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태극문 - 42편 (42/87)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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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태극문 - 42편 (4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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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군자산을 마시면 열 두 시진동안은 공력을 일으 킬 수가 없소.
이것은 엄밀히 독이라기 보다는 마취제에 가까 워 아무리 용독(용독)의 대가(대가)라도 해독시킬 수가 없는 것이오." 돌연 사마결은 성난 음성으로 물었다. "그녀는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의 동생이라면서 왜 당신에게 이런 짓을 한거요?" 조자건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그의 눈빛만이 어둡게 빛나고 있을 뿐이었다.
사마결은 무어라고 더 말하려다가 그의 안색이 무거운 것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한동안 그는 묵묵히 생각에 잠겨 있다가 나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할 수 없소.
안타깝지만 기권을 합시 다.
그러는 수 밖에 없소." 아마 이것이 무림대회가 아닌 여느 비무장같았으면 아마 사 마결은 팽립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비무일을 하루 연기했 을 것이다.
하나 이번 무림대회는 여느 대회와는 달랐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회진행을 늦추거나 조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사마결은 이것은 너무나 억울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생각하 기에 조자건은 충분히 우승을 할 수 있는 실력이 있었다.
설사 우승을 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지금처럼 싸워보지도 못하고 물 러선다는 것이 너무나 억울했다.
그때 조자건은 고개를 내저었다. "나는 계속 대회에 참가할거요." 사마결은 자신이 잘못 들은게 아닌가 하여 멀거니 그를 쳐다 보았다.
조자건의 표정은 차분히 가라앉아 있어 그의 속마음을 짐작 할 수는 없었다.
하나 그의 음성만은 사마결도 똑똑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나는 조금후에 팽립과 싸울 것이오." 사마결은 자신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미쳤소? 공력을 일으키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팽립과 싸운다 는거요? 팽립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인물인지 아시오?" 사마결은 조자건이 무어라고 말할 사이도 없이 계속 소리쳤 다. "팽립은 하북팽가에서 이번 대회를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시 켜온 인물이오.
그는 비단 하북팽가의 제일고수일 뿐만 아니라 강북에서 제일가는 도객(도객)이란 말이오.
당신은 그의 일도 (일도)도 받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거요." 사마결도 자신이 왜 이렇게 흥분하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는 사실 조자건과 그렇게 흉금을 터놓고 지내는 친한 사이 도 아니었다.
만나지도 겨우 한 두달에 불과했고 아직 그의 정 확한 사문내력조차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조자건을 좋아했다.
비록 사귄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나 그는 조자건의 성격이나 태도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자기 일처럼 흥분하는 것이다.
조자건도 이것을 알고 있었다.
하나 그는 그 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생전 언어로서 다른 사람에게 우정을 표시하지 않는다.
그는 사마결을 돌아보며 조용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당신은 그렇게 소리치지 않아도 되오.
나는 자살하려는게 아니니까." 사마결은 귀가 솔깃하여 급히 물었다. "그럼 무슨 뾰쪽한 수라도 있단 말이오?" 조자건은 빙그레 미소지었다. "공력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해도 내 몸은 원래부터 튼튼하니 초식을 펼쳐내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거요.
그러니 내게도 아 주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오." 사마결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오? 그럼 정말 그런 몸으로 팽립의 칼 맛을 보겠다는거요? " "나는 일전에도 무공을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고수와 겨룬 적이 있소.
승부란 반드시 공력의 우월만으로 판가름나는 것은 아니오.
내게 체력이 있고 기운이 남아 있는 한 미리부터 겁을 먹고 상대를 피할 필요는 없소." 사마결은 무어라고 더 말하려고 했으나 조자건의 얼굴표정을 한 번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의 굳게 다물어진 입술과 각진 턱만 보아도 그의 고집을 절대로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다만 걱정스러울 뿐이었다.
조자건의 고집이 제아무리 세고 체력이 튼튼하다고 해도 공 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건 사상누각(사상누각)에 불과할 뿐이었다.
초식의 변화만으로 절정고수를 상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더군다나 열 여덟군데의 헛점이 있는 상태로는 상대를 감당해 낼수 없을 것이다.
팽립의 오호단문도는 결코 그 헛점을 놓치 지 않을 것이다.
제26장 검 지 기 일, 팽 가 결전의 날은 밝았다.
무림대회 결선 첫째 날.
가장 첫번째 대결은 점창파(점창파)의 대표인 창응검객(창응 검객) 마적산(마적산)과 구환도 철독행의 싸움이었다.
점창파는 예로부터 신법(신법)과 빠른 검법으로 이름이 높았 다.
그들의 응조칠식경공(응조칠식경공)과 회풍무류사십팔검(회 풍무류사십팔검)은 강호무림에서도 아주 유명한 절기들이었다.
마적산은 일곱 살때 점창파의 고수인 일양자(일양자)의 눈에 들어 점창파에 가입을 했는데 재질이 탁월해서 금새 이대제자 들 중에서 돋보이는 존재가 되었다.
삼년전에 무림대회가 선포된 후 점창파에서는 그에게 큰 기 대를 걸고 그를 특수훈련을 시켰다.
그 훈련은 가혹한 것이었 으나 마적산은 묵묵히 그 훈련을 견뎌냈다.
훈련이 모두 끝났을 때 점창파의 고수들은 흡족한 마음을 가 눌 길 없었다.
마적산은 그들의 기대보다 훨씬 뛰어난 고수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때 그의 나이 스물 세살 이었다.
마적산은 비무대의 중앙에 우뚝 선 채 잠시 허공을 올려다 보았다.
지난 삼년간의 고통스러운 세월이 뇌리에 떠올랐다.
그 고련 (고련)의 결과를 이제 확인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의 손은 자신도 모르게 허리춤에 매달린 장검의 붉은 수실 을 쓰다듬고 있었다.
그것은 고향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댕기머리 아가씨가 정성스럽게 매달아 준 것이다.
그녀를 생각하자 그의 마음은 훈훈해져 왔다.
그녀는 그가 삼년동안 고된 수련을 할 때도 단 하루도 빠짐없이 그를 위해 불공을 드렸다.
그가 수련을 마치고 나왔을 때도 그녀는 그를 위해서 옷을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청운(청운)의 뜻을 품고 무림대회로 향했을 때 그녀는 그의 장검에 붉은 수실을 매달아 주었다.
그것은 반드 시 살아서 돌아오라는 무언(무언)의 부탁같았다.
마적산은 그녀를 위해서라도 이번 싸움에 최선을 다할 생각 이었다.
그리고 명성을 날리게 되면 고향에 돌아가서 그녀에게 정식으로 청혼(청혼)을 할 생각이었다.
대의 저 아래에서 천천히 걸어올라오고 있는 철독행의 모습 이 시야에 들어왔다.
철독행이 싸우는 광경은 그도 잘 지켜보았었다.
그때 그는 상대의 도법이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그와 겨루게 된 지금 그는 당시 그가 보았던 철독행의 도법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다.
철독행의 도법은 별다른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그저 빠르고 날카로울 뿐이었다.
하나 도가 뻗어나가는 방위 가 간혹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예측불허여서 보는 사람을 깜짝 깜짝 놀라게 할 때가 있었다.
마적산은 그 정도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점창산(점창산)의 매서운 바람속에서 갈고 닦은 자신 의 검이라면 상대의 예측불허한 도법을 충분히 꺾을 자신이 있 었다.
변칙은 당장에는 효과가 큰 것 같지만 종국에는 정통(정통) 에 굴복하게 되어 있다.
마적산은 이렇게 생각하며 상대의 칼이 날아오기만을 기다렸 다.
철독행은 깡마르고 차가운 눈빛을 한 사나이였다.
그는 평소에도 거의 말이 없었고 특별히 친하게 지내는 사람 도 없었다.
지금도 그는 마적산의 앞에 우뚝 서자 아무런 말이 없이 수 중의 구환도를 휘둘러왔다.
그의 구환도는 길이가 석자에 폭은 새끼 손가락굵기만 했는 데 끝에 아홉 개의 고리를 매어 달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칼을 세차게 휘두를 때면 이 아홉개의 고리가 서로 부딪혀 야 릇한 음향을 일으켰다.
짤랑...짤랑...
고리가 부딪히는 음향과 함께 철독행의 구환도는 마적산의 허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마적산은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수중의 장검을 뽑아들고 상 대의 칼에 맞서갔다.
파파파팍! 그의 장검이 매서운 검광을 뿌리며 철독행의 상반신을 노리 고 짓쳐왔다.
그가 사용하는 검법은 회풍무류사십팔검중의 춘 풍초동(춘풍초동)이었다.
회풍무류사십팔검은 일 초가 발출되면 뒤이어 이초가 나오고 그것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시 제 삼초가 뻗어나오는 연환검 (연환검)의 일종이었다.
연환검중에서도 특히 속도가 빠르고 강맹한 위력이 있어 상대는 일단 기선을 제압당하게 되면 어 어...하는 사이에 그대로 패하고 만다.
철독행은 그의 일검은 쳐다보지도 않고 수중의 구환도를 사 납게 떨쳐냈다.
그러자 빛살같은 도기가 춘풍초동의 공세를 뚫 고 마적산의 옆구리로 다가왔다.
마적산은 슬쩍 몸을 돌리며 쉬지않고 연거푸 사십팔검(사십 팔검)을 계속 격출했다.
그의 손에서 회풍무류사십팔검의 절초들이 쉴사이없이 펼쳐 져 나왔다.
그것은 하나의 장관(장관)이었다.
중인들은 백년 만에 처음으로 점창파의 회풍무류사십팔검이 단 한 번에 펼쳐지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그것은 마치 끊 임없이 퍼부어지는 세찬 폭포수같았다.
철독행의 몸은 그 세찬 검(검)의 폭포앞에서 한없이 흔들리 는 갈대같았다.
하나 그 갈대는 결코 쓰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회풍무류사십 팔검이 펼쳐지는 그 미세한 검영(검영)과 검영 사이를 뚫고 들 어가며 매서운 일도(일도)를 발출하고 있었다. "앗?" 검영속에서 마적산의 놀람에 찬 경호성이 들려왔다.
그는 자신의 빗방울조차 뚫을 수 없는 엄밀한 검영 사이로 철독행의 구환도가 날아들자 깜짝 놀랐다.
그는 급히 검을 회 수하며 옆으로 이장쯤 미끄러지듯 이동했다.
응조칠식경공중의 구전신응(구전신응)이라는 신법이었다.
이 신법은 과연 매처럼 빨라 구환도는 헛되이 허공을 가르고 지나갔다.
그 순간 마적산의 얼굴에 기이한 신광이 어리며 그의 장검에 시퍼런 검기가 솟구쳐 올랐다. "챠압!" 마적산은 한 줄기 낭랑한 호통을 터뜨리며 수중의 장검을 질 풍처럼 휘둘렀다.
쐐애액! 빛살같은 검기가 폭죽처럼 피어오르며 철독행의 전신을 휘감 아갔다.
중인들 틈에서 놀란 외침성이 터져나왔다. "아...저건 사일검법(사일검법)이다!" 사일검법! 그것은 점창파에서 오래전에 절전되었던 최고의 검학(검학) 이었다.
사일검법이 절전되기 전에는 점창파는 천하의 사대검파(사대 검파)중 우두머리의 위치를 확고히 지키고 있었다.
하나 칠십 여년 전 사일검객(사일검객) 사천일(사천일)이 화 씨세가를 합공하다 죽은 뒤로 점창파에서는 아무도 사일검법을 익힌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점창파의 화려한 명성도 그것으로 끝나 버렸다.
그런데 그 사일검법이 마적산의 손에 의해 다시 세상에 모습 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마적산은 사일검법중의 일수초현(일수초현)과 사양무광(사양 무광)을 연거푸 전개했다.
그 위력은 가히 놀라워 철독행 조차도 일시지간 피할 곳을 찾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것 같았다.
하나 그때 놀라운 일이 벌 어졌다.
금시라도 쓰러질 듯 하던 철독행의 몸이 기우뚱하더니 그의 도에서 수십 가닥의 도기가 폭발치듯 폭사되어 나오는 것이 아 닌가? 그 순간 마적산은 전신이 빙굴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싸늘한 기운을 느꼈다.
그는 사력을 다해 몸을 솟구치며 사일검법의 최절초인 후예사일(후 사일)을 펼쳐냈다.
까까깡! 귀청이 떨어지는 듯한 쇳소리와 함께 마적산은 손목이 부러 져 나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그와 함께 그는 철독행의 도기 에 닿는 순간 자신이 펼쳐낸 사일검기가 씻은 듯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고 두눈을 부릅떴다.
(이...이럴수가...) 그리고 그때 도기의 한 가닥이 그의 가슴을 그대로 가르고 지나갔다.
마적산은 천천히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 보았다.
그의 가슴은 쩌억 갈라진 채 시뻘건 선혈을 뿜어내고 있었다.
마적산은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대신에 그의 뇌리에 는 고향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붉은 수실을 매어준 댕기머 리의 소녀가 떠올랐다.
그녀에게 붉은 수실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 못내 마음 에 걸렸다.
(미안해...나는 돌아가지 못하겠어....하지만 난 정말 최선 을 다했어....) 마적산은 힘없이 중얼거리며 앞으로 쓰러졌다.
땅에 닿기 직전 그는 숨이 끊어졌다.
조자건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마결은 그의 대답을 뻔히 알면서도 또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하겠소?" 조자건은 피식 웃으며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당신은 정말 늙은 과부처럼 걱정이 많구료.
나는 이런 일에 는 경험이 많으니 당신은 그저 구경이나 하고 있으면 되오." 사마결은 고개를 끄덕였으나 어떻게 공력도 없이 남과 싸우 는 일에 경험이 많을 수 있는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알지 못했 다.
조자건이 대위로 올라가자 팽립은 벌써 그를 기다리고 서 있 었다.
팽립의 나이는 올해 서른 일곱.
하북팽가의 가주(가주)인 맹호도(맹호도) 팽회(팽회)의 조카 였다.
팽립은 아홉 살 때부터 도를 잡았는데 정식으로 팽가의 단문 도법(단문도법)을 익힌 것은 그의 나이 열 다섯 살때였다.
그는 처음에는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었다.
하나 자신의 아버지이자 팽회의 동생인 팽극(팽극)이 다른 사람과 비무를 하다가 패해 죽자 그때부터 사람이 바뀌었다.
그는 밤낮을 무공에만 몰두했으며 침식도 잊고 칼을 휘두르는 데만 정신을 쏟았다.
그런 결과 삼 년이 지나자 그는 팽가의 젊은 층 중에서 가장 뛰어난 고수가 되었으며 다시 오 년이 지나자 하북팽가내에서 제일가는 실력자가 되었다.
무림대회가 선포된 후 팽립은 자청해서 하북팽가의 대표자가 되었다.
누구도 그것에 다른 말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삼 년동안 팽립은 칼을 처음 잡았을 때의 각오를 되 새기며 무공을 연마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이곳으로 오기 직전 팽립은 걱정하는 팽회앞에서 도를 펼쳐 보였다.
팽회는 안심하고 그를 배웅해 주었다.
지금 팽립의 마음은 남과 처음 비무를 했던 이십 여년전의 그 날처럼 몹시 상기되어 있었다.
이곳으로 오기 전날, 팽회는 그가 무림대회에서 하북팽가의 명성을 드높힌다면 그에게 가주(가주)자리를 넘겨 주겠다는 언 질을 했었다.
그의 아버지인 팽극은 평생을 형인 팽회의 그늘에서 살다가 갔다.
어렸을 때 팽립은 그것이 못마땅해서 며칠을 남몰래 흐 느낀 적도 있었다.
그때 그는 자신이 자식을 낳으면 자신의 자식에게는 결코 그 런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맹세를 했었다.
그에게는 두 명의 자식이 있었다.
그가 가주가 된다면 그의 자식들도 기뻐할 것이다.
최소한 자신처럼 아버지가 불쌍해서 뒤돌아서서 우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가주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그러려면 조자건을 반드시 격파해야 했다.
스르릉! 그가 칼을 뽑자 용이 울부짖는 듯한 음향이 울려나왔다.
그의 칼은 팽가의 비전보도(비전보도)인 파운도(파운도)였 다.
이것 또한 팽회가 직접 선사한 것이었다.
그 칼의 손잡이를 잡자 팽립은 가문에 대한 명예와 무거운 책임감을 함께 느꼈다.
그는 파운도를 움켜쥔 채 날카로운 눈으로 조자건을 노려보 았다.
그는 조자건이 우내십대기문병기중의 하나인 용호풍운필을 꺾는 장면을 가까이서 보았었다.
그때 그는 손중화가 왜 조자 건의 평범한 초식을 제대로 피하지 못했는지 의아스런 마음이 들었었다.
이제 그와 겨루게 된 지금 그의 마음은 일말의 불안감이 감 돌고 있었다.
이 자의 무공은 겉에서 보기와는 전혀 다른 무언가 신비한 위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적어도 우내십대기문병기중의 하나 를 꺾을 정도라면 무언가 특출난 것이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을 빨리 알아내어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자건은 여전히 나무막대를 오른쪽 어깨에 걸쳐맨 채로 묵 묵히 서 있었다.
그는 먼저 공격할 의사가 없음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이쪽에서 먼저 기선(기선)을 잡을 필요가 있다.
생각은 길었지만 행동은 짧았다.
팽립이 기선을 잡아야 겠다고 생각하자 어느 새 그의 파운도 는 예리한 섬광을 뿌리며 조자건의 미간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 다.
조자건은 슬쩍 옆으로 몸을 움직여 그의 일도를 피했다.
그 몸놀림은 팽립의 예상보다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
하나 시기는 아주 적절했다.
팽립은 일도가 그대로 빗나가자 눈을 번뜩이며 파운도를 허 공에서 꺾으며 벼락같이 삼도(삼도)를 내갈겼다.
파파파...
예리한 도풍(도풍)이 조자건의 전신을 몰아쳐갔다.
조자건은 이번에도 반격하지 않고 몸을 날려 피했다.
하나 팽립이 이번 에 시전한 초식은 허초에 불과했다.
조자건의 몸이 옆으로 일 장정도 이동한 순간, 팽립은 번개 같이 도를 거두었다가 그쪽으로 쳐내며 폭갈을 터뜨렸다. "단혼문산(단혼문산)!" 그 초식의 변화와 속도는 가히 놀라운 것이었다.
조자건의 전신이 도세에 완벽하게 노출되었다.
팽립은 이번 에야 말로 상대가 반격을 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예상 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이번에도 조자건은 뒤로 세 걸음 물러나 그의 도를 피했던 것이다.
하지만 도세가 워낙 날카로웠는지라 완벽하게 피하지 는 못하고 가슴팍 부근 옷자락이 길게 잘라졌다.
팽립은 용기백배하여 다시 용등호약(용등호약)과 무상구문 (무상구문)의 두 초식을 펼쳤다.
조자건도 더 이상은 피하지 못했다.
그는 수중의 나무막대를 앞으로 내밀어 팽립의 손목부근을 찔러왔다.
그의 이 수법은 복마검법중의 선인지로였다.
비록 단순한 초 식이었으나 이상하게도 팽립은 자신의 손목부근에 커다란 헛점 이 노출되어 피할 수가 없었다.
할수없이 그는 파운도를 회수하며 자신의 손목을 향해 다가 오는 나무막대에 맞서갔다.
빙글! 매서운 속도로 다가들던 나무막대가 허공에서 선회하며 이번 에는 그의 팔꿈치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이번에도 팽립은 자신 의 팔꿈치 부분이 훤하게 상대의 검하(검하)에 내보이는 것을 느꼈다.
그는 급히 몸을 옆으로 비틀며 파운도를 매섭게 휘둘렀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도 조자건은 맞서지 않고 나무 막대를 회수해 버렸다.
단 두 번의 간단한 동작이었으나 팽립은 내심 크게 놀랐다.
만약 조금전에 상대의 공격이 조금만 더 신속했거나 막강한 힘 이 담겨 있었다면 그는 큰 낭패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과연 조자건의 초식은 신묘한 데가 있었다.
단지 아쉬운 점 은 속도나 기세가 생각에 못미친다는 것이었다.
(이 자는 마치 내공을 모두 상실한 사람처럼 힘없는 공격을 하고 있군.) 팽립은 내심 의아심을 느끼며 수중의 파운도로 조자건의 목 덜미를 찔러갔다.
조자건은 슬쩍 목덜미를 옆으로 이동하며 복마검법중의 세 초식으로 대항해 왔다.
그것은 풍소낙엽과 팔방풍우, 그리고 일심향불의 초식이었다.
보통사람이 이 초식들을 펼치면 팽립은 능히 일도로 박살낼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조자건의 손에서 펼쳐지자 초식과 초식 이 서로 완벽한 배합을 하여 도무지 빈 곳이 보이지 않았다.
팽립은 할 수 없이 피하려 했으나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 어 파운도를 휘둘러 맞서갔다.
과연 이번에도 조자건은 중도에 나무막대를 회수하고 뒤로 물러나는 것이었다.
팽립의 눈에 기광이 번뜩였다.
(지금 이 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면으로 격돌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
그렇다면...) 팽립은 파운도를 맹렬한 기세로 휘두르며 조자건을 향해 달 려 들었다.
그의 이번 공세는 수비는 생각하지 않고 오직 공격만을 위한 것이었다.
파파팍! 주위 사방이 온통 그가 펼쳐내는 파운도의 도광에 휩쓸려 버 렸다.
과연 팽립의 예측대로 조자건은 감히 반격하지 못하고 뒤로 정신없이 밀리고 있었다.
하나 팽립의 도법은 뒤로 물러서기만 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팟! 조자건의 오른쪽 어깨부근 옷자락이 잘려 나가며 엷은 핏줄 기가 내보였다.
칼날같이 예리한 도기의 한 가닥이 스치고 지 나갔던 것이다.
팽립은 더욱 용기백배하여 미친 듯이 도를 휘둘렀다.
이제는 누가 보기에도 조자건의 패색(패색)이 완연히 드러났 다.
눈깜짝할 새 그의 몸에는 다시 두 개의 핏줄기가 더 그어 졌다.
조자건은 반격은 커녕 이리저리 피하기에 바빴다.
비무대가 아무리 넓다 해도 그 크기는 한정되어 있었다.
계 속 피하다 보니 그는 어느 새 비무대의 끝까지 몰려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었다. "이젠 마지막이다!" 팽립은 자신에 찬 호통을 내지르며 단문도법중 가장 무서운 단악도류(단악도류)의 기세로 조자건을 향해 파운도를 사정없 이 내리쳤다.
사마결의 눈에 암담한 절망의 빛이 떠올랐다.
(끝이다...!) 그는 짧은 순간 자신이 끝까지 조자건을 말리지 않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조자건은 마지막 몸부림인 듯 왼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향 해 떨어지는 파운도를 막으려 했다.
사마결이 보기에 그것은 부질없는 손짓에 불과했다.
하나 그렇지 않았다.
팍! 놀랍게도 그토록 가공스런 기세로 떨어져 내리던 팽립의 파 운도가 조자건의 왼손에 그대로 잡히는 것이 아닌가? "앗?" 사마결은 물론이고 보고 있던 중인들은 너무도 놀라 자리에 서 벌떡 일어났다.
가장 놀란 사람은 물론 팽립이었다.
그는 설마 조자건이 자 신의 파운도를 맨손으로 잡을 줄은 상상도 못했는지라 그야말 로 목구멍에서 심장이 튀어 나올 정도로 대경실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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