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태극문 - 15편 (15/87)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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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태극문 - 15편 (1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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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랑한 웃음소리와 함께 숲속안에서 하나의 인영이 천천히 걸어나왔다.
나타난 인영은 푸른 청삼(청삼)을 걸친 이십 대 후반의 준수 한 청년이었다.
청삼청년의 이목구비는 아주 수려했고, 눈빛 또한 어둠속에 서도 훤히 보일만큼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다.
청삼청년은 조 자건의 앞에 다가오자 정중하게 포권을 했다. "실례를 용서하시오.
형장의 솜씨가 너무도 뛰어나서 염치 불구하고 잠시 숨어서 구경했소이다." 청삼청년의 태도는 단정하면서도 예의가 바라서 누구에게나 호감이 가는 인상이었다. "내 이름은 과자옥(과자옥)이라고 하오만 실례가 되지 않는 다면 형장의 성함을 알 수 있겠소?" 과자옥! 이 이름을 만약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과자옥은 우내십대기문병기중의 하나인 조화 무쌍(조화무쌍) 혼원패(혼원패)의 주인이었던 것이다.
우내십대기문병기는 이미 사라진 이름인 우내십대고수를 대 신하는 강호의 최절정고수들이었다.
그들 개개인의 무공은 과거의 우내십대고수를 능가하며 특히 한 가지 병기에는 천하제일의 조예를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 었다.
과자옥의 혼원패를 사용하는 솜씨는 별호 그대로 조화가 무 쌍해서 아무도 십 초 이상 받아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허나 조자건은 지난 세월동안 무림에 담을 쌓고 살았기 때문 에 우내십대기문병기의 이름을 듣지 못했다.
그래서 상대의 이름을 듣고도 조금도 놀라지 않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나는 조자건이오." 과자옥은 빙그레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멋진 이름이구료.
하하......오늘 이런 곳에서 형장같은 분 을 알게되니 이것도 모두 하늘이 정해준 인연이 아닌가 하오.
어떻소? 나는 조형을 친구로 사귀고 싶은데 허락해 주시겠소?" 조자건은 원래 상대의 청을 거절하려 했다.
허나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는 성큼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과자옥은 준수한 얼굴을 활짝 펴며 밝게 웃었다. "하하......조형은 정말 성격까지도 마음에 드는구료.
오늘 같은 뜻깊은 날을 그냥 보낼수야 없지." 과자옥은 돌연 조자건의 손을 덥썩 움켜 잡았다. "갑시다." 조자건은 별로 당황하지도 않고 물었다. "어딜 가자는거요?" "어디긴.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마침 내가 아는 사람이 살고 있소.
그곳에 가서 코가 삐뚤어지도록 마셔 봅시다." 과자옥은 조자건의 손을 붙잡고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조자건은 그에게 끌려가다시피 하며 다시 물었다. "나는 주량(주량)이 제법 센데 당신은 어떻소?" "나도 아직 술로는 누구에게 뒤진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 소." "그렇다면 그 사람의 집에 우리가 밤새 퍼마실 만큼의 술이 있겠소?" 과자옥은 새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커다랗게 웃었다. "하하......그런 걱정은 하지 마시오.
그 사람도 누구 못지 않게 술을 좋아해서 항상 집에 몇 동아리의 술을 보관하고 있 으니까 말이오." 조자건의 걸음이 갑자기 빨라졌다. "그렇다면 어서 갑시다." 그는 오히려 과자옥보다도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
과자옥은 어이가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다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그의 뒤를 따라갔다.
삼, 괴 객 과자옥이 조자건을 데리고 간 곳은 종남산의 동쪽 기슭에 있 는 어느 조그만 계곡이었다.
계곡은 그리 깊지 않았으나 계곡 전체가 온통 이름모를 각양 각색의 꽃들로 뒤덮여 있어 그야말로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이곳의 이름은 장춘곡(장춘곡)이라 하오.
과자옥은 능숙한 걸음으로 계곡안의 소로(소로)를 걸어갔다. "그 사람은 이 안에 살고 있소." 조자건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감탄한 듯 말했다. "나는 종남산에 이런 곳이 있다는건 몰랐소.
보아하니 이 곡 의 주인은 여인이거나 아니면 온화한 성품의 인물인 것 같구 려." 과자옥은 히죽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틀렸소.
그는 아주 성질이 못되고 거친데다 술고래이고 싸 움꾼이오.
게다가 천하에 둘도 없는 망나니요." 바로 그 순간, 휘익! 돌연 어디선가 돌맹이 하나가 과자옥의 면상을 향해 빠른 속 도로 날아왔다.
과자옥은 그런 일이 있을줄 예상이나 한 듯 껄 껄 웃으며 가볍게 돌맹이를 피했다. "하하...뿐만아니라 바람둥이에 거짓말장이이고 뒤에서 남을 흉보기 좋아하며 거만하고 굉장한 허풍장이요." 과자옥이 한 마듸씩 할 때마다 어김없이 돌맹이 하나가 그를 향해 날아왔다.
돌맹이들은 날아올때 마다 점점 속도가 빨라져서 나중에는 몇 줄기의 흑선(흑선)만이 보일 뿐이었다.
허나 과자옥의 몸 또한 빨라져서 돌맹이들은 그의 몸을 격중 시키지 못했다.
과자옥은 여유만만한 동작으로 몸을 움직여 돌 맹이를 피하며 계속 떠들어댔다. "무엇보다도 그의 고질적인 병은 아무 일에나 쓸데없이 끼어 들어 일을 아주 엉망으로 만들고는 한다는 거요.
그런데도 자 신은 제법 고상한 척 은사(은사)흉내를 내고 있으니 얼마나 가 소로운 일이요?" 별안간 돌맹이의 공세가 뚝 그쳤다.
과자옥은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몸을 멈추고 계곡 안쪽에 펼쳐져 있는 꽃밭을 쳐다보았다.
꽃밭사이로 한 사람이 천천히 걸어나오고 있었다.
그는 알록 달록한 화의(화의)를 걸친 괴이한 몰골의 사나이였다.
화의사 나이는 체구가 무척 컸는데 코는 들창코에 입은 메기처럼 쭉 찢어졌다.
더구나 턱에는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두 가닥의 염소수염을 매달고 있어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허나 두 눈은 독사의 그것 처럼 옆으로 길게 째져 날카로운 빛을 번뜩이고 있었다.
화의사나이는 꽃밭을 나와서 과자옥을 노려보며 우뚝 섰다. "난 또 어떤 미친 놈이 감히 나의 신성한 선거(선거)에 와서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나 했더니 바로 자네였군." 과자옥은 빙그레 웃으며 그에게로 다가갔다.. "당신의 비석열뢰(비석열뢰)수법은 여전하구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떡할 뻔 했소?" 화의사나이는 무뚝뚝한 음성으로 말했다. "자네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감히 이곳에 와서 그런 소리를 내뱉지 못했을걸세.
무슨일로 왔나?" 과자옥은 그의 퉁명스런 태도에는 조금도 아랑곳 없이 태연 하게 말했다. "일전에 먹었던 그 냉혼빙심옥골일품향(냉혼빙심옥골일품향) 의 맛을 잊을 수가 없어서 다시 왔소." 화의사나이는 딱 부러지게 고개를 저었다. "냉혼빙심옥골일품향은 다 떨어졌네." "그렇다면 할 수 없지.
백화주(백화주)는 있겠지요?" "그것도 없네." 과자옥은 쓴 입맛을 다셨다. "송자주(송자주)나 죽산홍(죽산홍)이라도 좋소." 화의사나이의 음성은 쌀쌀맞기조차 했다. "그것들도 얼마전에 바닥났네." "금존청(금존청)이나 태백소(태백소), 대원황(대원황)같은 것도 없소?" "없네." "그렇다면 지금 무엇이 있소?" "백건아(백건아)라면 한 병쯤은 남아 있을걸세." 백건아는 일명 백주(백주)라고 하는 것으로 술중에서 가장 하등품(하등품)으로 치는 것이었다.
과자옥은 조자건을 돌아보 며 고소를 머금었다. "할 수 없군.
그거라도 한 잔 하는게 어떻겠소?" 조자건은 담담하게 고개를 숙였다. "아무 거라도 목을 축일 수만 있으면 되오." 그때 돌연 화의사나이가 조자건을 턱으로 가리키며 과자옥에 게 물었다. "저 자는 누군가?" "이번에 새로 사귄 내 친구요." "저 자는 들어올수 없네." 과자옥은 눈쌀을 살짝 찡그렸다. "왜 그렇소?" "내 선거(선거)는 아무나 들락거릴 수 있는 곳이 아니네.
더 구나 저렇게 더럽고 지저분한 자가 들어온다면 악취가 공기중 에 베어 술맛이 떨어지네." 과자옥은 조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조자건이 불쑥 입을 열었다. "나는 이만 돌아가겠소." 과자옥은 그를 만류했다. "왜 그러시오.
조형?" "나는 갑자기 술을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소." 과자옥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왜 갑자기 생각이 바뀐 거요?" 조자건은 도리어 반문을 했다. "그럼 당신은 아직도 술이 마시고 싶단 말이오?" 과자옥은 그가 묻는 의도를 몰라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 다.
조자건은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다시 입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이상한 냄새가 나오.
이런 곳에서 술을 마셨다 가는 체하거나 속을 모두 버릴 것이오." 과자옥은 참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무슨 냄새가 난단 말이오?" 조자건은 정색을 했다. "아주 느끼한 노린내요." 그제서야 과자옥은 조자건의 말뜻을 알아듣고 하마터면 폭소 를 터뜨릴 뻔 했다.
조자건은 화의사나이가 노랑이처럼 구는 것을 넌지시 비꼬았 던 것이다.
과자옥이 웃지 않은 것은 화의사나이의 얼굴이 철 갑을 씌운 듯 딱딱하게 굳은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돌연 화의사나이는 조자건의 앞으로 다가서며 번개같이 양쪽 소매를 휘둘렀다.
쐐액! 쐐액! 그의 소매속에는 일곱 개의 돌맹이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튀 어나와 조자건의 칠개대혈(칠개대혈)을 노리고 쏘아져갔다.
그 출수의 신속함과 돌맹이의 날아드는 방위(방위)는 그야말로 완 벽해서 천하의 누구라해도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조자건은 단지 두 걸음을 움직였을 뿐이었다.
앞으로 한 걸음, 그리고 옆으로 비스듬이 한 걸음.
그런데도 일곱 개의 돌맹이들은 모두 헛되이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화의사나이의 낮빛이 약간 변했다.
그의 이 암기수법은 칠성 연주(칠성연주)라는 것으로, 천하무림에서 가장 무서운 열 가 지 암기수법중 하나에 속했다.
화의사나이는 더 이상 손을 쓰지 않은 체 조자건을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그러다가 불쑥 물었다. "당신이 방금 움직인 신법은 용협십이로(용협십이로)요?" 조자건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화의사나이의 얼굴에 의 혹의 빛이 떠올랐다.
그는 단순한 용협십이로가 어떻게 자신의 칠성연주를 피할 수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수가 없었던 것이다.
허나 이내 그는 휑하니 몸을 돌렸다.
그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꽃밭속 으로 사라졌다.
과자옥이 웃으면서 조자건에게 다가와 그의 어깨를 툭 쳤다. "들어갑시다.
조형은 이미 그의 시험을 통과했소." 조자건은 그에게 묻는 시선을 던졌다.
과자옥은 차분한 음성 으로 설명해 주었다. "그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시험을 하오.
그 시험 을 통과하는 사람만이 장춘곡에 들어가 술을 마실 수가 있소." 조자건은 그제야 전후 사정을 깨닫고 과자옥을 바라보았다. "당신도 그의 시험을 받아보았소?" 과자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요.
석 달전에 나는 그의 다섯 가지 암기수법을 모두 받아냈소.
그래서 그는 나를 이곳으로 데려와 그 천하일미(천 하일미)인 냉혼빙심옥골일품향이란 것을 맛보게 해주었던 거 요." "그럼 시험에 통과한 사람은 모두 그 냉혼빙심옥골일품향이 란 것을 맛볼 수 있소?" 과자옥은 담담하게 웃었다. "그렇지는 않소.
그는 천하무림에 산재한 모든 암기수법을 알고 있는데 그 암기수법을 모두 다섯 등급으로 나누었소.
가 장 아래등급의 암기수법을 받아낸 사람은 백건아를 마실수 있 소.
등급이 높아질수록 그에게서 좋은 술을 얻어 마실 영광을 누리게 되는 거요." 조자건은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그럼 지금까지 그에게서 냉혼빙심옥골일품향을 얻어 마신 사람은 몇 명이나 되오?" "많지 않소.
모두 네 사람뿐이요." 과자옥은 의미있는 눈으로 조자건을 바라보며 웃었다. "조형은 이제 다섯 번째로 천하제일의 명주(명주)를 마실 영 광을 갖게 된거요." 칠성연주는 화의사나이가 선정한 천하일급(천하일급)의 암기 수법중 하나였다.
그것을 피해냈으니 조자건에게도 자격이 주 어진 것이다. "그는 무척 괴이한 사람이구료." 조자건의 말에 과자옥은 한 마듸를 덧붙였다. "그는 천하에서 가장 괴이한 인물이요." 조자건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일전에 그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소." "그게 누구요?" "평지풍파객 사마결(평지풍파객 사마결)이오." 과자옥은 그의 말을 듣자 빙긋이 웃었다.
조자건은 넌지시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그 사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소?" 과자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단 들어보았을 뿐 아니라 그를 몇 번이나 만나기도 했 소." 그는 눈이 감겨질 정도로 활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조금전의 그가 바로 사마결이요." 강호에서 기인이사(기인이사)들이 구름처럼 모여있고 별의별 괴인들이 망라되어 있었다.
허나 그중 제일가는 괴인(괴인)을 꼽으라면 누구나가 한 사 람을 지적한다. - 평지풍파객 사마결! 그는 괴짜중에 괴짜였고 기인중의 기인이었다.
별호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천하제일의 사고뭉치였다.
또한 색골(색골)에 다 천하에서 둘도 없는 술꾼이며 도박의 대가(대가)였다.
단지 그뿐이라면 그를 천하제일의 괴인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당금무림에서 삼대암기명수(삼대암기명수)중 한 사람이 었다.
특히 소맷자락으로 던지는 종류의 암기에서는 천하에서 그를 따를 자가 없었다.
그는 모두 칠십 이종의 암기수법을 익혔는 데 그중 절반 이상이 소매를 이용한 무공이었다.
게다가 그는 무림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모르는 것이 없을 만큼 넓은 견식을 갖고 있기도 했다.
남들이 아는 것은 그도 알았고, 그가 모르는 것은 남들도 몰 랐다.
때문에 그를 무림제일통(무림제일통)이라고 부르는 사람 들도 많았다.
일전에 누군가가 그에게 물은 적이 있다. "대체 천하에서 당신이 모르는 일이 있소?" 사마결은 서슴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 가지가 있소." "아니 그게 정말이요? 그게 무엇이요?" "첫째는 하늘이 얼마나 높은가 하는 것이고 둘째는 땅이 얼 마나 넓은가 하는 것이오." "셋째는?" "무적초자 화군악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천하에 존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오." 사람들은 그 말은 듣고 모두 웃었다.
그는 자신이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 드시 알아내고야 말았다.
언젠가 그는 화군악의 걸음이 무척 특이하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의 보폭(보폭)이 아주 일정하다는 것이다.
사마결은 그 소문에 흥미를 느꼈고, 그것이 사실인지 알고 싶었다.
한달동안 그는 화군악의 뒤를 따라 다니며 기회만 있으면 화 군악의 보폭(보폭)을 자로 재곤 했다.
그리하여 무려 천 이백 열 아홉 번을 짼 끝에 그는 화군악의 보폭이 언제나 한 자 일 곱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우내십대기문병기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만든 사람도 사마결 이었다 일년전, 사마결은 화군악은 제외하고 천하에서 가장 강한 고 수가 누구냐는 물음에 즉석으로 이렇게 대답했다. "열 명이 있소.
그들의 무공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백중하고 한 가지씩의 기문병기(기문병기)에 정통하오.
화군악 을 제외하고는 그들이 우내(우내:천하)에서 가장 강한 고수들 이오." 우내십대기문병기라는 이름은 이때부터 천하에 퍼지게 되었 던 것이다.
게다가 그는 천하에서 가장 맛있는 술을 담그는 비법(비법) 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그의 냉혼빙심옥골일품향은 한 번 맛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 나가 엄지손가락을 내미는 천하제일의 미주(미주)였다.
알려진 바로는 냉혼빙심옥골일품향은 모두 백 여덟 가지의 각종 꽃잎 과 마흔 아홉 가지의 특이한 재료들을 섞어 삼 년이상 숙성(숙 성)시켜야만 비로소 그 특유의 맛이 난다고 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천하제일의 미주를 맛본 사람이 극소수 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이런 여러가지 일들로 해서 사마결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무 림제일의 괴인이라 불리우게 되었던 것이다. <1 권 끝> 제9장 요 화 장 침 일, 명 주 장춘곡의 안은 생각보다 상당히 넓었다.
화원을 지나니 계곡은 돌연 시원하게 펼쳐진 초원으로 바뀌 었다.
비취빛 녹색을 듬뿍 머금고 있는 그곳에서 조그많고 정 교하게 지어진 루각(누각)이 있었다.
붉은 난간...푸른 기와...날아갈 듯한 휘청거리는 처마...
정말 멋진 솜씨로 지어진 루각이었다.
루각 왼쪽에는 푸른 여울이 굽이쳐 흐르고, 오른쪽에는 기이 한 유실수(유실수)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마치 무릉도원 (무릉도원)을 연상케 했다.
붉은 난간에서 뻗은 조그만 다리가 여울을 가로지르고 있는 데, 교각(교각)밑에는 암수 한 쌍의 물오리가 몸을 맞댄 채 유 유히 노닐고 있었다.
조자건은 과자옥과 함께 구름다리를 지나 누각으로 올라갔 다.
누각에 있는 탁자위에는 어느 새 술상이 차려져 있고, 반대 편에 사마결과 한 명의 여인이 않아 있었다.
여인은 초록색 저고리에 진한 남색 치마를 입었는데 얼핏 보 기에도 몸매가 훤칠하고 늘씬했다.
피부가 백옥처럼 곱고 계란 형의 얼굴, 봉황(봉황)을 연상케 하는 눈동자에는 생기가 넘쳐 흘렀다.
여인은 샛별처럼 반짝이는 영롱한 눈으로 누각안으로 들어오 는 두 사람을 빤히 주시하고 있었다.
과자옥은 준수한 얼굴에 미소를 머금으며 사마결을 쳐다보았 다. "하하...이거 우리보다 먼저온 손님이 있을 줄은 몰랐군.
우 리가 두 분의 재미있는 시간을 방해한 것은 아니요?" 사마결은 퉁명스럽게 손을 내저었다. "쓸데없는 소리 말게.
이여자는 내 외사촌누이인 여소쌍(여 소쌍)이네." 과자옥은 눈을 크게 뜨며 새삼스러운 듯 여인을 돌아보았다. "아! 그렇다면 화호(화호)라 불리우는 그..." 여인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바로 화호 여소쌍이에요.
당신은 조화무쌍 혼원패 과 자옥이겠지요?" 과자옥은 허를 찔린 표정이었다. "여소저께서 나를 어찌 아시오?" 그녀는 까르르 웃었다. "호호...사마오라버니에게서 당신의 말씀을 들었어요.
몹시 무뢰하고 보기보다는 심한 말씀을 잘 하신다고요." 그녀의 웃음소리는 은쟁반에 구슬을 굴리는 것 같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원래 방울처럼 둥글고 컸다.
그런데 일단 웃음을 발하자 그 커다란 눈동자는 실처럼 접혀 졌다.
초생달을 연상케 하는 그 눈의 곡선은 어떤 남자의 마음 도 충분히 묶어 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과자옥은 쓴웃음을 머금을 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사마결이 여소쌍에게 자신을 어떻게 말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마결은 다른 사람을 혹평(혹평)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무림에서 그에게 좋은 말은 들은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과자옥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의자에 가서 앉았다.
조자 건은 이미 사마결의 맞은 편 의자에 앉은 채 혼자서 술병을 들 어 마시고 있었다.
원래 그의 몸은 오랫동안 씻지 않았기 때문에 심한 악취가 풍겼다.
헌데 이상하게도 누각안에 들어온 다음에는 그의 몸에서 악 취가 그리 심하게 풍기지 않았다.
이 이유는 어디선가 사람의 마음을 취하게 하는 둣한 달콤하고 청량한 향기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과자옥은 코를 킁킁거리며 그 향기를 마음껏 들이켰다. "아...정말 냉혼빙심옥골일품향의 향기는 너무도 감미롭군." 그 향기는 술병에서 나는 것이었다.
단지 냄새만으로도 사람을 황홀하게 만드는 술은 천하에서 오직 냉혼빙심옥골일품향밖에는 없을 것이다.
조자건은 술병을 통째로 든 채 입속에 쑤셔넣고 꿀꺽거리고 있었다.
사마결과 여소쌍은 그의 술마시는 동작을 흥미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술이 목구멍속으로 들어갈 때마다 그의 목젖 이 크게 꿈틀거렸다.
그가 술병을 내려놓았을 때 술병은 어느 새 비어 있었다.
그 런데도 용케도 그는 한 방울의 술도 흘리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그 자세로 가만히 멈춘 채 잠시 눈을 지그시 감 았다.
그러다가 눈을 번쩍 뜨며 짤막하게 말했다. "좋은 술이군." 사마결은 그 말을 듣자 돌연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그는 아무 말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다시 한 병의 냉혼빙심옥골일품향을 가져왔다.
과자옥은 이것을 보고 의외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가 알 기로는 사마결은 아무리 귀한 손님이 와도 그 술을 한 병 이상 꺼내놓는 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탁! 사마결은 술병을 조자건의 앞에 놓은 채 그를 뚫어지게 쳐다 보았다.
조자건은 술병을 들더니 이번에는 자신의 앞에 놓인 술잔에 한 잔을 따랐다.
이어 술잔을 입술에 대고는 조금씩 입속으로 흘려넣으며 그 맛을 음미했다.
사마결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과자옥을 힐끗 보며 입 을 열었다. "자네 친구는 적어도 술에 관해서는 아주 익숙한 사람이군." 과자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소?" 그는 자신의 대답이 조금 이상했다고 생각했는지 빙긋 웃으 며 다시 말을 덧붙였다. "사실 나는 그를 만난지가 얼마되지 않아 그에 대해서는 아 는 것이 거의 없소." "그를 사귄지 얼마나 되었소?" "어젯밤부터요.
서로 만난 기념을 술을 한 잔 하기 위해 이 곳을 찾아 왔던거요." 그때 조자건이 술잔을 탁 내려놓았다.
이어 술잔을 과자옥에게 내밀었다. "당신도 한 잔 하시오." 그는 마치 자신이 이곳의 주인이기라도 한 듯 태연자약하게 과자옥에게 술을 권했다.
그리고는 한쪽에 우두커니 서 있는 사마결을 돌아보며 불쑥 소리쳤다. "가서 술을 몇 병 더 가져 오시오." 중인들은 어이가 없어 멀거니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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