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장풍파랑 - 32편 (32/61)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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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장풍파랑 - 32편 (3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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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양호에서 쓴맛을 보았으니 형산에는 그보다 더한 천라지망을 쳐 두었을 것입니다." " .... " 담청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이나 실수할 서문중은 아니었다. "그럼 향과 이만 공자도 지금 형산에 있겠군요?" "확인은 해 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상강과 한수에도 같은 전갈이 갔겠지요.
만로방에서는 수로연맹의 힘을 한 푼이라도 더 형산에 끌어들이고 싶을 테니까요." "만로방이 영주를 잡기 위해 형산으로 주력(主力)을 옮겼다면 개봉 총단은 지금쯤 텅 비어 있겠군요." "글쎄요.
주황이나 서문중이 그토록 허술하게 행동할 놈들은 아니라 생각되는데...
파양호의 일로 봐서 어쩌면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호반영주를 잡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놈들이니... " 하빈이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기관(機關) 매복으로 형산을 복마전으로 만들어 놓았는지 아니면 주력을 몽땅 형산으로 옮겨 놓았는지는 이 채주께서 말씀해 주시겠지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하빈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 "이만 공자는 한수 이 채주의 유일한 아들이잖아요.
부랴부랴 형산으로 수하들을 끌고 갔겠죠.
상강의 오라버니는 물론 향이 어떻게 되던 모른 척 하겠지만... " "아!" 하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담청은 한수와 민강에는 사대행회에 대한 공격을 명하지 않았다.
금사강, 가릉강, 진강, 상강이 각각 사대행회의 하나를 맡도록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한수를 제외시켰던 이유는 이만을 인질로 만로방에서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에 대비해서였다.
물론 민강은 위무일의 외가(外家)였기 때문에 제외시켰다.
한수와 민강을 제외시킨 또 하나의 이유는 육대강 내에서도 한수와 민강에는 차별을 두어 향후 육대강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막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 "그러나 이 채주가 형산에 갔다 올 때면 이미 늦지 않습니까? 주황은 쌍십절 이전까지 그 여자를 찾아가라고 했는데... " " .... " 담청은 침묵을 지켰다.
그녀가 서신을 손마디 크기로 겹겹이 접었다. "호반영주에게 결국 서신을 전해 주지 않을 작정이군요?" "이 일은 내가 알아서 하겠어요." 담청이 피곤한 듯 말했다.
그녀가 손을 저었다.
하빈이 포권으로 읍을 하며 수룡채를 걸어나갔다.
담청은 태사의에 몸을 깊게 기댔다.
그녀는 꼬깃꼬깃 접었던 서신을 다시 폈다. - 마타룡! 귀하(貴下)께서 아끼던 여인이 형산 장사악(長沙嶽) 음풍곡(陰風谷)에 있으니 쌍십절 이전까지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만로방 총사 서문중 경백. '아끼던 여인이라... ' 담청은 실소를 흘렸다.
틀린 말은 아닌 듯 했다.
혼몽 중에 위무일은 제법 그 여자의 이름을 찾았었다.
찌익! 담청은 서신을 찢었다. "노류장화로 떠돌았다고 들었다.
그런 너에게 위 오라버니가 그만한 애정을 주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해라.
오라버니는 지금 할 일이 많다." 담청이 서신을 찢으며 중얼거렸다.
그녀는 장담할 수 없었다.
서신을 본 위무일이 형산으로 달려가지 않으리라는 것을...
형산으로 달려간다면 총채의 일은 둘째치고 자신의 자존심에 입을 상처를 견뎌 내지 못할 듯 했다.
자신의 일과 산고라는 여자 중 위무일이 어떤 것을 택할까 하는 궁금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파양호에서 두 번이나 자신에게 매달렸으므로 이번에도 자신의 뜻을 따르리라는 확신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원래 시험을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리고 한낱 남만의 계집과 아웅거리는 것도 싫었다.
과정이야 어쨌든 산고라는 여자가 죽으면 끝나는 일이었다. * * * "도대체 있을 법한 일이오? 그 여자는 아무래도 제 정신이 아닌 모양이오." 도연오가 탄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좀체 과한 말은 입에 담지 않는 도연오다.
사대행회를 치라는 명을 받은 후, 어지간히 갑갑함이 분명했다. " .... " 천태림은 맞장구를 쳐 줄 힘도 없었다.
수로연맹의 돌아가는 분위기는 그의 진을 빼고도 남음이 있었다.
도연오에게 흔들리는 모습을 별반 보이고 싶지 않았으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추운객 어르신을 찾았다고 들었소.
그 어르신께서는 무엇이라 하던가요?" 도연오가 이마에 주름살을 그리며 물었다. "만나지 못했소.
청류동(淸流洞)에 사람의 그림자가 끊긴지는 오래된 것 같았소.
먼지만 수북하더군." 천태림이 중얼거렸다. "추운객께서 그때 약속 하지 않았소? 이번 춘절의 만회까지는 청류동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그렇게 약속을 했지.
하지만 없었소.
어디 거처를 다른 곳으로 옮겼는지... " "다른 곳으로 옮겼다면 옮긴다고 말을 했을 텐데... " 도연오가 눈을 가늘게 떴다. "총채의 그 계집에게는 거처를 말해 주었는지도 모르지.
혹시 돌아올 것을 대비 청류동에 수하 한 명을 남겼소." 천태림이 냉랭하게 말했다. "추운객 어른을 찾지 못했으니 이제 장강에서는 위, 아래를 찾기 힘들겠군요.
그것 참! 어쩌다가 일이 이 지경까지... " 도연오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도연오의 맥 빠진 말에 천태림은 더욱 짜증이 났다. "태부인이라는 여자가 나에게는 적양로를 맡겼소.
고마운 일이지.
적양로는 다른 행회들 보다 훨씬 싸우기 편한 상대잖소.
제일 안된 사람은 아무래도 진강의 오 채주이겠지요.
북풍로의 힘도 힘이지만 그들은 인삼(人蔘)을 밀매하는 몇몇 조선인(朝鮮人)도 아우르고 있다고 하오.
원래 인삼로(人蔘路)를 오가는 조선인들의 실력이야 이 바닥에서는 쟁쟁하게 알려진 바라...
금사강은 황사로를 맡았겠지요? " 도연오가 천태림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천태림의 눈에 한광이 번뜩였다. "누가 누구에게? 건방진 계집!" 쾅! 결국 화를 참지 못한 천태림이 탁자를 쳤다. "그럼 천 채주께서는 총채의 영을 받지 않겠다는 말이오?" "총채는 채주들이 중지를 모아 결정한 일을 반령패로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은 있어도 영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은 없소! 수룡왕이 장강의 물길에 세운 법!" "하지만 그것은 평상시의 이야기고...
만로방이 파양호에서 전격적으로 공격을 해 오지 않았소? 이런 위기의 사태에는 총채가 영을 주도하는 것이 또한 장강의 관례.
굳이 영을 거부할 이유가 있다면 왜 우리만 사대행회와 싸워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것 뿐! 하지만 그렇게 반문하려니 조금 구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도연오가 쓴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 .... " 천태림의 얼굴이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참으로 곤란한 일이오." 도연오는 한숨을 쉬며 손가락을 까딱였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 속에 천태림의 짜증은 깊어만 갔다.
가릉강의 저 늙은 이무기는 변죽만 잔뜩 울린 채 결국 아무런 대안도 내어놓지 않고 있었다.
정말로 요절을 내고 싶은 자가 있으면 바로 저런 자였다. "어떻게 하면 좋겠소?" 의외로 침묵을 못 견뎌 한 자는 도연오였다. "우리 금사강은 이제껏 다른 수채의 눈치를 보며 일을 결정해 본 적은 없소!" 좋은 말로 현안을 풀어 나갈 시기임은 분명했다.
그러나 천태림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말은 비아냥거림이 다분했다.
그만큼 천태림은 지쳐 있었다.
도연오의 눈빛이 야릇하게 빛났다.
그도 천태림의 퉁명스런 말이 의외인 모양이었다. "그럼 금사강은 총채의 명을 따르지 않겠다는 말이오?" "따르지 않겠다고 하는 자가 도대체 누구요? 만로방은 우리의 적이오! 원래 우리 금사강은 만로방과의 화해에도 반대를 했었소.
화해를 하자고 가장 앞장서던 계집이 이제는 싸우자고 난리를 부리니...
거부할 이유가 없지!" 한 번 틀어진 천태림의 심사는 펴질 줄 몰랐다.
천태림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연오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내당을 나서려는 천태림을 잡았다. "천 채주, 앞서 한 약속들을 잊었소.
어쨌든 매듭은 보아야 할 것 아니오." 애써 태연한 척 하려 했으나 도연오의 눈빛은 황당함으로 역력했다.
천태림이 이렇게 거세게 나올 줄 몰랐기 때문이다. "천 채주께서 설마 이 정도의 일에 총채주의 자리를 포기할 줄 몰랐소." 도연오가 질책하듯 엄숙하게 말했다. "총채주 자리를 누가 포기한다는 말이오? 다만 더 이상 채주들에게 총채주 자리를 구걸하듯 얻으러 다니지 않겠다는 것이오.
총채주 자리는 화인 제놈의 실력과 금사강의 힘만으로도 충분히 얻을 수 있소." "물론 금사강이 장강제일수채(長江第一水寨)임을 모르는 자가 누가 있겠소.
하나...
상대는 총채고 마타룡이오." "춘절의 만회 때 정당하게 결판을 볼 것이오.
생각이 있다면 채주들은 알겠지.
총채의 그 어린 핏덩이가 장강에 도움이 될지 내 아들놈이 도움이 될지." "채주들이 그 같이 생각할지...
원래 채주들이야 장강이야 어찌 되던 제 밥그릇만 먼저 생각하는 자들이 아니오?" "그것이 각 수채의 선택이라면 따를 도리밖에!"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 것 같소.
이제껏 쌓아 온 공을 생각하시오." 도연오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떴다. "마타룡, 그놈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우리에게 유리했지.
각 채주들의 마음이 바뀐 것은 마타룡의 힘에 대한 경외! 그들이 그렇게 힘을 숭상한다면 우리도 힘을 보여 줄 것이오.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 도 채주, 지켜보시오.
우리 금사강이 황사로 놈들을 어떻게 처치하는 가를...
그리고 우리 아이의 힘을...
화인은 잡배들의 무공이 아닌 대 청성파의 무공을 익혔소.
마타룡에게 질 것 같소? 칼을 맞대야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일전을 피했을 뿐! 누구라도 싸우기를 원한다면... " 천태림이 이를 질끈 깨물었다.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고 생각하자 천태림의 결단은 폭류로 쏟아지는 금사강의 물결 같이 빨랐다.
그것은 그의 적성에도 맞았다.
원래 금사강의 사람들은 중원인들 처럼 권모술수로 비비꼬는 것을 싫어했다. "쌍십절에 보겠소!" 휙! 천태림이 등을 돌렸다.
도연오는 미간을 좁혔다. '큰일이다.
저자가 이렇게 나올 줄이야.' 도연오는 초조했다.
정말로 그는 지금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금사강이 황사로를 공격한다면 천태림은 그의 성격대로 황사로를 쑥밭으로 만들어 놓을 것이다.
그럼 그의 가릉강도 그만큼 싸워야 한다.
적양로와 눈가림으로 싸운다면 장강 동도들의 비난을 영원히 면할 길 없기 때문이다.
만로방은 수로연맹의 영원한 적! 적양로를 쑥밭으로 만든다면 물론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만한 승리를 얻기 위해 가릉강이 치러야 할 대가는 얼마나 될지...
금사강은 원래 강한 수채라 황사로와 일전을 겨루어도 수채가 휘청거릴 정도의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릉강은 그만한 실력이 없었다. '적양로를 상대로 이기기나 할까?' 도연오의 고민은 바로 그것에 있었다.
난국을 타개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총채를 방문 태부인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싸움을 피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 태부인에게 머리를 숙인다면 적양로와 눈가림으로 싸우는 것 이상의 조소를 장강 동도들로부터 받을 것이 뻔했다. '어쨌든 천 채주의 마음을 돌려 적양로와의 정면 충돌은 피해야 된다.' 도연오의 마음이 급했다.
그가 체면도 잊고 후다닥 천태림의 발길을 막았다.
천태림이 냉랭한 눈으로 도연오를 쏘아보았다. "우리가 화인, 그 놈을 총채주에 앉히려고 하는 이유는...
당연히 수로연맹이 번성했으면 하는 충정 때문이 아니었겠소.
그 중요한 일을 어찌 천 채주, 혼자서 다 하시려 하오." 도연오가 수염을 쓸며 말했다. " .... " 천태림이 사자(獅子) 눈에 힘을 주었다. "천 채주의 실력만으로도 화인을 총채주 자리에 충분히 앉힐 수 있다고 생각하오.
내 말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하면 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뜻이오.
술이나 한 잔 나누며 좀 더 깊이 이야기를 해 봅시다.
여봐라! 배에 술상을 준비하라!" 도연오가 수하들에게 고함을 쳤다.
그가 천태림을 이끌고 나루터로 향했다.
천태림도 홧김에 독행(獨行)을 선언했지만 그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못 이기는 척 도연오를 따랐다.
작은 목선(木船)은 송자주(松子酒)의 맑은 향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천태림과 도연오는 술을 입에도 대지 않았다.
쪼르르! 술시중을 들던 어린 계집이 술잔을 강물에 부었다.
향이 이미 다 날아갔기 때문이다.
천태림과 도연오는 술상이 아니라 서탁을 마주 대하고 있었다.
도연오는 무엇인가를 열심히 쓰고 있었다.
금사강, 민강, 가릉강, 오강...
도연오가 종이에 적고 있는 것은 수로연맹에 가입해 있는 각 수채였다.
그는 수양강(水陽江)을 적는 것으로 붓을 놓았다. "자! 이제 한 잔 합시다." 도연오가 비로소 천태림에게 술을 권했다.
천태림이 한 잔의 술을 들이키고 도연오에게 술잔을 넘겼다.
도연오가 맑은 향을 음미하며 천천히 송자주를 들이켰다. "상류(上流)부터 더듬어 봅시다.
금사강, 가릉강은 당연히 '가(可)' 자를 붙여야겠지요." 도연오는 금사강과 가릉강의 옆에 '가'를 적었다. "타강은 어떻소? 원래 타강은 민강의 의사를 존중했지요?" "그럼 타강은 '부(否)'외다.
순무당주, 모삼풍이라는 놈도 요즘 그곳에서 설치고 있다고 하던데... " 천태림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런! 이런! 모삼풍이라는 놈이 왜 그곳에? 근자에 총채 수하들의 행보가 영 마음에 들지 않소.
도대체 총채 일은 하고 있는지 모르겠소.
모두 소주인이라는 핏덩어리를 총채주에 앉히는데 전력하고 있느니...
이번 쌍십절의 만회에서는 그것부터 따져야겠소.
커흠!" 도연오가 얼굴을 찌푸리며 헛기침을 했다.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일전에도 내가 한 번 말씀드렸을 것이오.
민강은 그렇게 태부인이라는 여자와 가깝지 않소.
총채와 내왕(來往)이 전혀 없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지요.
사실 만로방과의 화해를 가장 반대한 곳이 호반영채, 그 다음이 민강 아닙니까? 그런데 태부인이라는 여자가 화해를 강행했으니 기분이 좋을 리 없겠지요." "설마 그런 일로...
아시다시피 마 채주는 개인의 일로 장강의 대사(大事)를 논하는 사람이 아니오.
나중에는 결국 그도 화해를 어쩔 수 없었던 상황으로 받아들였소." "그래도 태부인에 대한 껄끄러운 감정은 그대로 남았을 것이오.
마 채주가 자신의 매부인 호반영주를 얼마나 따랐는지는 장강의 동도들이 모두 알고 있소.
그리고 천 채주가 말씀하신대로 마 채주는 개인의 일로 장강의 대사를 논하는 사람이 아니오.
생각이 있다면 당연히 화인을 총채주로 밀겠지."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소만...
잊었소? 민강의 마 채주는 마타룡의 외숙이오." "바꾸어 말한다면 마타룡은 마 채주의 조카지.
외숙이 조카의 말을 듣는 것이 온당하오 조카가 외숙의 말을 듣는 것이 온당하오?" 도연오가 자신 있게 소리쳤다. " .... " 천태림은 생각에 잠겼다.
도연오의 말을 '전혀 아니올시다'라고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민강 수채 사람들의 과묵함은 예전부터 알려진 것이니 찾아가서 묻는다고 하더라도 마 채주는 쉽게 자신의 의중을 내비치지 않을 것이오.
그리고 그는 원래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할 뿐 누구의 간섭도 싫어하는 사람이니...
천 채주께서 타강에 먼저 가 보겠습니까?" "타강은 금사강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 볼 생각이었소." "잘 되었군요.
타강의 분위기를 유심히 살펴보십시오.
타강은 예전부터 민강에 유난히 가까웠으니 타강의 분위기를 살피면 민강의 의사를 알 수 있을 것이오.
민강과 타강에 가부(可否)를 결정 짓는 문제는 그 이후 결정하도록 합시다." 도연오는 민강과 타강은 공란으로 남기고 넘어갔다. "상류 수채로는 이제 오강이 남았군요.
오강은 원래 도 채주의 바깥뜰이 아니었소?" "물론이오! 근자에 조짐이 좋지 않지만 오강만은 내가 반드시 책임지겠소." 휙! 도연오가 재빨리 오강 옆에 '가'를 적었다. "이제 동정호 수계인가?" 그가 상강, 자수, 원강, 예수의 아래에 굵은 먹물로 일(一) 자를 그었다. "원강에 갔다 오셨지요.
송 채주의 반응은 어떻던가요?" "겁에 질려 놀란 토끼처럼 우왕거리고 있을 따름이오.
마타룡의 고함 한 번에 그는 절로 허물어 질 것이오." 천태림이 냉랭하게 말했다. "쌍십절의 만회 때, 우리 육대강주들이 그 자를 전폭적으로 비호하고 나선다면 문제는 달라지겠지요.
상강의 담 채주에게 서신을 보내겠소.
송 채주를 찾아가 우리 일을 돕는다면 절대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는 말을 전하라 하겠소." "흥! 나는 상강의 그 젊은 채주도 믿지 못하겠소.
파양호에서 돌아오는 태부인에게 책이나 잡힐까 죽자고 배를 저어 보냈더군." 천태림이 한광을 쏟았다. "그런 식으로 말씀하신다면 우리편으로 끌어들일 자는 아무도 없소.
대강, 소강할 것 없이 모두 흘러가는 대세에 몸을 맡기고 있소.
그들을 탓할 바가 못되오.
상강은 이번에 남뇌로를 맡았소.
그의 고민도 우리 이상 클 것이오.
그렇게 따진다면 태부인은 실수를 한 것입니다.
궁지에 몰린 담 채주가 기댈 곳은 천 채주밖에 더 있겠소.
허허허!" 도연오가 수염을 쓸며 껄껄댔다.
그가 일필휘지로 상강과 원강에 '가'를 적었다. "자수의 국 채주, 그놈은 완전 '부'고 예수의 사정은 근자에 소강들이 가지는 입장과 다르지 않소." 천태림의 말에 도연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수에 '부'를 적고 예수에도 잠시 망설이다 '부'라 적었다. "한수와 민강은 이번 사대행회를 공격하는 일에 빠졌소.
그 일도 마음에 걸리오." "신경 쓸 것 없소." 도연오가 자신만만하게 한수에 '가'를 붙였다. "무슨 이유로?" "이 채주의 아들놈은 파양호에서 만로방의 인질이 되었소.
이 채주는 아들놈을 구하러 갔겠지.
하지만 그 일이 어디 혼자 힘으로 가능한 일인가? 총채에서는 도움을 줄 여력이 없는 모양이던데...
아들의 목숨이 중요한가 만로방과의 일전이 중요한가? 밖으로야 어쨌든 속마음은 당연히 아들을 살리고 싶을 것이오.
그럼 어떤 식으로든 만로방과 타협을 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총채의 분위기는 이미 만로방과의 일전을 결정 짓고 있소.
싸우고 싶지 않아도 마타룡의 눈 때문에 싸우지 않을 수 없을 것이오.
그러면 결과는 뻔한 것 아니겠소.
아들을 찾지 못한 이 채주의 화가 결국은 어디로 가겠소?" "맞는 말이오.
그리고 원래 한수의 이 채주는 우리와 뜻을 같이 하던 자!" 천태림은 도연오가 한수에 '가'를 찍는데 동감을 표했다.
천태림과 도연오의 눈이 이제 파양호 수계로 넘어갔다. "감강, 무하, 요강, 신강, 수강, 파양호 수계는 모두 총채를 지지할 것이오." 천태림이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도연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감강, 요강, 신강, 수강 옆에 '부'를 적었다. "무하는 왜 빠뜨렸소?" 천태림이 물었다. "껄껄껄! 당연한 일 아니오.
상확이 총채에 전권을 위임했다고는 하나 무하의 젊은 채주가 그의 말을 들을지...
마타룡은 제 아비를 죽인 자이고 총채는 그 일을 방조했소.
몇 마디 말을 화를 돋구면 우리편에 설 것이오.
내가 책임지겠소." 도연오가 소매를 걷으며 자신 있게 무하에 '가'를 적었다.
그리고 파양호 수계의 나머지는 '부'였다.
파양호 수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감강의 명 채주에게는 그간의 정으로 밀어붙이면 '부'는 적히지 않게 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도연오는 천태림에게 옹색하게 '가부'를 결정 짓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천태림도 바랄 것임이 분명했다. "청익강, 수양강, 진강... " 도연오가 노래를 부르듯 장강 하류(下流)의 수채들을 불렀다.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사대행회 중 북풍로가 제일 강하오.
진강의 오 채주도 이번 싸움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겠지.
오 채주는 원래 제 것은 한 치라도 남에게 내놓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니... " 도연오가 기세좋게 진강 옆에 '가'를 적었다. "청익강과 수양강은 어떻소?" "사실 그쪽은 나도 잘 모르오.
오 채주에게 맡겨 보도록 합시다.
하지만 소강의 분위기가 반 대채의 흐름으로 가고 있으니... " 도연오는 마지막으로 청익강과 수양강에 '부'를 적었다. "어떻소? 내가 표시한 가부가 공평함을 잃은 것 같소?" 그가 가부가 적힌 각 수채의 연명부를 들었다.
천태림이 연명부를 흘깃 쳐다보며 시비로부터 술잔을 받았다.
그가 술잔을 비운 후, 도연오에게 건넸다. "가릉강, 금사강, 한수, 상강, 진강, 오강, 원강, 무하의 여덟 수채가 한 편이고 자수, 예수, 감강, 요강, 신강, 수강, 청익강, 수양강의 여덟 수채가 다시 한 편이라...
민강과 타강은 미정(未定)!" 도연오가 연명부를 탁 접으며 술잔을 받았다. "어떻소?" 그가 술잔을 느긋하게 들이키며 물었다.
이만하면 조급히 나설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태도였다. "생각 보다 총채에 반대하는 자들이 많습니다." 각 수채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의외로 백중지세(伯仲之勢)가 나오자 천태림은 적이 안심이 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하니 역시 아직도 저울추는 총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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