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기정무협소설[백상] 소림화상 - 27편 (27/5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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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기정무협소설[백상] 소림화상 - 27편 (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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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보고 백리운은 아자 등의 부축을 받아서 몸을 반쯤 일으켰다.
외상이 다소 아물었기 때문인지 백리운은 이번에는 금방 혼절하지 않고 맑은 정신상태를 유지했다.
무공은 회복할 수 없더라도 아직 견딜 수는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비록 태연한 신색으로 앉아 있기는 했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자 등의 마 음은 다소 쓰라려오는 것을 어쩔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백리운이 지금 일부러 왕옥산으로 가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회복을 기대하지 않고 있어서 마지막 일을 하고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원래가, 칠선녀가 소림사에 나타나 그와같은 난동을 부리지 않았다면 백리운도 이렇게 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 아니겠는가? * * * 왕옥산으로 가는 길옆의 가을단풍은 정말로 아름다왔다.
중원의 이대강의 하나인 황하를 건너서 계속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북쪽인 이 곳은 아무래도 추위가 빨리 닥치는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아직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으나, 왕옥산으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울긋불긋한 단풍이 가히 절정에 이르고 있었 다.
백리운은 마차의 창밖으로 그러한 것들을 바라보며 가볍게 아적등과 농담을 하며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
이윽고, 그들이 목적지에 도착한 때는 사방이 이미 땅거미가 짙게 내리깔린 저녁무렵 이었다. -중주제일가, 왕옥산의 산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이 가옥은 과연 강호에이름이 날만큼 마치 하나의 작은 성처럼 웅장하고 아름답게 지어져 있었다.
수려한 지형과 아름다운 단풍나무들이 울창한 주변의 풍경에 아름다움을 더해 주는 이 건물의 정문 현판에는 역시 굵은 글씨체로 중주제일가라는 이름이 금 빛으로 새겨져 있었다.
또한, 그 아랫부분에는 보다 작은 글씨체로 황종의의 업적을 삼가 기리며 이 가옥을 그의 여식에게 바친다는 글귀등이 새겨져 있었고, 많은 사람들의 서명이 뒤이어 있었다.
물론 그 가운데에는 소림사의 장문방장인 현자방장의 서명도 있어서 백리운을 잠시 관심갖게 만들었다.
게다가, 다음과 같은 글귀가 다시 백리운의 눈길을 끌었다. ......이 건물의 대지는 왕옥파에서 희사하였고,건물은 여러 강호동도들의 성 금을 모아서 지은 것임......
(왕옥파라는 문파도 있었나?) 백리운은 이곳이 바로 왕옥산이니 그러한 문파가 있는 것이로구나 하고 생각 했다.
하지만, 원래 이 왕옥파는 역사가 오래된 문파로서, 백리운이 강호사정에 어두워서 그렇지 사실 과거에는 많은 유명한 인재를 배 출해내던 강호의 명문정파중의 하나였다.
그러던 것이, 대개의 다른 문파들과 마찬가지로 무림팔패가 등장함에 따라 자연히 그 기세 가 작게 축소되어 가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무슨 일이시오?] 거대한 대문이 열리며 몇명의 장정들이 나타나 투박한 어조로 그렇게 물었다.
그들은 아마 무림각파에서 호위를 목적으로 파견된 사람들이거나 아니면 이집 에서 자체적으로 조직한 사람들일 것이다.
백리운은 중주제일가란 이름을 생각해보고 문득 전에 황종의가 말했던 중주칠 괴에 관한 기억을 떠올렸다.
황종의의 말에 의하면, 자신은 중주칠괴의 맏이라고 했었고 나머지 여섯명은 모두 자신과는 결의형제 를 맺은 사이라고 말했었다.
(그렇다면,그 나머지 중주육괴가 지금 모두 이 저택안에 있는 것이 아닐까?) 내심 그렇게 생각을 굴리며 백리운은 대답했다.
[나는 황종의대협의 유물을 전하려 왔소.] #6242 안두헌 (myyaj ) [백상] 소림화상 제4권 제23장 07/16 06:41 419 line 제 23 장.
독 심.
느닷없이 죽은 황종의대협의 유물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저택의 주인 은 백리운일행을 즉시 안으로 모셔들었다.
백리운은 이때 겨우 어느정도 거동이 가능했다.
외상이 없었기 때문에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면 심한 고통은 느껴지 지 않았다.
백리운이 칠선녀의 부축을 받아서 그야말로 호화롭게 만들어진 거대한 대청에 들어서자 시녀 하나가 나타나 그들을 맞았다.
[어서오세요.주인께서는 잠시후에 오신다고 하셨으니 차를 들고 계시면 곧 만 나실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 시녀는 용모가 청초하고 말소리가 분명한 것이 제법 총명하게 보였다.
백리운과 칠선녀는 자리에 앉아서 시녀가 따라주는 차를 마시며 잠시 기다렸 다.
이때, 아자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는 듯 입을 열어 물었다.
[공자님,대체 그 유물이란 것은 어떤거죠?] 사실, 칠선녀는 백리운이 이곳에 어떤 볼일이 있다고 해서 별로 궁금하게 여기지도 않고 있었는데 그것이 설마 이런 것일 줄은 몰랐다.
그녀들로서는 백리운이 황종의의 유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엉뚱하게 느껴져서 그 내용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허나, [이제 잠시후면 자연히 알게될 것이오.] 백리운은 웃으며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때 이윽고, 안쪽의 문이 열리며 일신에 아름다운 자삼을 걸친 눈부신 미소녀 하나가 의젓 한 걸음걸이로 걸어나왔다.
백리운은 황종의가 자신의 딸의 나이가 그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던 점을 상 기하고는 그녀가 혹시 그 여식이 아닌가 했다.
헌데, 아니나 다를까? 그 자심미녀는 의젓한 걸음걸이로 다가와서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제가 바로 이집의 주인인 황비연이예요.저의 아버지의 유물을 가지고 오셨다 고 하신 분은 누구시죠?] (이름이 황비연이었군!) 비록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려는 필요에 의해서 그러했겠지만, 처음보는 낯선 남자의 앞에서 자신의 이름을 여자의 몸으로 선선히 말할 수 있다는 점이 과연 무림인의 여식다운 것이라고 느껴졌다.
백리운은 여러모로 보아도 눈앞의 이 자삼소녀가 바로 황종의의 여식이라고 단정을 하고는 웃으며 대답했다.
[제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황비연은 다소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지독하게 못생긴 사람이 그사람이었다는 사실에 다소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녀는 곧 안면 가득 부드러운 기색을 떠올렸다.
원래, 백리운의 용모는 지독하게 못생겨서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처음에는 누구나 역겨움을 심하게 느낄 정도였다.
바로 그것 때문에, 백리운은 전에는 죽립을 쓰고 다녔으나 이번에 소림사에서 내려오면서 미처 그런 것을 구입할 사이가 없었었다.
아니, 백리운은 이미 소림사에서 죽립을 쓰지 않은채 오랫동안 지냈었기 때문에 자 신의 용모에 대한 현실을 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허나, 금방 상대의 용모에 대한 역겨운 내색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황비연은 이 미 수양이 잘된 요조숙녀와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아,그러세요?그럼......우선 자리에 앉을까요?] 다소 놀란 듯 부드러운 미소를 짓더니 황비연은 자리에 앉으며 백리운을 향해 분명한 시선으로 다시 물었다.
[실례지만 먼저 저의 아버지의 유물에 대한 얘기를 해주시겠어요?] 백리운은 미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당연히 그래야지요.] 말과 함께, 백리운은 허리춤에서 깊숙히 간직하고 있었던 그 반쪽뿐인 옥패를 꺼내들었 다.
아자등은 아까부터 이런 순간을 노리고있다가 막상 나온 것이 망가진 옥패하 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는 다소 실망한 표정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상대인 황비연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반쪽의 옥패를 본 순간 일순 안색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흠칫 놀라는 것을 백리운은 은근히 놓치지 않고 보았다.
헌데, 그녀의 표정이 반가움에서 생긴 놀라움이 아니라 뭔가 꺼리는 듯한 경악이라 는 데에 백리운은 다소 의아함을 느꼈다.
선친의 오래된 유물이 다시 돌아왔는데 반가와하기는커녕 마치 질겁이라도 하 는것처럼 대하다니 이상한 노릇이 아닐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그러한 표정은 금새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기 때문에 백리운은 혹시 자 신이 잘못 본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백리운은 그 반쪽의 옥패를 그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황대협께서는 저에게 이것을 건네주면서 이것은 천하에 오직 하나뿐인 약속 인데 이제는 그 약속을 다한 것이라고 전하라고 하셨지요.저는 그게 무슨 말 인지는 모르지만 아마 낭자는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때, 웬지 황비연의 안색이 다시 새하얗게 변했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다소 격정을 느끼는 듯하며 물었다.
[그외는 다른 말씀은 없으셨나요?] 백리운은 고개를 저었다.
[그외는 별로 다른 말이 없었습니다.] 중주육괴의 얘기를 하려다가 백리운은 그만두고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자, 황비연은 옥패를 슬며시 품속에 넣으며 몸을 일으켰다.
[이렇게 아버지의 유물을 가져다주신 점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려요.
그 보답 은 나중에......해드리겠어요.허나 우선 밤이 깊었으니 가셔서 쉬시겠어요?] 황비연의 말은 비록 예의를 다한 것이었지만 그 어조는 별로 감사해하는 기색 이 없는 것 같았다.
아자등은 그것이 아마도 그녀가 너무나도 격정에젖어서 그런가 보다 라고만 생각했다.
황비연은 그 후 인사를 한 뒤에 다시 안쪽으로 들어가 버렸다.
백리운의 일행은 곧장 시녀의 안내를 받아서 객방으로 향했다. * * * 훌륭한 저택이라 그런지 객방마저 화려하기가 마치 큰 성의 유명한 객점과도 비슷했다.
일행은 넓은 방을 두 개 배정받았고, 두어명의 시녀들이 빠르게 움직여서 일행의 식사를 가져오고 씻을 물을 데워 오는 등 성의를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칠선녀는 원래 지난 며칠간을 제대로 쉬지못했던 데다가 이제 백리운이 의식 을 되찾았기 때문에, 한쪽 방에서 교대로 그를 시중들기로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른 방에서 쉬기 로 했다.
그렇게, 제법 오랜만에 그들 일행은 편안한 밤을 함께 보냈다.
헌데 다음날 아침 이제 겨우 새벽의 여명이 뿌옇게 사위를 밝히고 있을 무렵 의 일이었다.
백리운이 칠선녀의 부축을 받아서 몸을 일으켜서 마악 밖으로 산책을 나가려 는데 문득 밖에 작은 교자가 하나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교자를 메고온 장정 두사람중 하나가 백리운을 향해 공손히 이렇게 말하는 것 이었다.
[저희 주인께서 잠시 공자님을 뵙자고 하십니다.돌아가신 황대협의 일에 관해 의논을 해야할 일이 조금 있으시다고......] 옆에서 아자가 의아해하며 백리운에게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일까요?이렇게 새벽같이 사람을 부르다니?] 백리운은 담담히 웃으며 대답했다.
[아마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어려운 중대한 일이 있을지도 모르지.] 백리운은 어젯밤의 황비연의 그 이상했던 태도를 상기하며 그렇게 말한 것이 었다.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어려운 중대한 일이라고요?] 아자가 눈을 휘둥그래 뜨고 다시 물었다.
백리운은 대답했다.
[어제는 그대들이 있었기때문에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지만 일부러 참았던 모 양이오.] 구태여 이상한 점을 그녀들에게 까지 말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백리운은 그렇 게 쉽게 둘러 대었다.
그리고, 백리운은 천천히 교자위로 올랐다.
이때 칠선녀가 교자를 따르려고 하는 것을 보고 그 장정이 문득 말했다.
[주인께서는 이번에는 이분 공자님만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백리운은 칠선녀에게 말했다.
[그럼 그대들은 이곳에 남아 있으시오.] 아적이 다소 의심쩍다는 듯 주저하며 물었다.
[공자님,혹시 위험하지 않을까요?] 백리운은 그녀의 조바심에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이곳에 해를 끼친 적이 없고 오히려 도움을 주었을 뿐인데 무었 때문에 이들이 나를 해치려고 하겠소?] ......
백리운이 그렇게 말하자 칠선녀는 멍하니 바라보기만 할뿐 아무런 얘기도 하 지 못했다.
백리운은 그녀들에게 웃어 보인후에 장정들에게 말했다.
[자 그럼 수고스럽겠지만 갑시다!] * * * 교자는 몇 개의 전각을 돌아가더니 이윽고 저택 뒷산의 가파른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황비연은 그럼 집안에서 만나자고 했던 것이 아니라 이 왕옥산의 꼭대기에서 만나자고 한 것이란 말인가? 이런 이른 새벽에 왕옥산에 나이어린 소녀가 올라가 있다는 것은 얼른 쉽게 납득이 되지 않지만 백리운은 우선 순순히 따라가기로 했다.
하긴, 가장 비밀스러운 얘기를 나누어야 한다면 이런 산중에서도 얘기할 수 있는 것 이리라.
이 교자를 메고있는 장정들은 알고보니 무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백리운이 타고 있는 교자를 매고도 그들은 비탈진 산길을 거침없이 거의 달려 가듯이 빠르게 올라갔다.
그러다가 이윽고, 대략 반시진 가량 올라갔을까? 백리운이 타고있는 교자는 어느새 왕옥산의 무수한 봉우리중 한곳의 최정상에 거의 도달하고 있었다.
이 왕옥산의 봉우리들은 마치 거대한 암봉처럼 예리하게 깎인 절벽이 많았기 때문에 탁트인 하늘에서 부딪쳐오는 아침햇살은 잠시 눈을 부시게 만들었다.
백리운이 잠시 눈을 몇번 껌뻑였을 때, 문득 달리고 있던 교자가 급작스럽게 그 자리에 멈춰섰다.
어느새, 봉우리의 정상에 도착한 것이었다.
교자에서 내려서 앞을 바라보니, 눈부신 아침햇살이 사위에 가득한 가운데 한명의 눈에 익은 사람이 우뚝 서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의외에도 그녀는 바로 어젯밤에 보았던 황비연이었다.
백리운은 혹시나 했지만 정말로 그녀가 이렇게 이런 곳에서 일찍부터 자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었다.
(내게 할 얘기란 것이 그렇게도 중요한 것이었단 말인가?) 백리운은 뜻밖이란 생각을 하면서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좋은 아침이군요!헌데 이렇게 일찍이 무슨 일이십니까?] 백리운이 웃으며 천천히 다가가자, 황비연은 손짓으로 교자를 메고 있는 장정들에게 물러가라고 지시를 내린 이 후에 백리운을 향해 대답했다.
[제가 이렇게 특별히 모셨을 때에는 당연히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 아니겠어요?] 황비연의 대답은 기묘한 어떤 의미를 함축하고있는 것 같았다.
마치 그런 것을 나타내기라도 하듯 그녀의 눈빛은 이순간 기이한 웃음이 어린 채 백리운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미 교자꾼들이 아래로 사라졌기때문에 봉우리 위에는 단지 황비연과 백리운 두 사람만이 서있을 뿐이었다.
백리운은 걸음을 멈추며 대꾸했다.
[그렇겠군요!헌데 의논할 얘기라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황비연은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
[그것은 당신이 한 번 대신 말해보지 않겠어요?] 백리운은 일시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무슨 오해가 있는 모양입니다만,저는 머리가 둔해서 무슨뜻인지 잘 알아들을 수가 없군요.] 그렇게 말하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 백리운을 향해 황비연은 일순 싸늘하게 눈 빛을 빛냈다.
[정말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요?] 백리운은 그녀의 태도가 이상하게 냉랭해지자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저는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요.] 황비연은 이에 문득 자신의 목에서 뭔가를 꺼내 그에게 보여주었다.
[이걸 보고도 모르겠나요?] 백리운이 바라보니 그것은 바로 반쪽의 옥패로 그녀의 목에 줄로 매달려 있는 것이었다.
백리운은 그것이 혹시 자신이 가지고 왔던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지만 곧이 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황비연은 곧장 품속에서 다시 그와는 모양이 같지만 반대쪽인 부러진 옥패를 꺼내서는 먼저의 옥패의 부러진 쪽에 맞추는 것이었다.
기이하게도 그 부러진 자국은 꼭 맞아떨어졌다.
백리운은 방금전에 그녀가 품속에서 꺼낸 것이 자신이 가져왔었던 것이라는 점과,그것들이 원래는 하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대체 이 눈앞의 낭자가 왜 이상하게 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 다.
황비연은 마치 그런 백리운의 표정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찬찬하 게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역시 백리운의 표정에서 의혹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고는 문득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어쩌면......저는 오늘 본의아니게 커다란 실수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 백리운은 황비연이 싸늘했다가 다시 한숨을 쉬는 등의변화를 보이는 것을 보 고 더욱 알수가 없어서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인지 나에게 알려줄수가 있겠소?] 황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지요.어차피 말해야 할테니......] 황비연의 어조는 탄식에 젖은 것이었다.
백리운이 바라보자, 그녀는 고개를 돌려 먼산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저는 훌륭한 아버지를 두었던 탓에 호강을 하고 있다는 것은 당신도 이미 들 어서 알고 있을 거예요......] [......] 백리운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얘기는 이미 마차속에서 칠선녀에게 자세하게 들었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얘기가 아니었다.
칠선녀는 마차안에게 몇시진을 함께 있으면서 자신들이 알고 있었던 강호지식 을 말해주었기 때문에 백리운은 이제 강호의 사정을 대충은 알고 있었다.
황비연은 백리운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말을 이었다.
[바로 그 때문에 강호의 유능한 많은 젊은 사람들이 저에게 숱하게 구혼을 해 오곤 했지요.그것은 저의 외모나 성품보다는 저의 배경과 재산을 노리기 때문 이었어요.하지만 그것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어요.구혼이 없는 것 보다는 나을 테니까요,허나.....] [......] 황비연은 문득 백리운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을 이었다.
[저에게 가장 심한 고통을 주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아시나요?그것은 바로 아버지의 거룩하신 명예였어요.나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그 커다란 집에 홀로 들어앉아서 갖은 정숙한 모양을 다 내야만 했죠.당신은 그 고통을 알고 있나 요.나이어린 계집아이가 그 커다란 저택속에서 홀로 무서운 고독과 싸워야 했 다는......] 황비연은 말을 다 맺지 못하고 격정에 매여 입술을 파르르 떨기까지 했다.
백리운은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그래서 당신은 친구를 사귀게되었다는 말이오?] 황비연은 눈빛을 기이하게 빛내다가 대답했다.
[그래요.
나는 너무나도 고독에 지친 나머지 한 남자를 사랑하기 시작했어요.
당신은 내가 황대협의 여식으로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시겠죠?] 백리운은 고개를 내저었다.
[사람이 누구를 사랑하는 것은 인지상정인데 그렇게 생각할 리가 있겠소?] 황비연은 순간 믿을 수 없다는 듯 다시 물었다.
[당신의 그 말은 진심인가요?] 백리운은 미소하며 대답했다.
[물론이오.그리고......아마도 당신이 좋아하고 있는 사람은 왕옥파의 사람이 아니오?] 황비연은일시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
[그건 당신이 그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있죠?] 백리운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는 알고 있었던것이 아니라,어젯밤에 현판에 새겨진 글귀에서 왕옥파의 이 름이 적혀 있길래 거리도 멀지않고 하여 한 번 추측해본 것 뿐이오.] 황비연은 백리운의 대답을 듣고 가볍게 흠칫했다.
[당신은 정말 멍청한 것인지 똑똑한 것인지 잘 분간하기 어려운 사람이로군 요.] 이어, 그녀는 한숨섞인 어조로 대답했다.
[그래요.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당금의 왕옥파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젊은 문주님이시죠.] 백리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당신이 사랑을 보낼만도 하오.젊은 나이에 일파의 수령이 된다는 것은 흔하지 않은 노릇이니까.] 황비연은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하지만 이 일은 내가 아직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은 것인데 지금 당 신에게 모두 말해주는 이유가 뭔지 아나요?] 백리운은 웃으며 되물었다.
[그건 혹시 나를 너무 믿기 때문이 아니오?] 황비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어떤 사람이라도 지나치게 믿지는 않아요.다만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죽음의 위력이죠.죽은 사람의 입은 결코 소문을 퍼뜨리지 않으니까요.] 백리운은 놀라 다시 물었다.
[아니 그럼 나를 죽이기 위해 이곳으로 데려왔단 말이오?] 황비연은 싸늘하게 되물었다.
[왜요?믿기지 않나요?] 백리운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다만 당신의 그 애인을 알았다는 사실 때문에 죽어야할 입장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소.그런 식이라면 사람들이 어찌 마음놓고 살아가겠소?] 황비연은 대답했다.
[물론 당신이 죽어야할 이유는 단지 나의 님을 알았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 죠.솔직히 그것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며 주된 이유는 따로 있죠.
당신이 계 속 그렇게 모른다고 잡아떼시니 내가 먼저 말을 꺼내도록 하겠어요.] [......] 이어, 황비연은 백리운을 향해 다시말했다.
[당신이 이미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이 옥패에 관한 얘기를 하도록 하겠어요.
원래 저의 아버지는 생전에 저를 많이 사랑하셨죠.그래서 당신의 사위만큼은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고르고 싶으셨던 거예요.] 백리운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그 옥패는 바로?......] 황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바로 사윗감을 상징하는 물건이요.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 부녀는 옥패를 반으로 나누어 가졌는데,만일 엉뚱한 사람에게 돌아갈 것을 염려하여 아버지는 거기에 한가지의 암호를 첨가하셨죠.바로 아버지가 당신더러 내게 전해달라던 그 말이 우리의 암호였어요.] (이럴 수가!) 백리운은 순간 너무나도 어이가 없었다.
그는 설마하니 그 황종의가 자신을 사위감으로 생각하고 있었을 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하긴 그것은 나쁜 의도는 아니니 그렇다고 치고, 그로인해 자신이 이와같은 곤란한 처지에 빠지고말 줄은 정녕 생각도 해보지 못했고 엉뚱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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