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후는 계단난간에 서서 현관에 들어서는 은하를 바라보았다.지저분한 자신의 방을 행여나 은하에게 들킬까봐 은수는 침을 꼴깍 삼켰다.
은하는 패션디자이너 답게,맵시있는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정장풍의 스커트에 몸에 딱붙은, 그리 짧지도 길지도 않은 도톰한 코트.그리고 세련된 펌헤어밑으로는 짙은 눈화장을 한 모습이었다.
언제나처럼 은채만이 반갑게 그녀를 맞아 주었고,은하는 계단에서 내려오는 준후를 힐끗 바라보았다.한결 여유로워진 표정의 준후의 모습에 은하는 고운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녀를 처음보는 미진은 웃는 얼굴로 은하에게 인사를 했지만,은하는 인사를 받는둥마는둥 했다.평소답지 않게 뭔가 허둥지둥한 모습에 은수와 은채는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고,그 이유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준후는 마음속으로 살며시 웃었다.
“일단 식사부터 해요.”
미진의 말에 모두들 말없이 주방으로 모여 앉았다.자리는 늘상 앉던 자리 그대로였다.준후의 앞에는 은하가 앉았고,옆에는 은채가 자리했다.은수는 재잘거리며 은하의 옆자리에 가서 앉았다.
“무슨일이야?아버지도 안오시는데.”
“그냥…일이 있어서.”
대답을 하는 은하의 신경은 온통 준후에게로 쏠려있는 듯했다.은채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고,은하가 수저를 들자 얌전히 기다리고 있던 은수가 얼른 맛있어 보이는 반찬을 집어들었다.
‘묘한 자매들이야.’
준후는 마치 여태까지 딴집에 살았던 사람인양 속으로 중얼거렸다.어째서일까? 셋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특히 은채와 은하의 차이는 친자매치고는 너무 극과 극인것만 같았다.
준후는 곰곰히 이유를 생각해보았다.남부럽지 않게 자란 세 자매이지만,셋은 모두 어머니를 너무 빨리 잃었다.자라나는 과정에서 그것이 셋의 성격형성이 크게 영향을 끼친것만 같았다.
“언니.일은 잘되가?”
“응?아..뭐 그렇지.매일 똑같아.”
너무나 조용한 밥상머리가 약간은 어색했는지 은채가 말을 붙였지만,이내 은하는 마치 로봇처럼 딱딱하게 대답을 했다.
‘아직도 그날의 일이 유효할까?’
준후의 머릿속이 밥을 먹으면서도 빠르게 움직였다.얼마전, 남들이 보면 까무러칠만한 사건이 은하와 자신의 사이에서 일어난 것이다.자존심 센 은하는 준후의 앞에 무릎을 꿇었고,가장 부끄러운 장면을 준후에게 노출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준후는 은하가 여우같은 여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로부터 1주일,은하는 무언가 대책을 생각하고 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그렇다면 준후역시 막나가서는 곤란한 일이었다.준후는 그것을 한번 시험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읍!”
조용히 밥을 먹던 은하가 움찔하자,은채와 은수가 동시에 은하를 바라보았다.은하는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더니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답했다.
준후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방금전 은하의 반응은 자신이 다리를 뻗어 은하의 종아리를 쓰다듬어서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테이블보 밑으로 계속 다리를 뻗어도,은하의 반응이 아무렇지 않은것을 알게 된 준후는 그제서야 안심했다.
‘역시…동영상을 내가 갖고 있는 이상 강은하도 딱히 대책이 없겠지.’
물론,준후의 핸드폰 저장된 동영상은 준후의 얼굴따윈 나오지 않았다.게다가,그녀에게 무언가 말을 할때는 잠시 동영상 촬영을 정지했다가,다시 촬영재계를 누르는 치밀함까지 내포되어 있었다.은하는 그날, 어쩌면 평생 후회해야 할 약점을 잡힌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식사를 하는 은하의 얼굴이 점점 붉게 달아올랐다.준후의 다리가 노골적으로 허벅지 언저리까지 오고 있는게 아닌가. 은하는 잠시,준후가 정말 어린 고등학생이 맞긴 한건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정도였다.수저를 든 그녀의 손이 희미하게 떨린다.
“언니 왜그래?감기 걸렸어?”
“아..아냐..아무것도..”
땡그란 눈을 요리조리 굴리는 은수.그리고 걱정스럽게 은하를 바라보던 은채는 고개를 갸웃할수 밖에 없었다.
립클로즈를 발라 반짝이는 은하의 입술이 살짝 깨물어졌다.자신이 점점 뜨거워지는것만 같았다.아무렇지 않게 식사를 하는 준후의 모습은 차마 바라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준후의 발끝이 점점 은하의 팬티 윗부분을 콕콕 찌르고 있었다.비록 팬티스타킹 위였지만,그가 꼼지락 댈때마다 은하는 죽을 지경이었다. 은하 본인도 알고 있었다. 자신은 선천적으로 쉽게 달아오른다는 것을.그리고 너무나 분한 사실은,준후가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언니 안색이 안좋아 보여!”
은수의 천진난만한 말에 은하는 자기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고,은수는 그런 은하의 표정에 긴장했는지 겁에 질린 토끼눈을 하며 은채를 바라보았다.
“괘…괜찮으니까 어서 밥이나 먹으래두..”
강회장은 안무서워해도 은하는 무서워하는 은수인지라 얼른 밥공기에 얼굴을 묻었다.뭔가 안절부절 못하는 은하.그런 그녀와 너무나 비교될 정도로 태평한 준후.은채는 더이상 궁금해하지 않기로 하며 다시 식사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ㅡ
“뒷정리 모두 끝났습니다.”
“알았어.나가보고, 애들 술이나 한잔 사 맥여.”
“네.감사합니다.”
기주는 살짝 땀에 젖은 얼굴을 닦아내며 아무렇지 않게 손짓했고,기주의 앞에 있던 덩치큰 사내는 그에게 꾸벅인사를 하고는 나가 버렸다.타 집단과의 부딪힘으로 난장판이 되어버린 자신의 사무실.그는 무언가 잔뜩 떨어져있는 책상위를 명패로 밀어 버리고는 책상에 아무렇게나 걸터 앉았다.
“후우”
허공으로 짙은 담배연기가 뿜어졌다.
‘여전히 익숙해 지지는 않는군.’
어린나이부터 이짓을 한다는 것은,그리고 나이 답지 않게 부하를 거느리고 사는것은,어찌보면 그에 따른 엄청난 리스크를 동반하는 일이었다. 그는 지긋지긋 해 지려고 할때마다 꾹 참고 참았다. 고아로 태어난 것을 후회한다면,자신은 결국 환경탓을 하며 도퇴되는 그저 그런 잉여인간이 되어버리는것만 같아 죽을만큼 싫었다.
‘준이는…’
기주는 얼마전 준후를 봤을때를 떠올렸다.고아원생에게 있어서 최고의 인생역전은 아마 준후같은 케이스일 것이다.기주는 항상 그것이 기뻤다.머리가 좋은 자신의 친구.왠지 자신과 꼭 빼닮은 것만 같아서 항상 정이가고 재능이 많은 자신의 친구가,그런 환경에서 날개를 펴고 날아가길 바랬다.
사실,기주의 생각은 조금 남달랐다. 준후가 간 집을,대충 밑에 애들을 시켜 뒷조사를 한 그는 아리따운 세 자매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물론 사업체는 아들인 준후가 물려받을 것이겠지만, 기주는 준후가 오히려 그 집안을 다른 방식으로 점령하길 바랬다.
‘잘생각해라.아주 편하게,모든것을 갖을수 있는 방법은 따로 있어.’
자신이라면 꺼리낌없이 그렇게 할것이다.라고 기주는 생각했다.그 환경을 완벽하게 갖는 방법.준후가 그것을 깨달을지 어떨지,기주는 즐겁게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순간 기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날 보았던 한 여인. 준후는 그녀가 가정부라고 했지만,기주는 그녀가 누군지 잘 알고 있었다.
‘그여자가…도대체 거길 무슨 심보로 간것일까.’
기주는 답답한 마음에 두가피째의 담배를 피워 물었다.아무리 생각해도,자신의 머리로는 도무지 해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준이에게 사실대로 말해볼까?아냐..그건 너무 이를지도 몰라.’
중요한 시기에 준후에게 그것을 말해주는것은,절대 안될일일지도 모른다.그것은 겨우 자리를 잡아가며,조금씩 성장하는 준후에게 있어서 독약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자주 지켜봐야겠어.그여자는 뭘 할지 모르는 여자라고.’
ㅡ “응?언니 자고 간다고?”
“아..응.”
오늘은 정말 은하가 이상하다…라는 눈으로 은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늘상 강회장이 불러서 억지로 오던 그녀.그리고 저녁식사가 끝나면 늘상 휑하니 자신이 사는 오피스텔로 돌아가버리곤 한 그녀였다. 근데 그런 그녀가 자고 간다고 했다. 준후와 은하 사이의 모종의 눈빛거래가 있었다는 것을 순진한 은수가 알리 만무했다.
게다가,원래 은하가 쓰던 방은 2층.즉,준후와 같은 층이었다.집안에서 원수지간이라 해도 무방한 준후의 앞방에서 자고 가겠다는 그녀가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질수 밖에 없었다.
오래동안 쓰지 않아 방이 엉망이라며 치워준다는 은채의 말역시,은하는 딱 잘라 괜찮다고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방 청소검사를 당하지 않게 된 은수는 그것을 보며 귀여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은채는 오늘따라 이상한 그녀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밤은 점점 더 깊어졌다.준후는 자신의 앞방에,은하가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때문에 책을 펴도 공부가 되지 않았다.애초에,오늘은 잠시 공부를 접겠다는 생각이 전제로 깔려있기도 했지만 말이다.
‘생각해 보면 참 우스운 일이구나.’
순식간에 지나간 요 몇주이지만,많은 일이 있었다. 젊은 가정부인 미진의 등장과, 자신을 유혹했던 그녀. 그리고 집안 사람은 아무도 모르는 그녀와의 관계.
하지만 더더욱 놀라운 것은 은하의 본모습을 보았다는 것일 것이다.아무리 입양되었지만 가족에게 이래선 안되는데…하는 죄책감은 이미 버린지 오래였다. 가족이라는 의미 자체를 겪어본 적이 없는 준후가 어찌 그것을 실감할수 있겠는가.아무리 그들이 따뜻하게 대해준다 해도 절대 깨닫지 못할 일일 것이다.
준후는 천천히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밤 10반.모두가 잠들 시간은 아니지만,적어도 마루에서 떠들거나 돌아다닐 시간은 아니었다.2층에는 은하와 자신의 방만 있을 뿐이니, 더이상 문제될것이 없었다.
끼이이익.
준후는 일부러 천천히 문을 열었다.문소리가 2층에 나즈막히 울려퍼질수 있도록.아마 은하는 긴장을 하고 있을 것이다.성큼성큼 다가가는 자신의 발소리가 커질수록,은하는 조금씩 떨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철컥
그녀는 문을 잠궈놓지 않았다.문은 스르륵 열렸고,형광등 대신 은은한 스탠드가 방을 밝히고 있었다.하지만 준후는 알고 있었다.그녀가 자고 있지 않다는 것을.잠이 올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준후는 바로 침대로 가지 않았다.침대의 앞에 있는 책상.준후는 그곳으로 천천히 다가갔다.은하의 긴장된 숨소리가 자신의 귀에도 들려왔다.
딸칵.
무언가가 준후의손에 잡히며 나는 그 소리가 은하의 귀에는 천둥소리처럼 느껴졌다.준후는 책상위에 놓인 가방에 가려져 설치되어 있는 조그마한 디지털 캠코더의 전원을 끄고 있었다.
“재미있네.막판 뒤집기를 노려본 건가?”
이불을 뒤집어 쓴 은하의 몸이 조용히 떨린다.그녀에게 있어서 최후의 한 수 였지만,준후는 이미 그것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생각보다 무서운 녀석이었다라는 느낌에,은하는 조금씩 떨려왔다.
“나쁜 방법은 아니었어.확실히.”
준후의 손에 의해,은하가 몰래 설치한 캠코더는 베터리까지 분리되었다.준후는 그녀가 머리를 굴렸다는 사실이 우스워 보일 지경이었다.
은하가 바보가 아닌 이상, 오늘 준후가 자신의 몸을 요구할 것이라는걸 안 것이었다.준후에게는 은하의 치부를 담은 동영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고,반대로 은하는 준후의 약점을 잡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캠코더를 설치한 것이다.마치 준후가 강제로 자신을 덮치는 영상처럼 보이게끔.
하지만 그것은 준후에 의해 원천 봉쇄되어 버렸다.은하는 혹시 자신의 방에 CCTV가 달린게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해야만 했다.그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들어오자마자 카메라가 설치된 위치로 걸어갔던 것이다.
“너무 놀랄건 없어.충분히 예상한 일이었으니까.니 생각 수준이 그렇지 뭐.”
준후는 손으로 이불을 걷자,슬립잠옷 차림에 떨리는 눈망울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은하를 볼수 있었다.화장을 지운 맨얼굴에,그녀의 펌헤어에서는 향긋한 고급샴푸의 냄새가 났다.
“이거 미안한데.뭐처럼 머리쓴건데 내가 봉쇄해 버렸으니까.”
“자..잘못했어.”
준후는 피식 웃었다.은하는 이제까지,자신이 준후를 너무나 과소 평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이것은 단순히 자신이 치부를 잡혀서가 아니었다. 그는 치밀했고, 또 영리했다.자신이 어떻게 해보려해도,마치 준후는 자신의 머리위에 있는 것만 같았다.
은하는 살짝 떨리는 눈망울로,침대끝에 걸터앉아 옷을 벗는 준후를 바라보았다.분했다.분한건 여전한데 이상하게 떨린다.어째서 일까.은하는 조금의 해답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흑…”
자신의 슬립을 끌어내리는 준후의 손길에 은하는 살짝 반항을 했다.하지만 슬립은 자신의 어깨와 팔을 타고,조금씩 밑으로 끌어당겨지고 있었다. 발버둥을 쳐도,그것은 너무나 소심한 움직임이었다.나아가,오히려 준후가 더 벗기기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했다.
‘몸은 정말 이쁘구나.’
실크슬립이 준후의 손에 의해 던져지고,검정색 란제리를 입은 그녀의 모습이 드러났다.그리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적당한 가슴.무엇보다 은하는 허리라인이 일품이었다.그녀의 옷역시 모두 허리라인을 강조하는 옷이 대부분이었다.은하 역시 자신의 몸매에 어느정도 자신을 갖고 있는 듯했다.
준후의 손이 은하의 몸을 쉴새없이 어루만졌고,그때마다 은하는 조금씩 몸을 비틀었다.그의 행동을 제지하려는 듯 그의 팔을 잡았던 손의 힘도 점점 빠지기 시작했다.
“소리내지마.그래봐야 좋을거 없어.”
은하는 알고 있었다.준후의 말에는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더이상 자신이 역전 드라마를 만들 건덕지 따윈 아무것도 없다는 뜻도 강하게 포합되어 있었다.
은하의 속옷이 무자비하게 벗겨져 나갔다.곧이어 체중으로 자신을 찍어누르는 준후의 몸이 느껴져,은하는 저도 모르게 다리를 벌려 준후의 하체를 감싸안았다.
“말해봐.어째서지?”
준후의 물음에 은하는 무엇을 묻는 거냐고 반문할수 조차 없었다.준후의 입술이 자신의 목에 가있었으니까.
“이렇게 좋아하면서.평소에는 집안에서 도도한 장녀의 탈을 쓴이유가 뭐냐고.”
“흑…하앙..”
이윽고 은하의 입에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준후의 손이 자신의 촉촉히 젖은 꽃잎속으로 파고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강회장때문이야?”
은하는 준후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반문도,변명도 할수 없었다.완강한 자신의 아버지.그녀는 완강한 자신의 아버지 때문에 도도한 여자로 자라야만 했던 것이다.
“말해봐.괜찮으니까.아직도 내가 굴러들어온 거지같아서 말을 섞고 싶지 않은거야?”
“아..아냐..흐윽..”
준후의 애무는 계속 이어졌다.아니,그것은 애무라고 할수 없었다.마치 자신의 몸을 갖고 노는것만 같았다.하지만 이상하게 부서질까 두려워 정성스레 해주는 애무보다 훨씬 기분이 묘하게 좋았다.
“그럼 말해봐.”
“동생들..흐응..은채와 은수….의 본보기 되어야 한다고…아버지는 늘…흐응..”
은하는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어째서 자신이 과거의 일을 준후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그것도 둘다 홀딱 벗은 상태에서,덧붙여 준후의 밑에 누워서 말이다.이유는 알수 없는 것이지만,은하는 계속 말을 이었다.
“나는 늘 놀고 싶어도 놀지 못했어.집안의 어머니가 되라는 아버지의 강압적 말때문에…늘…흑….흐응…”
준후의 입술이 자신의 가슴을 살짝 깨물자,그녀는 또 견디지 못하고 몸을 꼬았다.준후와 맞닿은 하체에서,준후의 것이 조금씩 커지며 자신을 누르고 있는 느낌도 강하게 들어왔다.
은하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상대는 자신이 경멸하던,그것도 자신보다 무려 여덟살이나 어린 고등학생이었다.그런 그의 말이 계속해서 은하의 귓가에 메아리쳤다.
“섹스 이데올로기…라는 거로군?”
준후의 손이 은하의 부풀어 오른 가슴을 어루만지고 있었다.은하가 뭐라 대답할 틈도 없이 준후의 말이 이어졌다.
“한국사회에서,게다가 이런 집안에서 여자로 살기란 힘들지.너도 그랬을거야.거의 세뇌수준의 교육이었을 테지.”
조금씩 그녀의 애액이 맞닿은 준후의 하체를 적셔갔다.준후는 은하의 성감대를 계속해서 집요하게 건들고 있었다.물론 그녀의 동영상을 보며 은하가 어디를 좋아한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지만,은하에게 있어서는 충격이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신부나 승려 이상으로 금욕적 사상을 교육받아.한국이 그렇고,게다가 강회장역시 그럴거고.”
자신의 의붓아버지를 서슴치 않고 강회장이라 지칭하는 준후.이상스럽게 은하는 묘한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너역시 그랬을거야.남자와 처음 잤을때,아니 자기전에, 넌 엄청나게 갈등했을거야. 마치 섹스를 하는것이 엄청난 금기처럼 교육받으니까. 그런것에 무지하게 죄책감을 느껴야 하고 덧붙여 강회장에게 미안한 마음을 들어야만 했겠지.죽은 너희 엄마를 포함해서.”
“하앙…흐응..”
이제 은하는 대놓고 쾌감어린 신음을 내고 있었다.준후의 손에의해,은하의 다리는 더욱 벌어졌고,그의 손은 그녀의 뜨거운곳을 왕복하고 있었다.
“그래서 넌 갈등했을 수밖에 없었을 거야.선택할수 있는건 창녀이미지와 성녀이미지.두 개밖에 옵션이 없거든.그런 지독한 흑백논리 속에서 니 불만이 쌓인 거겠지.내말이 틀려?”
은하는 고개를 가로젓고 싶었다.준후가 한말중에 틀린말은 하나도 없었다.그녀가 섹스라는 것에 눈을뜨고,나아가 남자를 갈아치우며 그것을 고스란히 자신만 볼수 있는 화면에 담아왔던 것은,어찌보면 강회장에 대한 짜릿한 복수이자 일탈이었다.
은하는 감았던 눈을 떳다.자신의 위에 있던 준후가 옆으로 누웠기 때문이었다.그를 바라보자,그는 살짝 자신의 몸쪽을 손가락질로 가리켰다.
“니가 올라와.넌 이미 성녀의 길은 버렸어.그리고 그걸로 죄책감느끼던 시절도 지났을테니까.니 욕망 가는데로 해봐.”
이제는 오히려 준후에게 하대를 당하는게 편하기 까지한 은하였다.그녀는 조금씩 떨리는 몸으로 준후의 위에 올라탔고,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의 몸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준후가 내뱉은 말들이,정말 자신의 쌓인곳을 조금씩 파괴해주고 있는것 같았다.점점 은하의 머릿속에선, 준후에게 당했던 것이 억울한 것이 아닌,더욱더 짜릿한 일탈로 바뀌어 가기 시작했다.그녀는 앞에 보이는 준후의 거대한 불기둥을 자신의 입안에 밀어넣었다.
“춥…쪼옥..”
은하의 고개가 위아래로 흔들렸다.준후의 머릿속도 하얘지며,조금씩 쾌감이 잠식하기 시작했다.은하는 비로소 모든것을 집어 던진듯했다.허나 그것은 포기나 체념이 아니었다. 준후라는 존재 자체를 여태까지와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것이다.
“흐응..”
한참이나 애무를 하던 은하가 다시 준후의 몸위로 올라탔고, 충분히 젖은 그녀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준후와 하나가 되었다.
“흥..흐응..”
철썩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그녀가 조금씩 능숙하게 허리를 움직였기 때문이었다.준후는 편안히 누워서 그녀와 자신이 결합되는 모습을 느긋하게 감상할수 있었다
은하의 몸은 뜨거웠다. 그래서 일까, 그녀의 몸안으로 들어갈때 준후는 작은 전율을 느꼈다.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것이다. 은하라는 산을 정복했다는 짜릿한 느낌도 물론 있지만,더욱더 중요한것은 강회장의 꼭두각시 역할로 선택된 자신이 그것을 거스르고 있다는 쾌감일 것이다.
“여기 엎드려.”
준후의 말은 어느새 절대 법칙처럼 자리잡고 있는듯,은하는 아무런 불평없이 그의 몸에서 내려와,엎드린 자세를 취해주었다.살짝 엉덩이를 든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섹시했다.준후는 은하의 갈라진 틈으로,거대하게 성이난 자신의 자지를 밀어넣었다.
“흑….”
은하가 평소에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자신의 가냘픈 허리는,준후의 두손에 가득 잡혔다.준후는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처음엔 슬로우모션인 듯했지만,그는 조금씩 속도를 높였다.은근히 이런것들은 다 미진에게 배웠던 것이지만,은하는 그저 준후가 나이에 비해 경험이 많은 아이인가보다 하는 생각밖에 하지 못했다.
“흐응..흐윽…흑…”
엎드린 그녀의 몸이 쾌감으로 무너져 내린다.준후는 손을 뻗어 은하의 전신을 거칠게 매만졌다.침대를 잡고 버틴 두팔은 조금씩 허물어졌고,엎드린 다리는 조금씩 더 벌어졌다. 이상한 일이었다.은하는 근래에 오늘만큼 흥분한 적이 없을 정도로,계속해서 흥분에 찬 신음을 했다.
“흐응..하앙…아앙..”
은하의 신음소리가 점점 커져갔다.누가 듣지는 못할것이다.여긴 그녀의 방이었고,또 2층이었으니까.방안에만 울려 퍼지는 메아리일지도 모른다.
“잔뜩 젖었잖아.”
다시 그녀를 눕힌 준후의 중얼거림에,은하의 얼굴은 흥분으로 벌게져 버렸다.그는 은하의 다리를 들어올리고는 다시한번 자신의 안으로 진입해 왔다.
“흐응..”
“너 언제 생리했어?”
“뭐..뭐?”
“언제냐고 묻잖아.”
“이..이틀전에 끝났어.”
경험많은 은하는 알고 있었다.남자가 그것을 묻는 이유는 하나다.질내에 사정을 해도 되는지 판단하려는 단 하나의 이유.
“아…안돼!”
하지만 이미 준후의 허리는 움직이고 있었다.은하는 다시금 몰려오는 쾌감에 저도 모르게 준후의 양팔을 꽉 움켜쥐었다.
“흐응…하앙..아..안은 안돼…하앙.”
하지만 준후가 그 말을 들을리 만무했다.그의 움직임이 점점 더 거세졌고,살끼리 부딪히는 소리는 더욱더 요란해졌다.
“아앙!아아앙…”
이윽고 준후의 몸이 결합한 상태 그대로 정지했다.은하는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하애지는 것이 느껴졌다.그리고 무언가 뜨거운것이,자신의 안을 채우고 있었다.그것은 그녀로써는 생전 처음 느끼는 느낌이었다.
“하아…하아…”
준후가 숨을 몰아쉬며,그녀의 몸에서 빠져나왔고,이윽고 하얀 정액이 그녀의 허벅지로 조금씩 흘러나왔다. 진정한 정복감.준후는 그것을 느꼈고 반대로 한번도 질내사정을 허락한적 없는 은하는 완전히 짓밟힌것만 같은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어야만 했다.
찰칵.
준후가 자신의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떠내 불을 붙였지만,은하는 그에게 뭐라고 할수조차 없었다.그녀는 여전히 쾌감에 몸을 떨고 있을 뿐이었다.그런 그녀의 귓가에 준후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왔다.
“앞으로 자주오도록 해.난…집에 가족들이 많은게 좋거든.더불어 큰누나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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