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천중행 - 검 - 29편 (29/4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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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천중행 - 검 - 29편 (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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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모습을 살피던 북궁후는 내심 섬뜩 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변해 있었다.
그가 처음 태호의 귀래거에서 그를 보았을 때 그에게서는 호협한 기도가 풍기고 있었다.
단지 그 야망이 너무 강하여 그의 이지를 흐리게 하고 있었을뿐 그는 일세를 풍미할 대영웅의 기도를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
헌데 지금 그에게서는 그때의 정대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사 악한 기운만이 들끓고 있었다.
특히 뜨겁게 불타오르던 그의 눈에서는 이 순간 칙칙하고 음침한 녹기(綠氣)가 흐르고 있었다.
그의 모습은 백팔십 도 변했던 것이다.
그것은 그의 심성은 물론 일신의 무공까지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것도 그때와는 비 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경지로! ■ 검 2권 제20장 드러나는 마각(馬脚) -2 ━━━━━━━━━━━━━━━━━━━━━━━━━━━━━━━━━━━ ② 북궁후는 자연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사마기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우리는 꽤 인연이 많은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허나 북궁후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단지 잔잔한 시선으 로 그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사마기의 눈에 의미심장한 빛이 스쳐갔다.
그는 들고 있던 술잔을 비우더니 옆에 있던 술병을 들어 한 잔을 따라 탁자 위에 탁! 내 려놓았다. "자, 드시오! 최후의 승자에게 내리는 축하주요." 그리고 이내 등을 젖히면서 북궁후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었다.
북궁후가 빙그레 웃더니 앞으로 한발을 내딛었다.
순간 그는 순식 간에 십여장을 미끄러지더니 탁자앞에 우뚝 멈추어 섰다.
그는 주저없이 술잔을 집어 들었다.
주령령이 안색이 변했다. "대가!" 사마기의 시선이 그녀에게 옮겨졌다.
그의 눈에 감탄의 빛이 떠올 랐다.
그는 북궁후를 향해 물었다. "저 미인은 누구요?" 북궁후는 단숨에 술잔을 비우며 말했다. "후후, 내 사랑스런 내자(內子)요." 사마기는 야릇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또한 황실의 공주이기도 하시겠지." 북궁후는 내심 흠칫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마기는 이미 자신의 주변에 대해 모든 것을 파악해 놓고 있는 것 같았다.
허나 북궁후 는 내색지 않고 담담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자, 이제 마지막 거래가 남았소." 사마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물론! 본전의 신용은 완전하오." 그는 품 속에서 한 개의 물건을 꺼냈다.
그것은 은은한 묵광을 발 하는 물체였다.
바로 수천 명의 무림인들이 목숨을 걸고 도전한 묵옥악마상이었다.
그것이 탁자 위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얼마나 많은 무림인들이 이것을 얻기 위해 목숨을 내던졌단 말 인가! 북궁후는 문득 감개가 무량함을 느끼고 있었다.
사마기가 기광을 번뜩였다. "본전에서 끝내 이 기보(奇寶)의 비밀을 풀지 못했소.
북궁대 협...
당신이라면 능히 풀 수 있겠지." "고맙소!" 북궁후는 짤막하게 말하며 묵옥악마상을 집어 품에 넣었다. "이것은 감사의 보답이오!" 돌연 북궁후의 손이 허공에 번뜩이는가 싶자 어느새 백옥선이허공 을 가르며 사마기를 향해 쏘아가는 것이 아닌가! 허나 사마기는 눈빛 한 점 흔들리지 않았다.
백옥선은 아슬아슬하게 그의 머리 한 치 위를 스치고 그대로 뒷면 석벽에 박혔다.
사마기가 손을 들었다.
그러자 벽면에 박힌 섭선이 뽑혀 그의 손 에 들어왔다.
그는 한동안 섭선을 내려다보면서 기이한 빛을 띠더 니 앞으로 내밀었다. "그대의 감사 표시는 매우 독특하군.
기억해 두겠네." 봉황선은 빨리듯 북궁후의 손에 들어왔다.
북궁후는 싸늘한 냉소 를 띠며 말했다. "후후, 조심하게.
또 한 번 천자문 따위로 장난을 친다면...
백옥 선은 그대의 목을 관통할지도 모르니까." 북궁후는 태연하게 사마기에게 등을 보이면서 돌아서고 있었다.
이때 승소진은 사마기를 향해 정중히 읍하며 입가에 잔뜩 조소(嘲 笑)를 떠올리고 있었다. "천마협 사마공(司馬公)! 오늘 소진은 덕분에 천자문 백십팔 자를 완벽하게 깨우쳤소이다!" "으음!" 사마기는 침음을 흘렸다.
그의 눈가에 언뜻 노기가 떠올랐으나 이 내 그것은 더욱 빠르게 사라졌다.
대신 그는 음침하게 미소를 흘렸다. "배웅은 하지 않겠소." 그는 천천히 거만하게 몸을 뒤로 젖혔다. "들어올 때도 혼자 들어왔듯이 나갈때도 혼자 나가도록." 그는 지그시 눈을 감고 있었다.
너희들이 알아서 출구를 찾아가라는 뜻일게다.
그의 말에는 또한 나갈 때는 더욱 힘이 들 것이라는 암시가 담겨 있는 것 같았다.
허나 이미 이곳으로 오는 동안 진세와 기관을 모두 파악해 두었던 승소진은 차가운 냉소를 흘리며 몸을 돌리고 있었다. ■ 검 2권 제20장 드러나는 마각(馬脚) -3 ━━━━━━━━━━━━━━━━━━━━━━━━━━━━━━━━━━━ ③ 대별산 정상(頂上).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그 대별산의 정상 에 전신을 휘감는 한풍을 맞으며 한 인영이 우뚝 서 있었다.
그는 장대한 체구에 금포(金袍)를 입고 있었는데 등을 돌린 채 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깨까지 드리워진 백발로 보아 꽤 나 이가 많이 든 노인같아 보였는데도 위풍당당한 후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가 산 아래를 내려다보는 모습은 어찌 보면 천하를 굽어보는 제 석천의 위상같기도 했다.
이때 바람에 묻어온 듯 한 인영이 그의 등 뒤에 내려섰다.
바로 사마기였다. "사부님!" 사마기는 그 괴노인을 조용히 부른 후 시립했다.
헌데 사마기에게 투령신옹 추린 말고 또 다른 사부가 있었단 말인가! 천마협 사마기.
그는 참으로 신비한 위인이었다.
그는 도대체 몇 개의 신분을 가 지고 있는 것일까? 오대세가의 후예로 무림에 나왔다가 돌연 투령신옹 추린의 제자로 변하더니 이제는 느닷없이 천마대전주가 되어 괴노인의 앞에 나타 나 그를 사부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이때 금포노인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예상대로...
북궁후가 백십팔 관문을 돌파하고 한 개의 묵옥악마 상을 얻었느냐?" 노인의 음성은 담담하였다. "예! 그는 예상보다 놀라운 무공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사마기가 대답과 함께 허리를 숙였다. "으음, 그 아이가 그 정도로 성장할 줄은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여전히 사마기로부터 몸을 돌린 상 태인지라 그의 면목을 볼 수는 없었다.
문득 사마기가 의혹의 눈을 들었다. "헌데 그 묵옥악마상은 천외선부와 혈륜마성을 열 수 있다는 금약 이 아니오이까? 어찌 그것을 북궁후에게 그렇게 교묘한 방법을 사 용하면서까지 주시려 했는지 이 제자는 모르겠군요." 사마기는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노인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 "나의 짐작이 맞는다면 그는 나머지 두 개의 묵옥악마상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하나를 그에게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 그의 말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으나 사마기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사마기는 고개를 흔들었다. "제자는 사부님의 말씀을 이해하기 어렵군요." "기실...." 노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지난 세월 전부를 그 세 개의 묵옥악마상을 찾는 데 주력해 왔다.
허나 오랜 세월을 찾아 헤매도 결국은 찾을 길이 없어 포기 하기에까지 이르렀지." 노인의 음성은 과거를 회상하듯 담담한 가운데 잔잔한 격동이 어 려 있었다. "그것을 의외로 북궁후가 나머지 두 개를 찾아낸 것이다." "하면 그 두 개를 빼앗을 일이지, 한 개마저 그에게 내주셨단 말 입니까?" 노인이 말을 이었다. "그 세 개의 묵옥악마상은 한 사람에게 모여야 한다." 사마기는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그 한 사람이 사부님이나 제가 되면 되지 않겠습니까? 왜, 어째서 북궁후가 되어야 합니까?' 그는 이렇게 묻고 싶었으나 불현듯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어서 입을 다물었다.
그는 조용히 노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 일을 북궁후가 해낸 것이다.
이는 곧 나를 돕는 일인 것이 지." 사마기의 눈에 기광이 번뜩였다.
노인이 계속 말을 이었다. "사실 나는 그 세 개의 묵옥악마상을 모아 혈륜마성을 열 의도를 지니고 있었다." "혈륜마성!" 사마기의 눈에 경악이 스치고 그의 입에서 신음같은 경악성이 흘 러나왔다. "후후, 놀라는구나." 노인이 잔잔히 웃으며 천천히 몸을 돌려 사마기를 바라보았다.
헌데 그는 바로 천기신군 모용선학이 아닌가.
그가 어찌 이곳에 있으며 어떻게 사마기의 사부가 되었단 말인가.
강호의 평화를 지 켜온 거성인 그에게 또 다른 신분이 있었단 말인가. "후후, 기아야! 놀랄 것 없다." 모용선학이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혈륜마성을 연다 해도 너의 야망에는 하등의 해가 되지 않을 것 이다." 모용선학의 말에 사마기가 눈을 들었다. "그 까닭은 혈륜마성을 여는 사람이 곧 그들의 주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혈륜마성을 여는 것이 너의 야망을 손쉽게 달성 하는 길이 되는 것이지!" 그는 한동안 뜸을 들이더니 사마기를 쏘아보았다.
사마기는 모용선학의 눈빛이 마치 자신의 속내를 꿰뚫어보는 것 같아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모용선학이 말했다. "기아야!" "예!" "너는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모용선학은 괴이한 질문을 던졌다.
그의 눈은 잔잔했으며 부드럽 기까지 했다. "천기신군 노야, 바로 무림의 하늘이 아니오이까? 기실 제자는 사 부님이 천하를 제패하실 야망을 지닌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무척 놀랐습니다." 사마기가 조용히 대답하며 모용선학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 제자는 해서 아직도 한 가지 의문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의문...?" "사부님께서는 지난 오십 년간을 이미 중원을 제패하시고 계시지 않았습니까? 헌데 어찌 이제 와서 이토록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지?" 사마기의 질문은 실로 당연한 것이었다.
천기신군 모용선학이 어 떤 이름인가! 지난 오십 년간 중원 하늘의 태양처럼 떠올라 실질적으로 천하를 제패한 이름이 아니던가! 그가 어찌 또 다른 야망을 지닐 수 있단 말인가? ■ 검 2권 제20장 드러나는 마각(馬脚) -4 ━━━━━━━━━━━━━━━━━━━━━━━━━━━━━━━━━━━ ④ "후후!" 천기신군이 웃으며 눈을 돌려 천공을 응시했다. "너도 그렇게 생각했단 말이지?" 그의 음성에는 자조의 빛이 은은히 깔려 있었다. "지난 오십여 년간 내가 실질적인 천하의 패주로 떠오른 것은 사 실 표면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마기의 눈에 의혹이 스쳤으나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지난 오십여 년간 내가 강호의 평화를 유지시켜 온 것은 기실 그 럴 수밖에 없는 처지였던 것이다." "그, 그럴 처지일 수밖에 없었다니요?" 사마기의 눈에 더욱 크나큰 의혹이 스쳤다. "지난 오십여 년은 기실 백도(白道)의 힘이 어느 때에 비할 바 없 이 강했다.
어떠한 흑도의 힘보다도 백도의 힘이 월등히 강했던 것이다." "으음, 그것은 사부님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오이까?" 사마기는 또다시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후후, 아니다! 내가 없었어도 정도무림은 어떠한 효웅이 등장해 도 이겨낼 수 있을 정도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소림삼천불이지!" "소림삼천불!" "그들이 있는 한 누구도 강호독패라는 야욕을 달성할 수 없을 것 이다." "허나 소림삼천불은 이미 백 년 전에 폐관에 들어간 사람들이 아 니오이까?" "폐관? 그렇지, 그들은 백 년 폐관에 들어가 강호의 일에 신경쓰 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지." 모용선학이 문득 사마기를 바라보았다. "기아야, 너는 알아야 한다.
기실 소림삼천불과 소림의 힘은 언제 라도 강호에 나설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었단다." "아, 해서 사부님은 오히려 백도를 자처하고 기회를 노린 것이었 군요!" "백도를 자처? 후후, 처음에는 그랬었지!" 모용선학의 눈에 어떤 회한이 어렸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오히려 강호의 평화를 위 해 힘쓰는 일뿐이었다.
천하독패의 야망을 감춘 채 나는 천하독패 를 외치는 무리들을 오히려 처단해 나간 것이다." 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그들을 처단한 데에는 역시 까닭이 있었지.
그들 또한 결국에는 나의 적이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으음!" 일대의 효웅이라 자처하는 사마기조차 신음성을 흘려내지 않을 수 없었다. "헌데...." 돌연 모용선학이 고개를 저었다.
그의 이런 모습은 왠지 쓸쓸해 보였다. "오십여 년간을 백도를 자처하다 보니 어느새 나는 변하고 말았 다." "예?" "진정으로 강호의 평화를 염려하는 사람이 되고 만 것이다." 모용선학은 사마기를 보았다. "또 놀라는구나...." 그는 사마기의 표정을 가만히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사마기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 그렇다면 어찌 저더러는 천하를 독패하라고 하십니까?" 모용선학이 다시 천공을 바라보았다. "내 나이 이제 삼백여...
더 이상 욕심이 있을 리 있겠느냐?" 문득 그는 엉뚱한 말을 꺼내고 있었다.
그는 이제 백여 세가 넘은 것으로 강호에 알려져 있지 않았던가? 헌데 그의 나이가 이미 삼백여 세가 넘어가고 있었단 말인가? 실로 괴이쩍은 일이었다. "나에게 남은 욕심이라면 이제 혈륜마성을 여는 일뿐이다." 돌연 그의 눈에서 붉은 빛이 번쩍였다.
그것은 지독한 원한에 사 무친 살기였다. "혈륜마성에는 나의 선조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 말 하면 나의 핏줄이지.
그들을 더 이상 그곳에 갇혀 지내게 내버려 둘 수 없는 일이다." '헉!' 사마기가 놀라 고개를 들었다. '사, 사부님이 혈륜마성의 후인이었단 말인가?' 그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하고 있었다.
얼마나 놀랐는지 그는 다리 까지 떨고 있었다.
아아! 천기신군 모용선학이 혈륜마성의 후예였단 말인가.
실로 경 악스러운 비사가 밝혀지고 있었다. ■ 검 2권 제20장 드러나는 마각(馬脚) -5 ━━━━━━━━━━━━━━━━━━━━━━━━━━━━━━━━━━━ ⑤ 사마기는 대뜸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다면 삼 년 전 혈륜마성에서 나왔다는 혈륜십마존과는 어떤 관계입니까?" 모용선학이 빙그레 웃었다. "그들이 모두 나의 사제들이라면 너는 믿을 수 있겠느냐?" 사마기는 또다시 침음을 토하고 말았다. '진정...
사부는 무서운 사람이다.
사부가 혈륜십마존의 대사형이 었다니!' 잠시 후, 사마기가 정신을 가다듬으며 질문했다. "그, 그렇다면...
더욱 북궁후가 지니고 있는 묵옥악마상마저 빼 앗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모용선학이 사마기를 돌아보았다. "후후, 너는 그가 나머지 두 개의 묵옥악마상을 지니고 다니리라 생각하느냐?" "아!" 모용선학의 말에 사마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이내 그의 눈에 의혹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그를 제압해 어디에 두었는지 알아내는 것이?" "아니다!" 천기신군이 고개를 저었다. "그 아이는 설사 죽음으로 위협한다 해도 입을 열 아이가 아니다.
허니 그가 만약 천외선부를 열기 위해 세 개의 묵옥악마상을 지니 고 길을 떠난다면 그때 가서 탈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 것이다.
나는 얼마 전에야 비로소 그것을 느끼고 혈륜십마존의 행 동을 중지시켰다." 사마기는 비로소 모든 의문의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사마기의 얼굴이 밝아졌다. "과연 그렇군요! 헌데...
그의 무공은 이미 보통이 아닌 듯했습니 다.
과연 쉽사리 그를 제압할 수 있을지?" "후후!" 모용선학이 나직하게 웃었다. "그의 무공은 모두 내가 아는 것이다.
그가 천령무황의 무공을 얻 은 것까지 나의 안배에 의한 것인데 어찌 두려운 존재가 될 수 있 겠느냐!" 모용선학의 입가에는 회심의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그는 말을 이었다. "기실, 나는 드러내 놓고 묵옥악마상을 찾는 일에 주력할 수 없는 입장이 아니더냐? 더구나 나는 그간 그 세 개의 묵옥악마상이 찾 기 어려워 단독으로 혈륜마성을 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 다." 그의 눈에 의미심장한 빛이 떠올랐다. "그런데...
서문유허가 나를 자연스럽게 잠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지.
더구나 북궁후가 의외로 보통이 아닌지라 나대 신 서문유허를 견제할 수 있는 인물로 나타나 나를 도와준 것이 다." "으음, 북궁후에게 모든 힘을 물려준 이유가 서문유허를 견제하기 위함이었단 말입니까?" 사마기가 자신도 모르게 반문했다. "그렇다! 만약 서문유허가 천하를 독패해 버리면 그때 가서 내가 일을 시작하기란 매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서문유허 또한 보통 인물이 아닌 것이다." 그의 심기가 이 정도였단 말인가? 그는 사마기를 보면서 준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물러가라! 이제부터 북궁후가 어디를 가는지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 사마기는 급히 복명했다.
모용선학이 말했다. "그리고 천마전(天魔殿)의 정예들을 뽑아 대설산(大雪山)을 지키 도록 해라.
그곳에 천외선부가 있으니 만약 북궁후가 천외선부를 열려 한다면 대설산에 나타날 것이다.
그곳에 십이대천마(十二大 天魔)를 매복해 두어라!" "예!" 사마기가 대답과 함께 허리를 굽혔다.
다음 순간 그의 신형은 이 미 떠나고 없었다.
그가 떠난 대별산에는 또다시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북궁후...
의외로 일을 빨리 진행시켜 주는구나." 모용선학의 눈에 언뜻 기괴한 빛이 일렁였다. "고마운 일!" 그것은 결코 강호의 평화를 염려하던 과거의 천기신군 모용선학의 눈빛이 아니었다. "사마기, 야심이 대단한 아이지! 언젠가는 나를 떠날 아이임을 나 는 잘 알지...
허나!" 모용선학의 눈빛이 서서히 불타오르고 있었다.
정상을 휘감는 바람이 그의 백발을 휘날리고 나아가 천하를 휘감 으리라. ■ 검 2권 제20장 드러나는 마각(馬脚) -6 ━━━━━━━━━━━━━━━━━━━━━━━━━━━━━━━━━━━ ⑥ 호북성의 의창으로 가는 관도 어림에 하나의 작은 주막이 있었다.
뒤로는 울창한 산을 끼고 앞으로는 작은 강이 흐르는 강가에 주막 은 자리잡고 있어서 운치가 그만이었다.
때는 오시를 조금 넘긴 한낮인지라 주막은 한산하였다.
창가에 한 명의 백의서생이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는 대별산에서 내려온 북궁후였는데 뜻밖에도 혼자의 몸으로 앉 아 있었다.
창밖을 바라보는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령령, 잠시만 기다려 주시오.
나는 할 일이 있다오.' 그는 술잔을 들며 연화공주 주령령을 떠올리고 있었다. '기실, 나는 무림의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지만...
남아로서 당금 의 무림이 이토록 혼잡함을 어찌 두고만 볼 수 있겠소.' 술잔이 탁자 위에 놓여졌다. '후후, 지금쯤 나를 찾아 눈에 불을 켜고 헤매고 있겠군.
소진이 그녀를 잘 달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엷은 미소가 그의 입가에 피어났다. '령령, 이 일은 비단 무림에만 관여된 것은 아니라오.
천하가 안 정되어 있어야만 황실 또한 걱정이 없는 법이 아니겠소.
후후, 부 마가 되기도 전에 황실의 안위를 염려하니 이 얼마나 훌륭한 부마 이겠소!' 북궁후는 연화공주 주령령만 떠올리면 북궁후는 동심으로 빠져들 고 있었다.
그만큼 그녀의 존재는 북궁후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 어 주고 있었다.
헌데 이때 소녀의 자지러지는 듯한 뾰족한 비명소리가 주청 안에 울려퍼졌다.
한산한 주막 안에 머물러 있던 몇몇의 주객들의 시선 이 일제히 한구석으로 쏠렸다.
약 십사오 세 가량 되어보이는 소녀가 새파랗게 질린 채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손에는 작은 악기를 들고 있었는데, 그녀의 앞섶은 길게 찢겨나가 백옥같은 가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흐흐흐, 고것! 제법 얼굴이 반반하구나!" 우람한 덩치에 애꾸눈의 장한이 소녀의 가슴을 움켜쥘 듯 다가서 고 있었다.
기름기로 번들거리는 그의 얼굴에는 음탕한 욕기(慾 氣)가 스물스물 피어오르고 있었다.
한쪽 옆에는 초라한 몰골의 노인이 사색이 되어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때에 절은 검은 모자가 노인의 손에 거꾸로 쥐어져 있었 는데 그 속에는 몇 닢의 동전이 들어 있었다.
그것으로 보아 소녀는 노래를 부르고 노인은 주객들이 던져 주는 동전을 거두었던 것 같았다.
이런 모습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 는 일이었는데....
동전 한 닢이 노인의 모자 속으로 날아 들었다. "흐흐흐흐...! 둘째, 그 낡은 옷값은 치렀으니까 안심해라." 음침한 소리가 애꾸눈 장한의 뒤에서 들려왔다.
장한의 뒤에는 왁살스러운 인상의 두 사람이 식탁 위에 처억 다리 를 얹고 거만하게 웃고 있었다.
철탑을 연상케 하는 거구의 흑포인과 잔뜩 오그라든 듯 쭈글쭈글 한 검은 피부의 왜소한 백의인이었다.
동전은 그 두 사람 중 흑포인이 던져 준 것 같았다.
지금 그들의 입가에는 게걸스러운 웃음이 흐르고 있었다.
이번에는 번쩍이는 금화(金貨)가 모자 속으로 날아 들었다. "클클클...
셋째, 이번엔 몸값이다!" 백의인이 음침하게 말했다.
흑의인이 흡족한 미소를 흘리며 애꾸 눈 장한에게 말했다. "자, 이제 몸값을 치렀으니 그 계집은 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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