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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워 -1부7장(두근두근 첫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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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유난히도 밝았다.
오늘은 정말 '봄다운'날씨구나 하고 지훈은 생각했다.원체 꾸미는것에 잼병이었던 지훈인

지라 넉넉한 용돈에도 불구하고 옷사모으는 취미는 없었기에 집에서 나오기전에 지훈은 한참 옷장속을 뒤적거려야만

했다.결국 지훈은 오늘도 청바지에 티셔츠만을 걸치고 나와버렸다. 

 

'그래도 다행이다..비상금을 꽁쳐둔게 있어서...'

 

연상과 사귀지만 엄연한 남자인 지훈인지라 데이트날 돈없이 나올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유회장은 지훈이 호텔로 들

어감과 동시에 자금원조마져 끊어버렸기에 지훈은 미국가기전에 새배돈을 입금해두었던 통장을 찾아내었다.유복하게

자란 지훈인지라 아버지의 친구들에게 새배한 돈만도 몇백이 훌쩍 넘었기에 지훈은 상당수 인출해서 지갑에 넣어 가

져올수 있었다.

 

"뭘 그렇게 생각하셔?"

 

"으아! 깜짝이야."

 

한참을 서있던 지훈의 등뒤에서 몰래 누군가가 다가와 낮은 톤의 목소리로 은근히 말하자 지훈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역시나 유진이 큭큭 거리며 웃고 있었다.

 

"우...우와.."

 

지훈은 유진을 보자마자 자기도 모르게 감탄하고 말았다.
호텔유니폼의 유진도 너무나 이쁘지만, 청바지에 살짝 붙

는티셔츠를 입은 유진은 너무도 빛나 보였다.단순한 코디였지만, 유진의 시원시원한 몸매덕분에 모델이 입은것처럼

옷이 빛을 발했다.
게다가 맑은 날씨 탓에 유진은 머리를 모두 위로 올려 묶은 포니테일형을 하고 나왔다.지훈이 가

장좋아하는 헤어스타일이었다.

 

"왜그래?챙피하게?"

 

"너무 이뻐서."

 

"풉,..정말?"

 

"진짜야.이뻐."

 

지훈의 칭찬에 유진도 기분이 좋은지 한손으로 햇빛을 가리고는 싱긋 웃었다.
역시 유진의 매력은 이쁜 미소라고 

생각이드는 지훈이었다.

 

"밥먹으러 가자.배고파.근데 뭐 먹을까?"

 

자연스레 유진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다행히도 오늘의 데이트를 위해 지훈은 인터넷에서 분위기좋은곳을 검색해

놓은 뒤였다.

 

"생각해 놓은곳은 있는데..."

 

"어딘데?"

 

유진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지훈이 처음 유진과 사귈때 노래를 불러주기 전에도 저런 눈빛이었다.유진은 의도한바

아니겠지만 지훈에게 있어서는 마음이 녹는 엄청난 애교였다.그래서 그때도 못이기고 노래를 불러줬던 것이 아닌가.

 

"그냥따라와 보셔~~"

 

"어쭈~까불긴.맛없으면 혼나!"

 

유진은 장난스럽게 작은 주먹을 지훈의 얼굴앞에 들이밀었다.유진도 167로 여자치곤 큰 편이었지만 워낙 지훈이 큰

탓에 손을 길게 뻗어야만 했다.

 

'귀여워..'

 

연상이었지만 지훈은 유진이 여동생같이 귀엽게 느껴졌다.걸어가면서도 한참을 장난치다가 도착한 곳은 지훈이 검색

을 통해 알아낸 이쁜 분위기의 스파게티집이었다.

 

"오~~제법인데!"

 

고급스런 분위기라기 보다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가게였다.
이런 분위기는 커플들에게 인기가 있기에 인터넷에서도

꽤나 평가가 좋았다.
다행히도 둘이 쉬는날은 평일인지라 사람이 많지 않았다.

 

"음...나는 까르보나라 먹을래."

 

"응?그게 뭔데.."

 

멍하니 묻는 지훈을 보며 유진이 피식 웃었다.
데이트를 많이 해본 지훈이 아닌지라 여자들이라면 모두 좋아하는

이 느끼한 스파게티의 이름을 들어봤을리 만무했다.

 

"음..크림소스...같은건데..."

 

"아..그럼 난 이거 빨간거 주세요."

 

지훈이 말한 '빨간거'는 해물스파게티였다.
서버도 살짝 웃더니 주문을 받고는 주방쪽으로 사라졌다.

 

"빨간게 뭐야..하하하하...아이고.."

 

지훈은 유진의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민망하지도 않았다.사실 재력가의 외동아들인 지훈이라해도 화려한 생활을

했던것도 아니었고 미국에서는 주로 불량스런 밴드 친구들(대부분 부유하지 않은 아이들)과 사귀었기에 대부분 햄버

거를 먹었고,이런식의 데이트는 해본 역사가 없었기에 미숙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나는...연애를 많이 못해봐서..오늘 뭘 해야 누나가 좋아할지 잘 모르겠어."

 

지훈의 말에 유진은 살짝 웃으며 지훈의 손을 잡아주었다.

 

"너랑 있으면 됐지.뭘 하던지 재밌어."

 

'큭....진짜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틀림없어!'

 

지훈은 웃고있는 유진을 보자 키스하고 싶어 죽을것만 같았다.사귀자는 말하기 전에 키스부터 한 지훈이지만 유진의

촉촉한 입술을 보면 늘 가슴이 설레였다.
남을 웃기는 재주가 없는 지훈이지만 유진이 옆에서 재잘재잘 말해주는 탓

에 절대 조용해 지는 일이 없어 좋았다.

 

"으잉?뭐가 이렇게 하얗냐.."

 

이윽고 주문한 음식이 나왔을때 유진의 스파게티를 본 지훈의 첫마디였다.
유진은 연신 지훈을 보며 킥킥 거리며 웃

었다.

 

"빨리 먹자."

 

유진이 맛있겠다는 듯 포크로 스파게티를 말더니 입에 넣었다.지훈은 자신의 접시에는 손 댈 생각도 안하고 멍하니

유진이 먹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반짝이는 입술이 오물거리는걸 보자 귀여워 미칠거 같았다.
주변에 몇몇의 커플들이

있었지만, 어떤 여자를 봐도 유진이 빛나 보였다. 

 

"뭘 그렇게 쳐다봐?밥먹는데."

 

"이뻐서."

 

"풉..너 좀 느끼한 면이 있구나?"

 

"음..그런게 아니라.."

 

사실 처음에 봤던 유진의 첫 모습은 날라리 같은 인상이었다.회식때의 과감한 옷차림도 그렇고,먼저 당당하게 인사

하는 것도 그랬고...하지만 사귀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유진은 당당하고 솔직한 것은 맞지만, 까지거나 하지는 않은

오히려 귀여운 여자였다.

 

"아니라...뭐?"

 

유진은 연신 스파게티를 우물 거리며 물었다.다행히도 유진은 스파게티를 좋아하는 모양이었다.지훈은 내심 참 다행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처음에 누나 처음 봤을때는 좀..뭐랄까...약간은 노는...듯한.."

 

"풉!"

 

지훈의 말을 들으며 물을 먹던 유진은 앞으로 뿜을 뻔한듯 입을 가렸다.당황한 지훈이 냅킨을 건냈다.

 

"왜..왜그래..."

 

"아니..사실 그런말 좀 듣긴했어 하하.
내가 생긴거 좀 놀게 생겼나?"

 

유진은 그런말을 하며 볼을 부풀렸다.나이는 지훈보다 두살 위지만 지훈은 볼때마다 귀엽다라는 생각을 하루에 천번

이상 하고 있었다.아니 그보다...

 

'이런게 연애라는 거구나...정말 몰랐어..'

 

마음속에서 윤지가 지워진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그녀와의 기억중에 추억이라 불릴만한 녀석이 없었다.늘 같이 있

긴했지만 대부분 알몸으로 뒹굴며 엉켜있을 뿐이었다.돌아다니기 싫어했던 윤지인지라 데이트라는것도 해본적이 없

었다.
하지만 유진과 있을때는 연애를 하고 있다는 실감이 강하게 들었다.무엇보다, 섹스를 하지 않아도 두근거리는

지금의 이 감정이 좋아서 하늘을 나는것만 같았다.

 

"아니야.
지금은 누구보다 이쁜걸."

 

지훈은 팔을 뻗어 유진의 볼을 꼬집어 주었다.'이 녀석이 누나한테!'라며 인상을 써보이는 유진이었지만 지훈의 손

길이 싫지 않은지 얼굴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식사가 끝난후에 지훈은 유진의 안내로 서울구경을 실컷하게 되었다.아버지에게 차를 몰수 당한 지훈인지라 대중교

통을 이용할수 밖에 없는 현실이 조금 불편했지만,유진은 게의치 않은듯 서울 지하철이나 버스노선에 대해 여러가지

를 가르쳐 주었다.

 

"조금씩 조금씩 다녀보자.아직은 우리가 갈곳이 많으니까..그치?"

 

사람이 많은 번화가를 걸으며 유진이 속삭였다.지훈이 유진의 손을 잡자, 그녀는 싱긋 웃으며 깍지를 껴서 감싸쥐었

다.사실 잘록하게 뻗은 유진의 허리를 감싸고 싶었지만 유진이 지훈의 손을 앞뒤로 흔들며 씩씩하게 걷는 모습에 그

것은 잠시 나중으로 미뤄야만 했다.

 

"아참...저기좀 들어가자."

 

"응?어디?"

 

갑작스레 어디론가 이끄는 지훈을 보며 유진이 의아하게 물었지만 지훈은 씩 웃으며 대답대신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

켰다.앞에 있는 것은 백화점이었다.

 

"엥?갑자기 백화점엔 왜?"

 

"살게 있어서 그래."

 

"음..너 옷사려고 그러는구나?좋아 여자친구로써 내가 봐줘야지."

 

가는 동안에도 연신 귀엽게 종알 거리는 유진을 보면서도 지훈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훈이 간곳은 남성

복 매장도,케주얼 매장도 아닌 여성복매장이었다.

 

"여긴..왜온거야?"

 

"옷사주려고."

 

"누구?"

 

"누구긴누구야.내 여자친구지."

 

"뭐어?"

 

지훈은 유진이 뭐라 할 틈도 없이 손을 잡고 이끌었다.
이윽고 멍하니 있는 유진에게 지훈은 진열대에서 옷한벌을 

꺼내더니 유진의 몸에 대보기 시작했다.

 

"야..쌩뚱맞게 무슨 옷이야."

 

유진은 당황스러운듯 서 있었지만 백화점점원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둘에게 바싹 붙어왔다.

 

"어머..여자친구분 선물 하시게요?요새는 이런게 잘나가는데..."

 

점원이 건낸것은 봄에 맞는 니트가디건과 스커트였다.지훈은 점원에게 옷을 받아들고는 유진의 몸위로 대보기 시작했다.

 

"야...뭐하는거야."

 

유진은 어이가 없는 듯 피식웃으며 가만히 서 있었다.
사실상 사달라고 한것도 아닌데...이렇게 막무가내로 들어와

서 옷을 고르는 지훈의 엉뚱함에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지훈의 마음이 전달

되는거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이거 이쁘겠다.한번 입어봐."

 

"그렇게 사주고 싶어?"

 

"응.
그러니까 데려왔지."

 

"그럼 내가 고를게.불만없지?"

 

"음..좋아.대신 내 맘에도 들어야돼."

 

"알았어."

 

유진은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지훈을 놀려주고 싶은 마음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유진은 진열대에서 몸을 

돌려 신상품쪽으로 가서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아까 있던곳과 가격대는 하늘과 땅차이였다.
유진의 눈에는 그저 

세상물정모르는 지훈이 이 가격을 보고 당황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웃음이 나왔다. 

 

'조금만 놀려줘 봐야지...'

 

유진이 골라든 옷은 실크소재의 원피스였다.
어깨선이 다 드러나기 때문에 약간은 얇은 소재의 어깨숄과 함께 세트

인 상품이었다.당연히 가격은 8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가격이었다.

 

"나 이거 너무 맘에 들어."

 

한참을 둘러보며 구경하던 지훈은 유진의 말에 뒤를 돌아보았다.가격대를 알리 없는 지훈은 옷을 몸에 대고 자신을 

바라보는 유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괜찮네..한번 입고 나와봐."

 

"네 고객님.이쪽에서 입어 보시면 됩니다."

 

비싼걸 고르자 점원이 신이나서 탈의실을 안내했다.
딱봐도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수수한 대학생커플같은데 의외로

고가의 상품을 고르자 태도는 더욱더 친절해져 있었다.

 

'으허억...'

 

지훈은 유진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마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의외로 옷이 너무나 자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유진이 키가 있다보니 원피스 끝자락은 아슬아슬하게 무릎위에 위치해 있었고 가슴도 많이 파여져 있었다.어깨쪽에

숄을 두리지 않았더라면 완벽하게 유혹용의상이 틀림없었다.

 

"어때? 어울려?"

 

유진은 몸을 빙글 돌아가며 윙크를 해보였다.지훈은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으로 기계적으로 고개만 끄덕일뿐이었다.

 

'헤헤..이제 가격보고 깜짝 놀라겠지?'

 

유진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점원에게 맘에 든다고 말했다.
지훈역시 그 옷을 입은 유진에게 완전히 빠져 있었기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저..고객님..계산해 드릴까요?"

 

"아..네.."

 

지훈이 계산대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며 유진은 연신 웃음을 참고 있었다.
가격표를 보고 거품을 물 지훈을 생각하자

벌써부터 재밌어서 죽을것만 같았다. 

 

"네 고객님.
78만 9천원입니다."

 

"네.여기요."

 

'뭐...뭐라구!!!!'

 

전혀 기대 안했던 대답이 지훈의 입에서부터 흘러나오자 유진은 기절할 듯이 놀라 카운터로 뛰어갔다.
지훈은 카드

도 아닌 수표로 계산하고 있었다.
유진은 당황하며 지훈의 팔을 잡았다.

 

"야.야...뭐해..너무 비싸잖아.."

 

"응?맘에 든다며?"

 

"야..그..그건..그냥 해본소리지...이걸 어떻게 사..."

 

"아...그냥 사.뭐어때.잘어울리는구만.
이거그냥 입고 가도 돼죠?"

 

"물론입니다 고객님.입고 계셨던것은 제가 싸드릴게요."

 

"아..아뇨! 안사요..안살래요."

 

유진은 땀까지 나고 있었다.자신은 태어나서 이렇게 비싼옷은 사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떤옷을 입어도 어울리

는 것은 있었지만, 유진은 브랜드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었다.

 

"무슨소리야...사기로 해놓고.얼른 계산해 주세요."

 

"네 고객님.여기 거스름돈입니다."

 

유진이 말릴새도 없이 지훈이 계산한 돈은 영수증이 되어 돌아오고 있었다.당황해 있는 유진에게 점원이 원래 유진

이 입고 있던 옷을 쇼핑백에 담아 건내주었다.

 

"자자.갑시다."

 

사실 유진은 지훈이 당황해 하고 있으면 삐지는 척을 할 셈이었다.그리고 나중에 풀어주려 했는데...아무렇지 않게

계산해 버리는 지훈을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하지만 자신의 손을 잡아끌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지훈에게 이끌려 얼

떨결에 새로산 옷을 입고 매장을 나서는 유진이었다.

 

"왜그래?맘에 안들어?"

 

"아..아니..그런건 아니지만...난 여태까지 이런비싼옷을 산적이 없어..게다가 입어보고 바로 산적도 없어.."

 

"음...그건 내 선물이니까.
잘 어울리고 이쁘면 된거지 뭐."

 

지훈은 원피스밑으로 잘 뻗은 유진의 다리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약간은 튀는 복장인지라 지나가는 사람이 

모두 유진을 힐끗 힐끗 바라보았다.물론 유진이 눈에 띄게 이쁜탓도 있겠지만 남자의 시선을 확 잡아끄는 옷차림이

었다.게다가 바람이 살짝 불기라도 하면 스커트가 팔랑거리며 뭇 남성들의 시선을 더욱더 집중시키고 있었다.

 

"넌 정말 엉뚱한 아이야."

 

"응?뭐가?"

 

시선이 집중될수록 유진은 더욱 지훈의 옆에 딱 붙어 섰고 지훈은 그게 기분이 좋아 연신 웃고 있었다.

 

"갑작스레 저런 선물이라니...뭐 보통 갑작스레 사줄까?이런거면 몇천원짜리 머리끈이나 이런걸 사주잖아."

 

"아..그런거야?하지만...그 옷입으니 두배는 이뻐보이는걸?"

 

"핏...이 변태."

 

둘은 한참이나 시내 구경을 했다.지훈은 난생 처음으로 여자친구와 길거리 음식을 먹기도 하고 ,아이쇼핑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뭔가 걸리는게 있었다.

 

'역시........데이트에는 영화가 있어야해!'

 

아까부터 뭔가 허전하다 싶었었다.데이트를 많이 안해본 지훈인지라 늘 머릿속에 있는 데이트라는 개념에는 같이

영화보기 라는 항목이 항상 들어가 있었다.
영화객석 옆자리에 앉아 손을 잡거나...혹은 그녀가 내 어깨에 기대어

영화를 보거나...하는 생각이 들자 지훈은 또 히죽히죽 웃었다.

 

"너 무슨생각하길래 자꾸 웃는거니?"

 

"우리 영화보자!"

 

"영화?"

 

"응!영화!"

 

"무슨영화 볼껀데?예매는 했어?"

 

"예....예매?"

 

"설마 예매도 안해놓은거야?"

 

되묻는 유진의 말에 지훈은 당황해서 머리를 긁적거렸다.
확실히 둘이 있는곳은 서울에서도 번화가 인지라 인터넷으로 예매를 하지 않으면 좋은 자리를 않기 힘들었다.경험이 전무한 지훈으로써는 그런 사전지식이 없을 수밖에 없었다.

 

"으이그....이 연애 생초보 같으니!"

 

당황해 하는 지훈을 유진은 귀엽다는 듯이 꼬집었다.그리고 이윽고 유진이 지훈을 잡아끌기 시작했다.

 

"어..어디가?"

 

"일단 가봐야지.자리가 있을지도 모르잖아?"

 

하지만 유진과 지훈이 몇개의 영화관을 돌아다녀봐도 적당한 자리는 없었다.
떨어져 있는 자리거나,아예 매진인 영

화관도 많았다.
심지어 오늘 밤에 있을 심야영화 조차도 그럴싸한 자리가 없었다.

 

"으윽...미안..내가 예매해야 하는지 몰랐어.."

 

"풉,,괜찮아.
넌 유학생활 오래해서 잘 모르는게 당연하지..근데 영화가 그렇게 보고싶었어?"

 

"으..응."

 

"흠...그렇다면...꼭 최신영화가 아니어도 괜찮아?"

 

"응?그..그렇지..누나랑 같이 본다면야..하하."

 

"흠..."

 

유진은 혼자 팔짱을 끼더니 지훈을 묵묵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자신을 멀뚱히 바라보자 또 가슴이 설레는 지훈

이었지만 유진은 뭔가를 결심한듯 지훈의 손을 잡아 끌었다.

 

"어..어디가?"

 

"이번엔 니가 잠자코 따라와봐."

 

엄마손에 끌려 시장에가는 아이처럼 지훈은 유진의 뒤를 졸졸따라가기 시작했다.이윽고 유진이 지훈을 데려간곳은

다름아닌 DVD방이었다.

 

"여..여긴...."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되서 이런저런 것들을 잘 모르는 지훈도 들은바가 있어 알수 있었다.DVD방은 단순히 영화감상하는 곳만은 아니라는 것을...인터넷에서도 첫 데이트때 DVD방에 데려가면 여자가 부담스러워 할수있다고 씌여져 있었던 것이 기억났다.

 

"뭐해?어서 들어와."

 

뻘쭘해 하는 지훈과는 반대로 유진은 당당하게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흠,...뭘 볼까나...어떤 영화가 좋아?"

 

"으음..나야 뭐 아무거나.."

 

결국 지훈과 유진이 골라든 영화는 로멘틱코메디 물의 외화 였다.유명한 배우가 출현하는 거라 지훈도 어느정도 들

은적있는 영화였다.

 

"이리로 오세요."

 

점원이 방을 안내하고는 문을 닫고 나갔다.
지훈은 난생처음 보는 DVD방의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 졌다.
내부에는 큰

스크린이 있었고,침대만한크기에 쇼파가 있었다.앉아서 보기보다 누워서 보는 형태였던 것이다.

 

'와..완전히 침대네...'

 

"뭐해?옆에 누워."

 

조명이 어두침침해 잘 안보이지만 유진은 누워서 영화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이고~~편하다.."

 

계속 걸어다녔기에 유진은 누워있는게 너무 편한 모양이었다.지훈도 쭈뼛쭈뼛 유진의 옆에 누웠다.

 

"너 왜이렇게 부끄러워해?이상한 생각했지?"

 

"아..아냐!"

 

뻔히 보이는 지훈의 대답에 유진은 또 쿡쿡거리며 웃었다.
이윽고 영화가 시작되자 유진이 지훈의 품안으로 파고들

며 안겼다.유진은 그저 지훈에게 기대 영화를 보는것이었지만 지훈은 죽을 맛이었다.유진의 머릿결에서 나는 샴푸냄새...그리고 밑에 원피스와 함께 보이는 잘빠진 하얀 다리....그리고 폐쇄된 둘만의 공간은 지훈의 심장박동수를 더욱 올리고 있었다.

 

'좋아..그렇다면..'

 

지훈은 용기를 내서 유진의 허리를 감쌌다.살짝 움찔하는 유진이었지만 별다른 거부반응은 없었다.아니..오히려 몸

을 살짝 돌려 지훈의 품에 더더욱 파고 들고 있었다.

 

'이...인터넷에 있는 말이 진짜구나..'

 

이런 분위기에서 정직하게 영화만 시청하는 커플이 있을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루종일 손만잡고 돌아다니다가 이렇게 찰싹 붙어 있을수 있다니...분위기 자체에 흥분이 고조되고 있었다. 

 

"왜이렇게 가슴이 뛰니?"

 

지훈의 가슴에 안겨 영화를 보던 유진이 나즈막히 속삭였다.심장박동이 귀에 전달된 모양이었다.

 

"누나랑 있으니까 떨려서.하하하.."

 

유진이 고개를 들어 지훈을 바라보며 웃었다.

 

"나도 떨려."

 

싱긋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지훈은 유진이 이뻐서 견딜수가 없었다.영화는 애초부터 어떤 내용인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지훈은 조금 용기를 내기로 했다.

 

"키스하고 싶어."

 

지훈의 말에 유진이 살짝웃으며 눈을 감았다.허락의 뜻이 분명하다고 느껴지자 지훈은 몸을 일으켜 유진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천천히 포갰다.

 

"으음.."

 

너무도 촉촉했다.지훈은 가슴이 뛰어서 미칠것만 같았다.하지만 천천히 그녀의 입술을 핥으며 혀를 집어넣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허리를 감은 손이 근질근질했다.원피스의 부드러운 천의 감촉을 따라 밑으로 내려가니 금방 다리가 손에 잡혔다.유진도 지훈도 움찔 했지만 지훈은 손을 멈추지 않고 다리를 더듬었다.

 

쪼옥..쪽..

 

이제 천천히 유진의 손도 지훈을 감싸 안기 시작했다.지훈은 더욱 용기를 넣어 그녀의 원피스위 가슴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음.."

 

약간은 강하게 가슴을 주무른 탓에 유진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지만 지훈은 무아지경이 되어 애무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더욱이 가슴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유진의 잘빠진 다리가 손에 잡혔고,하늘하늘한 원피스 인지라 금새팬티위로 손이 닿았다.

 

"아아앙.."

 

유진은 이제 노골적으로 신음하고 있었다.그것은 자연스레 나온 탄성과도 같았다.지훈의 손가락이 팬티위를 적극적으로 애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아.."

 

지훈이 입술을 때자 유진의 깊은 한숨이 세어나왔다.지훈의 입술은 유진의 귓볼을 간지럽히며 천천히 그녀의 팬티를내리기 시작했다.

 

"아.....안돼..지훈아..,제발..."

 

흥분한 지훈에게 유진의 목소리가 들릴리 없다.
유진의 팬티는 이제 무릎까지 내려가고 있었다.

 

"안돼...안돼.."

 

지훈의 몸이 순간경직되어 버렸다.유진은 떨고 있었다.
그것은 긴장이 되어서 혹은 흥분이 되어 떠는 것이 아니었다.

유진의 표정을 본 지훈은 더더욱 깜짝 놀랐다.

 

'무..무서워 하고 있잖아...'

 

유진은 정말 두려워 하고 있었다.마치 강도에게 위협당하는듯한 그 표정에 지훈의 충격은 두배가 되어 있었다.

 

"왜..왜그래...누나.."

 

"미안해....나근데...이거...무서워.."

 

"뭐....라구?"

 

"미안해 지훈아..미안해..."

 

"처음이라.....무서운거야?"

 

지훈의 질문에 유진은 아무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훈은 더이상 물을수 없었다.유진의 눈에서 눈물이 나올것

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건 아니야...하지만..조금만 기다려줄래?"

 

오히려 유진이 지훈에게 미안해 하고 있었다.그 마음을 알아챈 지훈은 떨고 있는 유진을 힘을 주어 안았다.

유진의 떨림이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다.지훈은 조용히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춰 주었다.

 

"내가 너무 성급한거 같아...누나 보니 참을수 없어서....그러니까...우리 천천히 하자."

 

"응...고마워..지훈아.."

 

지훈은 조용히 유진의 옷매무새를 정리해 주었다.속옷까지 다시 바로 입은 유진이 살짝 미소를 짓자 지훈도 곧 안

심이 되었다.

 

'도대체 왜이러는 것일까...내가 싫은것은 아닐텐데..'

 

문득 호텔에서 사귄남자 있냐고 물었을때 우울해졌던 유진의 표정이 떠올랐다.그것도 지금 섹스를 무서워하는것과 관련이 있는것일까?지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지금은 그저 유진을 이해해 주는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지훈이 꽉 껴안아주자 유진은 이제 완전히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유진이 지훈의 볼에 살짝 입맞춰 주었다.

지훈도 조용히 미소지으며 유진을 품에 안았다.

 

'그래...조급해 하지말자...누나가 마음을 열때까지...내가 지켜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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