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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돌리기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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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은이에게서 조금 전에 퇴근한다고 전화 왔다.
늘, 움직일 때마다 어디로 간다고 얘기하는 경은이가 퇴근한다고 하면서도 어디로 간다는 얘기를 안 했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

엉뚱하게 딴말을 하다가는 결국 내가 먼저 물어보고야 말았다.

머뭇거리던 경은이는 약간 주저하면서 최근에 만나 섹스한 놈을 만나기로 했다고 말한다.

6시에 맞추어서 전화 온 것을 보니 아마 6시 약속인 것 같다.

 

아마 지금쯤 만나고 있을 것이다.

섹스도 할 만큼 하고, 둘이 있으면 별로 할 것도, 할 말도 없으면서 막상 경은이가 딴 놈을 만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머릿속이 혼란하고 아무것도 안 된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서 가슴이 답답하고 몸이 후끈거린다.

이곳에 내 초조함과 내 흥분과 내 질투와 내 더러운 음란함을 적는다.

진정될지 모르겠다.

 

지금 경은이가 만나는 놈은, 경은이 고등학교 친구의 회사 선배다. 

경은이와 내가 처음 만날 때부터 경은이로부터 경은이에게 작업을 하는 놈의 얘기를 들었다.

아무리 들어도 놈이 경은이에게서 바라는 것은 섹스였다.

경은이도 그러한 놈의 접근에 소름 끼쳐 했는데, 경은이가 하도 똑 부러지게 대해 놈은 꼬리를 감추며 호시탐탐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다.

지난 2년여 동안 줄기차게 경은이에게 대시를 했지만 경은이가 나에게 푹 빠져 있는 관계로 3, 4달에 한 번 정도 잠깐 만나서 식사만 해주는 정도였다.

 

그러다, 내가 경은 이에서 서서히 실증을 느껴갈 무렵, 경은이와 내가 자주 말다툼하고 만나서도 이전처럼 불같은 열정이 없어질 무렵에 나는 경은이가 이놈을 꽤 자주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경은이는 말은 안 할망정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녀석과 만나고도 내가 물어보면 거의 모든 얘기를 다 했었는데, 두 달 전쯤에 녀석을 만나서 저녁을 먹은 후의 행적을 내게 끝내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 일로 둘은 거의 일주일을 만나기만 하면 싸우다 일주일을 아예 얼굴도 마주치지 않았다.

경은이는 풀어 보려고 애쓰기도 했지만 내가 거의 일방적으로 만나주지를 않았다.

 

난 사실 오랜만에 해방감을 맛보았고, 그동안 뜸했던 옛날 섹스파트너들을 만나면서, 경은이에 대한 분노와 경은이가 없는 빈자리를 메꾸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경은이는 먼저 일찍 퇴근했다. 

나는 저녁까지 회사에서 먹고 4, 5시간이나 늦게 나왔는데 경은이가 저녁도 안 먹은 채 회사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까운 모텔로 가서, 정말 오랜만에 경은이와 나는 말없이 포옹했다.

 

경은이는 한동안 펑펑 울었다.
그러고는 그 자식과 그날의 얘기를 했다.

만나서 저녁 대신 술을 마시면서 안주로 저녁을 대신했는데, 당시 내가 경은이를 대하는 게 예전 같지 않아 마음이 몹시 상해있는 상태라서 그런지 술을 많이 마셨다고 한다.

딴 때와 달리 놈이 주는 대로 다 받아 마셨는데, 갑자기 자기가 술을 다 받자 놈이 신이 나서 술을 마구 시켰다는 것이다.

레스토랑에서 맥주로 시작했는데, 결국 자리를 근처에 있는 어둠침침한 바로 옮겼고 거기서 둘이 양주를 2 병 마셨다고 한다.

아마 녀석의 묘한 술책에 넘어가, 경은이가 오히려 녀석보다 더 많이 마신 것 같다고 했다.

 

경은이는 술을 잘 마시지도 않는다.
소주로 치면 한 병 정도가 주량일 것이다.

녀석이 따라 주는 술을 다 받아 마시면 점점 정신이 없어지고...

녀석은 오래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그날도 계속 추근댔는데, 그날에 따라 별로 말리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녀석은 맞은편 자리에서 경은이 옆자리로 옮겨 왔는데, 전에도 몇 번 시도하는 걸 경은이가 차갑게 쏘아붙여 그 후로는 시도도 못 했었는데.

그날은 경은이가 왠지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자 녀석은 경은이의 허락도 맡지 않고,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경은이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고 한다.

그리고는 머뭇거리다 슬쩍슬쩍 경은이의 어깨에 손도 올렸다고 한다.

경은이는 옆에 앉는 것까지는 허락했지만, 어깨에 손을 올리는 건 절대 못 하게 하려고 했는데, 경은이 어깨에 올린 녀석의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고 한다.

 

갑자기 그런 녀석이 너무 귀엽게 느껴져.
그냥 하는 대로 내 버려둬 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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