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난 명기다!! -47부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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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난 명기다!! -4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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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났다기 보다는 삐쳤다는 것이 옳을 것이었다.

내 허락도 없이 모르는 사람을 집으로 데리고 온 것이며 마지막날임에도 술에 취해 나의 욕망을 채워주지 못한 

것에 그들을 부대까지 태워다 주고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지금까지도 서운함에 화를 삭히고 있었다.

집에 거의 다다랐을때는 이도저도 하기가 모호한 시간이었다.

약속을 따로 잡자니 너무 늦은듯 했고 그렇다고 집에서 쉬자니 너무이른 시간이었지만 혼자 집에서 뒹굴거리자니 

진호때문에 빼먹은 오늘 수업이 아깝기까지 했다.

헤어질때도 따뜻하게 포옹한번 안해준 진호가 밉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더욱 화가 났던건 자신의 부대사람들을 

보고 반갑게 인사하더니 내게는 짧은 인사말 한마디가 전부였고 왜인줄은 알지만 괜히 그런 진호의 모습에 화가 나는것은 당연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어질러져 있는 주방과 욕실, 그리고 거실을 정리했고 큰 한숨을 쉬며

어제 진호와 그의 부대선임이 누워자던 소파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는 다시 몸을 뉘였다.

나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는 푹신한 소파에 몸을 눕히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긴장이 풀리며 서서히 근육이

풀어져갔고 한동안 그 푹신함에 빠져 노곤함을 달랬다.

한것도 없는 하루였지만 꼬박 서너시간을 운전만 했더니 피곤함이 밀려오는듯 했고 그렇게 잠시 눈을 감았다.

어스름한 휴대폰의 벨소리가 멀리서 들려오고 있었다.

달콤했던 단잠을 깨우는 소리에 눈을 뜨자 주방의 식탁위에 올려진 핸드백에서 휴대폰이 울고있었고 몸을 일으키기도 귀찮았던 나였지만 겨우 몸을 일으켜 핸드백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석민의 전화였다.

'아~ 오늘 서울 온다고 했었지!'

[응..오빠~]

[목소리가 왜그래? 잤어?]

[응.
깜빡 졸았네~ 어디야?]

[나? 하하 니네 집 앞]

창을 내다보니 얼마나 잤는지 이미 해는 뉘였뉘였 넘어간 후였고 점점 어둠이 깔려내리고 있었다.

[뭐야~ 맨날 사람 이렇게 놀라게 할래?]

[하하하..미안~ 저녁먹었어? 안먹었으면 나와~ 같이 저녁이나 먹게~]

[오빠 방금 온거 아냐?오늘 내려가?]

[아니! 이제 안내려가~]

[알았어..
1층에서 기다려~ 금방 내려갈께~]

[응~ 천천히 내려와~]

양치질만 하고 대충 눈에 낀 눈꼽만 떼어내고서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이상하리만치 석민에게는 가꾸고 싶다거나 예쁜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그냥 편했다.

분명히 다른 남자였으면 다시 화장을 하고 새옷으로 갈아입었으며 잔뜩 치장을 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석민에게는

이유없이 편안하고 이유없이 끌렸다.

엘리베이터에 내리자마자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석민이 웃는 얼굴로 나를 반겨주었다.

아직까지 짧은 머리였지만 구렛나루와 옆머리를 길러 군인의 티는 벗었으나 날씨가 더워지면서 더욱 검어진 

얼굴은 아직도 군인의 티를 벗지 못 한 모습이었다.

마치 레포츠 강사같은 모습의 석민은 한눈에 들어오는 건강미가 매력적이었고 잘생기진 않았지만 홑꺼풀의 

두눈과 오똑한 콧날은 그의 매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우리는 근처의 고깃집으로 향했고 삼겹살과 소주를 시키고는 계속해서 대화를 이뤄나갔다.

"오빠! 이제 안내려가? 집은? 취직은?"

"한가지씩 물어봐라...뭐가 그리 급하다고..."

"뭐야~ 빨리 말해봐!"

"아버지 아는분이 무역업을 하시는데 거기 취직됐어..
그리고 집은 아직 못구해서 당분간은 고시원에서 지낼려구"

"아~ 잘 됐다..집만 아니면.."

"벌써 고시원까지 다 얻어놓구 왔어..돈 빨리 모아서 조그만 집하나 얻어야지~"

"그래..열심히 살아야 하는거야!"

"크크크! 그래 알았다.
어서 먹어~"

석민의 표정은 기분이 좋아보였다. 

자신을 괴롭히던 거머리 같은 여자들을 뒤로하고 서울로 온 것도 있었겠지만 왠지 모를 그의 밝은 웃음이 나까지

기분 좋게 만들어버렸고 진호와의 있었던 서운한 감정도 서서히 잊혀지고 있었다.

 

>>>>>

 

"하나..둘...셋....넷....다섯.......하나더..하나만..."

"에효....후우~"

알타리무 같은 다리통을 가진 신코치가 여전히 나의 종아리를 매만지며 숫자를 세아려 나갔다.

횟수를 많이 시키지는 않았지만 게속된 그의 느끼한 터치에 기분이 계속 나빠지려고 했고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손길은 점점 다리를 타고 올라와 허벅지 그리고 엉덩이의 윗쪽을 매만지더니 허리까지 감쌌다.

'아오~ 이 새끼가 진짜!'

여러 회원들이 신경을 쓰는지 마는지 자신들 나름대로 열심히 운동중이었고 그래서인지 신코치의 행동 하나

하나를 주의깊게 쳐다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저기..코치님! 꼭 그렇게 주무르고 만지면서 해야돼요?"

"이렇게 근육에 손을 대고 있어야 근육의 움직임과 운동량을 정확하게 알 수 있거든요."

신코치는 전혀 대수롭지 않다는듯 얼굴도 마주치지 않고 말을 내뱉었고 여전히 손을 뗄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나는 다시 특유의 쌀쌀맞은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그래요? 운동은 잘 하고 있는건가요?"

"네~ 혜미씨는 자세가 너무 좋아요~ 효과적인 운동을 하고 있어요~"

"그래요? 그럼 그 손은 떼주시면 안될까요?"

"아! 아...
조금 부담스러우셨군요..죄..죄송해요~"

그제서야 다리를 매만지던 손을 떼는 신코치였고 얼굴에는 아쉬움이 묻어나는 표정이 가득했다.

"죄송하면 다음부터는 만지지마세요! 흥분되니까요..."

"네....네?"

"흥분되니까 만지지 말라구요! 여자친구도 없어요? 남의 여자 다리나 만지고.."

"그....네......미...미안해요"

흥분된다는 말에 적잖히 당황한 신코치는 귀까지 빨개져서는 이마에 땀을 닦으며 락커룸으로 빠르게 도망을쳤고

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애를 써야만 했다.

그렇게 신코치는 락커룸에 들어가 한동안 모습을 내비치지 못했고 나는 운동을 마무리하고 서서히 헬스장을 빠져나왔다.

 

>>>>>

 

더운 여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고 중간고사도 대충 치른 후였기에 마땅히 급하거나 따로 해야할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늘은 뭐하지?'

하릴없이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며 소파에 뒹굴다 또 다시 며칠째 연락이 없는 석민의 안부가 궁금했다.

석민은 이상하리만치 내게 다가오거나 가까이하기를 꺼려하는 것 같았고 그럴수록 석민에 대한 내 감정은 커져만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좋은 감정이건 나쁜감정이건...

갈수록 커져가는 나의 마음속 그의 자리를 그는 내 생각만큼 채워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기다릴것도 없이 내가 먼저 다가가기로 마음을 먹기도 전에 나도모르게 이미 통화번튼을 누른 상태였다.

신호가 길게 가고 한번이 두번되더니..결국엔 전화를 받지 않는 석민이었고 다시한번 전화를 걸었으나 역시

받질 않았다.

'뭐지? 바쁜가?'

효진과 잠깐 통화를 하고 다시 석민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여전히 받지 않는 그였다.

'에잇! 뭐야 이새끼...'

결국엔 아쉬움에 갈아입지 못하던 옷을 벗어버리고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밀려오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

침실로 향했다.

진호 휴가 마지막날 뜨겁게 밤을 불태웠다면 이럴리는 없었을꺼라는 생각을 하며 주섬주섬 침대밑에 숨겨져 있던

딜도를 꺼내 깨끗하게 씻어나왔다.

'너도 참 오랫만이구나~~'

on스위치에 손을 옮기자 몸을 부르르 떨며 내 몸을 녹여주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딜도는 사랑스러웠다.

언제나 내가 외롭고 몸이 뜨거워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날이면 언제나 나를 위해 한몸을 희생해주는 아주 

고마운 친구였고 나의 애인이었다.

이미 축축하게 젖어내린 팬티사이로 손을 집어넣자 후끈하게 열을 내뿜고 있었다.

먼저 팬티위로 작은 진동을 클리토리스에 자극을 하기 시작했다.

"하아~~~"

뜨거운 입김이 나오며 입술을 바짝 마르게 했고 울컥하며 질에서는 애액을 뿜어내주었다.

/위..이.이.이.잉~~~/

"하윽..."

몸을 부르르 떨리게 만드는 그녀석은 감질나게 나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고 그럴수록 나의 욕망은 커져만 갔으며

티셔츠안으로 손을 넣어 나의 토실한 가슴을 움켜쥐었다.

젖꼭지를 건드리자 짜릿한 전기가 몸을 통과해갔고 그럴때마다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애액은 팬티를 적시고 적셔

완전히 축축하게 만들어버렸다.

"하아~..좋아...좋아....이제 팬티안으로 들어와줘~"

말도 통하지 않는 기계와 대화까지 나누며 나의 손놀림은 나의 몸 구석구석을 탐닉해 나갔고 그럴때마다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가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고 허리가 하늘높이 솟았다가도 금새 침대의 매트리스로 떨어져 내려왔다.

아주 부드럽게..그리고 세밀하게...

팬티는 어느새 벗겨저 무릎에 걸쳐져 있었고 몸부림을 치는 내게는 족쇄와도 같이 느껴졌다.

차가운 느낌의 얼음 기둥이 내몸을 파고 들어온다.

그얼음기둥은 처음엔 나의 온몸을 얼어붙게 만들만큼 차게게 느껴지더니 점점 차가움이 식어간다.

나의 몸을 구석구석 파고들며 탐닉하던 그것은 점점 나의 체온을 견디지 못하고 뜨겁게 불타올라 나의몸에 더욱

뜨거운 열기를 전해준다.

"윙...위~잉! 윙...위~잉!"

"하아..하아....아흣.....흐~음.."

원형으로 몸을 돌려대는 그녀석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계속해서 질안구석구석을 돌려대며 진동을 이어갔고 나의 질근육들 역시 그녀석의 몸체를 힘껏 붙잡으며 쾌락의 연속을 맛보고 있었다.

일정한 그녀석의 떨림에 점점 정신이 혼미해지며 나의 몸도 부르르 떨기 시작했고 그 떨림이 강해질수록 나의 

몸도 같이 반응을 해갔다.

"아! 아흑!!흐~음...."

"웅~~~우~~~~웅...웅! 위~~잉....."

"꺼흣! 흣!"

새우처럼 몸을 옆으로 누인채 보지속에 박혀있는 그녀석의 몸체를 허벅지로 지탱하고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자 

뜨거운 몸이 폭발 할 것만 같았고 드디어 오르가즘의 문턱에 와 있음을 느꼈다.

"아흣~"

"윙~~~~~~~~~~~~~~~~~~~~~~~~윙..윙....윙~~~~~~"

"어? 어?...어흣!"

굳게잡은 근육들이 잠시동안 힘을 풀며 몸안에서 쏟아져 나온 뜨거운 애액을 흘러내보내고 있었고 서둘러 허리를 들어 흘러내리는 애액을 벗어두었던 티셔츠로 받아내었다.

아무리 내 애액이었지만 침대에 묻어나는 것이 기분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차례 태풍이 휩쓸고 갔음에도 여전히 보지안에서 춤을 추듯 몸을 휘둘러대는 그녀석을 느끼며 후희를 느끼고

다시 그녀석의 몸체를 힘껏 감아버린 질근육들도 다시 한번 쾌락을 맞을 준비를 마쳐갔다.

"하아...하으......"

그녀석의 몸체를 잡고 한손으로는 클리토리스를 빙빙 돌리며 펌프질을 해나가자 낯뜨거운 소리가 방안을 가득 

메웠다.

"찌꺽! 찌꺽!"

쉬지않고 움직이는 그녀석은 또 한번 나를 벼랑 끝으로 몰아부치기 시작했고 머릿속이 하얘진 나로서는 그녀석의

공격을 그저 몸으로 받아내고만 있었다.

한차례...

그리고 또 한차례...

결국 오르가즘의 끝을 맛볼 수는 없었지만 나름 만족을 해야했다. 

나 스스로도 오르가즘의 끝을 보기위해 그녀석을 택한것은 아니었다.
그저 끓어오른 것을 잠시 식혀준 것으로도

만족을 할 뿐이었고 언제나 그렇듯 그녀석의 공격에 하염없이 무너지며 애액을 토해내고 기운이 빠지고 다리가 

풀려 침대에 널부러진 나였다.

'하아~ 뭔가 부족해...허전해~'

남자들도 나처럼 자위가 끝이나고 나면 무엇가 허전하고 허무한 것일까?

나름대로 즐겁게 그리고 황홀하게 즐기기는 했지만 뒷늦게 찾아오는 외로움과 허망함이 내 몸을 휩쓸었고 그 

기분이 싫어 주위를 둘러봤을땐 한번 더하자고 덤비는 이도, 따뜻하게 나를 안아줄 이도 없었다.

막연하게 고요하고 조용한 기운만이 내 몸을 휘감고 있을 뿐이었다.

 

그저 멍한 상태로 얼마나 그렇게 지났을까...

점점 어두워지는 방의 분위기로 보아 이미 저녁 8시는 지난것 같았다.

주섬주섬 일어나 욕실로 가 샤워를 하고 나오니 멍했던 정신이 돌아오는것같이 기분까지 상쾌해지는 느낌이었다.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운동도 가기 귀찮아 제끼려는 마음을 먹고 티비를 켰지만 별로 재미도 없었고 무료함이 계속됐다.

'아~ 심심해....'

그렇다고 약속을 잡아 나가기도 귀찮았고 이도저도 할게없자 짜증이 밀려왔다.

다시 전화기를 붙들고 여기저기 전화를 해서 수다를 떨다가 다시한번 석민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뚜르르르..
뚜르르르..뚜르르르/

'쳇! 내가 이제 너한테 전화 하나봐라...'

전화기에서 귀를 떼고 폴더를 덮으려는데 나지막한 석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오빠..
나야 혜미! 뭐하는데 전활 안받아?]

[콜록!콜록! 아..아니...미안..몸이 좀 안 좋아서..]

[어디아파?]

전화기 넘어 들려오는 석민의 목소리는 쫙 가라앉아 있었고 얼핏 듣기에도 몸이 많이 안좋은 것 같이 느껴졌다.

석민은 아파서 잠을 자느라 전화를 못받았던 것이었다.

[아냐..괜찮아...콜록!]

[약은 먹었어? 병원은? 좀 괜찮은 거야?]

[응..괜찮아...]

[진짜 괜찮은 거야?]

석민의 목소리는 상당히 많이 아픈 사람의 목소리였고 그런 그의 목소리를 들을때마다 내 마음까지 미어오는듯 

했다.
분명히 말은 그렇게 했지만 병원은 커녕 약도 안먹고 이불하나 뒤집어 쓰고 끙끙 앓고 있는게 눈에 선 했다.

성현이도 그랬었고 예전에 아빠도 그랬었다.

아프면 병원을 가던지 약을 먹던지 해야 했지만 왠지 느낌에 석민도 그러했을꺼란 생각이 들었다.

[콜록! 괜찮아...]

[거짓말! 오빠 거기가 어디라고 했지?]

전에 얘기했던 말로는 석민이 얻은 고시원은 우리동네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고 그 이유가 나를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시설은 별로 좋지 않지만 싸다는 이유로 얻었다는 말이 생각났고 나는 대충 옷만 갈아입고 모자를 눌러쓴 채 집을 나섰다.

내가 지금 왜 석민에게 달려가는지 괜찮다는데 왜 걱정이 되는지 나도 모를일이었다.

차를 몰고 석민이 일러준 곳에 도착을 했을때는 나도 놀람을 금 할 수 없었다.

10여분 떨어진 동네에 이런 빈민촌 같은 곳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을 못했던 것이다.

낡은 간판들은 위태롭게 상점들마다 걸려있었고 석민이 말해준 고시원은 겉에서 보기에도 상당히 후져보이는

건물에 차 한대가 들어가기도 버거울만한 좁은 골목길을 두고 있었다.

'어우...이런 등신! 얼마나 아끼겠다고...'

말로는 오지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분명히 석민은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공용 화장실은 청소도 하지않는지 계단을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지린내가 풍겨왔고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바퀴벌레에 쥐까지도 나올 것 같은 고시원의 시설은 너무도 열악했다.

계단을 올라서며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꼬질한 것이 이곳 상황을 대변해 주는 것 만 같았고 촘촘히 붙어있는 

문으로 전혀 방음이 되지도 않는지 욕을 하는 남자의 목소리나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저녁엔 뭘 해 먹었는지 김치 쉰내가 코를 괴롭혔다.

'휴우~'

석민의 방에 노크를 하자 한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두꺼운 긴팔티셔츠와 트레이닝복을 입은 석민이 애써 웃음을 

지으며 나를 반겼다.

"왔어? 왜 왔어...집에서 쉬지.."

"이게 뭐냐! 아휴...진짜"

석민의 몸하나 누이면 꽉찰만한 공간에 시골에서 올라올 때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가방 한꾸러미가 보였고 

티비도 없고 창문도 없는 답답한 공간한켠에는 작은 이부자리가 펼쳐져 있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도는것이 느껴졌고 누렇고 때묻은 벽지며 어두컴컴한 형광등은 금새라도 꺼질듯이 

위태로워 보였지만 석민은 웃음을 지으며 앉으라는 말을 건냈다.

"하하..
그만 쳐다봐~ 볼 게 뭐 있다고...콜록!콜록!"

"얼마나 아픈거야~ 이 등신아..이런데서 생활하니까 병이나지! 일루와봐~"

석민의 이마에 손을 대자 열이 펄펄 끓었고 얼마나 열이 심한지 그의 입술은 하얗게 말라있었다.

거기에 초췌한 모습에 기침을 하도 해대서 변해버린 그의 목소리가 심각함을 말해주는 듯 했다.

나는 더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몇가지 챙길것도 없는 그의 옷가지와 가방을 챙겨 가방을 들고 일어섰고

놀란 눈을 한 석민은 맥없이 쳐다만 보고 있었다.

"오빠! 일어나! 가자~"

"어딜...병원 안가도 돼~"

"아~ 짜증나니까 빨리 일어나! 화내기전에!"

"왜 그래~ 어딜간다고 이 시간에...."

"우리집! 여기서 살다간 멀쩡한 사람도 죽어나가겠다! 빨리 일어나라니까"

"여기 방값도 못 돌려 받아..
한달은 살아야돼 아직 2주도 넘게 남았는데..."

"아이! 씨발 그돈 내가 줄께! 왜 그렇게 미련해? 왜 그렇게 자신감 없이 살아?"

"내가 뭘...콜록콜록!!"

"씨발..남자가 좆달고 태어났으면 돈이 없어도 있는 척 좀 하고 약해도 좀 쎈 척좀 하고 살아야지..

궁상맞게 이게 뭐냐고~ 빨리 안일어나? 나 진짜 화낸다!!"

"아..알았어~"

한바탕 큰소리를 내자 말없이 따라 나서는 석민이었다.

자동차에 다다르자 어김없이 운전대로 가는 석민을 겨우 보조석에 앉히고 시동을 걸었다.

오는내내 예열이 되었던 엔진때문에 다행히 바로 히터가 나왔고 나는 그 후진 동네를 빠져나가 가까운 병원의

응급실로 향했다.

"병원 안가도 된다니까~"

"말 안들을래? 너 혼난다!"

"오빠한테 너라니...콜록!"

"너 자꾸 궁시렁대면 확 내려놓고 간다! 내릴래?"

"아..아니~"

"근데 왜 자꾸 앙탈이야! 혼날려구"

병원의 주차장까지 들어서는 내내 석민은 기침을 멈추지 않으면서도 멀쩡하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었지만 끝내

응급실로 걸어들어가는 그였다.

큰 응급환자가 아니어서 그랬는지 20분가량 기다리자 머리는 언제감았는지도 모를만큼 기름이 좔좔흐르는 의사가

다가와 석민을 진찰했고 독감에 몸살까지 겹쳐져 열까지 심하게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간호사를 따라가 주사를 맞고 온 석민은 씨~익 웃어보이며 엉덩이를 비비며 돌아왔고 다행히 큰 이상은 없다는 

말에 안도감이 들었다.

약국에 들러 약까지 처방을 받은 후에 죽집에 들러 간단하게 저녁을 먹은 후 집으로 돌아왔고 오자마자 한여름

임에도 보일러의 온도를 높여 놓았다.

"으이그 미련한 오빠야..."

"고마워 혜미야.
그 골방에서 혼자 아파서 있을땐 눈물이 나려 하드라~"

"그렇게 서러웠쪄? 그렇게 서러운데 오지도 못하게 했쪄?"

"그냥...
너 귀찮을까봐~"

"오빠 씻고 나와~ 작은방에 보일러 넣었으니까 한여름에 한번 더워죽어봐"

"이불덮으면 되는데..
요금 많이 나오게~"

"아~ 찌질하다 찌질해!! 내 돈 나가는 거거든! 그리고 아까 병원비도 내가 낸거니까 갚아!"

"알았어..."

수건을 내주자 욕실로 들어간 석민은 조용했고 곧이어 세찬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작은방으로 건너가 장에서 이불을 꺼내 이부자리를 봐주었고 그런 내자신이 왜 이러고 있는지 몰랐다.

그러나 왠지 정이가는 석민을 그 후진 고시원에 다시 돌려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야! 이혜미..너 왜그러는거야? 도대체 알다가도 모르겠다...'

한참이 지났음에도 석민은 욕실에서 나올생각을 하지 않았다.

쓰러지거나 정신을 잃은 것은 아닌것 같았으나 도무지 뭘 하길래 도통 나오질 않는지 모를일이었다.

'혹시..딸딸이 치나?'

침실로 돌아가 뒹굴거려 엉망이 된 시트를 정리하고 소파에 앉아 티비를 키려다 다시 리모컨을 내려놓는데 석민은

양손에 한아름 빨래거리를 들고 나왔다. 

"오빠! 세탁기 있는데 뭘 그렇게 손빨래를 했어 아픈사람이~"

"혜미야..이거 니가 세면대에 담가 놨던거 빨았는데..."

석민의 양손에 들려있던것은 석민의 속옷이 아니라 그녀석과 한참 뒹굴다가 흘러나온 애액을 닦은 티셔츠와 

속옷들이었고 나는 챙피함에 달려가 그의 손에 들려있는 빨래를 뺐어들었다.

"오빠! 누가 이런거 빨래? 챙피하게 정말....으잇!"

"하하하..빨려고 담궈놓은줄 알았지..
뭐 어때~"

"아! 몰라~ 오빠 은근히 짜증나는거 알어?"

"아! 몰라~"

주사를 맞고 약을 먹더니 조금은 살만 했던지 말장난까지 섞는 그였고 그의 넉살에 나도모르게 웃음을 짓고 

있었다.

사실 내 속옷을 빨아서라기 보다 처음으로 누군가가 내 속옷을 게다가 자위로 인해 애액이 잔뜩 묻은 것을 빨아준것에 쑥쓰러움이 컸다.

나는 방으로 침실로 들어가 베이비로션을 들고나와 석민의 손에 짜주며 말을 건냈다.

"발라~"

"뭐 이런걸..."

"으휴! 단 하나를 곧이곧대로 하는법이 없지! 똥고집은 그냥..."

"알았어..알았어..
근데 이러니까 우리 부부같다! 그치?"

"부부? 쳇! 오빠같은 남편이면 아마 나 화병으로 금방 죽을껄?"

"그런가? 아님 말고!"

투박한 두 손으로 로션을 바르던 석민은 얼굴을 여자처럼 톡톡치며 전에 본 나를 흉내냈고 나는 그런 그를 바라

보며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석민의 등을 밀며 작은방으로 밀어넣었고 벌써부터 후끈방의 열기가 마치 찜질방에 온 것 같이 

밀려왔다.

"빨랑 누워!"

"벌써 자라구?"

"그럼? 뭐 할라구? 아픈사람이?"

"아직 10시도 안됐는데..."

"일찍 자야 새나라의 어린이 되지! 빨랑 누워!"

"알았어..
어흐~ 뜨거워! 너무 덥잖아..어떻게 자~"

"땀빼야 일찍 낫지!"

"그래두 이건 너무 덥잖아~"

"웃기지 말구 빨리 자!"

"오늘 고마워 혜미야~ 내일 고시원으로 갈께! 내일이면 다 나을것 같애~"

"기다려..잠깐만 자지말고 기다려!"

"왜? 또 뭐 하려고?"

나는 방문을 닫고 거실로 나와 종이에 글씨를 써내려갔다.

나같으면 뭘 하는지 궁금해서 나와 볼 것 같았으나 석민은 방에서 한발자국도 내밀지 않았고 기침소리만 들려

왔다.

 

계약서

1.방세는 매월 고시원의 월세를 기준으로 월급날 혜미에게 지불한다.

2.방세에는 수도,전기,가스,정화조,TV수신료,인터넷정보료 등이 포함되어 있고 부식비와 외식비는 절대적으로

일회씩 부담한다.

3.빨래는 반드시 속옷과 양말, 겉옷으로 구분하되 색깔옷은 같은색끼리 따로 구분해서 세탁한다.

4.본인 이외의 그 어떤 타인에게도 주소지를 밝히지 않는다.

5.손님역시 동반금지.

6.혜미의 허락없이는 스킨십 금지.

7.혜미의 손님이오거나 부득이한 상황에는 반드시 외박을 한다.

8.지저분하게 시설물을 사용하거나 청소를 하지 않을시엔 강제 퇴실.

9.화장실,베란다,거실,본인방은 한석민이 청소한다.
아주 깨끗히.

위 사항을 지키지 않을시 벌금 10만원 또는 강제 퇴실을 받아들인다.

계약은 혜미의 남자친구가 제대하는 날까지 유효하며 외박이나 휴가를 나오면 7번 문항을 적용한다.

 

나는 대충 끄적인 종이를 들고 다시 작은방으로 향했다.

문을 열려는 순간 '잘하는 짓인가'하는 의문이 나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했지만 석민이라면 한집에서 살아도

괜찮을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
분명 진호에게 미안하기는 했지만 석민의 생활을 본 것이 너무 마음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처음으로 동거를 시작하기에 앞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생각이 들었고 동거라는 제안을 먼저 하게된

내 자신이 나 스스로도 놀라울 따름이었다.

진호에 대한 미안함과 새로운 경험의 설레임 사이에서 고민하던 나였지만 결국 새로운 설레임을 택한 것이었다.

문을 당차게 열어 젖히며 누워있는 석민에게 종이와 펜을 건냈다.

"싸인해!"

"뭐야 이게?"

"읽어보고 싸인해! 하아~ 정말 좋은 사람 만난줄 알아"

"후훗! 계약서? 크큭..이건 아니잖아...."

"그래? 나같이 예쁘고 섹시한 여자랑 같이 사는것도 나쁘지 않을텐데?"

"큭! 혜미야..마음은 고마운데..."

"싸인이나 하셔...괜히 후회하지말구...나도 생각 많이 한거야~"

"나야 이렇게 좋은 집에서 살면 편하기는 한데..."

"근데?"

"혜미 니가 불편할까봐..그리고 솔직히 안좋은 소문이라도 나면...."

"그러니까 그건 오빠가 잘하면 되지~ 그리고 빨리 돈벌어서 오빠도 좋은 집으로 이사가야지.

아까 거긴 진짜 아니다! 거기로 도로 갈꺼면 그냥 여기서 살아!"

"혜미야..."

"부담갖지마~ 오빠 안잡아 먹어...후훗! 월세는 농담이고 열심히 돈벌어서 오빠도 좋은집으로 빨리 갔으면 해서..

그리고 내가 아는 사람이 그렇게 후진 곳에서 사는거도 별로 맘에 안내키고 무엇보다도 오빠가 다른 남자들하고는

너무도 달라보여서 그래서 안심되고 또 믿음직스럽기도 해.."

"혜미야 넌 정말 지내면 지낼수록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정말 탐나는 여자다.
마음만 고맙게 받을께~"

"그래? 후회없지? 이런기회 다시는 안와!"

"후회하겠지..
아마 후회할꺼야...
그래도 너한테 부담주고 폐끼치는건 더 싫어"

"답답한 인간! 역시 오빠도 솔직하지 못하구나~ 난 오빠라면 다를 줄 알았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오빠가 후회할꺼라는 말이..
몰라! 지 생각해서 용기 냈더니..."

"진짜 괜찮겠어?"

"됐거든..이미 버스는 지나갔거든요 아저씨!"

석민은 펜을 들고 종이에 자신의 이름을 크게 적어 넣었다.
그리고는 종이를 찢어버리며 말을 건냈다.

"언제든지 내가 부담스럽거나 불편하면 얘기해줘.
그거 하나만 너도 약속해줘! 나도 눈칫밥먹긴 싫거든... 

그리고 이 내용은 다 외웠으니까 증거인멸하자! 나도 생각해보니까 언제 너같이 예쁘고 섹시한 여자랑 한집에 

살아보겠어...큭! 나도 내 맘 숨기지 않겠어!"

"약속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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