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천중행 - 검 - 22편 (22/4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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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천중행 - 검 - 22편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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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간의 의식을 회복한 북궁후는 자신을 향해 뻗어오는 검기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위기를 느끼고 우수에 들린 백옥선으로 천뢰수를 펼치려고 하였다.
허나 이미 때는 늦었고, 더구나 그의 진력은 모두 고갈되어 버린 상태가 아닌가! "크악!" 십여 장 밖에서 쏘아져 온 검기는 그대로 북궁후의 오른쪽 가슴을 관통하면서 등 뒤로 폭사되어 나가고 있었다. ■ 검 2권 제15장 운명의 만남을 위하여! -7 ━━━━━━━━━━━━━━━━━━━━━━━━━━━━━━━━━━━ ⑦ 북궁후는 피를 토하면서 그 자리에 폭삭 주저앉고 말았다. "크크크크." 검기를 발출한 검마존의 기괴한 소성이 들려왔다.
그의 달려오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고 그는 한 걸음에 십여 장의 거리를 단축해 오고 있었다.
그의 검에서 또다시 붉은 빛이 번뜩였다.
재차 검기를 발출하려는 것 같았다.
그때 푸른빛이 어른거리더니 어둠 속에서 하나의 그림자가 쏜살같 이 나타나 주저앉아 있는 북궁후의 등을 낚아채면서 동쪽으로 몸 을 날리는 것이 아닌가! 두어 걸음만에 자그마치 오십여 장을 단숨에 날아온 검마존이 뜻 밖의 방해자에 흠칫하는 것 같더니 이내 냉소를 흘리면서 땅도 밟 지 않고 그대로 허공을 박차면서 뒤를 쫓아왔다.
북궁후를 안고 날아가는 그림자는 의외로 청의를 입은 소녀였다.
건장한 사내를 안고도 그녀는 조금도 힘겨워하지 않고 바람처럼 달려가고 있었다.
뒤를 쫓아가고 있는 검마존의 눈에 은은한 감탄의 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한편 청의소녀는 검마존이 오십여 장을 단숨에 날아온 상태에서도 조금도 지치기는커녕 민첩하게 움직여 더욱 빠른 속도로 자신을 뒤따라오자 더욱 크게 놀란 것 같았다.
그녀는 작은 입술을 잘근거리더니 돌연 북궁후를 오른쪽으로 홱 집어던졌다.
곰같은 사내를 어린아이 다루듯 하는 것으로 보아 그 녀의 무공 또한 예사롭지 않은 것 같았다.
북궁후는 십여 장이나 날아갔는데, 또 다른 한 명의 소녀가 하늘 로 솟아오르더니 북궁후를 낚아채고는 옆에 있던 나뭇가지를 박차 면서 북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이 모든 상황을 목격한 검마존의 눈에 대뜸 노기가 치솟더니 그는 허공에서 무릎도 굽히지 않고 방향을 꺾었다.
그때 예의 청의소녀가 번개같이 몸을 날려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녀는 어느새 양 손에 두 자루의 비수를 나누어 쥐고 있었다.
은 빛을 번쩍이는 비수는 의외로 보기 드문 신병이기 같았다.
검마존은 대뜸 그녀들의 의도를 알수 있었다. "너희들이...
감히!" 그의 눈에서 살기가 번뜩였다.
그는 앞을 막고 있는 청의소녀를 향해 날아오는 속도 그대로 덮쳐가고 있었다. "죽어랏!" 청의소녀가 싸늘한 교성을 터뜨리며 마주쳐 왔다.
쐐애애액! 두 자루의 비수는 섬뜩한 예기를 뿌리면서 검마존의 전방을 차단 하고 있었다.
검마존이 멈칫하는 기세였다.
청의소녀의 공격이 뜻밖에도 날카로 웠기 때문이다.
그녀의 공격은 실로 대단하여 일파(一派)의 장문인의 반열에 올려 놓아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검마존의 표정이 차갑게 변한 순간 그의 입에서 짧은 기합성이 터 졌다.
패애액! 그의 몸이 빙글 회전하더니 허리춤에 있던 혈검(血劍)이 뇌전처럼 하늘과 땅을 갈랐다.
땅! 소리와 함께 두 자루의 비수가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것이 보 였다. "아아아악!" 처참한 비명이 뒤를 이었다.
양쪽 손아귀가 찢어진 채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는 청의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ㅆ! 검마존의 신형이 청의소녀의 머리를 디딤돌 삼아 밟고 몸을 날렸 다.
이때 청의소녀의 어깨가 기우뚱하더니 상체가 오른쪽으로 스르르 무너졌다.
퍼어억! 핏줄기가 치솟았다.
청의소녀의 상반신은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는 데, 하반신은 여전히 선 채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끔찍하게도 청의소녀는 허리춤에서 두 동강이 나 버린 것이다.
검마존은 쉭! 하는 순간 이미 좀전에 북궁후를 넘겨받은 소녀가 있던 장소에 도착하고 있었다.
도착했다 싶은 순간 그는 관도를 벗어나 흑송(黑松)이 우거진 숲 속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쐐애애액! 그가 나타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전방 삼 장여 거리에 있는 흑송 위에서 한 명의 흑의소녀가 덮쳐왔다.
북궁후를 넘겨 받았던 소녀였다.
그녀의 손에는 북궁후 대신 두 자루의 비수가 쥐어져 있었다.
검마존의 눈에서 흉폭한 살광이 뿜어졌다.
그에게서 분노에 찬 노 호가 터지면서 허리춤에서 혈검이 벼락처럼 혈광을 뿌렸다. "아아악!" 흑의소녀의 수급이 피보라를 그리면서 날아가고 있었다.
단 일 초에 흑의소녀의 수급을 베어 버린 검마존은 신속하게 또 다른 흔적을 찾아 몸을 날리고 있었다. ■ 검 2권 제15장 운명의 만남을 위하여! -8 ━━━━━━━━━━━━━━━━━━━━━━━━━━━━━━━━━━━ ⑧ 한 명의 백의소녀가 우거진 거목을 징검다리 삼아 몸을 날리고 있 었다.
그녀의 품 안에는 북궁후가 죽은 듯이 의식을 잃고 안겨 있 었다.
이때 백의소녀는 멀리서 들려오는 처절한 비명을 들었다.
그녀의 눈에서는 비오듯 눈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공자, 저희 천외칠채봉은 목숨을 바쳐 소명을 지켰사옵니다.
남 은 것은 공자를 본문(本門)까지 무사히 모시는 소녀의 소명일 뿐!" 비장한 음성이 그녀의 등 뒤로 흘렀다. "이 천한 것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부디 본문의 숙원을 풀 어 주십시오." 도대체 그녀들의 정체가 무엇이란 말인가? 무엇 때문에 그녀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북궁후를 구하려고 한단 말인가? 백의소녀는 북쪽으로 신형을 틀었다.
동시에 더욱 신쾌한 신법으 로 신형을 날려갔다.
어둠은 더욱 짙게 내리고 있었다.
십만대산(十萬大山).
인간사(人間史) 수천 년, 인간의 범접을 거부한 채 고고히 태고 (太古)의 원시림을 간직해 오고 있는 신비(神秘)의 대산(大山)이 었다.
이 전인미답(全人未踏)의 절지에 돌연 창천을 가르는 기이한 파공 음이 있었다.
한 개의 인영이 산비탈을 날아오르고 있었다.
인영은 순식간에 우 거진 밀림 속으로 접근해 왔다.
헌데 그녀는 바로 북궁후를 안고 있던 천외칠채봉 중 백의소녀가 아닌가! 그녀의 몸은 온통 땀과 먼지에 젖어 오랜 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 온 듯하였다.
특히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아예 흙빛에 가까워 꽤 많은 내력을 소모한 듯싶었다.
그녀의 옆구리에 끼인 북궁후는 여전히 죽은 듯이 미동도 하지 않 고 있었다.
백의소녀는 순식간에 밀림 속으로 날아가더니 어디론가 모습을 감 추었다.
그녀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 검 2권 제16장 극마문(極魔門) 입성(入城)! ━━━━━━━━━━━━━━━━━━━━━━━━━━━━━━━━━━━ ① 화려한 방(房).
여인의 침소를 연상케 하는 아름답고 우아한 실내였다.
천정에는 푸른 야명주가 은은한 빛을 뿌리고 있었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장 식과 벽 쪽에 있는 고서화가 기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운치를 더해 주고 있었다.
실내에는 정신을 맑게 해주는 상큼한 향기가 흐르고 있었다. "으음!" 가벼운 신음과 함께 북궁후는 눈을 뜨고 있었다.
그는 잠시 주위의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눈을 몇번 끔벅거리더니 돌연 벌떡 일어섰다.
다소 놀란 듯한 표정으로 주위 를 둘러보는 그는 기이한 당혹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주위는 마치 여인의 규방처럼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고 자신은 상 아로 만든 침상위에 앉아 있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그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혈륜마성의 오마 존과의 싸움으로 극심한 내상을 입고 완전한 탈진상태에 빠졌다.
그 순간에 눈앞에 나타난 검마존, 천외칠채봉의 전음, 그리고 자 신은 검마존이 발출한 검기에 의해 앞가슴이 관통당하면서 정신을 잃었다.
그런데 이런 엉뚱한 곳에 누워 있다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 한 일이 아니겠는가.
헌데 문득 그는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 그러고 보니 내 몸이...." 피범벅이었던 상처는 어느새 깨끗이 아물고 의복마저 하얗고 고급 스런 백의로 갈아입혀져 있지 않은가! 그는 급히 침상 위에 가부 좌를 틀고 내력을 운기해 보았다.
진기는 샘솟듯이 단전에서 솟아나와 순식간에 일주천을 하고 있었 다.
어느새 내상도 말끔히 치료되어 있었고 본신의 공력도 모조리 회복한 것이었다.
북궁후는 격동에 차 부르짖었다. "대체 누가 나를 구해 주었단 말인가!" 그는 침상 위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았 다.
여인의 규방임에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그때 나에게 전음을 주었던 바로 그 천외칠채봉이라는 여인들이...?' 이때 밖에서 조용한 인기척이 들려왔다.
북궁후는 뒷짐을 지고 상 대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방문이 열리면서 한 명의 소녀가 조심 스럽게 들어왔다.
연남빛 궁장차림의 소녀였다.
뒷머리를 간단히 틀어올렸으며, 틀 어올린 머리에는 세 개의 봉황옥잠을 꽂고 있었다.
두 볼의 보조개와 함께 귀여운 인상을 주는 소녀였다.
그녀는 북 궁후를 발견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탄성을 터뜨렸다. "아! 깨어나셨군요." 북궁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에 몸이 좋아진 것 같소.
헌데 이곳은 대체 어디요?" 소녀는 들고 온 은쟁반의 옥그릇을 공손히 받쳐주며 말했다. "자, 먼저 이것을 드세요.
그래야 완전히 회복됐다고 할 수 있어 요." "이것은?" 소녀의 얼굴에 약간 웃음기가 떠올랐다 사라졌다. "벌써 아홉번째 드시는 것입니다." "아!" 북궁후는 더 묻지 않았다.
그러자 소녀가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 다. "이곳은 극마문이란 곳이죠." 순간 옥그릇을 입에 댔던 북궁후는 움찔했다. '극마문, 신비사대세력 중 하나! 본궁의 철기령들을 모조리 동원 해도 찾아낼 수 없었던 극마문이 바로 여기였단 말인가?' 북궁후는 아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신비의 세력이라는 극마문 에, 그것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의 규방에 자신이 버젓이 누워 있었으니 뉘라서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는 한동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궁장소녀에게 물었다. "헌데 극마문에서 왜 나를 구해 주었소?" 그러자 소녀의 얼굴에 약간 어두운 그늘이 스쳤다. "그것은 본문의 오랜 숙원 때문입니다." "숙원?" 소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백 년 숙원을 풀기 위해 본문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 왔 죠.
천외칠채봉도!" 순간 북궁후의 몸에 미미한 경련이 스쳤다. "아니, 그럼 천외칠채봉이 나를 구한 것이오?" 소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북궁후는 문득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그는 얼굴에 그늘을 드리우며 낮게 깔린 음성으로 물었다. "그리고...
검마존에게 희생된 것이오?" "적봉언니만이 공자를 구해 돌아왔으나...
내상이 너무 컸어요." 그녀는 북궁후의 얼굴이 흐려진 것을 발견하고는 흠칫하더니 애써 밝은 음성으로 말했다. "하지만 그들의 희생은 값진 것이었어요.
이제 본문의 백 년 숙원 이 풀리게 되었으니까요." 북궁후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녀를 보았다. "그...
숙원이란 것이...
대체 무엇이오?" 소녀는 은쟁반을 들고 몸을 돌리며 말했다. "그것은 곧 아시게 될 거예요." 그녀는 사뿐히 몸을 돌려 사라졌다. ■ 검 2권 제16장 극마문(極魔門) 입성(入城)! -2 ━━━━━━━━━━━━━━━━━━━━━━━━━━━━━━━━━━━ ② 도대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지하광장이었다.
이렇게 넓은 공간이 지하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도 놀라웠지만 더 욱 경이로운 것은 이 넓은 지하광장을 가득 채울 만큼 거대한 궁 (宮)이 세워져 있었으며 그 궁의 장식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마치 고대왕가(古代王家)의 궁궐을 보는 것 같았다.
이 지하에 이 토록 아름다운 건축물이 있다는 것을 상상해 본 자는 아무도 없으 리라! 대전(大殿).
궁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일 정도로 넓은 크 기의 대전이었다.
더구나 그 화려함은 금세기에 보기 드물 정도 였는데, 대전의 화려한 편액에는 이러한 글이 쓰여 있었다. <극마문(克魔門).> 대전의 안에는 지금 수많은 무인들이 질서정연하게 운집해 있었 다.
그들은 모두 어두운 빛깔의 무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들의 신 색은 실로 엄숙하여 장내의 분위기는 장엄하기조차 했다.
넓은 대전 중앙.
봉황의 금박이 박혀 있는 장방형의 탁자를 두고 일노일소(一老一 少)가 대좌해 있었다.
단정한 자세로 그러나 추호도 위축됨 없이 오연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북궁후, 그리고 맞은편에는 마의(麻衣)를 입은 노파가 앉아 있었다.
허리까지 치렁치렁하게 늘어진 백발(白髮), 갈대꽃같은 허연 백미 (白眉)는 귀밑까지 뻗쳐 있어 왠지 억센 느낌을 주었다.
얼굴은 온통 지렁이같은 주름살로 뒤덮여 있어서 어지간해서는 남 녀의 구별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 주름살 속에서 새파란 색깔의 눈동자가 마치 유리알처럼 빛나 고 있었다.
그것은 감히 근접하지 못할 무상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었다.
노파는 중원인이 아니라 색목인(色目人)임에 분명했다. - 천도모모(天道母母).
그녀는 극마문의 최고의 배분에 있는 태상장로(太上長老)였다.
인종차별이 극심한 극마문에서 색목인으로서 그 정도의 지위에 올 랐다는 것은 실로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현재 그녀의 나이는 이백 세가 넘었다.
지금 천도모모는 파아란 안광을 뿜는 눈으로 북궁후의 전신을 세 밀히 훑어보고 있었다.
마치 사람과는 다른 종족(種族)이 가지고 있는 것 같은 벽안이 빛 을 내며 움직이고 있는 것이 어찌 보면 기괴하기도 했다.
점차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감동의 파랑이 노도 처럼 물결치기 시작했다.
북궁후는 침착하고도 늠연한 자세로 그녀를 마주 응시하고 있었 다.
어찌 보면 꽤 오만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것은 의외로 무한한 신뢰감을 주기도 했다.
천도모모의 벽안이 사라졌다.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고 마치 감동을 음미라도 하듯이 턱을 든 채 몸을 가늘게 떨고 있었다.
한동안 침묵이 대전 속에 내려앉았다.
천도모모가 눈을 번쩍 떴다.
그녀의 눈에는 좀전에 보였던 감동과 기쁨의 물결은 씻은 듯이 사라지고 예의 차갑고도 기괴로운 빛이 떠올라 있었다.
천도모모의 입이 열렸다. "백 년...
우리는 백 년 동안이나 천기를 살피며 한 명의 기재를 기다려 왔소." 천도모모는 북궁후를 똑바로 보면서 말했다. "바로 광령천양지체를 가진 기재를 말이오." 북궁후의 얼굴에 크게 놀란 빛이 떠올랐다.
천도모모는 이미 북궁 후가 광령천양지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놀랍다.
단번에 나의 체질을 꿰뚫어보다니!' 천마협 사마기에 이어 두번째로 그의 체질을 꿰뚫어본 인물이었 다.
천도모모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광령천양지체는...
바로 본문의 천 년 금제(禁制)를 풀어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이오." 북궁후의 눈에 짙은 의혹의 빛이 떠올랐다.
천도모모의 말에는 온 갖 풍상을 겪은 천년거암의 수많은 사연 같은 것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마치 그의 의혹을 풀어주기라도 하듯이 천도모모가 입을 열었다. "본 극마문의 맥(脈)은 바로 천외선부(天外仙府)에서 이어온 것이 오." "아니!" 북궁후는 자신도 모르게 경악성을 터트렸다.
전설 속의 신비일맥! 무림 천년사(千年史)에 새로운 장(章)을 열 었던 천외선부가 바로 극마문으로 이어지고 있었다니! 북궁후는 이미 천기비고에 들었을 때 천기신군 모용선학이 남긴 서찰에서 천외선부를 거론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막상 전설을 눈앞에서 맞닥뜨리게 되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도모모는 갈대꽃 눈썹을 꼿꼿이 세우며 무겁게 말을 이었다. "세인(世人)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소.
천 년 전의 비사(秘史)를 말이오." 천도모모는 잠시도 시선을 돌리지 않고 마주보면서 차분하게 입을 열고 있었다. "천 년 전 본 천외선부는 혈륜마성과 격돌했소.
그 결과 혈륜마성 을 물리칠 수 있었으나...
본부 역시 재기불능(再起不能)의 엄청 난 타격을 입고 말았소." 북궁후는 침음을 흘렸다.
천도모모가 말했다. "세인들은 본부의 승리로 혈륜마성이 봉해진 줄 알고 있으나 사실 은 양대세력의 약속에 의해 함께 봉문했던 것이오." 천도모모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뜸을 들이다가 잔잔한 벽안을 들 어 북궁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공자께서는 혹시 묵옥악마상을 한 개 갖고 있지 않소?" 북궁후는 내심 한기가 치밀어올랐다. '이들이 그것까지 알고 있단 말인가?' 그는 내심 적지 않게 당황했지만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놀랍군요." 북궁후가 시인하자 천도모모의 두툼한 입술에 처음으로 희미한 미 소가 떠올랐다.
그것은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그 미소는 북궁후가 이 대전에 들어와 처음 본 것이었다. ■ 검 2권 제16장 극마문(極魔門) 입성(入城)! -3 ━━━━━━━━━━━━━━━━━━━━━━━━━━━━━━━━━━━ ③ 이 대전에서는 아무도 웃지 않았다.
또한 아무도 소리 높여 말 하 지 않았다.
북궁후를 인도했던 소녀조차도 이 대전 안에 들어선 순간 얼굴이 굳어졌으며 곧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마치 상중(喪中)을 연상케 하는 무겁고 적막한 분위기, 이것이 북 궁후가 본 극마문이었다.
천도모모가 말을 이었다. "과거 본부와 혈륜마성은 세 개의 묵옥악마상을 만들었소.
그리하 여 본부와 혈륜마성에서 한 개씩 소지하고 나머지 한 개를 강호에 내보냈소." '세 개의 묵옥악마상...?' "후일 세 개의 묵옥악마상을 손에 넣는 자가 있어 그가 먼저 천외 선부를 연다면 혈륜마성은 영원히 봉해질 것이고, 혈륜마성을 먼 저 연다면 천외선부는 영원히 강호에 나서지 않는다.
천하의 운명 은 하늘에 맡겨진 것이었소." 천도모모의 담담한 음성은 계속 이어졌다.
천 년 세월, 그 동안 양대 세력은 봉문(封門)한 채 각기 일맥(一 脈)만을 강호에 남겨 후사(後事)를 도모해 왔다.
천외선부에서 나온 일맥이 바로 극마문이었다.
극마문에선 나머지 묵옥악마상을 찾기에 주력해 왔다.
헌데 혈륜마성은 삼대(三代)에 이르러 돌연 그 세력이 행방불명된 듯 묘연해졌다.
천외선부에선 혈륜마성의 맥(脈)이 끊긴 것으로 알고 몹시 기뻐했다.
헌데 백 년 전 천외선부 또한 일점혈육(一點血肉)이 태음한령지체 (太陰寒靈之體)를 타고남으로써 단맥의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 태음한령지체.
천 년에 한 번 태어날까 말까한 전설 속의 신체(神體)였다.
이것은 천지간 가장 순수한 극음지체(極陰之體)로서 여인의 몸에 만 나타나는데 이 체질을 타고난 여인은 금세기에 보기 드문 뛰어 난 오성(悟性)을 지니게 되지만 십칠 세에 이르게 되면 전신의 혈 맥이 굳어져 급기야 죽음에 이르고 마는 일종의 괴질(怪疾)이었 다.
이 괴질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극음지체의 상극(相 剋)인 순양지체(巡陽之體)를 가지고 태어나는 광령천양지체의 사 내가 필요한 것이다.
허나 불행하게도 천외선부의 구대장로(九大長老)들이 천기를 짚어 본 결과 백 년 후에나 광령천양지체가 태어남을 알게 되고 크게 낙심을 하였으나, 그들은 마침내 자신들의 희생으로써 그 일맥을 백 년간의 동면(冬眠)에 들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일백 년의 세월이 흐르고....
지금으로부터 삼 년 전 돌연 무림에서 행방불명이 되어 그 맥이 끊긴 것으로 알고 있던 혈륜마성의 십마존(十魔尊)이 강호로 뛰쳐 나왔으니 극마문에서는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 검 2권 제16장 극마문(極魔門) 입성(入城)! -4 ━━━━━━━━━━━━━━━━━━━━━━━━━━━━━━━━━━━ ④ "이것은...
인력(人力)으로도 천의(天意)로도 어찌할 수 없는...
때(時)가 왔음을 의미하는 것이오." 천도모모는 나직이 말하며 북궁후를 바라보다가 기광을 번뜩였다.
그녀는 보았던 것이다.
북궁후는 눈에 띄게 전신에 경련을 일으키 고 있었다.
준수한 얼굴은 무수한 격동에 휩싸여 창백하게 변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의 입에서 신음같은 한 소리 중얼거림이 흘러나 왔다. "태음...
한령지체!" 목소리조차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어찌 남 의 일처럼 태연할 수 있겠는가? 그 자신이 바로 십칠 세까지밖에 살 수 없다는 저주의 광령천양지 체가 아닌가! 그는 갑자기 눈앞에 서광이 비치는 기분이었다.
그는 마침내 운명 적인 태음한령지체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것도 인간의 힘으로 정 지시켜 놓은 백 년의 세월, 그리고 역천의 운명에 의해서! 이 얼마나 위대한 인간의 힘인가? 그들은 일백 년의 세월을 하나 로 묶어 또 하나의 기적을 창출하려는 것이다.
천도모모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공자께선 백 년 동안이나 잠들어 있는 본부의 소부주(小府 主)를 깨워 주시오." 천도모모의 눈에 감동의 물결이 파동치기 시작했다. "이로써 하늘이 내린 두 천고기맥(千古奇脈)의 기재는 용틀임하며 비승(飛昇)할 날개를 달게 되는 것이오." 그 말은 너무나 엄숙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절로 감읍케 하고 있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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