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숙의 추억 - 3편 (3/5)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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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소설]숙의 추억 - 3편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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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손으로 앞자락을 부여잡고 들어선다면, 아마 아무도 알 지 못할 수도 있었다.
가만히 보니 치마속이 엉망이었는데, 숙이 입고있던 팬티 는 꼭 화장실에서 제대로 안올리고 온 사람모양 자신의 엉덩이 절반께까지 끌어 내려진 채 간신히 흘러내리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어떠랴.
그곳은 최소한 겉으 로 드러나는 부분은 아니었다.
숙은 다시 한번 눈물자국을 잘 닦은 뒤 쉼호흡을 했다.
최대한 아무 일도 없는 척해야했다.
만약 조금이라도 잘못되어 들통이 난다면, 온 집안이 발칵 뒤집혀질 것은 뻔했다.
그렇게되면 아무리 둘러댄다고 하여도, 더 큰 엄청난 거짓말을, 현 재의 그녀로서는 떠올릴 수가 없었다.
벨을 누르고, 문이 열리고, 집안으로 들어와, 인사를 드리자마자 곧장 방에 들어 오기까지, 그 두방망이질치는 몇십초가 숙에게는 수십 수백년처럼 길게 느껴졌 다.
이미 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긴 이후였다. -저녀석, 왜 이렇게 늦은 거야? 지금이 몇신데. -아이고, 내버려둬요.
그랬잖아요, 오늘 신입생 환영회 한다구...
아마 아버지는 아직 잠들지 않고 그녀를 기다린 모양이었다.
다른 때 같으면 안 방에 불려가 한바탕 난리를 치르며 훈계를 받았을 테지만, 다행히도 어머니가 막 아주고 있었다.
숙은 그날따라 그토록 엄마가 고마울 수 없었다.
그녀가 들어오자, 집안은 곧 조용해졌다.
그제서야 숙은 방문을 잠그고 실컷 울 수가 있었다.
모든 것이 너무나 당혹스럽고, 또 치욕스러웠다.
사실 육체적인 의 미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셈이었지만, 숙에게는 처음 겪어본 남자의 완 력이었고, 또한 일생 처음 겪을 뻔 했던 남자의 몸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처음 깨닫게 된 것이다.
얼추 책과 호기심으로 남자란, 아니 남자의 성욕 이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몸소 겪을 수 있던 경험은 오늘 밤이 최초 였던 것이다.
그리고 물론, 주간지에서나 들어본 남녀관계 - 그것도 여자 선배와 그 남자친구를 통해 - 를 간접적으로 알게 된 것이었다.
일단 그녀가 울음이 잦아들자 제일 먼저 한 일은, 밤새 뜯어졌던 옷단추를 달아 어머니가 눈치채지 못하게 다시 옷장 안에 걸어놓는 것이었다.
그리고 구겨진 부 분을 보이지 않도록 다림질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모두가 끝난 다음에야, 숙 은 씻을 생각도 못한 채 지쳐 잠이 들어 버렸다. ▶숙의 추억 #2◀ 첫경험, 하혈, 그리고 M.T. ① 숙이 눈을 떴을 때, 이미 창가에는 밝은 봄 햇빛이 가득 들어차고 있었다.
한동 안 기분이 멍했다.
여기가 어디지? 그녀는 갑자기 후다닥, 침대 위에서 허리를 일으켰다.
다행이다, 내 방이구나.
그렇게 익숙한 방인데도, 숙은 왠지 새삼스레 자신이 자기 방에 있다는 것이 정 말 안심이 되었다.
찬찬히, 방을 둘러 보았다.
침대 발치의 옷걸이에, 어제 그녀 가 입고 나갔던 새옷, 그러나 밤새 그토록 수난을 당했던 바로 그 옷이 걸려 있 었다.
그래...
옷, 그제서야 숙은 지난 밤의 끔찍한 경험이 떠올라 부르르, 몸서리를 쳤다.
여관 방, 석이 선배, 란이 언니...
그리고...
그녀는 일어나 어머니가 그 토록 이뻐 보인다던 그 양장 옷을 살펴 보았다.
대충 밤사이 다림질을 했지만, 군데 군데가 구겨진 티가 났다.
숙은 다시 한번 확인을 했다.
겉옷의 단추 하나 가 떨어져 있다.
그 떨어져나간 단추자리가, 그녀를 두려움에 휩싸이게 했다.
어제 밤 찢겨질뻔한 옷가지, 울면서 돌아오던 집앞 골목길...
잠든 사이 잊고 있던 악몽같은 그 경험 이 다시 숙의 머리 속에 떠오르고 있었다. -숙아, 일어났니? 문 밖에서 엄마가 부른다. -예, 예! 그녀는 화들짝 놀라 황급한 대답이 튀어 나왔다.
행여라도, 이 방에 들어올까, 그래서 엄마에게 이 옷들을 들킬까, 숙은 더럭 겁이 났다. -얼른 나와 밥 먹어, 원 애도...
왜 그렇게 늦잠이야...! 다행히 숙의 어머니는 부엌께에서 목소리만을 내신다.
서두르자.
그녀는 우선 거 울로 다가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실 거야.
그럼...
최대한 눈치채이 지 말아야해.
얼굴은 엉망이다.
채 세수도 못했는데, 더군다나 어제의 사건들로 인한 눈물자국이 아직도 숙의 눈가에 말라붙어 있다.
또 한번 눈물이 핑도는 느 낌이었다.
그냥, 그냥 내겐, 아무 일 없었던 거야.
부모님이 뭐라고 하든, 난 어제 그 신입 생 환영회에서 술을 좀 많이 마셨다고 둘러대야해.
얼굴과 옷매무새를 대충 다듬고, 그녀는 헝클어진 침대를 정리하기 위해 몸을 돌 렸다.
밤새 시달린 악몽 탓일까...
베개며 이불은 한참 어지럽혀 있었다.
베개, 그녀의 그것은 아직도 눈물로 베개잇이 젖어 있었다.
그 베개를 집어든 숙의 뇌 리에 한가지 기억이 들고 있었다.
석이 선배...
그 사람은 어떻게 됐을까.
시계를 보니 벌써 늦은 아침이다.
그 여 관방에서 아직 자고 있을까, 아니면 깨어나 돌아갔을까.
그리고...
그리고...
어 제 일들을 기억할까? 그 생각이 미치자, 소름이 숙의 몸에 쫘악 끼쳐왔다.
그, 그 선배가 지난 밤의 사고를 기억한다면...? 그는 내가 란이 언니인줄 알고 있었어.
그렇다면, 란이 언니에게 물을 것이고...
그녀는 대답을 할 것이다 - 그럼 어떻게 되는가? 눈 앞이 캄캄해지는 기분이었다.
그 석이 선배가, 지난 밤 자기를 여관 방에 데 려다준 사람이 나라는 걸 안다면...! 숙은 너무나 큰 당혹감이 엄습해 오는 것을 느꼈다.
아아, 그 선배가 모두 기억이 난다면, 아니 기억이 나지 않아도, 어쨌든 자기를 그 여관방에 눕혀놓은 것이 누군지는 캐물을테고 - 그렇다면 적어도 란이 언니와 석이 선배 그 둘은 숙이 여관방에 들어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다.
아랫입술이 깨물어졌다.
수치심이 그녀의 온 몸을 떨게 만들었다.
난 몰라, 어떻 게 그 사람들 얼굴을 다시 보지? -얘, 아침 안 먹을거야? 숙아! 펄쩍 뛰듯 다급한 대답이 그녀의 입에서 튀어 나왔다. -예, 가, 갈께요...! 머리 속이 어지러웠다.
뭘 어째야 할지, 갈피는 커녕 낭패감만이 남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으로, 오늘이 토요일인 탓에 월요일까지는 학교에서 란이를 마주칠 일이 없다는 것 하나 외에는.
그날, 그리고 일요일까지, 숙은 집안에서 꼼짝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하루종일 방안에만 틀어박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막막했다.
집안 식구들이 이상한 눈 초리를 보내고, 고등학교 친구 여자애들이 연락을 해왔지만, 그녀는 오로지 몸이 안좋다는 핑계만으로 자기 방 방밖으로도 미처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해답은 없 었다.
무얼 어쩔 것인가.
당장 내일은 학교를 가야하고, 그것도 대학 입학 후 첫 등교인데.
그래, 기억 못할 거야.
기억을 한다 해도, 란이 언니에게 세세하게 말할 수는 없 겠지.
분명 둘이 사귄다고 했으니까, 쉽사리 여자 후배가 여관방까지 같이 데려 다 줬다는 사실은, 십중팔구 못할 거야.
그리고...
란 선배가 뭐라 해도, 나 역 시 시치미를 뚝 떼는 거야.
하여간, 그날 진짜 사고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 사고도 그 석이란 선배가 술 취한 비몽사몽 간에 일어난 착각 탓이니까.
내겐, 내겐 잘못 없는 거야 - 이틀동안, 곱씹어 만들어낸 숙의 위안이었다.
어쨌든 월요일이 되어, 숙은 학교에 갔다.
수강신청이니, 교재 구입이니, 그녀의 상상보다 훨씬 바쁜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별반 다른 것에 채 신경을 쓸 필 요가 없었다.
당연히, 그 란이 언니도 그녀는 한나절 내내 마주칠 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고 나니, 오후가 될 무렵 숙은 피곤을 느꼈다.
하지만 동기들 - 신입생 친구 들은, 벌써 끼리끼리 친한 티를 내며 삼삼오오 학교 주변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그냥, 집에나 가야지...
그녀는 왠지 호기심이 그다지 발동하지 않고 있었다.
그 리고, 그냥 그렇게 그녀는 교문을 나서고 있었다. -어머, 숙아! 막 교문 앞을 지날 무렵이었다.
누군가의 손바닥이 숙의 어깨를 갑자기 치고 있 었다.
놀라 뒤돌아본 그녀의 뒤에는, 그날 가장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인물 - 그 언니가 서있었다. -아, 란, 란이 언니...! 낭패였다.
란, 그녀가 날씬한 자태로 반가운 척 미소까지 띠며 그녀를 불러세우 고 있는 것이었다. -어머, 벌써 집에 가니? -예, 예 언니...
어쩐담? 오늘 하루는 무사히 지날 줄 알았는데... -후훗, 착한 학생이구나! 참, 그런데...
너 지금 바쁘니? 최대한 당황스러움을 감추려, 침착함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숙이인데, 란은 뭔가 곤란한 상황을 연출하려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 저, 조, 조금, 아, 아니요... -그래, 그럼 잘됐다.
잠깐 언니랑 얘기좀 하지 않을래? 내가 차 한잔 살께.
아아, 가장 우려했던 사태에 근접하고 있었다.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거지? 그날, 그날 밤 일을 물으려는 건 아닐까? 석이 선배, 그 사람이랑 무슨 일이 있었냐고 - 정말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쩌랴.
뛰어 도망칠 수도 없는 데.
란은 이미 그녀를 뒤세우고 근처의 까페로 앞장 서고 있었다.
숙의 입술이 깨물 어졌다.
최대한, 최대한 해명해야 돼.
아니, 변명이라도 해야 돼.
내게 잘못이 있던 것은 아니야...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기분으로, 까페 문을 들어서 는 숙의 다짐이었다.
그러나 까페에 들어서자, 란은 우선 가장 으슥한 구석자리로 그녀를 앉히고 있었 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자기가 아는 얼굴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눈치였다. -왜, 왜 그러세요...? 그래, 이왕 맞을 매라면 먼저 맞자.
숙은 당혹감을 눈치채이지 않도록 선수를 치 기로 했다. -으으, 저...
그게, 숙아...
의외였다.
이상하게도 란이 먼저 머뭇거리고 있었다.
이 선배도 그런 오해받을 문제를 얘기 꺼내기 힘든 것일까.
숙은 눈을 질끈 감는 심정으로 자기가 고백하 기로 마음 먹을 찰라였다. -저, 어, 언니...
혹시 석이, 석이 선배 일이라면...
그러나, 란은 정반대였다.
마치 숙이 먼저 말을 꺼낸 것이 고맙기라도 한 듯한 말투로 꼬리를 내리고 있었다. -응, 그래...
너도 알고 있구나, 고마워...
그래, 그것 땜에...
미안하다...
고맙다니? 석이 선배 데려다줘서? 미안하다니? 석이 선배가 자기인줄 알고 날 겁 탈하려던 것이? 숙의 마음 속에선 덜컥, 올 것이 왔다는 긴장감이 들고 있었다. -진짜 고맙다, 얘...
니가 먼저 얘기해주니...
응? 잔뜩 곤란한 숙의 귓가에, 그러나 란의 입에서는 전혀 예상 외의 대답이 나 오고 있었다.
계속... ▶숙의 추억 #2◀ 첫경험, 하혈, 그리고 M.T. ② -그래, 니가 말 안한 것 같더라.
그 때, 난 석이 형이 나 약속 있다는 얘기 들은 줄 알았거든...
아니면 니가 그 형 바래다 주면서 얘기한줄 알구 얼마나 걱정했 는데...
란의 얘기는 전혀 뜻밖이었다.
숙은, 자기가 석이 선배와 여관방에 갔던 사건, 그걸 얘기할 줄 알았는데 이건 또 무슨 얘기란 말인가? 그녀는 적어도 오해를 살 일 때문에 추궁을 당하거나 - 아니면 차라리 아까 미안하고 고맙다는 이 언니의 말처럼, 석이 선배가 추행하려던 것을 다안다, 그래서 미안하다 - 내지는, 석이 선배랑 여관 간 것 알고 있다, 그래서 데려가 재워준 것이 고맙다 - 이런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 -석이 형, 술만 마시면 얼마나 날 찾아대는지...
그래서 그날도, 숙이 니가 나 딴 약속 있다고 사실대로 대답한 줄 알고...
아아, 그제서야 숙의 뇌리에 스쳐가는 장면이 있었다.
화장실에서 헝클어진 옷매 무새로 나오던 이 언니, 그 안에 같이 들어가 바지춤을 부여잡고 실랑이를 벌이 던 한 남자, 약속 있다며 사귄다는 석이 선배도 팽개치고 다급히 사라지던...
그 리고 마지막으로, 바로 그 화장실의 남자 손에 이끌려 여관을 들어서던 그 모습. ..! 이제 이 란이 얘기하는 실마리를 그녀는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럼, 그렇다면, 그 날 택시 안에서 우연히 숙이 목격한 란의 밀회장면은 사실이란 말인가.
양 다리 삼각관계 - 그것도 상당히 노골적인, 숙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까지 보이는 이 여자 선배의 비밀스런 남자관계, 그걸 지금 말하는 것 아닌가.
그 차가운 인 상의 란은 이제 다소 호들갑스런 면까지 보이고 있었다. -고마워, 숙아.
언니가 언제 술 한잔 살께.
훗, 알지? 언니 얘기 비밀인 거...! 란은 숫제 그녀에게 눈마저 찡끗하고 있었다.
그래서였구나.
란이 언니는 자기가 다른 남자 만난 걸 들켰을까봐, 내가 약속 있다고 발설했을까봐, 그게 문제였구 나.
휴우...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었다.
숙은 불안했다.
그렇다고 하면 과연 그 석이 선배는 그날 여관방의 일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기회였다.
란이 안 심하는 동안에 석과의 그날 사건을 확인해야했다. -그, 그럼 석이 선배는...
그날 잘 들어가셨대요, 언니...? 유도심문이었다.
어쨌든 그날 란이 사라진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걸로 봐서, 숙 과의 일도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에는 차라리, 그가 기억하지 못한 다는 말이 더 다행이었다.
그래, 그냥 그 석이 형도 하마터면 내 옷을 벗길뻔 했 던 그 일을 모른다면 좋겠는데...
그런데, 란의 대답은 또 한번 예상 외의 엄청난 반전이었다. -아, 맞다, 그날...
응, 그래 고마워.
잘 들어갔다던데? 니가 집 앞까지 태워줬 다며...? 뭐라고? 집 앞에 태워다 줬다고? 숙은 귀를 의심했다.
아냐, 난 여관방으로 데리 고 갔는데...! -서, 석이 선배가 그, 그래요...? 그러나 란은 천연덕스런 표정이었다. -그래, 그날 너 고생시켰다구, 미안하다더라.
택시비 안 모자랐냐고 그러면서... -그, 그래서요...? 도대체 이게 무슨 얘기인가.
석이 그럼 런에게 거짓말을 했단 말인가? -뭐, 그냥, 집에 들어가서 잠만 쿨쿨 잘 잤다던데...
어머, 숙이 너 걱정했구나.
아하, 그렇구나.
하기야 낯모른 처음 본 후배와 여관까지 갔었단 말을 할 수는 없었겠지...
그렇지만, 어쨌든 자기가 여관방에서 널브러졌었으니, 그 사실은 기 억할텐데...
그럼 내가 여관에 데려다준 사실을 알고 있을까? 하지만 여기서 란에게 그 사실까지 물을 수는 없었다. -어쨌든 고맙다, 얘.
석이 형이 엠티가면 너한테 잘해주겠다고 벼르던걸...? 참, 엠티 때 그 사람 만나도 오늘 얘기, 하면 안되는 거 알지? 부탁해...! 까페를 나서며, 란이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한 당부였다.
그러나 숙에겐 그 비밀 지키기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엠티...
엠티 날짜는 이미 주가 바뀌어 다음 주로 다가서고 있었다.
조인트 엠티...
그 때에 석이를 다시 마주치게 된다 - 그렇다 면 석은 뭐라고 얘기할까? 그날 그 여관방에서 자기가 한 행동을 기억하고 있을 까? 내...
옷을 벗기고, 란이 언니를 찾으며 아슬아슬한 지경까지 갔었던 그 일 을...
집으로 돌아오는 숙의 머리 속에선 이런 생각들이 꽉차고 있었다.
숙의 그런 생각은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첫 수업이다, 개강파티다, 이런 것들 로 당장 다음날부터 바빠졌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가슴 설레는 경험들이기도 했다.
무엇이든 첫 시작은 그런 법이고, 더군다나 엄한 집안 분위기에 주눅 들었 던 여고시절과는 달리, 어느 정도 풀어지고 자유로운 대학시절 신입생이 바로 그 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소 서먹하리라 걱정했던 란과의 관계도 잘 풀어진 편이었다.
물론 그것 이 우연찮게 발생된 그들 사이의 작은 비밀 탓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학교 안에 서도 그녀는 숙에게 퍽 친절한 편이었다.
그렇기에, 숙도 어느 정도는 안도할 수 있었다.
비록 엠티 날짜가 가까워옴에 다라, 다시 마주칠 석이 선배와의 일이 마 음에 걸렸지만, 그래도 일단은 몇년동안 학교를 같이 다닐 란과의 사이가 편해지 는 것이 더 나았다.
더군다나 란은 모종의 신세를 숙에게 진 것이 아닌가. -조심해야 돼.
아무 데서나 자지 말구...
술도 조금만 먹어라... -여보, 그만 좀 하세요.
여학생들만 가는 것도 아니고, 남자애들하고 같이 간다 잖아요. -허허, 그러니까 더 걱정이지! 어디 다 큰 기집애가, 남자들 쫓아 여행 간다는데 마음이 놓여, 당신은? -아이고...
숙이가 어디 사내애랑 단 둘이 간데요? 당신도 참 걱정이구랴...
숙이 엠티를 떠나는 날, 집 앞 대문에서 나누는 부모님들의 이야기였다.
공무원 이란 직업탓인지, 고루한 그녀 아버지의 말씀은, 끝끝내 술 마시지 마라, 술 마 시는 남자 곁에 가지 마라, 남자 놈들 믿지 말아라...
이런 일장 훈시로 끝나고 있었다. -핏, 그러는 아빠도 남자잖아요, 뭐...
대문을 나서며 이렇게라도 대꾸하고 싶은 숙이었지만, 꾸욱 참아두는 수 밖에 없 었다.
엠티 간다고 말할 적부터 인상을 찌푸린 아버지인데, 행여 허락하지 않을 까 조마조마했던 그녀였던 것이다.
약속장소인 학교에 모여서, 다시 기차역을 향한 그녀들 같은 과 일행은, 1학년부 터 4학년까지 모였기에 꽤 인원 수가 많았다.
게다가 기차역에서 조인트 상대인 OO대 남학생들까지 합류를 하니, 그 인원은 총 백여명 가까이나 되게 되었다.
숙 은, 되도록이면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여학생들 틈에 섞여 있었다.
사람이 많아서 일까.
석이 선배의 얼굴도 언뜻 보이지 않고 있었다.
간단한 출발 전 점검이 있고, 인원 수를 확인한 뒤, 드디어 그들은 출발을 하였 다.
이른 봄 서해를 향하는 기차였기 때문에, 열차 안은 그녀들과 남학생 인원을 제외하면 그다지 다른 승객들이 보이지 않았고, 해서 모두는 얼마 간의 여유를 두고 옹기종기 나름대로 무리를 주어 자리를 잡게 되었다.
기차여행이 대부분 그렇지만, 여기 이 조인트 엠티를 떠나는 남녀들도 제각각 신 바람을 내고 있었다.
재미를 부린답시고, 주최측 주동학생들은 일부러 표를 마구 뒤섞어서 그들에게 나눠 주었는데, 마침 요행인지 아닌지, 란과 나란히 앉는 자 리를 구하게 되었다.
여기저기서 까르르 거리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남여 짝을 맞춘 무리도 있고, 어느 상대편에 의해 둘러싸인 남학생이나 여학생 하나뿐인 좌 석도 있었다.
숙은 다행스럽게 여겼다.
일단 목적지에 도착해서면 몰라도, 지금 열차 안에서부 터 낯선 남자들과 있기보다는, 란이 쪽이 훨씬 마음이 편하게 느껴졌다.
이미 차 안의 일행들은 성급히 맥주 캔을 따는 쪽, 끼리끼리 게임등으로 분위기를 내는 쪽들이 어우러져 있었다.
숙의 좌석 주변에도 몇몇 여학생들이 모여들어, 수다와 게임을 벌이며 손목을 때린다 노래를 시킨다 법석을 떨고 있었고, 숙 역시 자연 스레 빠져들고 있었다.
그런데 - -여어, 란이 너 여기 있었구나! 갑자기 통로 쪽으로 앉은 숙의 귓가에 한 사내가 고개를 쑥 들이밀고 있었다. -야, 놀면 뭐하냐, 맥주 마실래? 석이었다.
숙은 갑작스런 마주침에 적지 않게 놀랐다.
그는 이미 한 손에 캔맥주 두어개를 들고 있었다. -뭐야, 석이 형! 벌써 술이야? 분위기가 무르익은 덕분인지, 속으로 뜨끔한 숙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그런 그 의 끼어듬이 그다지 불쾌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란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그럼, 간단하게 몸푸는 거지! 그렇게 은근슬쩍 석은 그녀들 사이로 기어들고 있었다.
하기야 다른 쪽 일행들도 매한가지 상황이었기에, 그것이 불편한 모양새는 아니었다. -나도 하나 줘.
참, 숙이 너 마실래? 석에게서 건네받은 맥주 캔 하나가 불쑥 숙에게 들이밀어졌다. -어, 숙이구나! 난 누군가 했네.
석은 그제서야 짐짓 그녀에게 아는 체를 하고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그래, 그날 집에 잘들어갔니? 미안하다, 내가 바래다줘야 했는데...
얼레, 이게 무슨 얘기인가.
석은 시치미를 싹 떼고 있었다.
란이 곁에 있기 때문 인 모양이었다.
그는 다소 놀란 숙의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천연덕스럽게 굴 고 있었다.
당황스런 그녀였지만, 어쩌랴.
숙 그녀도 이 상황에선 맞장구를 쳐야 만 했다. -예, 자, 잘 들어갔어요...
뻔뻔한 얼굴의 석이었다.
그래도 눈짓 한번 않고서 태연한 척 굴다니... -어유, 그러니까 형은 왜 그렇게 술을 마셔! 후배한테 신세까지 지면서...
란은 그런 그들 사이에서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아, 저 석이 선배 가 내게 무슨 신세를 진 것인지 저 언니가 안다면...
그 때 차 끝쪽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그들 곁을 지나쳐 다음 열차칸으로 가고 있었다.
숙이나 누가 신경 쓸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순간 우연치않게 석의 시야를 피하려던 숙의 시선에 언뜻 들어오는 느낌이 있었다.
그 남자였다.
맞아! 그리고 그가 지나가는 동안 분명 란의 눈이 남들 눈치채지 못하게 몰래 곁눈질을 하고 있었다.
그 사람이었다.
그도 이 열차 안에 타고 있는 것이다.
란의 손목을 끌고 여관문 으로 사라지던 그 뒷모습의 사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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