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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단편/MC] 영애(令愛) 시오리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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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애(令愛) 시오리 (上)

 

-딩동~

도쿄, 나가다쵸에 있는 고급 맨션의 최상층,
한창 집무에 몰두하고 있던 도지마는 갑작스레 들려온 초인종소리에 느릿느릿한 동작으로 천천히 일어서 벽에 달란 인터폰을 들었다.

「네」
「감사합니다! 카가와 택배입니다!!!」

중저음의 무뚝뚝한 대답에도 불구하고,
인터폰의 수화기 안에서는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한 큰 소리의 대답이 나와 도지마의 귀를 거슬리게 했다.
하지만 살짝 굳어진 표정도 잠시, 인터폰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듣고 있던 도지마의 입가에는 어느새 자그마한 미소가 걸리고 있었다.

「야마나시의 노시마 고객님께서 보내신 택배입니다만...」
「아, 그런가? 기다리고 있었어.
잠시 거기서 기다리고 있게.」

도지마는 그렇게 말하며 인터폰을 내려놓고, 허겁지겁 옷매무새 등을 정돈하기 시작했다.
마치 중요한 손님이라도 온 것처럼.... 
 

☆★☆★☆★☆★☆★☆★☆★☆★☆★☆★☆★☆★☆★☆★☆★☆★☆★☆★☆★☆★☆★☆★
 
 
도지마가 현관까지 나가 문을 열자,
그곳에는 줄무늬의 제복을 입은 배달원과 그 뒤로 대형 TV라도 들어있는 듯 한 커다란 골판지상자가 도지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항상 카가와 택배를 이용해주셔서 감사...」
「뭘 꾸물거리고 있어? 이리 들고 와! 어서!」

도지마가 나온 것을 보자 택배 배달원은 고개를 90도로 숙이면서 큰소리로 인사를 하려했으나,
정작 도지마 그는 택배원의 인사가 아직 끝나기도 전에 신경질적으로 골판지 상자를 옮기라고 명령했다.
물론 택배원은 도지마의 무례함에 대해 화를 내지 않고,
그가 시키는 대로 상자를 옮겨 실내로 들여놓았으나, 도지마의 무례함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택배원의 손에서 전표를 빼앗아, 난폭하게 싸인을 한 것이다.

「자, 이제 됐지?」

빨리 꺼지라는 듯 한 말투로 전표를 내밀며 말하는 도지마에게 택배원은 아무 말도 못하고 천천히 되돌아갔다.
그리고 도지마는 택배원이 현관 밖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급하게 상자의 포장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비리비릭 , 바리바릭 , 바삭. . .

뭐가 그리 급한지 난폭하게 포장을 벗겨낸 도지마는 골판지 상자 안에 있는,
희미하게 모터음을 내는 알루미늄제의 케이스를 볼 수 있었다.
도지마는 그 물건을 잠시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더니, 곧 케이스의 한쪽에 "OPEN"이라는 글자가 쓰여진 버튼을 눌렀다.

-프슈~

곧이어 케이스는 지하철 문이 열리는 듯 한 소리와 함께 안에 담고 있던 공기를 내뿜으며, 천천히 뚜껑이 열리기 시작했다.
마치 크리스마스 아침에 어린아이가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뜯어보는 듯 한 표정으로 도지마가 알루미늄 케이스의 안을 바라보자,
거기에는 고급스런 붉은색 파티 드레스를 입고, 머리카락에는 호화로운 티아라(Tiara)를,
그리고 입에는 큰 산소 흡입 마스크를 댄 "미타 그룹 회장의 따님" 미타 시오리가 들어가 있었다.

「크큭큭큭...
이게 누굽니까? 시오리 아가씨가 아니십니까? 오늘은 한층 호화롭게 몸치장하고 계십니다?」

택배를 보내준 사요코의 연출에 대해 아주 만족스러운 웃음을 흘리며,
도지마는 곧 케이스 한쪽에 달린 조작 버튼에 손을 대어 "OPEN" 버튼의 옆에 위치한 "AWAKE"라는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그것을 시작으로 인형처럼 창백했던 그녀의 뺨이 점차 붉어지며, 조금씩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쉬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이윽고 잠을 자듯 굳게 닫혀져 있던 눈이 열렸다.
그러나 그녀는 눈을 떴을 뿐, 그 눈빛에는 의지의 빛이 사라진 채 자신의 정면만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시오리, 내가 누군지 알겠나?」

천천히 고개를 돌려 도지마를 본 시오리는, 조잡한 로버트처럼 표정의 변화 없이 무뚝뚝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저의 주인님입니다.」

그녀는 아름다운 목소리는 분명 도지마가 알고 있는 그것이었지만,
마치 복화술의 인형처럼 무뚝뚝하게 대답하는 시오리의 반응은 결코 즐겁지 않았다.
도지마는 잔뜩 인상을 쓰며, 알루미늄 케이스 옆에 같이 들어있던 "사용설명서"를 펴서 내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
 
 
도지마 님, 안녕하십니까?
 
지난번에 주문 하셨던 미타 시오리의 세뇌가 완료 했으므로 택배를 통해 보내드립니다.
드레스와 티아라는 저희 연구소에서 보내 드리는 선물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도지마님께 보내드리는 시오리는 과거의 기억, 일반 상식, 존엄성, 수치 등의 감정이 모두 배제된 상태이므로,
이러한 모든 사항들은 도지마님의 조작에 의해, 모든 성격과 사고력, 기억, 감각 등을 조작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원하신다면 조작을 통해 시오리를 갓난아이같은 백지 상태로 만드셔서,
그 상태에서부터 조교하실수도 있으므로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때 도지마님께서도 마음에 드시리라 생각합니다.
이것들은 일부의 보조 프로그램으로서 작동되는 것으로 파일 NO.
301을 준비 했습니다.
제품 케이스 속에서 무의식 상태에 놓인 시오리에 대해 본 파일을 실행하시면,
착용하고 있는 산소마스크를 통해 임의의 물약이 주입되며, 다만 물약이 주입된 후로부터 약 30분이 지나야 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외에 불편하신 점은 언제라도 연구소로 연락주시면 성심성의껏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도지마님께서 이 제품을 통해 마음껏 즐기시기를 바라며, 자세한 조작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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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연구소에서 봤던 사요코의 치태를 잠깐 생각하며 망상에 빠져있던 도지마였지만,
곧 자신이 조작하던 버튼과 그 옆에 위치한 작은 액정화면, 그리고 사용설명서를 번갈아보면서 특수한 조작을 시작했다. 

 
 
”인격 도입 프로그램 NO.
301(미타 시오리 전용)”
 

과거의 기억   Disabled , Enabled - LEVEL  MIN       MAX → Disabled
일반 상식도   Disabled , Enabled - LEVEL 1, 2, 3, 4, 5 → 2
인적 존엄도   Disabled , Enabled - LEVEL 1, 2, 3, 4, 5 → 1
수치심         Disabled , Enabled - LEVEL 1, 2, 3, 4, 5 → 5
통각 감도      Disabled , Enabled - LEVEL 1, 2, 3, 4, 5 → 2
성적 감도      Disabled , Enabled - LEVEL 1, 2, 3, 4, 5 → 3
주인 의존도   Disabled , Enabled - LEVEL 1, 2, 3, 4, 5 → 5
주인 존경심   Disabled , Enabled - LEVEL 1, 2, 3, 4, 5 → 5
공포심         Disabled , Enabled - LEVEL 1, 2, 3, 4, 5 → 4
동작 능력     Disabled , Enabled - LEVEL 1, 2, 3, 4, 5 → 3
논리 사고력  Disabled , Enabled - LEVEL 1, 2, 3, 4, 5 → 3

 
 
 
「일단은 이정도로 할까?」
 
그런 혼잣말을 말하면서 도지마는 능글능글 엷은 웃음을 떠올려 스윗치를 눌렀다.
그러자 알루미늄 케이스에서는 일반 컴퓨터와 같은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했고,
조작버튼 옆의 작은 액정화면에는 loading이라는 글자와 함께 막대그래프가 조금씩 채워져 가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도지마는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와 잠시 멈추었던 일을 재개했지만, 시오리에 대한 기대감에 서류에 집중할 수도 없었다.
 
「...제길, 도저히 못해먹겠군.」
 
결국 도지마는 일하는 것을 단념하고, 와인이라도 한잔 할 생각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자신의 집무실을 나오며 작게 기지개를 펴는 도지마의 눈에 띈 것은
어느새 알루미늄 상자에서 나와 거실을 두리번거리고 있는 드레스 차림의 시오리였다.
"30분 정도"라고 설명되었는데, 10분정도밖에 안된 짧은 시간에 세뇌가 완료된 것에 대해 조금 놀란 도지마였으나,
곧 시오리의 모습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그의 얼굴에는 탐욕적인 미소가 피어오르기 시작하게 했다.
 
「아, 처..처음 뵙겠습니다...
주..주인님.
저는..미타 시오리..라고 합니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시오리는 도지마를 보자마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며,
고개를 숙이고 앞으로 모은 두 손의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어렵게 말하고 있었다.
이것이 “주인 의존도 5”의 능력일까?
마치 사랑을 고백하는 수줍은 많은 소녀 같은 시오리의 모습은
그녀의 예전모습을 알고 있는 도지마에게는 상상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것이었다.
예전의 미타 시오리...
언제나 오만과 존엄이 옷을 입고 있는 듯 했던 그 여자는 모든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있었다.
또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탓에, 중학생 시절부터 자신을 쫒아 다니는 남자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인지,
그녀는 특히 남자에 대해서는 경멸의 시선을 아끼지 않는 여자였던 것이다.
물론 그녀의 부친은 경멸의 대상에서 예외인 셈이었으나,
부친을 제외한 모든 남자들에게는 의외로 엄격하여 내각 관방의 장관인 도지마도 25살 밖에 안 된 그녀의 무례함은 피해갈 수 없었다.
물론 일본 최고의 재벌이라는 미타 그룹회장의 딸이라는 그녀의 신분 탓에 도지마도 어쩌지는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내각의 장관인 그라 할지라도 미타그룹이 등을 돌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타격인 것이었다.
사실상 그녀의 오만함도 그런 자신의 신분을 믿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기도 했다.
 
「아, 저...주인님? 저..저는 마음에 드시지 않습니까? 저의 몸은..
필요가 없으신가요? 주인님, 주인님의 마음에 드는 여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뭐든지 할 테니...
제발, 제발...
주인님 곁에 있게 해주세요...」
「...뭐, 싫어졌다기 보단...
이리 와라.」
 
그토록 오만하던 그녀도 이제는 자신의 주인님에게 버려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도지마의 장난감이 되어 있었다.
그녀 그녀에게 가장 큰 행복은 주인에게 길러지며, 평생 주인에게 봉사하는 것...
그런 그녀가 자신을 부르는 도지마의 말을 듣자, 울먹이던 표정이 거짓말처럼 밝아졌다.
 
「네, 감사합니다!」
 
기쁜 표정으로 자신의 주인에게 달려 온 시오리는 도지마의 옆에서 차렷 자세로 섰다.
 
「시오리, 너는 어째서 나의 노예가 되고 싶은 것이냐?」
 
갑작스런 질문에 시오리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사실 그 이유 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다.
어쨌든 그녀에게 있어 이 남자의 노예가 되는 것은 진심으로 갈망하는 소원이며, 또 노예가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처음부터 자신은 노예가 되기 위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존엄하신 주인님의 질문을 얼버무린다는 것 또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
그, 그러니까...
저..저는...
그게...
아, 만약 주인님의 노예가 될 수 없으면, 제가 살아 있는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주인님에게 길러지기 위해, 그리고 봉사하기 위해 태어났으니까...
이유는 그것뿐입니다.」
「응? 그래? 나를 위해...? 그렇다면 필사적으로 나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 거겠지?」
「네! 물론입니다.
저의 몸도 마음도 주인님의 원하시는 대로 사용해 주세요.
만약 마음에 안 드시는 부분이 있다면 마음껏 벌을 주세요.
그것도 저의 소망입니다」
 
도지마는 터져 나오는 승리의 기쁨과 웃음을 억누르며, 시오리를 어떻게 조교해나가면 좋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크크큭...
이것이 그 미타 시오리인가? 그 오만하고 건방진 여자가 나의 노예가 되어, 나의 총애를 바라고 있다...
크크큭...
으음...
하지만 아직 기뻐하기엔 이르지.
즐거움은 지금부터 이제 시작인걸.)
 
도지마는 짧게 헛기침을 하고나서, 시오리를 천천히 훑어보며 말했다.
 
「아, 그렇다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아? 노예계집이 주인의 앞에서 그렇게 호화롭게 몸치장하다니...
노예는 노예에게 알맞은 모습이라는 게 있지 않나?」
「아, 네! 노예에 알맞은 모습은 어떤 것이죠? 죄송합니다.
가르쳐 주세요.」
 
어떻게든 주인이 자신을 거두어주기만을 바라며, 시오리의 연신 허리를 숙여 주인에게 가르쳐달라는 부탁을 했다.
 
「제길, 그런 것도 몰라서야...
시오리, 노예에게 옷은 허용되지 않는다.
주인의 앞에서는 모든 것을 숨김없이 드러내야 해! 그래서 언제라도 나의 눈을 즐겁게 해야 한단 말이다!」
「네, 알겠습니다.」
 
시오리는 그렇게 대답하며 재빨리 드레스의 후크를 제외했다.
하지만 드레스를 완전히 벗는 것은 어째 주저하고 있는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시오리의 수치심은 최대로 설정되어 있었다.
지금까지는 주인에게 길러지기 위해 필사적이었기 때문에 뭐든지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었으나,
막상 자신의 알몸을 보이기에는 견디기 힘들 정도로 부끄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뭘 우물쭈물거리는거냐?」
「? 네...
죄송합니다...
곧바로...」
 
도지마의 재촉에 결국 시오리는 흰 어깨를 떨며 붙잡고 있던 드레스를 놓았고,
새빨간 실크의 드레스는 거실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그와 함께 시오리의 몸을 감싸고 있는 빨간색의 브래지어와 팬티, 그리고 스타킹에 가터벨트가 드러났다.
 
「크크큭...
정말 세련된 연출이로군.」
 
그러나 도지마가 능글능글한 느낌으로 기분 나쁜 미소를 띄우자, 시오리의 수치심은 한층 더 복받쳐 올랐다.
게다가 마치 전신을 핥는 듯이 바라보는 도지마의 그 시선...
시오리는 자신도 모르게 한쪽 팔을 가볍게 올려 자신의 가슴을 가리려 했다.
 
「시오리!」
 
그 선정적인 속옷과 같이 새빨갛게 물든 얼굴을 숙인체로 어쩔 줄을 몰라 하던 시오리는 화가 난 듯 한 도지마의 목소리에 흠칫 놀라며,
곧 새빨갛게 붉어진, 그러나 맹수를 만난 토끼같이 겁먹은 표정을 한 그 얼굴을 들어 도지마의 눈치를 살폈다.
 
「뭐냐, 그 태도는!? 너는 조금 전까지 나를 위해 뭐든지 한다고 했잖아? 그렇게 말하고 나서 아직 10분도 채 안 지났다.
그런데 넌 나의 눈을 즐겁게 하라는 가벼운 명령도 따를 수 없는 거냐? 흥! 그렇게 나에게 보여지는 것이 싫으면 빨리 옷을 입고 내 집에서 나가라!!!」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던 도지마는 거기까지 말하고, 몸을 휙 돌려 자신의 침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물론 도지마는 시오리를 데리고 장난을 치려는 것뿐, 결코 시오리를 내쫓을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도지마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시오리의 입장에서는 거기까지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의 시오리는 주인에게 버려졌다는 절망감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마치 사막에 홀로 남겨진 듯 한 참을 수 없는 절망감...
주인에게 버려졌다...
자신은 주인에게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데...
그 주인이 이제 자신을 버렸다...
아니, 주인은 아직 길러주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시오리는 그 자리에 무너지듯 털썩 주저앉아 자신의 어리석음을 원망했다.
생명까지도 바쳐 평생을 봉사해야 할 주인에게 왜 맨살을 숨기는 바보 같은 짓을 했단 말인가...?
결국 시오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도지마가 올라간 2층으로 따라 올라갔다.
그리고 울먹이며, 도지마를 찾아 넓은 맨션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주인님! 주인님, 용서해 주세요! 주인님, 이제 두 번 다시는 이런 잘못을 범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제발...」
 
눈물 섞인 목소리로 외치면서, 2층을 잠시 찾아다니던 시오리는 마침내 넓은 침실에서 편안히 누워 있는 주인을 찾아냈다.
 
「주인님!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제발 이 시오리의 몸을 마음껏 봐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시오리를 무시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주인을 향해,
시오리는 선 채로 양팔을 최대한 벌리고, 다리 또한 어깨넓이 이상으로 벌려 "大"와 같은 모습으로 섰다.
 
「주인님..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주인님...」
 
시오리를 무시한 채 한참동안이나 딴청을 피우던 도지마는 아주 귀찮은 듯이 시오리를 흘깃 쳐다보았다.
그런 도지마의 눈에 비친 것은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에 의해 새빨갛게 물든 전신을 덜덜 떨며 흐느껴 우는,
빗속에 버려진 개와 같이 비애를 담은 시오리의 아름다운 나신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온순하고 불쌍한 여자의 모습도 이제는 도지마의 가학심을 높이는 장난감에 지나지 않았다.
 
「안 된다.
허락할 수 없어.
네가 그토록 간절하기에 길러줄까 생각도 해봤지만, 주인의 가벼운 명령조차도 따를 수 없는 애완동물은 번거로울 뿐이다...
빨리 내 집에서 나가!」
 
도지마의 그 말을 듣자, 시오리의 얼굴은 수치심에 붉게 물든 얼굴에서 단 한 번에 창백하게 변했다.
시오리에게 가장 큰 기쁨은 주인에게 길러지는 것이었으나,
이 이상 주인의 뜻에 거스른다면, 오히려 더 미움을 사게 될 수도 있었다.
결국 시오리는 핏기가 없어진 얼굴로 터벅터벅 침실을 걸어 나왔다.

하지만 시오리에게 있어서 주인에게 버려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절망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마지막 남은 희망을 다 버리지 않은 채,
거실의 구석에서 작게 웅크리고 앉고 주인의 변심을 가만히 기다리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시오리의 이 절망감마저도 도지마가 계획한 조교의 한 부분이며, 또한 도지마의 작은 놀이였다.
그는 침대 위에 가만히 누워 잠시 시오리를 방치시켜둘 생각이었다.
그러나 먼저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것 역시 도지마 자신이었다.
 
조용하게 침실을 나와, 살그머니 거실을 1층의 거실을 내다 본 도지마의 눈에 띈 것은,
아직도 작게 어깨를 떨면서 얼굴을 숙이고 「주인님...
주인님...」이라고 계속 중얼거리는 시오리였다.
예상대로의 그 모습을 확인한 도지마는 복받쳐 오르는 기쁨을 억누르며, 무표정한 얼굴로 시오리가 있는 거실에 내려갔다.
 
「주, 주인님!」
 
시오리는 거실로 내려오는 도지마를 보자, 그를 부르며 환희에 찬 표정으로 일어서 달려왔다.
그러나 도지마는 그런 시오리의 옆으로 지나가며 마치 시오리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시오리의 옆을 지나가 냉장고로 다가간 도지마는 캔맥주를 꺼내어 거실의 소파에 앉았다.
 
「아...
아...
주, 주인님...
주인님...」
 
시오리는 당장이라도 달려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를 안고 싶었으나, 노예 주제에 허락 없이 주인의 몸에 손을 댈 수도 없을 뿐더러,
그렇게 했다간 오히려 주인으로부터 더욱 미움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나 잠시 어쩔 줄 몰라 하던 시오리는 단념하지 않고, 살그머니 다가와 주인의 옆에 섰다.
그리곤 거실의 바닥에 앉아 무릎을 서운 뒤, M자 형태를 만들고, 두 손을 무릎 아래로 돌려 다리를 최대한 벌렸다.
시오리는 지금 어떻게든 그의 눈을 즐겁게 하려고, 그녀가 생각하기에 가장 불쾌한 포즈를 취한 것이다.
그러한 시오리의 생각을 쉽게 알아낸 도지마는 참기 힘든 수치심에 다시 붉게 변하는 그녀의 피부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그 무거운 입을 열었다.
 
「불쾌한 모습이다, 시오리」
 
살짝 미간에 주름을 만들며 찡그린 듯 한 표정으로 말하는 도지마였으나,
시오리는 일단 주인이 자신에게 다시 관심을 가진 것이 무척이나 기쁜 듯했다.
 
「네! 감사합니다.
어떻습니까? 시오리의 불쾌한 신체는 마음에 드십니까?」
「응? 아.
뭐, 그렇저렇...
어때? 지금부터는 매일, 사시사철 나를 즐겁게 해 줄 거냐?」
「네! 물론입니다.
언제라도 어디에서도 주인님을 즐겁게 하기 위해는 어떤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저어..조금 전은 정말로 죄송합니다...」
 
시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무릎 아래로 돌린 손을 바닥에 닿은 엉덩이로 가져가 자위를 하듯, 천천히 자신의 엉덩이를 애무했다.
노예가 주인의 허락 없이 자위를 하는 것은 큰 죄에 해당하지만, 주인을 즐겁게 하기 위해 자신의 몸은 얼마든지 만질 수 있었다.
시오리는 지금 그 사실을 상기하며, 조금이라도 더 주인에게 아첨을 하는 것이었다.
 
「좋아! 그렇다면 너를 길러 주지...
지금부터는 너는 나의 노예다.」
「네!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환희에 찬 목소리로 힘껏 대답한 시오리는 더욱 주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 구르고, 기고, 서고, 앞으로, 뒤로...
수치심도 잊은 채 가능한 한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하면서, 시오리는 주인의 상냥한 말에 취해 있었다.
 
「자, 이쪽으로 와라」
 
그렇게 말하며 도지마가 자신의 무릎 위를 탁탁 두드렸다.
 
「네!」
 
그러자 시오리는 자신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달려들듯이 도지마에게 다가갔다.
도지마는 시오리의 상체를 끌어당겨 그녀의 배를 무릎 위에 실어 왼손으로 유방을,
오른손에서는 이미 습기를 띠고 있는 그 음렬을, 마치 집고양이의 목을 어루만지듯이 쓰다듬기 시작했다.
 
「아..
후~ 주, 주인님...
기쁩니다...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실제로 시오리의 음렬에서는 음란한 물이 잔뜩 흘러나오기 시작했으나,
시오리는 주인을 조금이라도 더 기쁘게 하기 위해 뜨거운 한숨을 도지마의 팔에 내뿜으며, 천박한 교성을 흘리기 시작했다.
시오리가 그렇게 반응을 하자,
자신의 손안에 들어온 사냥감을 즐기며, 잠시 그 정복감에 취해 있던 도지마였으나,
무엇인가 별로 탐탁지 않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으음..
그 잘난 시오리가 그렇게 말하면...)
 
마음속으로 조용히 무언가를 결정한 도지마는 자신의 허덕이고 있는 시오리의 몸을 귀찮다는 듯 밀쳐내며 일어섰다.
때문에 시오리는 넘어지듯 거실 바닥을 뒹굴게 되었으나, 오히려 불안한 얼굴로 도지마를 올려보았다.
 
「주..주인님...
제가 또 뭔가 잘못을...
죄,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세요...」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벌벌 떠는 시오리를 바라보며 조금 더 장난을 쳐볼까하는 생각도 드는 도지마였으나,
곧 마음을 바로잡고 시오리를 알루미늄 케이스가 있는 현관 앞으로 데려갔다.
 
「시오리, 이 안에 들어가라.」
「네? 아..
네...」
 
과연 주인은 화가 났는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 상자는 뭔지...
혹시 이 상자와 함께 버려지는 것은 아닌지...
지금 시오리의 머릿속에는 온갖 복잡한 생각이 들고 있었으나, 주인의 뜻에 거스르며 궁금한 것을 일일이 물어볼 용기도 시오리에겐 없었다.
결국 그녀는 주인이 시키는 대로 조용히 상자 안에 들어가 몸을 움츠릴 뿐이었다.
불안한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보는 시오리의 입에 산소마스크를 설치한 도지마는
다시 조종 버튼과 액정화면, 사용설명서를 번갈아 살펴보면서 프로그램을 작동 시켰다.
 
 
 
”인격 도입 프로그램 NO.
301(미타 시오리 전용)”
 

과거의 기억 → Enabled
일반 상식도 → 2
인적 존엄도 → 5
수치심       → 5
통각 감도   → 2
성적 감도   → 5
주인 의존도 → 5
주인 존경심 → 1
공포심      → 5
동작 능력   → 1
논리 사고력 → 3

 
 
 
- 위잉~
 
조금 전과 같은 소리를 내며, 다시 시오리의 인격 도입이 시작되었다.
 
 
☆★☆★☆★☆★☆★☆★☆★☆★☆★☆★☆★☆★☆★☆★☆★☆★☆★☆★☆★☆★☆★☆★
 
 
「젠장, 이번엔 왜 이렇게 오래 걸려?」
 
프로그램을 가동시킨지 30분이 조금 넘은 시계를 바라보며, 도지마는 불만스러운 어조로 중얼거렸다.
바로 그때....
 
- 삐~ 프슈~
 
(응?)
 
어느새 액정화면의 "인격 도입 완료"라는 글자와 함께 알루미늄 케이스에서는 잠을 자고 있는 듯 한 시오리의 모습이 들어났다.
 
「정신이 드나, 시오리?」
 
도지마의 질문에 눈을 뜨기 시작한 시오리는 천천히 얼굴을 들어, 능글능글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도지마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조금 전의 그 시오리라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난폭하게 산소마스크를 벗어던지며,
도지마에게 욕을 퍼 붇기 시작한 시오리.
 
「크윽..
도지마! 잘도...
잘도 나에게 이런 꼴을 당하게 해줬군요!!! 반드시...
반드시 당신을 죽여 버리겠어!」
 
아무래도 세뇌 이전의 기억을 되찾았을 뿐만 아니라, 조금 전에 있었던 일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되찾았다기보단 조금 전의 조작을 통해 잠겨 있던 기억이 다시 나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지금의 시오리는 도지마도 잘 알고 있는 찌르는 듯이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예전의 시오리였다.
 
「오호~ 무서운데...? 시오리 양.
정말 날 죽이고 싶다면 마음대로 하세요.
칼은 부엌에 있으니 가져다 날 찌르고, 옷은 거실에 있으니 입고 나가면 되고...」
 
도지마는 여유로운 미소를 띤 채로 거실의 소파에 앉아, 조금 전까지 마시던 맥주를 완전히 비웠다.
시오리는 거실에 앉아있는 도지마의 눈에 최대한 자신의 나신이 띄지 않게 조심스럽게 상자를 나와 바닥을 뒹구는 붉은 드레스를 몸에 걸쳤다.
그리고 도지마를 경계하듯 그에게 시선을 향한 채로 뒷걸음질 쳐 부엌에서 칼을 꺼낸 시오리는 그것을 한손에 쥐고,
금방이라도 도지마를 찌를 기세로 그에게 다가갔다.
 
「도지마씨, 당신 설마 내가 이것을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이 정도로 수치를 당하고도 내가 가만히 있을 거 같나요?」
 
그 말을 하는 시오리는 정말 당장이라도 도지마를 찌를 듯 한 기세였다.
확실히 이전의 도지마와 이전의 시오리였다면,
벌써 도지마는 식은땀을 흘리며 시오리 손의 칼을 두려워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도지마는 여유롭게 웃으며 소파에서 일어서, 시오리의 앞에 똑바로 섰다.
 
「네, 생각하고 있어요.
당연히 시오리양은 날 찌르겠죠...
설마하니 야채볶음을 만들어 줄려고 그 칼을 든 건 아니겠죠? 하하하」
「큭..
이 자식이..!!!」
 
도지마가 자신을 조롱한다는 것에 더욱 화가 난 시오리는 자신이 들고 있는 칼끝에 체중을 실어, 도지마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시오리의 칼은 원하는 대로 도지마를 찌를 수 없었다.
도지마는 피하지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으나, 시오리 스스로 칼의 궤도를 바꿔 허공에 칼을 찔러 넣은 것이었다.
 
「...!!! 어..어째서...?」
「잘 좀 겨냥 해봐요, 시오리 양.
나의 심장은 여기에 있습니다...
자, 어서...」
 
"주인 의존도 5"로 설정해 놓은 인격 도입 프로그램을 굳게 믿고 있는 도지마는
스스로 그 칼끝을 자신의 가슴팍에 당기며, 시오리를 재촉했다.
하지만 도지마가 그렇게 할수록 오히려 시오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 상태에서 힘만 조금 주면...
이 자식을 죽일 수 있는데...
어째서...?)
 
머릿속에서는 분명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시오리였으나, 정작 칼을 쥔 손은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도지마.
당신,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네? 무슨 짓이라뇨?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보세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건, 바로 당신이 멈추고 있기 때문이에요.
시오리 양은 내가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죠.」
 
어떻게 된 일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시오리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불쾌한 미소를 짓는 이 남자에게서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하며, 현관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 To Be Continued... >

 


========================================================================
 
 
 
주로 귀축물이나, 할렘물, MC물을 찾아다니며, 눈팅만 하고 다니곤 했습니다...
그런 놈이 갑자기 뭔놈의 번역이냐고 물으신다면, "그냥"이라고 답하겠습니다.
 
저는 일본어를 배운 적 있지만(고등학생때 제 2외국어 = 일본어), 번역할 실력은 없습니다.
그래서 웹 번역기로 한번 돌리고나서, 각종포털사이트 검색과 네이버 일어사전,
그리고 저의 미약한 일본어 지식을 총동원해서 수정하는 식으로 번역을 했기에...
일본어를 잘하시는 분이 보신다면, 온갖 오역과 의역이 난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왜 번역을 했다고 물으신다면, "이 소설을 번역한 사람이 없으니까"라고 답하겠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애를 쓴 흔적이 보이신다면,
댓글을 통해 "건필"이라는 두글자만이라도 남겨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소설의 흥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조금씩 원작에 손을 댔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며...
이 소설은 E=MC^2 NOVEL 이라는 사이트에서 boby님의 소설을 가져왔음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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