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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사 -4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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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아 -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지연을 응시하던 형진이 경악스러운 시선으로 지연을 바라보았다.

- 지금...
그게...
무슨.... -

형진은 지연이 내뱉은 말이 믿기지 않는 듯 말까지 더듬고 있었다.
지연과 수영 둘 모두를 가슴에 담으라는 지연의 말에 자신의 귀를 의심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지연이 수영가지 마나 이 사실을 의논해다는 것에 분노마저 일었다.

- 형진씨.... -

- 시끄러워, 더 듣고 싶지 않아 -

- 그러지 말고 내 말마저 들어 봐 -

- 됐다고 했잖아 -

형진은 소리를 쳤다.
생각보다 너무 완강한 형진의 태도에 지연이 잠시 입을 다물었고, 형진은 지연을 노려보고 있었다.

-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

- 형진씨, 우리만 괜찮으면 되잖아 -

- 뭐가 괜찮아, 지금 자기가 하는 말이 무얼 의미하는지 알아, 나보고 두 여자를 데리고 살라는 말이잖아 -

- 꼭 그런 말은 아니잖아, 내 말은 그냥 수영씨도 자기 곁에 남게 해달라는 말이잖아 -

- 남으면...
수영이가 내 곁에 남으면..
그 다음은...
그 다음은...... -

- .......... -

다시 한 번 형진이 고함을 치자 지연이 일렁이는 시선으로 형진을 가만히 응시했고 형진이 다시 말을 이었다.

- 대답해 봐, 수영이가 내 곁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도대체 뭔데, 지금 나 보고 두 여자랑 섹스라도 하라는 거야 -

- ......... -

- 자기는 내가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오늘은 자기랑 자고, 내일은 수영이랑 자고, 그러길 바라니, 그래? -

- 난 상관없어, 자기만 괜찮으면... -

- 지연아........ -

지연의 대답에 형진이 고함을 치며 지연의 이름을 불렀다.
다행히 집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지연은 형진의 너무나 완강한 태도에 눈시울을 점점 붉히고 있었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야속함에 그러기도 했지만, 자신의 제의에 화를 내는 형진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지연은 자신의 생각을 접을 뜻이 없었다.

- 내가 간절히 부탁하는 거야, 그래도 안 돼? -

지연의 말에 순간 형진이 흠칫하며 지연을 응시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돌린 형진이 숨을 몰아쉬며 애써 흥분을 감추고 있었다.

- 부탁, 그럼 지연이 넌 내가 부탁하면 그렇게 살 수 있어, 그러니.. -

- 살 수 있어, 자기 부탁이라면... -

- 뭐? -

- 자기가 판단하고, 자기가 선택해서, 나에게 간절히 부탁하는 거라면 그럴 수 있어, 날 사랑하는 자기의 마음을 믿으니까 -

- 너..
정말... -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지연의 태도에 답답한 듯 형진이 허공에 주먹질을 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지연이 다시 입을 열었다.

- 수영씨 저대로 두면 망가져...., 형진씨도 마찬가지고 -

형진ㅇ디 다시 지연을 응시했지만 아무 말이 없었고 지연이 다시 말을 이었다.

- 수영씨 자기한테 버림받는 게 두려워서 목숨까지 던지 여자야, 그런 여자가 자기 곁을 떠나서 행복 할 수 있을 것 같아? -

-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인데.. -

- 상관있어, 수영씨가 자기한테 버림받은 상처를 이기지 못하고 자기 인생을 포기하듯 살면 자기는 그 죄책감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거야, 분명히... -

-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렇게 확신하는데, 그래 수영이야 그럴 수 있다 치자.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난 수영의 선택이고 수영이 책임져야 할 인생일 뿐이고, 난 그냥 모른 척 하고 살면 되는 거야 -

- 자기는 절대 모른 척 못해 -

- 그러니까, 왜..
도대체 왜 내가 망가진다는 건데.. -

- 지금도 망가지고 있으니까 -

소리를 지르는 형진에게 지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을 했고 형진이 순간 입을 다문 채 지연을 응시했다.

- 자기 모르지...
자기 밤마다 잠꼬대하면서 수영씨 이름 불러, 미안하다고, 그럴지 말라고 하면서.... -

- 무..
무슨 소리야..
그게... -

지연의 말에 당황한 듯 형진이 말을 더듬었다.

- 밤에 몰래 자기 자는 거 보러 갔을 때도 그랬고, 미진이 집에 들어오지 않아서 내 방에서 함께 잘 때도 그랬고, 시골 어머니 뵈러 가서 함께 잘 때도 그랬어, 그것도 밤새 내내.. -

- 그럴 리가 없어..
난 그냥 꿈을..... -

- 그래, 그 꿈..
그 꿈이 형진씨가 망가지고 있다는 증거야, 지난 날 상처처럼.... -

- ........ -

지난날의 상처라는 말에 형진이 굳은 표정으로 지연을 응시했고 그런 형진을 잠시 바라보던 지연이 말을 이어갔다.

- 어머니에게 들었어, 누나 이야기... -

- .......... -

형진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리기 시작했다.

- 어머니는 모른 척 하라고 하셨지만, 자기는 아직 누나에 대한 상처도 치유하지 못했잖아, 그리고 그 아물지 못한 상처가 이번 수영씨의 사고로 다시 재발하면서 자기는 자신도 모르게 과거 상처 속으로 자신을 몰아가고 있어..., 수영씨에 대한 악몽을 꾸고 있지만 사실은 누나에 대한 지우지 못하는 회상일 뿐이야 -

- 아냐...
아니야.... -

- 형진씨.. -

- ........ -

지연이 다가가 형진의 손을 잡으려던 순간 형진이 매정하게 손을 뿌리쳤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연은 순간 당황했다.
너무나 완강한 형진의 태도에 자신의 선택이 잘못 된 것은 아닌가 염려스러웠다.
아니 오히려 형진이 더 나빠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겼다.

- 자기야...
자기 내 말이라면 뭐든지 들어준다고 그랬잖아? -

- 그건 너도 그랬어, 무슨 말이든 듣는 착한 여자가 되겠다고.. -

- ......... -

시선을 마주하지 않은 채 중얼거리는 형진의 모습에 지연의 표정도 무거워지고 있었다.

- 솔직히...
모르겠다..
지연이 네가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지..
네 말대로 나에게 상처인 누나 이야기까지 꺼내면서 수영이를 곁에 남겨 두라는 진의를 모르겠어, 정말 나를 위해서인지...
아니면..
아니면... -

- ...... -

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형진의 모습에 지연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

- 나에 대한 너의 사랑이 변했거나 -

- 형진씨... -

처음으로 지연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 자기에 다한 내 사랑을 의심하지 마, 자기 사랑하지 않았으면 이런 선택 하지도 않았어 -

- 아니...
아니야....
날 사랑한다면 어떻게 나 보고 너 아닌 다른 여자를 곁에 두라는 건데.. -

- 나 대신이 아니잖아, 자기 곁이 아니라 우리 곁이야, 자기하고 내 옆에.. -

- 그게 그거잖아, 세상사람 붙잡고 물어 봐, 자기 남자가 바람을 피울까 봐 전전긍긍 하는 게 세상 여자야, 그런데 자기 남자에게 다른 여자를 곁에 두게 해..
아무도 이해 못해, 아니 비웃을 거야, 미쳤다고 하면서... -

- 그럼 왜 그랬어? -

- 뭘... -

- 그렇게 잘 아는 사람이 남편이 있는 수영씨를 왜 자기한테 빠지게 했는데...

- ........... -

형진은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그래, 그때는 사랑했겠지, 수영씨가 모든 걸 버리고 자기한테 간다고 하면 그걸 받아 들일만큼 사랑했겠지, 아니야, 내 말이 틀려? -

- 그래, 그때는.... -

- 그럼, 처음에는, 수영씨가 처음부터 모든 걸 버릴 테니 받아 달라고 자기한테 말했어, 그랬어? -

형진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 수영씨가 선택했으니 수영씨 책임이라고? 그래..
수영씨 책임이야, 그런데 수영씨가 왜 그렇게 됐는데, 자기 때문이잖아, 자기가 준 사랑 때문에 수영씨가 저렇게 된 거잖아, 누구보다 그걸 잘 알기에 자기는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자기 눈앞에서 몸을 던진 수영씨 때문에 겨우 눌러 놓았던 누나에 대한 트라우마도 다시 고개를 든 거잖아 -

- ............ -

형진은 말을 마친 지연이 눈물을 훔치는 것을 말없이 응시했다.

- 그렇게 내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하지 마, 대신 내 앞에서 나약한 모습 보이지 마, 자기가 그럴 자신 있으면 나도 이런 부탁 안 해, 나도 여자야..
자기 말대로..
내 남자가 혹여 다른 여자에게 한 눈을 팔면 어쩌나 걱정하는 여자라고..
이런 내가 수영씨를 곁에 남겨 두겠다고 결정한 게 쉬웠을 것 같아, 내가 그냥 몇 번 생각하고 쉽게 결정을 내린 것 같냐고... -

- .......... -

- 수없이 고민했어, 수백 번은 내가 틀렸다고 생각했어, 아니 솔직히 그러고 싶지 않았어,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내 목숨보다 소중한 남자가..
나 아닌 다른 여자를 품에 안고 있다는 걸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어....
그래도..
그래도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자기 때문이었어,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너무 힘들어하는 게 끔찍이도 싫어서 그랬고, 그냥 모른 척 하면 내 남자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어, 누나가 돌아가시고 말까지 잃어버린 자기를 보면서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셨던 어머니가 어쩌면 내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그랬어...
자기를 사랑해서...
이런 내 맘 알아....... -

말을 마친 지연이 가느다란 눈물을 흘리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형진이 고개를 돌려 허공을 응시했다.
그리고 지난 날 모든 것을 놓아버린 자신을 지켜보던 어머니가 결국 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하던 순간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그런 어머니가 미웠지만 집으로 돌아온 날 저녁 어머니가 아버지와 누나의 사진을 품에 안고 자신 때문에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는 걸 몰래 보면서 처음으로 알았다.
자신의 어머니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가슴에 안고 겨우 살 수 있었던 건 홀로 남아버린 자신을 위해서였다는 걸 말이다.
하지만 그런 자신을 다시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어머니로 하여금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는 것도 말이다.
형진은 천천히 시선을 돌려 자신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지연을 가만히 응시했다.

- .......... -

하지만 형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모든 발단의 중심에 자신이 있었고, 지연은 물론이고 지연의 말처럼 수영 또한 자신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 -

그렇게 한참 동안 지연을 응시하던 형진이 천천히 몸을 돌려 이층 계단으로 향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지연이 눈물을 훔치며 형진에게 무언가를 말하려 했다.

- 사랑해.... -

- ......... -

형진의 발걸음이 순간 멈췄지만 시선을 돌리지는 않고 있었다.

- 자기가 뭐라고 생각하던...
난...
자기를 사랑해...
내..
목숨보다...
더.... -

- 알아.... -

형진의 낮은 대답 소리에 지연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멈춰 서있던 형진이 다시 계단을 오르던 순간 지연의 눈가에서 다시 눈물이 흘러 내렸다.

[ 사랑해...
사랑해...
형진씨...... ]

이 층 계단을 오르던 형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지연은 여전히 계단을 응시한 채 가슴으로 형진에게 사랑을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자신의 사랑을 형진이 이해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 자기가 떠나라고 하면 떠날 게.... -

벌써 십분 가까이 말없이 앉아 창밖을 응시하고 있는 형진에게 수영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고, 그제야 형진의 시선이 천천히 수영에게로 향했다.

- 가면 어디로 가게? -

형진의 말에 살짝 움찔하던 수영이 엷은 미소를 머금었다.

- 넓은 세상에 나 하나 갈 데가 없겠어, 되도록 멀리 가야겠지, 자기한테서 멀리...
외국이면 더 좋으려냐 -

- ......... -

수영의 말에 형진이 가만히 응시를 하자 수영의 시선이 허공으로 옮겨졌다.

- 수영아 -

- 응 -

대답을 한 수영이 다시 형진을 응시했다.

- 넌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니? -

- 무슨 후회? -

- 지연이 말처럼 살면 말이야 -

수영이 선뜻 대답을 하지 않은 채 형진을 가만히 응시했다.

- 아마 분명히 후회하게 될 거야, 특히 수영이 넌... -

- ........ -

수영이 어째서라는 눈빛을 형진에게 던졌다.

- 나...
지연이 너무 사랑해, 나 때문에 이런 생각까지 하는 여자를 내가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

- .......... -

- 아마, 난...
그런 지연이를 너 보다 훨씬 좋아 할 거야, 너보다는 지연이를 한 번이라도 더 바라보게 될 거고, 너보다는 지연이에게 훨씬 많은 웃음을 짓게 될 거야, 그런 나를 보면서 넌 힘들 거야, 그리고 우리가 하려는 이 선택을 넌 후회하게 될 거고, 결국 너만 상처를 받을지 몰라, 그리고... -

- 형진씨 -

수영이 형진의 말을 가로 막았고 형진이 그런 수영을 응시했다.

- 내가 지연씨랑 자기하고 나란히 걷는 걸 보면서 배신감이 들었다고 했지? -

- 그래 -

- 아니 지금 생각해 보니 그건 배신감이 아니었어..
그건...질투심이었어,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에게 빼앗겼다는 질투심..... -

- 하지만 헤어지자고 한 건 수영이 너였어 -

- 그래, 나였어, 그때는 몰랐으니까, 내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

- ......... -

- 물론 그 전에도 자기를 사랑했어, 정말 진심으로...
하지만 이겨 낼 수 있을 줄 알았어, 내 삶과 내 인생을 위해서 말이야, 하지만 아니었어,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에 대한 감정이 그렇게 쉽게 털어버릴 수 없는 감정이란 걸 알았어, 그리고 그런 생각은 날 너무 힘들게 했어, 그만큼 자기에 대한 그리움도 커져갔고.... -

수영이 잠시 말을 멈췄다.
형진은 말없이 수영의 말을 기다렸다.

- 이런 말, 솔직히 자기보다는 지연씨에게 미안한데...
난 나중에 후회해도 상관없어 -

- 어째서? -

- 자기 없이 사는 괴로움보다는 더 아프지 않을 게 분명하니까 -

- ........ -

형진은 수영의 마지막 말에 눈동자를 살짝 떨었다.
수영은 이미 지연의 말을 따르기로 결심을 한 듯 느껴졌기 때문이다.

- 그리고, 지연씨.... -

수영의 입에서 지연의 이름이 나오자 형진이 살짝 긴장했다.

- 정말 좋은 여자야, 자기가 잘해야 해 -

- 알아, 아는데...
이번 일은 솔직히 이해가 안 된다 -

- 그건 자기가 여자를 몰라서 그래 -

- 뭘 모르는데... -

- 여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제일 악독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희생 할 수 있는 존재야, 특히 지연씨 같은 여자는.... -

- 그럼 너는? -

- 말했잖아, 사랑하는 사람에게 제일 악독 할 수 있다고.. -

- 그게 너라는 소리야 -

- 응, 마지막까지 자기를 힘들게 하고 있잖아, 이렇게.... -

- .......... -

형진이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웃었고, 그런 형진을 보며 수영도 미소를 지었다.

- 자기한테는 미안한데, 나 솔직히 지연씨 말대로 하고 싶어, 자기가 아무리 나에게 무심해도 자기 옆에서 자기 바라보며 살고 싶어 -

-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

- 말했잖아, 자기 없이 사는 거 이제 틀렸다고....
다만.... -

- 다만 뭐? -

- 나중에 지연씨가 나 때문에 힘들어하거나 아니면 나 보고 떠나 달라고 하면 그땐 떠날 거야 -

- 내가 떠나 달라고 하면? -

- 안 떠나 -

- 왜? -

- 말했잖아, 자기 없이는 못 산다고, 자기가 아무리 날 때리고 협박해도 절대 안 떠날 거야, 절대로.... -

- 그러면서 지연이가 떠나라고 하면 어째서 두말없이 떠난다는 건데? -

- 내가 앞으로 살아갈 삶은 모두 지연씨가 만들어 준 거니까, 지연씨가 돌려 달라고 하면 돌려줘야지 -

- ......... -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형진은 수영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대충 알 것 같았다.
그렇게 형진은 지연은 물론이고 수영까지 이해되지 않은 삶을 선택하겠다는 말에 가슴이 다시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 .......... -

현관문을 들어선 형진이 자신을 바라보며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 지연을 발견하자 짧게 숨을 내쉬었다.

- 아주머니 가셨어? -

- 응 -

- 미진이는? -

- 늦는데, 이따 전화한다고 했어 -

- 지연아 -

말을 마친 지연이 돌아서려 하자 형진이 지연을 불렀고 지연이 다시 형진을 향해 섰다.

- 그렇게 내가 미워? -

- 안 미워 -

- 그런데 왜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데? -

- 슬퍼서.. -

- 뭐가 슬픈데? -

- 자기가 내 사랑을 의심했잖아, 그게 너무 슬퍼... -

- ........ -

지연의 눈가가 살짝 붉어지자 그 모습을 보던 형진이 지연을 당겨 가슴에 안았다.

- 그래,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

- 거짓말... -

- 정말이야, 내가 다 잘못했어, 그리고 단 한 번도 지연이 사랑 의심한 적 없어, 그냥 화가 나서 그랬어, 오히려 지연이가 내 사랑을 너무 작게 보는 건 아닌가 해서... -

- 그런 적 없어, 말했잖아, 자기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무 잘 안다고.. -

- 그래, 미안해.. -

형진의 거듭되는 사과에 지연이 상체를 뒤로 빼고는 형진을 올려 보았다.

- 수영씨는 뭐래? -

- 자기 처분만 따른데, 자기가 남으라면 남고, 떠나라고 하면 떠난데.. -

- 정말 그렇게 말했어 -

- 음, 그리고 나중에라도 자기가 사라지라고 하면 사라지겠데 -

- 나중에? -

- 응, 자기 때문에 지연이가 불편하다고 여겨지면 언제라도, 그런데 내가 떠나라고 하면 절대 안 떠난데.. -

- 자기 없이는 못 사니까, 그렇지? -

형진이 살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고 지연이 아주 엷은 미소를 머금었다.

- 암튼 여자들은 귀신이야 -

- 그래서 자기는 뭐라고 했어? -

-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으면 그러자고 했어 -

- .......... -

좀 더 밝은 미소를 지은 지연이 형진을 힘껏 안았다.

- 고마워, 내 말 들어줘서.. -

- 아니, 고마운 건 나야, 나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해줘서 고맙고, 또 너무 미안해.. -

- 미안해 할 필요 없어, 우리끼리 잘 살면 되는 거야 -

- ......... -

지연의 말에 형진이 미소를 지으며 지연을 힘껏 안았다.

- 근데 지연아 -

- 응 -

- 시골집에 갔을 때 약속 한 거 기억해? -

- 어떤 거? -

- 어머니 계셔서 못하니까 집에 가서 실컷 하게 해준다고 했던 거 -

- 음..
기억해, 그런데 왜? -

- 왜 라니, 실컷 해달라고 하는 거잖아 -

- 자신 있어? -

- 무슨 자신? -

- 나 미치게 해 줄 자신.. -

- 글쎄, 그건 해 봐야 알겠는데 -

- 피, 됐어, 그러면 안 해 -

- 어, 뭐야, 그런 게 어디 있어 -

- 여기 있어, 그리고 자기는 날 슬프게 했으니까, 벌 받아야 해, 앞으로 일주일 동안 섹스 금지야 -

- 아이, 한 지연....
그건 너무 하잖아 -

- 됐어 -

지연이 토라진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자 난감한 표정을 짓던 형진이 가만히 무언가를 생각하다 밝은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 좋아, 대신 내가 가진 건 내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거지? -

- 그러던가 말든가 -

- 분명히 약속했다 -

- 음 -

- 좋아, 그럼 내거 보여줘 -

- 뭐? -

- 뭐긴 뭐야, 자기 몸에 내거 있잖아, 보지...
그거 보여줘 -

- 싫어 -

- 싫은 게 어디 있어, 자기 입으로 그랬다, 한 지연 보지는 분명히 박 형진 거라고...
그러니까 내거 잘 있는지 빨리 확인 시켜 줘 -

- 싫다고 했잖아 -

- 왜 싫어 -

- 일주일 섹스 금지에 자기 물건 확인도 못하는 것도 포함 된 거야 -

- 그런 게 어디 있어, 방금 내거는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했잖아 -

- 여기 있어, 오늘은 내 말이 법이야 -

- 웃기지 마, 빨리 보여 줘 -

- 싫어 -

형진에게 혀를 날름 내민 지연이 돌아서서 주방으로 들어가자 형진이 황급히 지연을 따라 주방으로 들어갔고 잠시 뒤 지연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도 잠시 두 사람의 실랑이 소리가 들려왔지만 무엇을 하는지 그 뒤로는 침묵만이 이어지고 있었다.

- ....... -

잠들어 있는 형진을 가만히 내려 보던 지연이 천천히 침대에 앉았다.
그리고 한참동안 형진을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내려 보던 지연의 시선의 형진의 아랫도리로 향했다.
비록 어제도 함께 절정의 순간을 맞이하지는 못했지만 자신을 절정의 바로 앞까지 몰아가기 위해 애를 쓰던 형진의 모습이 떠오르자 살짝 씁쓸한 미소를 짓던 지연이 조심스레 손을 바지 앞섶에 올려놓고는 다시 형진을 응시했다.

- ......... -

지연은 조심스레 손을 움직여 바지 앞을 더듬어갔고 형진은 아무것도 모른 채 잠에 빠져있자 이번에는 좀 더 과감하게 손을 움직였다.
그러자 형진이 몸을 움찔했고 지연이 손을 멈췄지만 형진의 눈은 천천히 떠지고 있었다.
그리고 형진은 이내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는 지연을 발견했다.

- 어...
언제 올라왔어 -

- 방금... -

대답을 한 지연이 굳어버린 몸을 풀기 위해 기지개를 켜는 형진의 옆에 누웠고, 기지개를 마친 형진이 팔을 뻗어 주자 팔을 베고는 형진을 안았다.

- 몇 시야? -

- 아홉 시 반... -

- 벌써 그렇게 됐어 -

- 응, 자기 오늘 늦잠 잤어 -

- 어..
아주머니는... -

지연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옆에 누워있자 형진은 문득 일하는 아주머니가 떠올랐다.

- 아주머니 없어 -

- 벌써 시장 가셨어? -

- 아니, 오늘 오시지 말라고 했어, 우리 식구 모두 어디 간다고 -

- 어디 가는데? -

- 안 가, 아무데도...
그냥 자기하고 둘이 있고 싶어서 그렇게 했어 -

말을 마친 지연이 시선을 밑으로 내리고는 단번에 바지 안으로 손을 밀어 넣고는 자지를 쥐자 형진은 그런 지연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고는 지연을 힘주어 안았다.
그러자 고개를 든 지연이 입술을 내밀었고 형진이 조금 길게 지연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고는 물러났다.

- 피곤하면 더 자 -

- 자기는? -

- 난 내꺼 만지면서 있으면 돼 -

지연의 말에 형진이 미소를 머금었다.

- 왜 웃어? -

- 자기가 만지고 있는데 어떻게 자 -

- 그럼 깨어있던가, 난 오늘 하루 종일 내거 만지면서 놀 거야 -

- 후우......, 그만 일어나라는 소리구나 -

형진의 푸념에 지연이 엷은 미소를 짓고는 손에서 한껏 커져있는 자지를 바지 밖으로 끌어내고 있었다.
이내 굵고 강인한 자지가 밖으로 나오자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자지를 응시하던 지연이 손을 아래위로 움직이며 자지를 훑어갔다.

- 지연아 -

- 응 -

- 이제 나도 내거 마음대로 만져도 되는 거지? -

- 마음대로... -

지연의 대답에 미소를 지은 형진이 다시 지연의 이마에 입맞춤을 했다.
어제 가까스로 화해를 하기는 했지만 결국 어제의 섹스에서도 먼저 사정을 해버렸던 형진은 지연에게 미안함이 가득했다.
형진은 다시 한 번 이마에 입맞춤을 하며 그 미안함을 전하고 있었다.

- 형진씨 -

- 응 -

- 나 알몸으로 자기한테 안겨 있고 싶어 -

- 누가 오면 어떡하려고, 그리고 미진이 언제 올지 모르잖아 -

- 미진이가 갑자기 왜 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없는 척 하면 되잖아 -

- 정말 괜찮겠어 -

- 음, 오전만이라도 그렇게 있고 싶어 -

- 그래, 알았어 -

대답을 한 형진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지연이 자연스레 몸을 옆으로 돌려 누웠고 자리에서 일어난 형진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지연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지연은 형진의 손길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몸을 움직였고, 마지막 팬티가 벗겨지는 순간에는 엉덩이를 들었고 발끝을 통해 팬티가 벗겨져 나가자 자리에서 일어난 지연은 형진을 도와 윗도리를 벗기고는 형진을 침대에 눕혔다.

- ........ -

형진을 침대에 눕힌 지연이 입맞춤을 하고는 몸을 밑으로 내려 형진의 바지춤 양쪽을 잡고 밑으로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바지와 팬티가 내려가자 자연스럽게 상체를 일으킨 지연이 형진의 바지와 팬티를 동시에 벗기고는 상체를 숙여 형진의 발등에 입맞춤을 했다.
지연의 입술은 발등에서 시작해 정강이를 지나며 천천히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고, 지연의 자극적인 움직임을 만족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형진의 시선이 감겨진 건 지연이 허벅지에 입맞춤을 하며 자지를 손에 쥐고 아래위로 천천히 훑던 순간이었다.

- ........ -

무릎을 꿇고 엎드린 자세로 허벅지에 입맞춤을 하던 지연의 입술이 자지로 다가왔고 잡아 세운 자지에 천천히 입맞춤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 순간 형진의 미간은 살짝 일그러졌고 지연이 자지 제일 밑까지 입술을 내리던 순간 그와 반대로 위로 살짝 들려진 지연의 두 엉덩이는 너무나도 자극적으로 보이고 있었다.
특히 둥그렇게 원을 그리고 있는 두 개의 골짜기 사이에서 살짝 윤기를 머금고 있는 보지의 모습은 너무나도 고혹적이고 아름답게 보이고 있었다.
아마도 형진이 그 모습을 보았다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들려진 엉덩이는 자지에 입맞춤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지연의 움직임에 맞춰 아래위로 살짝살짝 움직이고 있었다.

- 아..... -

고혹스러운 자태로 움직이던 지연이 자지를 입에 물고 얼굴을 내리는 순간 형진이 낮은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지연이 다시 얼굴을 들어 올리는 순간에는 입을 살짝 벌린 채 자지를 훑어가는 입술 감촉을 만끽하고 있었다.
지연은 자지를 입에서 완전히 빼내고는 손끝을 가져와 귀두 맨 위를 조심스레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형진의 귀두 끝에서 맑은 액체가 살짝 밀려나오자 지연은 손끝으로 그 액체를 찍어 살짝 들어올렸다.
가느다란 실을 만들며 늘어진 액체를 바라보던 지연은 혀를 내밀어 실처럼 늘어진 액체를 감아 입으로 가져왔고, 손끝은 물론이고 귀두의 살짝 갈라진 틈까지 혀를 내밀어 핥아가기 시작했다.

- 아흐..
지연아..... -

너무나 자극적인 지연의 애무에 형진은 탄식의 신음을 흘렸고, 그 모습에 보며 엷은 미소를 짓던 지연이 귀두에 입술을 대고는 좌우로 비벼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자지가 움찔거리며 입술을 벗어났지만 지연은 재빨리 자지를 손에 움켜쥐고는 단단히 고정한 채 다시 입술과 혀를 귀두에 비벼대기 시작했다.

- 하아....
아...... -

형진은 지연의 애무에 흥분감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오늘따라 지연의 애무는 너무 짙었다.
작심이라도 한 듯 귀두에 자극을 가하던 지연이 이빨로 살짝 귀두를 긁는 순간에는 진저리를 칠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지연은 형진을 몰아붙였다.
그리고 다시 지연이 자지를 입에 물고 빨아가던 순간 힘겹게 눈을 뜬 형진이 지연의 팔을 잡았고, 자지를 입에서 빼낸 지연이 형진을 응시했다.

- 돌아 봐, 나도 내 거 보고 싶어 -

- ........ -

형진의 말에 지연이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상체를 든 지연이 형진의 옆으로 와서는 몸을 반대로 돌리자 형진은 자세를 고치며 지연이 자신의 얼굴 위로 다리를 지나게 했다.
잠시 후 서로에게 엇갈린 자세가 되자 지연은 다시 형진의 자지를 잡았고, 형진은 지연의 골반을 잡아 보지를 자신의 얼굴 바로 위로 향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자지와 보지에 입술을 가져갔고, 이제는 자신의 것이라고 칭하는 것들에 애무를 가하기 시작했다.

- ........ -

다시 한 번 귀두를 혀로 핥아가던 지연이 귀두를 입에 물려던 순간 그대로 움직임이 멈춰졌다.
보지를 혀로 핥아대던 형진이 보지 안으로 혀를 밀어 넣은 것이다.
허나 지연은 이내 다시 자지를 빨기 시작했고, 보지에 혀를 밀어 넣은 형진은 혀를 좌우로 마구 움직이기 시작했다.

- 흐읍... -

형진의 혀가 마구 보지를 휘젓자 자지를 입에 문채로 지연이 짧은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그 순간 혀를 놀리던 형진이 지연의 엉덩이를 더욱 내리고는 얼굴에 보지를 밀착시키고는 혀를 더욱 깊숙이 넣자 지연의 고개가 급격하게 들려지고 있었다.

- 하아....
아.... -

애당초 승부가 되지 않은 싸움이었다.
지연은 형진이 짙은 애무를 시작하자마자 입에서 자지를 빼내고는 그 옆에 얼굴을 묻고 짙은 신음을 내뱉었다.
하지만 손에 쥔 자지를 놓지 않으려는 듯 더욱 힘주어 자지를 움켜쥐었다.

- 아흑...
자기야...
하아..
아으... -

주도권은 이제 형진에게 넘어가버렸다.
형진은 더욱 자극적으로 혀를 놀렸고, 보지에 위치한 지연의 성감대를 정확히 자극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보지로 다가온 손끝은 혀와 함께 보지를 자극했고 지연은 이제 겨우 손에 쥔 자지를 아래위로 훑는 행위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결국 지연은 스스로 엉덩이를 들어 형진의 애무를 피하려 했다.
하지만 형진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은 채 지연의 허리를 휘어 감고는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 아으...
으음....
음.... -

이제 지연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희열을 이겨내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움찔거리는 보지를 들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잠시 후 그런 지연에게 여유를 주려는 듯 보지에서 혀를 빼낸 형진이 천천히 보지를 핥아 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지연이 크게 숨을 내쉬며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 ........ -

보지가 토해낸 보짓물과 자신의 혀에서 묻어버린 타액으로 번지르르하게 윤기가 나는 보지를 핥아주던 형진이 손끝을 가져와 음핵을 건드리자 보지가 다시 움찔거렸지만 손끝이 부드럽게 움직이자 지연은 가만히 형진의 애무를 느껴갔다.
지연은 천천히 눈을 떴고, 자신의 손에 쥔 자지가 보이자 자지를 자신 쪽으로 당겨와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아래위로 움직이던 지연이 미간이 살짝 일그러진 건 형진의 혀가 다시 보지에 밀착되어 보지를 핥아주던 순간이었다.

- ......... -

그렇게 형진의 혀가 부드럽게 보지를 핥아주던 순간 지연은 까닭모를 행복감이 가슴에 밀려드는 것을 느꼈다.
물론 형진과 섹스를 나누거나 애무를 받을 때도 매번 행복한 마음이 들었었지만 지금 느껴지는 이 행복감은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행복이 격정적일만큼 가슴을 흔드는 행복감이었다면 지금 느끼는 이 해복감은 잔잔한 호수의 표면 같은 나른한 행복감이었다.
지연은 다시 눈을 떠 손에 쥐고 있는 형진의 자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희열에 지쳐있는 자신을 위로하듯 천천히 보지를 핥아가는 형진의 혀를 느끼며 지연이 자신의 손에 쥐고 있는 이 자지를 보지에 넣고 싶다는 한없는 욕망을 느꼈다.
섹스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이 자지를 자신의 보지에 넣은 채 형진에게 그대로 안겨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형진씨... -

지연은 천천히 형진을 불렀고, 흥분된 목소리가 아니 음성으로 지연이 자신을 부르자 고개를 옆으로 살짝 내밀어 지연을 응시했다.

- 불렀어? -

- 응 -

- 왜? -

- 나 넣고 싶어, 자기 자지..
내 보지에다.... -

다른 순간과 달리 너무도 정확한 표현으로 말을 하는 지연을 응시하던 형진이 몸을 일으키는 자세를 취하자 상체를 든 지연이 옆으로 쓰러지듯 누웠다.
그러자 몸을 일으킨 형진이 지연의 다리를 벌리며 자세를 잡으려 하자 지연이 그런 형진의 아랫배를 손으로 밀며 고개를 저었다.

- 이렇게 말고..
내가 위로 올라갈래 -

- ........ -

지연의 말에 형진이 고개를 끄덕였고, 형진이 자리에 눕자 몸을 일으킨 지연이 형진의 하체에 다리를 벌려 걸터앉았다.
그리고 헝클어진 머리가 얼굴을 살짝 가리고 있었지만 지연은 그대로 형진을 내려 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형진도 엷은 미소를 머금었고 지연이 그런 형진에게 상체를 숙이며 다가왔다.

- 내 거야 -

- 응? -

느닷없는 지연의 말에 형진이 되묻듯 대답을 했다.

- 자기는 내 거라고.. -

- 그래 -

- 내 거야, 내 거... -

- 그래.
지연이 네 거야 -

- 그리고... -

지연이 잠시 말을 멈추자 형진이 그런 지연을 가만히 응시했다.

- 한 지연도...
박 형진 거야...
영원히.. -

- ........ -

형진이 미소를 짓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지연이 입맞춤을 퍼부었고, 형진이 그런 지연을 가만히 안았다.
그렇게 입맞춤이 이어지던 순간 지연이 입맞춤을 이어가며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 대답 해..
박 형진은 누구거야... -

- 한 지연거야... -

형진도 입맞춤을 이어가며 대답을 하고 있었다.

- 그럼, 한 지연은 누구 건데... -

- 내 거야...
한 지연은 내 거야 -

- 사랑해...
사랑해... -

- ......... -

입맞춤이 격해지며 두 사람의 음성도 들떠있었다.
그 순간 형진은 알 수 있었다.
지금 지연이 보이는 이 모습 내면에 숨겨져 있는 지연의 솔직한 심정을 말이다.
지연은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어떤 상황, 어떤 시련이 와도 자신의 사랑을 잊어서는 안 되다고 말하고 있음을 말이다.
그건 결국 수영을 받아들이면서도 숨길 수 없는 여자로써의 본능을 표출하는 것이었다.

- .......... -

형진은 그렇게 지연과 격한 입맞춤을 하면서 처음으로 지연과 수영을 동시에 떠올렸다.
자신으로 상처를 받았던 한 여인, 그리고 그 상처 속에서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져버린 수영, 그리고 그런 수영과 자신을 보면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희생을 감내하려는 지연, 형진은 처음으로 수영과 지연 두 여자에게 미안했다.
특히 지금 자신의 품에서 끝내 감출 수 없는 마지막 불안감을 드러내는 지연에게 더더욱 미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

[ ........... ]

그리고 입맞춤을 이어가던 순간 손을 내려 자신의 자지를 보지에 밀어 넣고 자신의 품에 안기는 지연을 형진은 더욱 아련한 마음으로 힘주어 안았다.
마치 영원히 자신 곁에서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이 말이다.

- ........... -

자신의 보지에 가득 차 있는 형진의 자지를 느끼며 지연은 자신이 기대고 있는 형진의 가슴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가만히 귀 기울였다.
그건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심장의 고동소리였다.
지연은 그 심장 고동 소리를 들으며 엷은 미소를 머금은 채 눈을 감고 있었다.

[ 들려..
너무나도 생생하게...
자기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자기의 심장 소리가 나에게 말하고 있어...
미안해하지 마..
불안해하지도 마.., 오늘 내가 자기가 내 거라고 확인했던 건 불안해서가 아니야, 그건 혹여 앞으로 있을지 모를 우리의 미래를 위한 확답을 듣고 싶어서였어.... ]

감고 있던 지연의 눈이 천천히 다시 떠지고 있었다.

[ 형진씨...
그거 모르지, 가끔은 수영씨가 부러웠던 거, 나보다 먼저 자기 사랑을 받았던 것도 부러웠고, 나 보다 먼저 자기에게 안겼던 것도 부러웠어, 그리고 무엇보다 부러웠던 건 자기한테 받았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지려 했던 수영씨의 그 용기가 너무 부러웠어, 하지만 이제 부럽지 않아, 나도 수영씨만큼 당신을 사랑하고, 나도 예전의 수영씨만큼 자기한테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자기를 너무 사랑한다는 거야, 세상 누구보다도 더 많이....... ]

수영의 눈이 다시 감기고 있었다.

[ 사랑해, 형진씨...
그리고 난 영원히 자기 여자야..
죽을 때까지..
영원히... ]

수영의 입가에 다시 미소가 머금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미소가 말이다.
그리고 그런 지연이 조용히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듣고 있던 순간 형진은 허공을 향해 멍한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 그래, 지연아...
나도 사랑해...
죽을 때까지..
영원히... ]

두 사람은 그렇게 말없이 하나가 되어있는 자신들의 육체를 통해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서로가 공유해야 할 전혀 다른 삶을 맞이할 마지막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자신들이 선택한 삶도 역시 행복한 삶이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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