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산에 가게 되면 소림의 현자방장도 만나게 될 것이고,또한 천하의 영웅들을 보게될 테니 얼마나 유익 하겠느냐?] 황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군요?] 문득 서생이 상관비를 향해 물었다. [상관소협의 의견은 어떻소?] 상관비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저의 의견으로서는 역시 가보는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무림의 안위를 구하는 데 있어서는 남녀노소나 능력의 유무를 떠나서 누구나 노력해야할 것이기 때 문입니다.] [옳은 소리야!] 백정이 탁자를 쾅 하고 치며 소리쳤다. 이어, 그는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며 재차 소리치는 것이었다. [아니 그런데 여기는 왜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는거지? 우리는 여태 달려왔기 때문에 배가 고파 죽겠는데 이놈들이 사람을 굶겨 죽일 작정이란 말인가?] 우람한 덩치에 어울리게 이 백정의 목소리는 매우 커서 조용한 주루의 내부에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그러자, 점원들이 황급히 달려와서 그들에게 주문을 받았다.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헌데 이때, 점원들이 달려와 주문을 받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홀연 주루의 입구에 소리없 이 들어선 여덟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흠,우선 통퇘지구이 한 마리하고 술은 한 통만 가져오도록 해!그리고 그밖의 소고기 볶음이나 튀긴 통닭들은 네가 알아서 가져오도록 하고......] 백정은 점원을 향해 열심히 주문을 하다가 문득 이 주루의 입구에 나타난 느 닷없는 방문객들을 발견하게 되자 급격하게 말을 끊었다. 동시에, 그의 입속에서는 느닷없이 욕설이 튀어나오는 것이었다. [빌어먹을!] 무심코 서로 잡담을 나누고 있던 나머지 사람들도 백정의 이와같은 행동을 보 고는 의아해하여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다가 일순 저마다 제각기의 표정을 떠 올렸다. 서로간에 조금씩 다르기는 했지만,그들의 표정의 공통된 점은 얼마간의 짜증 과 분노가 겹쳐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일남칠녀, 이들은 대체 누구일까? 은연중 이쪽의 탁자를 주시하고 있었던 실내의 사람들은 그들이 갑자기 그러 한 표정들을 짓는 것을 보고는 다소 의아한 기색들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전에 입구에 나타난 그 여덟명은 일곱명의 하나같이 절색의 아름다운 용 모를 지닌 어린 소녀들과, 그녀들에 둘러싸인 한명의 음산한 안색을 하고 있는 다소 왜소한 체구의 백의 서생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는 소년과 소녀들인 것 같았는데, 방금전까지만 해도 큰 소리를 치던 백정 등의 표정이 한결같이 그처럼 변하는 것을 보면 뭔가 내용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되어 그들의 정체가 궁금해진 것이 었다. 이때, 그 일곱명의 소녀들도 일순 황비연 등을 발견하고는 즉시 가운데의 백의서생 을 향해 소리치는 것이었다. [앗,바로 저자들이예요!저기있는 그녀가 우리 공자님을 데려갔었고,나머지 다 른 사람들이 우리를 그 저택에서 쫓아냈어요!] 한소녀가 짤랑거리는 음성으로 앙칼지게 소리치자, 마치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나머지 다른 소녀들이 일제히 빠르게 신형을 날려 멀찍이서 황비연 일행을 포위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그녀들의 태도는 마치 황비연 등이 달아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은 것이었는데, 이를 본 황비연등 여덟명은 즉시 싸늘한 코웃음을 치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 서서 바닥에 내려서며 그녀들을 주시하는 것이었다 특히, 그들 가운데 황비연이 차가운 음성으로 입을 열어 소리쳤다. [정말 하룻강아지 같은 계집애들이로군!나이 어린 것이 아까와서 애써 살려서 돌려보냈더니 이렇게 또다시 나타나서 터무니없는 소란을 피운단 말인가?비 랑!숙부님들!우리가 이번에도 저것들을 살려보낸다면 남들이 다 웃을테니 이 번에는 결코 놓치지 말아요!] 이에, 일곱명의 소녀들은 즉시 매우 격분한 표정을 떠올렸고 그 가운데 한명의 소녀 가 앙칼지게 대꾸했다. [흥!너희들이우리를 일부러 살려보냈다는 말인가? 이 악녀야! 너에게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순순히 우리 공자님을 돌려보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다! 사실 이들 일곱명의 꽃다운 아가씨들은 바로 얼마전에 백리운을 보필했던 칠 선녀였던 것이었다. 그녀들은 당시 백리운의 소식이 없고 그가 늦도록 나타나지 않자 저택의 안으 로 달려들어가서 황비연에게 백리운을 내놓으라고 말했으나, 정작 황비연은 자신이 백리운을 부른 적이 없다고 발뺌을 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당시 함께 모여있었던 상관비와 여섯명의 숙부들,곧 중주육괴에게 도움을 청하여 그녀들을 제거하려고 했던 것이다. 원래 칠선녀의 무공은 저마다 특성이 있고 고강하여 거의 일류에 가까운 수준 이었고 중주육괴쯤은 이길 수가 있었으나, 거기에 상관비가 가세하는 바람에 그만 비세에 처하여 거꾸로 달아나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던 것이었다. 이 칠선녀가 백리운을 생각하는 정성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그녀들은 자신들의 능력으로는 되지 않자, 즉시 사방으로 수소문을 하여 자신들을 도와줄 사람을 찾았고, 뒤이어 중주제 일가에 갔다가 이곳으로 황비연 일행을 뒤쫓아오게 되었던 것이었다. 자연 그녀들의 기세는 서슬푸르기 그지 없었다. 다만,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그녀들이 이제는 정작 백리운의 용모를 전혀 몰라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백리운도 처음에는 다소 놀랐으나 여기에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수도 없고 하여 그대로 잠자코 구경을 하며 앉아 있었다. 황비연은 이미 전에 달아났었던 칠선녀가 이토록 기세등등하고 서슬푸르게 나 오는 것을 보고 그녀들이 뭔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허나, 그녀는 내색하지 않고 차갑게 내쏘았다. [너희들은 밑도 끝도없이 나에게 찾아와서는 그 공자를 내놓으라고 말하지만, 나는 다시 말하건데 결단코 그 공자를 데리러 보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뒤에 만난적도 없다.그건 너희들도 생각해보면 알게 될것이다.그는 그토록 추 악하게 생긴 자였는데 무엇때문에 내가 감추고 내주지 않겠느냐?] 아자가 분노하여 대꾸했다. [흥!누가 모를 줄 아느냐?우리 공자님께서는 너의 선친이 남겼던 옥패 반쪽을 전달해주었는데 너는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우리 공자님을 데려다가 해친 것 이 분명하다!] 아자의 추리는 대체적으로 가장 접근된 것이었다. 허나, 황비연은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호호,내가 너무 사람이 좋다보니 이제는 정말 별소리까지 다 듣겠군!너희 공 자가 내게 옥패 반쪽을 주었다고?그는 원래 추악하게 생긴 주제에 자신의 재 산만을 믿고 나에게 염치없이 구혼을 하러 왔었던 것이었는데,내가 그래도 내 쫓을 수가 없어서 객방에 재워 주었더니 그런 나를 이렇게 모함을 할 수가 있 단 말이냐?] 아자는 어이가 없어서 다시 물었다. [뭐라고?그럼 네가 정말 그 옥패를 받지 않았었단 말이냐?] 황비연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군!너는 나의 재산이 얼마쯤인줄 아느냐?나는 강호동도들 의 후원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하찮은 옥패쯤은 얼마든지 가질 수가 있다.하 물며 그따위 반쪽뿐인 것을 내가 무엇 때문에 욕심을 낸단 말이냐?] [......?] 아자는 일시 할 말을 잃었다. 정말로 어이가 없는 것은 그녀 자신이었는데 오히려 상대편에서는 어처구니가 없다고 하니 그녀가 할 말이 없어질 수밖에, 시로 그녀는 순진했기 때문에 약아빠진 황비연과 설전으로 싸우는 것은 확실 히 무리였다. 그녀는 황비연이 백리운에게서 옥패를 받는 것을 분명히 보았는데도 저렇게 뻔뻔스럽게 대답을 하자 혹시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 저 들었다. 아자는 하다못해 몸을 떨며 대꾸했다. [너의 그 옥패를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너는 그 비밀을 감추고 싶 었을 것이다.] 황비연은 싸늘하게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 [흥!제멋대로 꾸며대는군.] 원래 중주제일가의 주인에게 구혼자가 들끓는다고 하는 것은 거의 공공연한 소문이었기 때문에 황비연의 말은 제삼자가 듣기에도 일리가 충분히 있었다. 주루내의 많은 사람들은 아마도 이들 칠선녀가 무슨 다른 목적을 가지고 황비 연에게 떼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황비연은 금방 그러한 분위기를 알았기 때문에,이 설전에서의 승리자를 자처 하듯 칠신녀의 가운데에 있는 백의서생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너희들이 어떻게 저사람을 구슬려서 데리고 왔는지는 몰라도,아마도 그도 내 가 누구고 또한 경우가 어떻다는 것을 안다면 이 일에 감히 나서지는 못할 것 이다.] 황비연은 일단 이렇게 위협반 설득반으로 말해서 저 백의서생이 앞으로의 일 전에 나서지 않도록 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순간 의외에도 황비연의 그러한 의도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순간, 백의서생은 황비연을 주시하더니 다소 거칠은 듯한 기이한 음성으로 싸늘하게 소리쳤던 것이었다. [나는 말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어서 그를 내놓아라!] 그의 어조는 상당히 고압적인 것이었다. 그말에, 비단 당사자의 황비연 뿐만 아니라 이를 관전하고 있던 주위의 사람들 역시 가볍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황비연은 당금의 무림에서 그야말로 탄탄한 배경을 가지고 있기로 유명한 여자였고, 게다가, 이치적으로 따져 보아도 분명히 황비연의 말이 신빙성이 있고 그녀의 말이 옳 은 것 같은데도 이 백의서생은 마치 그것을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듯 말하고 있으니, 이는 상당히 놀라운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대체 이 백의서생은 어떠한 신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까? 그가 칠선녀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실로 너무나 도 대단한 염복이 있는 것이라고 어떤 사람은 생각하기도 했다. 사실, 원래부터 이 사태가 진행되는 것의 관건은 바로 이 백의서생에게 있을 것이라 고 생각하고 있었던 참이라, 사람들은 저마다 흠칫 놀라서 이 신비로운 백의서생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저 겉으로 보기에는 이 백의서생의 체구는 다소 왜소한 것이어서 무슨 커다 란 능력을 발휘하거나 힘을 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황비연은 자신의 의도가 보기좋게 빗나가자 좀더 계략을 쓰기 보다는 수치스 런 감정부터 들었으므로 안색이 대변했다. 그녀는 아직 천하의 남자들로부터 실로 이와같은 모욕을 받은 적이 없었고, 방금전에 백리운과 대화를 나누던중 심옥산의 용모에 심한 열등감을 느끼고 심정이 지극히 날카로와진 상황이었다. 황비연은 싸늘한 음성으로 대꾸했다. [흥!매우 당당하시군요.실례지만 존성대명을 말씀해주실 수는 없나요?] [......] 백의서생은 잠시 대답하지 않고 묵묵히 서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그는 오히려 되물었다. [너는 혹시 그를 죽인 것이 아니냐?] 황비연은 이에 일순 버들가지처럼 가느다란 허리를 요란하게 흔들며 앙칼진 음성으로 크게 웃어젖혔다. [호호호홋!네놈이 감히 나를 능멸하는 구나!그렇다!내가 설혹 그 작자를 죽였 다면 또한 어쩔 셈이냐?] 일순, 그말에 백의서생의 전신에서 마치 살얼음같은 차가운 기운이 폭발적으로 퍼져 나왔다. [그럼 너는 죽는다!] 백의서생의 이 한마디는 비록 짧았지만 실로 서늘한 한기가 느껴져서 듣는 사 람들로 하여금 몸서리가 쳐지게 하는 것이었다. 황비연은 그것을 보고 안색이 대변하여 대꾸했다. [네가 과연 그러한 능력이 있을까?] 그때였다. 미처 발도 움직이지 않은 것 같았는데 어느새 백의서생의 신형이 주르르 미끄 러지듯 황비연의 앞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닌가? 황비연 뿐만 아니라 중주육괴와 상관비도 이 광경을 보고 일순 크게 놀랐다. 백의서생이 방금 펼친 이 한수의 신법은 실로 고심막측한 상승경공에 속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황비연이 미처 뒤로 달아나기도 전에 상관비가 훌쩍 몸을 날려 그의 앞에 막 아섰다. [멈추시오!] 백의서생은 이에 잠시 멈칫했고, 그러는 동안에 황비연은 뒤로 훌쩍 물러났으며 중주육괴가 그녀의 앞을 다시 감싸서 철통같은 태세를 갖추었다. 백의서생은 잠시 멈칫하다가 차가운 음성으로 물었다. [뭐냐?] 상관비는 즉시 허리춤에서 한자루의 장검을 뽑아들며 대꾸했다. [당신은 강호의 공도를 지킬 것이오 말 것이오?정말로 당신이 이와같이 무례 하게 나온다면 나 상관비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소!] 문득, 백의서생의 전신에서 다시 아까와 같은 차가운 기운이 느껴진다 싶은 순간 백 의서생의 음성이 다시 들렸다. [너는 먼저 공격해라!] 상관비는 일순 어이가없는 듯한 표정이었다. 상대가 비록 제법 한수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자신도 분명 일개 문파의 문주였 다. 그런 자신에게 저처럼 무례하게 말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신의 분수를 모르 는 것이 아닐까? 상관비는 일시 대갈일성하며 소리쳤다. [좋아!내 반드시 하늘위에 하늘이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소림침과 동시에, 우수에 들고 있었던 상관비의 장검이 일순 맹렬한 파공음과 함께 허공에 무수 한 검기의 환영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쌕쌕쌕...... 이를 관전하던 사람들은 일순 저마다 눈을 휘둥그래 떴다. 어찌 사람의 힘으로 장검하나를 휘둘러 저처럼 수많은 환영을 일으킬 수가 있 는가하는 믿을수 없다는 감탄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상관비의 장검은 주위 삼장공간을 일제히 뒤덮어 버릴듯한 무시무시한 환영검 기를 일으켜 백의서생의 몸으로 쇄도해갔다. 이 상관비는 이미 검법의 일류에 들어서 있었기 때문에 금방 마음 먹은대로 이와같은 막대한 검기를 일으킬 수가 있었고, 그 위력은 막강하여 금방이라도 백의서생의 전신을 가볍게 날려버릴 것만 같 았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상관비의 그 막대한 검기가 마악 백의서생의 몸에 부딪치려는 순간, 백의서생은 그저 가볍게 손을 내밀은 것 같았는데 어느새 그의 우수에는 눈에 보이지도 않던 상관비의 검신이 잡혀있는 것이 아닌가? ......! 이미 상관비가 일으킨 그 무서운 검기는 씻은 듯이 사라져 있었다. 이것은 아주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 이를 관전하던 사람들은 일제히 눈을 퉁방울처럼 크게 부릅떴다. 그들에게는 마치 자신들이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났다. 아니, 지금의 상황에서 가장 놀란 사람은 뭐니뭐니 해도 상관비 본인이었다. 그는 경악한 눈을 부릅뜨고 전신의 공력을 모조리 다 내쏟고 있었다. 그러나, -손, 이 하나의 손은 그야말로 아름답고 섬세하여 세상의 그 어떠한 여인이라고 해 도 따를 수가 없을 것 같은 완벽한 미를 갖추고 있었다. 백옥처럼 투명하고, 지극히 부드러워서 만지면 일순간 묻어나올듯한 그 환상적인 가녀린 손이,검 날에 닿으면 그냥 소리없이 베어질 것같은 그러한 손이, 아주 가볍게 잡고 있는 것 같은 이 장검은 도무지 바위에 깊이 박혀버린 듯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않고 있었다. 상관비는 이미 자신이 실로 놀라운 강적을 만났음을 알아차렸다. 그는 내심 믿을 수가 없었다. 어디서 이러한 강적이 나타난 것일까? 이 백의서생의 나이는 오히려 자신보다도 훨씬 아래인 것 같은데도 이와같이 자신의 무예를 능멸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것일까? #6250 안두헌 (myyaj ) [백상] 소림화상 제4권 제27장 07/19 07:10 356 line 제 27 장. 진면목. 상관비는 일시 장검을 놓을 수도 없음을 알고 극도의 경악과 탈진으로 안색이 그만 하얗게 변해갔다. 허나, 이러한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백의서생이 마치 자신의 뜻대로 받아가지듯 장검을 빼앗아서는 즉시 두손으로 부러뜨려 바닥에 내던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그의 신형은 한줄기 뿌연 그림자로 화해서 상관비의 뒷쪽을 돌아 황비 연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이를 본 상관비의 안색은 한순간 흑빛으로 변했다. 무인의 명예는 욕됨을 받을 수가 없다. 일단 욕됨을 받은 명예는 없는 것이며,그러한 심한 굴욕속에서 살아가느니 보 다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었다. 백의서생의 신형이 마악 황비연을 둘러싼 중주육괴의 면전에 도달하려고 할 때,상관비는 즉시 신형을 공중으로 떠올려 뒷쪽으로 백의서생을 공격해 갔다. 우르릉...... 상관비의 신형이 공중회전을 하며 번쩍하는 순간에 실로 막대한 장력이 백의 서생의 등뒤로 휘몰아쳐져 가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다만 그뿐이었다. 어찌된 셈인지 상관비의 그 막대한 장력이 씻은 듯이 사라지는 순간,백의서생 의 우수가 뒷쪽으로 한차례 백색의 환영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펑-! 순간, 어떻게된 영문인지 모르게 흡사 가죽부대를 두드리는 듯한 격렬한 음향이 들 리면서 상관비의 신형이 뒷쪽으로 훌훌 날려갔다. 이빨을 악다물었기 때문에 신음이 나오지 않았지만 그의 입속에서는 일순 검 은 핏물이 왈칵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실로 중대한 내상을 입은 것이 분명했다. [앗!상관소협!] 황비연과 중주육괴는 놀라 경악한 음성을 발했지만,상관비가 다시 바닥에 둔 탁하게 떨어져서 일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도 그쪽으로 갈수도 없었다. 대신, 중주육괴는 저마다의 절기를 모조리 동원하여 백의서생의 전신을 향해 살수를 펼치기 시작했다. 콰콰콰콰......! 원래, 이들 중주육괴는 개개인의 무예는 비록 보잘 것이 없었지만 각각 특색있는 그 들 모두의 무예가 합해지면 실로 강력한 위력을 낳는 것이었다. 그들 가운데의 서생은 산수재 여의중이란 사람으로 판관필을 사용하여 갖가지 의 현란한 변화를 일으키며 공격해 왔고, 중주칠괴중의 셋째인 의원은 염왕수 이적 이란 사람으로 한자루의 점혈궐을 사용하여 백의서생의 전신대혈을 위협했으며, 넷째인 나뭇꾼은 설산초부 관무진이란 사람으로 한쌍의 철부를 휘두르며 백의 서생의 머리를 쪼개려고 덤벼들었고 다섯째인 백정은 활패왕 구독이란 사람으로 역시 한자루의 날이 시퍼런 대도 를 휘두르며 백의서생의 하체를 위협했으며, 여섯째인 장삿꾼은 금산반 주운양이란 사람으로 별호 그대로 산반을 휘두르며 간간히 그 안에 박혀있는 주판알들을 암기로 쏘아냈고, 마지막으로 일곱째인 여인은 옥수무정 이정이란 사람으로 한쌍의 흰 육장을 사용하여 무수한 눈발이 날리는 듯한 표설천운장으로 공격을 해왔다. 그야말로, 일순간 여섯 개의 신형이 허공에 훌훌 날아오르는 순간 사방에 자욱한 살기가 가득하고 병기들이 무수한 기운들을 토해내며, 천라지망과 같은 무시무시한 공세가 일시에 백의서생의 전신을 뒤덮는 듯한 대단한 공격이었다. 제아무리 백의서생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이번에야말로 그는 낭패를 면치 못할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때였다. 중주육괴의 그 무시무시한 공격이 백의서생의 온몸에 닿으려는 순간, 갑자기 그의 전신에서는 백색의 눈부신 기운이 구름처럼 피어올라 허공을 뒤 덮으며 오히려 중주육괴를 향해쇄도해가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마치 무수한 백색의 꽃송이가 사방으로 가득히 휘날리고 있는 것처럼 아름다왔고 또한 신비로왔다. 겉으로 보기에도 그 무수한 장영은 매우 느린 것 같으면서도 일시에 사방에서 오는 공세를 모조리 무력화시켰고, 동시에, 중주육괴의 전신을 일시에 휘감아버리는 것이었다. 펑!펑!펑!펑!...... 환상인 것 같았으나 결코 환상은 아니었다. 허공에 떠올랐던 중주육괴의 신형이 흡사 연속적으로 가죽부대가 터지는 듯한 둔탁한 음향과 사방으로 어지러이 날아가는 것이 그 증거였다. [윽,] [억......] 중주육괴가 일순간에 입은 내상 역시 상관비의 그것에 조금도 못하지 않아서 일순 주루의 내부는 그들이 토해낸 검은 피로 비릿한 내음이 감돌았다. 중주육괴는 상관비처럼 한 번 사방으로 나가떨어진 이후에는 결코 쉽게 몸을 일으킬수가 없었다. 상관비가 당할 때와 중주육괴가 당할 때는 분명 상황이 전혀 달랐는데도 이렇 게 똑같은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 백의서생의 의도인 것 같았 다. 그는 자신의 일에 방해를 하는 자를 그냥 두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살인을 할 마음은 없는 것 같았다. 이것은 그의 공포스런 무예와 함께 어울려 경악을 더했갔다. 백의서생이 그처럼 여유있게 미리 계산된 행동을 한것이라면 실로 그의 진실 한 무예는 지금보다도 훨씬 강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제 홀로 남은 황비연은 공포와 경악으로 인해 전신이 움츠러들며 가늘게 떨 었다. [다,당신은 대체 무엇 때문에 이러는 거죠?] 백의서생은 차가운 신색 그대로 그녀의 앞으로 천천히 다가들었다. [그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 황비연은 초조감으로 안색이 새파랗게 변했다. [난 몰라요.난 정말 그의 일을 모른단 말이예요!] 백의서생은 순간 더욱 신색이 싸늘해졌다. [이번의 대답 역시 모른다고 한다면 그순간 너는 죽는다!그는 지금 어디에 있 느냐?] 이 백의서생의 말은 기이한 탁성이고 또한 지독한 냉기가 깔려 있어서 그 음 성을 듣는 황비연은 순간 자신이 냉굴속에 빠져드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 황비연은 안색이 공포로 인해 심하게 굳어지고 일그러졌다. 그녀는 몸을 덜덜 떨며 눈빛을 좌우로 빠르게 굴리다가 금새 무슨 생각이 떠 올랐는지 황급히 한쪽으로 신형을 날리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바로 백리운과 심씨부녀가 탁자를 앞에 두고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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