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난 명기다!! -57부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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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난 명기다!! -5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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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호의 양손은 나의 엉덩이를 받치고 펌프질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평소보다도 훨씬 많은 애액이 흘러 나와 진호의 자지를 더럽혀 나갔고 그로 인해 요란한 소리가 좁은 공간에 

울려 퍼지며 귀를 자극해갔다.
생리를 할 때가 되어서인지 평소보다는 점성이 덜한 애액이 흘러 나왔지만 양은

훨씬 많은 것이 느껴졌다.

 

"하아흑! 철썩철썩...찌꺽..자..자기야~ 좋아...죽을것 같애...하응~"

"허억~허억! 좋아? 나도 무척 좋아~ 혜미 보지가 까실거려~"

 

"하아..하악~~난 간지러워 죽겠는데~ 긁어죠!"

"흐흐...이렇게?"

 

왁싱을 했던 털들이 조금씩 돋아나면서 은밀한 두덩이 조금씩 가렵기 시작했고 진호에게 장난스레 긁어달란 말을

건냈지만 그는 진지하게도 손톱을 세워 긁어주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시원함보다는 그의 손길을 따라 자극이 되어가는 클리토리스에 쾌감이 느껴지며 점점 몸에 힘이 들어가고

높고 거친 신음이 터져나왔다.

 

"아!...아흑!..아~~ 흐윽! 끄음..."

"후우~후우!..혜미야 시원해?"

 

"아흑! 자기...야흣!...나 죽어..죽을거 같다구~"

"흐흐흐..."

 

진호의 팔놀림을 도와 목을 부여잡고 조금씩 허리를 움직이자 요란한 마찰음이 더욱 커지며 거대한 쾌감이 나를

휘감았다.
바닥에서 물을 내보내고 있는 샤워기도 쉬지않고 세찬 물줄기를 뿜어냈다.

이미 나의 애액은 진호의 자지 뿌리에서 하얀 거품을 만들어냈고 그것들이 다시 묽어지며 그의 음낭을 타고 변기

뚜껑까지 흘러내려 미끄럽게 까지 했다.

 

"아! 아흣!..하아~ 하읏..."

"후우...하아~~~~흣"

 

푸르른 초원이 펼쳐져 있다.

멋진 털이 빛나는 말들이 뛰놀고 그윽한 태양이 뿜어지는 스프링쿨러를 비쳐 빛 고운 무지개를 만들어낸다.

그 무지개는 사라지지 않고 나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뱅그르 돌아가며 연신 물을 뿜어내는 스프링쿨러도,

지칠줄 모른채 나를 업고 달리는 검은 흑마도 그 풍경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내고 있지만 더욱 자유스러워

보이는 나체의 나였다.

말이 달릴수록 나의 하얗고 봉긋한 가슴이 출렁이며 햇빛에 반사되는 빛을 맞았고 스프링쿨러가 뿜어내는 고운

입자의 물방울이 나의 머리칼을 적셔 등과 어깨, 그리고 가슴에 찰싹 달라붙어 태양빛을 막아주지만 그 아름다운

빛을 모두 막을 수는 없다.
빛나는 팔과 다리가 말 위에서 어우적거리고 안장과 맞닿은 곱고 여린 피부는 리드미컬

하게 부벼지며 나의 애액을 받아내기에 이른다.

 

진호는 손놀림이 빨라지며 나의 몸을 들썩이게 만들었고 유방이 사정없이 흔들리며 갈길을 잃은듯 방향이 없었다.

어느새 뒤집어져 천장까지 닿을 듯 한 샤워기는 힘찬 물줄기를 뿜어내며 박자를 맞춰 나갔고 곱게 부스러지는 그

물줄기가 부드럽게 나의 머릿칼과 어깨를 감싸주었다.

몸의 열기는 뜨겁지 않았지만 감춰져 있는 몸 속 깊은곳의 뜨거운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뜨거운 구멍과 뜨거운 막대는 마찰되며 더욱 뜨거운 열기를 서로 만들어 냈다.

 

"어억!..어윽....흐윽...흣!"

"후우..후우....훕!"

 

멈출 줄 모르는 흑마의 달림 속에 점점 안장의 미끄러움과 허리의 움직임이 따로 놀기 시작했고 거친 흑마의 

리듬에 몸을 맡긴 나 역시도 점점 쾌락의 나락으로 떨어져나가기 시작했다.

쉴 새 없이 뿌려지는 고운입자의 물방울과 내 몸을 튕겨내는 듯한 경쾌한 움직임, 그리고 신음을 불러 일으키는

안장과의 마찰은 계속 되었고 그럴수록 보지에선 부드러운 애액을 점점 많은 양을 흘려 보냈다.

골반과 허벅지는 흑마의 몸통을 옥죄었고 두 손은 가지런히 깍지를 끼워 갈퀴를 붙잡고 떨리는 몸을 지탱하기

바빴다.

점점 아랫배가 부풀어 오르는듯한 느낌이 들어온다.
촉촉히 젖은 머릿결도 흠뻑 적셔진 안장도 모두 나의 체액이

흩뿌려진 듯 한 느낌을 지워낼 수 없을때 아랫배는 편안해져 왔다.

 

거친 움직임을 계속하는 진호의 몸놀림에 쾌락에 젖은 나의 모습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 되었다.

샤워기에서 뿌리진 물과 땀자욱 이리저리 흩어져 얼굴이며 어깨에 달라 붙은 머리칼 그리고 힘을 잃은 나의 

고개가 이리저리 춤을 출 때쯤 더욱 강한 힘으로 진호의 자지를 물어대던 질근육들이 파르르 떨려오며 진한 

애액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뜨거운 액체가 쏟아져 내려 오는 것이 느껴졌다.

 

"꺼흑! 으읏!....어흑!"

"혜..혜미야...."

 

"아흣...
끄윽..."

"괘..괜찮아?"

 

그렇게 한참을 나를 위해 뛰어준 흑마도 조금씩 지쳐가는지 코에선 거친 숨을 몰아쉬고 힘이 빠져 나를

휘둘러대던 몸짓도 조금씩 작아져갔다. 

흑마의 목을 감은 팔이 떨려왔고 안장을 휘감았던 골반과 허벅지엔 작은 경련이 일기 시작했다.

거친숨을 내쉬던 말도 움직임을 멈추었고 지친 나를 등에 태워 사뿐사뿐 조심히 걷기 이른다.

 

'아..안돼! 멈추지마...달려...달려~~ 으랴!'

 

말을 듣지 않는 흑마였다.
아무리 채찍질을 해도 아무리 허벅지에 힘을 주어 자극을 해도 남의 일인 것 같이

초원을 빙글빙글 돌며 유유히 걸어나간다.

 

"하악...
더..더...
빨리..빨리"

"혜...혜미야~"

 

"아흐~ 빨리..."

"왜...왜그래~~응?"

 

다시 두 다리를 꼬아 진호의 허리를 움켜 잡은 나는 스스로 허리 운동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굳게 올라선 자지는 여전히 뜨거움을 선사했고 상하운동이 아닌 앞뒤운동을 해나갔다.
잔뜩 성이 난 자지가

질근육들의 환영을 다시 받으며 질안의 앞과 뒤를 쳐대고 그 움직임은 너무도 강하게 느껴지며 몸통을 울려댔다. 

 

"꺼흣..조..조금만 더 세게..빨리~이!"

"아..알았어~"

 

진호는 다시 나의 허리를 강한 악력으로 내 몸을 터트릴듯 움켜 잡고 앞 뒤로 문질러댔다. 

질안의 깊지 않은 곳의 작은 돌기가 그것에 맞아 점점 부풀어 일어나더니 참을 수없 는 쾌감을 선사했고 눈을

떠도 보이는 거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숨이 막혀왔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만큼의 강한 압박감이 나를 짖눌렀고 금새라도 몸이 터져 산산조각이 날 듯 피부가 곳곳이

찢어지는듯 갈라져가는 것 만 같았다.

 

"아! 아악~~~~~~~!"

 

외마디 비명이 흘러나왔다.
그리고는 허리가 뒤로 젖혀지며 뜨거운 물줄기가 진호의 살에 닿음을 느꼈다. 

그러자 진호도 황급히 나를 들어올려 대여섯 차례나 뿜어져 나오는 나의 분비물을 가슴으로 받으며 강한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뜨거운 진호의 물줄기도 나의 가랑이 사이를 지나 진호의 가슴까지 솟구쳐 올라왔고 그 다음부터는 엉덩이와

허벅지에 뿌려졌다.
그 누구의 사정보다 힘차고 강한 사정이었다.

몸의 경련이 멈추질 않았다.
다시 진호의 허벅지에 내려앉아 그를 강하게 끌어안고 몸을 떠는 나를 진호는

강하게 붙잡아 주었다.
나의 분비물과 진호의 정액이 묻어 무척이나 미끌거렸지만 서로 뜨거워진 몸을 부둥켜

안고 있었다.
오일을 바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미끌림이었다.

진호의 거친 손이 나의 등을 쓰다듬고 허벅지에 맞닿아 있던 그의 자지도 조금씩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으...으..으.....
으읏..."

"하아..하아..혜미야~ 괜찮아?"

 

"으...으..응...자기야..나 좀 꽉 안아줘"

"그..그래~"

 

진호의 팔에 힘이 더 들어가면서 나의 몸을 안아 주었고 그의 강한 품안에 들어가 편안하게 몸의 긴장을 뺄 수

있었다.
편안했다. 

대단한 쾌락의 증거가 사방에 보이고 있었다. 

진호의 가슴에 번들거리는 체액이며 조금씩 흘러나오는 진호의 정액이 그랬다.

 

"자..자기야~ 미안해..."

"무슨소리야~ 뭐가 미안해~"

 

"그..그냥..."

"하하하..싱겁긴"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머릿속에서 생각을 하기도 전에 먼저...

언제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진호를 속인 죄,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요분질을 한 죄.

용서를 구하는 말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는 사과였다.

웃는 진호의 음성이 나의 몸통을 울렸다.

그리고 부드럽고 그윽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짧은 키스를 나눠주었고 여전히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는

샤워기는 힘차게 덥혀지고 더러워진 우리의 몸에 작은 물방울을 쏟아내주고 있었다.

 

 

>>>>>

 

 

사람이란 동물은 언제나 주어진 환경에 적응을 해나가는 동물이었다.
하루도 보지 않고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도 며칠의 그리움과 추억만이 나를 괴롭힐 뿐 시간이 지나면 모든것을 해결해 주는 것 처럼 무뎌져갔다.

이부장도 그랬고 며칠전까지 죽고 못살던 석민도 그랬다.
아마 진호도 다시 귀대를 하고 나면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기같이 나의 가슴을 만지작 거리며 커다란 덩치를 잔뜩 웅크린 채 잠들어 있는 진호의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도 좋고 행복했다.

바닷가에서 돌아온 우리는 서로 아무것도 못하고 피곤함에 찌들어 잠을 자는 중이었지만 어느새 달아나버린

잠을 뒤로하고 진호를 내려다 보고 있었던 것이다.

시계는 새벽녘을 지나 점점 아침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피곤함도 잊은채 잠도 잊은채 그저 그를 내려다보는 나는

물기를 머금고 지난 일을 괴로워했다.

미안함의 눈물이고 고마움의 눈물이었던 것이다.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진호도 분명히 어느정도 감수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다른 남자들 같았으면 혹여

장난이라도 바람은 피지 않았냐, 껄떡대던 놈은 없었냐고 물어왔을법 한데 진호는 그렇지 않았다.

언제나 입버릇처럼 말하듯이 자신은 나만 좋으면 뭐든지 좋다고 얘길했다.
어제도..
엊그제도 그랬다.

동이 터옴과 동시에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듯 방안의 공기가 덥혀지고 있었고 밝은 빛도 한가득 들어오고 

있었다.
어느새 마른 두 눈이 초롱초롱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잠을 떨쳐냈고 나는 스르르 침대를 빠져나왔다.

 

'오늘 아침밥은 내가 해줘야지~'

 

씻는것도 잊은채 냉장고며 찬거리를 놓아두는 찬장도 살폈다.
내일이면 귀대를 하는 진호를 위해 아침만은 꼭

해 먹이고 싶었던 것이었다.
사실 이렇게 새벽같이 일어나 누군가를 위해 밥을 지어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왠지 새색시가 된 듯한 느낌을 머릿속에서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다.

 

'헤헷! 진호야..제대하면 정말 잘 해줄께...'

 

초보요리사의 요리실력은 한없이 부족했다.
말만하면 몇 십분 만에 뚝딱 만들어내는 석민의 실력과는 너무도

판이했고 나름 잘한다고 생각하던 자신감도 어느새 절망으로 변해갈 때 쯤 팬티차림의 진호가 큰 기지개를 켜며

다가와 뒤에서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었다.

 

"어맛! 깜짝이야..
잘 잤어?"

"언제 일어났어? 왠일이야? 아침을 다하고 있고..."

 

"우리 자기 맛있는거 해줄려고 하는데 잘 안돼! 짱나"

"대충해도 돼~"

 

"그래? 이렇게 시커멓게 탄거 그냥 먹을래?"

"푸훗~"

 

뒤지개로 검게 타 버린 야채들을 퍼올리자 작은 웃음을 지어내는 진호는 아무래도 좋다는 뜻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나를 감싸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가며 번쩍 들어 올렸다 내리더니 천천히 욕실로 향해 들어갔다.

결국 시도하던 야채볶음은 휴지통으로 들어가버렸고 냉장고에서 꺼낸 반찬들과 구수하게 끓고 있는 된장찌개만이

식탁을 차지했다.
무언가 부족한 것 같은 느낌에 계란후라이를 몇 개 해서는 접시에 담아내자 진호도 씻고 나와

식탁에 앉았다.

 

"빨리 와! 먹어~"

"우와~ 이걸 다 누나가 해놓은거야?"

 

나물이며 밑반찬등 석민이 만들어 놓은 것만 집어 먹던 진호는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더니 결국 입을 열었다.

'이건 절대 니가한 음식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듯 한 표정에 나도 모르게 경직 되어갔다.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같이 사는 남자가 만든 음식을 대접해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도 마음이 편치 만은 

않았던 것이다.
괜히 더욱 미안함만 가득해져 가고 있을 뿐이었다.

 

"왜?"

"이거 누나가 한 거 아니지! 솔직히 불어~"

 

"왜..왜~ 맛...없어?"

"누나! 사랑의 맛이 빠졌는데?"

 

"이게 아침부터 맞을라구! 빨리 먹기나 해!"

"흐흐흐 어디서 사왔어? 진짜 맛있네~"

 

입안 한가득 음식을 넣고 우물거리는 진호의 모습을 보자 더욱 미안함이 들어갔다.
내 자신도 된장찌개와

반찬들이 한사람이 만든 것이라는 공통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왠만하면 먹을 만한 된장찌개에 몹쓸짓을

한 것 같아 부끄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진호는 밥 한 공기를 너무도 맛있게 먹어 주었다.

 

휴가지에서의 피곤함 때문이었는지 해가 쨍쨍한 날씨임에도 진호와 나는 집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전이 무료하게 흘러가고 오후도 점점 늦어지고 있을 무렵이었다.
무료했지만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깨는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승수였다.

 

[어머..왠일이야?]

[크하하하~ 왜 궁금해?]

 

의외의 전화에 놀라기도 했지만 그의 반문에서 무언가 초조함이 나를 감쌌다.
진호는 아무렇지도 않게 티비를

쳐다보며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지만 나는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물을 마시는 척 주방으로 향했고 다행히 야구 하이라이트에 푹 빠진 진호는 신경을 이미 

티비에 겨버린 상태였다. 

 

[그..그냥~ 의외잖아]

[아~ 그렇지...
걱정마 이제부턴 아마 전화 자주하게 될꺼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타고 내리는 소름이 너무도 섬뜩했다.
귀신을 본 적은 없지만 마치 귀신을 만나도 이보다는

더욱 침착했을꺼라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걸린것 같은 느낌이 아니라 이미 승수는 모든 을 알고 있었다.
목소리의 자신감에서 알 수 있었다.

사실 진호만 없었더라도 길길이 날뛰며 아닌척을 했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무..무슨 일이냐니까?]

[왜 이렇게 말을 더듬으실까~ 나한테 뭐 잘못한거라도 있어? 크흐흐흐]

 

비열한 웃음이 들려오고 머릿속엔 온통 잘못 걸렸다는 생각만이 나를 억누르고 있었다.
승수의 비아냥은 계속

이어졌다.
그의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죽이고 싶을 만큼 야비하게 들려왔다.

 

[.........]

[이따 내가 놀러 갈께..
가서 아주 자세하고 정확하게 설명해줄께...흐흐흐흐]

 

[어..어딜 온다는거야! 오지마]

[아니야~ 갈께...기다리고 있어.
석민이새끼 또 짐싸고 난리도 아니겠구만..흐흐흐]

 

물잔을 든 손이 떨려오고 승수의 말에 제대로 대꾸도 못하던 나는 순간 깜작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슬그머니 다가온 진호의 음성 때문이었다.

나름 놀래켜 주겠다고 슬그머니 다가선 진호 때문에 애라도 있었으면 떨어졌을 정도로 놀라 자빠졌다.

점점 상황은 악화가 되어갔다.

 

"혜미야! 누구야?"

"어맛! 깜짝이야.."

 

"하하하 뭘 그렇게 놀래...누구야?"

"아...스...승수..."

 

"강승수병장님?"

"으..응~"

 

/강승수병장님~ 안녕하셨습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진호는 천진하게 수화기에 대고 크게 인사를 했다.
전화기의 건너편에서 비열한 웃음소리가 

기분 나쁘게 들려왔고 진호는 반가운 얼굴을 해서는 통화하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

[아이구~ 우리 사랑스런 후배도 때 마침 나와 있네~]

 

[.......]

[혜미야~ 좀 바꿔줄래? 큭큭]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진호에게 전화기를 넘겼다.
떨리는 손을 억지로 참으면서 한껏 상기된 마음을 추스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았지만 참고 또 참았다.

어금니를 물며 창가로가 맑은 하늘을 쳐다봐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바쁜 걸음걸이며 느긋한 걸음걸이도 도움이

되질 못했다.
웃으며 안부를 나누는 진호와 승수와의 통화는 길게 가지 못했고 어느새 폴더를 닫은 휴대폰을

내게 넘기는 진호였다.

 

"혜미야~ 여기.."

"....."

 

목소리가 떨릴것 같아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진호의 얼굴을 보자 다시 턱이 떨려오며 가슴 깊은곳에서 터져 오르는 미안함과 비참함이 섞여 터져 눈물샘을

자극했다.
나는 황급히 화장실로 들어가 변기에 앉아 소리없이 흐느낄 수 밖에 없었다.

 

"혜..혜미야~ 왜 그래~ 어디 아파?"

"후..훌적..
아..아니야~ 아까 밥먹은게..좀"

 

"그..그래? 그럼 약 사올께 조금만 기다려!"

"............."

 

현관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마자 목을 놓아 울음을 토해냈다. 

가슴과 목젖에 무언가가 걸려 답답함을 주었고 머리가 띵해질 정도로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한참을 서럽게 울어댔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고 그저 내가 죽거나 그를 죽이고 싶은 생각외엔 아무것도...

턱관절이 시릴 정도로 울음이 멈추질 않았고 서러운 울음뒤엔 격한 흐느낌이 찾아왔다.

도무지 괴로워 참을수가 없었다.

찬물을 틀어 옷을 입은 채로 몸을 적셔도 머리카락이 뽑혀 나갈 정도로 쥐어 뜯어도 가슴앓이의 고통을 이겨낼 수

없었다.

진호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오고 나는 다시 마음을 억지로 진정시켜야 했다.
진호에게 상처를 주고 싶진 않았다.

 

찬물을 맞으며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가자 자포자기의 허망함이 찾아왔고 그런 허망함은 나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걱정거리가 없어진 것이 아닌 그저 멍한상태, 바로 그것이었다.

젖은 옷을 벗고 수건으로 몸을 닦으며 욕실문을 나서자 약봉지와 물을 든 진호가 단 걸음에 다가와 건내주었다.

수건을 받아들어 나의 몸을 닦아주던 진호는 억지로 먹은 약껍질을 받아들고는 나를 침실로 인도했다.

언제나 따듯한 진호였다. 

 

"좀 쉬어~"

"....."

 

진호는 마른 수건을 베개에 덧대주고는 젖은 머리칼이 몸에 닿을새라 머리를 감싸주었다.

진정됐던 마음이 진호의 얼굴을 보자마자 다시 뜨거워지며 뭉클해졌고 두 눈엔 다시 물기를 담았다.

코끝이 빨개지며 코가 막히기까지 했다.
그의 얼굴을 보고있는것 자체가 너무 괴로웠다.

 

"많이 아파?"

"자...자기야..나 좀 안아줘~"

 

진호는 이불을 덮어주며 나를 안아주었다. 

뛰고 있는 그의 심장이 나의 가슴을 통해 느껴졌고 정성스레 감싸안은 팔뚝에선 나를 위하는 마음이 가득 

느껴졌다.
그런 그에게 너무도 모자란 내 자신이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열 봐~ 병원 안가도 되겠어?"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 외엔 할 수 없었다.
가증스런 입을 열면 변명을 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다시 이불을 챙겨주며 이마와 볼을 만지던 그의 손이 떨어져갔다.

나에게서 완전히 떠나버릴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잡지 못했다.

 

"한숨 푹 자~"

"......."

 

"아! 이따 강승수병장님 놀러 온다고 했는데...
그냥 자고 있어~ 알았지?"

"........."

 

"그럼 나 나갈께~"

"저..기...지..진호야~"

 

쉬라며 방해가 될 까 뒤돌아나가려는 진호를 불러 세웠다.

잘생기진 않았지만 내 눈엔 그 누구보다도 정직한 한 사내가 그윽한 눈빛으로 왜그러냐는듯 물어내고 있었고

나는 그에게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

"아..아냐~ 미안하다고~"

 

"치~ 싱겁긴...
빨리 낫는게 안 미안한거야~"

"아..알았어~ 나 좀 쉴께"

 

방문이 닫히고 듬직한 진호의 뒷 모습도 문이 닫힘과 함께 사라졌다.

하도 울어서 그런지 입안에 얼얼함이 느껴졌고 뜨거워진 몸을 느낄수 있었다.
욕정의 열기가 아닌 다른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흐느끼며 이불을 뒤집어 쓴 나는 한참을 울어야만 했다.

 

'진호야~ 이런 나 정말 사랑해 줄 수 있어?'

 

묻고 싶은 말이었지만 마음속으로만 외치고 건내는 말이었다.

 

 

>>>>>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가 무거운 눈을 떠 시계를 바라봤다.
밤 10시가 거의 되어가고 있었고 여전히 알몸인

나체에 가벼운 옷을 입으며 퉁퉁 불어 뜨기 힘든 눈을 비벼나가고 있었다.

승수가 왔는지 거실에는 작은 웃음소리와 남자의 굵은 음성이 들려왔고 베이스톤의 음성이 내 몸을 울리고

빠져 나갈때 마다 느껴지는 소름은 벌레를 씹은 듯한 표정과 인상을 쓰게 만들었다.

 

'결국 왔구나..개새끼...'

 

밖으로 나가 승수의 얼굴을 보기가 싫었다.

보고싶지 않았다.

혹여 진호나 승수가 들을까 조용히 소변을 보고 물도 내리지 못하고 다시 침대에 와 누워 눈을 감았지만

서너시간을 자버린 탓에 잠이 올리 없었다.
잠을 자고 싶은데 잠이 오지않는 괴로움은 누구나 알 듯 괴로웠다.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하게 들려오지 않았다.
고음처럼 카랑카랑한 음성은 벽을 쉽게 통과 했지만 남자들의

중저음의 음성은 벽을 뚫고 들어오며 음성의 형체를 잔뜩 일그러 뜨렸고 귀에 들어왔을땐 이미 외계어가 되어

있었다.
궁금하지도 않았지만 괜히 찔리는 구석이 있는 나여서 그랬는지 온통 신경이 거실로 향해 있었다.

 

밤은 깊어만 가는데 거실에 있는 남자들의 수다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여자들도 그러기는 쉽지 않을 정도의

웃음소리와 높은 고함, 술을 먹는지 점점 그들의 목소리 톤은 높아져만 가고 있었고 불안한 마음은 어느곳에

기댈 수도 없이 그저 승수가 빨리 갔으면 하는 생각에 누워 만 있을 뿐이었다.

누군가 화장실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스름한 소리였지만 분명히 화장실의 문소리였고 곧 한줄기의 물줄기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소리로만으로도 승수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진호의 물줄기보다는 다소 약한 듯 한 물소리는 길게 

이어졌고 곧 잦아들기 시작 할 무렵 침실의 문이 빼꼼히 열렸다.

거실의 환한 불빛이 새어 들어오면서 나의 불안함도 커졌고 다행히 진호의 모습이 보였다.

 

"어? 일어났어? 몸은 좀 어때?"

"괜찮아졌어~"

 

"으이그...
왜 아프고 그래~ 걱정스럽게..맥주 한 잔 할래?"

"아니 됐어~"

 

옷을 안 챙겨 입었을 줄 알고 조심히 문을 열었던 진호는 나를 보자 문을 활짝 열며 다가왔다.

빛을 등지고 있어 어두운 얼굴이었지만 빨간 빛의 얼굴이 술을 마셨다고 자랑이라도 하듯 웃는 모습의 진호는

다가 올 수록 진한 알콜 냄새를 풍겨왔다.

그리고는 아픈 아이의 간호를 해주듯 이마를 한번 짚어보고는 자신의 이마와 번갈아가며 만져대는 찰라 승수의

모습이 보였다.
유독 나만 그렇게 느꼈을까...
비열한 웃음을 짓는 승수의 모습이 보이자 숨이 막히는듯 했다.

 

"혜미! 아프다더니...좀 괜찮아 진거야?"

"으..응...괜찮아"

 

"괜찮으면 나와서 맥주라도 한잔 하지?"

"아니..술 먹을 정도는 아니고~ 별로 마시고 싶지 않아~"

 

계속된 승수의 말투가 비아냥거리듯 느껴졌다.
그의 우물거리는 입술 모양도 그랬고 말하면서 버릇처럼 코 옆을

만지는 손모양도 그렇게 보여 마음이 편칠 못했다.
진호만 아니었으면 귓뺨이라도 한 대 힘껏 쳐주고 싶을 만큼

약이 올랐다.

모든걸 알고 있다는 말투와 표정, 그러나 아직 확인 된 것은 없었지만 뛰어난 여자의 감을 부인하고 싶지 않았다.

 

"에이~ 그래도 간만에 봤는데...
몸 좀 괜찮아지면 나와~"

"아..알았어~ 재밌게 놀아"

 

이 사이에 음식물이라도 낀 것일까? 승수는 새끼손가락으로 어금니 깊숙한 곳을 더듬으며 등을 돌려 사라졌고

멀뚱히 서 있던 진호도 내 얼굴을 한번 쓰다듬은 채 침실을 빠져 나갔다.
더운 여름이었지만 이미 등판이 젖어

나의 심리상태를 대변해 주는것 같았다.

 

10분..

30분..

휴대폰을 열어 시계를 바라보니 점점 12시에 다가가고 있었다.

날이 어둠에 어둠을 더하는 것 같이 나의 얼굴도 이미 어둠의 그림자가 잔뜩 드리워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굳게 다문 입, 지긋히 감은 눈, 가볍게 쥔 주먹 모두 화가 나거나 또는 짜증이나면 생기는 나의 버릇들이었다.

격한 흥분상태 바로전의 태풍의 눈같이 고요한 나의 심정이었던 것이다.
사실 나도 이보다 더 화가 날 땐 

어떻게 변하는지 알지 못했다.
단 한번도 이것 이상 가보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누구든지 큰 일 앞에서는 당황도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지 못 할 만큼 둔해지며 의연해지기 마련이었다.

나 역시 그랬다.

화는 나지만 어떻게 해야 할 지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았다.

 

현관의 문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선명하게...

아마도 내가 바라던 소리였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시 문이 닫히며 1초..2초..
다시 자물쇠가 채워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갔나? 하긴...시간이 몇신데...'

 

아직 안도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누군가 나간것은 확실했기 때문에 승수가 갔기를 바랄 뿐이었다.

 

'나가 볼까?..아니야....'

 

경계를 풀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다 다시 몸에 힘을 빼내었다.
진호라면 이제 들어 올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심장이 터져 버릴 것 같은 괴로움이 나를 괴롭혔고 한줄기 빛이 감은 눈을 스치며 몸을 경직시켰다.

마치 얼음이 된 것 처럼, 하지만 이미 온몸은 땀으로 가득했다.

 

"히히히...야! 눈떠 봐~"

"........"

 

진호였으면, 진호여야만 하는 나의 기대는 야비한 웃음소리와 함께 빗나갔음을 느꼈다.
절대 감은 눈을 뜨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그 다짐은 단숨에 깨져버렸다.

 

"쳇! 계속 그러기야? 얘기 좀 하자고~"

 

승수는 침대로 성큼 다가와 나의 유방을 단번에 잡아 버렸다.
강한 힘으로 잡힌 나의 유방은 승수의 손가락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느껴졌고 곧 터질것 같은 아픔이 밀려왔다. 

승수의 손을 쳐내며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아프기도 했지만 또 다시 나를 휩싸는 아픈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또 다시 그런 일을 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야이새꺄! 뭐하는짓이야!"

"흐흐흐흐..큭! 젖통은 언제나 끝내주는구만"

 

"뭐 하는 짓이냐고! 당장 안 나가?"

"조용히 해..
걸레같은 년아~"

 

승수는 아까와는 다른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치 광인의 모습을 하고 입을 한껏 벌린 표정은 곧 침이라도

흘릴 기세였고 미간이 찌푸려진 채 나를 노려보는 그의 기세에 조금씩 눌려갔다.

 

"왜...왜그래?"

"이런 씨발년이...
석민이한테는 좆나 대주더니 발뺌이냐? 내숭이야? 앙!"

 

"무...무슨소리야~"

"계속 오리발 내밀지마..힘들지도 않냐? 그냥 내가 하자는대로만 하면 아무일도 없을꺼야..히히히"

 

석민과 휴가를 갔을때가 생각이 났다.
그렇지 않아도 그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렸었는데 역시나 였던 것이다.

기세를 높이려던 나의 기가 죽어버린 이유 중 하나였다.
그 날밤 승수는 문틈으로 우리의 행위를 낱낱이 지켜

보았던 것이었다.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발악도 하기 싫었다.

아무런 생각없이 멍해져 있을 뿐이었다. 

 

"........"

"왜? 이제서야 생각이 나시나? 큭크크크 진호한테는 비밀로 해줄께..
내 말만 잘 들으면"

 

"뭘..
어..어떻게 하면 되는데?"

"크크크큭..
이제야 좀 말이 통하네~"

 

나도 모르게 승수와 타협을 하고 있었다.
못된 인간의 한계란 그것이었다.

한없이 못나고 형편없는 여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저 진호에게 미안하다는 이유로 또 다시 착한 그를 속이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였다.

 

"그러니까 개새꺄! 내가 뭘 어떻게 해주면 되냐고!"

"허이고~ 이년이 미쳤나...
그냥 진호한테 말할까?"

 

"뭘?"

"니 여친이 이놈저놈한테 죄다 벌려주고 다니는 개 갈보년이라고...큭"

 

"미친새끼!"

"효진이한테 다 들었어 개보지같은 년아~"

 

점점 독기가 올라가던 나도 더이상 어쩔 방도가 없었다.
그저 될대로 되라는 심산이 컸고 이미 이렇게 된 상황에

내가 할수 있는 일이라곤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담아 낼 수 없듯 빈잔을 내려놓던지 아님 새로 물을 받아야만 했다.

 

"얘기해~ 얘기해..
누가 네깟새끼말을 믿을꺼 같애?"

"그래? 그럼 한번 보자고...흐흐흐"

 

담배를 꺼내물며 방을 빠져나가는 승수는 자신에 찬 목소리였다.
콧노래까지 흥얼거렸고 열린 문틈 사이로 담배

연기가 뿜어져 들어오며 그것과 같이 승수의 독백도 들려왔다.

 

/자~알 생각해..
어차피 개보지..
나한테도 벌려주던지...
아님 깨끗하게 폭로 하던지...

진호 올 시간 다 됐다아~~~흐흐흐흐/

 

"아~~악!!!!!"

 

터져 버릴 것 같은 머리와 심장 때문에 저절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유리잔을 깨뜨리고도 남을 만큼 높고 강한

목소리가 집 안을 떠돌아다니다 흩어졌고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심정은 몸을 부들부들 떨게 만들었다.

나는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가 승수를 째려봤다.
모자란 술을 사러나갔는지 빈 캔과 찌그러진 맥주 패트병이

너저분하게 굴러다녔고 과자 봉지도 헝클어져 있었다.
헝클어진 나와 같이 비참하게...

 

/짝!/

 

소파에 앉아 창을 내다보는 승수의 귓뺨을 세게 후려쳤다.
도저히 참고 있을수는 없었다.

또 다시 한대를 올려 붙이려하자 승수는 나의 팔목을 강하게 붙잡으며 냄새를 맡듯 코를 벌름거리며 나의 허리를

낚아 채 자신의 몸으로 잡아 당겼다.

힘 없이 끌려가는 나의 몸이 너무도 미웠다.

 

"흐흐흐..
냄새도 좋아~ 대답을 안 들어도 되겠어.
얘기 안할께..
근데 내 싸대기 때린건 두고두고 갚아야

하는거 알지?"

"개새끼..비열한 새끼"

 

"괜찮아 괜찮아..
내 자신이 비열해져도 될 만큼 안고 싶은년 정도는 되니까"

"......."

 

"사실 석민이 그 새끼 혼자 먹게 내버려두기엔 너무도 아깝잖아?"

"......."

 

술냄새와 담배냄새가 섞여 좋지 않은 냄새가 풍겨왔고 냄새 때문이 아니라 구역질 나는 그의 얼굴을 차마

보고있을 수가 없어 고개를 돌려야만 했다.
또 다시 악몽이 떠오르고 그것을 버텨낼 자신이 없었다.

손을 놓았지만 또 다시 뺨을 때릴만한 용기가 나질 않았다.
한대를 더 때리면 정말 얘기를 해버릴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승수는 티셔츠사이로 손을 집어넣고 브래지어 안을 거칠게 파고 들었다.
강한 그의 손아귀에 유방이 잡혀 

고통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저 두 눈을 감는 수 밖에 없었다.

죽고 싶었다.
왜 내게 이런일이 계속해서 생기는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띵동띵동/

 

초인종소리와 함께 그의 손은 나의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아까전 자신이 앉았던 자리로

돌아가며 광기어린 눈빛을 풀어냈고 나는 문을 열어 주고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다.

양손가득 맥주와 안주거리를 사온 진호는 거실에 나와있는 나를 보고는 의외라는 눈빛을 거두지 못했고

털썩 소파에 주저 앉아 떨리는 몸을 숨기느라 애를 쓰는 나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진호의 얼굴을 차마 보지 못하고 시원한 캔맥주를 까서 들이켰다.
막힌속을 시원하게 내려가는

맥주를 느끼며 터져 나오려는 눈물을 참고 또 참아야만 했다.

 

'나 어떻게 진호야?...어쩌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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