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기정무협소설[백상] 소림화상 - 41편 (41/5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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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기정무협소설[백상] 소림화상 - 41편 (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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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그렇게 정말로 사라져 버리자 참변의 와중이던 장내는 일시에 텅빈 듯 하여 마치 그간의 일이 환상처럼 여겨졌다. ......! 라마승들의 꼴같지 않은 모습을 보다가 그들이 갑자기 사라져버리자 어이없어 하던 백의청년은 고개를 돌려 좌우를 살피다가, 어느새 그 와중에 서문열을 비롯한 그 일당까지 사라져 버렸음을 깨닫고는 급 히 고개를 돌려 백리운에게 입을 열었다.
[실례지만 귀하의 존성대명을 알려줄 수가 있겠소?] 백리운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백리운이라고 하오.] 백의청년은 공손히 다시 말했다.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저는 종리천파라고 합니다.
하지만,귀하께서 그들을 방금전에 그대로 돌려보낸 것은 너무 애석한 일이 아닙니까? 그들은 그야말로 후안무치한 악마들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백리운은 스스로 종리천파라고 이름을 밝히는 백의청년을 마주 보다가 웃으며 되물었다.
[그렇다면 혹시 종리형께서는 그들을 어찌할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 [......?] 종리천파를 그 말에 절로 얼굴이 붉어져서 아무런 대답도 못했다.
자신은 비단 그들을 어찌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중 한사람에게도 쩔쩔매 었었기 때문에 스스로 염치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이때, 그들의 곁으로 일단의 백의여인을 거느리고 운백봉이 다가왔다.
[두분이 우리를 도와줘서 매우 고마워요.그런에 이분 소저는 정말로 성수방의 심낭자인가요?] 운백봉은 아까는 마침 백리운이 어떻게 나타나서 그 라마승의 공세를 해소했 는지를 운공조식을 하며 서문열과 대항하는 바람에 보지 못했었기 때문에, 백리운이 단순히 겁을 주어서 라마승들을 쫓아보낸 것으로 생각해서 그가 그 들을 쫓아보낸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지 나무라는 마음은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그 라마승의 공세를 해소한 사람이 혹시 심옥산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 고 있는 것이었다.
심옥산은 그녀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자 다소 안색을 홍조로 물들이며 고개 를 내저었다.
[전에는 그랬었지만 지금은 아니예요,저는 지금은 성수방의 사람이 아니예요. ] ......? 근처에 모여들었던 사람들은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알수 없어 하다가 이윽고 그 옆의 백리운을 보고서야 내심 이해할수가 있게 되었다.
말하자면, 심옥산은 지금 그녀가 백리운의 사람이 되었음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 이었다.
종리천파를 비롯한 백의여인들은 비록 절세적인 용모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전혀 무공이 없는 것 같은 백리운에 대해서 하나같이 신비로움을 느꼈다.
그때, 주위의 백의여인들 가운데에서 문득 다른 한 사람이 나서서 백리운에게 질문 을 던졌다.
[실례지만 당신의 출신내력에 대해서 우리에게 말해줄 수가 있나요?] 백리운은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다가 두 눈에 가벼운 이채를 떠올렸다. -백의소녀, 나이는 대략 십육칠세 정도로,심옥산 보다 다소 어리게 보였는데 용모가 특별 히 아름다우며 아주 깨끗하고 산뜻한 느낌을 주는 소녀였다.
만일 이곳에 심옥산이 없었다면 가히 절색이라고 말할만큼 아름다운 소녀였는 데 다른 백의여인들 중에서도 발군이었고, 게다가, 백리운이 주시하자 그녀는 순간 안면을 홍시처럼 붉히고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대담하게 질문을 던졌었는데 막상 그와 눈길을 마주치게 되 자 스스로 그것을 매우 후회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백리운은 담담히 웃으며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그저 천지에 부모도 없는 고아라 는 것만 알아두시오.그래 이 정도면 대답이 되겠소?] 백의소녀는 차마 계속 그의 얼굴을 바라볼수가 없다는 듯 고개를 힘없이 아래 로 떨구었다.
그리고는 다소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저는 저는......운지라고 해요.] 이때, 옆에서 종리천파가 웃으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하하 내가 좀더 자세히 알려드리지요,이분 운소저는 바로 무산신모 선배님의 장령제자이시고 또한 신녀문의 소문주라오.] -운지, 과연 무산신녀문의 소문주라면 그녀의 성품과 용모에 어울리는 합당한 직책이 라고 말할수가 있었다.
실상 그녀는 자신이 신녀문의 서열 이위의 인물이었기 때문에 아까 대담하게 백리운에게 질문을 던졌었던 것이었다.
백리운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종리천파는 다시 고개를 돌려 백의소녀 운 지를 향해 말을 이었다.
[운소저,내 비록 그들의 악행을 그냥 보지못하고 격분하여 뛰어들었었지만 오 히려 힘이 부족하여 이분 백리공자께 폐만 끼치는 우스운 결과만 낳고 말았구 려.] [......] 운지가 여전히 고개를 수그리고 묵묵히 대답이 없자 종리천파는 다시 말을 이 었다.
[하지만 내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앞으로 그러한 자들을 만났을 때 정말 본보 기를 보여줄 것을 약속하겠소.헌데 혹시,운소저 조금전에 놈들에게 어디 다치 신 것이 아니오?] 운지는 종리천파가 자꾸만 자신에게 정색하고 말을 걸자 다시 고개를 들더니 다소 싸늘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들은 그저 아무일도 없이 달아났는데 내가 어째서 상처를 입었겠어요?] 운지는 조금전에는 백리운에게 다소 말을 더듬더니 종리천파를 대하는 지금은 그 어조가 매우 분명하기 이를데 없었다 그러다가, 무심코 다시 백리운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재차 안색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는 것이었다. ......! 이에, 운지에게 자꾸 관심을 끌어보려던 종리천파를 절로 안색이 시뻘겋게 변하여 고개를 돌리며 말을 잊고 말았다.
장내에는 일시 이상하게도 어색한 분위기가 생겨나고 말았다.
그것을 보고, 운백봉이 다소 눈살을 찌푸리더니 백리운을 향해 웃으며 입을 열어 물었다.
[백리공자는 혹시 지금 영웅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가는 길이 아니시오?] 백리운은 담담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혹시 여러분께서도 그쪽으로 가신다면 함께 동행을 하는 것이 어 떻겠습니까?] 운백봉은 그 말에 쾌히 동조했다.
[좋아요!우리도 마침 영웅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가던 길이었으니......] 이어, 운백봉은 한쪽으로 달려가서 이미 심한 피해를 입은 사냥꾼들과 그 아녀자들 을 향해 이곳을 떠나가 살라고 하며 약간의 은자를 주고 돌아왔다.
비록 극도의 참변을 당해 정신이 하나도 없고 삶의 의욕마저 잃어버릴 정도였 지만, 그래도 운백봉이 던져주는 은자가 다소의 위로가 되는지 그들은 일순 울음을 터뜨리며 각자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것을 보며 백리운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일제히 영웅대회가 열리고 있을 동심각을 향해 신법을 날렸다.
원래 대부분의 백의여인들은 아직도 백리운이 무공을 할 줄 모르는 백면서생 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백리운이 심옥산과 나란히 유유하게 신법을 펼치는 것을 보게되자 그녀들은 절로 눈이 크게 휘둥그래지고 말았다.
이때, 심옥산이 문득 신법을 펼치면서 전음으로 백리운에게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운랑,당신은 아까 무엇때문에 그 라마승들에게 굳이 저의 출신내력을 말했었 던 거죠?] 백리운이 고개를 돌려보니 심옥산은 조용한 눈길로 뭔가 알듯말듯한 궁금한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백리운은 이에 웃으며 대답했다.
[그것은 아무래도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좋지않을 것이기 때문이오.공연 히 그들 모두를 상대한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지 않겠소?] [......] * * * -동심각, 당금무림의 여덟 개의 초강대세력인 무림팔패 가운데에서도 가히 첫손에 꼽힌 다는 정도천하의 구심점, 그것은 호북성 대홍산의 거대한 산줄기 가운데에서도 가장 험준하고 깎아지른 절벽이 많은 중심부의 오지에 자리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어떤 거대문파가 오래도록 자리하고 있는 곳이라면 대개가 넓은 산중턱의 분지나 사방이 절벽으로 둘러싸인 살기좋은 계곡바닥일 것인데, 특이하게도 이 동심각이 자리하고 있는곳은 그렇지가 않았다.
백리운등이 그곳에 당도해 보니, 동심각은 산중턱이나 살기좋은 분지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하늘 을 찌를 듯이 높이 치솟아 있는 여러개의 절벽 꼭대기에 올라앉아 있었다.
이 대홍산의 오지에는 마치 예리한 칼날을 거꾸로 꽂아놓은 듯한 뾰죽뾰죽한 암봉들이 무수히 구름위로 치솟아 있었는데, 그 무수히 잇닿아 있는 암봉들의 위로 많은 석조전각들이 기이한 형상으로 잘 지어져 있었고 또한 암봉들은 서로 아스라한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무림고수의 눈으로 보기에는 그야말로 신선들만이 살수 있다는 도원경에 못지 않는 아름다운 곳이요, 무공이 약한 사람이나 일반인이 보기에는 그저 보기만 해도 눈이 아찔아찔해 지는 무시무시한 장소라고 말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물론, 이 동심각에 무림고수들만이 사는 것은 아니어서 비록 칼날같은 봉우리라도 능히 약간의 경신술만 있으며 오를 수 있는, 돌계단이 만들어져 있는 암봉들도 많았다.
대부분의 전면의 암봉들의 경우가 그러했다.
백리운등 일행은 그 앞에 이르기도 전에 이미 무수한 무림인들이 여기저기에 진을 치거나 몰려 다니는 모습을 수없이 볼수가 있었다.
일견하기로도 무려 수만에서 수십만까지 헤아릴 수가 있을듯한 그 엄청난 인 원들을 보니 과연 중원천하의 가장 거대한 대회라는 실감이 드는 것 같았다.
그들 가운데에는 물론 소림사의 승려들과 양양성까지 동행을 하면서 친분을 익힌 왕옥파의 사람들등이 더러 보였으나, 백리운등은 이미 시간이 늦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서 동심각의 중심부를 향해 나아갔다.
거대한 암봉의 위로 올라 몇군데의 요소를 거치는 동안 일행은 몇번이나 영웅 첩을 내밀어야 했는데, 그 뒤로는 어느틈엔가 동심각에서 나온듯한 안내원들이 나타나 앞장서서 일행 들에게 길을 안내하기 시작하고있었다.
아랫쪽에서 생각했었던 것보다는 이 칼날같은 암봉의 꼭대기의 넓이는 상당히 방대하여 무수한 바윗더미들 사이에 많은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일행은 그 건물들과 바윗더미들을 돌고 돌아서 다시 몇 개의 아슬아슬한 구름 다리를 급히 건너야 했다.
그러다가 이윽고, 일행이 마침내 어느부분에 이르렀을 때,앞에서 길을 안내하던 안내원중 하나 가 손가락으로 앞쪽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이제 다왔습니다.] #6267 안두헌 (myyaj ) [백상] 소림화상 제6권 제36장 07/24 06:20 426 line 제 36 장.
영웅대회.
안내원의 그러한 말을 듣고 일행은 일순 전면을 바라보며 일제히 다소 놀란표 정을 지었다.
하나의 칼날같이 뾰죽하고 작은 암봉-, 그 암봉을 작다고 말하는 것은 그 넓이가 아주 가늘게 뻗어 올라갔다는 것이 지 결코 높이가 낮다는 것은 아니었다.
이 부근에는 인접해있는 암봉이 거의 없어서 유독 그 작은 암봉만이 멀리 떨 어져 있었는데 이곳 암봉의 끝부분과는 굵은 쇠줄 두 개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 거리가 대략 오십여장이나 될까? 일행이 놀란 것은 그 가시처럼 가느다란 좁은 봉우리 위에 지금 봉우리의 면 적과 비슷한 규모의 하나의 아름다운 삼층전각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 이었다.
이것을 보고 다시 멀리 좌우를 둘러보던 운백봉이 문득 다소 탄식하는 듯이 혼자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동심각이라?......과연 말 그대로 동심각이로군!] 그렇다! 기실 여기에서는 잘 보이지 않으나 눈앞에 보이는 저 작은 봉우리 위에 삼층 전각은 동심각의 모든 건물들 가운데에서도 중심부에 위치하는 것이었다.
말그대로 저 봉우리가 중앙이고 나머지 봉우리들이 그것을 감싸듯이 사방에 치솟아 있는 것이었다.
물론, 이러한 모양 때문에 동심각이란 이름이 붙었던 것이 아니었겠지만,그래도 저 건물은 동심각의 가장 상징적인 것이라고 말할수가 있었다.
즉, 동심각에서도 실제의 동심각인 것이었다 운지가 그 삼층건물의 오묘하게 지어진 모습을 찬찬히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 난 듯 그 안내원에게 물었다.
[그럼 영웅대회는 지금 저안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말인가요?] 안내원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여러분께서는 조금 늦게 도착하셨으나,이미 저 안에는 많은 분들 이 도착하여 영웅대회가 열리고 있는 중입니다.] 정말로 그 사냥꾼들의 거처에서 너무 시간을 끌다보니 다소 시간이 늦어진 모 양이었다.
운지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다시 물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저곳으로 가야하는거죠?혹시......저 쇠줄을 타고 가야 하는 것이란 말인가요?] [......] 운지는 내심 설마하며 물은 질문이었다.
그런데, 그 안내원은 그저 입가에 담담한 미소만을 띄운채 조용히 그녀를 응시하고 있 는 것이 아닌가! 무언이라는 것은 곧 운지의 말을 시인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 백의여인들은 그 말을 듣고 저마다 크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번에 동심각에서 준비한 이러한 관문은 실로 기이하기 그지 없었다.
초절정의 무예를 지니고 허공을 밟으며 갈수 있다는 능공허도의 경공술을 터 득하지 않은 바에야 어찌 이와같은 오십여장의 쇠줄을 편하게 건널 수가 있겠 는가! 지금 이곳과 저곳의 작은 암봉과의 사이의 아래에는 깊이는 추측할 수 없는 깊은 절곡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 위에는 마치 솜뭉치와도 같은 안개구름이 가득 깔린채 중심부위로 다소 빠 른 기류가 지나가며 쇠줄을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다.
원래 저런 쇠줄이라고 하는 것은 오랜 시일이 경과하면 이끼가 끼거나 녹이 슬어서 매우 미끄러운 것인데, 설사 재주가 있어서 두 손으로 쇠줄을 잡고 매달려 건너려고 해도 안될 것 같 았다.
이때, 운백봉이 문득 결심하듯 운지를 향해 입을 열었다.
[나는 이분 백리공자와 함께 저안에 들어갈테니 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 부근에서 내가 다시 나올 때까지 기다리도록 해라!] 운백봉은 이미 이곳까지 오는동안 백리운의 초절한 신법을 보았기 때문에 그 의 능력을 어느정도 인정하는 모양이었다.
운지는 내심 자신도 따라가고 싶었지만 저 오십여장의 쇠줄타기는 정말 자신 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순순히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예,사부님!] 운백봉은 이어 옆에 서있는 종리천파에게 다시 물었다.
[종리소협은 어떻게 할건가요?우리와 함께 안으로 들어갈 것인가요,아니면 이 곳에 남아 있을 것인가요?] 종리천파는 그렇지 않아도 그 문제로 인해 곰곰히 생각을 굴리고 있었던 참이 라 운백봉의 질문을 받자 즉시 대답했다.
[저는 능력이 부족하여......아무래도 이곳에 남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원래 그는 자신이 쇠줄을 건너갈 자신이 없는데다가 운지가 이곳에 남는다고 했었기 때문에 기꺼이 함께 남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보고, 운백봉은 문득 속으로는 다소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이 여인과 함께 노닥거릴 시간이란 말인가?그는 자신이 일개문파의 주인 이라는 사실마저 망각하고 있으니 실로 딱한 인물이로군!) 종리천파는 짐짓 겸손한척 대답을 했었는데, 사람이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 역시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고 이러한 류의 겸손은 자칫 그 인물을 졸렬하게 보이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해야할 바를 정작 모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운백봉은 원래 종리천파와 동행한지 얼마되지도 않고 해서 처음에는 그의 품 성에 대해 잘 알수가 없었으나, 이제는 과거의 찬란했던 천산검문의 대통을 이은 현 문주로서 혹시 호랑이의 부모에 견자가 태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실로 종리천파가 천산검문의 대를 제대로 이은 사람이라면 당금의 천하각파의 수뇌들이 모이는 저 자리에, 당당히 일개문파의 주인으로 참석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이라도 걸려고 했었어 야 했다고 운백봉은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운백봉은 결코 그러한 내심의 생각을 내색하지 않고 다소 고개를 가볍게 끄덕 인 뒤 백리운을 향해 몸을 돌렸다.
[백리공자,그럼 먼저 가시겠어요?] 백리운은 그녀를 돌아보며 미소하며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아닙니다.저는 이사람과 함께 천천히 뒤따라 갈것이니 선배님께서 먼저 가십 시오.] [......!] 운백봉은 잠시 백리운의 수려한 얼굴을 바라보다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 후 에 이윽고 훌쩍 신형을 날려 십여장 밖의 쇠줄을 밟아갔다.
[아!......] 누군가의 안도감이 섞인 탄성이 울리는 가운데, 운백봉은 과연 무림의 절정고수답게 십여장의 거리를 지나서 이리저리 움직이 는 쇠줄의 하나를 정확히 밟고, 마치 미끄러지듯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쇠줄은 비록 두 개가 있었으나 그것들은 함께 붙어있는 것이 아니어서 다른 줄을 잡고 그것에 의지할 수도 없었다.
오직 자신의 경신술에 의존하여 이리저리 흔들리는 쇠줄의 움직임에 신법의 보조를 맞추고 떨어지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실로 이러한 상황에서는 자신의 본래의 실력이 유감없이 그대로 드러나기 마 련이었다.
무공이 높다고 해도 경신술이 뛰어나지 않으면 쇠줄을 건널수가 없을 것이고, 다행히 운백봉은 여인의 몸으로 경신술이 뛰어나, 쇠줄의 가운데에 이르러 몸이 마치 그네를 타듯 이리저리 심하게 흔들렸으나 전혀 당황하지 않고 무사히 계속 나아갈 수가 있었다.
뒤에서 바라보는 백의여인들의 눈에 비친 그 모습은 마치 살벌한 곡예를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어보였다. ......
이윽고, 백리운이 심옥산의 손을 잡고 말했다.
[자,우리도 이만 가봅시다!] 말이 끝나는 순간, 무심코 그쪽을 향해 시선을 돌리던 사람들의 두 눈이 일순 크게 휘둥그래 졌 다.
문득 눈앞에 백색의환영이 어른거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두 사람의 신형이 쇠 줄위로 내려서서 마치 화살처럼 빠르게 나아가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보통 평지에서 저와같은 속도로 달린다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 지만, 저런 쇠줄을 타고 그것도 두 사람이 함께 손을 잡고 한줄만을 밟은채 저러한 속도를 낼수 있다는 것은 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만일 백의여인들이 아직 그녀들의 문주가 건너는 광경을 보지 않았었다면 혹 시 저 쇠줄이 건너기가 용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졌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 쇠줄이나 장소 역시 전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미,믿을수가 없어!......) (저들은 마치 지금 허공을 밟고 가는 것 같아......정말 사람도 아니야!) ......
백리운과 심옥산의 모습은 불과 쇠줄이 바람에 의해 두어번 출렁이는 사이에 이미 저쪽의 삼층전각 앞에 당도하여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잠시동안 그쪽을 향한 사람들의 시선은 거두어질 줄을 몰랐다.
특히 운지의 눈빛은 그윽한 환영을 담은채 언제까지나 백리운이 사라져간 방 향을 더듬고 있는 것 같았다. ......! * * * 건너편의 암봉에서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이 작은 암봉의 위에 세워진 삼층전각의 넓이는 사실 아주 넓기 짝이 없을 정 도였다.
백리운과 심옥산이 전각의 아래층의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마치 광장과도 같 이 넓은 대청이 나타났는데, 그 안에는 지금 예상했던 대로 수백명의 무림고수들이 마련된 훌륭한 팔선탁 앞의 의자에 앉아서 침묵을 지키며 중앙의 단상으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었 다. -중앙의 단상, 거기에는 지금 한명의 준수하기 짝이 없을 금의중년인이 뭐라고 이야기를 하 며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었다.
백리운과 심옥산이 잠시 입구에 서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동심각의 사람인듯한 한명의 중년인이 다가와 그들을 한쪽의 비어있는 팔선탁 의 자리로 안내를 했다.
대청안의 수백명의 사람들은 이미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력이 났는지 전혀 그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었다.
그들보다 조금 먼저 안으로 들어왔던 운백봉은 이미 다른 자리로 가버렸는지 쉽게 눈에 띄이지 않았다.
백리운과 심옥산이 앉은 그 팔선탁의 주위에는 두명의 초로인과 병장기를 찬 한명의 우락부락하게 생긴 중년대한, 그리고 삼십대의 여인 하나와 스물다섯 정도되어 보이는 젊은 청년이 하나 이 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들은 느닷없이 나이가 어리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남녀가 자신들의 주위에 나타나자 하나같이 크게 놀라는 표정이었으나, 곧장 다시 시선을 돌려 중앙의 단상을 주시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백리운과 심옥산은 중년인이 물러가자 절로 중앙의 단상쪽으로 다시 시선을 보냈다. -금의중년인, 이 사람은 사실 여러모로 백리운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할수가 있을 것이었 다.
그는 지극히 준수한 용모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복장이 중년문사와 비슷 하여 무림인이 아닌 서생을 방불케 하고, 뿐만 아니라, 그에게는 전혀 무림인다운 무형의 기운이나 눈에서 뻗어나오는 신광등이 느껴 지지 않고 있었다.
다만, 그 금의중년인이 백리운과 다른 점은 우선 그의 나이가 좀더 많고,또한 백리 운의 눈빛이 고요한 것과는 달리 그 눈빛이 지극히 맑고 지혜로와 보이고, 백리운이 전혀 아무런 느낌도 없이 평범해보이는 반면에 그 금의중년인의 전 신에는 마치 후광과도 같은 알수 없는 힘이 느껴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긴, 그외에도 분명 다른점이야 무수히 많겠지만 어쨌든 지금 장내의 수백명의 무 림인들의 시선을 모으게 하는 원인은 바로 그 후광같은 힘에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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