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천중행 - 검 - 44편 (44/4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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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천중행 - 검 - 44편 (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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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으로 검강을 구사하다니!" 허공에 떠 있던 북궁후의 입에서 탄성이 터졌다.
검도 최상승의 경지에 이르러야만 발출할 수 있는 무형의 강기가 바로 검강이 아 닌가! 헌데 십이 명이 모두 검강을 구사하니 이 어찌 놀라운 일이 아니겠는가! 북궁후가 허공으로 솟구치자 십이검수가 좌악 확산되었다.
헌데 그들이 서 있는 방위는 실로 교묘하여 북궁후가 어느 곳에 내려서도 그들의 검진 안에 갇히게 되어 있었다. '음, 놀랍다! 누가 이들을 훈련시켰단 말인가?' 북궁후의 신형이 허공에서 한 바퀴 선회했다.
다음 순간 그의 신 형이 서서히 한곳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무서운 검세가 북궁후를 쓸어왔다.
그 속도는 무섭게 빨랐고 일 장 두께의 철판이라도 베어버릴 만큼 혹독한 것이었다. ■ 검 3권 제30장 죽음의 성(城)! -2 ━━━━━━━━━━━━━━━━━━━━━━━━━━━━━━━━━━━ ② 북궁후의 짙은 검미가 꿈틀했다.
그의 수중에서 두 가닥 검광이 무지개처럼 뻗어나 십이검수의 검진에 부딪혀 갔다.
북궁후의 손이 진동되었다.
영웅검과 천패검의 예기도 그들 앞에 서는 소용이 없었다.
번개같은 한 무더기의 묵광이 북궁후를 덮쳐왔다.
십이검수가 다 시 회전을 시작하며 북궁후를 향해 검을 쳐내고 있었다. "차앗!" 북궁후의 몸이 기이하게 움직이며 그들의 검세를 비켜냈다. "하하하! 북궁후! 소용없는 일이다!" 돌연 한 곳에서 괴이한 대소가 터져나오지 않는가.
북궁후의 눈이 커졌다.
십이검수의 뒤쪽에서 한 명의 준미수려한 미공자가 서서히 걸어나 오고 있었다.
네모진 얼굴에 야망이 이글거리는 강렬한 눈빛을 가진 그는 바로 천마협 사마기가 아닌가! "호, 역시 자네였군." 북궁후의 눈이 좌우를 쓸었다. "누구를 찾는가?" 사마기가 의혹의 눈으로 물었다. "후후, 자네가 모든 배후의 주모자가 아님을 나는 이미 짐작하고 있네.
그는 어디에 있는가?" "그...?" 사마기의 눈에 경악이 어렸다. '흠!' 사마기의 표정을 살피던 북궁후의 눈에 이채가 스쳤다. '과연 누가 있기는 있군!' 이때 흑의검수가 또다시 북궁후를 향해 덮쳐오고 있었다.
헌데 문득 북궁후의 신형이 번쩍 하더니 빠른 속도로 십이검수의 검진에서 빠져나와 뒤로 후퇴하는 것이 아닌가! "너희들을 상대할 분이 있으시다!" 북궁후는 어느새 흑의검수들에게 십 장이나 떨어진 곳에 내려서며 낭랑히 외치고 있었다.
설원의 한쪽 허공에서 돌연 이 인이 솟아 났다.
나이를 분간할 수 없는 한 명 노인과 절세의 용모를 지닌 소녀였는데 그들의 경공은 그야말로 구름이 다가오는 듯 부드러운 가운데 믿을 수 없이 빨랐다. "호호호, 대가! 늦지는 않았지요?" 낭랑한 옥음을 터뜨리는 소녀는 바로 노옥정이었다. "호호호, 저 괴물같은 놈들은 우리 태상노군께서 상대하실 것이에 요." 노옥정의 옆에는 한 노인이 조용히 서 있었다.
헌데 노인의 눈에 는 아무런 감정도 깃들어 있지 않았다.
마치 어린아이의 눈이라 할까? 그는 눈 앞의 것을 보고 있지도 않는 듯한 기도로 오직 노 옥정의 표정만을 살피고 있었다. "하하, 부탁하오!" 북궁후가 낭랑히 외쳤다. "노군! 저들을 막아주세요." 노옥정이 노인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노인이 감정없는 눈을 돌려 십이검수를 바라보았다.
북궁후가 노인을 바라보며 내심 탄식했다. '으음, 천외유협 가석규, 이백 년간이나 빙옥에 갇혀 있어 인성을 상실했다.
겨우 마성을 제거하기는 했으나 지금은 백치와 다를 바 없다고 했지!' 노인이 바로 빙옥에 갇혀 있던 천외유협 가석규란 말인가? 두말할 것도 없이 아무런 표정을 보이지 않고 서 있는 노인은 천 외유협 가석규였던 것이다.
노옥정은 기실 그를 구하기는 했으나 이미 한음지기가 골수에 스 며들어 겨우 마성만을 제거했을 뿐 지력(智力)까지는 회복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천외유협이 마치 산보하듯 한가롭게 십이검수에게 다가갔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사마기가 냉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저따위 폐물로 십이대천마를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단 말이냐?" "훗! 두고보면 알겠지!" 북궁후가 조용히 웃었다.
이때 십이대천마는 북궁후 대신 새로 그들 앞에 나타난 천외유협 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가공할 검세가 무서운 속도로 천외 유협의 몸에 작렬했다.
빠지직! 하는 소음과 함께 뜻밖에도 천외유협의 몸이 실 끊어진 연처럼 허공을 날아갔다. "하하, 우스운 일이군!" 사마기가 어이가 없다는 듯 냉소를 터뜨렸다.
십이대천마의 일격에 천외유협이 맥없이 나가 떨어지니 웃지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헌데 다음 순간 사마기의 내심으로 경악성이 터졌다.
천외유협이 지면에 떨어지기 무섭게 퉁겨져 일어났다 싶은 순간 그의 몸이 한가닥 번개가 되어 십이대천마의 가운데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동시에, 쐐애액! 하는 뼈골시린 음향과 함께 천외유협의 전신에서 가공할 빙한지기가 뻗어나오기 시작했다.
북궁후가 냉소하며 사마기에게 다가갔다. "후후, 저 사람의 몸은...
천하의 그 무엇으로도 상처 하나 남길 수 없다.
그것이 설사 검강이라고 할지라도! 후후...
진정한 금강 불괴이지." 천외유협의 몸은 이미 그 어느 것으로도 상할 수 없는 불사(不死) 의 몸이었다.
그를 죽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세월밖에 없었던 것 이다. "크아악!" 처절한 비명이 허공을 찢었다.
쩡! 하는 소름끼치는 음향과 함께 한 명의 천마가 그 자리에서 멈 추어 섰다.
헌데 그는 놀랍게도 전신이 얼어붙어 있었다.
옆에 있던 동료가 무심코 그의 어깨를 건드린 순간 돌연 그의 몸 이 쩌적! 갈라지면서 그대로 폭삭 주저앉는 것이 아닌가! 그는 순식간에 얼음조각으로 변해 있었다.
부서진 얼굴 한쪽에 붙어 있는 눈이 경악으로 휩뜨여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모골이 송연하게 만드는 광 경이었다. ■ 검 3권 제30장 죽음의 성(城)! -3 ━━━━━━━━━━━━━━━━━━━━━━━━━━━━━━━━━━━ ③ 천외유협의 손에서는 혹독하기 이를데 없는 음한지기가 쏟아져 나 오고 있었다.
강철이라도 얼려버릴 듯 엄청난 빙백지기였다.
비로소 상대가 공포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십이대천마 의 움직임이 신중하게 변하고 있었다.
이때 북궁후의 눈이 사마기에게 돌려졌다. "후후, 사마기.
나는 너와 멋있는 격돌을 하고 싶어 힘을 아끼고 싶었다!" 그의 손에 쥐어져 있는 영웅검에서 은은한 뇌성이 울리는 것을 보 고 사마기의 얼굴이 굳어졌다.
허나 그 역시 일대의 효웅이 아니 던가.
사마기는 담담이 웃으며 허리의 검을 끌렀다.
북궁후의 눈에 이채가 스쳤다.
사마기의 검은 훌륭한 명검이기는 했으나 의당 그가 가지고 있으리라 짐작했던 사대전설 중의 하나 인 마검(魔劍)은 아니었던 것이다.
북궁후는 집히는 게 있어 물었다. "사마기! 마검은 네 사부가 지니고 있느냐?" 이것은 뜻밖의 질문이었다.
사마기가 움찔하는 것 같더니 빙그레 웃었다. "하하, 너 따위를 상대하는데 마검이 필요하겠느냐?" 북궁후는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훗! 역시 투령신옹 추린의 말대로 너의 뒤에는 배후인물이 있었 군.' 사마기가 천천히 검을 앞세웠다.
북궁후는 익히 그의 내력을 알고 있는지라 감히 경시하지 못하고 자세를 바로 잡으면서 기수식을 취했다.
그는 여타의 무공으로는 그를 제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내심 천 혜검경의 구결을 떠올리고 있었다.
천혜검경을 운용하자 즉시 그의 표정이 잔잔하게 가라앉으면서 눈 빛은 마치 대자연의 그것처럼 고요하게 변했다.
이때 후우욱! 하는 일진의 기음과 함께 돌연 검을 앞세우고 있던 사마기의 신형이 뿌옇게 흐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마치 주위의 대 기를 흡수하여 그것과 함께 동화되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신형이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잠시 후 그의 모습은 완 전히 시야에서 사라지고 경이롭게도 그 자리에는 한 자루의 검만 이 홀로 둥실 떠 있었다.
북궁후의 눈에 놀람의 빛이 떠올랐다. '신검합일(身劍合一)!' 영웅검을 잡고 있는 북궁후의 손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사마기는 검도 최상승의 경지인 신검합일을 펼치고 있는 것이었 다.
사마기의 검 주위에 기이한 회오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점차 그 범위를 넓히더니 속도가 빨라지면서 주위의 눈들 을 휩쓸었다.
사마기의 주위에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눈보라 속에서 사 마기의 검(劍)은 서서히 붉은 빛을 띄우더니 이내 은은한 뇌성과 함께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뇌성은 점점 커졌고 검은 마치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이 격렬하 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우리에 갇혀 날뛰고 있는 맹수 (猛獸)를 보는 것 같았다.
눈보라는 더욱 거세어졌다.
방원 이십여 장을 뒤덮으면서 맹렬한 속도로 회오리치고 있었다.
북궁후는 바짝 긴장을 하고는 영웅검을 아래로 늘어뜨렸다.
그는 천혜검경의 구초검예중 제일초인 비류신검의 초식을 시전하 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공력을 끌어올리자 영웅검의 검극에서 푸른 기류가 흘러나오 고 있었다.
기류는 마치 누에의 실처럼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그것은 다시 기 어올라오더니 검신을 휘감으면서 오색영롱한 서기를 뿌리고 있었 다.
사마기의 검이 수평으로 검신을 눕히고 있었다.
검극이 북궁후를 향했다.
그순간 북궁후는 가슴에 화끈한 통증을 느끼고는 흠칫하 였다.
순간적으로 사마기의 검이 자신의 가슴을 꿰뚫고 지나간 듯 한 착각이 들었던 것이다. '대단한 검세다!' 사마기의 검은 이제 막 혈정(血井) 속에 담갔다 꺼낸 듯 시뻘건 적색으로 물들어 있었는데 그 광체가 얼마나 강렬한지 북궁후조차 감히 직시하지 못하고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북궁후는 비류신검을 십이성으로 끌어올렸다.
그때 사마기의 폭갈 이 터졌다.
눈 앞에 붉은 빛이 희끗하는 순간, 훅! 하는 뜨거운 열기를 북궁 후는 느낄 수 있었다.
사마기의 적검(赤劍)이 코 앞에 들이닥치고 있었다.
북궁후는 가슴이 섬뜩하였다. '검마존보다 최소한 열배는 더 빠르다!' 다음 순간 그는 전력으로 비류신검을 폭발시키면서 튀어나갔다.
슉! 하는 바람빠지는 듯한 기묘한 음향이 허공에서 들리며 두 개 의 그림자가 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그들이 교차되는 순간 아 무런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순식간에 교차되어 각자의 위치를 바꾸어 내려서고 있었다. ■ 검 3권 제30장 죽음의 성(城)! -4 ━━━━━━━━━━━━━━━━━━━━━━━━━━━━━━━━━━━ ④ 두 사람은 오 장여의 거리를 두고 등을 돌리고 내려선 채 한동안 미동도 하지 않았다.
문득 북궁후의 검미가 꿈틀하였다.
그는 자신의 앞섶을 내려보았 다.
앞섶이 한자 길이로 길게 갈라져 속옷이 드러나 있었다. '맙소사!' 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간발의 차이로 그는 살수를 면한 것이 었다. '내가 그를 너무 가볍게 보았구나! 그는 검마존보다 뛰어난 것이 아니라 아예 차원이 다른 검도에 도달해 있었다!'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이때 사마기 역시 몸을 돌리고 있었는데 그는 북궁후의 앞섶이 베 어진 것을 보고는 빙그레 미소를 흘렸다. "하하, 제법이군." 그는 자신의 일검이 북궁후에게 흔적을 남긴 것을 알고는 자신감 에 넘쳐 있었다.
북궁후는 고소를 흘렸다. "호오, 자네도 제법이군." 북궁후가 조금도 두려워하는 빛이 없자 사마기의 얼굴이 굳어졌 다.
그의 얼굴에 으스스한 냉기가 떠올랐다. "북궁후...
이제는 끝장을 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 그의 전신에서 가공할 살기가 피어올랐다. "훗! 내가 할 소리군." 북궁후가 빙긋 웃으며 검을 세웠다.
사마기가 입술을 깨무는 것이 보였다.
그는 시종일관 북궁후가 태 연하자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았다.
돌연 사마기가 검을 아래로 늘어뜨렸다.
순간, 확! 하면서 느닷없이 그의 검극에서 불꽃이 일어나더니 순 식간에 검신 전체가 이글거리는 화염(火焰)에 휩싸이는 것이 아닌 가! 검신에서 일렁이는 불덩이에 의해 사마기 주위에 두텁게 깔려 있 던 한 자 두께의 만년빙설(萬年氷雪)들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십여 장 안이 순식간에 녹아버렸고 거무스름한 땅들이 모습을 드 러냈다.
북궁후의 입에서 침음이 터져나왔다. "혈옥수라검(血玉修羅劍)!" 그는 내심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비로소 사마기의 입 가에 득의의 미소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 혈옥수라검.
일명 경천열화검(驚天熱火劍)이라고도 불리운다.
고금십대마병(古今十大魔兵) 중 서열 일위의 검으로 사대전설신검 (四大傳說神劍)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는, 단지 전설로만 내려져오던 검이었다.
호수에 검을 담그면 순식간에 호수가 불바다가 되어버린다는 신비 의 검이기도 했다.
무림사기(武林史記)에 전설로만 기록되어 있을 뿐 단 한 번도 모 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바로 그 악마의 검이 사마기를 통해 출현하 고 있었다. ■ 검 3권 제30장 죽음의 성(城)! -5 ━━━━━━━━━━━━━━━━━━━━━━━━━━━━━━━━━━━ ⑤ "간다!" 슉! 하는 소음과 함께 사마기의 몸이 십여 장 높이로 떠올랐다.
백야에 화염이 이글거리는 한 자루의 적검을 들고 허공에 떠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이제 막 유명도(幽冥道)를 뛰쳐나온 염제(炎帝) 같았다.
화광(火光)에 물들어 시뻘겋게 변해버린 그의 얼굴이 악귀처럼 웃 더니 돌연 섬칫한 귀곡성을 터뜨리면서 선 채로 북궁후에게 날아 왔다.
그가 날아오는 주위의 대기가 용암처럼 들끓고 있었다.
쐐애애액! 그는 비록 선 채로 날아오고 있었지만 그 속도는 가히 전광석화와 같았다.
움직였다 싶은 순간 이미 혈옥수라검이 북궁후의 주위 십 여 장 안을 화염으로 뒤덮었다.
북궁후는 혈옥수라검의 위력에 섬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질식할 것 같은 열기가 호흡조차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그가 은연중에 펼치고 있던 호신강기(護身剛氣)까지 빠지직! 하는 불꽃 을 튕기며 타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삼 장 앞으로 다가온 사마기의 혈옥수라검이 호선을 그렸다.
호선 을 따라 허공에 거대한 불덩이의 환(環)이 만들어졌다.
사마기의 눈에서 흉광이 뿜어지면서 폭갈이 터져나왔다.
순간 불 덩이의 환과 함께 사마기는 혈옥수라검을 앞세우고 수평으로 쏘아 져 왔다.
이때 북궁후의 무릎이 살짝 굽혀졌다 싶은 순간 그의 신형이 뜻밖 에도 퉁기듯 뒤로 물러섰다.
헌데 그것도 잠시 그는 돌연 영웅검을 수평으로 뻗으면서 사마기 와 똑같은 각도에서 그대로 튀어나가고 있었다.
그는 마치 활시위를 당겼다 놓은 것 같은 탄력을 이용하여 속도를 배가하여 혈옥수라검에 정면으로 맞부딪쳐간 것이다.
사마기의 눈이 돌연 휩뜨여졌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변괴가 일 어난 것이다.
빠른 속도로 날아오던 북궁후의 영웅검이 돌연 일 장여의 거리에 서 흐릿하더니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사마기는 대경실색하였다. '뒤쪽이다!' 그는 직감적으로 영웅검이 뒤쪽으로 돌았다고 생각하고는 혈옥수 라검의 방향을 꺾으면서 몸을 뒤집었다.
헌데 그때 사마기는 등짝 에 불에 데인 듯한 화끈한 통증을 느꼈다. '아차! 허초였구나!' 퍼억! 영웅검이 그의 등짝에 쑤셔박히고 있었다. "크아악!"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시뻘건 피보라가 허공에 확 뿌려지고 있었다.
파라라락! 사마기의 신형이 돌풍처럼 회오리를 치면서 십여 장 밖으로 날아 가고 있었다.
그는 역회전을 하면서 속도를 늦추더니 하나의 고목나무 앞에 내 려섰다.
그는 울컥 한 모금의 선혈을 토해내더니 휘청하면서 물러서다가 고목나무에 등을 기대었다.
그 순간 사마기는 등판에 또다시 극렬한 통증을 느꼈다. "허억! 허억!" 그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자신의 앞가슴을 내려다 보았다.
시뻘건 피를 뚝뚝 흘리는 검극이 앞가슴으로 삐죽이 나와 있었다. '아아! 빌어먹을!' 그는 마침내 자신의 죽음을 직감했다.
그의 흐릿한 시야속에 한 사내가 내려서는 것이 보였다.
약간의 화기(火氣)를 입은 듯 의복 이 검게 변한 북궁후였다.
그는 침착하게 내려서더니 이내 예의 태연하고 담담한 모습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마기는 참담한 기분이었다.
한동안 멍하니 북궁후를 바라보던 그의 피묻은 입술이 열렸다. "네가...
전개한 초식은...?" 북궁후가 잔잔한 미소를 흘렸다. "기환신검(奇幻神劍)...." 북궁후는 천혜검경의 제삼초인 기환신검을 전개했던 것이다. "쿨럭! 쿨럭!" 사마기가 심하게 기침을 하더니 또 한모금의 핏덩이를 토해냈다.
눈 위에 퍼진 핏덩이에는 조각난 내장부스러기가 가득하였다.
북궁후의 눈빛이 암울하게 젖어 갔다.
북궁후가 만일 천혜검경을 얻지 않았다면 운명은 바뀌었으리라. "사마기...." 북궁후의 음성이 어쩐지 허탈하게 울리고 있었다. "너에게 야심이 없었다면...
우리는 좋은 지기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사마기의 무릎이 꺾였다. "사마기! 알려다오! 누구냐? 나는 이미 대략 짐작하고 있다.
허나 네 입으로 직접 듣고 싶다.
너의 뒤에는 누가 있느냐?" 사마기의 눈이 북궁후를 올려다 보았다. "너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지....
그는 바로 백도의 영웅인 천 기신군 모용선학이다." 북궁후의 눈이 부릅떠졌다. '역시...
그 분이었단 말인가!' 짐작은 하고 있었으나 막상 사마기의 입으로 직접 듣게 되자 북궁 후는 크나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진정 놀라운 일이 아닌가! 북궁후는 물론 전무림이 만류교의 서문유허로 변장한 서문규와 천 기신군에 의해 농락당해왔던 것이다. ■ 검 3권 제30장 죽음의 성(城)! -6 ━━━━━━━━━━━━━━━━━━━━━━━━━━━━━━━━━━━ ⑥ 북궁후는 또다시 가슴 저 밑바닥에서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오 르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어금니를 깨물고 있었다. "허나...
이미...
늦었다." 사마기의 눈에 사신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신군은...
묵옥악마상이...
없어도...
혈륜마성을 열 수 있는 방 법을 찾아 내었다." 북궁후의 표정이 홱 변했다. '묵옥악마상이 없어도 혈륜마성을 열 수 있단 말인가!' 사마기가 다시 기침을 하더니 고개를 떨구면서 입을 열었다. "천기...
신군은...
마검으로 혈륜마성의 주위에 펼쳐져 있는 금 제를...
파괴시킬 수 있다고 했다." "무엇이!" 북궁후가 경악성을 터뜨렸다. "그...
그래서 마검을 그가 지니고 있단 말이냐?" 그는 다그치듯이 물었다.
사마기의 몸이 점점 앞으로 굽혀지고 있었다. "정확히 한 달 후...
혈륜마성이 열릴 것이다...." 사마기의 음성이 점차 미약해졌다.
그의 머리가 힘없이 차가운 빙 원설지에 눕혀졌다. ...정확히 한 달 후, 혈륜마성이 열릴 것이다.
그것은 마치 사마기가 남긴 저주같았다. "대가!" 천예궁이 다가왔다. "염려하실 것 없어요.
그가 혈륜마성을 연다면 저희는 천외선부를 열면 되지 않겠어요?" 천예궁의 말에 북궁후가 다소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개를 돌렸다.
이미 십이대천마는 천외유협에 의해 한줌 얼음가루로 화해 있었 다.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길로 사마기의 주검을 바라보던 북궁후 의 시선이 하늘로 향했다.
위이잉.
언제부터인가 설원 위로 눈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하늘을 바라보 는 북궁후의 눈에는 허무함이 가득하였다.
그는 인간사의 허망함 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새하얀 눈발은 사마기의 시신을 덮으며 그리고 모든 어둠마저 지우고 있었다. ■ 검 3권 제30장 죽음의 성(城)! -7 ━━━━━━━━━━━━━━━━━━━━━━━━━━━━━━━━━━━ ⑦ 북궁후는 눈보라를 등진 채 빙설에 뒤덮인 산을 내려오고 있었다.
전신이 흠뻑 땀에 젖어 있는 것으로 보아 심한 고초를 겪은 것이 한눈에 역력했다. "역시 전설에 불과한 금역이었단 말인가? 사흘 밤낮을 뒤졌건 만...." 북궁후는 노옥정과 천예궁을 천기신궁으로 돌려보내고 단신으로 천외선부를 찾아 대설산을 뒤지고 다녔던 것이다.
문득 그는 산중 턱에 발을 멈추고 한 산악을 굽어 보았다.
그의 눈은 깊은 회한에 젖어 들었다. "변했다! 천 년 세월에 이 대설산의 지세(地勢)가 변한 것이다" 세월이 가면 인걸(人傑)은 사라지듯, 대지 또한 나고 죽음을 되풀 이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북궁후는 묵옥악마상을 꺼내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이것 때문에 수많은 난고(亂苦)를 치뤘건만...
결국 인간의 욕망 이 만들어낸 조잡한 조각품에 불과한 것인가?" 그의 수려한 얼굴에 어두운 암영(暗影)이 스쳤다.
허나 그는 낙담 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천기신군 모용선학이 혈륜마성으로 입 성했다는 기억을 떠올리면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이었다.
그는 체념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대설산을 뒤져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묵옥악마상을 세밀하게 살펴보았다.
묵옥악마상의 몸통에는 미세한 선(線)들이 거미줄처럼 그어져 있 었는데 그것은 일종의 지형(地形)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세 개를 모두 합쳐야만 비로소 천외선부가 위치한 장소를 알수 있 었는데 안타깝게도 산세는 모두 변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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