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기정무협소설[백상] 소림화상 - 19편 (19/5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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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기정무협소설[백상] 소림화상 - 19편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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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본다면, 어떤 소녀는 경신술이 남다르게 뛰어나고,또한 어떤 소녀는 남달리 총명하여 기억력이 뛰어나며, 혹은 권장법이 뛰어나거나 병기를 아주 잘 쓰는 소녀도 있었다.
백리운이 식사를 마칠 무렵에 이러한 일련의 소개의식은 끝이 났다.
백리운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나는 내일 아침에 소림사로 올라갈 것이오.여러분은 그만 물러들 가시오,나는 좀 쉬고싶소!] [예,공자님!] 칠선녀는 일제히 합창을 하듯 대답하고 탁자위의 그릇들을 들고 깨끗이 치운 뒤에 물러들 갔다.
백리운은 주로 방안에서 머물며 온종일 마음을 굳히고 저녁무렵에는 점원을 불러서 목욕물을 준비해서 목욕을 하고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 * * 다음날 아침-, 백리운이 일찍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자,이미 칠선녀는 마차 한 대를 준비 해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그녀들은 이미 근처에 거처를 마련하고 새벽같이 이곳으로 달려온 모양 이었다.
백리운은 다소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들에게 말했다.
[나는 지금 놀러가는 것이 아닌데 이런 거창한 준비를 할 필요가 어디에 있다 는 말이오?나는 지금 이대로 혼자서 소림사로 갈 것이니 그대들은 상관하지 마시오.] 허나, 그의 말에 아적이 간곡하게 앞을 막아섰다.
[공자님!그러시면 소녀들이 나중에 소군주님께 엄한 꾸중을 듣게 되옵니다.아 무런 방해도 하지 않을테니 부디 소림사의 입구까지만이라도 호송하게 해주세 요!] 아적은 칠선녀의 첫번째에 해당되며 은연중 그녀들의 우두머리 역할을 했다.
따라서 지금 그녀가 하고 있는 말은 칠선녀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할 수가 있을 것이었다.
백리운은 간절한 그녀들의 시선을 마다할 수가 없어서 할 수 없이 고개를 끄 덕였다.
[좋소!그럼 반드시 입구에서는 돌아가야만 하오!] [예,공자님!] 칠선녀는 꾀꼬리와 같은 음성으로 대답한 후 얼른 저마다의 위치를 정하며 마 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백리운은 잔잔한 미소를 떠올리며 마차의 위에 올랐다.
그러자, 마차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소림사, 중원오악의 하나인 숭산의 소실봉의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이 소림사는 그야 말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가 있을 것이다.
비단, 옛날에 달마대사가 천축에서 들어와서 중원을 떠돌다가 이곳에 정착하여 면벽 구년, 천하무예의 근본이 되는 소림의 달마역근경과 세수진경을 창안하여 후세에 전 했다고는 하나, 이 소림사가 그렇게 달마대사로부터 무예의 본산지로 인정을 받기 이전에도 소림사는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달마대사가 소림을 낳은 것이 아니라 소림이 달마대사를 낳은셈이 되는 것이 다.
어쨌든, 당금에 이르러 천하에 새로운 차원의 무예가 계속해서 계발되고 소림의 무예 는 이미 낡은 구시대의 유물처럼 화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아무도 소림사가 그 유구한 전통에 빛나는 불교 선종의 본고장이라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원래 이 선종의 사찰에서는 거의 향화객이나 크게 법시를 여는 대시주를 받는 일이 없었으나 작금에 이르러서는 그러한 상례가 조금 바뀌고 있었다.
과거에는 무예의 정종으로서 중원천하에 군림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향화객들 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평화로운 불교성지가 되어 있었다.
백리운이 탄 마차는 별로 급한 일이 없는지라 천천히 이미 훤하게 닦여진 고 갯마루로 올라갔다.
때는 다소 이른듯도 했지만 역시 향화객들의 모습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가 있 었다.
백리운은 그들 가운데 간간히 하나씩 보이는 머리깍은 승려들을 보고는 앞으 로의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곰곰히 상념에 잠겼다.
소림사로 향하는 소실봉의 중턱에는 수백년이나 묵은 거대한 송림숲이 넓게 자리하고 있어서 시원한 음지를 형성하고 있었다.
마차는 이미 아마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오갔을 딱딱하 게 굳어진 길을 따라서 느릿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길은 산의 형상에 따라 완만하게 이어지다가도 다시 급한 경사가 이루어지기 도 했다.
마차의 좌우로 오가는 향화객들 가운데에는 허리춤이나 등뒤에 병장기를 둘러 멘 무림인들도 보였고, 무엇보다도 백리운은 그들 가운데의 승려들에게 한 두어마디의 말을 건네보고 싶은 마음이 일었으나 자제하기로 했다.
백리운 일행은 칠선녀가 대부분이 마차안에 들어앉아 있었고 또한 그녀들이 하나같이 완벽하게 소년으로 분장을 했는지라 다른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않 았다.
따각,따각......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동쪽에 떠오른 태양이 거의 중천이 가까와지고 사람들의 그림자가 짧아질 무 렵에 일행은 어느새 다소 완만한 넓은 광장과도 같은 곳에 이르러 있었다.
그리고, 그 광장에는 백리운등이 타고 있는 마차와 비슷한 마차들이 여기저기에 세워 져있고,짐꾼들이 부지런히 짐을 마차에서 내리는 모습도 보였다.
아마도 이곳부터는 마차가 더 이상 갈 수 없어서 내려서 걸어가야하는 것 같 았다.
마치 그것을 입증이라도 하듯,광장이 끝나는 지점에서 대여섯명의 회색승의를 걸친 젊은 승려들이 좌우로 나뉘어 길을 지키고 있었다.
백리운은 이것을 보자 마차를 세우게 하고 아적등에게 말했다.
[자,이제는 다온 것 같으니 그대들은 그만 돌아가는 것이 어떻겠소?] ......
칠선녀는 그 말에 대답은 못하고 매우 섭섭한 표정만을 떠올렸다.
비록 백리운의 용모가 매우 추악하기는 해도,그녀들은 지난 며칠간 그를 모시 고 오는 동안에 상당히 정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잠시 주저하다가 아적이 품속에서 하나의 은표를 꺼내 건네주며 말했다.
[저어......소림사에 들어가시거든 이것을 시주하세요!이것 역시 소군주님께서 저희들에게 지시하신 일이예요.] 백리운이 바라보니 그것은 놀랍게도 무려 일만냥짜리 은표였다.
아직까지 그렇게 거대한 액수의 은표를 보지 못했던 백리운으로서는 다소 놀 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보보는 실로 매우 현명하고 세심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원래 그녀는 백리운이 소림사에 입문을 하게되면 일단 이렇게 큰 액수의 향전 을 미리 바침으로써 인심을 얻어 앞으로의 생활을 쉽게 만들자는 것이었다.
아무리 소림사에 향화객이 많이 들끓는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무려 일만냥의 은 자를 시주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 것이다.
허나, 보보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
그것은 비록 이런 향전을 바치지 않더라도 소림사에서 매우 반가와할 편지 하 나를 백리운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백리운은 비록 밀봉되어 있는 편지를 뜯어보지는 않아서 내용은 알 수가 없지 만 내심 그것이 소림사나 강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은 짐작하 고 있었다.
따라서, 백리운은 고개를 저으며 은표를 다시 아적에게 돌려주었다.
[나에게는 이런 것이 필요없으니 그대들이 쓰도록 하시오!] [하지만......] 아적이 놀라 대꾸하려고하자,백리운은 웃으며 손을 저어 그녀를 제지했다.
[그대들은 상관없을 지 모르지만,나로서는 그렇게 많은 액수의 돈을 받는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이 되고 또한 차후의 생활에 장애가 되오.그런데도 계속 나 에게 그것을 권하겠소?] ......
아적등은 이미 백리운의 단호한 성격을 알고 있는지라 잠시 말없이 한숨을 내 쉬다가 할 수 없이 은표를다시 거두고 말았다.
그것을 보고 백리운은 몸을 움직여 즉시 마차에서 내렸다.
[그럼 모두 잘 가시오!] 칠선녀는 다소 백리운과 더 있고 싶은 눈치였으나,이에 하는 수 없이 천천히 마차를 돌려 사라지기 시작했다.
칠선녀가 멍하니 이쪽을 바라보며 마차로 떠나는 것을 보다가 마차의 모습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백리운은 이윽고 몸을 돌려 예의 그 젊은 승려들에게 다가갔다.
그 젊은 승려들은 매우 근엄한 자세로 자신들의 옆으로 지나는 향화객들을 바 라보고 있다가 웬 왜소해보이는 백의죽립인이 다가오자 다소 기이한 표정을 지었다.
백리운은 그들에게 다가가 공손히 예를 표하며 말했다.
[저는 향화를 올리려고 온 사람이 아닙니다.실례지만,귀사의 책임자 되시는 분 을 만나게 해 주실수 있겠습니까?] ......
느닷없는 백리운의 말에, 그 승려들은 하나같이 의아한 표정으로 흠칫하여 백리운의 전신을 둘러보다가 그 중 한명의 젊은 승려가 입을 열었다.
[시주는 무엇 때문에 그분을 만나려는 것이오?] 백리운은 기왕에 그들은 소림사의 사람들이니 더이상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 각하고는 그 젊은 승려를 바라보며되물었다.
[혹시,스님께서는 만리추풍무영 황종의라는 분을 알고 계십니까?] 그 젊은 승려는 다소 흠칫하여 눈을 크게 떴다.
[그분은 바로 본사의 속가제자로 소승의 사숙이 되시오.헌데 그분에게 무슨일 이라도 생겼단 말이오?] 젊은 승려는 백리운의 태도로 보아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하고는 그렇게 물은 것이었다.
백리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분은 이미 돌아가셨습니다.그리고 제가 그분의 서신을 가지고 왔지요.만일 책임있는 분에게 데려다주시면 그 편지를 전해드리기로 하겠습니다.] ......
젊은 승려들은 하나같이 백리운의 대답에 크게 놀란 모양이었다.
그들은 백리운의 태도에 악감이 없다고 느껴서인지 한참동안 그의 모습을 바라 보다가 아까의 그 젊은 승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그럼 소승을 따라오시오!] [......] 그 젊은 승려는 백리운을 이끌고 뒷쪽의 길로 빠르게 걸어갔다.
뒷쪽으로 조금 꼬부라지자 돌연 눈앞에 아득하게 높은 계단이 나타났고,젊은 승려는 그곳을 거침없이 올라갔다.
젊은 승려의 그러한 걸음걸이는 어찌나 몸놀림이 가볍고 빠른지 백리운으로서 는 쫓아가기에 숨이 헉헉거릴 지경이었다.
이윽고, 수백의 계단을 다 오르고 나자 젊은 승려는 쉬지않고 빠르게 거대한 문을 지 나서 몇 개의 건물들의 옆을 돌아가자 하나의 객방앞에 이르렀다.
그동안 이미 숨이 턱에 닿아서 얼굴이 시뻘겋게 변한 채 헉헉거리고 있는 백 리운을 돌아보며 젊은 승려는 객방안을 가리켰다.
[저 안에 들어가서 기다리고 계시면 소승이 윗분을 모셔오도록 하겠소!] [......] 백리운은 두말없이 객방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방안은 비록 깨끗하나 기물이 하나도 없이 매우 단조로운 느낌을 주었다.
백리운이 안으로 들어가서 잠시 숨을 조절하고 있으려니까,이윽고 잠시후에 방 문이 열리며 예의 그 젊은 승려가 서너명의 다른 승려들을 대동하고 나타났 다.
그런데, 그 젊은 승려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두명의 승려들은 중년의 강렬한 눈빛을 가 지고 있는 승려들이고, 나머지 한명의 승려는 일신에 황의를 걸친 안면이 쭈글쭈글한 노승이었다.
백리운이 한눈에 보기에도,이 황의노승은 비록 눈빛이 혼탁하고 평범해보여도 실은 이들의 가장 우두머리가 분명했다.
과연 아니나 다를까, 그 황의노승은 지체없이 혼자 방안으로 들어서더니 백리운을 향해 묻는 것이었 다.
[황종의 사질의 소식을 시주가 가지고 있다던데 그것이 사실이오?] 백리운은 무심코 노승의 눈을 마주보다가 그의 혼탁해보이는 눈빛속에서 뭔가 사람의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예리한 기운이 번뜩이는 것을 느꼈다.
백리운은 이에 절로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을 느끼며 대답했다.
[그분의 편지를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일순, 백리운의 대답에 황의노승의 혼탁한 두 눈에서 번갯불같은 기운이 폭죽처럼 번뜩이다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노승은 즉시 우수를 내밀었다.
[아미타불,그럼 그것을 빈승에게 주시오!] 백리운은 상대의 태도가 다소 경직된 듯하자 문득 망설이다가 물었다.
[실례지만 스님의 법명을 알려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그것은 일단 이 노승의 법명을 알아둠으로써 나중에 벌어질지도 모르는 사태 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노승도 그것을 눈치챘는지 잠시 백리운의 죽립속을 들여다보다가 문득 대답 했다.
[빈승의 법명은 현정이고,바로 지객원의 수좌로 있소.] 백리운은 이 노승의 경직된 듯한 태도가 혹시 이미 황종의가 실종된 것을 알 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노승의 말을 듣고나서 뒷쪽의 중년 승려들을 돌아보니 그들의 안면에는 별다 른 표정이 없었다.
즉, 이 황의노승의 법명이나 정체는 틀림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백리운도 소림사에서 상층부를 이루는 배분이 바로 현자배이고,또한 지객원의 수좌라면 가히 편지를 받기에 충분할 것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백리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바로 현정대사이셨군요!저는 백리운이라고 합니다.......] 말을 하면서 백리운은 품속에서 깊이 숨겨두었던 편지를 꺼내 황의노승에게 건네주었다. #6221 안두헌 (myyaj ) [백상] 소림화상 제3권 제16장 07/12 06:06 438 line 제 16 장.
장경각으로.
편지는 봉투에 들어있었고 그 봉투는 다시 기름종이로 완전히 씌워져 있어서 기름종이를 완전히 제거한 후에야 황의노승은 봉투를 볼 수가 있었다.
봉투는 전혀 뜯어지지 않은 밀봉된 상태였기 때문에 황의노승은 잠시 그것을 들고 망설이다가 백리운을 바라보며 말했다.
[시주는 잠시 여기서 기다려 주시오!] 말을 끝내자, 황의노승의 신형은 뿌옇게 흐려지는 듯 하더니 어느새 밖의 마당에 이르러 빠 르게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 황의노승을 따라서 한명의 중년 승려가 사라지고,처음의 그 젊은 승려도 눈 치를 살피다가 다시 물러갔으나, 다른 한명의 중년승려는 아직 가지않고 형형하게 빛나는 눈빛으로 방안을 주시 하며 석상처럼 서 있었다.
백리운은 그것이 자신을 감시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았다.
미리 예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소림사에서는 황종의의 일을 매우 중대하 게 생각하고 매우 경직된 표정으로 그를 대하고 있는 것이다.
백리운은 그러나 이러한 그들의 행동에 별로 기분이 상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가 이번에 편지를 전하는 것은 단지 부수적인 일일 뿐이오,기실 불문에 들 어가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만일 불문에 들어가려고 한다면 필시 마음부터 다스려야할 것이다.
백리운은 다시 방문을 닫고 자리에 앉아서 마음을 평안하게 다스리며 점차 깊 은 상념에 들어갔다.
그것은 노승의 소식을 기다리는데 있어서 마음이 초조해지지않도록 하기위함이 었는데, 지금 백리운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전날 번성에서 그가 깨우친 집착을 버리는 마음에 관한 것이었다.
원래 마음이란 마가 끼어들어 더욱 분발하면 월등히 성장하기 마련인 것이다.
백리운의 집착을 버리는 마음은 다소 누그러진 상황이었는데,지금 초조감을 이기려고 강한 상념에 접어들다보니 어느새 그의 마음은 무아지경으로 들어갔 다.
그속에서 백리운은 실로 처음으로 느껴보는 마음의 평안함과 고요함,그리고 투명하게 밝아오는 지혜의 빛을 감지할 수가 있었다.
그러한 감각은 실로 형용할 수가 없는 것이었고,백리운은 그 깊은 마음의 즐 거움속에서 시간의 흐름마저 잊었다.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금방 돌아오겠다고 하던 그 황의노승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고,백리운의 평 온한 마음은 더욱 굳건해져서 은은한 미소까지그의 입술에 감돌았다.
헌데 순간이었을까? 문득 인기척이 느껴져서 눈을 떠보니, 어느새,그의 눈앞에는 예의 그 황의노승이 다시 나타나서 기이한 시선으로 그 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방문은 다시 열려있었고 원래 그를 감시하고 있던 중년 승려외에 역시 다른 한명의 중년 승려가 늘어나 있었다.
백리운이 미처 이러한 기척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그가 너무나도 깊이 상념에 몰두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들의 움직임이 그만큼 영활하고 은밀했기 때문일까? 백리운은 그런 생각을 떠올리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갑자기 나타난 그 중년 승려의 눈빛과 눈앞의 황의노승의 표정에는 역시 아주 경직된 듯한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것 같았다. ......
백리운이 시선을 전면으로 던지자,황의노승이 문득 그를 향해 불쑥 우수를 내 밀며 불호와 함께 입을 열었다.
[아미타불,방장께서 시주를 뵙자고 하니 함게 가시겠소?] 황의노승은 이미 말을 하기도 전에 손을 내밀었는데,그것은 아마도 백리운이 원하지 않더라도 강압적으로 그를 데려갈 심산인 것 같았다.
백리운은 물론 전날 황종의의 태도에서 그가 전한 편지가 소림사에 어떤 거대 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을 감지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소림사에 입문하려는 백리운으로서는 마침 방장대사를 만나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주저없이 황의노승의 손을 맞잡았다.
헌데, 백리운은 황의노승의 손을 맞잡는 손간,그 앙상하게 마른 거칠른 손바닥이 무 슨 솜뭉치처럼 부드럽게 자신의 손을 옥죄는 듯한 감각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눈앞의 사물이 환상처럼 빠르게 움직이더니 자신의 몸은 어느새 방문밖으로 나와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어, 그가 신발을 신기가무섭게 다시 그의 육신은 황의노승의 손에 이끌려 빠르게 건물사이를 헤쳐 후원쪽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백리운은 이미 심옥산에게 이런 비슷한 경험을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다소 흠칫해서 이끌려가면서도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가벼운 파공음과 옷자락 스치는 소리, 그리고 눈앞의 사물들이 어지럽게 뒤로 물러가는 것을 보고 고개를 돌리니,예 의 그 한명의 중년 승려가 역시 빠른 속도로 신법을 펼쳐 뒤따르고 있었다. * * * 이 황의노승 현정대사는 기실 그 표정보다도 내심으로는 더욱 심각하게 긴장 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건물들 사이를 요리저리 빠지면서 소림제자들이 향화객들의 눈길을 피해 서 신법을 펼쳤는데, 간혹가다가 회의승복을 걸친 소림제자들이 마주쳐서 인사를 해도 전혀 대꾸도 하지않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그냥 지나치기만 하는 것이었다.
백리운은 설마하니 그가 평상시에도 이렇게 무뚝뚝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정대사의 신법은 매우 빨라서,대략 이각도 지나지 않아서 그는 어느새 백리 운을 이끌고 소림사의 후면에 위치하고 있는 어느 연못가에 이르렀다.
사실 이 부근에는 건물들도 거의 없고 소림제자들도 눈에 띄지 않아서,백리운 은 현정대사가 그 앞에 멈춰서자 자연 그 연못을 눈여겨 보게 되었다.
이 연못은 뒷면의 다소 험해 보이는 계곡을 등에 지고 주위에는 잎이 무성한 대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그 안의 물은 매우 맑았고, 내부에는 여기저기에 가득한 수초사이로 많은 아름다운 물고기들이 이리저리 유동하고 있었으며 중앙에는 작은 섬도 하나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중앙의 섬이 천연의 섬이 아니라 바로 인공으로 만들어진 하 나의 작은 가옥이라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그 가옥은 모두가 굵은 대나무로 만들어져 있었다.
연못 가운데에 대나무로 이러한 집을 지을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만 아니 라,이곳엔 다리가 없으니 자연 안으로 들어가자면 무공을 사용해야만 할 것이 다.
아니나 다를까? 현정대사는 역시 신법을 펼쳐 집안으로 들어가려는 듯 여전히 백리운의 손을 놓지 않은채 문득 입을 열어 말했다.
[장문사형,소제 현정입니다.] (그럼 이곳이 소림방장이 머무는 방장실이란 말인가?) 백리운이 내심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현정대사의 음성을 듣고 마치 기다리기 라도 한듯 즉시 가옥안에서 한줄기 인자해보이는 음성이 들려왔다.
[어서 들어오게!] 다음 순간, 백리운은 자신의 몸이 어느새 현정대사의 손에 이끌린채 허공을 둥실 날아서 연못을 가로지르고 있음을 발견했다.
무심코 고개를 돌려보니, 방금전에 현정대사를 따라왔던 그 중년 승려는 감히 연못안으로는 따라들어올 수가 없는지 연못앞에서 다만 공손히 서 있는 것이 보였다. * * * 백리운은 이 가옥이 대나무로 이루어져 있어서 주변의 풍경과 어울려 아주 운 치있는 분위기를 자아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단 안으로 들어와보니 의외에도 안의 구조는 매우 검박하고 단조로운 느낌 이 흐르고 있어서 우아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나로 되어있는 방은 밖에서 보기와는 달리 제법 널찍했는데, 지금 그 안에는 무려 수십명이나 되는 황의노승들이 각각 하나씩의 포단위에 근엄한 표정으로 엄숙히 자리하고 있었다.
백리운은 특히 좌우로 나뉘어 있는 그들을 통솔하듯 중앙의 상석에 앉아서 유 심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고 있는 붉은 가사를 걸친 노승에게 시선을 모았 다.
사실 불문에 관심이 깊었던 백리운은 소림사에 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적지 않아서 바로 이 붉은 가사를 걸친 사람이 소림방장임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과연 현정대사는 그 가사를 걸친 노승을 향해 백리운의 손을 놓고는 공손히 예를 표하는것이었다.
붉은 가사를 걸친 노승은 미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했네!] 그러자, 현정대사는 황의노승들이 앉아있는 옆에 빈자리를 찾아서 단정하게 자리했다.
그 황의노승들과 현정대사의 복장이 같은 것으로 보아 이들 황의노승들도 역 시 같은 현자배의 소림장로들인 것 같았다.
이제 실내에는 백리운만이 죽립을 쓰고 멀뚱하게 서있는 꼴이 되었다.
백리운이 잠시 멍하니 붉은 가사를 걸친 노승을 바라보고 있자,문득 그 노승 이 입가에 미미한 웃음을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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