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난 명기다!! -67부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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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난 명기다!! -6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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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초목이 몸을 떨고 동장군이 크게 헛기침을 한 듯 매서운 한파가 이어질 무렵이었다.

교목 위엔 전날 내린 눈이 얼어붙어 한겨울에도 푸른 가시를 내빼고 있는 상록수를 희게 덮어버려 가뜩이나

앙상한 가지를 부르르 떨게하고 매서운바람이 강하게 불어와 작은 얼음 알갱이를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일으켜

붉게 달아오른 연통을 그립게 만드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갈탄이 우유박스에 수북히 담겨있고 난로 주변으로 설치된 안전대 위로 하얀 종아리를 검게 둘러싼 짙고 

투박한 스타킹을 신은 다리가 걸쳐져 있었다.
모래와 검은 그을음이 둥둥 떠다니는 양동이에 든 물 위엔 작게

접힌 종이학이 한껏 물을 머금어 제대로 서있지 못하고 기우뚱하고 있다.

난로의 열기에 두 볼이 발개진 두 소녀 중 하나는 나였다.
한 때 단짝이었던 연주와 새벽같이 등교해 난로가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혜미야! 넌 몇 살쯤 결혼 할꺼야?"

"글쎄~~ 난 빨리 하고 싶어..."

 

"그렇구나...
난 좀 늦게 하고 싶은데~"

"그래? 왜?"

 

"몰라~ 그냥...
멋진 여성으로 살다가 좀 천천히 가고 싶은데?"

"난 진짜 잘생기고 키도 크고 착하고 돈도 많고 무엇보다 나를 너무 아껴주는 남자랑 결혼할꺼야"

 

"기지배! 그런 남자가 우리같은 촌년을 좋아라 하겠다!"

"왜~ 사람일은 모르는 거잖아...그런 남자 만나면 확! 자빠뜨려서..헤헤"

 

"하하하하...미치겠다..."

"왜~ 그렇게 해서라도 잡아버리면 되잖아~"

 

인생에서 처음으로 결혼을 얘기하던 어린시절..
중학교 3학년이었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가득한 소녀시절 한폭의 수채화로 담아도 그저 아름답고 예쁘게만 보일것 같았던

그 시절 처음으로 아무생각없이 나눴던 결혼이라는 주제가 그리도 깊게 머릿속에 남아 있을 줄을 그땐 알지

못했다.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지만 혼전임신이란 것을 그땐 하나의 말장난으로 생각을 했었다.
연주와 얘기하며

웃을 수 있는 하나의 농담으로 치부해버렸던 것이었다.

 

"프로포즈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프로포즈?"

 

결혼, 여자에게 있어서 그 단어만큼 수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단어가 또 있을까?

어른이 되서는 당연하지만 그 어린아이였을때도 프로포즈에 대한 환상은 유독 한국이라는 나라의 여성들에게

있어서 낭만이고 꿈이었다.
어떻게하든 결혼만 하면 되겠지만 그런식의 결혼은 진정한 결혼이 아닌 것이었다.

처음으로 약10년후의 어떠한 한 남자가 내게 프로포즈를 하는 생각하는 나였다.

 

'음............
도대체 뭐가 로맨틱하고 멋진 프로포즈일까?'

 

"그래...프로포즈..."

"음...
그냥 난 진심을 담은 한마디였으면 좋겠어!"

 

"어흐~ 뭐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놀이공원에서 다이아가 박힌 반지 이벤트나 꽃다발로 온통 방을 꾸며준다거나

뭐 그런거도 없어?"

"모르겠어..
그냥 굉장히 평범하면서도 진심이 느껴지기만 하면 좋을것 같애...
그저 아~ 이게 프로포즈를 

한거구나 라고 느낄수 있을정도만 되면..."

 

연주의 얼굴엔 시시하다는 표정이 한가득이었다.
특별한 것도 없고 그렇다고 값비싼 선물을 바라는 것도

아닌 내가 이상하게 보였을것이다.
그땐......

빨갛게 보일정도로 달아올랐던 난로의 열기가 누그러들자 몸을 숙여 갈탄을 집어 난로의 주둥이에 집어넣는

연주는 이해못하겠다는듯 고개를 가로젓고 있었다.

 

결혼이라는 것, 불과 한달 전 만해도 생각치 못한 일이었다.
그 상대가 석민이라는 것도 그랬다.

수학의 공식처럼 만약 결혼을 한다면 그 상대가 진호일꺼라는 무의식속의 외침이 어긋나고 얼마 안돼 덜컥

임신사실을 알아버린 나로서는 이미 결혼에 대한 환상이나 프로포즈같은 세세한 것까지 따질만큼 심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두 남녀의 결실이자 또 다른 시작의 의미, 단순하게 생각하면 초등학교 수학문제도다 더 간단하고 쉬운문제였지만

또 다시 머릿속을 짓누르는 고민과 걱정은 새롭게 싹 트고 있었다.

임신라는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결혼이 아닌 진정 내 마음이 그 결혼을 받아들이기 위한 수순인 것이었다.

복잡한 심경이 싫어 무시할만한 일도 아닐뿐더러 내겐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따끈한 우유를 마시며 옛 기억에 빠져 지나가는 커플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팔짱을 낀 사람, 손을 맞잡은 사람, 어깨를 두른 사람, 마주보며 허리를 맞잡은 사람 모두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

행복한 모습들이었다.
당장 뛰어나가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사랑이란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무게와 부피이기도 했고 숫자로 매길 수 없는 오묘한 것이었다.
미워하는 마음과 같이.

어느새 맞은편에 의자를 빼고 있는 효진이 손을 눈앞으로 휘저으며 빠져있던 넋을 집어 넣어주고 있었다.

봄이라고 화사한 미니스커트에 티셔츠를 입은 효진은 이미 자신의 아픔을 모두 떨친듯한 모습이다.

 

"뭐하는데 그렇게 얼을 빼놓고 있어~"

 

효진이 핸드백을 옆 의자에 올리며 말을 건냈다.
아얘 자리에 앉기전에 커피를 주문해서 들고 왔는지

테이블 위엔 마끼아또 한 잔이 종이컵에 담겨 있었다.

 

"효진아~ 죠기 보이는 커플...
얼마나 사랑할까? 쟤네는 결혼을 할까?"

 

유리창으로 보이는 허리를 감싼 남녀에게 시선을 고정한채 효진에게 묻고있는 나였다.

그들의 행복해 보이는 미소가 나의 마음까지 따뜻한 봄빛을 불어 넣어주는 것만 같았다.

 

"미친년! 또 혼자 청승이구나~ 에휴~~~ 좀 나아졌나 했더니"

 

커피의 뚜껑을 열고 얇은 스틱으로 커피를 저으며 짧은 한숨을 내놓은 효진의 말에 작은 웃음을 던져주며

우유를 입에 가져다 댔다.

 

"아니야..
나도 다 나았어...
완전히 지울 수는 없잖아~"

"허이구...
그러셔? 근데 왠 우유야?"

 

"그냥 먹고 싶어서"

"임신한년처럼 청승맞게 뭐냐?"

 

아무렇지도 않게 커피를 두 세번 저은 효진은 커피를 조심스레 입으로 마셔냈다. 

그런 효진에게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웃자 되레 당황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묻는다.

 

"얘가 오늘따라 왜 이래? 너 미쳤어?"

"안 미쳤어.."

 

"나~참! 놀래라...미친년처럼 표정은 그게 뭐야~ 멍 해가지고는...
이런년이 어디가 예쁘다는거야 남자들은..쯧"

"왜~ 나 이쁘잖아!"

 

"그래그래..
인정..예쁘다 이년아!"

"너 내가 진짜 놀라게 해줄까?"

 

공주병증세에 시달리는 나를 보아온 효진은 예전처럼 다시 증세가 도진듯 대답을 하는 나를 보며

눈을 살포시 내려 깔았다가 금새 눈이 동그래지며 뚫어져라 쳐다봤다.

 

"뭐야? 또 있어? 니가 그렇게 나오면..
좀 무섭단 말이지! 좋은일이야 나쁜일이야?"

"글쎄...좋을수도 있고 나쁠수도 있고...."

 

"그게 무슨 뜻이야~ 좋으면 좋은거고 나쁘면 나쁜거지!"

"그냥 내 심정이 그래...."

 

내 자신도 그랬다.
좋아해야 할 일인지 아니면 눈물을 흘려내야 할 만큼 슬퍼해야 할 일인지, 어제했던 생각과

지금 생각은 변덕이 죽 끓일듯 오락가락했다.
절반 이상만 되면 당선이 되는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심경의 변화가 생길수록 점점 머리도 복잡해졌다.

석민이 싫어서가 아니라 나 조차도 인정할 수 없는 내가 꿈꿔오던 결혼의 시작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뭔데...얼마나 놀래켜 줄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시나~"

"놀라지마! 알았지?"

 

아무말 없이 나의 입술에 시선을 고정시킨 효진은 웃음기까지 뺀 담백해진 얼굴로 대답을 기다렸다.

감이 잡히지 않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나 결혼 할 것 같애...
석민오빠랑..."

 

효진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그렇다고 어떠한 말을 해오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눈만 껌뻑이며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만을 지어내고 있을 뿐이었다.
적잖이 놀란 표정이었다.

 

"너....너! 노..농담이지?"

"정말이야.
나 임신했어~ 석민오빠 아이가졌어..."

 

효진은 벌어진 입을 다물생각도 하지 못했는지 한참동안 말을 이어내지 못했다.

눈동자가 돌아가며 나의 얼굴과 몸매를 훔쳐 볼 뿐이었다.

 

"그..그래서 결혼을 하겠다고? 너 진짜 석민오빠 사랑했던거야?"

"그걸 잘 모르겠어..
예전에 같이 살 땐 사랑이라고 느꼈는데 한동안 헤어지고 나서 생각해봤을땐 연민이였다고

생각들었거든...
나도 그것때문에 좀 고민이야"

 

"우리가 결혼 할...
나이이긴 하지만 임신했다고 해서 섣부른 결정하는건 아냐?

솔직히 내가 아이를 지워서 억울해서 이런말을 하는건 아니지만...
진호는? 아니 진호를 떠나서 다른 사람을

떠나서 니가 이런식으로 결혼을 하면 니 자신이 행복할것 같애?"

 

나는 그녀의 물음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효진의 말이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도 그녀를 부추겨 중절수술에 이르게는 했지만 나와는 다른 얘기였다.

분명히 큰 축하는 해주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효진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닌

진심이 담긴 표정과 말투에서 나는 다시 진지하게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너 이대로 행복하니?'

'혹시 진호와의 헤어짐때문에 가늘고 얇아져 쓰러져가는 마음을 의지 하는거니?'

'정말 석민을 남편으로 맞아 행복할 수 있니?'

'아이는 죄가 없지만 너의 진심은 뭐니? 혹시 진호가 돌아오기라도 바라고 있는거니?'

 

'진호가 돌아올꺼라고 생각하니?'

'그럼..이미 생겨버린 아이를 지울셈이야?'

'결혼이란게 별거니? 맞춰가면서 살면 되는거지?'

'석민만큼 착한남자로도 네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거야?'

 

머릿속의 선과악이 극명하게 대립을 하고 있었다.
선은 신중하라고 말을하고 악은 대충 껴맞추면 된다고

윽박을 지르고 있는 중이었다.
복잡했다. 

그들의 물음 그 어떤것에도 확실하게 대답을 해 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이 결혼은 하지 않는 것이 맞을

것이었다.
나도 행복해질 수 없고 석민 또한 불행해 질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머리가 깨질듯 아파오기 시작했다.
선과악은 두 손을 맞잡고 어깨동무까지 해가며 기분나쁜 웃음을

흘려내더니 똑같이 그리고 동시에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내게 말을 던졌다. 

천사가 악마처럼 보이고 악마는 더 흉측해 보일정도의 강력한 물음이었다.

 

'야! 이혜미! 니가 이렇게 따질 자격이 돼?'

 

잊고 있엇다.
까맣게 잊고 있었다. 

말없이 떠나버린 진호에 대한 배신감, 두 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승수의 강간으로 입은 상처로 인해

나 스스로 정화된 느낌이 잘못된 것이라는 깨달음의 물음이었다.

그동안 너무 나의 편에서서, 남들을 보지 못하는 내 자신을 조금씩 보게 된 것이었다.

이기적이었던 내 스스로를 다시 되돌아보는 중이었다.

그제서야 머리와 마음에 확고해지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 스스로 이 악연들을 끝맺어야 했다.

임신은 별개의 문제였다.
사랑이 아닌 연민이었다면 그냥 아이를 지웠을것이었다.

사랑이니까 석민을 다시 찾았고 그 석민이 진호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또 다시

이기적인 나의 무의식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랑이었다.

다만 그 사랑앞에 잊었다고 생각했던 너무도 거대한 장벽같은 진호의 잔상이 남아 나를 괴롭히던 것이었다.

 

"나..
석민오빠 사랑해~ 사랑이 맞았어! 그리고 내가 벌인일 내가 끝내고 싶어"

"정말 사랑하는거 맞아? 그런거야?"

 

"응~ 사랑해..
사실은 진호때문에 몰랐었어! 근데 오늘에서야 마음정리가 된 것 같애..후련해"

"축하해 혜미야~ 상처받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해!"

 

"미친년! 오늘보고 안 볼래 이제?"

"헤헤..그런건 아니지만 축하는 해줘야지~"

 

방긋 웃는 얼굴로 돌아온 효진은 내 손에 손을 덮어잡으며 축하를 해주었다.

어느새 어둑해진 거리를 돌아보자 허리를 맞잡고 끌어안은 커플은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 

어둠과 빛, 그것은 극명히 달랐지만 너무도 닮아있었다.
모든일은 빛에서 시작을 해도 어둠을 거치기 마련이었다.

내가 내린 결론이 비록 어둠에서 시작은 되었지만 밝은 빛을 머금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뿐이었다.

 

 

>>>>>

 

 

한결 가벼워진 마음이었다. 

간만에 효진이 친구의 역할을 해 준 것같아 가벼워진 마음만큼이나 가뿐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다.

거리에 빛나는 네온사인들이 반짝이며 나의 결혼을 축하해 주는것만 같았다.
아직 양가에 허락을 받은것은

아니지만 손을 뻣으면 잡힐만큼 가깝게 느껴졌다. 

집안으로 들어서자 앞치마를 두른 석민이 웃는 얼굴로 나를 반겼다.
여전히 남자와 여자의 모습이 뒤바뀐듯 

했지만 그런 석민의 모습이 낯설지는 않았다.
예전도 그리고 지금도 석민의 모습은 바뀐것이 없었다.

 

"밥 안먹었지? 거의 다 됐어.
조금만 기다려~~"

 

사랑스러웠다.
아니 사랑하려고 노력했다.

변함없는 모습으로 나를 아끼는 그를 이젠 더 이상 배신하고 싶지 않았다. 

목숨을 버려도 좋을만큼 사랑을 해본적은 없었지만 진호를 떠나버린 후 나는 더이상 내것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석민도 내 남자였다. 

진호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을만큼 나를 아끼고 사랑했다.
그런 그의 사랑에 배신따윈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이 얼마나 아픈것인지 알고 있었으니까...

 

'혹시...남자친구랑 헤어지면 나한테도 기회를 줄 수 있어?'

 

옷을 벗어내며 갈아입는 도중에 석민이 했던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괜히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찌 됐건 그 약속은 지켜졌고 되레 이젠 내가 그에게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될 기회를 얻어야만 할 것 같았다. 

 

/식사하세요~ 혜미님!!/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채 천연덕스레 소리치는 석민이었다.

아마도 내가 그와의 결혼을 두고 자칫 아이까지 지울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을 알면 엄청난 아픔을

느꼈겠지만 그가 느끼거나 알아채기도 전에 마음을 잡을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됐다.

알았다는 대답을 던져놓고 나머지 옷을 갈아입은 후에 식탁으로 다가갔다.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뚝배기엔 갈비찜이 먹음직스레 담겨있고 잡곡밥도 차져보였다.
엄마보다도 석민이

해주는 밥이 훨씬 맛있었다. 

 

"우와~~ 나 줄려고 이렇게 많이 차린거야?"

"아니! 우리 애기 줄라구..."

 

"너 머얏! 완전 재수없어!"

"우리 애기한테 좋은말만 해주고 싶다며?"

 

"흠! 웃기시네! 나 너랑 결혼 안해! 갑자기 짜증났어!"

"농담이야 농담! 아이 태어나도 난 혜미를 더 많이 사랑할꺼야~"

 

식전부터 떠들썩하게 농담을 주고받은뒤 식탁에 앉아 식사를 이어갔다.
밥맛이 꿀맛이라는 것이 몸에 와 닿을만큼

어느것 하나 맛없는게 없었다. 

석민이 서울로 다시 올라온지 닷새째였지만 몰라 볼 만큼 달라진 나의 얼굴이었다.
영양섭취도 제대로 못했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탓에 피부가 많이 망가져 있었는데 금새 혈기를 되찾았다.
빠졌던 살들도 점차 회복되어

보기좋게 만들었다.
예전의 내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외모도 그리고 마음도...

 

"오빠! 식당할래? 진짜 맛있다~"

"진짜? 많이 먹어...
어? 이제보니 혜미 살졌네? 이제 좀 봐 줄만 하다"

 

"나 이러다 돼지 되겠어...
요즘 밥이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

"괜찮아~ 많이 먹어...
살쪄도 우리혜미만 사랑할께~"

 

"웃기시네! 바람만 펴 봐~ 아주 주겨버릴꺼니까!"

"하하하..알았어~"

 

호탕하게 웃어 넘기는 석민의 얼굴을 보며 속으로 뜨끔하는 나였다. 

과거일 뿐이라지만 석민과 함께 생활을 하던 그때에도 나의 욕정열차는 건너뛰는 역이 없었기 때문이다.

종수도 그랬고 그 전의 일이지만 우혁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승수의 일도 다 알면서 모른척 넘어가 준

석민에게 고마운 마음 뿐이었다.

석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식탁위로 올려놓고 컵을 찾는지 무언가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에게 건낸 죽여버린다는 말이 아직도 민망하게 느껴져 고개를 숙이고 밥만 쳐다 볼 수 밖에 없었다.

 

'어흐~ 다시는 죽여버린다는 말 하지 말아야지...
버릇이 되서...'

 

석민은 별말도 하지 않았는데 혼자 찔러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였다.

부드럽게 목을 감아오는 석민의 오른팔이 가슴을 지나 왼쪽 어깨를 감싸쥐었다. 

두근거리는 그의 심장이 내게 전해져오고 있었다.
애써 참는듯한 거친 숨소리와 잘게 떨리는 몸까지 엄청난

긴장감이 몸을 타고 내려와 발가락 끝에 모여 아리함을 전해주었다.

나도 모르게 발가락이 움츠려들어 양발이 만나 베베 꼬여가고 있었다.

 

이름모를 야생초와 꽃들이 그득히 담긴 예쁜 머근잔이 눈앞으로 나타났다.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어떤 녀석은 조금 시들해보이기까지 한 모습이었다.
며칠전부터 잠시 잠깐 나가던

석민이 이것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던 모양이었다.
한눈에 봐도 어설프고 볼품없는 프로포즈였다.

하지만 그 어설프고 볼품없는 프로포즈에 한 줄기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감동이 아닌 감격이었다. 

 

"이 꽃보다 더 예쁘고 비싼 꽃들이 많은건 알아...
근데 이놈들처럼 여기저기 자유롭게 꽃을 피우고 

아는 사람들에게만 사랑을 받고, 야생초처럼 비와 바람, 그리고 그 추운날을 이겨내고 씨앗을 품고 있다가 

싹을 틔운것이 꼭 나랑 혜미 너 같아서.........

많이 아팠고 많이 상처 받았지만 보살핌 없어도 꽃망울을 피어내는 이 꽃들처럼 잘 이겨내줘서 고마워~

끝까지 옆에서 지켜주지 못한걸 너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어.
보듬어주지 못 한걸 비겁하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젠 떠나지 않을께..
무책임하게 널 혼자 두지 않을꺼야~

오늘까지만 야생화처럼 살자! 내일부터는 따뜻한 온실과 영양가득한 토양에서 뿌리내릴수 있도록 오빠가 물도

주고 보살펴줄께..
사랑해 혜미야~ 나랑 결혼해줘"

 

머금컵을 두 손으로 쥐어잡자 팔을 풀고는 주머니에서 뭔가 뒤적거리는 석민이었다.
뻔했다. 

이런 시시하고 말도 되지않는 프로포즈에 왜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이해할수 없는 나였다. 

단 한번도 야생화같은 삶을 산 적이 없었다고 생각한 나였지만 석민의 눈에는 너무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 온 것처럼 보였나 보다. 

계부와 엄마의 불륜, 그리고 또 그 계부와의 관계, 부모님의 이혼, 강간, 그리고 욕정을 찾아헤멘 수많은 시간들...

어쩌면 야생화에도 끼지 못 할 잡초같은 인생을 살아온 나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역시 머리보다 빠른 가슴이었다.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어린시절부터 조금전까지의 모든일들이 야생화에

비교해서 부족하지 않음을 뒤늦게 가르쳐주는 머리였다.

왼손의 약지에 차가운 느낌이 들어왔다.
너무도 간단한 모양의 가락지같은 반지였다.

그 흔한 큐빅도 하나없는 순수하리 만큼 깨끗한 반지였다.

 

"치! 뭐야...훌쩍...
내가 그럼 막자란 야생화밖에 안된다는거야? 온실에서 곱게 자란 애들보다 

못생겼다는거야 뭐얏! 너 죽을래? 흑흑...
밥상머리에서 왜 울게 만들어! 너 진짜 죽고싶어?"

 

나는 일어서서 석민에게 매달렸다.
내가 그토록 고민을 하고 고심을 하던것도 석민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던

이유라도 됐던 것 처럼 석민의 고백에 그런 감정들은 남김없이 씻겨져 나갔다.

 

"나도 사랑해 오빠...
부족하고 흑...더럽혀진...."

"그건 세차게 내린 비때문이야..
무심하게 내리친 비가 흙탕물을 튀겨 더럽혀진 것 뿐이야~

내가 깨끗하게 씻겨줄께....고운 천과 맑은 물로 더럽혀진 그 예쁘고 아름다운꽃! 빛날만큼 닦아줄께~"

 

말을 가로막으며 석민이 나지막하게 말을 건내온 석민의 말이 너무도 달콤하게 들려왔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수많은 풍선도, 그 흔한 은은한 촛불대신 이미 식어 굳어가는 갈비찜과 환한 형광등 아래 나는 석민과 평생을

같이 하자는 약속을 했다. 

순수하던 어릴적 처음 생각했던 그런 평범하고 볼품없는 프로포즈였지만 나의 심금을 울려내기엔 부족함이

없는 가장 아름다운 이벤트였던 것이다.

 

"혜미야~ 사랑해...."

"나도 잘 할께 오빠"

 

먹던 밥은 잊은지 오래였다.
서로의 몸을 부둥켜 안은 나와 석민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서서히 입을 맞춰

나갔다.
아직까지 갈비찜의 뒷맛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것은 석민도 마찬가지였다.

확실하지 않지만 키스의 유래가 생각이나 피식하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깨는 그런 웃음이었다.

 

"왜 그래~"

"오빠 키스를 왜 하게 됐는지 알아?"

 

갑자기 왜 그 생각이 났는지 모를일이었다. 

입과 입에서 음식냄새가 피어 올라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예전 원시시대에도 사냥은 남자의 몫이었고 집안 살림과 육아는 여자가 했대..

농경사회가 되기 전까지는 먹을것이 부족해서 사냥한 것을 놓고 사냥하러가기가 불안했던 남자들이

사냥을 다녀와서 자기몰래 아내가 음식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확인하기 시작한게 키스의 시작이라던데?"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깊은 키스를 해오는 석민은 잠시후 입을 떼고는 말을 건내왔다.

무언가를 생각하는듯 하더니 미간을 찡그리며 애써 화난 표정을 지어낸다.

 

"나 몰래 갈비먹었지! 일루와~ 혼나야겠어~"

"치~ 어떻게 혼내려고?"

 

"대포 좀 맞아야겠어! 따라와!!"

"어우~ 야! 내려놔! 안 내려놔?"

 

석민은 나를 안고 침실로 뛰어 들어가 조금은 거칠게 내려놓고 더운 입술을 포개왔다.
짜릿한 느낌이

온몸에 퍼져나가 알싸한 느낌까지 준다.
유쾌했던 감정은 어느새 에로틱하고 끈적한 느낌으로 변해있었다.

나란히 침대에 오른 나와 석민은 서로의 몸을 느껴가며 천천히 옷을 벗겨 내려가기 시작했다.

석민의 차가운 손이 따뜻한 품속으로 들어와 신경을 깨웠고 잘게 움직이는 손마디가 나의 몸을 연주해갔다.

내가 티셔츠와 분리되면 석민도 티셔츠와 분리해 나갔고 나의 반바지가 벗겨져 나가면 그 역시 반바지가

벗겨져 나갔다.
서로의 옷을 벗겨주며 부드러운 손길로 맨살을 어루만질때마다 부끄러움과 떨려오는 감촉에

가쁜숨을 들이내쉬어야만 했다.

이미 몸의 대화를 시작한 이상 딱히 필요한 말이 없었다.

사랑하다는 말도 사랑스런 손길로 어루만져주면 됐고 좋다는 표현도 거친 숨과 잔잔한 신음으로 대신하면

됐다.
나의 속옷이 드러나는 순간 이미 석민은 헐벗어 있었다. 

변한것 없는 그의 몸매는 자지도 변함 없었다.
굵게 변한 대포가 정말 나를 혼내주려는것 마냥 귀두를 부풀렸다

다시 작아지며 성을 내고 있었고 그 아래달린 묵직한 음낭도 탄탄하게 올라붙어 있었다.

나의 손은 나의 의지와 본능이 이끄는대로 그 뜨겁고 커다란 자지를 붙잡아 쥐었다.
나의 팔목보다 두꺼운

그것이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었다.
만지기만 해도 이미 오르가즘에 도달한 것처럼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아...오빠~ 결혼하고 나서도 이렇게 무섭게 서서 나 혼내줄꺼지?"

"그럼~ 이제 이건 혜미꺼잖아..
예전부터 자기꺼 였으면서..."

 

이성의 마비,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묘한 매력.
석민이 가지고 있는 자지의 대포의 위력은 그 순간만큼은

모든것을 잊게하기 부족함이 없었다.
처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다.

어쩌면 이 위풍당당한 자지가 아니었더라면 나는 석민에게 마음을 주기도 전에 기억속에서 지워버렸을수도

있었다.
나의 남자사냥에 있어서 가장 큰 피해자가 석민일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위해 나는 

석민을 사랑해야만 했다.
아니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전리품이었다.

 

서서히 고개를 숙여 귀두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뜨거운 귀두끝에서는 미끈한 액체가 흘러나와 입술에 닿았다.

난로만큼이나 뜨거운 자지는 서서히 나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모습을 감추었다.
통통하고 탱탱한 귀두가

한입 가득 느껴지며 뜨거운 열기를 나눠주었다.
사람의 체온이 이토록 뜨겁게 달궈지는것이 신기할 정도로 

뜨겁게 느껴지던 그의 자지를 전부 삼켜내기란 쉬운일이 아니었다.

목젖을 찔러대는 귀두가 너무도 두꺼워 숨을 막히게 했고 감질나는지 석민은 더욱 깊게 들어오려 허리를

앞으로 점점 내밀었다.
나의 머리가 자꾸 뒤로 밀려나며 석민은 허리가 잔뜩 젖혀지고 나 역시 거의 누워버린

상태의 자세가 되자 천천히 자지가 입에서 빠져나갔다.

 

"하아...하아..
너무 커~ 다 못 삼켜"

"미안...
헤미 입안이 너무 부드러워서~"

 

"일루와! 최대한 깊게 빨아줄게~"

"허읏!...헙!"

 

가랑이 사이로 팔을 집어넣어 회음부를 지나 석민의 엉덩이를 잡고 끌어당겨 자지를 입에 물고 혀를 돌렸다.

크고 강한 탄성이 터져나오며 허벅지의 근육이 춤을 추 듯 엉덩이를 뒤로 빼는 그의 자지가 입에서 빠져나갈새라

강하게 흡입을 했다.
이기지 못 할 쾌감이 찾아왔는지 순식간에 석민의 자지가 입안에서 '뽁'소리를 내며 

빠져나갔다.
귀두가 빨갛게 변해있고 자지의 기둥엔 강해보이는 힘줄이 튀어나와 터질듯 보였다.

다시 팔에 힘을 주어 자지를 끌어당기고는 다시 입에 물고 먹이를 찾는 뱀보다 더 빠르고 유연한 혀놀림으로 

석민을 공략해 나갔다.

 

"쪽! 쪼옵!! 낼름...뽀옥~"

"허...허헛....아흣!"

 

점점 얼굴이 일그러지는 석민은 쾌감에 가득차다 못해 넘치는 표정이었다.
허벅지가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가고

아랫배가 들락이며 점점 힘이 가득 들어가는것이 그 증거인듯 요란한 자지빠는 소리와 그의 크디 큰 신음이 방을

가득 메워 욕정의 시작을 알렸다.

얼굴을 잡고 허리를 움직여대던 석민은 입에서 자지를 뽑아내고 나를 침대에 눕히고는 거칠게 키스를 해왔다.

자지가 용수철처럼 튕겨지며 떨어지던 모습은 눈에 들어와 각인을 시켰고 그의 부드러운 혀가 입안을 파고들어

잇몸과 치아를 부드럽게 홀쳐내고 깊숙히 찔러들어와 자신의 흥분도를 알려주었다.

점차 허리를 타고 내려가던 석민은 가슴을 그냥 통과하고 은밀한 숲에 멈춰섰다.
그리고 잠시간의 숨막힐듯

고요한 침묵이 거친숨을 몰아쉬는 나와 석민을 살포시 감싸며 긴장을 하게 만들었다.

 

"아~앙..
뭘 그렇게 쳐다보고 있어~"

"예뻐! 정말 예뻐! 할 얘긴 아니지만 남자라면 누구라도 탐낼만해~" 

 

"치~ 나도 할말은 아니지만 누구나 탐내했잖아~"

"예뻐! 보고만 있어도 쌀 것 같애...
붉은 속살이 살아 움직이는것 같애~ 힘이 느껴져!"

 

"하아....
빨리 들어와~ 빨리 해주면 안돼? 입으로 안해줘도 돼~"

"아니야......
이 샘물 내가 쪽쪽 다 빨아먹을꺼야~"

 

석민은 단숨에 코를 들이밀었다.
아직 샤워전이라 냄새가 날까 걱정스러웠다.

 

"아~아~~앙...
나 아직 안 씻었단 말이야~ 그냥 들어와~"

"괜찮아..낼름...
냄새 안나~ 향긋해!"

 

대음순부터 좁혀 들어오는 석민의 혀가 뜨겁게 느껴졌다.
많은 침이 부드러움을 더해주었고 후끈하게 불길을 

뿜어내며 애액을 흘려주는 은밀한 곳도 부끄러움은 벗어버리고 점점 모습을 드러내는듯 했다.

클리토리스엔 그의 코가 닿아 움직일때마다 자극이 되어 점점 몸을 달아오르게 했고 엉덩이와 허벅지를 문지르며

주물러대는 그의 양손엔 힘이 가득 들어가 떠오르는 기분을 안정감있게 잡아내고 있었다.

 

"하윽...아흣! 오..오빠 거....거기...거기...너무 좋아.."

"쫍! 쭈웁!! 낼름낼름...후루릅"

 

입을 동글게 모아 클리토리스를 쭈~욱 빨아들이고 있는 석민은 혀도 부드럽게 세워 그 작디작은 콩알을

굴려주며 자극을 주었다.
머릿속을 퉁퉁쳐내는 기분이 들고 나도 모르게 허리가 들썩거리며 항문에 힘이 잔뜩

들어가 쾌락의 나락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손가락중 하나가 똥구멍을 살살 간지르고 다른 손의 손가락이 질입구로 쳐들어오며 촉촉히 젖은 꽃잎이

물기를 가득 머금고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완연한 봄기운에 식곤증까지 더한듯 잔잔한 쾌감이 몸을 휩싸안아

점점 졸려져 가고 있었다.

 

"하아~~~~ 하악~~~"

"찌꺽! 쪼옵!! 쪽!"

 

천천히 몸에 기운이 빠져나가는듯 하더니 이내 긴장이 풀린 질에서는 맑은 애액이 왈칵하는 소리가 나는것처럼

쏟아져 흘러나왔고 그것이 신호탄이 됐는지 고개를 들어 젖꼭지를 한번 베어 물었다가 입술로 잘글잘글 깨문

석민은 다시 뜨거운 키스를 건내주었다.

여전히 뜨거운 귀두는 나의 침이 닿아 번들거림을 벗어버리고 뽀송하게 말라있었다.
그 뜨거운 열기에 물기는

증발이 되어버린 것 처럼 물기하나 없는 뽀송함을 가지고 있었다.

나의 몸을 강하게 끌어안은채 길고 굵은 자지가 꽃잎과 맞닿아 마찰을 일으키며 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서서히 나의 꽃잎을 헤치고 몸속으로 들어올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정열적인 빨간 꽃잎이 되고 싶다. 

부끄럽고 창피해서 얼굴이 붉게 물들어도 티가 나지 않게...

희열에 몸을 떨고 쾌락에 몸부림을 쳐 숨이 꼴깍 넘어가려 해도 몰라보게...

그렇게 빨간색이 풍기는 선정적이고 강렬한 색채같이 불같은 사랑을 나누고 싶다.

장미보다 더 빨갛고 피보다 더 빨간 꽃잎이 되고 싶다. 

한방울의 봄비가 그 애처로우리만큼 빨간 꽃잎을 적셔 메니큐어를 바른 것 같이 빛나는 모습이고 싶다.

강한 햇빛도 통과하지 못할 그런 불투명함을 닮고 싶다.

그 어떤 강한 바람이 와도 꿋꿋히 꽃받침에 고이 붙어 고고함을 유지하고 싶다.

오늘만큼은..
오늘만큼은..

마음것 느끼도 마음껏 유린당하고는 싶지만 흐트러지고 싶지 않다. 

그에게 흐트러진 꽃잎처럼 꺾인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오늘만큼은....

 

서서히 골반의 뻐근함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예열을 마친 복사기의 스캔이 밝은 빛을 일으키며 움직이듯

뜨거운 열을 뿜어내는 석민의 자지가 점점 깊숙히 파고 들어왔다.

첫날밤도 아니고 그와 처음으로 관계를 맺는것은 아니지만 결혼의 약속을 한 오늘만큼은 철저하게 나의 

색채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모든것을 다 알고 있는 석민이지만 오늘은, 하루만큼은 요조숙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멀리서부터 전해져오는 너울처럼 잔잔해보이지만 해변으로 다가올수록 파장이 커지는 쾌감을

이겨내기는 힘들었다.

 

"하..하악! 아...아흣!"

 

평소보다 빨리, 그리고 색기에 찬 신음이 터져나왔다.
뜨겁고도 희열에 찬 목소리라는것을 내가 먼저 느끼고

있었다.
골반의 뻐근함은 아랫배를 옥죄는 느낌으로 번져나갔다.
마치 몸 전체에 강한 압력이 느껴지는듯

가장 약한 부분이 터져 버릴것만 같았다. 

역시 내 몸은 휴화산이었다.
왕성하게 활동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던 휴화산이 점점 끓어가고 있었다.

붉은 피가 끓고 몸안의 많은 응어리가 그 뜨거움을 참지 못하고 점점 녹아들어 폭발할 액체들이 쌓여갔다.

그리고 점점 가장 약한 부분이 어디인지 이리저리 흐르고 이동하며 자리를 잡아가는것 같았다.

 

"아흥..흐음....아흣! 하악하악"

 

질척이는 질안을 마음대로 쑤시고 있는 커다란 자지가 느껴지고 그 느낌은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가끔은 몸을 뚫을듯 깊숙히 찔러들어왔고 가끔은 몸을 휘돌릴만큼 사방으로 휘감아치고 그리고 또 가끔은

북을치듯 몸을 퉁퉁 튕겨내기까지 했다. 

짧고 빠르게 움직이기도 하고 깊고 천천히 움직이며 혼란과 함께 불규칙적인 호흡이 너무도 거세게 쾌락을

쥐락펴락했다.
어찌할 바를 모르게 만드는 그였다.

 

고상한 자태를 뽐내고 싶어하던 꽃잎이 서서히 떨리기 시작한다.

붉은 얼굴탓에 부끄러운지 쾌락에 젖어있는지 알수는 없었지만 확실한건 위태해 보인다는 것이다.

살포시 내려앉던 가랑비는 세찬 소나기로 변해있고 강한 햇빛은 더욱 강해져있다. 

세찬 소나기가 아니면 이미 시들어도 벌써 시들만큼의 태워낼듯한 강한 볕이다.

살랑이던 바람도 돌풍으로 바껴있고 그 돌풍에 꽃받침마저도 위태롭게 떨고 있다.

아니 줄기까지 꺾여버릴 움직임이다.

 

더욱 단단하게 변한 석민의 자지가 깊고 얕은 움직임과 방향을 알 수 없을만큼 변칙적인 움직임에 질안의

구석구석이 모두 강한 자극과 그 자극의 여운에 농락을 당하면서도 빠져나가는 자지를 붙잡아 조르지 못해

안달이나 평소보다 더욱 몸을 꼬고 있었다. 

이미 전부 달궈진 몸이 터져버리기 일보직전이었다.
이제 어느부분으로 터뜨릴지만 정하면 되는듯 휴화산은

점점 활화산이 되어 뜨거운 용암을 머금고 기회만 옅보고 있었다.

석민의 허리는 더욱 빨라지기 시작한다.
거친 숨은 나의 가슴과 얼굴에 닿아 부서지고 뜨거워진 몸뚱이도

땀을 흘려내며 마지막을 향해서 힘을 다하고 있는듯 했다.

 

줄기가 힘없이 흔들린다. 

나의 마음을 그리도 간절히 전했건만 원망스레 힘을 잃어간다.

소나기는 폭우로, 폭우와 함께 동맹을 맺은 돌풍은 더욱 거세져 꽃잎을 한낱 한낱 날려보낸다.

꽃받침이 떨어지는 꽃잎에게 구원 손길을 내밀어주지만 인정도 사정도 봐주지 않는다.

떨어진 꽃잎이 멀어지면 빨간 색채를 순식간에 잃어간다. 

숨어있던 태양이 그때를 기다렸다는듯 바짝말려 곧 가루를 내버리고는 다시 검은 구름뒤로 숨어버린다.

얄궃은 녀석이다.

또 한잎..
한잎...

마지막 한잎...

이녀석 만큼은 지키고 싶다.
가루로 만들어버리고 싶지 않다.

 

땀이 범벅이 된 석민은 한줄기 땀이 구렛나루에서 주륵 흘러 턱에 괸다.

흔들흔들 위태롭게 흔들리던 땀방울이 턱끝에 고정되고 깊숙히 들어온 자지도 질근육의 환대를 받으며

움직임을 멈춘다.
몸에 점점 힘이 들어가는 석민은 석고상처럼 굳게 굳어 버렸다.

굉장한 압박과 호흡까지 멈춘 그가 더이상 견뎌내지 못하는듯 다시 턱에 고인 땀방울이 마구 흔들렸다.

그의 몸이 떨리는 만큼 나의 몸도 떨려갔다.
뜨거워진 은밀한 곳의 깊은 곳엔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듯 했다.

점점 커지는 귀두가 느껴지며 질안의 약한부분도 더욱 약해지는듯 했다.

땀이 가슴으로 떨어짐과 동시에 허리를 세차게 흔들어대는 석민과 눈치싸움에서 져버린 용암이 거칠게 밀고

나오기 시작했다.

 

"어...어...억! 읏!....흣! 오...옵...빠! 아흣!"

"혜...혜미야...싸...싼다..."

 

뜨거운 물줄기가 솟구쳐 들어왔다.
많은 양의 그것은 질벽을 때리며 미끈하고 끈적함을 동시에 선사했다.

허얗게 변해버린 애액과 정액이 만나 엉덩이골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읏!...으읏!! 오..오빠! 나...나 좀 꽉...안아줘~"

 

석민은 계속되는 사정과 함께 나를 으스러지도록 강하게 안아왔다.

숨이 넘어갈 것 같은 호흡과 몸의 작은 경련은 여전히 여운처럼 남아 나의 쾌감을 증폭시켰다.

뜨거운 용암이 터져 흐르자 점점 몸은 식어갔다.
떠오르던 몸도 석민이 굳게 붙잡아 도망도 가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렸다.

 

"하아...하아..
오빠 오늘 완전 죽여주는데?"

"근데 오늘 너 이상하다?"

 

"뭐가~"

"오늘따라 쑥쓰러워 하는것 같기도 하고..
부끄러움도 타는것 같고..."

 

석민의 말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닳고 닳은 여자.
걸레같은 여자가 연기를 한다고, 오르가즘을 참는다고 순결해지지는 않지만 왠지 모르게

오늘만큼은 고분고분한 여자가 되고 싶었다.

쾌락도 느꼈고 흥분도 했다.
이성을 잃고 색기의 노예로 변하기 바로전 나는 제 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 꽃잎은 지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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