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태극문 - 22편 (22/87)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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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태극문 - 22편 (2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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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무극은 어린도를 움켜쥔 손을 축 늘어뜨린 채 경악어린 표 정으로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의 손목이 아래로 꺾인 것으로 보아 부러진 것이 분명했다.
그는 손목이 부러진 고통도 잊은 채 불신어린 표정으로 멍하 니 조자건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무막대는 여전히 조자건의 오른쪽 어깨에 걸쳐 있었다.
모 르는 사람이 보았다면 조자건은 그대로 가만히 있는데 낙무극 의 손목이 저절로 부러지며 그의 공세가 사그러진 줄로 알았을 것이다.
허나 낙무극의 손목이 저절로 부러질 리는 없었다. "어떻게 된거지...? 어떻게 된거지...?" 낙무극은 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조자건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다가 조용히 입 을 열었다. "당신의 도법은 나쁘지 않았소.
빠르고 방위(방위) 또한 완 벽했소." "그런데 어떻게....." 낙무극은 아직도 자신의 패배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 다. "허나 너무 속도에만 치중하느라 초식과 초식사이에 빈 곳이 많이 있었소.
특히 칼을 휘두르는데 너무 힘이 들어가서 손목 부근에 커다란 구멍이 보였소.
그래서 난 그 구멍을 노렸던거 요." 낙무극은 멍하니 그의 말을 듣고 있다가 돌연 가슴속에서 우 러나오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난 몰랐다...난 지금까지 수십 번이나 이 초식을 펼쳐 강적들을 쓰러뜨렸지만 한 번도...그런 헛점이 있는 줄은 몰랐 다." 그의 입가에 씁쓸한 고소가 떠올랐다. "선사(선사)께서 예전에 나를 보고 기세(기세)는 좋지만 너 무 성격이 급하고 살기가 강해 대성(대성)하기 힘들거라고 말 씀하셔서 믿지 않았는데 이제야 그 말뜻을 알겠군." 그는 무거운 탄식을 토해내다가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내가...패했다..." 낙무극이 비록 성격이 편협되고 손속이 잔인하지만 패배를 인정할 줄 안다는 점에는 대장부라 할 만 했다.
조자건은 그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몸을 돌렸다. "잘 배웠소." 그의 훤칠한 신형이 대청을 벗어나려 할때 낙무극은 급히 그 를 불러 세웠다. "잠깐." "무슨 일이시오?" 낙무극은 머뭇거리다가 물었다. "네가 조금전 내 손목을 부러뜨린 수법은 혹시..." 조자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비응십팔조(비응십팔조)중의 응락천석(응락천석)을 검으로 시전한 거요." "역시 그렇군.
하지만 응락천석에 그런 위력이 있다니 정말 믿을 수 없군." "응락천석이 아니라 어떤 초식이라도 시기를 노려 정확하고 빠르게 펼친다면 조금전과 똑같은 결과를 볼 수 있소." 낙무극은 무거운 탄식을 토해냈다. "하지만 내 절명십삼도아래서 짧은 시간에 시기와 방위를 그 토록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을 것이 다." 조자건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빙긋 웃더니 다시 몸을 돌려 대청밖으로 사라졌다.
그를 따라왔던 화의사나이도 무엇이 그리 좋은지 연신 히죽 히죽 웃으며 그를 따라나갔다.
낙무극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선 채 멀어져가는 조자건의 뒷 모습을 언제까지고 바라보고 있었다.
이, 박 호 사마결은 아침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을 뜨자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어제 자신이 보았던 기이 한 싸움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는 것이었다.
허나 결과는 마 찬가지로 의문 투성이였다.
어제 밤을 거의 꼬박 새다시피하며 머리를 싸매고 생각을 거 듭해 보았으나 도무지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제 조자건은 산서(산서)의 제일고수인 풍운신창(풍운신창) 전등양(전등양)과 비무를 했다.
전등양은 창법(창법)으로만 따지만 사 년전 천하를 휩쓸었던 우내십대고수중의 창절 섭자웅이후 최고의 고수로 불리우고 있 었다.
그의 풍운이십팔창(풍운이십팔창)은 광동(광동)의 마가창법 (마가창법)과 절강유가(절강유가)의 회마창법(회마창법)과 더 불어 당금 강호에서 가장 유명한 삼대창법(삼대창법)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었다.
사실 사마결로서는 아직 강호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조자건이 상대하기에는 너무 벅찬 고수가 아닌가하여 조금 걱정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전등양은 인물됨이 공명정대하고 대가(대가)의 풍모가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의 창을 쓰는 솜씨는 바람보다 빠르고 구름보다 변화무쌍해서 강호인들의 두려움을 사기에 족한 것이 었다.
처음 전등양과 조자건이 마주보고 섰을 때 조자건은 여전히 나무막대를 오른손에 가볍게 쥐고 어깨에 걸쳐놓은 모습이었 다.
먼저 손을 쓴 사람은 전등양이었는데 전등양은 이미 조자건 이 낙무극을 물리친 소문을 들었는지 처음부터 손에 조금도 사 정을 보지 않고 날카로운 공격을 계속했다.
그의 풍운이십팔창 은 과연 소문대로 무서워서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사마결조차 몸을 움찔움찔할 정도였다.
눈깜빡할 사이에 전등양은 십 여초를 질풍처럼 내질렀다.
그 의 창이 어찌나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이던지 사방에 창영(창 영)만이 난무할 뿐 어디를 어떻게 공격하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 질풍노도같은 공세속을 조자건은 반격 한 번 하지 않고 계속 피하기만 했다.
사마결은 손에 땀을 쥐고 눈도 깜박거리 지 않고 그 격전을 지켜보았다.
조자건은 신통하다 할 정도로 기묘한 몸놀림으로 전등양의 공세를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있었는데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그러다 갑자기 몸을 우뚝 멈춰버렸다. "앗?" 사마결이 자신도 모르게 놀란 외침을 토한 순간 전등양의 풍 운창은 한 치의 사정도 없이 그대로 조자건의 가슴을 궤뚫어 버렸다.
아니 궤뚫었다고 느꼈다.
그리고 격전은 끝났다.
정말 끝이 나 버렸다.
패한 사람은 전등양이고 이긴 사람은 조자건이었다.
나중에야 안 일이지만 전등양의 풍운창은 조자건의 가슴을 관통한게 아니라 옆구리에 끼어 있었다.
그리고 조자건의 나무 막대는 한 치의 착오도 없이 전등양의 목젖에 닿아 있었던 것 이다.
누구도, 전등양 조차도 도대체 조자건이 무슨 수로 자신의 가공할 공세를 뚫고 들어와 목을 공격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없 었다.
물론 사마결은 더더욱 알지 못했다.
그는 다만 언뜻 전등양의 목을 겨누고 있는 조자건의 자세가 복마검법(복마검법)중의 선인지로(선인지로)와 비슷하다는 생 각이 잠깐 들었을 뿐이었다.
전등양은 한동안 망연자실하여 우두커니 서 있다가 끝내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졌소." 조자건은 곧 나무막대를 거두고 정중히 포권을 한 후 물러났 다.
사마결은 그에게 묻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았지만 어느 것 부터 물어봐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하다가 기회를 놓쳐 버렸다.
조자건이 몸을 좀 씻어야 겠다며 욕실로 들어가 버렸던 것이 다.
사마결은 그 뒤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도대체 조자건이 무슨 수법으로 전등양의 풍운창을 피해서 단 일검(일검)에 그 를 제압할 수 있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다시피 무림에서 아는 것이 제일 많은 사 람이었다.
게다가 조자건을 만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에 게 관심을 느껴 나름대로 그의 뒷조사도 해오고 있었다.
그런데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아는 것보다 모르는게 더 많아 졌다.
지금도 그는 왜 조자건이 난데없이 비무행(비무행)을 시작했 는지 그 이유조차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사문이 어디 인지는 말할 것도 없고 어느 것이 그의 진실한 무공내력인지조 차 파악하지 못했다.
조자건이 내뻗는 한 초식 한 초식은 그야말로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것들이어서 강호인(강호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하류급 무공들이었다.
때로는 너무 간단하고 보잘 것 없는 무 공을 써서 그를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결과는 항상 그의 승리였다.
(하지만 오늘은.....) 사마결은 두 눈을 날카롭게 번뜩였다.
(반드시 그의 무공내력을 알아내고 말테다!) 오늘은 조자건이 중조산(중조산)의 괴걸(괴걸)인 강장비환 (강장비환) 현일립(현일립)과 비무를 하는 날이다.
현일립은 물론 무림에서 내노라하는 절정고수중 한 사람이 지만 그 외에도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은 한 가지 비장의 절학 (절학)을 가지고 있다.
현일립의 그 수법(수법)은 너무도 가공스러워서 아직까지 그 아래에서 아무도 살아난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사마결은 어느 날 우연히 중조산을 지나다가 현일립이 그 수 법을 써서 자신보다 훨씬 더 명성이 높은 인물을 단숨에 쓰러 뜨리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당시 현일립의 무공은 그 고 수에게는 도저히 상대가 안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도 현일립은 불과 몇 초도 되지 않아 상대를 불귀(불 귀)의 객(객)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사마결은 그때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그래서 조자건이 전등양의 다음상대를 물색할 때 은근히 그 에게 현일립을 추천했던 것이다.
조자건이 과연 현일립의 그 가공할 수법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결과는 예측할 수 없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했다.
(이번에 조자건은 자신이 숨기고 있는 절학들을 쓰지 않고는 못견딜 것이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제아무리 오래되고 절전(절전)되었던 상고(상고)의 무공이라도 사마결은 한 눈에 그 내력을 파악해 낼 수 있다.
그리고 그는 그것으로 조자건의 사문을 알아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노호령(노호령)의 고개는 가파르기만 했다.
노호령은 중조산의 입구에 있는 험하고 가파른 고갯마루였 다.
한낮의 햇살은 제법 따가워서 노호령으로 올라온 사마결의 이마에는 어느 새 굵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제길....더럽게 덥군." 사마결은 투덜거리며 옆을 힐끗 돌아보았다.
마침 조자건도 그를 쳐다보다가 시선이 마주치자 빙긋 웃었 다. "그렇게 더우면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지 뭣때문에 여기까지 따라 올라온거요?" 사마결은 정색을 했다. "나는 원래 싸움구경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인 데 조금 덥다고 이런 좋은 구경거리를 놓치란 말이오? 당신은 모르는 모양인데 원래 진짜 싸우는것 보다 옆에서 구경하는게 훨씬 더 재미있는 법이오." 조자건은 담담하게 웃었다. "나도 잘 알고 있소.
나도 예전에는 당신보다 구경하는걸 더 좋아했던 적도 있었소." "그랬소?" 사마결은 별로 미덥지 못한 표정이었다.
조자건은 아무 말없이 웃기만 했다.
그가 십 여년전에 아직 아홉 살의 코흘리개 어린 시절부터 무림고수들의 싸움을 구경하기 위해 천하의 방방곡곡을 돌아다 녔었다는 것을 사마결이 어찌 알겠는가? 그 시절을 생각하니 조자건은 문득 자신의 어린 손을 잡고 아무리 험한 산속이라도 데려다 주던 한 남자가 뇌리에 떠올랐 다.
그 우람한 체구와 강렬한 눈빛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묵직 하면서도 나직하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그리워졌다. "자건.
잘 봐둬라.
저 자의 왼손에 숨겨진 탈수비검(탈수비 검)은 상당히 날카롭다." "그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단지 서로 맞서고 있을 때의 그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기만 하면 된다." "그 자가 왜 맥없이 쓰러졌는지 아느냐? 상대의 기세에 지레 겁을 집어 먹고 몸이 움츠러 들었기 때문이다.
서로 비슷한 실 력의 고수들간의 겨룸에서는 먼저 기선을 잡는 것이 중요하 다." "많이 보아두어라.
많이 보면 볼수록, 그리고 오래 보면 볼 수록 너는 언젠가는 그들 모두를 두려워 하지 않게 될 것이 다." 그 사나이는 말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한 번의 승부가 끝나면 꼭 그것에 대한 관전평을 해주었다.
또 어떤 때는 조자 건에게 관전평을 물어본 적도 있었다.
그런 일은 십 여년간이 나 계속되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영원히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그에게 충고를 아끼지 않았던 그 무뚝뚝한 사나이의 음성을 결코 들을 수 없을 것이다.
조자건의 상념(상념)을 깬 것은 사마결의 음성이었다. "왔군." 조자건이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 새 노호령의 산마루에는 한 명의 인물이 우뚝 서서 그를 쏘아보고 있었다.
그 인물은 앙상하게 마른 체구에 키가 훌쭉하게 큰 삼십 대 중반의 중년인이었다.
몸에 착 달라 붙는 흑의경장(흑의경장) 을 하고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왼쪽 손목에 은빛 팔찌를 차고 있었다.
이 자가 바로 강장비환 현일립이었다.
현일립의 장기는 빠르고 강력한 장공(장공)과 왼쪽 손목에 찬 대풍환(대풍환)의 절기였다.
알려진 바로는 그의 장공은 칼 날처럼 예리한 도자장(도자장)이며, 대풍환의 수법또한 빛살처 럼 빠르고 강력하다고 한다.
그에게 강장비환이란 외호가 붙은 것도 바로 이 두 무공의 위력이 그만큼 절륜하기 때문이었다.
현일립은 중조산 일대에서는 거의 제왕(제왕)같은 존재이지 만 중조산 밖으로는 잘 나가지 않아서 무림에서의 명성은 전등 양이나 낙무극보다 오히려 조금 처지는 편이었다.
허나 그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그들보다는 훨씬 고강한 고수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현일립은 날카로운 눈으로 사마결과 조자건을 바라 보다가 조자건에게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귀하가 비무첩을 보낸 조자건이오?" 조자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현일립의 시선이 조자건의 전신을 쓰윽 훑고 지나갔다.
그것 은 마치 매의 그것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눈길이었다. "잘 닦인 몸매로군.
귀하는 준비하시오." 현일립은 거두절미하고 바로 조자건의 앞으로 우뚝 다가섰 다.
소문만큼이나 냉정하고 군더기없는 성격이었다.
조자건은 여전히 오른손에 든 나무막대를 어깨에 걸쳐맨 채 느릿느릿 현일립에게로 다가갔다.
그의 손에 들린 나무막대는 그가 매일 조금씩 다듬어서 인지 이제는 제법 목검(목검)의 형태를 띄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래도 여전히 엉성하고 볼품없는 모습인 것만은 분명했다.
현일립은 목검에는 시선 조차 주지 않고 조자건의 두 눈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돌연 그는 맹렬하게 다가들며 양 손을 질풍처럼 휘 둘렀다.
슈애애액!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싸늘한 장력이 조자건의 상체 오개 대혈(오개대혈)을 노리고 날아왔다.
특이하게도 이 장력은 여 타 장력과 같이 강맹한 것이 아니라 마치 칼을 휘두른 듯 빠르 고 예리했다.
이것이 바로 도자장(도자장)이었다.
이것은 얼핏 보기에 사도(사도)의 무공같지만 원래는 도가 (도가)에서 전해내려오는 비전의 절학이었다.
도가의 장력들은 하나같이 깔끔하면서도 예리한 위력이 있어 여타 장력들과는 확연하게 구분이 되었다.
조자건은 몸을 반쯤 돌려 장력을 피하며 가볍게 일지(일지) 를 내뻗었다.
슉! 날카롭지도 그렇다고 빠르고 강력하지도 않은 평범한 공세였 으나 그 시기가 실로 적절하여 현일립은 도자장을 발출하다 말 고 옆으로 피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가 다 피했다고 느끼고 다시 공세를 취하려 할때 스치고 지나갈 듯 했던 유운지력(유운지력)이 갑자기 빠르게 회전하며 그의 면전으로 쏘아져 오는 것이 아닌가? "음?" 현일립은 움찔하며 다시 연거푸 두 번이나 몸을 회전시켰다.
그 덕분에 간신히 유운지의 공세는 피할 수 있었으나 현일립은 자세가 완전히 흐트러져서 도자장을 제대로 발출할 수가 없었 다.
(과연 만만한 자가 아니군.) 현일립은 눈빛을 번뜩이며 흐트러진 자세 그대로 왼손을 휘 둘렀다.
순간, 휘리리릭! 그의 왼쪽 손목에 있던 대풍환이 기이하게 흔들리며 사나운 섬광을 사방으로 폭사하는 것이었다.
현일립이 드디어 대풍십칠환(대풍십칠환)수법을 전개한 것이 다.
과연 대풍십칠환의 위력은 놀라와서 현일립은 금새 자세를 회복하고 매섭게 조자건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어찌된 일인 지 조자건은 조금전에 일지를 발출한 것 외에는 전혀 반격할 생각도 하지 않고 피하는데만 급급했다.
현일립은 질풍노도와 같은 기세로 연거푸 도자장과 대풍십칠 환의 절초들을 퍼부어댔다.
(이상하군.
그는 왜 반격을 하지 않지?) 한쪽에서 이들의 격전을 구경하고 있던 사마결의 얼굴에 의 아한 빛이 떠오를 순간 조자건이 왼손을 반쯤 말아쥔 채 연거 푸 네 번 계속 내찌르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꽝! 굉음과 함께 한 사람이 뒤로 주르르 밀려났다. "음..." 인상을 찌푸린 채로 뒤로 다섯 걸음이나 물러난 사람은 놀랍 게도 무서운 위세로 공격을 하던 현일립이었다.
현일립은 경이 어린 눈으로 조자건을 바라보았다. "놀랍군...겨우 육합권(육합권)따위로 나의 장환쌍격(장환쌍 격)을 물리치다니..." 현일립이 어이없어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조자건이 조 금전 펼친 수법은 육합권중의 하나인 사마둔산(사마둔산)이라 는 초식이었다.
육합권이라면 천하에 산재한 수많은 권법(권 법)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지고 또 그 만큼 가장 평범한 권법 이었다.
현일립 자신도 육합권은 두 눈을 감고도 그 가는 길을 훤히 알 수 있을만큼 간단하고 단순한 무공이었다.
그런 육합권의 초식에 맥없이 물러났으니 그가 놀랄 수 밖에...
허나 현일립의 얼굴에는 곧 싸늘한 냉기가 뒤덮히기 시작했 다.
갑자기 그는 대풍환을 거두더니 느릿느릿 양 손을 들어올렸 다.
그의 손이 올라감에 따라 점차 양 손이 붉은 빛으로 물들 어 가기 시작하더니 종내에는 시뻘건 색으로 변해 버렸다.
이것을 보고 있던 사마결은 바짝 긴장한 신색으로 급히 소리 쳤다. "조심하시오.
저것은 미리혈옥수(미리혈옥수)요!" 허나 그의 음성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현일립의 몸은 어느 새 조자건의 코앞으로 육박하고 있었다. "이미 늦었다!" 무서운 폭갈과 함께 현일립의 양손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만 큼 가공할 속도로 휘둘러졌다.
순간, 꽈르르릉! 무시무시한 굉음이 터져 나오며 시뻘건 혈광(혈광)이 조자건 의 전신을 그대로 뒤덮어 버렸다.
그 기세의 가공함과 흉험함 은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미리혈옥수는 이미 백 여년전에 절전(절전)된 것으로 알려진 전설적인 장공이었다.
이것은 도가의 현문강기(현문 기)를 극성에 이르도록 연마 한 사람만이 시출할 수 있는 것으로, 그 위력은 가히 파천황 (파천황), 바로 그것이었다.
현일립은 우연한 기회에 미리혈옥수의 비급을 입수해 그것을 익혔지만 워낙 살인적인 무공인지라 특별한 경우외에는 사용을 하지 않았다.
그가 이것을 펼친 것은 지금까지 모두 다섯 번이었는데 그들 은 모두 그가 상대하기 벅찬 무서운 고수들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중 누구도 미리혈옥수의 아래에서 이 초이상을 버틴 사람이 없었다.
비단 버티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들은 모 두 처참한 혈구(혈구)가 되어 나뒹굴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도 조자건은 자신의 주위사방을 무서운 기세로 몰아쳐 오는 미리혈옥수의 위력에 대항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듯 우두 커니 서 있었다.
막 조자건의 전신이 혈광에 잠겨 피곤죽으로 변하려는 순간, 갑자기 조자건은 오른손에 들고 있던 목검을 허공으로 던지더 니 번개같이 양 손을 휘둘러 십팔장(십팔장)을 갈겨대는 것이 아닌가? 그의 손이 어찌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첫번째 장력(장력)이 채 뿜어나오기도 전에 두 번째 장력이 뿜어나오고, 그것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세 번째, 네 번째 장이 구슬엮듯 연달아 뿜어나 왔다.
어찌보면 열 여덟 개의 장력이 거의 동시에 퍼부어지는 것 같았다.
그 폭포수같은 십팔장은 창졸지간에 사방을 엄청난 속도로 짓쳐들어오던 혈광과 정면으로 격돌하고 말았다.
꽈꽈꽝! 경심동백(경심동백)할 기세가 사방을 뒤덮으며 엄청난 기세 를 이루며 뿜어나갔다.
그들이 격돌한 순간 발생한 여파가 어찌나 엄청났던지 옆에 서 구경하고 있던 사마결은 견디지 못하고 뒤로 오 장이나 물 러나고 말았다.
현일립은 그토록 엄밀하고 살인적인 미리혈옥수의 공세가 너 무도 엄청난 압력에 짓눌려 급속도로 사그러드는 것을 깨달았 다.
조자건이 펼쳐낸 십팔장이 그물처럼 허공에 강기막( 기 막)을 형성하여 그의 공세를 짓눌러 버렸던 것이다.
순간 현일립은 정신이 아득해 지는 것 같았다.
기혈이 용솟 음치고 전신의 기운이 모조리 빠져 버린 것 같았다. "으웩!" 그는 마침내 한 모금의 시뻘건 선혈을 토해내면서 뒤로 주르 르 밀려났다.
가슴이 빠개지는 듯 하고 온 몸이 으스러지는 듯한 통증 때 문에 그는 정신이 가물가물했다.
허나 그 와중에도 그는 고통 보다 오히려 경악을 느꼈다.
(이...이럴수가...미리혈옥수가 깨어지다니...) 그는 조자건이 도데체 무슨 수법으로 자신의 독보적인 미리 혈옥수를 깨뜨렸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단지 얼핏 보기 에 그가 십팔장을 퍼부은 모습이 복호장(복호장)중의 남산박호 (남산박호)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나 그는 곧 자신의 생각을 부인했다.
강호의 하류무사들도 익히기를 꺼려하는 시시한 복호장의 수 법으로 어찌 자신이 비장의 절학으로 생각하는 미리혈옥수를 꺾을 수 있단 말인가? 현일립은 입으로 폭포수같은 피를 흘린채 경악과 불신의 빛 을 뿌리며 멍하니 조자건을 바라보았다.
조자건은 조금전의 격 돌로도 별 타격이 없는지 처음의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착! 그는 허공에서 떨어지는 목검을 다시 오른손에 받아들고는 정중하게 포권을 했다. "잘 배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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