서 기이하게도 수십개의 장검이 환영처럼 피어올라 여지없이 상대를 앞도해가는 것이었다.
백리운이 보기에 일시에 수십개로 불어나는 좌천상의 장검은 어찌보면 환각을 불러 일으키는 사술같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환각이 아니라는 증거는,두명의 노파들이 펼쳐내는 무시무시한 장영은 그 수십개의 장검에 부딪치면 여지없이 부서져버릴 뿐만 아니라, 장검들은 위세를 몰아 가끔 그녀들의 의복을 갈가리 찢어버리기도 한다는 사실 이었다.
백리운은 좌천상의 출신이 신검문이기 때문에,지금 그가 펼치고 있는 검법이 바로 신검문의 여러가지 절기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했다.
과연 무림팔패의 하나인 신검문의 소공자의 검법은 놀라운 것이었다.
비록 겉으로 보기에는 치열하고 용호상박의 경천동지할 격전으로 보이지만 사 실은 좌천상이 여유있게 두 노파를 몰아세우는 일방적인 싸움이었다.
그 두명의 노파는 비록 사납고 용맹스럽기 그지 없었지만,이미 전신의 의복이 갈가리 찢겨지고 머리카락이 산산히 흩어진 것이 낭패한 몰골이 가득했다.
이때, [아버지!] 한줄기 맑은 외침과 함께,심옥산이 그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 한쪽으로 달려 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백리운은 자연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다.
좌천상과 두명의 노파가 격전을 벌이고있는 장소와 십여장정도 떨어진 곳에 심 원은 전과 다름이 없는 조용한 신색으로 서 있었다.
보아하니 그는 한가롭게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이, 눈앞의 싸움과는 관계가 없는 관조하듯 바라보는 방관자와도 같아 보였다.
그러나, 잠시 생각해본다면 지금 가마 주위에 쓰러져 있는 수십명의 화의여인들의 모습 은 바로 그의 솜씨라는 것을 알수가 있을 것이다.
백리운은 그러한 생각들을 하며 천천히 그쪽으로 다가갔다.
좌려선 역시 다소 망설이다가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것이 보였다.
백리운이 심원의 가까이에 이르렀을때,마침 심옥산이 기쁜 표정으로 부친을 향 해 이렇게 묻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저들이 정말로 만화교의 인물들이었나요?] 심원은 잠시 격전에서 눈길을 돌려 다가온 세사람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 다.
[그래,저들은 틀림이 없는 만화교의 사람들이다.] 심옥산은 그 말을 듣고 다소 의아한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대체 만화교의 인물들이 어째서 여기까지 왔을까요?] 심원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이어, 격전을 벌이고 있는 좌천상을 가리키며 그는 말을 이었다.
[바로 저 좌소협이 그 일을 캐묻기 위해 직접 손을 쓰고 있는 중이란다.] 바로 그때였다.
돌연 처절한 비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그 치열하던 격전의 와중에서 피와 살 이 튀고 광풍폭우같은 기세가 거짓말처럼 가라앉았다.
기실, 여유있게 두명의 노파를 몰아세우고 있던 좌천상은,금방 심옥산 등이 나타났음 을 알고는 즉시 자신의 능력을 보이기 위해 절초를 사용하여 두 노파를 일패도 지 시켰던 것이다.
백리운은 비록 그런 광경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미 팔과 다리가 잘려나가 고 가슴을 헐떡이며 숨을 몰아내쉬고 있는 두 노파를 보고는 다소 섬뜩한 기분 이 들었다.
좌천상은 이어 땅바닥에 쓰러져 처참하게 뒹굴고있는 두 노파에게장검을 겨누 고 다가들며 냉랭한 음성으로 이렇게 추궁했다.
[너희들은 무슨 목적으로 이곳에 나타났으며,지금 저 가마안에 들어있는 사람 은 누구냐?] 보아하니 가마안에는 사람이 있고 그 가마안의 사람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 같았다.
두명의 노파는 자신들이 겨우 나이어린 소년에게 여지없이 일패도지 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원통하고 불복스러운 모양이었다.
그녀들은 이미 전신에 피를 철철 흘리며 그 고통으로 근육을 벌벌 떨고 있으면 서도 즉시 원독에 가득찬 음성으로 대꾸하는 것이었다.
[우리를 이겼으면 즉시 죽여버리면 될 일이지 무슨 잔말이 그리 많으냐?] 좌천상은 자신의 협박이 통하지 않자 문득 입가에 차가운 조소를 머금었다.
[죽여달라고?후후,그건 안될 말이지.나는 당신들이 대답을 하지 않는다면 죽 지도 살지도 못하는 고통을 겪게해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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