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태극문 - 30편 (30/87)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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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태극문 - 30편 (3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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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중악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사마결을 돌아보며 쓴웃음을 머금었 다. "저 성미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군.
그녀가 홧김에 무슨 짓 을 할지 모르니 내가 빨리 따라가 봐야 겠네.
금릉에 오면 다 시 만나세나." 사마결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서 가보게." 담중악은 조자건을 힐끗 돌아보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사 공릉의 쌍검을 줏어들고는 서둘러 사공릉의 뒤를 따라 주루를 빠져나갔다.
이, 살 수 "이거 골치아프게 됐군." 사마결이 히죽히죽 웃으며 조자건에게로 다가왔다.
조자건 대신 과자옥이 먼저 웃으면서 물었다. "하하...뭐가 골치아프다는거요? 난 오히려 속이 다 시원한 데..." "그녀 때문에 앞으로 당분간은 편하게 두 다리 뻗고 잘 생각 은 포기해야 될걸세." 과자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렇소? 그녀가 호랑이수염이라도 달았단 말이오?" 의외로 사마결의 안색은 점차 진지해졌다. "호랑이수염보다 더 무서운걸 달았지." "그게 뭐요?" "절정검(절정검) 사공척(사공척)." 그 말에 과자옥은 깜짝 놀랐다. "사공척? 철검백건대의 그 사공척 말이오?" 사마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세상에서 사공척은 오직 그뿐일세.
사공릉은 사공척의 하나뿐인 동생이고." 그 말을 들은 과자옥의 표정 또한 한결 심각해 졌다.
절정검 사공척은 무적검수맹의 가장 큰 세력인 철검백건대의 대장이었다.
그는 우내십대기문병기에 속해 있지도 않았고 명문정파(명문 정파)의 후예도 아니었다.
허나 그는 당금 강호에서 가장 유명 한 고수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이 년전에 무적검수맹에 가입을 했고, 가입한 지 일 년 만에 철검백건대의 대장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현재로는 자타 가 공인하는 젊은 층중에서 제일고수(제일고수)가 되었다.
그의 사문(사문)이나 무공내력은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그의 검법은 현재 강호에서 가장 강한 세 사람중 하나로 꼽히고 있 었다.
그의 검법에 필적할 수 있는 사람은 무적초자 화군악을 제외 하고는 무적검수맹의 맹주(맹주)인 낙영신검(낙영신검) 궁소천 (궁 천)과 오행신궁중 철목궁(철목궁)의 궁주(궁주)인 철목존 자(철목존자)뿐이라고 했다.
사공척은 인물됨이 준수하고 칼날같은 기상이 있어서 강호의 젊은 고수들의 우상(우상)과도 같은 존재였다.
과자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강짜부리기 좋아하는 말괄량이 아가씨가 설마 사공척의 동생일줄은 몰랐군.
그럼 그녀가 데리고 온다는 사람은...?" 사마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사공척을 데리러 간걸세.
듣기로는 사공척은 그녀를 끔찍히 아껴서 그녀의 말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준다더군." 사마결은 좀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허나 그가 고개를 돌려 조자건을 보니 의외로 조자건의 표정은 담담하기 그지 없었다.
조자건의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떠올라 있지 않아서 사마 결은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 다.
(허나 한 가지는 알아 볼 수 있지.) 사마결은 조자건의 얼굴을 빤히 주시했다.
(사공척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사람이 온다 해도 그는 결코 두려워하거나 꽁무니를 빼지 않는다는걸...) 열빈루의 후원.
조자건일행은 후원의 방 네 개를 얻어 숙소를 정했다.
조자 건의 방은 그중 가장 왼쪽에 있는 방이었다.
조자건이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단촐한 의자 하나와 침상만 이 동그마니 놓여 있었다.
그는 천천히 의자로 가서 앉았다.
한동안 그는 어둠속에 앉 아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러다 돌연 허공으로 손을 내밀어 마구 휘둘렀다.
그의 손 짓은 무질서하게 휘두른 것 같았지만 자세히 보면 어떤 절도와 섬세한 변화가 내포되어 있었다.
조자건은 한참동안이나 정신없이 아무도 없는 어둠속을 향해 손을 휘둘렀다.
그러다 돌연 그는 손을 멈추었다.
그의 눈쌀은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희미하게 찌푸려져 있었 다. "흐음..." 그는 뜻모를 한숨을 내쉰 채 벌렁 침상위에 드러누웠다.
팔 베게를 한 채 침상위에 누운 그의 눈빛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 었다.
그는 허공을 응시한 채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잠시 후 그는 잠에 빠져 들었다.
주위는 아주 조용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하늘에 일점 편월(편월)마저 없었다면 그야말로 암흑같은 밤이었다.
돌연 조자건이 누운 객잔의 천정에서 이상한 변화가 일어났 다.
천정의 한 부분이 조금씩 갈라지는 것이다.
그와 함께 방바닥도 또한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상한 것은 천정과 바닥이 갈라지고 있는데도 아무런 소리 도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조자건이 누워 자는 침대를 가운데 두고 천정과 바닥이 어느 한 순간에 쫘악 갈라졌다.
동시에, 번--쩍! 천정과 바닥에서 시뻘건 혈광(혈광)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조 자건을 양단(양단)해 갔다.
조자건이 누워있던 침대가 수십 조각이 나며 파편이 사방으 로 비산되었다.
그 순간, 분명 침대위에 누워있던 조자건의 몸은 어느새 허 공을 날아가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언제 잡아 들었는지 길다 란 나무막대가 쥐어져 있었다.
파앗! 나무막대가 번쩍이며 어둠이 반으로 갈라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큭!" "크윽!" 분명 아무 것도 없던 허공에서 두 마디 짤막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쿵! 쿵! 무언가 둔탁한 두 개의 물체가 어둠속에서 바닥으로 떨어졌 다.
그들은 전신을 흑포로 칭칭 감싼 두 인물이었다.
한명은 수중에 피빛 도끼(혈부)를 들고 있었고, 다른 한 명 은 시뻘건 혈도(혈도)를 쥐고 있었다.
그들의 가슴팍은 조자건의 나무막대에 강타당해 움푹 꺼져 있었다. "쿨럭..쿨럭...!" 바닥에서 바둥거리는 그들의 입에서는 시뻘건 선혈이 잘려진 내장조각과 함께 흘러 나오고 있었다.
조자건은 천천히 나무막대를 거둔 채 그들을 바라보았다.
혈부를 든 괴인의 눈은 찢어질 듯 부릅떠졌다. "부....분명히 잠들어 있었는데 어떻게..." 조자건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심등대법이란 것이오.
귀하들의 잠행술(잠행술)은 아주 뛰 어났지만 아깝게도 오늘 상대를 잘못 만났소." 혈부를 든 인물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조자건을 올려보다가 검붉은 피를 토해냈다.
혈도를 든 인물은 이미 숨이 끊어졌는 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조자건은 천천히 물었다. "무슨 일로 나를 죽이려 했소?" 혈부를 든 괴인의 눈에서도 이미 생명의 빛이 꺼져가고 있었 다.
그는 희미한 눈으로 조자건을 보았다. "크흐흐...과...과연 소문보다 더 무섭군...하지만 추살령을 피할 수는 없다." "집마부의 살수요?" "우...우리는...집마부 파..팔대혈살(팔대혈살)중의 혀...혈 부와 혈도다...고..곧 다른 자가 너를..." 그의 몸이 축 늘어졌다.
조자건은 잠시 싸늘하게 식어가는 그들의 시신을 내려다 보 았다.
집마부의 추격! 그것은 확실히 집요한 것이었다.
어쩌면 이것으로 몹시 성가 신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허나 조자건은 별로 당황하지 않았다.
그가 목표로 삼은 인물은 집마부 전체 보다도 오히려 더 강 한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과 상대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집마부 가 아니라 신진사정의 모든 세력이 그를 협공한다 해도 그는 두려워 하지 않을 것이다. <2 권 끝> 제18장 기 문 병 기 일, 용 호 소호(소호)의 물살은 끝없이 푸르렀다.
학일해( 일해)는 아침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늘 하던대로 호반(호반)을 거닐었다.
그의 나이 올해 칠십.
작년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 그는 부쩍 자신 이 늙어가고 있다는걸 절감하고 있었다.
하나 아침 일찍 뿌연 안개가 자욱하게 낀 호수 주위를 걷다 보면 자신이 나이를 먹 었다는 것을 잊을 수 있어 기분이 상쾌했다.
칠십 평생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아 왔다는 것이 그의 가장 큰 자랑거리였다.
오늘따라 소호의 호수위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한층 더 자욱 했다.
뽀드득...뽀드득...
발바닥에 와닿는 풀잎의 차가운 촉감이 신선하게만 느껴졌 다.
느릿느릿 호반을 따라 걷던 학일해는 문득 한 곳을 쳐다보고 나직히 중얼거렸다. "허....이렇게 이른 아침에도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었군." 그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한 명의 인영이 죽립을 눌러 쓴 채 호심(호심)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아침 안개를 맞으며 낚시를 드리우는 죽립인의 모습은 그야말로 유유자적, 바로 그 것이었다.
소로(소로)는 죽립인이 있는 곳을 지나 이어져 있기 때문에 학일해는 소로를 따라 죽립인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죽립인 은 낚시에 열중해 있느라 누가 오는 것도 모르는지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그때 문득 학일해는 이상한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 보았 다.
그가 온 소로 저쪽에서 한 명의 나뭇꾼이 걸어오고 있었다.
나뭇꾼은 나무를 하러 가려는지 한 손에는 도끼를 들고 등에는 지게를 질머매고 있었다.
학일해가 죽립인쪽으로 가는 동안에도 나뭇꾼은 계속 걸어와 서 그의 등뒤까지 다가왔다.
순간 학일해는 무언가 섬찝한 기 분이 들었다.
(살기....!) 학일해는 수십 년을 도산검림(도산검림)속에서 살아온 노련 한 인물답게 즉시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전신을 바짝 긴장시켰다.
찰나, 쐐액! 그의 지척으로 다가온 나뭇꾼이 돌연 수중에 들고 있던 도끼 로 그의 등짝을 찍어왔다.
학일해는 머리끝이 쭈삣해졌다.
나뭇꾼의 도끼를 휘두르는 솜씨와 속도가 그의 상상보다 훨 씬 빠르고 매서웠던 것이다.
학일해는 급히 몸을 돌리며 나뭇꾼을 향해 발길질을 해 댔 다.
바로 그때였다.
학일해는 무언가 싸늘한 촉감이 자신의 목덜미를 감싸고 있 음을 깨달았다.
그 촉감은 곧 무시무시한 고통을 수반한 공포 (공포)로 다가왔다. "큭!" 학일해의 안색이 시퍼렇게 변했다.
어느 사이엔지 그의 목덜미에는 하나의 무색투명한 낚시줄이 감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바로 죽립인이 들고 있던 낚 시대의 낚시줄이었다.
학일해는 사력을 다해 두 손으로 낚시줄을 끊으려 했다.
하 나 그것은 이갑자(이갑자)에 달하는 그의 공력으로도 끊어지지 않았다.
(아...이...이것은 무형마사(무형마사)구나...!) 학일해는 낚시줄의 정체를 알고 안색이 핼쓱해졌다.
그 순 간, 쾌액! 나뭇꾼의 도끼가 무시무시한 파공음을 내며 그의 어깨죽지를 강타했다.
콱! "끄윽!" 학일해의 주름진 두 눈이 부릅떠졌다.
그의 어깨에는 나뭇꾼 의 도끼가 자루까지 깊숙히 박혀 있었다.
학일해의 입에서 폭포수같은 선혈이 뿜어나왔다. "너....너희들은..." 여지껏 등을 돌리고 있던 죽립인이 그제서야 천천히 자리에 서 일어나 몸을 돌렸다.
죽립 밑으로 늑대의 그것보다 무서운 시퍼런 안광이 번뜩거렸다. "크흐흐...학늙은이.
당신은 그동안 너무 오래 살았소." 학일해는 자신의 어깨에서 가슴을 관통한 도끼의 자루를 잡 으려고 바둥거렸다. "너...너희들은 집마부의 천지이흉(천지이흉)이구나.." "흐흐...너무 늦게 알았다!" 등뒤에 서 있던 나뭇꾼이 냉혹하게 웃으며 학일해의 어깨에 박혀 있던 도끼자루를 움켜잡았다. "어....어떻게 노부가 이곳에 있는걸 알았느냐?" "흐흐...그건 지옥에나 가서 알아봐라!" 나뭇꾼은 잔인한 흉소를 터뜨리며 잡고 있던 도끼자루를 세 차게 비틀었다. "크아악!" 순간 학일해는 엄청난 고통이 등으로 부터 가슴을 지나 머리 를 강타하는 것을 깨닫고 처절한 비명을 질러냈다.
죽립인과 나뭇꾼은 시뻘건 선혈을 뿜어내며 쓰러지는 학일해 의 모습을 내려보면서 통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크하하...!" "흐흐흐...!" 이것이 무적검수맹내 신공원의 팔대신공(팔대신공)중 서열 육위(육위)인 청풍검객 학일해의 최후였다.
팔괘주(팔괘주).
팔괘주는 사가점과 금릉을 사이에 두고 양자강(양자강)의 강 안에 위치한 커다란 모래섬이었다.
정오경.
해가 기를 쓰고 중천으로 기어오를 무렵, 평소에는 인적이 별로 없던 팔괘주의 모래사장에 많은 인파들이 모여 들었다.
그들은 대부분 병장기를 휴대한 무림인들이었는데 무언가 흥 미진진한 구경거리가 있는 듯 모두들 흥분한 기색이었다.
갑자기 그들중 일각이 소란스러워지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 렸다. "저 자가 바로 귀도(귀도) 음태평(음태평)이다...!" "아...저 자가 하북제일도(하북제일도)라는 음태평인가? 과 연 소문대로 무시무시하게 생겼군." 중인들의 중앙이 갈라지며 한 인물이 천천히 장중(장중)으로 들어왔다.
그는 등뒤에 기형도(기형도)를 맨 사십 대가량의 흑의중년인 이었다.
흑의중년인은 강팍한 얼굴에 눈이 옆으로 쭉 찢어져 음산해 보였는데 키가 호리호리하게 커서 한층 더 냉혹한 인상 을 풍기고 있었다.
흑의중년인은 중앙의 공터에 우뚝 선 채 하늘을 올려다 보았 다.
해는 이미 중천에 도달해 따가운 햇살을 내리쬐고 있었다.
흑의중년인의 얼굴에 짜증스러운 기색이 떠올랐다.
바로 그때 였다. "왔다...왔어..!" 중인들 한편에서 탄성이 터져나오며 그쪽의 인파들이 바닷물 갈라지듯 양쪽으로 짝 갈라졌다.
그 사이로 한 사람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흑의중년인은 안광을 번뜩이며 다가오는 인물을 바라보았다.
그는 호리호리한 몸매에 화려한 자삼(자삼)을 걸친 청년이었 다.
자삼청년은 여자처럼 하얀 피부에 준수한 용모를 지니고 있 었는데 눈꼬리와 입술이 아주 얄팍해서 오만하면서도 비정한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자삼청년은 흑의중년인의 이장 앞으로 다가와서 양 팔을 팔 짱긴 채 우뚝 서 있었다.
몹시 오만한 자세였으나 그에게는 썩 잘 어울려 보였다.
흑의중년인의 눈꼬리가 꿈틀거렸다. "네가 용호풍운필(용호풍운필) 손중화(손중화)냐?" 자삼청년은 거만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얄팍한 입술을 살짝 벌렸다. "그렇다.
당신이 음태평인가?" 그가 대뜸 자신에게 반말을 하자 흑의청년인, 음태평의 얼굴 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음태평의 나이는 자삼청년보다 적게 잡 아도 거의 스무살이나 차이가 났다.
그런데 이 건방진 녀석이 대뜸 하대(하대)를 하는 것이다.
음태평의 눈에서 악독한 살기가 번뜩거렸다. "과연 듣던대로 오만하기 짝이 없군.
오늘 내가 그 못된 버 릇을 단단히 고쳐주겠다." 자삼청년, 손중화는 피식 웃었다. "당신정도로 말인가? 뭘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군." 음태평의 전신에서 짙은 살기가 물씬 풍겨나왔다. "건방진 놈! 우내십대기문병기(우내십대기문병기)중 하나라 고 하늘높은 줄 모르는군.
하지만 내 칼맛을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손중화는 소리내어 웃었다. "하하...귀도따위가 날 가르쳐 주겠다니 지나가던 개가 웃을 노릇 아닌가?" 음태평은 더 이상 솟구치는 살기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자삼청년을 향해 몸을 날렸다.
쾌액! 칼을 뽑는 것을 보지도 않았는데 어느 새 그의 손에는 기형 도가 섬찝한 도광을 뿌려대고 있었다.
음태평의 칼을 휘두르는 솜씨는 확실히 괴이하면서도 매서운 데가 있었다.
그의 도법은 마도(마도)의 칠대도법(칠대도법)중 하나인 흑사도법(흑사도법)인데 변화가 무궁하면서도 잔인하기 로 이름난 것이었다.
음태평은 지금 상대에 대한 짙은 살심(살심)을 품고 있어 도 를 시전하는 수법 하나하나가 그야말로 살인적이었다.
하나 손중화는 팔짱을 풀지도 않은 채 태연한 기색으로 서 있다가 음태평의 기형도가 자신의 면전으로 다가오자 그제서야 슬쩍 두 발을 움직였다.
스윽! 그의 몸이 미끄러지듯 유연하게 움직이자 음태평의 살인적인 칼날은 헛되이 허공을 가르고 지나갔다.
음태평은 이미 상대를 죽이기로 작정한 듯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연거푸 기형도를 휘둘렀다.
파파파파....
흑사도법중의 절초인 무상구문(무상구문)과 뇌전단홍(뇌전단 홍)이 펼쳐지며 주위 사방이 온통 도기로 뒤덮혔다.
실로 무시 무시한 도법이었다.
하나 손중화는 두 발을 기이하게 움직이며 너무도 수월하게 상대의 질풍같은 공세를 피하는 것이었다.
단순한 연환보법(연 환보법)같았는데 이상하게도 음태평의 기형도는 격중될 듯 하 면서도 손중화의 옷깃 조차 자르지 못하고 지나가 버리곤 했 다.
순식간에 음태평은 십 여초를 펼쳤으나 손중화의 그림자조차 베지 못했다.
손중화는 두 발을 유연하게 움직이면서 입가에 비릿한 조소 를 머금었다. "후후...음태평! 겨우 이 정도 실력으로 나를 혼내주겠다고 했나? 이거 영 실망인데..." 상대의 비웃음에 음태평은 머리꼭대기까지 화가 치밀어 더욱 맹렬하게 도법을 시전했으나 손중화의 기이한 보법을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손중화가 펼친 것은 단순한 연환보법이 아니라 칠성연환보 (칠성연환보)라는 초상승의 절학이었다.
때문에 음태평의 흑사 도법이 아무리 변화무쌍하고 절륜하다고 해도 상대의 옷깃 하 나 베지 못하는 것이다.
음태평의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가 사력 을 다해 칼을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그가 소모하는 진력(진력) 은 극심한 것이었다.
한동안 반격을 하지 않고 피하기만 하던 손중화는 점차 싫증 이 나기 시작했는지 팔짱꼈던 양 팔을 풀었다.
음태평은 정신이 번쩍 나서 더욱 매섭게 칼을 휘둘렀다.
쐐쐐쐐쐐쐐! 흑사도법중의 삼대절초라는 잔성희소(잔성희소), 오마색명 (오마색명), 귀양인비(귀양인비)가 줄줄이 이어나오며 사방을 폭풍노도처럼 휩쓸었다.
그 순간 손중화는 처음으로 오른손을 몰아쳐오는 도광을 향 해 쭈욱 내뻗었다.
그의 오른손에는 어느새 뽑아 들었는지 기이한 모양의 붓이 들려 있었다.
그 붓이 미미하게 떨리는 순간 음태평은 자신이 펼친 막강한 도세가 짚단처럼 허물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의 눈이 부릅떠졌 다.
콰쾅! 굉음이 터져나오며 막강한 경기가 사방으로 펴저나갔다.
동 시에, "크윽!" 음태평은 가슴이 화끈거림을 느끼고 짤막한 비명을 토해냈 다.
도광은 어느 새 씻은 듯이 걷혀 있었다.
중인들이 놀라보니 음태평은 한 손으로 기형도를 움켜잡은 채 우두커니 서 있었 다. "저...정말 빠르구나..." 음태평의 입에서 나직한 음성이 흘러나올 순간, 그의 가슴이 쫙 갈라지며 분수같은 핏줄기가 뿜어나왔다. "아앗!" 사람들이 놀란 외침을 토해냈다.
쿵! 음태평은 피분수를 뿌리며 멍하니 서 있다가 고목처럼 바닥 에 쓰러져 버렸다.
중인들은 모두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북제일의 고수라는 귀도 음태평이 상대의 단 일격에 한줌 고혼(고혼)이 되고 만 것이다. "괴....굉장하다..." "과연 우내십대기문병기중 하나답다...!" "저...저것이 바로 용호풍운필이구나..." 경악도 잠시, 장내는 곧 흥분과 탄성의 술렁거림이 가득했 다.
중인들의 시선은 손중화와 그의 손에 들린 기이한 모양의 붓 에 집중되어 있었다.
붓은 크기가 한 자 조금 넘어 보였는데 전면에 용과 호랑이 모양이 생생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특이한 것은 붓의 끝에 얼핏 보아서는 알 수 없을만큼 가느 다란 실이 매달려 있다는 것이었다.
실은 천하에서 가장 질긴 천잠사(천잠사)로 된 것인데 그 끝은 손중화의 손목에 매달려 있었다.
그 천잠사 때문에 손중화는 붓을 자신의 마음대로 수발(수 발)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천하무림에서 가장 무서운 열 가지 기문병기중의 하나인 용호풍운필이었다.
중인들은 비록 손중화의 고강한 무예에는 감탄해 마지 않았 으나 그의 오만무도한 자세와 잔인한 손속에는 불만도 없지 않 았다.
하나 그들중 어느 누구도 감히 손중화에게 무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강호에서는 무공실력이 곧 그 사람의 신분과 지위를 정해주 는 것이다.
실력이 고강한 인물은 어떤 짓을 해도 비난을 받지 않는다.
반면에 실력이 부족한 인물은 설사 피를 뿌리며 쓰러진다 해도 누구하나 동정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강자(강자)는 대우를 받 고 약자(약자)는 철저히 천대를 받는 약육강식(약육강식)의 세 계, 그곳이 바로 무림(무림)인 것이다.
손중화는 용호풍운필을 다시 소매속에 갈무리한 후 몸을 돌 렸다.
그는 막 장내를 떠나려다가 문득 어느 한 곳을 쳐다보고 는 눈을 반짝 빛냈다. "이거 과형(과형)아니오?" 중인들은 오만하기 짝이 없는 손중화가 먼저 아는 척을 하자 흥미를 느끼고 그가 다가가는 인물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네 명의 인물들이 서 있었다.
바로 조자건과 사마결, 정각, 그리고 과자옥이었다.
손중화의 시선은 그중 과자옥에게 향해 있었다.
이, 소 상 과자옥은 손중화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입가에 미소를 떠 올렸다. "하하...손형(손형).
오랜만이오.
솜씨는 여전하구료." 손중화는 얄팍한 입꼬리를 슬쩍 치켜올리며 짐짓 겸손한 척 웃었다. "흐흐...내가 어찌 과형의 조화가 무쌍한 혼원패를 당할 수 있겠소? 과형이 있는 줄도 모르고 함부로 솜씨를 보였으니 부 끄럽기 짝이 없구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의 얼굴에는 전혀 부끄러운 기색이 떠있지 않았다.
중인들은 백의청년이 우내십대기문병기중의 하나인 조화무쌍 혼원패의 주인임을 알자 깜짝 놀랐다.
우내십대기문병기는 강호무림의 최절정고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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