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천중행 - 검 - 31편 (31/4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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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천중행 - 검 - 31편 (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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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도 모르게 공손히 입을 열고 있었다.
무연도고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녀가 그늘을 떠올리자 보는 이 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북궁후는 그 얼굴 을 보자 가슴이 저려 왔다.
이 모든 일이 자신에게서 비롯됐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는 갑자기 죄책감이 느껴졌다.
참으로 이상한 현상이었다.
이때 무연도고가 그윽한 시선으로 북궁후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기실, 빈도가 그 여자를 잘못 생각한 듯합니다.
시주의 분노가 큰 것으로 보아 놓아 주어서는 안 되는 여자인 것을 느꼈습니다." 그녀가 나직이 사과했다.
북궁후가 손을 흔들었다. "이제는 모두 끝난 일이 아닙니까,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빈도는 기실...." 무연도고의 얼굴이 불현듯 붉어지며 그녀는 무슨 말인가를 할 듯 하다 머뭇거렸다.
그녀는 무슨 일 때문인지 양 볼을 붉게 물들이며 민망스러운 표정 을 지었다.
이어 그녀는 기어들어가는 듯한 음성(音聲)으로 겨우 입을 열었다. "빈도는 그녀와 시주께서 서로 사랑하여 이곳에서 사랑을 확인하 는 일을 치르려는 줄 알았습니다." 그녀의 엉뚱한 말에 북궁후의 얼굴도 붉어졌다.
북궁후가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숨어 있던 것이 아니라 우연히 엿보게 된 것이었군!' 이때 무연도고는 그 말을 하고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떨구고 있 었다.
그러한 그녀의 모습은 더없이 고혹적이었다.
실로 심혼을 뒤흔드는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어 북궁후는 순간 심신이 진탕됨을 느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이러한 모습 을 넋잃은 듯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의 시선을 의식한 듯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더욱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얼굴은 홍시처럼 붉어져 있어 그것이 오히려 더욱 뇌쇄적이었다. "흠!" 북궁후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전신에서 알 수 없는 기운이 흐르고 있어 그의 마음을 사 정없이 잡아 끌고 있었다.
그러한 매력은 결코 일반의 여인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귀한 성스러운 것으로 보는 이의 마음 속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것이었 다.
오랜 수도로 몸과 마음을 수양하여 그러한 매력이 자연적으로 형 성된 듯했다.
북궁후는 그녀의 매력에 완전히 도취되어 현실을 망각할 정도였 다.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황홀한 느낌이 들 정도인 것이다.
실로 그로서는 처음 겪는 기이한 느낌이 아닐 수 없었다.
얼마나 어색한 분위기가 계속되었을까.
문득 무연도고가 보기 좋게 상기된 얼굴을 들어 그윽이 북궁후를 주시했다. "빈도는 시주께 한 가지 가르침을 받을까 합니다." 북궁후의 눈에 의혹이 스쳤다.
이제 처음 만난 그녀가 북궁후에게 무슨 가르침을 받겠다는 것인 가? "빈도는, 남(男)과 여(女)의 화합에 관해 알고 싶습니다." 그녀는 머뭇거리다 결심한 듯 빠르게 말했다.
이어 얼굴을 붉히며 푸욱 고개를 떨구는 것이 아닌가! '아니!' 북궁후는 크게 놀라고 당황하였다.
설마 그녀의 입에서 그러한 말 이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그녀의 입에서 그런 질문이 나오자 전혀 추하 다거나 경박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고결하게까지 느껴지는 것이었다. ■ 검 2권 제21장 환요(幻妖) 요염한 함정 -5 ━━━━━━━━━━━━━━━━━━━━━━━━━━━━━━━━━━━ ⑤ 그녀는 귓불까지 진한 도화빛으로 물들이며 다소곳이 고개를 떨구 고 있었다. "시주께서, 빈도를 행여 경박한 여인이라 욕하지 말아 주십시오.
빈도는 어렸을 때부터 삼청의 제자로 생활한지라...." 그녀는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결코 그런 생각을 해서는 안 되는 줄 알지만 호기심을 억누를 수 가 없습니다." 돌연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기실 아까도 호기심에 숨어서 엿보고 있었던 것이옵니다." 그녀의 말은 대담했다.
허나 북궁후는 그녀의 말에 이해할 수 있 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으음, 여인의 당연한 본능이 아닌가!' 순간 북궁후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으음!' 그는 불현듯 그녀를 끌어안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북궁후의 이마 에서 땀이 솟아났다.
그러한 충동을 억누르느라 그는 극도의 자제심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때 그녀가 대담하게 상기된 얼굴을 들어 똑바로 북궁후를 응시 했다. "빈도 역시 여인입니다.
알고 싶습니다." 그녀의 입에서 안타까운 음성이 흘러나왔다. "너무 오랫동안 호기심을 억눌러 왔습니다.
가르쳐 주십시오." 순간 북궁후는 정신이 아득해지며 가슴 속에서 억제할 수 없는 강 렬한 욕구가 솟아남을 느꼈다.
실로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그같은 절대영웅이 멀쩡한 정신에서 그토록 불같은 욕정을 느끼다 니! "으음!" 그는 서서히 이성이 허물어져 감을 느끼며 욕정 어린 시선으로 그 녀를 쏘아보았다. "헉!" 그런 눈길을 대한 무연도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전신을 움츠렸 다. "무, 무섭습니다." 그녀가 더듬거렸다. "왜, 갑자기 그런 눈으로...." 그녀가 주춤 물러서고 있었다.
헌데 그러한 그녀의 자태는 북궁후의 가슴에 욕념의 불을 질러놓 고 말았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다가갔다. "무, 무량수불, 시주!" 그의 돌변한 모습에 무연도고는 안색이 새파랗게 질린 채 전신을 바들바들 떨었다.
그러한 그녀의 모습은 애처러워 보이면서도 뭐라고 형용할 수 없 는 매력이 강렬하게 발산되고 있었다. "헉!" 북궁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와락 그녀를 덮치려 했다.
헌데 바로 이때였다. "흥! 그까짓 소녀신공 하나 견뎌내지 못하고, 실망이 크군요!" 돌연 어디선가 날카로운 옥음이 터지지 않는가! '헉!' 북궁후는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몸을 떨었다. '소녀신공!' 그의 뇌리에 네 글자가 천둥처럼 울려퍼졌다. - 다음 권에 계속 - ■ 검 제3권 - 차 례 - ━━━━━━━━━━━━━━━━━━━━━━━━━━━━━━━━━━━ 제22장 죽음의 함성 제23장 검마(劍魔)의 부정(父情) 제24장 죽음의 천라지망(天羅之網) 제25장 대왕릉(大王陵)! 제26장 빙궁(氷宮)의 정사(情事)! 제27장 심기(心機) 대 심계(心計)! 제28장 뜨거운 여인! 제29장 만리대장정(萬里大長征), 혈전(血戰)! 제30장 죽음의 성(城)! ■ 검 3권 제22장 죽음의 함성 ━━━━━━━━━━━━━━━━━━━━━━━━━━━━━━━━━━━ ① 소녀신공(少女神功), 무서운 미혼대법이었다.
이 소녀신공의 특징은 여느 미혼대법과는 달리 겉으로는 전혀 음탕한 기질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오히려 절정에 달할수록 겉으로는 정숙하고 고귀한 기질이 형성되 는 무서운 마공인 것이다.
북궁후는 자신의 실태를 깨닫고 한기를 뿜어냈다. "악독하고도 치밀한 함정이다!" 그가 벼락같이 외치며 무서운 눈으로 눈 앞의 무연도고를 쳐다보 았다. "어느 계집애가 다된 밥에 재를 뿌리냐!" 무연도고는 악독한 광망을 떠올리며 뒤를 돌아보고 있었다.
그녀는 들통이 난 상황 아래에서도 지극히 태연했다.
차마 듣기 거북한 욕설이 터져나오고 그녀의 눈에 떠오른 악독한 빛으로 보아 좀전의 성스러웠던 도인의 모습은 찾아볼 길이 없었 다.
아! 실로 치밀한 함정이 아닌가! 이같이 이중 삼중으로 겹쳐진 함정을 누가 벗어날 수 있겠는가? 참으로 놀라운 심기요, 치가 떨 리는 무서운 계략인 것이다.
더구나 무연도고의 연극은 실로 완벽하여 도저히 방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극히 고결하고 성스러워 보이는데 어떻게 의심할 수 있겠는가? "너는 누구냐?" 북궁후가 싸늘히 외쳤다. "호호호!" 무연고도는 소리를 친 사람을 찾는 듯 주위를 쓸어보다가 북궁후 를 바라보았다. "본녀가 누구일 것 같으냐?" 그녀가 오히려 북궁후에게 반문했다. "흥! 이제보니 네가 진짜 환요이겠군!" 북궁후가 냉소를 터뜨리며 손을 뻗어냈다. "호호호, 성질이 급하군!" 무연도고, 그녀가 진정한 환요였던가? 환요는 교태롭게 웃으며 북 궁후의 장세를 젖혀냈다.
그녀의 이 신법 한 가지만 해도 이미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본녀는 그대에게 좋은 것을 가르쳐 주려는데 나를 때리려 하다 니!" 그녀는 여전히 웃으며 두 팔을 벌려 북궁후를 안으려는 시늉을 했 다. "더러운 계집!" 북궁후는 상대가 정말로 안으려는 듯 보이면서도 실상은 건곤포위 라는 고심한 무학으로 자신을 압박해 옴을 느끼고 안색을 굳혔다. "호호호, 더럽다니요? 어디 진짜 더러운가 확인해 보시겠어요?" 환요가 까르르 웃으며 슬쩍 옆으로 이동했다.
순간 그녀가 걸치고 있던 회색장삼이 흘러내렸다.
속에는 속이 다 비치는 얇은 망사만이 있었는데, 풍염한 가슴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출렁이는 가슴은 엷은 망사의를 터뜨리고 나올 듯 부풀어 올라 있 었다. "흥! 네까짓 년에게 강호의 도리를 따질 필요가 없겠지!" 북궁후가 냉소를 터뜨리며 그녀의 가슴을 향해 장심을 밀어냈다.
꽈꽈꽝! 천단이십사기 중의 그 무서운 천뢰수가 발동한 것이었다.
허나 환 요는 태연하기 이를데 없었다. "호호호, 당신도 뭐를 알기는 아는 모양이군요.
허나 그렇게 우악 스럽게 잡아서야 이 몸이 어디 견뎌나겠어요?" 그녀의 음성은 옥쟁반에 은구슬이 구르는 듯 부드러웠다.
허나 그 녀의 손 역시 음성만큼이나 부드러운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두 손이 벼락치듯 북궁후의 맥문을 잡아갔다. "흥!" 북궁후가 노기를 드러내며 두 손을 털었다.
헌데 아무것도 아닌 듯한 그같은 손짓이 오히려 환요의 맥문을 제 압해 가고 있었다.
환요는 더 이상 장난처럼 상대할 수 없음을 느 끼고 냉소했다. "흥! 좋다! 네가 얼마나 대단한 무공을 지니고 있는지 보아야겠 다!" 동시에 환요는 두 손을 번개같이 철회하며 옥각을 끌어올려서 북 궁후의 단전을 걷어찼다.
그 속도는 마치 전광석화같았다. "멋진 수로군!" 북궁후는 환요의 공세가 이토록 절묘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의 손에서 다시 은은한 뇌성이 터지며 순식간에 십여 장이 작렬 했다. '헉!' 환요는 북궁후의 장세가 이미 그녀의 퇴로까지 차단하고 있는지라 기겁하며 마주 일장을 밀어냈다.
지축이 흔들리는 굉음이 터지며 환요의 신형이 주르륵 밀려났다. '이럴 수가! 삼 갑자가 넘는 나의 공력으로 오히려 밀리다니!' 그녀는 북궁후의 공력이 이토록 정대할 줄은 미처 몰랐던지라 내 심 경악성을 터뜨리고 말았다.
찰나 그녀의 눈에 기광이 스치고 그 순간 그녀의 손에서 홍광이 무서운 속도로 뻗어났다. "호, 청옥신공을 이미 십이 성까지 연성했구나!" 북궁후가 냉소를 터뜨리며 다시 손을 흔들었다.
이번에는 북궁후 가 살심을 먹고 뻗어낸 것인지라 실로 엄청난 기세가 환요를 향해 쏘아져가고 있었다.
둔탁한 음향이 터지고 흙먼지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환요의 신형이 용수철처럼 퉁겨나가지 않는가! 그녀는 기실 북궁후와 격돌되는 힘을 이용하여 도주하려는 것이었 다. ■ 검 3권 제22장 죽음의 함성 -2 ━━━━━━━━━━━━━━━━━━━━━━━━━━━━━━━━━━━ ② 그녀가 쏘아져 가는 방향에서 돌연 앙칼진 옥음이 터졌다. "가려고? 어림없는 수작!" "비켜!" 환요가 자신의 눈 앞을 가로막는 인영을 발견하고 외치려다 입을 다물었다.
무서운 공세가 이미 그녀의 가슴에 이르러 있었던 것이 다.
둔탁한 음향과 비명이 엇갈렸다.
환요의 몸이 지면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녀의 가슴에는 보기에도 끔찍한 상처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으!" 환요는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 보며 처절한 신음성을 내뱉았다. "너는 누...." 급격히 환요의 입에서 힘이 풀렸다.
그녀의 눈 앞에 한 소녀가 우 뚝 서 있지 않은가! 사당 안에는 어느새 한 명의 홍의소녀가 나타나 있었다.
그 홍의소녀의 출현은 너무도 갑작스러운 것인지라 북궁후조차 놀 랄 정도였다.
천하절세의 미모와 몸매를 지닌 홍의소녀는 바로 천예궁이 아닌 가! "예궁!" 북궁후가 반색했다.
환요의 목이 꺾이며 지면에 힘없이 그녀의 얼 굴이 닿았다.
죽은 것이다.
헌데 환요의 아름답고 청초해 보이던 모습이 순간 변하고 있지 않은가! 그 얼굴은 순식간에 윤기가 사라지면서 추한 주름살 투성이의 얼 굴로 변해가고 있었다.
노파, 처절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던 환요의 용모가 순식간에 늙 은이의 그것으로 변해버린 것이었다. "흥! 이것이 환요의 진짜 모습이군요.
이래도 안아보시겠어요?" 천예궁이 북궁후를 쏘아보았다.
그녀의 짐짓 토라진 듯한 모습에 북궁후가 난색을 떠올렸다. "예, 예궁!" 그는 더듬거리다 정색했다. "어찌 내가 이곳에 있는 줄 알았소?" 천예궁은 잠시 토라진 듯 하다 북궁후에게 다가왔다. "기실, 철기령에서 연락해 주었어요.
대가가 웬 소녀에게 납치되 었다고, 그의 말에 의하면 대가가 짐짓 당한 척 한 것 같으나 염 려가 된다고 해서 달려오다 그 계집이 이 사당에서 빠져나오는 것 을 발견한 것이에요." 북궁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 주루 또한 본궁의 것이었지, 누군지 영민한 눈을 지 니고 있구나!' 이때 천예궁이 돌연 고개를 돌렸다. "랑매, 뭘하는 거야? 여기 보고 싶어 하던 사람이 있는데 나오지 않고!" 천예궁이 돌연 밖을 향해 외치자 북궁후의 눈에 의혹이 스쳤다. "누, 누가 또 있었소?" "호호호, 그래요.
당신의 마음을 훔치고 싶어하는 사람이에요." 천예궁이 태연히 말하자, 순간 밖에서 당황에 찬 소녀의 음성이 들려왔다. "어, 언니!" 동시에 한 인영이 조심스레 사당 안에 들어서고 있었다.
앳된 얼굴이면서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소녀, 바로 아랑 이 아닌가? "하하, 아랑이었구나.
헌데 같이 들어오지 않고, 왜?" 북궁후는 아랑의 모습을 발견하고 입을 열다 문득 천예궁의 말을 떠올렸다. '내 마음을 훔치고 싶어 한다고?' 그는 이제야 천예궁의 말뜻을 깨닫고 실소를 머금었다.
허나 그 순간 자신을 바라보는 아랑의 눈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헌데 알 수 없는 일이군.
어느새 예궁과 아랑이 친해졌단 말인 가?' 그는 불가사의를 대하는 듯해 고개를 내젓지 않을 수 없었다.
아랑! 과연, 북궁후의 뜻대로 친구로만 남아 있을 것인가? 천예궁의 눈에 의미심장한 빛이 어리고 있었다. ■ 검 3권 제22장 죽음의 함성 -3 ━━━━━━━━━━━━━━━━━━━━━━━━━━━━━━━━━━━ ③ 금린대전장.
밤이 익어가고 있었다.
내원(內院), 북궁후와 천예궁이 침상 위에 걸터 앉아 있었다. "예궁! 당신에게 줄 선물이 있소." 북궁후의 얼굴에는 은은히 기쁨의 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호호! 알고 있어요.
당신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천예궁의 얼굴은 행복에 넘쳐 밝게 피어나 있었다. "후후, 내가 줄 선물이 무엇인지 이미 짐작하고 있단 말이오?" "예!" 천예궁이 예쁘게 웃었다.
이어 그녀는 가만히 북궁후의 어깨에 기 대오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나머지 한 개 묵옥악마상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정말, 기쁜 소식이에요." "후후, 당신이 기뻐하니 나 역시 즐겁구려." 북궁후는 가만히 그녀의 머리결을 매만지며 그녀의 체취를 맡았 다. "자! 이제 천외선부를 열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소." 북궁후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아갔다. "헌데...." 천예궁의 얼굴에 문득 그늘이 떠올랐다. "저는 그 일에 한 가지 의혹을 느끼고 있어요." 천예궁이 몸을 빼내며 북궁후를 바라보았다. "천마전에서 왜 묵옥악마상을 그런 방법으로 내주었을까요?만약 저 같으면 묵옥악마상을 지니고 있는 것을 비밀로 하고 나머지 두 개의 묵옥악마상을 찾을 텐데?" "후후, 당신도 그 점을 의심하고 있었구려." 북궁후의 눈에 기광이 스쳤다. "그래요! 저로서는 도저히 그들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어요.
더구 나?" "더구나?" "그들이 갖고 있던 묵옥악마상은 분명 혈륜마성의 후인이 지니고 있던 것일 거예요.
그것을 사마기가 어떻게 입수했을까요?" 천예궁의 눈은 무섭게 빛나고 있었다. "후후, 당신은 사마기가 혹시 혈륜마성의 후인이 아닌가 의심하는 구료." 북궁후가 몸을 일으켰다.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창문 쪽을 향했다. "내 생각에, 사마기는 아니오." "그럼 누가?" "글쎄 그것이 누구인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소." 북궁후가 눈을 빛냈다.
그의 눈은 조용히 타오르고 있었다. "기실 나는 내가 무림에 뛰어든 순간부터 어떤 안배에 의해 끌려 다니는 느낌을 받고 있었소." "예?" "누군가가 내 뒤에 숨어 나를 조종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뜻 이오." 천예궁이 신음을 터뜨렸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당금 무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그 숨어 있는 자의 안배가 아 닌가 의심될 뿐이오." 북궁후가 고개를 흔들었다. "진정 무서운 자는 바로 그일 것이오.
나는 그를 끌어내려 하지 만...." 천예궁은 마른침을 삼켰다. "만약 그를 끌어내기만 한다면 승산은 있소." 북궁후가 어깨를 폈다. "기실 나는 천마전에서 이 묵옥악마상을 내걸고 전무림인을 초청 한 것에 어떤 음모가 있음을 이미 느끼고 있었소." "혹시 그 묵옥악마상이 가짜가 아닐까요?" 천예궁이 돌연 질문을 던졌다. "후후, 가짜는 아닐 것이오.
당신은 천외선부의 사람이니 이것이 가짜인지 아닌지 알 수 있지 않겠소?" 북궁후는 품 속에서 한 개 묵옥악마상을 꺼내 천예궁에게 건네주 었다.
천예궁은 묵옥악마상을 세밀히 살피다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묵옥악마상이군요." "이로써 세 개의 묵옥악마상이 모두 나에게 모인 것이오.
그것이 누구의 치밀한 안배에 의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나의 손에 세 개의 묵옥악마상이 있는 것이오." 북궁후는 이미 염비로부터 또다른 묵옥악마상을 얻은 바 있었고 나머지 한 개는 천예궁이 지니고 있었다. "나는...." 북궁후가 창을 통해 어둠이 내리는 천공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이 세 개의 묵옥악마상으로 그 자를 끌어낼 것이오!" 북궁후의 전신에서 가공할 한기가 일었다. "후후, 그 자는 나를 잘못 알고 있소! 허나 결국 나를 재인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오." 창밖에는 점차 짙은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그 어둠을 바라보는 부궁후의 전신에서 서서히 천하를 덮을 듯한 기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예궁!" 북궁후가 몸을 돌려 천예궁을 직시했다.
그의 눈에는 부드러움과 어떤 열정이 가득해 있었다. "그 일은 오늘의 일이 아니오." "예?" "우리가 이 좋은 밤을 헛되이 보내야 되겠소?" 북궁후가 한쪽 눈을 찡긋했다. "아이!" 천예궁은 북궁후의 말뜻을 깨닫고 얼굴을 붉히며 눈을 홀겼다. "흡!" 순간 그녀의 입에서 다급성이 터져 나왔다.
북궁후가 와락 그녀를 끌어안은 것이었다. ■ 검 3권 제22장 죽음의 함성 -4 ━━━━━━━━━━━━━━━━━━━━━━━━━━━━━━━━━━━ ④ 출렁! 침상이 허리를 꺾으며 비명을 질렀다.
북궁후가 난폭하면서도 부 드럽게 그녀를 침상 위로 던졌다. "잠, 잠깐!" 천예궁이 북궁후를 밀어내며 몸을 일으켰다. "왜 그러시오?" 북궁후의 눈에는 이미 열정이 떠올라 있었다. "저도 당신에게 한 가지 선물할 것이 있어요." "나에게?" 북궁후가 의혹을 느끼는 순간 천예궁은 이미 방을 빠져나가고 있 었다. "호호호, 당신의 마음을 훔치려는 사람이 있지요." '내 마음을 훔치려는 사람? 그것이 나에게 준다는 선물하고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북궁후는 천예궁의 말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알 수 없는 일이군, 하여간 곧 오겠지.' 북궁후는 침상에 몸을 눕히며 상념에 잠겼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북궁후는 누군가 침실의 문 앞으로 다가 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 걸음걸이는 조심스러운 가운데 망설이는 듯한 기미가 역력했다. "예궁! 밖에 있소? 왜 들어오지 않는 것이오?" 북궁후가 몸을 일으켰다.
북궁후는 천예궁의 알 수 없는 행동에 의혹을 느끼며 방문을 열었다.
헌데 뜻밖에도 침실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천예궁이 아니었다.
얼굴을 붉힌 채 머뭇거리고 서있는 소 녀는 바로 아랑이 아닌가? "아, 아랑! 이곳에는 왜?" 북궁후가 깜짝 놀라 외치듯 입을 열었다. "언, 언니가!" 아랑은 북궁후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기어들어 가는 음성으로 더 듬거렸다. "예궁?" 북궁후의 눈에 당황이 스쳤다. "예궁이 아랑을 보냈단 말이오?" "예!" 아랑이 힘겹게 대답한 후 고개를 푹 떨구었다.
그녀의 귓볼까지 마치 노을이 번지듯 붉어져 있었다.
북궁후는 그러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 한 가지 생각이 뇌리를 강타 함을 느꼈다. '예궁이 아랑을 받아들였단 말인가! 으음!' 북궁후는 천예궁이 아랑에게 마음을 열었음을 알고 기쁨을 느낀 것이었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언, 언니가, 오늘밤 이곳에서 대가와 함께 자라고!" 아랑이 잠시 변명하듯 입을 열었다.
헌데 북궁후의 눈이 돌연 굳 어지지 않는가! "아랑!" "나를 보아라!" 북궁후의 음성에 거역할 수 없는 어떤 위엄이 깃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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