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는 외숙모를 배웅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옥상에서 빨래를 널고있는 은진을 만난 성진은 내심 반가운 마음에 얼른 다가갔다.
그때 소풍갔다온날 이후 부쩍 친해져서 점점 스스럼없이 왕래하는 사이가 된 것이다.
"으응... 좀전에......"
"왜 이렇게 힘이 없으세요? 힘드시면 놔두세요.... 천하장사인 이 동생이 다 널겠사옵니다....."
"아니야....."
평상시와 다르게 이상케 힘이없는 은진을 도와 빨래를 널고난 성진은 평상에 걸터 앉은 은진옆에 붙어 앉았다.
"누나 피곤해서 그런가보다.... 들어가요... 내가 커피 맛있게 끓여 줄테니....."
주방에서 커피를 타오자마자 천연스레 낯색을 회복하고는 다시 밝은 모습으로 돌아간 은진에게 기어이 한마디 하는 성진이다.
"쳇....하여간 여자들은 변덕이 죽끓듯 한다더니만....
"뭐야..... 이게 까불어....."
쥐어박는 시늉을 하는 은진을 보며 정말 요지경이라는 낱말이 절로 떠오르는 성진이다.
"그런데 방안에서 웬 수상쩍은 냄새가...."
"무슨 냄새가 난다고 그래....누나는 참......"
"킁킁.... 이거 방안에서 이 밝은 대낮에 쓸데없는짓 한거 아냐?"
"진짜..... 그래 어쩔래?"
"아쭈 조그만게 까불구 있어....."
"누나는 누가 조그만지 한번 키재볼래?"
내심 한켠 찔리는 구석이 있던 성진이 슬며시 창문을 열까하고 창에 손대는 순간 느닷없이 낮은 목소리로 만류하는 은진이다.
"성진아... 창문 열지마... 그냥 이대로 있자....."
"어...약간 어둑한게 열면 좀 밝을거 같은데......."
내심 또 변한 은진을 보며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하나 생각하던 성진은 슬며시 한숨을 쉬곤 다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
"심심한데 우리 비밀얘기 할까?"
"오옷..... 무슨 비밀 얘기?"
"서로 한가지씩 돌아가면서 비밀 얘기를 털어 놓는거지 뭐....."
"오웃.... 찬성.... 대찬성이야....."
"그럼 너부터 질문해."
"흠..... 좋아...첫번째 질문.... 누나의 키는 정확히 얼마입니까?"
"157"
별의미없이 짓굳은 질문이랍시고 농담삼아 질문을 하자마자 바로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이 날라온다.
또 변한 은진의 그 진중한 태도에 내심 곤혹스러운 성진은 당황했다.
"그... 그럼 누나가 질문할 차례...."
하지만 잠깐사이 또 변한 이여자는 혀를 낼름해보이고 웃어대며 엉뚱한 질문을 해왔다.
"음 성진이가 일주일에 자위하는 횟수는?"
"에힉... 그런말이 어딨어요...반칙 이예요 반칙........?"
"비밀 얘기니까.... 그런것도 다 대답해야해...정직하고 정확하게....."
"우이씨.... 하루 두 번정도씩 이칠은 십사.... 열네번........... 그럼 내질문 바로 갑니다.....음 ...음..... 누나의 최근 자위는 언제....정확한 날짜와 시간까지......큭큭큭.....?"
"음... 정확하게 삼십분전 누나 침대에서........"
"히익....."
"그럼 다시 내질문이다..... 성진이의 첫경험은 누구랑? 언제?"
"으헛.... 안돼.... 아무리 비밀 얘기라도 이런건 너무해.........."
"안돼.... 오늘만 둘이 비밀 얘기해보자....응..응.....?"
밖에 햇살은 이미 불투명한 창을 통과하면서 아늑할 정도의 어두움을 방안에 내려 깔고 있었고 그 안에서 무릎을 바짝 당겨 턱밑에 대고는 바닥을 쳐다보며 침울한 목소리로 말할때에는 성진도 그만 그 방안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은진의 그 웬지 모를 분위기에 같이 동화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건 누나만 알고 있어야해요......"
"...............응.........."
"사실 몇 달전 친구네 집에서 친구엄마와 같이..........."
성진의 말에 퍼뜩 고개를 들었던 은진은 다시 고개를 바닥으로 향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으로 되려 성진을 당혹스럽게 했다.
"친구 엄마랑은 그뒤 섹스를 몇 번이나 했어?"
"한 일주일에 한번 정도요......"
태연한 은진의 반문에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레 대답이 나왔다.... 평생 마음속에서만 품고 가야할 비밀이라 생각했던게 너무 천연덕 스럽게 흘러 나와서 일까.... 되려 마음이 편안해 지는게 느껴진다.
"사실 아주 친한 친구엄마인지라 가끔 저녁 먹으러 가서 식사후 친구몰래 아버님몰래 섹스를 하고 그러면 죄책감도 느껴지고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솔직히......."
"죄책감이 느껴지고 그러면 안하면 되잖어?"
"그게 제마음대로 조절이 안되요...... 그런 생각을 하고 가도 이미 친구엄마의 몸을 어루 만지고 있는 내자신을 발견하고는 하는걸요.....정말이지......"
"섹스할 대상이 없어서 그러는건 아니잖어?"
침울해진 성진의 손등을 자신의 자그맣고 부드러운 손으로 어루 만지며 은진이 잦아든 목소리로 말할 때 성진은 성진 나름대로 외숙모인 명숙의 얘기까지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잠깐 고민을 할때였다.
"너는 또 있잖아... 섹스상대가.... 외숙모도......"
"누나 어떻게 알았어요?"
이젠 황당함이 도를 지나쳐 도리어 차분해 지는 것을 느끼며 성진이 되려 물어보게 되었다.
"바보.... 저번에 우연히 올라왔다가 보게 되었어...창문틈으로...... 오늘도 아까전에 보고 갔는걸......."
"......................................"
"커튼을 해달아야 겠더라..... 사실은 그거보고 내려가서 자위하게 된거야............."
잠시간의 침묵이 흐를동안 둘은 그저 그렇게 바닥에 내려진 손만 잡으며 만지작 거렸다.
"난 사실 섹스가 두려웠거든..... 아직 절정에 올라본적도 없어......"
"누나.........."
"남편이 내가 고등학교 이학년때 학교에서 돌아오던날 강제로 겁탈했는데 그뒤로 그래..... 그래서 아기도 아직 안생기나봐.... 남편은 매일 나보고 목석처럼 뻣뻣하니 재미없다고...."
나는 그저 어느사이엔가 내 가슴팍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이 작고 불쌍한 여인네를 보듬어 안아주는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