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일기 -22부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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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 -2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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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찍 마을회관에 들려 저녁 7시에 마을회의가 있으니 한분도 빠짐없이 참석해 달라는 안내 방송을 하고, 부녀회장을 먼저 만났다.

“저를 보자고 하셨나요.”

“예! 오늘 마을잔치를 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부녀회에서 음식을 마련해 주셨으면 하고요.”

“무슨 일 있어요.”

“모두 모이면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의가 7시니까 대부분 식사는 하시고 오시겠죠.”

“맞아요.
그 시간이면 대부분 식사는 하셨을 거예요.”

“그럼 안주를 준비해 주세요.
술은 제가 일본댁에게 부탁해서 준비하겠습니다.”

“대충 6시부터 준비하면 되겠네요.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그럼 6시 30분에 뵙죠!”

다음으로 주남주도가에 들려 6시 30분까지 술을 준비해 달라고 부탁하고 펜션으로 돌아와 사업계획서를 1장으로 요약했다.
머리 빼고, 꽁지 빼고, 이해하기 거북한 단어 빼고, 초등학교만 졸업했으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쉬운 문장으로 요약한 것이다.
사업의 목적, 추진방향, 향후발전계획이 1장으로 요약되자 회의참석자 수만큼 프린트를 했다.
연변댁은 최근 공부를 시작해서 틈만 나면 책을 잡고 있다.
가정형편 때문에 중도에 포기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서 즐거운 모양이다.
시간이 남아 연변댁이 공부하는 책을 살펴봤는데, 세월이 흘러 머리가 굳은 건지, 아님 요즘 배우는 것이 어려워진 건지 모르겠지만 중학교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이해가 쉽지 않다.
연변댁이 질문이라도 하면 쪽팔리니 슬그머니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온라인 사이트 프로그램 작업이나 시작했다.

시간이 되어 마을회관에 도착하니 부녀회장을 비롯하여 일본댁, 태국댁 등이 미리 와서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회관 중앙에 커다란 상을 마련하고, 구씨아저씨가 가져온 막걸리를 중간, 중간에 배치했다.
7시가 넘어가자 마을 어르신들과 청년회, 부녀회원 등 대부분의 마을 분들이 집합했다.

“이장님! 오늘 무슨 날입니까?”

“경사가 있는 날이죠.
자~ 모두들 앉으시고 이거 받으세요.”

“이게 뭡니까?”

“모두 술을 따르면 설명하겠습니다.”

준비해간 자료를 모두 배포하고 술을 따르자 자리에서 일어나 잔을 들었다.

“어제 군수님과 함께 도청을 다녀왔습니다.
군수님께서 우리가 작성한 계획서를 토대로 도지사님께 직접 사업계획을 발표하셨고, 도지사님께서 아주 좋은 계획이라고 친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또한 도지사님께서 금전적인 지원을 약속하셨고, 군수님께서도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럼 군청과 도청에서 지원을 약속했단 말입니까?”

“맞습니다.
그래서 그걸 축하하기 위해 조촐하게나마 오늘 자리를 마련한 겁니다.
자~ 우리 마을의 발전을 위해 건배~”

“건배~”

모두들 잔을 높이 들고 건배를 외치며 기분 좋게 술을 마신다.

“다 드셨죠.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조금 전에 나누어드린 자료가 사업의 목적, 추진방향, 향후계획을 요약한 겁니다.
보시고 궁금한 것이 있으신 분은 개인적으로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 이제 모두 드시죠.”

앞으로의 추진일정에 대해 설명할 것은 많지만 이런 공개적인 자리에서 발표하면 꼭 한두 명씩 딴죽을 건는 놈들이 있다.
그렇게 되면 분위기가 흐려지니 개별적 면담을 통해 설득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
술병을 들고 가장 연세가 높으신 어르신부터 술을 올리고, 사업에 대해 간락하게 설명하고 앞으로의 추진일정과 협조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아휴~ 우리 이장님이 이렇게 노력하시는데,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감사합니다.
그럼 조만간 댁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설명은 광고카피처럼 간단할수록 좋다.
좋게 설명하면 함축적 의미를 전달하여 설득하는 것이고, 나쁘게 설명하면 다른 생각할 틈도 없이 순간적으로 혹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건 IT회사에 근무할 때, 마케팅 담당자에게 배운 것이다.
더구나 농사밖에 모르고 살아오신 분들에게 매주랄, 고주랄 설명해야 이해도 못하실 뿐더러 술자리만 길어지니 요점만 간략하게 설명드리는 편이 낮다.

술을 한잔씩 올리고 돌아가며 설명을 하다 보니 머리가 띵하다.
하지만 이제 몇 분 남지 않았으니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속이 미식거리는 것을 참아가며 모든 분들께 설명을 마치니 당장이라도 토할 것 같다.
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밖으로 달려 나와 마을 회관 앞에 있는 소나무를 붙잡고 구토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등을 두드려준다.
점심에 먹은 음식까지 확인하고 보니 속이 조금은 진정된다.
입술을 소매를 훔치고 고개를 돌려보니, 우나댁이 특유의 차가운 얼굴로 등을 두드려 주고 있었다.

“이제 됐어요.
고맙습니다.”

“적당히 마셔.”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나저나 우나댁은 어쩐 일이죠.
회의에 잘 참석하시는 분이 아니잖아요?”

“남편 대신 왔어.”

“태봉형님 어디 가셨어요?”

“일자리 알아본다고 나갔어.”

“어~ 향상 모른다고 하시더니, 오늘은 어디 가셨는지 아시네요.”

우나댁은 피식 웃더니 머리를 쓸어 넘기며 시선을 돌린다.
더 이상 묻지 말라는 무언의 표현인 모양이다.

“이제 괜찮아졌어요.
그만 들어가죠.”

“이장 먼저 들어가.”

“왜요? 여기 더 계실 거예요?”

“조금 더 있을게.”

“알았어요.
그럼 먼저 들어갈게요.”

우나댁을 뒤로하고 회관에 들어서니 얼큰하게 취한 어른들이 젓가락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계신다.
그분들에게 삶의 낙이 뭐가 있겠는가? 여생을 함께할 동무가 있고, 이렇게 가끔 서로 정을 나누며 흥겹게 즐길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비록 술에 취해 정신도 몽롱하지만 앞으로 나가 구성진 전통가요(트로트)를 한 곡조 뽑으니 어르신들이 손뼉을 지며 좋아하신다.
그래! 삶이란 이렇게 정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술자리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땅바닥이 친구하자고 올라온다.
휘영청 밝은 달은 하늘 높이 세상을 비추는데, 마음은 한없이 공허하고 몸은 천근마근처럼 무겁기만 하다.
길가에 무던한 세월을 홀로 버틴 바위에 걸터앉아 길게 한숨을 쉬며 담배에 불을 붙인다.
무심히 피어나는 하얀 연기에 그동안의 시름과 고민을 날려보려 하지만 인생의 무게가 어깨를 짓눌려 조용히 눈을 감는다.
고개를 숙이고 죄 없는 담배만 빨고 있는데, 누군가 조용히 다가와 옆에 앉는다.
무심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보니 일본댁이다.

“어라~ 누님이 이 시간에 웬일이야?”

“많이 마셨어?”

“킥킥킥~ 마셨지.
기분이 좋아서 만~~이 마셨지.”

“표정은 그게 아닌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

“왜? 내가 불쌍하게 보여?”

“애민하네.
동생 취했구나?”

“히히히~ 취했지.
하늘이 막~~ 돌고, 누님 얼굴도 2개로 보인다.”

“안되겠다.
가자.
집까지 바라다 줄게.”

일본댁이 팔을 붙잡고 일으키려 하자, 고개를 흔들며 팔을 쳐낸다.

“됐어.
혼자 갈 수 있어..........시간도 늦었는데, 누님은 누님이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족들에게나 가버려.”

“그래.
그래 알았어.
저기 앞이 펜션이니 동생 데려다주고 갈게.”

“예이 씨~ 필요 없다니까? 누님이 내 마누라야.
나랑 함께 사는 마누라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관심도 없는데, 누님이 무슨 상관이야.”

일본댁이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 왜 그래.
왜 이렇게 못나게 굴어.
너 그런 사람 아니잖아?”

일본댁이 바로 앞에 서서 소리치자 조금은 술이 깬다.

“아우~ 미안해.
취해서 누님께 실수해네.”

“실수?........진짜 섭섭하다.
난 동생에게 다 보여줬는데, 동생은 그게 아닌 모양이구나.
알았어.
조심해서 들어가! 그만 갈게.”

일본댁이 돌아서는데 무의식적으로 팔을 잡았다.
어쩌면 마음이 공허하기에 그녀를 붙잡았는지도 모른다.

“이게 놔~”

더 이상 붙잡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일본댁을 붙잡은 손이 스스로 풀린다.
일본댁은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크게 숨을 몰아쉬더니 다시 돌아서서 팔을 잡는다.

“동생! 왜 그러는 건데.
말을 해야 알지.”

“누님! 미안해.
나중에.......나중에 이야기 해 줄게.”

“휴~ 동생~ 동생에게 이런 모습은 어울리지 않아.
누가 뭐라고 해도 동생은 우리 마을을 책임진 이장이고, 히어로잖아.”

“히어로? 킥킥킥~ 내가 영웅이라는 말이야?”

“그래! 나에게도 동생은 그런 존재야.
그러니까 약한 모습 보이지 마.”

술기운이 달아난다.
아직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힘이 난다.
그래! 약해지면 안 된다.
손을 잡고 일어서자 일본댁이 살짝 미소 지으며 팔을 잡아 어깨에 걸친다.

“술 깼어.
혼자 갈 수 있어.”

“누가 뭐라고 했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

어깨를 두른 팔을 내리고 주변을 살펴보니 다행히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다들 취해서 갔는데 보긴 누가 보겠어.”

“누님처럼 멀쩡한 분이 또 있을지 모르잖아?”

“동생이 하도 술을 돌려서 멀쩡한 사람 한명 없네요.”

“말도 안 돼.
최소한 구씨아저씨는 멀쩡하시겠지?”

“우리 남편!......벌써 집에 가서 쓰려지셨네요.
어떻게 술도 못 마시는 사람이 술장사를 했는지 몰라.”

“특이하네.
누님! 우리 바람이나 피울까?”

“술 깼구나.
이제야 동생답네.”

“하하하~ 농담이야.
누님은 빨리 들어가.”

일본댁이 잠시 바라보더니 손을 잡고 무르익은 벼를 헤집고 논 한가운데로 들어가, 순식간에 바지와 팬티를 벗긴다.

“뭐하는 거야?”

“바람피우자며, 어라~ 자지가 힘이 없네.”

일본댁은 축 늘어진 자지를 잡고 한번 흔들어보더니 입속에 집어넣고, 혀를 굴리며 쪽쪽거리며 빨아주니, 술이 떡이 되어 늘어져 있던 똘똘이에 피가 몰리며 불끈하고 힘이 쏟는다.
일본댁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가랑이 사이에 머리를 집어넣고 손으로 번들번들해진 자지를 위아래로 흔들어주며 혀끝으로 뒷구멍을 핥아주니 똘똘이가 혈관까지 툭툭 불거져 터질 지경이다.

“음~ 누님 못 참겠어.”

일본댁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벼를 눕혀 평평하게 만든 다음 서둘려 팬티를 벗고 엎드린다.

“하이.......하이........동생 나도 못 참겠어.
빨리 박아죠.”

일본댁의 치마를 걷어 올리자 하얀 엉덩이가 유혹한다.
무릎을 꿇고 앉아 자지를 질구에 문지르니 일본댁이 가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자지를 잡아 보지로 인도한다.

“빨리.
동생 자지.
스즈네 보지에 박아죠.”

가느다란 허리를 붙잡고 엉덩이를 밀어붙이자 자지가 보지 속으로 단숨에 들어간다.

“하흑~”

일본댁이 엉덩이가 바르르 떨며 스스로 빙빙 돌려 깊숙이 박힌 자지를 자극하고, 일본댁의 상의를 풀어헤치고 젖가슴을 움켜잡으며 펌프질을 한다.

“짝~ 짝~ 수겅~ 수겅~ 수겅~”

“아흑~ 미칠 것 같아.
더 깊이.
더..........더.
더.”

일본댁이 흥분했는지 질의 돌기들이 자지를 굻어주며 오물오물 씹어주고, 신음소리가 높아간다.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잠깐의 펌프질만으로도 숨이 가빠져 바닥에 누우니 일본댁이 흥건하게 젖은 자지를 빨아 다시 힘을 돋우고 가랑이를 벌리고, 허리춤에 걸터앉아 자지를 잡아 질구에 맞춘 다음 허리를 비틀며 엉덩이를 들썩거린다.

“하음~ 동생 어때? 좋아.”

“누님 보지 맛있어.
가슴 좀 내밀어봐~”

일본댁이 허리를 숙여주니 하얀 젖가슴이 얼굴위에 흔들거리고, 혀를 빙글빙글 돌리며 젖꼭지를 희롱하다가 입 안 가득 물어주니, 일본댁이 머리를 뒤로 젖히며 신음을 참기 위해 입술을 깨문다.

“하이......하이......하이.
못 참겠어.”

일본댁이 양손으로 가슴을 받치고, 다시 엉덩이를 들썩거리고, 상체를 일으켜 허리에 팔을 두르고 상하로 흔들리는 젖가슴을 깨물어 준다.

“하흑~ 조금만 더.......제발!”

일본댁을 뒤로 돌려 엉덩이를 붙잡고 펌프질을 하다가 잠시 자지를 빼고 숨을 고른 다음 일본댁을 다시 엎드리게 했다.
일본댁은 절정의 문턱에서 자꾸만 멈춰버리자 안타까운 마음에 허벅지까지 물이 흐를 정도로 척척하게 젖은 보지를 벌려준다.

“동생 빨리.
스즈네 보지 엉망으로 만들어줘.
빨리.”

하얀 엉덩이를 붙잡고 자지를 쑤시며 벌렁거리는 뒷구멍에 손가락을 찌르니 보지가 움찍거리며 씹어주고, 뒷구멍에 들어간 손가락을 구부려 굻어준다.

“헉~ 헉~ 헉~ 동생 조금만 더..........죽을 것 같아.
하흑~”

일본댁이 부르르 떨며 보지가 오물거리며 씹어주고, 자지를 빼서 아직 절정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일본댁의 뒷구멍에 단번에 쑤셔 박았다.

“악~ 아파.......아음~ 제발 살살~.”

“헉~ 헉~ 누님! 아~”

강하게 조이는 뒷구멍의 힘에 잠시 멈추었다가 천천히 왕복하며 손을 가랑이 사이에 집어넣어 보지를 쑤셔준다.

“아흠~ 또 와~ 스즈네 가벼려.
더......더.......이빠이 아흑~”

일본댁이 지나친 흥분에 팔이 꺾이며 쓰려지고, 치솟은 엉덩이를 붙잡고 마지막 힘을 다한다.

“뿌직~ 뿌직~ 퍽~ 퍽~”

“누님 이제 살 것 같아.”

“헉~ 헉~ 싸죠.
나도........아흑~.”

절정의 기운에 급하게 자지를 빼내니 하얀 정액이 포물선을 그리며 일본댁의 등에 점점히 뿌려진다.
엉덩이를 쳐들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일본댁 옆에 쓰려져 거친 숨을 몰아쉬는데, 일본댁도 가슴에 머리를 기대며 숨을 고른다.

“하이.......하이.........힘들지?”

“헉~ 헉~ 그걸 말이라고 해.”

일본댁이 얼굴을 어루만지며 지그시 웃더니 상체를 숙여 자지를 빨아준다.

“그만.
또 꼴리잖아.”

“이제 됐어.
옷 입혀 줄까.”

“됐네요.
내가 입을게.”

일본댁과 함께 옷을 입고 논을 빠져나오는데, 한복판에 벼들이 쓰려져 잠시 전의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아마 내일 주인이 와서 보면 한바탕 욕을 할 것이다.

“늦었다.
가.”

“그래~ 동생! 고민 있으면 혼자서 끙끙 않지 말고 말해.
알았지.”

“알았어.
다음에 이야기 해 줄게.”

일본댁을 보내고 펜션으로 돌아와 침대에 쓰려진다.
일본댁에게는 괜찮다고 했지만 아직도 속이 울렁거려서 정신이 없다.

다음날부터 정신없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사업목적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고, 상호는 가칭으로 「지리산 바른 먹걸리」로 정했다.
본점소재지야 당연히 주남마을이 되는 것이고, 발기인들은 동네 모든 분들이 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마을 발전기금을 법인 자본금으로 사용해도 좋다는 서명부와 발기인이 되겠다는 서명부 그리고 인적사항과 주식청약금액을 기록할 용지를 들고 가가호호(家家戶戶)방문하여 어르신들을 설득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특히나 그동안 힘들게 모아놓은 마을 발전기금을 새로 설립되는 법인에 홀라당 넣는 것이 위험하지 않느냐고 걱정하시는 분들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또한 혹시나 잘못되면 자신에게 책임이 전가될 수도 있지 않느냐고 겁을 내는 분들도 계셨고, 당장 먹고 죽을 돈도 없는데, 무슨 청약금액을 내라는 것이냐고 난색을 표하는 분들도 계셨다.

한분, 한분 일일이 찾아다니며 입술이 부르트도록 설명하고 설득하여 서명을 모두 받는데 꼬박 1주일이라는 시간이 소비되었다.
물론 혼자서 했다면 죽었다 깨어나도 못했을 것이다.
사업계획이 완성되기 전에 이미 부녀회장과 청년회장이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물밑작업을 해 놓았고, 내가 나서도 안 되는 분들은 청년회장까지 나서서 설득하였기에 모든 분께 서명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7시가 넘어 연변댁을 보내고 홀로 앉아 탁자에 올려놓은 서류들을 보고 있노라니 기분이 잡착하다.
무엇을 위해 일주일 동안 죽기 살기로 뛰었던가? 기껏 이런 서류 쪼가리를 받기 위해 그렇게 뛰어다녔단 말인가? 이런 느낌은 처음이 아니다.
무언가를 위해 달릴 때에는 목표밖에 보이지 않기에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오직 앞만 보고 돌진한다.
그런데 정작 그 목표에 도달하면 성취감보다는 내가 이것을 이루기 위해 뛰어나라는 허탈감이 몰려온다.

거실 소파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니 쌀쌀한 가을바람에 붉게 물든 낙엽들이 떨어진다.
어느덧 10월을 지나 11월 초순이 되었다.
이제 아내와 약속한 기간도 2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50일 남았다.
아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아직도 그놈에게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을까? 처제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처제와 통화한지 열흘이 넘었다.
그동안 아무것도 알아낸 것이 없단 말인가? 그 정도 이야기 했으면 바보가 아닌 이상 눈치를 체야 정상 아닌가? 기다려보자.
지금까지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참고 기다려야 한다.

서명을 받기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하는 동안에도 매일 저녁 7시만 되면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아내를 감시 할 목적이었다면 동일한 시간이 아니라, 밤 8시, 9시, 10시 혹은 12시 등 예상치 못한 시간에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불륜사실을 알고 있어 더 이상 확인할 것도 없으며, 내가 아직도 자기를 잊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는 정도만 전해주고 싶었다.
아니 어쩌면 스스로 상처받기 싫어서 일부러 피했는지 모른다.

아침이 밝아오자 군청에 전화해서 차연선을 찾았다.
연선이 특유의 사무적인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00군수 비서실 차연선입니다.”

“안녕하세요.
저 주남마을 이장입니다.”

“아~ 이장님이세요.
안녕하세요.
어떻게 일은 잘 진행되고 있는 거죠.”

“예! 그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죠.
도청에서 지원해 주기로 결정된 겁니까?”

“안 그래도 연락드리려고 했어요.
어제 저녁 늦게 지원이 확정됐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잘 됐네요.
얼마나 지원되는 겁니까?”

“위원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어요.”

“그럼 위원회는 언제 열려요.”

“이틀 후에 열리는데, 군수님과 도지사님께서 참석하실 예정입니다.”

“혹시, 저도 참석해야 하나요?”

“굳이 참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행이네요.
저는 또 참석하라고 할 까봐 괜히 겁먹었잖아요.”

“호호호~ 말씀도 재밌게 하시네요.
참~ 이장님 쪽 일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죠.”

“모두 동의하셨고, 서명도 받았어요.”

“이렇게 빨리요.
전 최소한 2주 정도는 걸릴 줄 알았는데, 대단하시네요.”

“청년회장님과 부녀회장님께서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저 혼자였다면 못했겠죠.”

“하여튼 수고하셨어요.
혹시 오늘 시간 되세요.
이장님 시간 되시면 제가 찾아뵙겠습니다.”

“제가 가도 되는데, 바쁘지 않으세요?”

“군수님 출장 가셔서 좀 한가해요.
그리고 저번에 제가 찾아가 뵙겠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알겠습니다.
준비해야 될 거라도 있나요?”

“저번에 말씀하신 창고하고, 주남마을 특산물을 견학하고 싶어요.
아참~ 또 있어요.
이장님께서 운영하시는 펜션도 가보고 싶어요.”

“그게 다 보시려면 시간 좀 걸리는데, 몇 시에 오실 겁니까?”

“한 10시쯤에 출발하면 11시쯤에 도착하지 않을까요?”

“알겠습니다.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장님 핸드폰 번호 좀 알려주세요.”

“010-2155-xxxx 에요.”

“마을에 도착하면 연락할게요.”

전화를 끊고, 일본댁에게 먼저 전화를 해서 막걸리와 식사가 될 만한 안주를 준비해 달라고 했다.
다음으로 연변댁을 불렸다.

“지금 도식이 어디에 갔죠?”

“밭에 갔어요.
오늘 배추하고 무하고 수확하는 날이에요.”

“그럼 시간 내기 힘들겠네.”

“그렇죠.
트럭까지 불려놓았는데, 오늘 끝내야 하거든요.”

“연변댁, 대나무하고 죽순에 대해 잘 알아요.”

“시어머니께 들어서 대충은 알아요.
근데 왜요?”

“오늘 군청에서 손님이 오시기로 하셨는데, 대나무밭을 견학하고 싶다고 해서요.”

“힘든 일도 아닌데, 제가 안내할게요.”

“그럼 부탁 좀 할게요.
2시 넘으면 좀 한가해 지죠.
2시에 연변댁 집에서 만나요.”

“이장님은 어디 가세요?”

“11시에 손님이 오시기로 하셨어요.
그분 모시고 다른 곳부터 견학하고 시간 맞추셔 집으로 갈게요.”

“알았어요.
그럼 준비해서 기다릴게요.”

시간대별 스케줄이 짜고 아직 시간이 남아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며칠 전 아내의 말이 마음에 걸린다.
아내는 차연선를 만나지 말라고 했다.
유혹해도 넘어가지 말라고 했다.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당신이야.”

“응~ 나야.”

“오늘은 일찍도 전화하셨네.”

“사무실이지, 혹시 바빠~”

“아니야.
이야기 해.”

“다른 건 아니고, 오늘 연선씨 만나기로 했는데.........”

“뭐~ 연선이! 전번에 만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내가 동네 분들께 서명 받고 있다고 했잖아.
그게 어제 끝났거든.
그래서 오늘 아침에 서명을 모두 받았으니 군청으로 찾아가겠다고 했는데 굳이 자기가 오겠다고 하네.”

“내가 그렇게 알아듣게 설명했는데, 그 계집애가 끝까지.......”

“어~ 당신이 연선씨에게 전화했었어?”

“아니.
내가 미쳤어.
그 계집애가 먼저 전화해서 할 수 없이 통화한 거야.”

“그래서 뭐라고 하는데.”

“그게........잠깐만! 내가 다시 전화할게.”

아내가 급하게 전화를 끊는다.
사무실에서 벗어나 통화하려는 모양이다.
잠시 후에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응~ 나야.
이야기해.”

“당신 그날 그 계집애하고 무슨 일 있었어?”

“아니.
특별한 일 없었는데.
왜! 연선씨가 뭐라고 그래.”

“아~ 그 계집애가 당신 친찬을 줄줄이 늘어놓은 거야.
그러면서 뭐라고 하더라.
나보고 좋겠다나? 하여튼 좀 괜찮다 싶은 남자만 보면 환장하는 년이라니까?”

“심하다.
내가 보기에 연선씨 그런 사람으로 보이지 않던데?”

“어라! 지금 그년 편드는 거야.
당신 벌써 그년한테 넘어간 게 아니야?”

“이 여자가 생사람 잡네.
딱 2번 만났다.
그것도 1번은 잠깐 얼굴만 봤는데, 어떻게 넘어 가냐?”

“어휴~ 내가 이런 말까지 안 하려고 했는데, 그 계집애 얼마나 지저분한 줄 알아.
아마 군수하고도 그렇고 그런 사이일걸?”

“설마~ 우리 군수 얼마나 신산데, 더구나 연선씨 결혼했다고 들었는데, 바람이야 피우겠어?”

“지입으로 이야기 한 거야.
그거뿐인 줄 알아, 그 계집애 지금 군수전에도 다른 놈이랑 놀아났던 계집애야.
하여튼 괜찮다 싶은 놈한테는 다 꼬리치는 년이란 말이야.”

“그것도 연선씨가 직접 이야기했단 말이야.”

“그래.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아주 뻔뻔한 년이라니까?”

“허참!~ 그렇게 안 봤는데, 의외네.”

“그러니까 당신도 조심해.
그년에게 눈길도 주지 말란 말이야.”

“알았어.
그런데 설마 나 같은 놈에게까지 그렇게 하겠어.
내가 뭐 볼게 있다고.........”

“지금까지 무슨 말을 들은 거야.
그년은 그러고도 남을 년이라니까?”

“말도 안 돼.
설마 지가 아는 언니 남편에게까지 꼬리치겠어.
정말 그렇다면 그건 걸레지.”

“말했잖아.
그년은 아무 놈이나 좋다고 벌려주는 년이라니까.”

“알았어.
알았어.
어차피 오늘은 업무적으로 만나는 거니까 대충 만나고 돌려보낼게.
그럼 되지.”

“정말 그렇게 하는 거야.
그년한테 넘어가면 안 돼.
알지.”

“걱정하지 마.
나도 그런 걸레는 싫다.”

“그래.
알았어.
당신 믿을게.
이만 끊는다.”

아내와의 통화를 끝내고 주먹이 부들부들 떨린다.
누가 누굴 욕하는가? 자신의 허물은 보지 못하고 남의 허물만 욕하는 아내의 태도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밖으로 나와 담배를 꼬나물었다.
담배 연기를 핑계 삼아 길게 한숨을 쉬니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분노가 진정된다.
아내와의 통화를 통해 연선의 비밀이 밝혀졌다.
연선 또한 아내처럼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
차이가 있다면 아내는 전 애인이고, 연선은 직장상사라는 차이 뿐이다.
아니다.
직장상사와 전 애인은 다르다.
직장상사는 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라도 댈 수 있다.
하지만 전 애인은 자신의 선택이다.
혹 실수로 하룻밤 불미스러운 사건은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계속 된다면 그건 변명의 소지가 없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미칠 같다.
잊자.
잊어야 한다.
과연 너는 당당하게 아내의 불륜을 욕할 자격이 있느냐? 너 또한 색욕(色慾)에 눈이 멀어 남의 마누라를 탐하지 않았느냐?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해괴망측한 말은 통하지 않는다.
의자에 걸터앉아 고개를 숙이고 고민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올린다.
주머니에 있던 전화기를 껴냈다.

“여보세요.”

“이장님! 전 차연선이에요.
이장님 펜션이 ‘푸른 정원’ 맞죠.”

“예! 맞아요.
그걸 어떻게 아세요.”

“인터넷으로 검색했어요.
홈페이지 멋지던데요.
지금 펜션 앞에 왔는데, 들어가는 입구가 어디죠.”

시계를 보니 10시 40분이다.
혼자서 고뇌(苦惱)하다 보니 시간가는 줄도 몰랐던 모양이다.

“지금 어디에요.
혹시 앞쪽에 갈림길 보이세요.”

“예! 아~ 저기 표지판이 있었네.
지금 들어갈게요.”

상념(想念)을 떨쳐버리고 자리를 떨고 일어나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멀리 빨간 자동차가 보인다.
차가 주차장으로 접어들어 능숙한 솜씨로 주차한다.
애써 웃으며 달려가니 차연선이 문을 열고 나온다.
회색 롱코트에 허리끈을 조여 풍만한 상체가 그대로 드려나고, 검은 스타킹과 하이힐을 싶고 있다.
긴 머리카락을 말아 올려 뒤로 쪽을 지였고 사각형 금태 안경 넘어 초승달 같은 눈썹과 언필 보면 날카롭지만 자세히 보면 눈초리가 살짝 올라가고 쌍까풀이 지어 색(色)이 넘치는 눈과 마늘쪽처럼 높지도 낮지도 않는 콧날 그리고 유난히도 붉은 입술이 인상적이다.
그녀가 사뿐사뿐 걸어오는데, 하이힐을 신어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165cm정도의 키에, 개미처럼 잘록한 허리와 이와 상반되게 가슴과 엉덩이가 빵빵하고, 만화에나 등장할 법한 쭉 뻗는 다리가 보는 이의 가슴을 울렁거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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