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룡왕(火龍王)] 와룡강 - 14편 (14/3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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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왕(火龍王)] 와룡강 - 14편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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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양편의 숲으로부터 두 명의 인물이 걸어나왔다.
한 노인, "보았느냐?" 그의 물음에 여인이 다소곳이 대답했다. "예, 사부님." 노인과 여인, 두 사람은 멀어져 가는 하후미린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다.
무엇인가 커다란 기대를 담은 채… 대체 이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노인, 그는 외모로 보면 별다른 특징이 없었다.
단지 인자해 뵈는 노인일 뿐이었다.
허나, 그의 차림새는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화려함의 극치랄까? 번쩍이는 금포 위의 온갖 진귀한 보옥들로 치장하고 있었다.
몸에 주렁주렁 달린 보화를 일일이 값으로 따지자면 능히 수백만 냥은 됨직했다.
나이답지 않은 극히 화려한 차림, 그것은 곧 재력을 과시함과 통하는 것이리라.
허나, 반면, 그와 마주한 여인은 지극히 대조적이었다.
그녀의 차림은 매우 수수했다.
깨끗한 백의를 곱게 차려 입었을 뿐, 이렇다 할 화려한 치장을 하지 않았다.
단지, 한 가지 장식이라면 그녀의 이마 위로 내려뜨린 붉은 묘안석(猫眼石)이 그것이었다.
기실, 그녀는 후덕한 인상을 주는 미녀였다.
나이를 따지자면 대략 이십 세 정도 됨직하나, 그녀에게는 중년부인에게서 느낄 수 있는 푸근함이 있었다.
때문에 그녀의 이마에 늘어뜨려진 붉은 묘안석은 귀부인 같은 인상으로 보이게 했다.
문득 노인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황금재벌(黃金財閥)을 이어나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놈이다." 그는 여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그녀에게 당부하듯 말했다. "저 녀석을 네 사람으로 만들어라.
사부는 저 녀석과 네가 황금재벌을 이어 받아 천하 위에 서기를 바란다." 여인은 그 말에 이미 위에 묘안석보다 두 눈을 빛냈다. "예, 명심하겠어요." "기특하구나." 노인은 만족스런 시선으로 여인을 응시했다.
이어, 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병법 중 최상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싸움을 하는 것은 하책(下策)이지요!" 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정한 하늘이 되려는 자는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 한고조(漢高祖)가 한신(韓信)을 포용하여 천하를 일통시켰듯이 말이다." "…" "난세(亂世)에는 용(龍)이 있어야 한다!" "용…" 일순, 여인의 봉목이 반짝 빛을 발했다. "그렇다! 용을 탄다면 쉽게 하늘에 오를 수 있다!" 노인은 흡족한 미소를 머금었다.
허나, 다음 순간 그는 다소 걱정스런 투로 다시 말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이 있다." "무엇입니까, 사부님?" "저 녀석 주위에 이미 여러 명의 괴짜들이 모여들고 있다는 것이다." "예? 그렇다면 다른 육합천패가 이미 눈독을 들였다는 말씀이신가요?" 여인은 화들짝 놀라고 있었다.
육합천패에 대한 언급, 그것은 이 황금재벌이란 문파가 육합천패의 문파라는 것을 의미함인가? 그랬다.
아는가? 저 대륙무림의 중천에 하나의 황금성(黃金城)이 있음을? <황금재벌.> 그렇게 불리웠다.
대륙의 황금 중 구할을 장악하고 있다는 황금의 하늘! 대륙무림을 굽어 보는 여섯의 하늘 중 황금재벌의 이름이 떠오른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신비노인과 여인의 정체는? 노인은 침중하게 말을 이었다. "뇌정마벽종은 지금 보았으니 그렇고.
여인제국의 계집답지 못한 것들이 움직이고 있다.
게다가 묵붕천비영(墨鳳天秘營)에서도 눈치를 챈 듯하니." "여인제국과 묵붕천비영까지?" 여인은 신음하듯 되뇌였다.
그녀의 얼굴은 그 순간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것을 보자 노인은 다소 말투를 바꾸어 힘차게 말했다. "어찌 되었든 최선을 다하면 되느니라.
미리 걱정할 것까지는 없다." 이어, 그는 단정짓듯 부언했다. "향후, 대륙무림은 저 녀석의 마음을 움켜쥐는 자가 천년풍의 뒤를 잇게 되리라!" 그 말에 여인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았다. "그럼 제자는 이만 가보겠어요!" 스슥… 말을 마치자마자 여인은 즉각 몸을 날렸다.
노인은 사라져 가는 그녀를 보며 흡족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귀여운 녀석, 황금재벌 전체하고라도 저 녀석과 바꾸지는 않으리라." 따뜻하고 자애로운 시선은 여인이 사라지고 난 후에도 계속 그 자리에 머무르고 있었다. "날씨가 제법 덥군!" 하후미린은 땀을 닦았다.
초하(初夏), 아직 본격적인 더위는 아니나 먼 길을 걷는 행자(行者)로서는 지치기 십상인 날씨였다.
한데 문득, 하후미린은 길 옆으로 서 있는 다루(茶樓)를 발견했다. "좀 쉬어가야겠군!" 이어, 그는 다루(茶樓)로 걸음을 옮겼다.
다루 안, 그곳에는 손님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손녀와 할머니인 듯한 일노일소, 마주보고 앉아 저희끼리 대화를 나누는 세 명의 흑포인들, 그리고, 한쪽 구석에서 침을 흘리며 잠들어 있는 꾀죄죄한 늙은이 등, 그들이 손님의 전부였다.
허나, 하후미린은 짐작할 수 있었다.
(모두 내공을 안으로 숨긴 고수들이다.) 그의 직감은 틀릴 수 없었다.
왜냐하면, 만상전능신혈맥 탓으로 무공은 못 익혔다 하나 그가 누구인가? 태극천유자 하후량! 태초의 인간들 중에 최초의 현자(賢者)로 불리우던 대성인(大聖人)! 그는 만상(萬象)을 머리에 이고 있었던 대철인(大哲人)이기도 했다.
좌시(坐視)한 채로 천년(千年)을 굽어볼 수 있었던 대예언자(大豫言者)! 그런 그가 천림을 세웠었다.
이후, 수천 년의 시공 속에 초인이되 하늘조차 버린 괴인들이 천림해 들었다.
기인천(奇人天)! 천림의 또 다른 이름은 그렇게 탄생했던 것이었다.
아울러, 천하에 깔려 있었던 무수한 무류(武流)가 흡입되었다.
뿐인가? 황제(黃帝)! 무림최초의 초인대전(超人大戰)이라는 탁록의 격전! 그 승리 이후, 역사상 가장 강했던 공룡의 제왕인 치우(蚩宇)! 그가 이루었던 모든 것은 황제의 전리품으로 귀속되었다.
비록, 하후미린은 무공을 펼치지는 못하나 그 태초의 원세무도계(原世武道界)로부터 이어내려온 천무학을 모조리 머리 속에 담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다루 안을 한 번 돌아보자 즉시 팽팽한 긴장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일단 자리에 조용히 앉았다. "용화차(龍花茶)하고 간단히 요기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시게." 그는 담담한 투로 점원에게 시킨 뒤 무심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한데 그 때, "함께 앉아도 되겠사옵니까?" 문득, 사근사근한 여인의 목소리가 그를 일깨웠다. "…?" 하후미린의 의아한 시선이 소리나는 쪽으로 돌아갔다.
어느 사이엔가 그곳에는 한 여인이 있었다.
수수한 백의의 미녀, (미인이로군.) 하후미린은 보일 듯 말 듯 미소를 머금었다.
여인, 그녀는 매우 포근하며 따뜻한 인상이었다.
특히, 그녀의 이마에 걸린 붉은 묘안석이 유난히 시선을 끌었다.
하후미린은 순순히 자리를 권했다. "감사하옵니다." 여인은 단정히 자리에 앉으며 먼저 자신을 소개했다. "첩신은 금사란(金沙蘭)이라 하옵니다." "소생은…" 예의상 하후미린도 자신의 이름을 말하려 했다.
허나, 여인이 그의 말을 막았다. "알고 있사옵니다.
하후미린, 하후상공님이시지요?" 여인의 당돌한 태도에 하후미린은 내심 흠칫했다.
(무슨 목적으로 이 여인이 내게 접근한 것인가?) 그는 다소 아연한 시선으로 여인을 응시했다.
그러자, 여인은 그의 내심을 짐작한 듯 살며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을 건넸다. "그래요, 첩신은 상공께 부탁을 드리러 왔어요." 이어, 여인은 소매 속에서 자그마하고 길쭉한 옥갑을 꺼냈다. "이것을 보시겠사옵니까?" 매우 정교한 조각이 새겨진 옥갑이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한 번 보겠소이다." 하후미린은 서슴없이 옥갑을 받아 열었다.
달칵! 순간, 그는 코 끝에 청량한 기운을 감지했다.
옥갑 속에는 과연 무엇이 든 것인가? 열자마자 느껴진 청량감, 그것을 뿜어 낸 물건은 겨우 한 자 두 치 정도의 황금비파(黃金瑟)였다.
허나, 그 황금슬이야말로 예삿 물건이 아니었다.
여인이 입을 열었다. "이것을 알아 보시겠습니까?" 하후미린은 안색이 다소 상기되어 대답했다. "물론이오.
이것은 바로 천하에서 가장 귀한 하늘의 보물 중 한 가지가 아니오이까?" 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견문이 넓으시군요.
이것은 황금슬이에요!" 그 순간, 츠츠츠…! 스스스… 소리없이 따가운 시선들이 여인에게 집중되었다.
다루 안의 인물들, 그들은 한결같이 이 금사란이라는 여인에게 시선을 두었다.
다만, 잠을 자고 있던 노인만이 고개를 들었다가 이내 탁자에 다시 드러누웠을 뿐이었다. "황금슬…" 다루 안을 울리는 나직한 신음성, 기실, 그들의 관심사는 여인보다는 여인이 가진 황금슬이었으므로… 황금슬.
여인의 손바닥에 들만큼 작은 비파였다.
그것만큼 대륙천하에 풍운을 일으켰던 것은 없었다.
물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황금슬을 소유했던 사람의 신분으로 그것은 더욱 광휘로워졌다.
아는가? 대륙초유의 성녀로 추앙받았던 한 명의 여인이 존재했었음을? 황금성모(黃金聖母) 금아향(金雅香)! 십전십미신을 지닌, 지상에 존재했던 여인들 중 가장 성스러웠던 여인.
그녀가 가는 길에 다툼은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 절대의 성령기(聖靈氣) 앞에 살육을 즐기는 대흉마일지라도 살심을 억눌렀다.
산중대호(山中大虎)일지라도 그녀 앞에선 발톱을 숨기고 이빨을 오므려야 했다.
그리고, 황하의 물이 넘치고 태양의 극렬함에 대지가 갈라질 때, 그 천재지변의 난이 일어난 후엔 항시 그녀가 나타났다.
그리고… 황금! 끝없는 황금이 그녀의 손에서 흘러나왔다.
그리고서, 그 절대성녀는 허나의 성명을 얻었다.
황금성모! 그렇게 탄생되었다.
우주오대초인 중 서열 제 사 좌에 오른, 여인의 몸으로서 무림역사상 가장 강한 다섯 명의 초인에 낀 여인! 황금슬! 그 황금의 비파는 바로 황금성모 금아향의 신물이었던 것이다.
전설은 말한다. --황금슬의 비밀을 푸는 자.
하늘조차 황금으로 품을 수 있는 엄청난 보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오. --황금슬을 탄주할 수 있는 자, 그 성령음(聖靈音)으로 천추군림하리라! 바로 그 절대의 성스런 물건이 출현한 것이었다.
더욱 기절할 일은 다음에 벌어지고 있었다.
금사란.
이 여인의 얼굴에 의미있는 미소가 떠오르고 있었다. "이것을 하후상공께 드리겠어요." 허나, 하후미린은 고개를 저었다. "소생은 받을 수 없소이다." 그러자, 금사란의 표정이 일변했다.
이어, 그녀는 억지로 황금슬을 그에게 쥐어주며 은근히 말했다. "첩신에게는 이 같은 보물이 몇 개는 더 있사옵니다." "…" 그 말에 하후미린의 미간이 다소 찌푸러졌다.
허나 반면, 그는 내심 짚이는 바가 있었다.
(천하의 갖가지 보물을 소장한 여인.
그렇다면 이 여인의 신분은?) 그 때, 금사란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뿐이 아니옵니다.
대륙천하를 몽땅 살 수 있는 금은보화가 있고.
원하신다면 경국지색(傾國之色)의 미인들 일천(一千)을 안겨 드릴 수가 있사옵니다." 그녀의 말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하후미린은 온갖 부귀영화를 한몸에 누릴 수가 있지 않은가? 더구나, 미인까지도… 한데 일순.
다루 안에 있던 한 노파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금황신후(金皇神后)! 황금으로 사람을 미혹시키려 드는 거냐?" 그것은 분명 금사란을 가리켜 하는 말이었다.
한데, 밝혀진 여인의 신분… 그것은 가히 폭풍과도 같이 장내를 휩쓸었다.
금황신후 금사란! 들었는가? 그 이름은 천하에 야망이 있는 자라면 그 누구라도 품고 싶은 여인의 이름이었다.
황금재벌의 소벌주! 그녀를 취함은 곧 대륙의 육분지일을 무혈(無血)로 얻음과 다름 없었다.
인간보물(人間寶物)! 그렇게까지 불리우는 여인, 그녀가 바로 금황신후 금사란이었다.
허나, 금사란은 그에 아랑곳없이 하후미린을 졸랐다. "이 모두가 상공께서 한 마디만 하시면 상공의 것이 되어요." "알겠소.
소저는 황금재벌의 사람이구료." 하후미린의 말에 금사란은 고혹한 미소를 띄었다. "그래요.
상공께선 한 마디로 황금재벌과 원하시면 첩신까지도 소유하실 수 있어요." 하후미린은 대답대신 생각에 잠겼다.
(황금재벌.
천하의 황금 구할이 모인 곳이지, 어쩌면 황실보다 오히려 막강한 재력을 지닌 곳.) 한데, 그 사이에 그의 주위로 여러 인물들이 모이고 있었다.
예의 노파를 비롯하여, 흑포인들이 하후미린 곁으로 모여든 것이었다.
그 와중에도 변함없이 금사란은 조르듯 말했다. "하후상공, 어서요! 황금재벌의 대를 잇겠다는 한 말씀이면 되어요." 그 말에 노파가 길길이 뛰며 나섰다. "금황신후! 이 분은 여인제국의 부마가 되실 분이니 썩 물러나랏!" 금사란은 태연히 웃으며 대꾸했다.
그러나, "호호.
여인제국이 부마를 맞는다니 금시초문이로군요!" 이에, 흑포인 한 명이 지지 않고 나섰다. "본 묵붕천비영의 영주께선 하후공자를 귀빈으로 모셔 오라는 분부가 계셨소." "아니! 묵붕지존이 감히 여인제국의 일을 방해하려 들다니!" 노파는 대뜸 서슬이 시퍼래졌다.
흑포인은 그것을 보자 피식 실소했다. "흥! 여인제국이 무에 그리 대단하다고 큰소리요?" "무엇이!" 일촉즉발! 분위기는 금시 흉흉해졌다.
그들은 각기 하후미린을 가운데 두고 금시라도 싸울 듯한 태세로 돌입해 가고 있었다.
그 때, "귀하들은 답답하구료." 하후미린이 드디어 한 마디 했다. "…?" "…?" 그 순간, 중인들의 시선은 약속이나 한 듯 일시에 그에게 집중되었다. "그대들은 마치 본인을 그대들의 주머니에 든 물건같이 말하는구료." 이어, 하후미린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낭랑하게 흘러 나오는 한 줄기 싯귀가 중인들의 귀를 때렸다. 巧者勞而知者憂. 無能者無所求. 飽食而敖遊. 汎若不擊之舟. 處而敖遊者也.
일 솜씨가 교묘한 자는 애써 수고하고, 아는 것이 많은 자는 걱정이 많게 마련이다.
오히려, 무능한 자는 아무것도 찾지 않고, 배가 부르면 만족스런 마음으로 즐기며 노는 것이다.
마치, 매여 있지 않은 배가 둥둥 떠다니는 것과 같이 무심하게 소요하는 것일진대… "나는 황금이나 미녀나 권력.
패권보다는 한 술의 밥을 배불리 먹고 소요(逍遙)하고 싶소!" 하후미린, 그는 흔쾌하게 말을 끝맺었다. "…!" 하후미린의 말에 중인들의 안색이 홱 변했다.
점원이 주문한 차와 음식을 하후미린 앞에 날라왔다. "실례들 하오.
식사를 해야겠소이다." 하후미린은 주위를 무시하듯 단정한 자세로 음식을 들기 시작했다. "…!" "으음…" 중인들은 제각기 움찔하며 할 말을 잃은 듯 물러섰다.
허나, 그들은 각기 서로의 눈치를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속에서 하후미린은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태연하게… 제11장 나이를 떠난 결의형제(結義兄弟) 금사란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반드시 서둔다고 될 일만은 아니다!) 이런 판단이 내려지자, 그녀는 더 이상 지체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실례가 많았어요.
첩신은 그만 가보아야겠군요.
하지만…" 슥… 그녀는 황금슬을 하후미린에게 내밀었다. "이것은 첩신의 성의이오니 받아 두시와요." 허나, 하후미린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를 거부했다. "성의는 고맙소만 공이 없으므로 보물을 받을 수 없소." 한데, 그 순간, 어디선가 혀 차는 소리가 들렸다. "쯧쯧.
멍청한 녀석!" 이어, 불쑥 지저분한 손이 튀어나와 황금슬을 잡아챘다. "…?" 하후미린은 아연하여 돌아다 보았다.
그러자, 어느 사이엔가 예의 꾀죄죄한 노인이 자신의 옆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데, 미처 그가 말을 하기도 전 노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임마! 주는 것도 안 받으면 너만 손해야!" 말과 함께 노인은 그의 소매 속에 다짜고짜 황금슬을 쑥 쑤셔 넣었다. "아, 아니!" 하후미린은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몰라하는 한편, 내심 노인의 정체를 생각해 내려 애썼다.
허나, 뚜렷이 알 수가 없었다.
(고인이기는 한데 기억이 나질 않는군.) 그 때, 그를 대신하듯 금사란이 물었다. "선배님은 어느 고인이시온지요?" 그 말에 노인은 대답 대신 너털웃음을 웃었다. "낄낄.
이 술주정뱅이 보고 선배라?" 이어, 그는 싯누런 이를 내보이며 금사란에게 바짝 얼굴을 들이대었다. "너는 가서 황금에 미친 금사신(金獅神)이란 수전노에게 전해라.
공령(空靈)의 술고래가 껍데기를 벗겨 먹으러 간다고 말야." 그 말에 금사란을 비롯한 중인들의 안색이 대변했다.
금사란은 경악하여 신음하듯 말했다. "공령천신(空靈天神).
궁노선배님이셨군요!" 하후미린까지도 놀란 기색으로 내심 중얼거렸다.
(공령천신? 백 년 이전에 은거한 천하제일의 대도황(大盜皇)! 이 노인이 바로 공령천신이란 말인가?) 그러나, 정작 노인은 여전히 게걸스럽게 웃어대며 말을 이었다. "낄낄.
시끄럽다! 냉큼 돌아가라.
나는 오늘 네 신랑감에게 술 좀 얻어 먹어야겠다!" "예! 그럼 후배는 이만…" 금사란은 매우 당황한 듯 총총히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그 뒤를 이어, 중인들도 모두 겁먹은 기색으로 분분이 자리를 떠났다.
공령천신이라 불리운 노인, 이 노인의 이름 한 마디에 왜 중인들 모두가 자리를 피하는가? 공령천신 궁사령(穹獅翎)! 이것이 노인의 이름이었다.
이갑자 전까지만 해도 천하를 위진시켰던 이름이기도 했다.
특히, 황금을 지닌 대거부들에게 있어서는 가히 살인적인 공포명으로 군림했으니… <공령문(空靈門).> 아는가? 그 신비로운 이름을? 황금의 도살자들이 모여 이룩된 집단이었다.
한 마디로, 그곳은 천하도둑들의 집합체였다.
철저한 신비의 장막에 가리워진 신비문--공령문! 그들은 감히 주장하고 있었다.
천하의 모든 황금은 자신들 것이라고… 그런 자들, 쉽게 말해 도둑들의 대총수가 바로 공령천신 궁사령이었던 것이다.
백 년 전, 그는 저 도계(盜界)의 불문율을 과감히 깨뜨렸다.
그것은 신화에의 도전이었다.
황금재벌! 지난 일천 년의 세월 동안 일만 번의 대도황들에게 기습받았던 황금의 요람지였다.
허나, 단 한 번도, 단 한 푼의 금자도 그곳에서 훔쳐온 자는 없었다.
한데, 공령천신은 그 불파(不破)의 철옹성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고, 무엇인가를 훔쳐냈던 것이다.
이후, 일년 동안을 황금재벌의 수호황금전사단(守護黃金戰士團)에 쫓겨야만 했다.
그리고, 그는 사라지고 말았다.
신비롭게… 한데, 그가 하후미린의 눈앞에 태연히 좌정해 있는 것이었다.
지상에서 가장 빠른 손을 지닌 공령천신 궁사령이… 공령천신 궁사령.
술에 취해서인지 일부러인지 그는 하후미린의 허락도 없이 털썩 맞은편에 앉았다. "헤헤.
천불(天佛), 그 땡땡이 중과 만나면 이 좋은 술을 못 마시게 될 거란 말씀이야." 그는 호로병을 들더니 벌컥벌컥 술을 들이켰다.
그 순간, 그와 마주한 하후미린은 내심 몹시 놀라고 있었다.
(천불이라면 천불대종사(天佛大宗師)를 말함인가?) 천불대종사! 대륙에서 가장 성스러운 이름! 대륙불계(大陸佛界)의 지존! 그 말이 그의 모든 것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천불성련(天佛聖聯).
대륙에 산재해 있는 일천불류가 모여 이룩된 불문의 대성역! 그 잠재된 힘을 가늠할 자는 아무도 없었다.
설사, 대혈풍이 대륙을 휩쓸지라도 그들은 오직 목탁을 두드리며 불경을 암송할 뿐이었다.
허나, 아무도 제석천(帝釋天)의 콧수염을 건드릴만큼 배짱 있는 자는 없었다.
그리고, 지난 이백 년의 시공을 흐르면서도 천불성련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한 사람의 힘 때문이었다.
천불대종사! 그는 대소림 출신이었다.
그리고, 소림칠십이종절예(少林七十二種絶藝)를 십오 세에 통달했다.
달마대선사가 남긴이후로 아무도 연성치 못했다는 달마성불지검(達磨聖佛之劒)까지도 극성까지 연마해 냈다.
이어, 그는 소림승적(少林僧籍)을 버렸다.
대륙불계(大陸佛界)가 그의 발 아래 섭렵되었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그는 서역으로까지 가고야 말았다.
대뢰음사(大雷音寺)! 소뢰음사(小雷音寺)! 용화사(龍華寺)! 천불사원(天佛寺院)! 홍황마찰(紅皇魔刹)! 혈요비암(血妖秘庵)! … 백 년에 걸친 구도의 고행.
마불(魔佛), 악불(惡佛), 요불(妖佛), 뇌불(雷佛), 사불(邪佛)… 불가(佛家)에서 이단시 하던 밀불류(密佛流)조차 그는 섭렵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저 위대한 천불지존이 탄생했으니… 천불대종사! 그는 영원히 꺼지지 않을 살아 있는 성불의 신화였다.
한데, 그런 그의 성명이 공령천신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이었다.
그 의미는…? "어? 술이 없잖아?" 공령천신은 호로병을 거꾸로 들고 흔들었다.
그러나, 술은 과연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곧 하후미린을 보며 명령조로 말했다. "야! 너 술 좀 사거라.
술만 잘 사면 앞으로 네게 큰 이득이 있을 것이다." 그 의미야 어찌 되었든 하후미린은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든지 드십시오."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공령천신은 점원에게 고래고래 고함치듯 외쳐 대었다. "들었느냐? 냉큼 백화주(百花酒) 열 동이만 가져와라!" "열… 열 동이씩이나… 요?" 점원은 기가 차서 말문이 막히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공령천신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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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왕(火龍王)] 와룡강 - 8편 (8/36)
천풍혈! 그것은 천상삼사 천풍사만이 지녔던 바람의 혈맥(天風血脈)이었다. 천림! 그것이 과연 무엇이기에 그 초극이도 불완전한 기인의 집합지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미린. 그 분의 얼굴을 보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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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왕(火龍王)] 와룡강 - 9편 (9/36)
(놈들은 나 천세잠룡을 노릴 것이고. 천림의 진정한 힘을 저울질할 것이다!) 하후미린의 입가로는 싸늘한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그런 때에 철화와 벽하의 초인지경에 이른 것은 다행스런 일이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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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왕(火龍王)] 와룡강 - 11편 (11/36)
(그 자는 천림을 가볍게 보았다! 육합이 전력을 기울여야 천림이 무너진다는 것을 간과했다! 그렇다면…) 하후미린은 흡족한 웃음을 흘리며 걸음을 옮겼다. (힘을 얻을 수 있는 시각이 있겠군!) 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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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왕(火龍王)] 와룡강 - 12편 (12/36)
황제내경이 무도(武道)의 천의술(天醫術)이라면, 신농의서는 천하의 인의술(人醫術)이었던 것이다. 천약종! 창천을 흐르는 한 줄기 백운(白雲) 같은 인물인 그는 천하에서 가장 존경받는 몇 안 되는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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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왕(火龍王)] 와룡강 - 13편 (13/36)
"모화의 가슴은 언제나 푸근해…" 마치, 어린아기가 어머니의 젖을 빨 듯 그는 갈색의 오똑하게 솟은 유실을 깊숙이 배어 물었다. "아… 소야!" 모화는 하후미린의 머리를 보듬어 안으며 교음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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