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난 명기다!! -48부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본문 바로가기

사냥꾼..난 명기다!! -48부

💬 0 👁 1,585
책갈피와 음성 읽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내 뜻이었다.

그와의 동거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저 그를 돕는다는 생각뿐이었다.

그저 착하디착한 그에게서 진호의 모습을 보았고 뭇남성들처럼 나를 가지고 놀아보겠다거나 자빠뜨려보겠다는

그런 양의탈을 쓴 늑대의 모습을 지닌 사람도 아니었다.

언제나 기분좋은 웃음을 짓고 있었고 단 한번도 단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화장실이며 베란다 청소를 거르는 일

없이 성실한 모습이었고 회사에 지각을 하거나 늑장을 피우는 일 없는 그의 생활패턴은 정말 단조로웠지만 

부지런함 그 자체였다.

사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먼저 요구를 하지않아도 와락 안아 줄 것을 은근히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 역시 석민은

손끝하나 털끝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그에게 애가 타는 나였다.

'확인해 본 결과 고자는 아니었는데...'

모처럼 수업이 일찍 끝나 운동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지만 빛이 날만큼 깨끗한 거실 바닥과 정리정돈이 잘 된

소파를 보며 든 생각들이었다.

문득 문득 들어오는 생각이었지만 정말 의지력 하나만큼은 대한민국 최고라고 치켜세울 수 있을 만큼의 석민에게

나도 모르게 서서히 마음이 뺐겨가는 것만 같았다.

조금씩..아주 조금씩 말이다.

냉장고에 붙어있는 깨알같은 글씨를 지금에서야 보게 되었다.

남자답지 않게 귀엽고 앙증맞은 글씨체의 석민이었다.

<혜미야~ 시원하게 배추국 끓여놨으니까 굶지말고 먹고 학교가~>

어찌나 음식 솜씨도 그리 좋은지 그가 한 음식은 거의 토속적인 음식들이었지만 입맛에도 잘 맞았고 종류도 

다양했다.

각종 나물들 하며 장조림 그리고 직접 담근 김치까지 프로주부 수준이었다.

'파출부하면 잘 하겠다!'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해 놓자 올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는 석민이었다.

지금쯤이면 집에 들어와 밥 먹었냐며 묻고는 밥을 차려주던 그였지만 오늘은 연락도 없이 늦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이 즐거울 때도 있었지만 왠지 걱정이 되는 그런 날이었다.

언제나 집에 오면 썰렁한 기운이 나를 휘감았고 그런 느낌이 싫어 보지도 않는 티비를 켜 놓는다거나 일부러

남자를 꼬여 집을 들어오지 않던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나였지만 석민과 한집에서 생활하기 시작했을때 부터는

괜히 밖에서의 소소한 얘깃거리라도 웃으며 나눌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정말 오랫만에 맛보는 외로움과 쓸쓸함이었다.

'전화를 해 볼까?'

전화기를 만지작 거리면서도 쉽게 전화를 걸지 못했다.

왠지 부담을 주는것 같기도 했고 머릿속에서는 무언가가 내게 전화를 하지못하게 가로막고 있었다.

그 이유를 말하라고 하면 결코 말로 설명 할 수 없는...자존심이라고 해야 할까...

석민이 우리집에 들어와 살기 시작한지 벌써 2주가 다 되어가는 시점이었다.

병원을 들렀다 온 첫날부터 2~3일간 출근도 못하고 아파서 누워있더니 나흘째 되는날 부터는 부지런한 모습을 

되찾았다.

이 후로는 야근이며 주말까지 출근을 하는 열성을 보였고 언제나 열심히 삶에 최선을 다하는 그였다.

저녁부터 밤은 길었다.

'이제 겨우 10시밖에 안됐네!'

왜 석민이 늦은것에 신경을 쓰이고 그가 기다려지는지 모를일이었지만 계속해서 시계만 쳐다보던 나는 베란다로 나가 현관을 쳐다보기도 했고 괜히 그가 쓰고 있는 작은 방문을 열어보기까지 했다.

단 한번도 늦은적이 없었던 그여서 그랬는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삑! 삑삑삑...삐리리~/

점점 초조해지던 찰라였다.

괜히 손톱을 깨물고 화가 치밀어 오르던 마음이 활짝 웃으며 들어오는 석민의 얼굴을 본 후로는 언제 그랬냐는듯

사라져버렸다.

"어? 혜미야! 집에 있었네?"

"뭐야~ 왜 이렇게 늦었어?"

"기다렸어? 다른게 아니고 오늘 우리 회식있었어..
소고기 먹었다~"

"기다리긴..."

"아으~ 고기냄새! 빨리 씻구 자~"

"응..알았어"

석민은 술도 한잔 했는지 얼굴이 붉으스름 했고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도 모르는채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밥은 먹었냐는 입에 발린 소리라도 듣고 싶었을까..
별 신경 안쓰고 들어가버린 석민이 얄미웠다.

"오빠~ 밥은 먹었어?"

"응.
회식했다니까~ 밥 안먹었어?"

누워서 절 받기 식으로 먼저 묻자 그제서야 되묻는 석민이었고 점점 그에대한 서운한 감정이 밀려 올라왔다.

문하나를 놓고 그는 옷을 갈아입는지 코빼기조차 내밀지 않았다.

"먹었어!"

석민은 그새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문을 열고는 와이셔츠와 양말을 들고 거실로 걸어 나왔다.

그리고는 빨래통에 옷가지를 집어넣으며 말을 이었다.

"왜그래? 오늘 뭐 안좋은 일 있었어?"

"안 좋은일은..
그런거 없어! 얼른 씻고 잠이나 자!"

나름 풀어주려고 소파까지 다가왔던 석민을 뒤로하고 침실로 들어온 후에 마음에도 없는 쌀쌀맞은 말로 그를 

대한 내 자신이 한심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기다리던 사람이 막상 눈앞에 서있자 어리광을 부리듯 행동한 내 자신이 그렇게 생각됐다.

'바보같은 새끼! 미련한 새끼!'

여름이었지만 그다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지 않는 밤이었고 괜히 솔직하지 못했던 내 자신을 타박하며 침대에 

누워 얇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썼다.

왠지 석민이 들어와 이런 나의 기분을 풀어줄 것만 알았다.
그렇게 기대했다.

그러나 석민은 나의 마음을 모른채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고 괜히 눈물이 나와 베개잇을 적시는 나였다.

 

>>>>>

 

나는 강한 여자가 아니었다.

언제나 외로웠고 그 외로움을 섹스라는 몸의 대화를 이용해 나의 허전함을 달래고 채워온 것을 이제서야 알 것 

같았다. 

진호와 사귀는 순간부터 앞으로는 조신해지자는 다짐도 그랬고 석민의 생활에서 본 가여움을 도와주겠다는 

순수한 의도도 모두 나의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내 자신을 속여야만 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석민은 서운하리만치 내게 다가서지 않았다.

모처럼 효진과 약속이 있던 날이었다.

학교수업이 한과목 남기는 했지만 별로 듣고 싶은 생각이 없었고 출석만 하고 몰래 빠져나와 학교근처의 커피숖

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입생으로 보이는 커플들과 몇몇의 테이블외엔 상당히 조용함을 연출하고 있었고 조용한 올드팝이 흘러나와 조용함을 되레 나른하게 만들었다.

언제나 약속을 하면 시간을 제대로 지키는 법이 없는 효진이었고 이미 약속시간이 30분이나 지나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녀를 볼 수 있었다.

"미안 오래 기다렸지~"

"지지배! 시간 좀 잘 지켜!"

"미안~"

"왠일이래? 요즘 승수랑 노느라 바빠서 연락도 뜸하신 분이?"

학교에 복학해 서울에 와 있는 승수는 자취방을 얻었고 하루가 멀다하고 효진은 승수와 섹스를 나누며 사랑을 

키워나가는데 여념이 없었다.

언제나 한 남자로 만족을 못하던 효진에게도 천생연분이 나타난듯 승수에게 잘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지만

한편으론 샘이 나기도 했다.

"헤헤..
사실은 승수 오늘 집에 내려갔어~"

"아...
그래? 그래서 오늘은 다른 남자 한번 품어 보시겠다?"

"뭐...그런거보단....."

"오~ 왠일이래? 천하의 효진이가 남자를 마다하고?"

웃으며 들어오던 효진의 얼굴은 금새 어둡게 변해있었고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다시 화제를 돌리고 또 다시 

말하려다 관두기를 반복해갔다.

왠지 초조하고 걱정스런 눈빛의 효진이었다.

"왜그래! 너 무슨 고민있지? 그치?"

"아...아니야~"

"말해봐~ 우리사이에 뭘 숨기니?"

"그..그게~"

효진은 찻잔만 만지작 거리던 손을 멈추고 무언가를 결심한듯 조용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얼굴을 내게 가까이 하며 주위에 사람들이 들을 새라 주위를 살피던 효진이었다.

"혜미야~ 나 어떡해! 나 임신했어..."

"뭐? 미친년..진짜야?"

"응..어제 병원갔다왔는데 7주됐대...나 어떡하지?"

"에휴~ 승수도 알어?"

"응.
어제 얘기했어~"

"갠 뭐라는데?"

그렇게 완벽하게 남자들을 만날때마다 따지고 따지던 효진이가 임신을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심할땐 피임약까지 먹어가며 남자와 섹스를 나누던 효진이가 승수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이 꼭 장난처럼 

느껴졌지만 효진의 표정은 심각했다.

"결혼하쟤..
솔직히 나는 지우고 싶은데~ 승수는 절대 안된대..."

"그래도 책임감은 있네! 너 혹시..."

"응?"

"너 혹시..
그 애 승수아이 맞아?"

"그걸 모르겠어~ 중간에 두명정도 더 만난적이 있었는데...그래서 지우려고 하는데.."

"어휴~ 미친년! 진짜 가지가지한다..
어떡하냐?"

"사실은 승수 오늘 부모님한테 허락 받으러 갔어."

"걔도 참...무슨 일이 터지자마자 허락이래?"

"아! 몰라~ 어쩌지? 나 어떻게 해야돼?"

"일단 무조건 지워! 정말 승수애가 확실하다면 승수가 하자는 대로 하는게 맞는거 같은데..확실치 않다며"

"아~ 미치겠다."

"너 그럼 그동안 계속 안에 싸게 한거야?"

"응.
자기는 무조건 안에 싸고 싶다고..
위험한 날만 빼고 그랬는데..."

"으이그! 미친년아!"

"근데 확률로만 따지면 승수애가 맞지 않을까?"

"허이구..
그건 나도 모르지~"

"진짜 돌아버리겠다 혜미야..."

"나도 널 보니까 돌아버리겠다!"

효진의 임신은 그 누구에게도 축하받지 못 할 일이었다.

여자의 몸으로 가장 기뻐야 할 일에 가장 우울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런 효진의 충격발언은 내게 더욱 큰 교훈을 주는것만 같았고 나는 효진과 같이 축복받지 못 할 임신을 하고 

싶지 않았다. 

 

>>>>>

 

효진의 임신소식을 듣고 몸가짐을 더욱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 다른 남자를 만날 기회도 적었을 

뿐더러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들어오는 석민 덕분에 외박을 하기도 좀 불편했다.

예전에 만났던 사람이나 알던 사람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만나자고 전화를 해댔지만 한번 잔 사람과는 거의 다시

자는 일이 없었기에 점점 그런 전화도 줄어만 갔고 포구일도 얼마전까지 문자라도 보내더니 그것마저도 끊겼던 

것이다.

어찌보면 남자친구가 있는 몸으로서 당연한 일이기도 했지만 밤마다 아니 시시때때로 올라오는 욕정은 참기가 

너무 힘들었고 때론 석민을 먼저 덮치고 싶기도 했지만 그럴수 없었다.

'아~ 씨발..이혜미 영양가 다 떨어졌니?'

거의 한달간을 섹스를 못하니 점점 자신감도 떨어지는 것 같기도 했고 기운이 도통 나질 않았다.

찬거리를 사서 집에 들어가는 내내 그런 생각 뿐이었고 토욜일임에도 늦게까지 근무를 하고 있는 석민이 떠오르자

오늘밤은 한번 유혹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호가 군대 있는데 어떻게 알겠어~ 헤헤'

나름대로 합리화를 시키고 서둘러 가벼운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루정도는 석민을 위해 밥상을 차려주고 싶은 마음이었고 토요일에 출근을 한 오늘이 딱 그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장을 보고 집에 들어왔음에도 여전히 나 혼자였다. 

오히려 음식을 준비할 시간을 벌어서 안도했지만 한편으론 석민이 웃으며 반겨주기를 바란걸까?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해져 왔다.

서둘러 편안하지만 최대한 야시럽고 예쁜옷으로 갈아입고 석민이 좋아하는 머리까지 올려 묶고는 가장 자신있는

닭매운탕을 만들어나갔다.

내가 한 닭매운탕의 키포인트는 고구마였다.

감자와 고구마를 적당히 섞어 넣어 끓이면 설탕을 넣지 않아도 맛이 살아났고 빨갛고 먹음직스런 요리가 완성되고

새밥을 올려 뜸이 들때 쯤 되자 시계는 저녁시간을 향해갔지만 석민은 여전히 도착을 하지않고 있었다.

괜히 들떠 있는 나였다.

요리의 간을 보고 맛을보고 또 보기를 반복했지만 석민은 아무런 연락없이 늦고있었다.

'그렇게 일이 바쁜가? 주말까지도 늦을만큼?'

이미 맛을보던 닭매운탕은 차갑게 식어있었고 주방 식탁의자에 앉아 두다리를 올려 앉은 나는 그자세로 석민을 

기다리다가 침실로 향했다.
10시가넘도록 오지 않는 그를 기다린 것도 예쁜옷을 입은 것도 그리고 오늘은 유혹을

해 보겠다던 생각도 모두 무용지물이 되버렸고 나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내가 왜 이러지? 왜 석민을 기다리고 왜 안아주기를 바라는거지?'

나도 모를 마음 깊은 곳의 감정은 나를 바꿔놓았고 더이상 그와 같이 사는것이 불편해지고 있었다.

언제나 내가 원할때 나를 위로해주고 나를 사랑해주는..
또 내게 맞춰 줄 줄로만 알았던 석민의 태도에서 나는

더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었던 것이었다.

결국 침실로 돌아와 멍하니 잠을 청했지만 잠이 오질 않았다.

온갖 잡생각들이 나를 괴롭혔고 그런 잡생각들이 나를 괴롭힐때마다 내 자신이 점점 작아져만 갔다.

남자를 우습게 알고 섹스하는 도구로만 여기던 나도 결국 남자때문에 마음이 아파왔지만 그것은 전초전에 불과

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 못이루는 깊은 밤이 되어서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생각같아서는 당장 뛰쳐나가 욕을 마구 펴붓고 싶었지만 그것마저도 나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았다.

12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석민은 샤워도 하지 않는지 작은 방의 문소리가 들린 이 후 아침이 될 때까지 나오질 

않았다. 

한번 두번 늦던 석민은 점점 귀가시간이 늦어졌고 그런 그를 다시는 기다리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는 나였다.

 

>>>>>

 

"하나! 둘! 셋! 네~엣!"

"좋아요~ 자세가 아주 좋아요~ 유연성도 좋고..."

한번 당한고 난 뒤 신코치는 왠만해서는 나의 몸에 터치를 하지 않았다.

생글생글 웃던 얼굴도 언제부턴가 거의 표정이없는 얼굴로 변해있었고 딱딱해진 표정에 나까지 불편해졌지만

더욱 불편해하는 것은 그였다.

"코치님!"

"네?"

"코치님 여자친구 있어요?"

"아...아뇨..."

잠시 쉬고 있는 동안 서먹함이 너무도 싫어 먼저 말을 붙여나갔고 신코치는 딱딱한 대답만을 돌려보내주었다.

무언가 단단히 삐친듯한 그의 말투였다.

"전에 제가 장난 좀 쳤다고 삐치셨구나! 헤헤 이해해 주세요~ 그날 이었었어요~"

"그날이요? 아..아......네~"

그날 이라는 말에 처음에는 못알아듣는 그는 곧 알아차리고 얼굴이 빨개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상냥해진 내가 이상했는지 괜히 주위에 널린 바벨들을 정리하는 그였지만 결코 내 근처에서 멀어지지 

않았다.

오늘따라 썰렁한 헬스장이었고 항상 몸키우기에 여념이 없던 빛나리 영감님도 보이지 않았다.

"어우~ 무슨 남자가 이렇게 재미없냐..."

"하하하하"

"여자친구 없으시다니 전에 일도 사과할겸 밥한번 살께요"

"네? 밥이요?"

"데이트하자구요~싫어요?"

"아..아뇨! 좋아요! 오늘 어때요?"

"오늘이요? 이꼴로?"

"뭐가 어때요? 저는 트레이닝복을 입은 여자들이 제일 예뻐보이던데"

"집 가까우니 옷만 갈아입고 올께요..
몇시에 만나요?"

"8시 어때요?"

"좋아요!"

왜 그랬는지는 몰라도 신코치와의 관계를 유연하게 하고 싶었다.
아직도 끊어놓은 시간도 꽤 남아있었고 항상

마주치는 얼굴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오늘같이 불편한 관계가 이어지면 나로서도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집에 오자마자 샤워를 마치고 더운날씨를 감안해서 한듯 안한듯 얇은 화장을 마치고 나서 옷을 갈아입었다.

간편하게 입기로 하고 반바지와 민소매 체크무늬의 남방셔츠를 입었다.

똑딱이 단추로 된 남방셔츠는 앞으로의 일을 예견하지 못한채 단단히 붙어있었지만 앉으면 자꾸 벌어지는 탓에

신경이 쓰였다.

역시나 8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이었지만 석민은 들어올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벌써 일주일이나 넘게 12시 넘어서 들어오는 그였지만 더이상 그를 기다리거나 그를 위해 무언가를 준비하지는

않았다.
자꾸만 신경이 쓰이기는 했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나는 종종걸음으로 다시 아파트 입구를 빠져나와 헬스장 근처로 다가가자 머리엔 모자를 눌러쓰고 반바지와 

박스티를 갖춰입은 신코치가 기다리고 있었다.

헬스장 안에서 보는 것보다 그의 덩치는 훨씬 커보였다.
얼핏보면 뚱뚱해보이기까지 한 그는 징그러울 정도로 

근육이 컸고 그래서인지 그의 키는 더욱 작게 느껴질 정도였다.

플렛슈즈를 신고나가기는 했지만 그를 위해 신은것은 아니었다.

"혜미씨!"

"일찍 나오셨네요~"

"가시죠~ 뭐 드시고 싶으세요?"

"제가 살껀데..
드시고 싶으신거 드세요! 저 다 잘먹어요~"

"그럼...
회어때요? 저는 회 좋아하는데~"

"좋아요! 근데 나이답지 않게 너무 비싼걸 고르셨다!!헤헤"

"그렇죠? 그럼 뭐 다른거라도..."

"아니예요.
저도 회 먹은지 오래되서...먹으러 가요~"

비싼 메뉴를 고른건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부담이 되는 정도는 아닌데다 나도 회가 먹고싶기는 했다.

차를 몰고 나가려 했으나 괜히 남자의 자존심을 긁을까 그만 두기로 했고 택시를 잡아타고 예전에 갔었던 횟집

으로 출발을 했다.

깨끗하기도 했고 고급스럽기도 했지만 가격도 저렴한 편인 그곳이 좋겠다고 생각을했기 때문이었다.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가는동안 뻘쭘한 느낌이 들었지만 멀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에 참기로 했고 신코치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었다.

10분여를 달려 도착한 횟집은 소문이 퍼져 그랬는지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날씨가 흐릿하더니 이내 작은 빗방울을 뿌리고 있었고 우리는 달음질을 해서 횟집의 입구까지 뛰어 들어갔다.

역시 손님들은 많았지만 우리가 앉을자리는 누가 마련이라도 해놓은 것처럼 셋팅이 되어 있었고 주문을 하자마자

밑반찬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간만에 먹는 회라 그런지 나도모르게 마구 입속으로 우겨넣고 있었고 그도 마찬가지였다.

"신코치님 나이가 어떻게 되요?"

"저요? 스물 여섯이요"

"아~ 그렇구나~ 저는 스물넷이예요"

"알고있어요~하하하"

"등록카드 보셨구나!"

"네~"

"근데 이름이 뭐예요? 신코치님이라고 부르기 뭐하잖아요"

"신종수예요..종수"

"종수오빠! 헤헤"

"듣기 좋은데요?"

"말 놓고 친하게 지내요~ 난 불편한게 질색이라"

"그..그러자~"

신종수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는 금새 말을 놓았고 나도 역시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하기도 했고

더욱 친근감이 있게 들려 좋았다.
아직 내나이에 OO씨~ 라는 호칭은 낯간지러웠다.

"오빠! 뭔가 빠진거 같지 않아?"

"그치?"

/아줌마~ 여기 소주 한병주세요~/

"오빠! 센스 짱인데?"

"큭큭.."

소주병과 잔이 도착을 하고 그때부터 술을 퍼마시기 시작했다.

원래 소주안주로는 회가 일품이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소주가 쓰지않고 달았고 한병 두병이 넘어가고 세병

째를 비워도 취기는 돌지 않았다.
종수역시 술을 잘 마셨고 또 다시 넷째병의 바닥이 드러나고 접시의 회도 몇 

점 안남아 있었지만 나는 소주한병을 더 시키기에 이르렀다.

"오빠 괜찮지?"

"그럼..
혜미 너도 괜찮아?"

술은 사람과 사람을 가깝게 해주고 그닥 좋지 않은 기분도 금새 풀어주는 마법의 물 같았다.

석민으로 인해 기분이 별로 좋지 않던 시기였지만 소주라는 마법의물과 바로 앞에 앉은 종수와의 술자리는 나를

기분좋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허전함을 달래기 위함이건 섹스를 위한 도구이건 남자와 함께라면 행복해

지는 나를 느꼈다.

'아~ 기분 좋아...'

종수는 술을 마셔도 혈색도 변하지 않는 체질이었다.

이미 얼굴이 빨개졌다가 다시 하얘진 나와는 달리 종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얼굴색은 커녕 표정도 그대로였지만

눈은 살짝 풀린듯 했다.

또 다시 술잔이 오갔고 뜨끈한 매운탕이 나오고 그 국물을 몇번 떠먹었을 무렵 다섯병째 소주병도 바닥을 드러

냈다.
원래의 주량을 초과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취하지 않는 나였다.

한병을 더 시킬까 하다가 더이상 마시면 내일이 괴로울 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났고 나는 다시 의자에 털썩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앉아 있을때는 몰랐던 취기가 일어서는 순간 다리의 근육을 힘없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혜미야~ 괜찮아?"

"으...응..헤헤 괜차나"

한번 오르기 시작한 술기운은 겉잡을 수 없이 오르기 시작했고 그제서야 보니 종수도 비틀대는 것이 많이 취해

있었다.
그렇지만 종수는 정신은 멀쩡한듯 내 옆으로 다가와 나를 부축했고 나는 그의 부축을 받아 다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관자놀이에서 맥박이 뛰는 것이 느껴지고 얼굴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지만 나 역시 정신만은 멀쩡했다.

계산을 하고 횟집을 나가려는 순간이었다.

종수는 어느새 부축하던 팔을 떼고 옆에 서 있었고 핸드백에 꺼냈던 지갑을 넣으려는데 다른 손님이 옆으로 지나가며 우산의 고리가 벌어진 옷사이를 잡아당겼다. 

똑딱이의 단추가 힘없이 분리가 되어나갔다.

/투두둑!/

"어머!!"

손으로 잡을 새도 없이 좌우로 분리된 남방셔츠 사이로 검은색의 브래지어가 드러났고 부드럽고 탄력있는 커다란

가슴이 브래지어 안에서 수줍게 몸을 숨기고 있었지만 섹시한 라인자체를 숨길 수는 없었다.

순간적으로 뭇 남성들의 시선이 나의 가슴으로 파고 들었고 우산의 주인인 중년남성도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었다.

종수는 나를 끌어 안으며 자신의 넓은 등으로 내 몸을 가렸고 나는 그의 몸과 나의 몸 사이로 서둘러 옷깃을 여미기 시작했다. 

"괜찮아? 아저씨! 조심하셔야죠.."

"아..아가씨 미..미안해요..."

"됐어요!"

나는 신경질스럽게 대꾸를 하고 옷깃을 여몄고 언제 술기가 있었냐는듯 정신도 몸도 멀쩡해졌다.

구석으로 나를 몰아간 종수는 괜히 천장만을 올려다 보며 옷깃을 여미는 동안 단 한번도 눈길을 떼지 않았다.

여전히 우산을 든 중년사내는 머리를 긁적이며 움직이지 않고 있었고 옷을 여미고 종수가 몸에서 떨어지자 재차

미안함을 되풀이 했다.

"아가씨 정말 미안해요..
실수였으니 마음 풀어요~"

"괘..괜찮아요...가보세요!"

"진짜 미안해요~"

"........"

그렇게 중년남성은 돌아갔고 종수와 나는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횟집의 캐노피 아래서 오도가도 못하고 서있었다.

그 일이 있고나서부터 종수는 내 얼굴을 바라보지 못했고 눈이라도 우연찮게 마주친다 싶으면 서둘러 눈길을 피했다.

"봤지!"

"아..아니..."

"뭘 못봐?"

"그거...
아까전에..그...."

"진짜야?"

"응..까만색이란거 밖엔...."

"으씨! 봤자나!! 왜 뻥까?"

"하하..뭐 어때~ 실수였잖아.
나도 실수로 본 거야~"

나는 종수의 두꺼운 팔뚝을 주먹으로 쳤지만 다시 주먹이 튕겨져 나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찌나 팔뚝이 두꺼운지 내 허리통 만했다.

"다 본거지! 좋았냐?"

"흐흐흐 죽여주던데? 역시 내가 트레이닝은 잘 했나봐~ 군살이 하나도 없던데!"

"우씨! 다 봤잖아..
그 아저씨 짜증나~"

"난 그 아저씨 완전 사랑해"

"오빠 그러다 죽는 수가 있어~"

"캬캬캬 어떻게 죽일건데?"

"그만해라~ 진짜!"

"알았어~ 근데 비 많이 온다~"

본격적인 장마의 시작인지 하염없이 퍼붓는 비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택시정류장이 몇십미터쯤 앞에 보이기는 했지만 그곳까지 가는 것 조차 망설여질 만큼 세찬 비가 내리고 있었다.

더구나 정신이 멀쩡해진 것은 잠시일뿐 다시 취기가 돌아오고 있었고 몸이 무거워지는 것이 쉬고 싶다는 생각이

온통 머릿속을 수놓고 있었다.

"오빠! 뛰자!"

대답없이 먼저 빗속을 달려나가는 종수였다. 

누군가 한명이 우산을 사왔으면 나머지 한명은 비를 맞지 않을수도 있었겠지만 둘다 취한 상태였기에 그런 

합리적인 생각은 누구도 하지 못했다.

그의 뒤를 따라 나도 택시정류장으로 뛰기 시작했고 얼마만의 전력질주인지 가슴이 출렁이는 느낌을 간만에 

느낄수 있었다.

단 몇초만에 도착한 정류장이었지만 나도 그도 모두 물에 빠진 생쥐꼴이었다.

이미 신발은 전부 젖어 있었고 남방셔츠도 물기를 가득 먹금어 축축한 느낌이 와 닿아 찝찝했다.

흰색의 얇은 박스티를 입은 종수의 옷도 전부 젖어 그의 몸에 달라붙어 몸매를 드러냈다.

쫙쫙 갈라진 근육들이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있었고 손가락으로 집어 옷을 뗐다가 놓는 순간 다시 피부에 달라 

붙으며 가슴근육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그의 투실한 엉덩이도 단단하게 올라붙어 힘을 과시하는 듯 했고 길가를 쳐다보며 택시를 잡는데 여념이 없는 

그의 목을 따라 한줄기의 빗방울이 흐르고 있었다.

'너 오늘 내 허전함을 달래줘야겠어!' 

 

비슷한 내용

8 개 추천
읽음
형의 아내 Ⅱ.....1 근친관련
무릇 작가연하는 사람들한테는 자신이 아끼는 글이 있게 마렵입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 있으랴마는,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 그런 글... 제게는 형의 아내가 그런 글 아닌가 싶습니...
💬 0 👁 5
내용보기
읽음
(성인소설) 형의 아내 1
2001-04-11 17:18 형의 아내...1 근친관련 민석은 19년 동안 살아온 정든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이다. 삶의 목표였던 대학...대학에만 들어가...
💬 0 👁 4
내용보기
읽음
이혼하기 직전이었던 여자와 하게된 썰
딱, 지금시기 막 무더워 지려 할 때였던것으로 기억한다. 밤 10시쯤 너무 심심했다. 3일정도 휴가를 썼는데, 무계획적인 휴가다보니(MBTI 완벽한 P형)이틀째에 할게 떨어졌다. 여행이라도 갈걸.....
💬 0 👁 7,802
내용보기
읽음
(프롤로그4)아내를 개방적인 여자로만들기
7층 모텔 층을 누르고, 여사친과 나는 손을 꼭 잡고 7층으로 올라가고 있었어.아무 말이 없었지만 서로가 본능적으로 끌려서, 눈빛만 봐도 서로가 뭘 원하는지 알 수 있었어..ㅡㅡㅡㅡ 시작 ㅡㅡㅡㅡ엘...
💬 0 👁 3,782
내용보기
읽음
아내를 개방적인 여자로만들기10
ㅡㅡㅡㅡㅡ 9회 마지막 글 ㅡㅡㅡ자신의 얼굴 입주변만 마스크 하나만 쓰고 눈부터해서 자신의 전신 나체와 다리사이 질속 애액을 감상할 것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부끄러움이 동시에 밀려드는 듯...
💬 0 👁 3,028
내용보기
읽음
이비자로 떠난 신혼여행
이비자에서, 우리는1. 프라이빗 풀, 그리고 첫날밤태양이 지중해를 붉게 물들일 무렵, 준호와 서연은 이비자 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에서 2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도착한 이곳은 모든 것이 낯설었다. ...
💬 0 👁 3,719
내용보기
읽음
아내를 개방적인 여자로만들기6
아내에게 그녀의 영상을 다른사람들이보는것에 대해 물어보았다.당신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알몸을 보고 당신의 보지를 자세히 평가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보니 아내가 말했다."자...
💬 0 👁 496
내용보기
읽음
(프롤로그2)아내를 개방적인 여자로만들기
ㅡㅡㅡㅡㅡ 이전 이야기 ㅡㅡㅡㅡ의사는 내 바지를 내렸다.옆에 있던 그 여사친은 다시 내 성기를 다 보게 되었고, 그때는 정말 얼마나 수치스러웠는지 모른다.여사친에게는 내 여자친구에게 오늘 일은 말하...
💬 0 👁 2,427
내용보기

Copyright © webstoryboard.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