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그 길을 버리기만 한다면 당신과 나는 아 주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한다면 당신은 그래도 나를 버리겠어요?] 백리운은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오.있을 수 없는 일에 대해서 내가 굳이 말해야 하겠소?] 보보는 고집을 부리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난 반드시 들어야겠어요.] [......] 백리운은 문득 보보의 안색이 심각한 것을 보고 정색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 다. [그렇소,지금의 나에게 있어서 그 길은 세상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임이 사실 이오.] [......] 보보는 일순 충격을 받을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백옥같은 안색은 창백하게 변하더니 한순간 잔경련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다가, 문득 한숨을 길게 내쉰 그녀는 입가에 가벼운 웃음을 떠올리며 다시 입을 열 었다. [당신은 정말 솔직하고 현명한 사람이군요.저는 사실 어렸을 때부터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들어왔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남자들은 하나같이 그렇고 그런 줄로만 알았어요.그런데......방금처럼 그런말을 들어보기는 처음이군요! 그래서 지금은 왠지 당신에게만은 뭔가 관심을 받고 싶어지는 군요,그럴 수는 없을까요?] 백리운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불가한 일이오.게다가 당신의 그 생각또한 어리석은 일시적인 호기심 에 불과하오.당신은 나의 이 추악한 얼굴과,방금전의 주루에서의 망신스러운 행동을 보지도 못했단 말이오?] 보보는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사람의 됨됨이가 그 사람의 용모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게다가 당신의 그 용모는 선천적인 것이 아니고,당신의 눈빛은 다른 사 람들보다 아주 맑고 신비스럽게 빛나고 있어요.방금전의 주루에서의 행동도 그것이 이제 십오세의 무공을 모르는 소년의 행동이라면 누구라도 박수를 쳐 줄 거예요.제가 보기엔 당신은 아직 닦지 않은......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보석 이예요.아니 그 이상일지도 모르죠.] #6216 안두헌 (myyaj ) [백상] 소림화상 제3권 제14장 1 07/11 06:31 328 line 제 14 장. 칠선녀. 백리운은 보보가 어이없게도 자신을 그렇게까지 떠받들자 일시 절로 어리둥절 해서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당신의 생각이 어떻든 간에 나의 뜻은 변함이 없소.게다가,내가 보기에 당신 의 그러한 판단은 전혀 엉터리인 것 같소.] 보보는 그 말에 고집스럽게 고개를 흔들었다. [당신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건 어쩔수가 없는 일이지요.허나 당신에 대한 저 의 생각 역시 저의 뜻일뿐 누구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아니예요.] 이어, 그녀는 문득 아득한 시선으로 백리운의 얼굴을 주시하며 말을 하는 것이었다. [나중에......반드시 나의 예언이 적중되는 날이 있을 거예요.그때는,그때는 당신이 나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믿어요.] 백리운은 그녀의 그러한 독백비슷한 말을 듣고는 문득 어이가 없었다. 꿈결같이 아득한 감정이 어려있는 그녀의 눈빛은 마치 지금 눈앞에 절세준미 한 신비공자라도 나타나 있는 것만 같았지만, 사실 지금 그녀의 앞에 앉아있는 사람은 천하에서 다시 보기 어려운 끔찍하게 추악한 일개 무능한 소년이 아닌가? 백리운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런 분위기가 되고 말았지만,내심은 그렇다고 별로 고민스럽게 신경을 쓰지도 않았다. 세상의 많고 많은 여자들 중에서 이렇게 터무니없는 자기 환상속에서 살아가 는 사람도 있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 당사자가 바로 보보라고 할지라도 백리운은 구태여 그녀의 그런 사고방식 을 고쳐놓으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이제 그의 앞에 놓여 있는 주어진 상황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보보는 잠시동안 백리운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이윽고 긴 한숨을 내쉬더니 말 했다. [당신은 이제 그만 가세요!] 백리운은 의아해하며 눈을 크게 떴다. [그게 무슨말이오,가라니?] 보보는 비교적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이제 얼마후면 그 음적이 나타날 거예요.그런데 당신이 이곳에 있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당신 한 사람이라도 살아남는 것이 좋지 않을까 요?] 백리운은 문득 그녀가 왜 자신의 집에 아직 연락을 취하지 않는 것일까 하고 의아해했지만 그것을 직접 묻지는 않았다. 아마 그녀에게는 뭔가 특별한 사연이 있을 지도 모른다. 백리운은 구태여 그러한 사연을 알고 싶지는 않았다. 백리운은 되물었다. [나더러 당신을 이곳에 놔두고 혼자 떠나라는 말이오?] 보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당신은 이제까지 도의적인 책임감으로 인해 많은 희생을 치뤄왔고 또 한 많은 곤란을 겪었어요.게다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 처했으니,설령 지금 당신 이 이대로 간다고 해도 당신에게 나쁘다고 할 사람은 하나도 없을 거예요.오 히려 당신의 정의심을 칭찬하겠죠.] 그런데, 백리운은 문득 대답은 하지않고 수저를 들고 묵묵히 식사만 하기 시작했다. [......] 그것을 보고 보보가 다시 물었다. [대체 어찌하실 참이죠?] 백리운은 음식을 먹다말고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나는 물론 여기에 남을 생각이오.] 보보는 아미를 깊게 찌푸렸다. [무의미한 죽음만을 당하는데도 말인가요?] 백리운은 웃었다. 그리고 담담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내 이미 말하지 않았소?다시 기회가 잇다면 역시 당신을 구하겠다고.이것은 도의감이나 정의심 때문이 아니오.다만 이것이야말로 나의 길이기 때문이오.죽 음?......나는 이미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기로 했소.] 백리운은 말을 끝내자 마자 다시 바삐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마치 그는 지나치게 굶주려서 더이상 지체하다가는 큰일이라도 벌어질 것 같은 태도요 행동이었다. 보보는 그러한 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만면에 아름다운 감동의 빛을 노 을처럼 부드럽게 피워올렸다. 그녀는 더 이상 백리운에게 떠나라는 요구를 하지 않았다. 다만 정감어린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을 뿐이었다. [당신은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한 사람은 아니예요.당신같은 사람은 세상에 하 나도 없을 거예요.] 백리운은 보보와 함께 식사를 마친 후에 아예 객방안에서 그 홍의인을 기다리 기로 했다. 그런데 점원들이 다시 상을 치우고 물러간 후의 일이었다. 침상의 한쪽에 걸터앉아서 홍의인을 기다리고 있는데,웬걸 갑자기 뒷머리가 뜨끔하면서 심한 졸음이 오는 것이 아닌가? 백리운은 졸지에 침상위로 쓰러지면서 희미해지는 의식속에서 보보의 음성을 들었다. [어서 이분을 보시도록 해라!] 그러나, 갑자기 주위에서 맑고 아름다운 여인들의 음성이 들려왔다. [예,소군주님!] 백리운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갑자기 자신에게 졸음이 오는 것도 이상하거니와,보보의 느닷없는 말투하며,게 다가 주위에 갑자기 나타난 여인들, 또한 소군주라니 그게 무슨 말일까? 그리고, 나타나기로한 홍의인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일순간에 정신이 어지럽고 머리가 혼란되는 것을 느꼈다. 그런 가운데 백리운은 금방 깊은 혼절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 * * 대체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알수가 없었다. 백리운은 역시 머리가 개운한 것을 느끼며 눈을 떴다. 그런데, 그가 정신을 차린 곳은 전날 보보와 함께 앉아서 식사를 하던 그 화려한 객방 이 아니라 그저 평범하고 초라해보이는 작은 객방이었다. 게다가 분위기도 크게 달랐다. 이 방안의 공기는 괴이하게도 전날의 번성에서의 공기와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의 공기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이것은 과연 착각일까? 백리운은 자신의 소지품들이 안전하게 잘 간직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잠 시 그대로 누워서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그때였다. 방문이 벌컥 열리며 한명의 백의소년이 들어서는 것이 아닌가? 백리운은 그 소년이 전에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자신과는 전혀 관계가 없을 사람으로 생각되었다. 그런데, 백의소년은 자신의 얼굴을 한 번 바라보더니 문득 깜짝 놀라서 얼굴을 반쯤 붉히고는 고개를 돌려 황급히 뛰어나가는 것이었다. 백리운은 이것을 보고 처음에는 그가 혹시 방을 잘못 찾아들어서 다시 뒤돌아 간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허나 그게 아니었다. 뒤이어 밖에서는 다소 낮익은 듯한 여인들의 음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깨어나셨어!그분이 깨어나셨단 말이야!] [정말이야,아적?소군주님의 말씀에는 적어도 닷새는 있어야 깨어나실 것이라고 했는데,아직 사흘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깨어나셨단 말이야?] [그렇다니까!아황,내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분명히 그분께선 나 의 얼굴을 보시고는 살짝 웃으시는 것 같았단 말이야!] [서,설마?......] [흥!정히 내말이 믿기지 않으면 함께 들어가서 확인하면 될 일이 아니냐?만일 내말이 틀렸다면......] ...... 백리운은 이 여인들의 음성을 듣고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그 음성들은 분명히 그가 번성의 객방에서 혼절하여 쓰러진 이후에 어렴풋이 들었던 음성과 같은 것이었으며, 특히 그녀들이 말하는 소군주라는 말도 매우 귀에 익은 것이었다. 그말, 역시 그녀들은 보보를 향해 소군주라고 부르지 않았던가? 백리운은 이러한 사실을 미루어 한순간에 사태의 정황을 파악해 갈수가 있었 다. 그러고보니 방금전에 들어왔다가 나간 그 백의소년은 용모가 마치 여인처럼 선이 가늘고 섬약하고 준수해보인다고 생각되었었다. 그 백의소년은 사실 전날 보보에게 대답을 했던 여러 여인들중 하나였던 것이 다. 허나, 대체 보보와 이 여인들의 진실한 정체는 무엇일까? 백리운으로서는 그점만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 따라서, 어쩔수 없이 그 여인들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 백리운은 몸을 일으키고 옷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다음에 죽립을 쓰고 그녀들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방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더니 여러명의 준수한 백의 소년들이 고개를 살짝 내밀면서 안으로 들어서는 것이었다. 백리운이 유심히 살펴보니 그들은 틀림없이 남자가 아니라 변장한 여자들이었 다. 그녀들은 처음에는 침상위에 백리운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다소 의아해하다가 일순 한쪽에 단정하게 앉아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는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 다. 그녀들은 얼마나 놀라는지 일순 급급히 밖으로 달아나려고 했다. 백리운이 그것을 보고 얼른 말렸다. [모두잠깐만 기다리시오!] 그말에, 백리운의 한마디가 마치 무슨 요술을 부리는 주문이라도 되는 것처럼,밖으로 달아나려던 소녀들은 일제히 걸음을 멈추고 몸이 굳어버렸다. 어떤 소녀들은 너무 긴장하여 몸을 가늘게 떠는 사람도 있었다. 다만 공통적인 사항은,그녀들은 하나같이 크게 백리운을 두려워하는 듯 감히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백리운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으며 다시 말했다. [그러지 말고 모두 이리와서 앉으시오.당신들이 그렇게 나오면 내가 도리어 어 색해지지 않겠소?] 백리운의 이 말은 그녀들에겐 마치 생명의 단비나 다름이 없어보였다. 그녀들은 상대방이 그렇게 나오자 겨우 안심을 하고는 한숨을 내쉬며 서서히 백리운 쪽으로 몸을 돌렸다. 하지만 역시 그녀들은 감히 고개를 들어 백리운의 얼굴을 마주보지는 못했다. 백리운은 웃으며 그녀들을 향해 말했다. [그렇게 뻣뻣하게 서 있지만 말고 어서 이리로 와서 좀 앉도록 하시오.그래야 만 서로 얘기를 주고받을 것이 아니겠소?] 그말에, 문득 한 소녀가 다소 떨리는 어조로 입을 열었다. [공자님,그것은......너무 심한......심한 말이옵니다.저희들이 감히 어떻게 공자님의 앞에서 함께 자리를......자리를 같이 하겠습니까?] 그것은 낯익은 음성이었다. 바로 제일 처음에 방안으로 들어왔다가 나갔던 그 백의소년이었던 것이다. 백리운은 이 소녀들이 아마도 보보에게 무슨 특별한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생 각했다. 따라서, 그는 강요하지 않고 그녀들에게 말했다. [좋소,그러나 일단은 서로의 얼굴을 보아야 대화가 될 것이 아니겠소.그러니 어서 모두 고개를 들어보시오.] 실상 고개를 들지 않는다고 해서 대화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백리운은 상대들이 너무나도 자신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부득이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 소녀들은 이번의 그의 말은 거역할 수가 없는지 마침내 천천히 눈을 내리깔고 고개를 들어보였다. 백리운이 바라보니, 그녀들은 하나같이 나이가 겨우 십사오세의 어린 소녀들이었는데,그 자색이 놀라울 정도로 빼어난 사람들이었다. 백리운은 이미 심옥산 좌려선 보보 등의 세명의 절세미소녀들을 보았지만,이 눈앞의 일곱명의 미소녀들은 용모가 거의 그에 버금갈 정도였다. 미인의 얼굴을 구경하는 것도 복이라고 한다면,백리운의 염복은 지금 그야말 로 많아서 넘치고 있는 것이다. 일곱명의 하나같이 아름답고 섬세하며 순종적인 표정의 소녀들을 번갈아 바라 보다가 백리운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러부은 아마 내가 누군지 알고 있으리라고 믿소.그러나,나는 대체 여러분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있소.이 점에 대해서 누가 말해줄 수가 있겠소?] 그때, 문득 일곱명 가운데에서 한명의 소녀가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나머지 여섯명의 소녀들은 너무나도 깜짝 놀라서 일제히 그 소녀쪽을 책망하 듯 바라보았다. 그것은 마치 범해서는 안될 규율을 어김으로 말미암아 무슨 거대한 책벌을 받 게 되었다는 뜻인 것 같았다. 백리운이 유의해서 바라보니,그 소녀의 옷소매에 자색의 꽃무늬가 예쁘게 새 겨져 있었다. 아니,그러고보니 다른 소녀들 역시 옷소매에 한가지씩의 색깔을 지닌 꽃무늬 를 수놓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무지개의 빛깔인 적주황록청남자였다. 자색 꽃무늬가 새겨진 백의를 걸친 소녀의 웃음이 터진 이후에 장내는 일순 팽팽한 긴장감과 초조감이 흐르고 있었다. 다른 소녀들은 은근히 백리운과 자색 꽃무늬 옷을 걸친 소녀의 얼굴을 훔쳐보 았고, 당사자인 그 소녀는 마치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이 창백한 안색이었다. 백리운은 그 자색꽃무늬 옷을 입은 소녀에게 물었다. [낭자가 한 번 말해보겠소?] [예?] 그 소녀는 백리운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일순 크게 놀란 표정을 짓더니,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백리운을 바라보다가 즉시 바닥에 엎드려서 울며 빌기 시작 했다. [공자님,한번만 용서해주세요!저는,이미 많은 주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렇게......그렇게 어이없는 실수를 했으니,죽어......죽어 마땅하지만,이번 한 번만 용서해주시면 분골쇄신한다 하다라도 반드시 은혜를 갚겠어요.] [......] 백리운은 도리어 멍청해졌다. 그는 이게 대체 무슨 도깨비 장난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이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결코 장난이나 거짓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백리운은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지만,자신의 의문을 해결하기 위 해 일단은 그 소녀의 말대로 따르는 척 하려고 했다. 백리운은 당황해져서 대답했다. [낭자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모르지만,나는 그 모든 것을 용서한 것으로 하겠소.그러니 어서 일어나시오.] 그말에, 자색꽃의 소녀는 일시 믿을 수 없다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였다. 그녀는 전신을 가늘게 떨며 떨리는 어조로 여전히 바닥에 몸을 엎드린채 간절 하게 물었다. [저 정말이신가요?] 백리운은 뭐가뭔지 알 수가 없었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그러니 어서 일어나시오.] 헌데 이때, 백리운은 그저 무심코 한 말이건만 상대자인 자색꽃의 소녀는 일시 두 눈에 절망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벌벌 떨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그 처음에 나타났던 붉은꽃의 소녀 역시 겨우 백리운을 바라보며 탄원을 올리 는 것이었다. [고 공자님,아자는 비록 큰 죄를 저질렀으나 그것은 이미 윗분들께서도 여러번 용서해주신것으로,지금에 이르러 그녀를 사형에 처하심은 실로......실로 너무 한......] 백리운은 그녀가 더듬는 말을 듣고 놀라 말을 자르며 되물었다. [아니 뭐가 너무한 것이고 누가 사형을 시킨다고 그랬소?나는 그냥 그녀를 용 서해 주었을 뿐이었는데 그게 뭐가 잘못되었단 말이오?] 백리운의 이 말에 일곱 소녀들은 일시 뭔가 깨달은 듯 아 하는 표정을 지었 다. 특히 아자라고 말한 자색꽃의 소녀는 마치 죽음에서 다시 살아돌아온 것처럼 매우 기뻐하며 놀라 고개를 쳐들고 묻는 것이었다. [정말이신가요,그 말씀?저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소.] 백리운은 도리어 더욱 어리둥절해졌다. [용서면 용서지 뭐가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오?] 그말에, 아자는 그제서야 백리운의 진심을 알아차린 듯 환한 얼굴 가운데 홍조를 떠올 리며 수줍은 듯 천천히 대꾸했다. [죄송해요,용서해 주세요!사실......저희 윗분들은 항상 저희들을 용서하실 때 에는 반드시 뭔가 책벌을 내려주시곤 하셨지요.저는 항상 이와같은......이와 같은 실수를 저질러서 그때마다 그분들은 저에게 몇대의 종아리를 내리치시곤 하셨는데,만일 그 죄가 너무나도 무거우면 그분들은 책벌을 내리지 않고 그저 용서하신다고만 하죠.그,그것은......] 백리운은 놀라며 물었다. [그건 바로 사형을 뜻하는 것이란 말이오?] 아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그래서 이미 죽은 언니들이 여러명 되지요.저는 그래서 공자님이 그런 말 씀을 하시자 너무나도 놀라서......] 백리운은 웃었다. 허나 결코 그냥 웃을수만도 없는 것이,실로 이들 소녀들을 가르친 사람들은 그야말로 규율이 엄격했다고 생각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백리운은 보보의 얼굴을 떠올리며,그녀의 얼굴 가운데 어디에 그와같은 점이 있었을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아자를 이대로 계속 엎드려 있게 할 수는 없었으므로 그는 즉시 입을 열었다. [나는 그저 순수하게 그대를 용서한 것이니 그대는 아무 걱정말고 얼른 바닥 에서 일어나시오.] 헌데, 아자는 일어날 생각은 하지않고 다소 머뭇거리더니 경우 용기를 내어 말하는 것이었다. [공자님,소녀에게 청이 있사오니 그것을 들어주세요!] 백리운은 그녀가 갑자기 부탁이 있다고 하자 의아해져서 물었다. [청이란 뭐요?] 아자는 두려운 듯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죄송하지만,저는 버릇이 되어서 이대로 용서를 받는다면 마음이 불안해지고 두려워서 며칠도 살지 못할 것 같아요.그러니......그러니 공자님께서 저에게 약간의 책벌을 내리시면,종아리 몇대라도 좋으니 그렇게 해주시면 좋겠어요.] 백리운은 그말을 듣고 더욱 어이가 없었다. 그는 느닷없이 혼절하여 이런 곳에서 깨어나게 되었는데 그후로는 정말로 정 신이 없는 일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책벌을 받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책벌을 받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하다는 아자 의 말을 들어보아도 그녀들을 가르친 자들이 얼마나 혹독하게 대했는가를 알 수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아마 그냥 일어나라고 한다면 아자는 여전히 불안을 느낄 것이므로 백리운은 문득 여기에서 한가지 방법을 쓰기로 했다. 그는 아자에게 웃으며 말했다. [좋소.그러나 책벌은 종아리 몇대가 아니라 다른 것으로 하겠는데 그래도 되겠 소?] 아자는 매우 기뻐서 즉시 대답했다. [예,물론 되고 말고요.어서 말씀해 주세요!] 허나, 백리운은 고개를 저었다. [그 책벌은 그렇게 엎드려서 받을 수가 없는 것이니 어서 일어나시오.] 아자는 일단 책벌을 받게 된다고 하자 즉시 몸을 일으켰다. 백리운은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면서 웃으며 말을 이었 다. [나의 책벌은 바로 그대가 나의 질문에 대답해주는 것이오.] 그러자, 지금까지 안색이 평온하게 가라앉았던 아자의 표정이 다시 울상으로 변했다. [공자님,그것은 결코 책벌이라고 할 수가 없어요.저희야 공자님의 말씀에 복종 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것을 어찌.....어서 다른 책벌을 내려주세요!] 그말에, 백리운은 문득 안색이 싸늘하게 변해서 차갑게 소리쳤다. [대체 당신들은 지금 나와 장난을 하자는 것이오.아니면 나를 놀리자는 것이 오?내가 용서를 한다고 했으면 그것으로 끝이지 대체 무슨 책벌을 내려야한다 는 것이오?그리고 나와 당신들은 지금 처음 만나는 사인데 이게 대체 무슨 괴 이한 짓들이냔 말이오?제기랄!말을 하기 싫거든 그만 두시오!] 백리운은 사실 많이 참고 참은 것이었다. 그런데도 이 소녀들이 이렇듯 괴이하게만 나오자 그는 도저히 더는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백리운이 소리를 지르자 그 일곱명의 소녀들은 일순 안색이 백지장처럼 창백 하게 변해서는 즉시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려서는 어쩔줄을 몰라했다. 심지어 어느 소녀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기까지 했다. 백리운은 이와같은 모습을 보자 더욱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그만 방문을 밀어 젖히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6217 안두헌 (myyaj ) [백상] 소림화상 제3권 제14장 2 07/11 06:33 187 line * * * 밖으로 나온 백리운의 시야에 비치는 사방의 풍경들은 모두가 낯설은 것이었 다. 이곳은 어느 시골의 읍성인 것 같았는데,백리운이 나온 객점은 길가에 위치한 제법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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