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인상의 여자가 두툼한 종이 뭉치를 덮으며 나직한 한숨을 토해냈다.
"휴...이제..다했네...."
커피를 마시려는 듯 의자에서 일어난 여자가 교무실 한 구석에 있던식탁으로 다가갔다.
165센티가 될까 말까한 키...앙증맞도록 귀여운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전체적으로 풍만한 몸매로 유난히 허리가 잘록해 보이는 여자였다.
걸을 때마다 연두색의 블라우스 앞섶에 텐트를 친 젖가슴이 아래위로 출렁거리는 모습이 숨막힐 듯 관능적이었다.
같은 색깔의 바지...풍염한 하체로 짝 달라붙은 얇은 질감의 바지가 금방이라도 찢어질 듯 아슬아슬했다.도도록하게 튀어나온 Y라인이 그녀가 걸을 때마다 움찔거리는 모습이 참으로 요염한모습이었다.
다탁에 이른 여자가 종이컵에 커피를 덜어내느라 허리를 굽히자 허리 쪽으로 올려 붙여진 둥그스럼한 엉덩이가 쫙 벌어지며 더욱 커다랗게 보였다.
교무실 정 중앙에 앉아 있던 교감선생님의 번들거리는 대머리가 여자 쪽으로 돌려져 움직임을 멈추고 있었고, 교무실 안의 남자 교사들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여자의 엉덩이를 노려보고 있었다.개중에는 목젖을 꿈틀하며 마른 침을 삼키는 남자도 눈에 띄였고, 그런 남자 교사의 어깨를 툭 때리는 여자 교사의 눈에 가득 찬 적개심도 보였다.
커피포트 뚜껑 사이로 하얀 김이 솟을 무렵 여자가 종이 컵에 뜨거운 물을 따르고 몸을 돌렸다.순간적으로 고개를 돌려버리는 남자들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뜨린 여자가 당당한 걸음걸이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속물들.....'
교대에 다닐 때부터 너무도 익숙한 남자들의 시선이었다.
남편 성재를 만나기 전만 하더라도 자신을 우러러보는 남자들을 하찮은 존재쯤으로 치부해 왔던 이 정은이었다.
부잣집 아들...
풍족하지 못한 집안에서 자라난 정은은 큰형이 부동산 재벌이라는 중신아비의 말에 홀딱 정신을 빼앗긴 부모님의 성화로 미처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편 성재와 선을 봤다.
부모님이 안 계신 탓에 큰 형 내외와 같이 나온 남편은 그저 그런 보통 사람이었다.
예전 같으면 거들 떠도 보지 않을 터이지만 조그만 가내 공업으로 연명하고 있던 아버지의 사업이 그나마도 대기업의 부도로 거래선을 잃어버려 어려움을 겪고 있던 탓에 조금은 속물이 돼버린 정은이었다.
돈....
반상의 구별이 없어진 지금..돈만이 유일하게 삶의 질을 좌우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든 정은은 마침내 결혼을 결심했고, 이미 준비되어 있던 성재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
결혼 후 곧바로 찾아온 IMF는 별다른 능력 없는 남편을 직장에서 내 몰았고,대학 졸업과 동시에 시작한 교직생활을 청산하려 했던 정은은 어쩔 수 없이 직장생활을 계속해야 했다.
부잣집 막내아들이라던 중신아비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던 시부모님...남편의 큰 형 성민은 어렸을 적에 서울로 상경해서 오로지 맨 주먹으로 지금의 부를 이룬 것이었다.
그나마 정은의 부모님이 든든하게 생각했던 성민은 정은의 남편과는 배다른 형제였다.
크지는 않지만 둘이 살기엔 적당한 스물다섯평의 아파트를 사준 큰형은 제 할 일 다 했다는 듯 자신에게 소원한 배다른 동생에게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았다.
백수...날 건달처럼 살아가는 남편이었다.
아침 식사를 하는 중에 부시시한 얼굴로 식탁에 마주앉아 눈꼽도 떼지 않고 숟가락을 놀리는 남편...생각 같아서는 숟가락으로 대갈통을 내리 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는 정은이었다.
결혼 이후 끊임없이 요구해오던 성재였던지라 밤마다 짜릿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 여겼던 정은은 6개월여 전부터 이상한 낌새를 느낄 수 있었다.
초저녁부터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새벽녘에 작아진 남편의 자지를 더듬어주면 이게 웬 떡이냐는 듯 황송한 표정으로 자신의 몸을 짓눌러오던 남편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서 등을 돌리는 것이었다.이미 남자의 몸을 알아버린 서른 두 살의 정은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었다.그렇다고 바람을 피울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남편에게 매달리기에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어두운 얼굴로 나직한 한숨을 토해낸 정은이 종이컵을 휴지통에 버리고 핸드백을 들고 일어섰다.
"이정은 선생님...퇴근하시려고요?..."
옆자리에 앉아 있는 김성수 선생이 말을 걸어왔다.마흔 살이 넘은 나이에 1학년 애들을 맡고 있어 어떤 때는 안쓰럽기조차 한 남자였다.
남자의 머리칼을 움켜쥔 여자가 손에 힘을 가해 끌어당기는 듯 남자의 몸이 느리게 일어나 여자 위로 올라탔다.여자의 풍성한 젖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손을 아래로 뻗어 바지를 끌어내린남자가 허리를 위로 붕 띄우더니 자신의 자지를 여자의 음부에 잇대고 느릿하게 엉덩이를 밀어내렸다.
비틀거리는 제수씨의 팔을 잡고 한 손으로 잘록한 허리를 감아쥐자 흠칫 몸을 떨던 제수씨가 성민을 힐끗 보더니 자연스럽게 고개를 어깨에 기대왔다.
"죄송해요....기운이..없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에도 아무 말 없이 성민의 팔에 안겨있는 제수씨에게서 향긋한 향수 내음이 맡아졌다.
현관 앞에 차를 세우고 뒷문을 열고 있던 기사가 흠칫 놀랐다.
아마도 제수씨를 한번도 보지 못했던 탓이리라...뒷자리에 올라탄 성민이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몸을 기대오는 제수씨의 허리를 휘어감은 채 방향을 지시했다.
두툼한 손바닥으로 자신의 허리를 감아쥐고 있는 시아주버님에게서 텁텁한 남자 냄새가 느껴졌다.나이답지 않게 참으로 튼실하고 굳강한 가슴팍이었다.
무엇이라도 포용할 듯 널찍한 가슴이 주는 안온함에 편안함을 느낀 정은이 성민의 허벅지에 팔꿈치를 올려놓고 옆얼굴을 시아주버님의 가슴에 묻었다.
"후후...편안해요....아빠..품..속..같아..."
고즈넉하게 말하는 제수씨의 음성에서 슬픔이 물씬 묻어 나왔다.
"신경 쓰지..말고..편안하게...기대요...."
다정스럽게 말한 성민이 허리를 감고 있던 손을 아래로 내려 확 퍼진 둔부 위에 손을 올려놓고 다독거려주었다.얇은 옷감으로 마치 맨살을 만지는 것처럼 엉덩이의 육질감이 그대로 느껴졌다.성민이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는 데도 느끼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도 즐기고 있는 것인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 제수씨의 무반응에 묘한 호기심이 생긴 성민이 손바닥을 아래로 내려 엉덩이의 아랫부분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움찔...
가슴에 안겨 있는 정은의 상체가 꿈틀했다.
'후후...알고..있군....'
자신의 손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제수씨의 반응...조심스럽게 손을 움직여 엉덩이의 이곳저곳을 탐색하듯 주물렀다.어느새 꿈틀거리며 용솟음치는 아랫도리의 반응에 피식 웃음을 터뜨릴 무렵 앙탈하듯 성민의 품안에서 고개를 살짝 가로 저은 제수씨가나직한 소리로 칭얼거렸다.
"하지..마요..간지러워...이제보니...아주버님...너무....응큼해..."
결코 나무라지 않는 목소리에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듯했다.
"회장님...다..왔습니다..."
우이동 계곡 어림에 자리한 한정식집...방갈로 식으로 꾸며진 이 집은 고아한 정취와 맑은 공기가 일품인 서울에서 몇 안 되는 장소였다.
한정식 집임에도 불구하고 요정처럼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네들이 시중을 들어주는 곳...한끼 식대만 해도 엄청난 지라 웬만한 사람 아니고서는 가볼 엄두도내지 못하는 곳이었다.
"어머....회장님...오랜만에..오셨네요..."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듯한 화려한 외모의 여자가 요란스럽게 성민과 정은을 맞이했다.
"호호호...오늘은...애인하고..오셨네....어쩜...회장님은..여전하시네요..."
한지 바른 미닫이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서 자리를 잡고 앉자 따라온 마담이 호들갑을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