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때, 갈 거지? -예... 가, 갈께요. 어쨌든, 이런 것에 빠지고 싶지않은 그녀였다. 그렇기에 고등학교 3년을 고생하 며 대학에 온 것이 아닌가. 그 때였다. 2차의 대포집도 얼추 자리정리가 되가는 모양이었다. 돌아본 숙의 시 야에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나는 선배들의 모습이 보였다. -다들 끝내는 모양인데... 우리도 나가자. 란의 제안에, 숙도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석은, 그 때까지도 정신 을 못차리고 있었다. -저, 어, 언니... 석이 선배... -괜찮아... 놔둬도 집에 갈 정도는 되니까... 일어나, 석이형! 란이 어깨를 흔들어 깨우자, 석은 그제서야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그러니까, 왜 그렇게 마셔, 형... -응, 란이니? 으응... 석은 란의 부축을 받아 일어서면서도 기우뚱, 중심을 못잡고 있었다. 아마 지금 자기가 어디에 와있는지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란아, 란아... 사랑한다...! -어멋, 왜, 왜 이래! 사람들 앞에서...! 갑자기 그는, 자기 곁에 란이 있는 것을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사람들이 아직 채 빠져나가지 않은 술집 한복판에서 석은 자기 어깨를 붙들고 있는 란을 마구 껴안 으려 했다. -제발 정신 좀 차려, 여기 후배들도 다 보잖아...! -응, 후배? 아... 숙이... 숙이... 엉거주춤, 석에게 안긴 고개 너머로, 란이 민망한 시선으로 숙을 쳐다보았다. 숙 은, 당황하여 시선을 돌리고 먼저 대포집 밖으로 나와버렸다. 야, 3차 갈 사람! 누군가가 외치자, 이미 술집을 나선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다른 술집으로 옮기고 있었다. 숙은, 그들을 쫓아가려다 손목시계를 보았다. 이 미 밤 10시가 넘고 있었다. 그녀 자신의 취기도 알달딸했거니와, 3차까지 간다면 집에 갈 시간이 너무 늦는 것 같았다. 그녀의 뒤를 따라 마지막으로 란과 그녀의 어깨에 기댄 채 석이 나왔다. -저, 란이 언니... 저, 저 그만 갈께요... -응, 벌써 가려구? 근데 어쩌지, 석이 형... 그녀도 난감한 모양이었다. 지금 이 남자의 상태로 보아, 3차까지 가기는 완전히 무리일 것이었다. -언니... 랑 같이 안가세요...? -응, 나, 나랑...? 숙의 질문에, 란은 다소 당황하는 눈치였다. 사랑한다는 사람이고, 포옹까지 하 는 사인데, 자기랑 같이 안가면 누가 간단 말인가? -저, 저기... 어, 어디 좀 가야하는데... -어디요? 3차 가세요...? -아, 아니... 누구랑 야, 약속이 있어... 란은 곤란한 상황인 듯 옆에 부축된 석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 제 완전히 맛이 간 모양인지,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건 그렇고, 10시가 넘었는데 란은 누구를 만나러 간다는 것인가? 숙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 사귀는 남자가 바로 옆에 있는데, 이 시각 에 누굴 만나다니...? -어, 어쩌지... 수, 숙아, 나 부탁 좀 들어줄래? 이 형 집이... Y동 Z아파트거 든, 길 건너가면 되니까, 미안하지만 니가 택시 좀 태워줄래? 그냥, 택시만 태우 면, 가다가 깰 거야. Y동 Z아파트? 공교롭게도, 그곳은 숙의 집 근처였다. -미안하다, 첨 보는 후배한테 이런 걸 시켜서... 하, 하지만 내가 좀 급하거든.. . 부탁 좀 할께, 응? 란은 그러면서도 연신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만나기로 한 약속이 그 근처인 모양이었다. 숙은 난감했다. 아무리 집에 가는 길 근처라지만, 술에 잔뜩 취한 남자를 데리고 택시를 타다니... -예... 아, 알겠어요... -괜찮을 거야. 토하거나, 술주정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자, 여기... 란은 자기 지갑에서 택시비까지 꺼내주고 있었다. 선배의 부탁이니, 어쩔 수 없 는 노릇이었다. -정말 미안하구나... 대신에, 내가 나중에 맛있는 것 사줄께. 참, Z아파트 입구 에서 바로니까, 내려놓기만 하면 알아서 갈꺼야. 알겠지? -예... 걱정 말고 가세요, 언니... -고마워, 숙아, 그럼 학교에서 보자...! 숙은 한숨을 쉬며, 란에게서 석의 어깨를 건네받아, 길을 건넜다. 멀지 않은 길 이기는 했지만, 서둘러 이 사내를 처리하는 것이 좋다 싶었다. 돌아보니, 이미 란은 약속장소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Y동이요, 아저씨, Y동! 그러나 숙의 예상과는 달리, 택시는 금방 잡히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숙에게 기댄 채로 석은 이미 걸음도 제대로 못걷고 있었으니, 빈 택시도 지나치기 일쑤 였다. 그렇게 Y동을 일, 이십분쯤 외쳤을까. 마침내 맘씨 좋아 보이는 기사가 빈 택시 를 세워 주었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Y동 Z아파트요...! 기사는 백미러를 흘끔 보더니,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아가씨 애인이우? -예? 아, 아니요... -허허... 아주 곤드레가 됐구만... 그래 아가씨처럼 이쁘장한 처녀를 놔두고 왜 혼자만 고주망태가 됐누... 쯧쯧. 숙은 다소 민망했다. 자기 남자친구도 아닌 선배의 애인을 억지로 떠맡다니... 이미 석은 뒷좌석에서 고개를 젖힌 채 골아 떨어져 있었다. 그녀는 좋지 않은 기 분으로 차창밖을 응시했다. 그 때였다. 학교 앞을 채 이, 삼백 미터도 못벗어나 택시가 신호등에 걸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창밖을 내다보던 숙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란이, 그 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 이 때도 뒷모습만 보이고 있지만, 숙은 확신할 수 있었다 - 아까의 그 남자, 그녀와 함께 화장실에서 나온, 그 사내와 함께 길가에 서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작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고, 잠시 후 그 남자의 손에 이끌려, 란은 마지 못해 어딘가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 곳은 - 마침 차가 출발했지만, 숙 은 고개를 돌려 볼 수 있었다 - 못이기는 척 그녀가 들어간 건물은, 바로 여관간 판이 걸려있는 곳 아닌가! 숙의 추억 - 숫처녀의 신입생 환영회 ④ 이럴 수가! 숙은 너무나 놀라, 가슴이 두방망이질 치는 것을 느꼈다. 그녀도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 이 시간에 남녀가 여관에 들어간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 그렇다면, 그렇다면... 란은 아까 그 화장실의 남자를 만나려고? 과의 다른 사람 들은 여기 이 석과 그녀가 사귄다고 알고 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같은 과 남 자와? 숙은 갑자기 머리가 띵해오는 것을 느꼈다. 아니야, 내, 내가 잘못 본거 야... 하지만, 그 뒷모습, 란의 팔을 붙잡고 여관으로 들어가던 그 모습은, 틀림 없이 아까 화장실 안에서 바지춤을 챙기며 나오던 그 사람이었다. 숙은 엄청난 사실을 목격한 것처럼 몸이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 날카로운 인 상의 란 선배가... 두 남자 사이를 전전하며, 게다가 한 남자와는 여관까지...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때였다. -어이, 아가씨. 다 왔는데... Y동 Z아파트. 가까운 거리였기에, 이미 택시는 목적지에 도착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숙은 다시 정신이 들었다. -예, 예... 숙은 옆자리의 석을 흔들었다. -저, 석이 선배님! 선배님! 그러나 아차, 석은 이미 완전히 골아떨어져 있었다. 좌석 뒤로 고개까지 젖힌 채, 제 정신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일어 나세요, 석이 선배님, 선배님! -으응... 아응... 라, 란이야... 란아... 아까까지도 걸을 정도는 됐었는데, 이젠 완전히 인사불성이 된 모양으로, 도저히 아직 술이 깰 것같지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숙을 부둥켜 안으며 란이의 이름을 찾고 있었다. -어허... 젊은 친구가 아주 맛이 간 게구먼... 이봐, 젊은이! 숙은 운전석의 기사 보기에도 민망하여 어쩔 줄을 몰랐다. 기사는 자기가 직접 석을 흔들어 깨워 보았지만, 그래도 그는 여전히 정신이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어, 어쩌지... 아저씨, 죄송합니다... 아이, 참... 선배님...! -이럼 안되는데... 아가씨, 이 친구 집 몰라요? 이럴 줄 알았으면 아파트 동호수라도 물어볼 것을... 자기 집 근처라고 쉽게 생 각한 것을 숙은 후회했다. -모, 모르거든요... -그럼 전화번호는...? -그, 그것도요... -허허, 그것 참... 나도 계속 영업을 해야하는데... 택시기사도 은근히 짜증이 나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그럼 어쩔 수 없군... 아가씨, 이 친구, 아가씨 애인 아니라고 했지? -예, 예... -그럼... 말이지, 내가 시키는 대로 해요. 내가 여기 어디 가까운 여관에 내려줄 테니까, 일단은 거기 눕혀두라구. 그리고나서 저 친구 지갑을 뒤져 연락처를 찾 든지, 아니면 그냥 나오든지... 알겠수? 숙은 기가 막혔다. 낯선 남자나 마찬가지의 사람과 여곤을 같이 가야하다니! -걱정 말고, 내 말대로 해요. 보아하니 진짜 애인사이도 아닌 것 같은데, 그럼 아가씨도 댁에 들어가보야 할 것 아니겠수? -그, 그래도...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석을 길바닥에 버려두고 갈 수도 없지 않은 가. 차라리 운전기사의 말이 옳을지도 몰랐다. 어느 틈에 기사는 길가의 한 여관방에 차를 세우고 있었다. 그가 직접 내려 석을 뒷자리에서 끄집어냈다. -들어가서 재우고, 지갑따위를 뒤져봐요. 나도 이 장사 많이 해서 아는데, 아마 연락 안해도 내일 아침이면 알아서 집에 들어갈 거야. -죄,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숙이 택시비를 지불하자, 차는 금방 떠나갔다. 이젠 선택의 방도가 없었다. 그녀 는 석의 어깨를 간신히 붙들고 끌다시피 여관문을 들어섰다. -란이야... 란아... 그 와중에도, 석은 혀꼬부라진 목소리로 란을 불러대고 있었다. 술 취한 남자를 혼자 끌고 들어오는 숙을, 여관주인은 야릇한 시선으로 훑어보았 다. -쉬었다 갈 거에요, 주무시고 갈 거에요? -예? 쉬, 쉬었다가요? 쯧, 정말 그 의미를 몰라 묻는 숙을, 주인 아주머니는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고 는 그들을 방으로 안내했다. -선불이우. 채 석을 침대 위에 눕히지도 않았는데, 주인은 방값부터 재촉했다. 숙이 간신히 요금을 지불하자, 그녀는 휙하니 방문을 닫고는 가버렸다. 숙은 이런 곳이 처음이었다. 어디 보자... 침대 위에 눕히면 되겠지... 막 쓰러 지려는 석의 신발을 벗기고, 간신히 방안으로 끌고 들어온 그녀는 그를 눕히기 위해 침대로 다가갔다. 그 때였다. 조금 전까지 완전히 널브러질 것만 같던 석이, 갑자기 그녀를 와락 품에 끌어안는 것이었다. -란아, 란아! 급작스런 그의 행동에, 석과 숙은 함께 보기 좋게 침대위로 같이 쓰러지고 말았 다. -란이야, 란아...! -왜, 왜 이래요, 꺄악! 석을 끌어다가 침대 위로 눕히려던 숙은, 엉겁결에 그의 몸 아래에 깔린 자세로 엎어졌던 것이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버둥거리던 그녀의 손이 잘못해서 벽의 스위치를 건드리고 만 것이다. -란이, 이리 와, 란...! -어멋, 어머멋! 아마, 석은 그곳이 밀폐된 공간인 것을 취중에도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그는 단 지 지금 란 대신 숙이 곁에 있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는 숙을 란으로 차각했는지, 술냄새나는 얼굴을 드러난 숙의 목덜미에 파묻고 있었다. -란아, 사랑해... 정말, 널 갖고 싶다...! -저, 정신 차리세요, 선배님! 석이 선배님! 그러나 석은, 도저히 사람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불이 꺼져 어두 운 속에서, 게슴츠레 완전히 풀어진 그의 눈동자는, 뻔히 숙을 들여다 보면서도 촛점조차 맞추지 못하고 있었다. -란이야... 널, 널 갖게 해줘...! 그 뿐만이 아니었다. 석은 막무가내로 숙의 몸을 더듬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선배님, 전 숙이에요, 란 언니가 아니란 말에요! 그러나 그의 육중한 몸에 깔려, 숙은 꼼짝달싹 할 수가 없었다. 석의 얼굴은 숫 제 그녀의 앞가슴에 파묻혀 정신없이 부벼대고 있었다. 그리고 두손은 숙의 몸 이곳저곳을 마구 더듬어갔다. 숙은 너무나 당황스런 상황에 어쩔 줄을 몰랐다. -란이, 벗어, 벗어버려, 아냐, 내가 벗겨줄께... 기가 막혔다. 이 남자는 어둠 속에서 완전히 숙을 란으로 알고 있는 모양, 헛소 리까지 지껄이고 있었다. -어멋, 선배님! 아악! 숙은 있는 힘을 다해 석의 몸을 밀쳐내려 했지만, 석의 꼼짝도 않는 상반신은 찰 거머리처럼 그녀의 젖가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한술 더떠, 요동을 치는 숙의 정장 윗도리의 단추가 갑자기 투둑,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허둥버둥거리던 그의 손들이 어느새 숙의 허리를 안더니, 등뒤로 돌아와 그녀의 엉덩이를 쥐고 주무르 기 시작했다. -안돼, 이번만큼은, 널, 널 가질 거야! 널, 널! -아악, 선배님, 난 란이 언니가 아니란 말에요! 원래 술취한 사람은 보통 때보다 곱절은 힘이 세지는 법이다. 가뜩이나 여자인 숙은, 그의 어깨를 두들기고, 또 밀어내려 했지만, 도저히 역부족이었다. 그 때 였다. 석이 벌떡 허리를 일으키더니 갑자기 하체로 그녀의 몸을 타누르기 시작했 다. -에이, X할! 안돼! 오늘은 꼭 널 갖고 말겠어! 안그러면 죽일 거야! 숙의 몸 위에 걸터앉은 자세의 석은, 갑자기 두손으로 그녀의 윗도리를 잡아쥐었 다. 투두둑! 숙의 윗도리가 블라우스 단추까지 순식간에 뜯어졌다. 숙의 추억 - 숫처녀의 신입생 환영회 ⑤ -죽여버릴 꺼야! 란이, 란이 널 오늘 갖고 말겠어! -아악, 이러지 마세요! 선배님, 전 숙이라고요! 석의 얼굴은 드러난 숙의 앞가슴의 맨살 위로 다시금 내려꽂히듯이 파묻히고 있 었다. 그의 뺨과 입술은, 정신없이 브래지어만으로 가려진 숙의 유방 위를 유린 하고 있었다. 숙은 있는 힘을 다해 몸을 틀어댔지만 요지부동이었다. 기가 막혔 다. 남자의 완력이란 이다지도 강한 것이었단 말인가. 숙은 죽여버린다는 그의 외침에 겁이 더럭 났다. -거짓말하지 마, 난 정말, 널 갖고 싶어...! -거짓말이 아녜요, 아흑, 전 숙이란 말에요, 선배님! 숙은 너무나 두려운 이 상황에 더럭 겁이 났다. 안돼! 이럼 안돼요! 그녀는 태어 나서 처음 남자의 완력을 당해보는 것이었다. -엄마, 엄마앗! 그러나 그녀의 비명도 들리지 않는지, 석의 힘은 더욱 강하게 그녀의 몸을 타누 르며, 두손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다. 놀란 숙은 고토을 채 느낄 수 도 없었다. 너무나 갑작스런 상황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고 있었다. 자칫 잘못하 면 브래지어까지 뜯겨져나갈 판국이었다. -선배님, 제발! 정신 차리세요! 전 언니가 아니란 말이에요! 그녀의 저항에는 아랑곳없이, 역한 술냄새를 풍기는 석의 입술은 이제 거의 밖으 로 삐져나오기 일보직전인 숙의 유방 위를 더듬고 있었다. 그 순간, 그녀의 악다 구니에 정신이 들었던 것일까, 갑자기 그의 하체가 조금 헐거워진 느낌이었다. 그 틈을 타 숙은 재빨리 석의 허벅지에 눌려있던 팔을 빼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그의 상체를 밀쳐내려한 것도 잠시, 숙으로서는 상상도 못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녀의 허리께를 타누르던 석의 하체가 일순 그녀의 허벅지께 로 옮겨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순식간에, 숙의 치마는 그의 양손에 의해 확 들쳐올려져 끌어올려진 것이다. -어머낫, 뭐하시는 거에요! 악, 안돼! 숙의 손이 자유로워져 그를 채 말릴 틈도 없이, 그녀의 치마자락을 남김없이 올 린 석의 손은, 무방비로 드러난 숙의 하체 위로 옮겨져 그녀의 팬티스타킹을 끌 어내리려 하고 있었다. -넌, 넌 내 꺼야! -무슨 짓이야! 선배! 선배님! 스타킹의 얇은 올들이 쭈욱, 찢겨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숙은 다급하게 한손으 로 석의 상체를 밀어내며 다른 한손으로 그의 팔을 붙들었다. -제발, 이러지 말아요! 선배님! 그녀는 최대한 허리를 틀며 빠져나오려 버둥거렸다. 그러나 다잡아쥔 석의 손아 귀는 이제 숫제 그녀의 팬티마저 스타킹과 함께 붙잡아 내리려 하고 있었다. 말 도 안돼! 어떻게 이런 일이...! 숙의 하얀 팬티는 어느새 허벅지께까지 내려지려 하고 있었다. 숙은 젖먹던 힘까지 다해 그의 손을 제지하려 했지만, 불가항력적 인 그의 손길에 어느새 숙의 팬티는 자꾸만 벗겨지고 있었다. -너의 이곳, 이곳을 가질 거야! -아악, 안돼요! 석이 선배님! 숙의 팬티 끝자락이 내려져, 어둠 속에서 허연 아랫배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었 다. 거의 그녀의 음모가 노출되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녀의 뽀얀 하복부의 듬성하 게 짙은 수풀이 언뜻 드러나고 있었다. 숙의 부끄러운 부분이 유린당하기 일보직 전이었다. 그러나, 결국은 그것이 숙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숙의 사타구니가 거의 절 반 이상 드러나자, 만취상태의 석은 이미 목적을 다 이루었다고 생각한 모양인 지, 허리를 굽히고 그녀의 하복부에 고개를 처박았던 것이다. 그의 얼굴이 막 드 러난 숙의 곱슬한 음모에 비벼지기 시작한 무렵, 그녀에게는 유일한 기회가 생겼 던 것이다. 다름아니라, 석의 입술이 그녀의 샅을 점령하기 위해 숙여진 순간, 숙의 버둥대던 다리를 누르고 있던 그의 하체가 다소 헐거워진 것니다. 숙은 이 일생일대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했다. 재빨리 다리를 들어올려, 석의 어 깨를 자신의 발과 손으로 최대한 힘을 주어 밀어버렸던 것이다. 이제 막 목적지까지의 한치도 못되는 수풀까지 도달했던 석의 입은, 이 순식간의 반격에 억, 소리조차 지르지 못했다. 숙의 죽을 힘을 다한 필사의 노력은, 그의 몸을 거의 허공에 솟구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 쿵, 소리와 함께 석의 몸은 완전 히 뒤로 제껴진 채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그 이후의 일은 너무나도 경황이 없어, 숙에게도 정신 없던 순간으로만 기억되고 있었다. 그녀는 황급히 옷가지를 챙기고 후다닥, 도망쳐 나왔다. 그리고는 여관 을 빠져나와 몇십분인가를 정신없이 도망쳤다. 석이 쫓아올 것만 같았기 때문이 다. 그렇게 족히 1킬로미터는 달렸던 것 같았다. 주변 사람들이 있건 없건, 그녀는 넋이 나간 듯 앞만 보고 달렸다. 그렇게 10여분쯤 달렸을까. 도저히 숨이 턱에 받혀 주저앉을 정도가 되서야, 숙은 길가의 전봇대를 짚고서 숨을 돌릴 수 있었 다. 마치 숨을 안쉬고 달려온 것만 같았다. 허리를 굽히고 가쁜 숨을 몰아쉬는 그녀의 시야에, 그제서야 시력이 돌아오고 있었다. 먼저 자기의 다리가 보였다. 아직도 후들거리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다행 히도, 구두는 신고 있었다. 대신 스타킹은 거의 종아리부터 허벅지에 걸쳐 올이 나가 있었다. 그제서야 숙의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다. 큰 길가여서, 아직 문을 닫지 않은 구멍가게나, 지나가는 사람의 그림자가 간간 이 비치고 있었다. 하지만 숙은 그 모두가 문제가 아니었다. 소리내어 엉엉 울지 못하는 것이 한이 될 뿐이었다. 닭똥같은 눈물이 여기저기 긁힌 구두 발치에 뚝 뚝 떨어졌다. 기가 막혔다. 아니 기가 막힌 정도가 아니라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 차라리 허 허 웃고 싶을 정도였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그것도 학교에 처음 신입생으 로 들어간 첫날, 다른 사람도 아닌 선배의 남자친구에 의해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어디에 하소연할 수도, 따질 수도 없었다. 숙은 그 렇게 한참동안을 길거리에서 울었다. 어쨌든 집으로는 돌아가야 했다. 다행히도 그녀가 도망쳐온 쪽은 집으로 가는 방 향이었다. 한동안 울다가 허리를 들고 옷가지들을 살폈다. 절반 이상 뜯겨진 스 타킹이야 그렇다고 쳐도, 입학축하 선물로 엄마가 사준 정장과 블라우스는 엉망 이었다. 구겨진 것은 둘째치고, 우선 블라우스 단추가 반이상 뜯겨지고 없었다. 윗도리 자켓의 단추도 두개중 하나가 행방불명이었다. 옷 뿐만이 아니었다. 기를 쓰고 저항했던 탓에, 갑자기 긴장이 풀린 몸의 구석구 석이 쑤셔오기 시작했다. 사방이 멍투성이인 것 같았다. 이런 상황으로 택시를 타거나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조금 먼길이기는 했어도, 차라리 눈에 안띄는 어둑한 길가를 걷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가끔식 마주쳐 지 나는 행인들이 흘끔흘끔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봤지만, 오늘 아까 여관방에서 당 한 수모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절뚝거리며 걷는 동안에도, 쉼 없이 숙의 뺨에는 눈물이 흘러 내렸다. 다행히 보 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당한 일이었기에 망정이지, 자칫 잘못하면 얼굴도 못들고 학교를 다니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집이 가까워오자, 숙은 골목 모퉁이에서 한참을 쉬었다. 이렇게 엉망이 된 모습 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리고 눈물도 잠시 동안은 - 그녀의 방에 들 어가기 전까지는 - 거두어야 했다. 무엇보다도 이런 매무새를 부모님께 들킬 수 는 없었다. 우선, 사람이 안보는 곳에서 살짝 치마 속으로 손을 넣고 스타킹을 벗어 쓰레기 통에 버렸다. 아마 아무리 여자인 어머니도 자기 딸이 스타킹을 신었었는지 벗었 었는지까진 기억을 못할 것이란 기대였다. 상의는 대충 옷자락을 당겨 뜯겨진 단 추부근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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