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끈적한 몸으로 그에게 안긴다.
그리고 이제 오늘의 이별을 준비하는 샤워를 하러간다.
난 또 그와 함께 욕실을 찾는다.
나는 정말 슬픈데, 덤덤한 그의 표정을 보면서 자그마한 서운한 맘이 든다.
난 정성껏 그를 깨끗이 씻겨준다.
수건으로 그를 닦아준 다음 그를 욕실 밖으로 보낸다.
비록, 내일 또 볼 수 있지만.
그를 욕실밖으로 내보내고, 흐르는 샤워기에 내 눈물도 같이 흘려보낸다.
그는 벌써 옷을 다 입고 준비중이다.
나도 서둘러 옷을 입는다.
많이 축축해진 입고 온 팬티를 놔두고 가져온 새 팬티를 입는다.
그리고 화장을 하는 사이, 그가 화장하는 내 근처로 오면서 내 가방을 만진다.
그를 유심히 쳐다본다.
뭐하는 것일까.
“윽”
그는 방금 내가 넣어둔 팬티를 꺼낸다.
내가 낚아채려하지만, 그는 멀리 도망을 간다.
그리고 그것을 보고 또 냄새를 맡는다.
또 부끄러워진다.
“야아~~ 머 해~ 빨리 가져와~~”
“싫다.
이거 나 주고 가라.”
“..................
왜 그래 진짜 변태처럼....”
“하하 맞어, 나 변태고 너도 변태자나.”
“나 진짜 싫어.
창피해.
얼릉 줘.”
그는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너 진짜 많이 싸긴 했다.
하하”
“...............”
그가 팬티를 들고 내 곁으로 온다.
“나 이거 주고 가.
나 혼자 있어야 되는데, 이거라도 갖고 싶어.
응? 혹시 이거 아끼는 팬티야? 얼마야 내가 하나 사주께.”
“으..
으..
진짜~”
그가 혼자 있어야 된다는 말이 내 맘을 약하게 만든다.
언젠가 수영장에서도 언니들과 얘기하면서 여자가 입던 팬티도 판다는 얘기를 들은 적있었다.
그때도 별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지금 내가 사랑하는 그가 내 팬티를 갖고 싶어하는 난감한 상황이다.
“알았어.
이럴줄 알았으면 한 3일 입고 나올껄.
냄새 지독하게.”
“그럼 나야 더 좋지~~하하하”
“...............”
그는 내 팬티를 꾸깃꾸깃 접어 바지주머니에 넣는다.
어쨌든 창피하지만 그 또한 묘하다.
그의 팔에 꼭 매달려 모텔 문을 나선다.
그도 담배만 필뿐 별 말은 하지 않는다.
시 그의 차에 타서야 그는 말을 꺼낸다.
“집까지 데려다 줘도 돼?”
“응, 근처까지 데려다주면 돼.”
“아~ 이제 쫌 피곤하네.
너도 피곤하지.”
“아니.”
“뭐가 아냐.
나 때문에 많이 시달렸으면서, 그것도 오랜만에.”
“...아니야, 좋았어.”
이제 점점 나의 시야에 너무나도 익숙한 나의 집에 가는 길이 보인다.
“오늘 푹 자고 내일 일찍 나와.”
“어.”
자꾸 눈물이 나려한다.
아침에 설레는 맘을 가지고 나왔던 내 마음이 불과 몇 분전 같은데.
몇 분만에 그와 헤어지게 되는 슬픔이 나의 마음을 가득차게 한다.
“오늘밤 하지 말고 그냥 자.
꼭”
“걱정마.
절대 안해.
알면서.”
이 순간 잠시 짝지와 나의 관계에 대해 얘기해 볼께염.
그 분과 만나기 2달전.
난 우연히 짝지와 다른 여자의 만남을 목격한다.
물론 그전에도 다른 여자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난 그날 밤 랑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만.
오히려 그는 더 큰소리로 부정한다.
그리고 자기화에 못이겨 또 날 때린다.
그 순간, 나도 도저히 참지 못한다.
지금껏 정말 정 하나도 없이 단지 아이들의 엄마로 충실히 살기로 했지만.
그날 밤은 아이들의 안부보다, 내 자신, 내 인생에 있어서 최대의 목표인 랑과 갈라서기로 마음을 먹는다.
다음날 난 무작정 변호사사무실로 향한다.
이혼에 관한 이런 저런 것들을 알아본다.
물론 전에도 이런 생각을 안해본 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없었다.
주위사람들과 부모님을 볼 면목이 없고,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이다.
비록 그는 나에겐 정조차 없는 남편이지만.
큰 부자는 아니지만, 먹고 싶은거 먹고, 입고 싶은거 입고 그런 면에서는 큰 불편이 없이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혼자 있을 땐, 어린나이에 결혼해, 사회에 나가 아이들을 키울 자신이 없다.
사람이 정말 싫으면, 정말 진짜 그 사람을 마주보고 같이 숨 쉬고 있는 것조차 싫어진다.
하지만 난 누구든 이해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싫은 사람과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나는 그게 내 인생, 내 팔자라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밤에 그에게 이혼을 얘기한다.
소리치며 화를 낼 줄 알았던 랑은 나 예상을 빗나간다.
갑자기 눈물을 보이며 자기가 잘못했다고, 이혼하지 말자고 한다.
나 없이는 못산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해가며.
나도 생각에 잠기지만, 정말 이혼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그 후로 그는 내게 정말 다정다감해진다.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 그동안 나에게 했던 것을 생각하며 몸서리를 친다.
그 일이 있고 난 그와의 잠자리를 거부한다.
그가 안방에 오면 난 거실에서 자고, 내 딸내미를 그가 오기 전 안방에서 같이 재우고.
그가 만지려하면 난 피한다.
혹 손이 닿기도 한다면 나 소름이 쫙 돋는다.
이렇듯 그분을 만나기 2달 전부터 난 정말 밥만 해주고 집을 청소하는 가정부 역할 만을 한다.
그도 서서히 나의 이런 모습에 적응도 하고 난 그냥 이대로의 삶이 만족스럽다.
그와 특별히 부딪치는 일도 없고.
단지 내 뜨거운 아랫도리만 허전할 뿐.
그는 다른 곳에서 풀고 올 것이다.
이제 미움조차 남지 않아, 정말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
아무 느낌, 아무 감정이 없는 것이다.
이렇듯 난 정말 한심스럽게 살아가고 있었다.
단지 아이들만을 위해서.
이런 내 생활에 작은 아니 큰 변화를 준 그에게 난 쉽게 그에게 빠져든다.
그리고 모든 힘든 상황을 그나마 그에게 얘기하므로서, 난 살아가고 있었고, 정말 그를 이렇게 만나게 될 줄도 몰랏다.
이제 집 근처에 다 왔다.
한적한 곳에 그가 차를 세운다.
그는 내 얼굴을 만진다.
“다 왔다.
이제 가야지.”
“...............”
“표정이 왜 그래.
얼른 가서 애기들 밥해줘야지.
어?”
“어...
그런 건 자기가 말 안해도 잘해.”
“밥하고 뭐하고 자고 그러면 내일 금방 와.”
“...............”
“이제 그만 가.
애기들 기다릴 꺼야.”>
자꾸 애기들, 애기들 듣기 싫었다.
“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 애기들보다 우선인 거는 싫어.”
“...............”
“근데, 다른 사람보다는 항상 우선이고 싶어.
알지 다른 사람?”
“어, 당연하지.
걱정마.
난 자기가 항상 우선이야.”
정말 가기가 싫어진다.
비록 내일을 기약했지만, 지금 그와 같이 숨 쉬고 그의 모습을 놓치기가 싫다.
“이띠, 자꾸 이러믄 나 이제 안온다!”
“알았어.
치.”
“꼭 이렇게 말을 해야 들어요.
지지배~”
“알았어, 저녁 잘 챙겨먹고 일찍 들어가서 푹자.
피곤할텐데~”
“난 걱정마라.
혼자서도 잘한다.
하하”
씩씩하게 날 대해주는 그가 고맙다.
“정희야?”
“쪽~~”
그가 내 볼에 뽀뽀해준다.
그리고 아까 가져갔던 바지주머니속의 내 팬티를 꺼내 살랑살랑 흔든다.
“이띠~~ 하지마~”
“하하, 알았어.
조심히 가고 낼 보자.”
“어, 자기야 사랑해~~”
“어, 나두.
어서 가”
자꾸 눈물이 날거 같아 그의 차에서 서둘러 내린다.
그리고 좀 떨어져 있는 집으로 난 향한다.
그는 아직 차를 움직이지 않고 날 보고 있는거 같다.
그도 나와의 헤어짐이 아쉬운 거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내일 아침 일찍 갈게.
자기가 좋아하는 갈비 가지고.
조금만 기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