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장풍파랑 - 46편 (46/61)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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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장풍파랑 - 46편 (4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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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악!" 한 차례의 격타음과 비명이 동시에 울렸다.
천화인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두 번째 도법도 첫 번째 도법과 별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위력은 천양지차였다.
천폭지열(天爆地裂)이라고 말 할 수밖에 없는 초식이었다.
펑! 펑! "악!" 다시 두 차례의 격타음과 비명이 터졌다.
쐐액! 위무일의 도법이 세 번째 바람을 가를 때 천화인은 자신도 모르게 적의에 찬 긴장감을 드러냈다.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단지 천군만마로 치닫는 경기의 폭풍이 살기로 휘몰아 쳐 반사적으로 적의를 드러냈을 뿐이었다.
장내에 싸늘한 침묵이 흘렀다. "으으으... " 그 침묵을 황오의 신음이 깨뜨렸다.
퓨퓨퓨퓨...
황오의 가슴에서 피분수가 솟구치고 있었다.
그의 황의는 위무일의 칼에 난자를 당해 넝마가 되어 있었다.
핏줄기는 그 사이로 쉬지않고 치솟았다.
백오와 적오의 처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 .... " 위무일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공포에 질려 있었다. "어! 피가 난다! 피가 나!" 적오가 울상을 지으며 소리쳤다.
그들이 비틀거리며 물러났다.
황오는 엉금엉금 기었고 적오는 뒤걸음질을 치다 엉덩방아를 찧었다.
천화인은 혀를 찼다.
그는 삼악오가 위무일의 도법에 어육을 면하지 못하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역시 삼악오는 삼악오였다.
위무일의 공세에 모두 중상(重傷)을 입었지만 살명부에 이름을 올릴만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
천화인은 제 상처도 잊고 달아날 궁리부터 하는 삼악오에게 시선을 뗐다.
그가 위무일에게 시선을 돌렸다.
위무일은 포효(咆哮)하는 사자처럼 서 있었다.
하지만 삼악오와의 일전으로 더 부상을 입은 자는 위무일인 듯했다.
만약 삼악오가 머리가 혼미한 자들이 아니었다면 그 사실을 쉽게 알아챌 수 있었을 것이다.
창백한 얼굴, 입가에는 가느다란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비룡도는 손 끝에 축 늘어져 당장이라도 떨어질 듯했다.
사실 위무일은 폭사탄기를 운행한 데다가 흑살장에 두 번이나 가격을 당해 중한 내상을 입고 있었다.
정통으로 흑살장을 맞았으면 지금 살아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삼전도법으로부터 몸을 방어하기 위해 삼악오가 흑살장의 힘을 분산시킨 덕에 그는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다.
물론 방어를 위해 힘을 분산시키지 않았다면 삼악오도 죽음을 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어쨌든 굳이 승부의 우열을 가린다면 삼악오는 아직 위무일의 한 수 위에 있음이 분명했다.
아무리 홍운행파도법에서 딴 도법이라 하나 삼전도법과 홍운행파도법은 엄연히 달랐다.
위무일은 삼전도법을 익힌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였다. "괜찮은가?" 천화인이 위무일을 부축하며 물었다.
위무일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지금 초인적인 힘으로 서 있는 중이었다.
위무일이 부축한 천화인의 손을 억지로 떼냈다.
그가 입에서 연신 피를 흘리며 천근같은 발걸음을 옮겼다.
위무일의 산고의 앞에 섰다.
산고가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몸을 움츠렸다.
위무일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악마구리처럼 들끓는 기혈을 누르기 위해서였다. "가자." 위무일이 산고의 손을 잡았다.
산고는 위무일에게 달려들지도 달아나지도 않았다.
위무일이 당장 쓰러질 것 같은 발걸음으로 산고를 끌었다.
산고가 고개를 숙이고 위무일을 뒤따랐다.
삼악오는 그 경황 중에도 산고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원래대로 하자면 당장 위무일을 때려 죽였어야 옳았다.
하지만 그들은 쉽게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위무일에게 된통 혼이 났기 때문이다.
삼악오의 마음은 한 번 솥뚜껑에 데이고 다시는 솥뚜껑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는 아이들의 마음과 같았다.
그래도 산고를 떠날 수는 없었는지 삼악오는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위무일의 뒤를 따랐다.
천화인은 검날을 만지며 망설였다.
삼악오를 죽일 수 있다면 지금이 바로 그 기회였다.
삼악오는 위무일의 삼전도법에 의해 엄중한 부상을 입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천화인은 쉽게 검을 들 수 없었다.
부상당한 자를 상대하기가 껄꺼러웠다.
무엇보다 그는 동등한 상태에서 삼악오와 다시 한 번 일전을 벌이고 싶었다.
청운적하검법을 사용해 볼 마음이 있었다.
청운적하검법의 위용을 시험해 보기 위함 만이 아니었다.
위무일이 펼쳤던 무공...
삼악오를 상대로 비교해 보고 싶었다.
그가 삼악오를 상대로 재 일전을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상 위무일에 대한 호승지심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그 생각을 포기했다.
즐비하게 나뒹구는 시신! 천화인은 얼굴을 찌푸렸다.
자신의 호승지심으로 삼악오를 살려주었을 경우 뒤따르는 후과(後果)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삼악오! 어떤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일단 죽여야 할 마두들이었다.
그가 마음을 굳히며 검에 예기를 불어넣을 때였다. "형님!" 전각 사이에서 인영 하나가 뽀르르 달려나왔다.
이만이었다. "무엇 합니까? 빨리 놈들을 죽이지 않고!" 이만이 소리쳤다.
이만의 심중도 천화인과 같았던 모양이었다.
천화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휙! 그가 신형을 날려 삼악오의 앞을 가로막았다. "멈춰라!" 천화인이 냉랭하게 소리쳤다.
삼악오가 서로를 바라보며 주춤거렸다.
위무일에게 대판 패한 후라 아무래도 자신이 없는 모양이었다.
천화인은 검에 내력을 실었다.
이왕 죽이기로 한 것 더 망설인다는 것은 시간 낭비였다.
그의 검이 가을 햇살 속에 청광(靑光)을 뿌렸다.
파팟! 그가 용호의 기세로 삼악오를 쓸어 갈 때였다.
탁! 둔중한 소리와 함께 천화인은 가슴에 갑갑한 통증을 느꼈다.
그의 검은 석장(錫杖)에 가로막혀 있었다.
특출난 것도 없어 보이는 나무 막대였다.
천화인이 검미를 꿈틀대며 석장으로 그의 검을 가로막을 자를 바라보았다.
작은 체구의 노승이었다. "그만 두게!" 노승이 석장을 거두며 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천화인은 한 눈에 노승이 기인(奇人)임을 알아챘다.
그는 감히 덤벼들 생각을 않고 세 걸음을 물러났다. "칠십이파검법을 사용하는 것을 보니 청성파의 제자인 듯 한데 누구를 스승으로 모셨느냐?" 노승이 물었다.
천화인은 흠칫 놀랐다.
칠십이파검법은 청성파의 비전 절예라 외부인들이 쉽게 알 수 없는 검법이었다.
그런데 노승은 단번에 그의 내력을 꿰뚫고 있었다. "청명진인이십니다." 천화인이 사부의 도호(道號)를 밝혔다. "청명의 제자였군." 노승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부 청명진인은 일파의 장문인이다.
노승이 아무리 배분이 높다 하더라도 존칭없이 함부로 사부의 도호를 부를 수 없었다.
그런데도 노승이 사부의 도호를 부른다는 것은 노승이 사부와 절친한 사이라는 뜻.
그제야 천화인은 노승이 누군가를 눈치챘다. "성진대사가 아니십니까?" 천화인이 물었다. "그렇다." 노승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림 장경각주, 성진대사! 사부의 죽마지우인 그가 틀림없었다.
삼악오를 추적하던 성진대사도 뿔뿔이 달아나던 상강 수채의 수하들을 통해 삼악오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성진이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천화인과 삼악오가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을 때였다.
그는 천화인이 삼악오의 상대가 아님을 알고 삼악오를 제압하기 위해 나서려 했다.
그때 위무일이 천화인을 응원하며 삼악오와 어울렸다.
성진대사는 삼악오를 제압하려던 생각을 잠시 미루었다.
삼악오와 싸우는 청년의 무공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법화 사숙으로부터 누누히 들었던 자의 무공! 청년은 조양인의 무공을 사용하고 있었다.
성진대사가 보기에 조양인의 홍운행파도법은 과연 놀라운 데가 있었다.
하지만 경탄할 정도는 아니였다.
이미 성진대사의 실력은 법화대사의 무위를 넘어선 지 오래였다.
그가 조양인의 무공에 흥미를 잃어 갈 때였다.
갑자기 청년이 도세를 바꾸었다.
보기에는 단순하게 보였으나 청년이 펼치는 도법은 천변만화를 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초식이 불어날 때마다 위력은 배로 늘었다. '속가에 저런 무공이 있었다니... ' 성진대사는 혀를 찼다.
그와 동시에 성진대사는 '아차!'했다.
청년과 삼악오는 절대절명의 살수를 펼치고 있었다.
그가 주위 상황을 깨닫고 벌떡 일어섰다.
성진대사는 석장을 들고 싸움판으로 뛰어들려 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청년과 삼악오가 절초를 주고 받은 후였다.
성진대사는 청년의 가공할 도세에도 불구하고 삼악오는 쉽게 쓰러지지 않으리라 것을 알았다.
문제는 청년이었다.
다행히 청년은 무사했다.
만약 청년이 삼악오의 손에 당했다면 성진대사는 천추의 한을 남길 뻔 했었다.
성진대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장내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천화인이 검을 빼 드는 순간, 삼악오는 '앗! 뜨거!'했다.
다행히 성진대사가 나타나 위기를 넘기자 그들은 다시 눈치를 살피며 슬슬 산고를 뒤따르려 했다. "어디를 가느냐?" 성진대사가 달아나려는 삼악오에게 벼락 같은 고함을 질렀다.
그가 삼악오를 향해 걸어갔다. "중이다." 적오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정말 중이군." 황오가 겁먹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대사는 아니잖아." "맞아!" "맞다!" 백오의 말에 적오와 황오가 소리쳤다. "하지만 중은 정말 별로야.
튀어!" 적오가 소리쳤다.
삼악오는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출행랑을 쳤다. "예전과 바뀐 데라고는 하나도 없군." 성진대사가 실소를 흘렸다.
휙! 그가 대나이신법(大那移身法)으로 삼악오를 추적했다.
성진대사는 순식간에 삼악오의 앞을 가로막았다. "비켜라! 우리는 중이라면 신물이 나는 사람이다!" 적오가 앞 뒤 가리지 않고 성진대사에게 흑살장을 휘둘렀다.
백오와 황오도 두 눈 질끔 감고 달려들었다.
성진대사는 흑살장의 위력을 전혀 모르는 듯했다.
그가 흑살장에 정면으로 맞섰다.
소림의 무예답지 않게 패도적이기로 이름 높은 쇄비장(碎碑掌)이었다.
딱! 딱! 딱! 장작 쪼개지는 소리와 함께 성진대사와 삼악오는 수십 장을 겨루었다.
삼악오는 위무일과의 일전에서 받은 충격에다 연속으로 쇄비장을 맞받자 피는 역류하고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였다. "중과 싸우자고 한 놈이 누구야?" 황오가 신경질을 부렸다.
그의 전신은 다시 피로 범벅이었다.
위무일과의 일전에서 입은 상처가 재발한 것이었다. "안되겠다! 달아나자!" 백오가 고함을 쳤다.
삼악오가 다시 출행랑을 쳤다. "이놈들! 어디를... " 휙! 성진대사가 신형을 날렸다.
그가 허공을 날으며 연속으로 주먹을 내뻗었다.
펑! 펑! 펑! "아이고!" 성진대사의 주먹은 삼악오에게 닿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둔중한 격타음과 함께 삼악오는 땅바닥을 굴렀다. "형님, 어떻게 된 겁니까?" 이만이 놀라 물었다. "백보신권... " 천화인이 신음을 흘렸다.
백보신권으로 상대했다면 처음부터 삼악오를 간단히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성진대사가 쇄비장을 먼저 펼친 이유는 법화 사숙처럼 삼악오에게 그에 대한 두려움을 보다 명확히 각인 시키기 위해서였다.
성진대사가 벌벌 기고 있는 삼악오의 앞에 섰다. "이놈들 내가 누군 줄 아느냐?" 삼악오가 긴장으로 침을 삼키며 고개를 저었다. "법화대사를 모르지는 않겠지?" 성진대사가 물었다. "법화대사!" 삼악오가 일제히 고함을 질렀다.
다른 것은 다 잊어도 법화대사라는 이름만은 생생했다. "나는 법화대사가 보낸 사람이다." 성진대사가 석장으로 땅바닥을 쳤다. "아이고!" 삼악오가 오체투지로 머리를 조아렸다. "법화대사는 이미 그 여자를 보냈잖아.
그런데 왜 또 사람을 보냈을까?" 엎드려 벌벌 기는 와중에 황오가 의문을 던졌다.
백오와 적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시 후, 백오가 그 이유를 찾았다. "틀림없다.
저기 있는 스님은 법화대사께서 그 마두를 쳐 없애기 위해 보낸 사람일게야." "마두가 누구야?" 적오가 물었다. "누구긴 누구야.
우리와 싸웠던 그 무서운 놈이지." 어이없게도 백오가 마두로 거론한 자는 위무일이었다. "맞다!" "맞어! 우리는 이제 살았다!" 적오와 황오가 불구덩이에서 살아난 듯 좋아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천화인으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었다. "형님, 저 늙은 중은 누구요?" 이만이 그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그때였다. "앙! 앙! 앙! 엉! 엉!" 여인의 높은 울음 소리가 들렸다. "산고다!" 이만이 소리쳤다.
그가 천화인과 함께 울음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달렸다.
위무일은 나무에 기대 정좌를 한 채 쓰러져 있었고 산고는 그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위무일의 앞 가슴은 피로 질퍽했다.
흑살장을 결국 견뎌내지 못하고 쓰러진 모양이었다. "이 더러운 계집! 모두 너 때문이다!" 이만이 산고를 찢어죽일 듯 노려보았다.
천화인은 산고에게 달려들려는 이만을 제지한 후, 위무일의 상세를 살폈다.
맥박은 당장이라도 떨어질 듯 가늘게 뛰었다. "서둘러야겠다." 천화인이 위무일을 부축할 때였다. "물러나라!" 성진대사가 삼악오를 데리고 나타났다. "제법 강단(剛斷)이 있는 놈이군.
금방 쓰러질 줄 알았는데 여기까지 온 것을 보면... " 성진대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그는 위무일이 흑살장에 당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가 품 속을 뒤져 단환을 꺼냈다.
밀납을 벗기자 단환에서 풍기는 청아한 향이 중인들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했다.
성진대사가 단환을 위무일에게 먹였다.
그가 먹인 단환은 소림의 신약, 소환단(小還丹)이었다. "흑살장의 사기(邪氣)를 빼려면 한 며칠이 필요한데 조용히 지낼만한 곳이 있느냐?" 성진대사가 천화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찾아 보겠습니다." 천화인이 읍을 한 후, 신형을 날렸다. "그놈 참! 준재(俊才)로다.
머리를 깎여 본사에 강제로라도 끌고 가고 싶군." 무골은 무골을 알아보는 모양이다.
성진대사가 위무일을 가만히 바라보며 그의 재질을 탐했다. "하지만 모두 부질 없는 일...
불문(佛門)과 인연을 맺으려면 몇 생을 더 굴러야 할 놈이로다.
아미타불!" 그가 혼자말고 중얼거렸다.
산고는 팔뚝으로 뚝뚝 흐르던 눈물을 닦았다.
그녀가 벌떡 일어났다. "이 더러운 늙은이들!" 산고가 악에 받친 고함을 지르며 삼악오에게 달려들었다.
삼악오가 놀라 황급히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숙였다.
퍽! 퍽! 퍽! 산고가 주먹질과 발길질로 삼악오를 난타했다.
삼악오는 여기저기 피를 줄줄 흘리면서도 대항하지 않았다.
이만은 당연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성진대사는 눈 앞에 벌어지고 있는 장면에 의아함을 금할 길 없었다.
산고를 바라보는 성진대사의 눈빛이 기이하게 빛났다.
제4권으로 이어집니다. *************************TxtMerge [4.TXT]*********************************************************** 제목: 장풍파랑 제4권 (전4권) 지은이: 장경 - 차례 - 제 23 장.
영채귀환(令寨歸還).
제 24 장.
풍운만장(風雲萬丈).
제 25 장.
만추(晩秋).
제 26 장.
전야(前夜).
제 27 장.
한천한설(寒天寒雪).
제 28 장.
북풍취안(北風吹雁).
제 29 장.
흑운번묵(黑雲飜墨).
제 30 장.
대파랑(大波浪).
제 23 장.
영채귀환(令寨歸還).
죽은 자도 살린다는 대환단(大丸丹) 보다는 못했지만 소환단의 효과도 대단했다.
위무일의 상세는 단 오 일만에 완전 치료된 상태였다.
소환단의 효과도 효과지만 성진대사가 심오한 내력으로 맺혔던 근골을 풀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쏴아 - 한 줄기 서늘한 바람이 대나무 숲을 휘젓고 지나갔다.
위무일은 비룡도를 받들며 도신을 뽑았다.
툭! 그가 수북히 쌓인 마른 대나무 잎 위에 칼집을 던지며 비룡도를 세웠다.
위무일은 폭사탄기를 운행했다.
전신 조각조각 속에 숨어 있던 내력이 급속히 모여들며 단전에 이르렀을 때는 주체할 수 없는 힘의 폭풍을 일으켰다.
비룡도를 잡은 위무일의 손에 심줄이 활시위처럼 팽팽해지며 얼굴은 온통 붉었다.
추풍에 휘날린 대나무 잎들이 우수수 그의 머리 위로 휘날렸다.
순간, 쐐액! 비룡도에서 천지를 질주하는 광풍이 휘몰아쳤다.
대나무들이 휘청 몸을 눕히며 아직 푸른 잎들까지 다급히 떨어뜨릴 때였다.
성진대사는 주먹을 들었다.
그 촌음의 시간에 비룡도는 뇌전처럼 그의 가슴을 치닫고 있었다. "갈(喝)!" 성진대사가 사자후(獅子吼)를 터뜨렸다.
그가 퇴영보(退影步)를 밟으며 양 주먹을 휘둘렀다.
휘휙! 성진대사의 주먹에서도 권풍(拳風)이 쏟아졌다.
보기에는 온유(溫柔)하기 그지없는 주먹질이었다.
그러나 당사자인 위무일이 느끼는 압력은 천근, 만근의 압력이었다.
위무일은 이를 깨물었다.
그가 삼전도법의 두 번째, 세 번째 초식을 연환으로 이어가며 성진대사의 백보신권에 대항했다.
하늘에는 하얀 낙뢰(落雷), 땅에는 지열(地裂)...
삼라만상(森羅萬象)이 태초(太初)의 아수라장으로 돌아간 듯했다.
성진대사는 체면 불구하고 능공천상제(凌空天上梯)로 신형을 뒤로 날렸다.
아무리 소림 최고 고수의 반열에 드는 그였지만 속가 제일고수, 조양인의 평생 절예를 정면으로 충돌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리고 삼악오와의 싸움으로 삼전도법을 한 번 손에 익힌 후라 위무일이 펼치는 무공은 상강에서와는 또한 달랐다.
비룡도에서 쏟아지는 막강한 도세는 성진대사에게 뒤를 돌아볼 틈도 주지 않았다.
투다닥! 뚝! 두둑! 그의 등에 부딪힌 대나무들이 탄력을 발휘할 틈도 없이 쫙쫙 부러졌다.
위무일의 비룡도가 폭풍을 일으키며 그를 추적했다.
성진대사는 허공에 뜬 자세로 삼 장여를 물러났다.
그를 따라가던 비룡도의 도신이 형체도 파공음도 잃고 한 줄기 빛으로 번쩍일 때였다.
성진대사가 무겁게 주먹을 내밀었다.
아주 느릿한 동작이라 비룡도에 팔뚝이 날아가기 딱 좋아 보였다.
하지만 그 순간, 뇌전으로 몰아가던 비룡도의 도세가 주춤했다.
성진대사가 연이어 주먹을 내질렀다.
쿵! 쿵! 위무일은 마치 거대한 벽이 자신을 덮치는 충격을 두 번이나 맛보았다.
폭사탄기로 모았던 내력이 급속히 흩어지고 있었다.
그가 폭사탄기를 재 운행하며 마지막으로 혼신의 절초를 펼쳤다.
쐐액! 비룡도가 다시 바람을 갈랐다.
성진대사의 주먹질이 빨라졌다.
그의 주먹질도 이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쿵! 쿵! 쿵! 쿵! 쿵! 위무일은 전신 요혈이 절구로 찍히는 듯한 충격을 느꼈다.
그의 몸이 일순, 휘청거렸다.
순간, "갈!" 성진대사가 두 번째 사자후를 터뜨리며 두 주먹을 내밀었다.
콰쾅! 위무일은 내부에서 화려하게 폭발하는 경기의 회오리를 느꼈다.
천지는 암흑이었고 폭사탄기로 모여졌던 내력은 얼어붙은 듯 더 이상 운행을 하지 않았다.
비룡도를 든 위무일의 팔이 스르르 내려갔다. "허어! 그것!" 성진대사가 위무일의 곁에 착지하며 탄성을 터뜨렸다.
타타타타탁! 그가 손가락으로 위무일의 전신을 두드리며 길길이 날뛰는 위무일의 기혈을 다스렸다.
위무일은 그제야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졌습니다.
대사." 그가 성진대사에게 포권으로 머리를 숙였다. "대단해! 대단해! 법화 사숙으로부터 들을 때는 조양인이라는 자의 무공이 별 대단치 않은 줄 알았는데... " 성진대사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당연한 일로 법화대사는 조양인이 말년에 심혈을 기울여 만든 삼전도법은 견식 하지 못한 터였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성진대사의 말은 속가 제일고수라고 불려지던 조양인의 무공을 너무 폄하(貶下)함이 있었다.
하지만 위무일은 성진대사의 말을 오만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역시 소림의 무공은 세외의 무공이었고 성진대사의 무위는 조양인의 무공을 충분히 눈 아래로 볼만했다. "조양인이라는 자를 인정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군.
소림의 무공에는 천 년의 역사가 서려 있다.
그리고 숱한 조사들의 성취가 베여 있지.
하지만 조양인이라는 자는 그 짧은 기간에 그것도 단신으로 이만한 무공을 만들었으니... " 성진대사가 감회에 찬 표정을 지으며 한 편에 두었던 석장을 들었다. "조양인을 속가 제일인(第一人)으로 인정함이다." 그가 석장으로 땅을 세 번 쳤다.
위무일은 읍으로 머리를 숙였다.
부상에서 회복되자 마자 그는 성진대사에게 비무를 청했었다.
천화인으로부터 성진대사의 무위를 듣고 불쑥 호승지심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그는 성진대사로부터 비무를 허락 받았고 결국 하늘밖에 또 다른 하늘이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었다.
그것은 먼발치에서 위무일과 성진대사의 일전을 지켜보던 천화인의 심정도 마찬가지였다.
그 높은 무학(武學)의 경지를 바라보자 모든 것을 제쳐 두고 청성산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이 치솟고 있었다. "이제 비무도 끝났으니 돌아가야겠구나." 성진대사가 등을 돌렸다. "대사님!" 천화인이 황급히 성진대사를 불렀다.
성진대사가 가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무슨 일이냐? 네놈도 주먹을 겨루어 보고 싶다는 게냐?" 그가 천하인을 바라보며 노안을 찌푸렸다. "제가 어찌 감히... " 천화인은 고개를 숙였다. "삼악오라는 자들을 거두어 가셔야 할 것 아닙니까?" 그가 계류에서 물장난을 치며 히히닥거리고 있는 삼악오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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