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물과 부드러운 여체가 주는 편안함이 피로를 확 몰아냈다.
내 가슴팍에다 뺨을 기댄 연서는 눈을 감은 채 고요한 숨소리만 내고 있었다.
“이젠 좀 괜찮아?”
“...네...”
숨었던 눈동자가 드러나더니 올려다보았다.
옷을 벗으려다 그제서야 자신의 차림새를 깨달은 연서 때문에 약간의 소동이 있었다.
“현관이 어두워서 잘 안 보였을 거야...그렇게 너무 부끄러워하지마...”
“하지만...”
“그리고..뭐, 약간 이상한 비유긴 한데..그다지 신경 쓸 사람들도 아닌 것 같고..
아까 그 둘이 입은 거 봤잖아?...어쩌면 그 사람들...”
“오빠...”
단순히 개방적이라고 보기엔 확실히 많이 이상했다.
분명히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다고 했었다.
그런데 그런 옷차림이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그건 비정상적이었다.
내 추측을 들려주자 연서의 눈이 동그래진다.
“그, 그렇다면?”
“지나친 상상인지도 모르지만...다시 차로 돌아갈까?”
내가 지금 의심하고 있는 건 바로 ‘스와핑 그룹’이었다.
“위험한 일이 있거나 그러진 않을 거야...그냥 자기들끼리 즐기는 사람들이니..
그래도 좀 찜찜한 기분이 드는 건 사실이지...그래서 묻는 거야...”
“..하지만 옷도 다 빨아버렸는데....”
“그거야..꽉 짜서 입고 갔다가 차에서 말리면 돼...”
“..네...”
“어떻게 하고 싶어?”
사실 내 마음은 반반이었다.
우리가 모른 척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강했기에 이 안락한 휴식처에 미련이 남긴 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좀 이상하긴 하지만 나쁜 사람들은 아닌 것 같고..
그래도 이렇게 도움을 줬는데...그래 버리면 너무 미안할 거 같아요...”
“그래? 알았어..그러면 씻고 나가자.
기다릴 거야...”
“네...”
역시나 마음이 여린 그녀였다.
그 사람들을 다시 대하려면 많이 부끄러울 텐데도 말이다.
연서는 레깅스 그리고 나는 추리닝이었다.
일상적으로 편하게 입는 옷이었지만, 우리에겐 입을 속옷이 없는 게 문제였다.
입은 후에 보니 윤곽이 너무나 확연하게 드러났다.
나야 발기만 되지 않는다면 상관없지만(사실, 그것도 자신할 수 없긴 하다) 연서는 달랐다.
앞쪽의 도독한 둔덕은 물론이고, 심지어 그 아래로 깊게 패인 자국까지 선명했다.
그나마 티가 남자용이었던지 워낙 풍성해서, 젖가슴의 윤곽이 많이 가려지고 엉덩이를 덮을 정도는 된다는 게 위안이었다.
“..이상하지 않아요?”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지 티를 자꾸만 밑으로 잡아당기며 물어왔다.
“후후후~ 예뻐.
너무 예뻐서 당장 안고 싶을 만큼...쪽~”
“아이~ 오빠도?”
뺨에다 입맞춤을 해주자 쑥스러워하면서도 눈이 반짝거렸다.
말투에도 애교가 넘쳐 흘렀다.
늘 조용하고 차분하던 평상시와는 너무나 달라 마치 모르는 사람처럼 보일 정도였다.
“일단 방에다 옷을 널어두고 내려가야겠지?”
“네...”
그녀가 조금은 긴장한 듯한 모습으로 조용히 따라왔다.
나도 약간은 이상한 기분이었다.
그들을 다시 대면한다는 게 거북하면서도 뭔가 두근거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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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배는 안고파? 좀 뻔뻔하지만 뭔가 요기거리가 있을 것도 같은데...어?”
“어머?”
둘이 이야기를 나누며 방문을 들어서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두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연서가 손에 들었던 속옷들을 슬며시 뒤로 감추었다.
“하하~ 드실 게 좀 있으니 걱정 마세요...”
“아...네..고맙습니다...”
꽤나 낯이 뜨거웠다.
“미리 할 이야기가 있어서 기다렸습니다..놀랐다면 미안합니다..”
“아, 아닙니다...”
“이거 앉을 데가..그냥 방바닥에 앉아서 이야기하죠...”
“네...”
“그러니까...대충 짐작은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남자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예상대로였다.
이들은 스와핑 모임이었다.
조금 놀란 건 그들이 40대 초반, 즉, 우리와 거의 10년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었다.
부부가 다 동안이라니 저것도 타고난 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거기에는 상당한 노력도 병행했겠지만 말이다.
두 사람의 벌거벗다시피 한 모습을 쳐다보면서도 의외로 담담한 내 자신이 신기했다.
문득 연서를 쳐다보자 자신의 무릎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네..”
잠시 끊어지는 남자의 목소리에 다시 귀를 기울였다.
“두 분께 부탁을 드릴 게 있어서요...”
정신이 번쩍 들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지금까지야 어차피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려니 하면서 편하게 들었다.
아니,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런데, 갑자기 부탁이라니? 이들은 자신의 여자를 공유하는 사람들이었다.
아까 찜찜한 기분이 들었을 때 되돌아가지 못한 게 후회가 되었다.
그런데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에 어리둥절해졌다.
그저 자기들을 봐주기만 해달라는 요청이었던 것이다.
“무슨 뜻인지 이해가 잘 안 가는데요?”
“아~ 그건...”
그가 스와핑 카페를 만들어 운영해온 지가 몇 년 됐는데, 가끔씩은 새로운 손님을 초대하곤 했다는 것이다.
그럴 때 초보 커플들은 관객으로서 보기만 하고 차후에 결정을 내리는 게 보통이란다.
“너무 위험하지 않나요?”
“제가 미리 만나서 뒤탈이 없을 사람만 고르죠...그래서 지금까지 문제가 생긴 적은 없습니다만...”
“네...그건 알겠는데...갑자기 저희에게 왜 그런 부탁을?”
“그게...사실은..”
원래 오늘 오기로 했던 초대손님이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를 않고 전화기까지 꺼져 있어 포기하고 있었다.
그때 초인종이 울려 당연히 그들인 줄 알고 나왔던 여자가 당황해 남편에게 달려갔다.
하기야 꽤나 난감했을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굉장히 절절하게 호소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제가 다른 친구들에게 초대손님이 왔다고 말하고 문을 열어드린 겁니다..”
“헉~! 네? 왜 그런 거짓말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당연히 다른 사람들에게 동의를 얻었다고 생각했었다.
“그게 아니면 무조건 반대할 테니까요...”
하기야 나라도 그럴 것이다.
그런 비밀은 함부로 공유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왜 그런 위험한 결정을 내렸는지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물끄러미 그를 쳐다보자 내 마음을 잘 안다는 듯이 바로 대답을 해주었다.
“잘 모르겠군요...제가 왜 그랬는지는...”
“네?”
“그냥..창 밖으로 두 사람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그런 말이 나와버렸죠...하..하..”
그가 난감한 표정으로 계속 말했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돌아서는 순간 바로 후회를 했다고, 그리고 문을 열 때까지도 무수히 갈등을 했었다고.
“..그래서 제가 이런 어려운 부탁을 드리게 된 겁니다..”
무작정 일을 벌이고 보니 뒷수습이 걱정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우리에게 연극을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어차피 개인신상은 자신밖에 모르니 들킬 염려는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근처에서 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비를 맞아 일단 먼저 씻는다는 변명도 해두었다니, 꽤나 치밀한 것도 같았다.
그저 본격적인 유희가 시작될 때까지 적당히 어울려주다가 그 후엔 눈치껏 사라지면 그만이었다.
“물론 끝까지 참관을 해주시면 더 좋고요...”
그렇게 한마디 덧붙이는 그를 보면서 생각에 빠졌다.
만약 거부할 경우를 가정해보자 상당히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됐다.
이 남자가 그걸 받아들인다고 해도 다른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도 거짓말을 덮으려고 애를 쓰는 게 아닌가!
부탁이라는 완곡한 표현을 썼지만 강압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자 꽤나 불쾌해졌다.
“뭐..어쨌던 저희 마음대로 거절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군요...”
딴에는 감정을 자제한다고는 했지만 나도 모르게 뾰족하게 말이 나왔다.
“아~ 거절하셔도 됩니다...이건 정말로 부탁일 뿐이니까요..”
“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진심인 것 같았다.
그래서 약간 미안해졌다.
그때 그가 다시 설명을 했다.
아직 자기들 말고는 대면한 사람이 없으니 날이 밝을 때까지만 내려오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때쯤이면 자신들밖에 없을 거라나.
하지만, 그러자면 그 전제조건이 모든 사실을 밝혀야 한다는 점이다.
별일이 아니라는 투로 말했지만 본능적으로 알 수가 있었다.
아마 그렇게 된다면 그가 몇 년을 이끌어온 이 모임은 오늘로 마지막일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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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후까지 안 내려오면 그냥 주무시는 걸로 생각하겠습니다..
괜히 어색하게 말로 하는 것보다 그게 서로 편하겠죠? 하하하~”
마지막까지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두 사람이 나간 뒤 우리 둘은 그저 멍하니 침대에 앉아있었다.
“휴~ 어쩌면 좋겠니?”
“...오빠...는요?”
“글쎄...”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Yes’였다.
위험할 일은 별로 없는데다가 우리가 받은 호의를 갚을 수도 있었다.
아니, 이런저런 핑계를 다 떠나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솔직히...궁금하긴 하지만...”
“..그럼 그렇게 해요...전 상관없어요..”
“괜찮겠어? 겁나지 않아?”
“제 곁에 있을 거잖아요? 그리고..꾸며낸 이야기 같지는 않았어요...”
“그래..구태여 그런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겠지...”
표정에 너무 드러난 걸까? 마치 내 속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것처럼 말했다.
어쩌면 연서도 기대하는지 모른다.
호기심이 생기는 게 정상이리라.
훔쳐보기가 자극적인 건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거니까.
‘그래, 이왕 결심을 했으면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자...’
그렇게 마음먹자 조금 편해지는 것도 같았다.
연서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그러면 가볼까? ‘끈적보지’님~”
“꺅~!”
내가 갑자기 그녀의 가랑이를 덥석 거머쥐자 낮게 비명을 질렀다.
그가 가르쳐준 연서의 황당한 닉네임이 바로 그거였다.
그걸 들었을 때 연서가 얼마나 당황했는지 순식간에 목덜미까지 벌겋게 달아올랐었다.
하기야 ‘박고보니엄마’라는 나에 비하면야 굉장히 점잖긴 했다.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킥킥킥~ 킥킥~”
“오빠?”
“쿡쿡~ ‘5월의 여왕’? 하하하~”
“모, 몰라요~!!!”
연서가 그 여자에게 닉네임이 잘 어울린다며 칭찬을 해 황당하게 만들었었다.
‘오럴’을 ‘5월’로 잘못 받아들인 탓이었다.
한바탕 웃고 나니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때 연서가 내 팔짱을 끼며 중얼거렸다.
“응? 뭐?”
“아, 아니에요...빨리 가요...’엄마’님~”
차마 입에 담지 못하겠는가 보다.
어차피 상관은 없을 것이다.
길면 보통 끝부분만 부르기도 하니까 말이다.
문득 연서의 가랑이를 잡았던 손바닥을 내려다보자 ‘끈적끈적’한 액체가 반짝이고 있었다.
‘별로 안 클 거 같던데..라고 들은 것 같은데...’
우리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을 ‘오럴의여왕’과 ‘좆큰아이’ 부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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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많아서인지 그들 나름대로 손님을 편안하게 해주는 노하우가 있었다.
그건 바로 무관심이었다.
처음 인사를 나눌 때 환영과 함께 사소한 질문 몇 개를 끝으로, 마치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지금 맞은편 소파에 앉은 저 두 남녀처럼 말이다.
“...’보지’님, 한잔 더 드릴까요? 긴장을 푸는 덴 역시 와인이 최고죠...”
“네? 네..고마워요...”
뒤쪽에서 어깨너머로 불쑥 내밀어진 손, ‘좆큰아이’다.
다른 사람들이 무관심으로 부담감을 덜어주면, 그는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중간중간 챙겨주었다.
그가 잔을 채워주고 멀어지자 연서가 홀짝거렸다.
그녀의 주량을 알기에 별로 걱정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몇 잔 마시지도 않은 내가 취한 것처럼 머리 속이 멍했다.
그건 아마 저것 때문일 것이다.
축축하게 젖어 번들거리는 낯선 여자의 보지가 서서히 드러나는 걸 보면서, 다른 남자가 내 여자를 ‘보지’라고 부르는 걸 듣는 건 너무나 음란했다.
“어때? 불편하진 않아?”
연서의 허리를 당기자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왔다.
“네..전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하지만 그녀의 몸에선 뜨끈뜨끈하게 열기가 느껴지고, 귓전을 스치는 숨결이 ‘쌕~ 쌕~’ 울리는 걸 보면, 그 말이 그다지 신빙성 있게 들리지는 않았다.
“아앙~ 아~”
남자가 굵직한 손가락이 살점을 가르고 음핵을 문지를 때마다, 여자는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몸을 퍼덕거리며 허리를 튕겨 올렸다.
“하아~ 하아~”
점점 더 가빠지는 연서의 뜨겁고도 거친 호흡에 나도 모르게 손이 움찔거렸다.
저 남자처럼 연서를 손가락을 쑤셔서 끈끈한 물을 잔뜩 흘려내게 만들고 싶었다.
지금 이순간만큼은 자신의 본능에 솔직하고 거침이 없는 저들이 부러웠다.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면 아직도 먼 걸까?’
앞으로 펼쳐질 일들이 상상이 안 된다.
두렵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보다도 급한 건 바로 내 욕정이었다.
속옷을 입지 않은 탓에 발기를 걱정한 건 정말로 우스운 일이었다.
텐트처럼 솟아오른 바지앞자락은 오줌이라도 싼 것처럼 손바닥만하게 얼룩이 져있었다.
사정을 하지 않았음에도 계속 흘러나온 겉물만으로도 이 지경이었다.
당장에라도 연서의 보지에다 거칠게 박아 넣고서 쏟아내고만 싶었다.
방으로 갈까? 아니, 그건 약속 때문에 안 되겠지만, 잠깐 화장실을 이용하면 눈치채지 못할 거다.
“연...’보지’야...”
무심결에 이름을 부르려다가 급히 말꼬리를 돌리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도 근처에는 맞은편에서 서로를 탐하느라 정신 없는 두 사람 말고 아무도 없었다.
“네...오..빠...”
“..아니다...”
연서도 나만큼이나 정신이 없어 보였다.
아마 내가 이끄는 대로 따라올 게 분명했다.
하지만 참아야만 했다.
왠지 그러면 그 순간 격류에 휩쓸려 소중한 걸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것은 십중팔구 내 여자가 될 거라는 예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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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때문에 연거푸 마신 와인 탓일까? 둘씩 또는 셋씩 짝을 이루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서로를 애무하는 장면들도 이제는 그다지 충격으로 느껴지지가 않았다.
‘쪼르르~’
언제 다가온 건지 그가 내 잔이 비자마자 채워주었다.
‘아이’는 호스트의 역할을 정말로 완벽하게 해내고 있는 듯이 보였다.
“이제 모두 모이면 곧 시작될 테니까...조금만 참으면 됩니다...고마워요..
참, 도중에 자리를 뜨기가 좀 그럴 테니 미리 화장실에라도 다녀오는 게 편할 겁니다..”
그 속삭임을 듣고 보니 갑자기 요의가 느껴졌다.
옆을 쳐다보자 연서가 멍하니 저쪽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살짝 벌어진 빨간 입술가로 당장에라도 침이 주르르 흘러내릴 것만 같아 왠지 위태위태해 보였다.
“화장실 갈래?”
“으, 응? 화장실에요?”
조금 전 들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다시 묻자 고개를 저었다.
이제는 완전히 익숙해져서 혼자 있는 것에도 전혀 불안해하지 않는 연서에게 왠지 서운함을 느꼈다가, 그런 자신이 너무 초라해져 화들짝 놀라 일어섰다.
잠시 이쪽을 향했던 시선이 제자리로 재빠르게 되돌아가는 걸 보는 순간, 문득 그녀가 지금의 상황들을 꽤나 즐기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 생각은 제법 넓게 벌어져있는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소파가 짙게 물들어있는 걸 발견하자 더더욱 강해졌다.
그녀의 넋을 뺏어간 건, 바닥에 누운 남자의 자지를 감탄이 나올 만큼 너무나 능숙하게 빨고 있는 한 여자였다.
‘오럴의여왕’ 이라는 닉네임이 잘 어울린다고 칭찬했던 연서의 표현은 아주 정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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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으로 올라가는 길이 꽤나 멀게 느껴졌다.
몸이 흔들거릴 정도로 오른 취기 때문일 거다.
만약 1층 화장실처럼 잠겨있다면 이번에는 그 앞에 주저앉아 기다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이대로 바닥에 드러누워 자고만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걸려있는 일들이 여러 가지였다.
그들과의 약속, 이제부터 벌어질 광란의 파티에 대한 기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연서였다.
그녀를 혼자 둘 수는 없었다.
자꾸만 어지러워지면서 시야까지 흔들거렸다.
‘일단은 찬물에다 세수부터 해야겠어...’
다행히도 2층은 비어있는 것 같았다.
손잡이가 돌아가더니 화장실 문이 열렸다.
“누가 불을 안 껐군...어..어...”
미끄러지지 않으려 꽉 붙든 문을 닫은 다음 중얼거리다가 당황하고 말았다.
세면대에다 엉덩이를 기대고 선 남자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취한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너무 놀라서 아까 들었던 이름이 기억나지를 않았다.
벙어리처럼 입만 벙긋벙긋하면서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정확히는 남자의 하체에다 얼굴을 묻고 있는 여자를 보고 있었다.
“꿀꺽~ 하아~ ‘엄마’님, 어서 와요~”
“죄, 죄송합니다...전 아무도 없는 줄...”
여자의 이름 또한 떠오르지를 않았다.
하기야 한참 남자의 자지를 빨다가 뭔가를 삼키고서는, 반갑게 웃으며 인사하는 여자를 대하면 이런 반응이 보통일 것이다.
“하하~ 전 끝났으니까 천천히 나오세요...”
“아..저, 저...헉~”
서서히 줄어드는 자지를 옷자락 속으로 집어넣으며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 지나치는 남자에, 소변이니 세수니 따위를 떠올릴 겨를도 없이 따라나가려는 순간 아랫도리에서 느껴지는 감촉에 기겁을 했다.
그녀가 추리닝을 끌어내리고는 내 자지를 잡은 것이었다.
“자, 잠깐..”
“어머? 정말 멋져요~ 흐읍~ 씁~”
“으헉~ 으~”
너무나 부드러운 혀가 재빠르게 귀두를 한 바퀴 훑는가 싶더니, 곧바로 뜨거운 곳으로 빨려 들어가 아찔한 감각이 밀려오자 무릎에서 힘이 쭉 빠졌다.
벽에다 등을 기대며 엉겁결에 한 손으로 세면대를 잡고 다른 손은 그녀의 머리에다 얹었다.
“웅~ 후릅~ 뻑뻑~ 우웁~”
“아아~”
저절로 신음이 새나왔다.
포르노에서나 봤던 것처럼 정말로 뿌리까지 다 삼키고 있었다.
그녀의 입술이 내 두덩에 부딪칠 때마다, 귀두가 입구에서 걸리더니 곧바로 좁디 좁은 목구멍 속으로 넘어갔다.
연서와는 애당초 비교자체가 되지를 않았다.
연서의 움직임이 뻣뻣한 도수체조라면, 이 여자는 화려한 발레리나였다.
술 때문에 감각이 둔해졌는데도 금새 저 아래쪽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압박감이 사라지며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감았던 눈을 뜨자 타액으로 번질거리는 자지가 끄덕대고 있었다.
그런데 벌떡 일어선 그녀가 뒤로 뻗은 손으로 자지를 잡고서는, 자신의 엉덩이 사이에다 비비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어..어...그, 그...”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숨마저 쉬기가 힘들어 허파가 타는 것만 같았다.
미끌미끌하고 하늘하늘한 살점이 귀두를 스치면서 벌어지더니 곧바로 아주 뜨겁고 좁은 곳으로 빠져버렸다.
“아앙~ 단단해~ 너무 좋아~”
“으읍~”
나도 모르게 두 손으로 가느다란 허리를 잡아당기면서 하체를 강하게 밀었다.
그리고는 부르르 떨며 정지했다가 고개를 돌린 그녀의 입술을 찍어 눌렀다.
‘연서야....미안...’
칭칭 감겨오는 혀를 마구 빨아들이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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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면서 머리가 아파왔다.
마치 뭔가 부속품이 하나 빠진 기계처럼 모든 게 삐걱대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죽을 것 같은 두통을 억지로 참으면서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어렴풋이 기억이 떠올랐다.
그냥 꿈이었기를, 착각이기를 바랬지만 미친 듯이 박아대던 장면이 너무나 생생했다.
내 구슬주머니까지 축축하게 적신 엄청난 보짓물, 자지를 아플 정도로 조여대던 뜨거운 속, 그리고 비명을 지르던 그녀의 모습까지 그 순간의 아찔한 쾌감이 떠오르며 소름이 자르르 돋았다.
“하아~”
눈을 뜨자 변기 위였다.
발목까지 내려간 바지와 함께 떡이 진 치모가 그 광란의 흔적을 선명하게 남기고 있었다.
다시 눈을 감자, 세면대에서 뒤로 박아대다가 이곳까지 끌고 와 변기를 잡게 했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변기에 엎어진 채 바닥에다 무릎을 꿇은 그녀의 흐드러진 보지로부터 희멀건 정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던 게 마지막 장면이었다.
“미안해...연서야...연서, 연서? 헉~”
중얼거리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 혼자 내버려두었다.
가슴이 마구 뛰었다.
‘도대체 얼마나 지난 거야? 혹시?’
바지를 끌어올리면서 아직도 물기가 남아 반짝거리는 자신의 하체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그래도 아주 많이 지난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너무나 미안해 가슴이 저려왔지만 일단은 나중의 문제였다.
불안감으로 미칠 것만 같았다.
자지를 빨던 ‘여왕’의 입과 내가 박아댄 ‘그녀’의 보지가 연서의 얼굴과 동시에 떠올랐다.
서둘러 화장실을 빠져 나와 아래층으로 향했다.
계단의 중간쯤을 지나 꺾어지자 1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환했던 아까와는 달리 흐릿한 불빛만이 보여 숨이 턱 막혔다.
‘설마? 설마 아니겠지? 연서야..제발...’
마지막 계단이 점점 가까워지자 희미하게 여자의 교성이 들려왔다.
분명히 다르다고 스스로에게 계속 되뇌면서도, 왠지 귀에 익은 여자의 신음소리가 언뜻 들린 것도 같아 미치기 직전이었다.
아직도 술이 제대로 깨지 않았다지만 이 정도를 뛰어내려가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한 계단 한 계단 걷게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마침내 마지막 계단을 지나 바닥에 내려섰다.
한걸음만 내디뎌 모퉁이를 돌아서면 거실이 한눈에 들어올 것이다.
벽을 짚은 손이 나도 모르게 떨려왔다.
‘제발..’
눈을 질끈 감고서 거실 쪽으로 향해 섰다.
확실하게 들려오는 난잡한 소음들, 그리고 뭔가 비릿하면서도 끈적끈적한 냄새와 함께 후끈한 열기가 밀려왔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눈을 떴다.
먼저 불그스름한 실내등 아래로 거실 여기저기에 엉켜있는 실루엣들이 보였다.
그리고 우리가 앉아있던 소파를 쳐다봤다.
“흐읍~”
순간적으로 비명이 터져 나올뻔했다.
가슴이 콱 막히면서 귓속이 윙윙 울렸다.
그녀가 있던 자리 뒤쪽에 남자로 보이는 그림자만 우두커니 서서 실내를 굽어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연서는 지금 거실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저 모습들 중에 숨어있다는 뜻?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2층의 우리 방을 들러보고 왔으니 말이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솟았다.
배신감과 원망 그리고 자책과 미안함 따위가 뒤섞여 죽고만 싶었다.
“흑...연서야...”
홀린 것처럼 멍하니 걸음을 옮겼다.
그녀를 찾아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때 우두커니 서있던 남자가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앞으로 몸을 숙이는 순간 언뜻 또 다른 그림자를 본 것도 같았다.
“여, 연서? 연서야?”
그러자 그 남자가 급하게 내 쪽으로 다가왔다.
“쉿~!! 이름을 부르지 마세요...”
“어? 아...미안합니다...나도 모르게..”
‘좆큰아이’ 그였다.
그제서야 그가 떠나온 곳의 소파 등받이 너머로 누군가의 머리가 보였다.
분명하다.
저건 연서가 틀림없었다.
‘아이’의 몸에 가려있었던 거다.
“왜 이렇게 늦었어요?”
“아..취해서 조는 바람에...”
“이젠 됐군요...혼자 두기가 좀 그랬거든요...그러면 전 이만 가볼게요...”
“네, 네..고맙습니다..”
“하하하~ 그렇게 고마우면 오래 자리를 지켜주세요...아니, 진짜 회원이 돼주시면 최고죠...”
성큼성큼 걸어가면서 가운을 벗어 던지는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다 걸음을 옮겨 연서의 옆에 앉았다.
그런데도 그냥 묵묵히 거실만 바라보고 있는 그녀, 굉장히 화가 난 것 같았다.
“미안해...연서야...너무 취해서 화장실에서 깜빡 잠이 들어버렸어......”
여전히 반응이 없다.
그래도 기뻤다.
조금 전에 느꼈던 그 절망감을 생각하면 이렇게 옆에만 있어줘도 너무나 고마웠다.
문득 화장실에서의 일이 떠올라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졌다.
내가 연서를 배반한 것이었다.
그러자 갑자기 말문이 막히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너무나 반가워서, 고마움에 가슴이 벅차서 으스러져라 껴안고 싶었는데, 이제는 손끝 하나 대기가 두려워져 버렸다.
“오빠...”
“으, 응..”
다행이었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숨이 막혀 죽을지도 몰랐다.
착 가라앉은 그녀의 음성이었지만 왠지 면죄부를 받은 기분에 달콤하게만 느껴졌다.
그때 그녀의 손이 내 머리를 붙들어 당겼다.
“여, 연서야?”
“많이 힘들죠? 소파 위로 다리를 올려서 한숨 자요...제가 지켜줄게요...”
내 머리를 자신의 허벅지에다 올리고는 뺨을 쓰다듬어주며 속삭였다.
그 손길과 목소리가 너무나 다정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솟았다.
“이러면 네가 너무 힘들어...난 괜찮아..정 졸리면 뒤로 기대서 잠깐 자도 돼...”
“아니에요..이러고 싶어요...이게 좋아요...부탁이에요..네?”
“그, 그래...알았어..고마워...”
너무 피곤하고 졸려서인지 그렇게나 두근거렸던 일들이 바로 등뒤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별로 끌리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는 코끝에 닿는 연서의 부드러운 아랫배와 그 아래쪽에서 물씬 풍겨나는 그녀의 냄새가 훨씬 더 짜릿하고 좋았다.
아까 보았던 소파의 젖은 자국이 떠올랐다.
아마 지금은 그때보다 더 많이 흘려내고 있을 것이다.
손이 슬금슬금 저절로 움직여지더니 가랑이 사이로 기어 내려갔다.
예상대로 미끈미끈한 액체들이 천 밖으로 마구 밀려나와 있었다.
짜릿한 느낌과 함께 갈라진 살 틈을 비비는 순간 그녀가 내 손목을 잡았다.
“미, 미안..나도 모르게...”
“잠깐...잠시만 이렇게...”
“으, 응...”
내 머리를 두 손으로 받쳐든 그녀가 하체를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다시 내려놓자, 조금 전까지 사타구니 사이에 묻혔던 얼굴이 한쪽 무릎의 거의 끝까지 밀려나있었다.
그 포근한 느낌과 두근대는 체취로부터 멀어진 것이다.
너무나 허전했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고집만 피울 수는 없어 몰래 작은 한숨만 쉬었다.
그런데, 엉덩이를 이리저리 기울이던 그녀가 내 얼굴을 다시 잡아 끌어올렸다.
“어? 이, 이건?”
“쉿~! 오빠...어두워서 안 보일 거에요..그리고 티에 가려지고요...”
“연서야....”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이에 레깅스가 허벅지까지 돌돌 말려 내려와 있었던 것이다.
엉덩이 쪽으로 손을 돌려보자 거기도 살만 만져졌다.
그녀가 살짝 벌려준 가랑이 사이로 손을 넣는 순간 뜨겁고도 매끄러운 살점이 붙어왔다.
“아흑~ 좋아요? 오빠...”
“그래..미치도록..사랑해...”
“저도 사랑해요..오빠...”
아마 앞으로도 평생 동안 이만큼이나 자극적이고 아찔한 흥분을 느낄 때가 있을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