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그림자 -4부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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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그림자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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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잠에 빠져있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눈을 뜬 정태가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서다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새벽 다섯 시를 조금 넘긴 시계를 바라보며 화장실로 들어간 정태가 잠시 후 화장실을 나와 다시금 방으로 들어가 자리에 누웠다.

- .... -

제법 밝아온 아침 햇살에 자신을 향한 체 잠들어있는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던 정태가 조심스레 손을 움직여 헝클어진 머리칼을 가만히 쓸어 올린 뒤 다시금 물끄러미 경자를 응시했다.

늘 그렇지만 오늘따라 더욱 아름답게만 보이는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며 정태는 사랑이 가득한 시선을 경자에게 보냈다.
젊은 여자들처럼 풋풋함이나 팽팽함은 없었지만 완숙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며 정태는 엄마가 세상 어느 여자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어젯밤 자신의 입술을 받아준 엄마의 입술로 시선을 옮겨갔다.

두 번의 입맞춤에서와는 달리 자신의 입술을 거부하지 않은 체 받아 준 입술..
정태는 다시 한번 어제의 입맞춤을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천천히 얼굴을 앞으로 움직여 엄마의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 음.. -

지난 밤 아들과의 입맞춤을 생각하며 새벽 늦은 시간까지 잠을 청하지 못했던 경자였기에 아들의 입맞춤에 깨어나지 못한 체 그저 몸을 뒤척이며 바로 누워버렸고 엄마의 뒤척임에 잠시 흠칫하던 정태가 다시금 사랑스런 시선으로 엄마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렇게 엄마의 옆모습을 바라보던 정태의 시선이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천천히 아래위로 움직이는 엄마의 가슴께로 옮겨갔다.

- .... -

새근거리듯 숨소리에 맞춰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경자의 가슴을 바라보며 정태는 한동안 시선을 움직이지 않은 체 경자의 가슴을 응시하고 있었다.

정태는 조금씩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려 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아래위로 움직이는 엄마의 가슴을 바라보며 자꾸만 숨이 막혀오는 것을 느꼈고 가슴은 이상하리만큼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리고 가슴 한켠에서 자신을 향해 무언가 계속해서 속삭이는 듯한 음성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운명의 속삭임이었다.
이미 정태의 가슴에 악마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워진 운명의 유혹이었고 그 유혹의 속삭임은 조금씩 정태의 이성을 흔들며 정태로 하여금 해서는 안될 금지된 장난을 독려하고 있었다.

- ... -

운명의 유혹에 나름대로 버티던 정태의 손이 조금씩 움직여 갔다.
비록 그 손끝은 떨리고 있었지만 운명의 유혹에 이미 젖어버린 듯 정태의 손이 향하는 곳은 흔들리고 있는 경자의 가슴이었다.

정태는 숨이 멎어버릴 것 같았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려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고 있었지만 그 두려움만큼이나 자신의 가슴에서 몰아치는 엄마에 대한 끝없는 사랑의 감정이 자신을 응원하는 듯 느껴졌다.
그러나 정태는 더 이상 손을 앞으로 뻗지 못한 체 그저 허공에 손을 든 체로 멈춰버렸다.

[ 이래도 되는 걸까..
아냐 뭐 어때..
엄마는 어제 내 입맞춤도 뜨겁게 받아줬잖아..
그리고 아들이 엄마 가슴 좀 만지는 게 뭐 어때..
하지만 엄마가 싫어한다면... ]

복잡한 머릿속을 반증하듯 몇 번인가 손을 걷어들이려던 정태의 손이 다시금 앞으로 나가는가 싶더니 경자의 가슴 위에서 멈춰졌고 한동안 그런 자세로 허공에 들려있던 정태의 손이 조심스레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경자의 가슴 위에 안착할 쯤 정태의 눈이 감겨져 버렸다.

- .... -

눈을 감은 체 자신의 손을 얹은 체로 아래위로 움직이는 엄마의 가슴을 느끼며 정태는 길게 숨을 들여 마셨다.

비록 옷으로 가려져 있지만 손끝에서 전해지는 물컹한 느낌과 더불어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브래지어의 감촉이 정태로 하여금 깊은 감동을 주고 있었지만 정태는 더 이상의 움직임을 하지 못한 체 그저 경자의 가슴 위에 손을 얹고만 있었다.

- 으음.. -

그리고 잠시 후 조심스레 손아귀에 힘을 가하려는 순간 다시 한번 몸을 뒤척이는 경자의 움직임에 정태는 너무도 놀라며 손을 거둬들였고 다시금 자신을 향해 돌아누운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다 엄마를 조심스레 끌어안았다.

엄마를 조심스레 끌어안은 체 지긋이 눈을 내려감은 정태가 경자의 정수리에 살며시 입맞춤을 하며 다시금 경자를 가슴 깊이 끌어안았다.

[ 사랑해요..
엄마..
그냥 이대로 엄마를 안은 체 시간이 멈춰졌으면 좋겠어요.. ]

[ 왜죠..
이렇게 엄마를 안고있는 내 가슴이 이토록 두근거리는 걸까요..
그리고 왜 자꾸만 엄마의 모든 걸 내 곁에 두고 싶다는 욕심이 드는 거죠..
이게 이상한 생각은 아니겠지요..
그냥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겠죠..
엄마를 사랑하는 아들로서 말이에요... ]

그렇게 조금씩 이상하게 변해 가는 자신의 감정이 혼란스러운 듯 정태는 경자를 끌어안은 체 점점 밝아오는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 어이 새내기들.. -

- 네 -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술에 취해 하나 둘씩 자리를 비워갈 쯤 과 선배인 민호가 정태를 비롯한 신입생들을 불렀다.

- 다른 놈들은 벌써 뻗은 거냐 -

- 네..
그런 것 같은데요 -

- 암튼 신입생들은 어쩔 수 없다니까.. -

초저녁부터 마신 술 때문에 정태의 동기들은 물론 선배 대부분들도 이미 자리를 다 비워버렸고 술잔을 요령껏 피했던 정태를 비롯한 동기생 몇 명과 선배 몇 명만이 자리에 남아 있었다.

- 이 선배들은 지금부터 피곤한 육신을 쉬러 갈테니까..
너희들이 남아서 이 자리를 깨끗이 치운다 알았냐.. -

- 내일 아침에 애들 깨면 같이 치우면 안될까요.. -

- 이 자식들이 네 놈들은 하늘같은 선배가 주는 술잔을 모두 버린 놈들이니까..
벌이야 알았어.. -

- .... -

정태를 비롯한 몇몇 동기들이 술을 몰래 버린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 말을 하자 정태를 비롯한 정태의 동기들은 아무말을 할 수가 없었다.

- 나쁜 시키들..
세상 참 좋아졌다..
옛날 같으면 너희들은 죽음이야..
어디 선배가 주는 술을 버려..
안그러냐..
수아야.. -

- 당근이지.. -

민호의 말에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던 수아가 맞장구를 치며 정태를 비롯한 신입생들을 둘러보았다.

- 어흐..
졸려 미치겠다..
이럴 줄 알았으면 몇 잔 받아먹고 그냥 뻗는 건데.. -

- .... -

쓰레기를 태우기 위해 소각장에 쓰레기 꾸러미를 들고 와 내려놓던 정태가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동기를 바라보았다.

- 졸리면 들어가서 자.. -

- 그래도 되겠냐 -

- 그렇게 해..
치울 것도 다 치웠고 이것만 태우면 되는데 뭐..
이거는 혼자서도 충분해.. -

- 그래..
미안하다..
내가 원래 잠이 좀 많아서.. -

- 알았어..
들어가.. -

- 오케이 대신 내일은 내가 쓰레기 태울게.. -

- 그래.. -

흡족한 표정을 지은 체 숙소로 돌아서는 동기를 바라보던 정태가 쓰레기를 풀어 헤쳐 소각장으로 밀어 넣은 뒤 불을 당겼다.

스산한 새벽 공기가 제법 선선함을 느끼던 정태가 활활 타오르는 불꽃에서 따스한 온기가 베어 나오자 마침 소각장 옆에 놓여있던 나무 조각을 들어 불길 속으로 던져 넣고 소각장 바로 앞에 놓여있던 돌덩이에 주저앉아 불을 쬐기 시작했다.

[ 탁..
탁.. ]

던져 넣은 나무가 소리를 내며 타오르는 것을 바라보며 정태는 문득 집에 홀로 있을 엄마를 떠올렸다.

그리고 떠올린 엄마의 기억 속에서 엄마와 나누었던 입맞춤과 더불어 어제 저녁 자신도 모르게 더듬었던 엄마의 가슴을 기억해내며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엄마의 허락도 없이 더듬었던 가슴..
그리고 그 가슴을 더듬으며 느꼈던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
정태는 그렇게 지난 밤 자신의 가슴에 휘몰아쳤던 복잡한 감정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보았지만 자신의 머리와 가슴으로는 그 감정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저 지금 자신 앞에서 훨훨 타오르는 저 불꽃처럼 뜨거운 무언가가 가슴에서 불타고 있다는 것말고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복잡한 자신의 가슴을 설명하지 못한 체 정태의 시선이 다시금 타오르는 불꽃으로 향했고 그 불꽃 속에서 자꾸만 떠오르는 엄마의 얼굴만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들이마셨다.

- 혼자 뭘 그렇게 생각하니.. -

- .... -

뒤에서 들려오는 갑작스런 목소리에 놀란 정태가 뒤를 돌아보자 선배인 수아가 새침한 표정으로 정태를 내려보다 정태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 엠티에 못 올 것 같이 이야기하더니 어떻게 왔니.. -

- 선배들이 한 사람도 빠지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저희 신입생들 단체 기합 준다고.. -

- 훗..
그게 무서워서 왔다.. -

- .... -

- 엄마는 어떡하고 왔니..
엄마 혼자 저녁 먹는 것도 걱정이 돼서 안절 부절 못하는 애가.. -

- 선배 -

놀리는 듯한 말투가 부아가 난 정태가 큰 소리로 수아를 불렀지만 수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소각장 옆에 남아있는 나뭇가지를 불꽃 속으로 던져 넣었다.

- 야..
김 정태.. -

- .... -

수아가 부름에 정태가 대답을 하지 않자 수아가 고개를 돌려 정태를 응시했다.

- 네가 보기에는 내가 여자로써 몇 점 짜리니.. -

- 그게 무슨 말입니까..
몇 점이라뇨.. -

- 네 눈에는 내가 몇 점 짜리 여자로 보이냐고 묻는 거야.. -

- .... -

느닷없는 수아의 질문에 정태는 그저 눈만 껌뻑거렸다.

수아의 말이 자신을 놀리는 것 같기도 했지만 이제 입학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자신에게 여자로써 몇 점인지를 묻는 수아의 질문에 선뜻 대답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 왜 그런걸 묻는 겁니까..
그리고 내가 선배가 몇 점짜리 여자인지 어떻게 압니까.. -

- 왜 모르는데 -

- 당연하죠..
입학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선배가 몇 점 짜리 여자인지 제가 알아서 뭐하게요 -

- .... -

퉁명스러운 정태의 대답에 그저 미소만을 지은 체 수아가 불꽃을 가만히 응시했다.

- 그럼 지금부터라도 생각해봐..
내가 과연 네 눈에는 몇 점 짜리 여자인지.. -

- 왜요 -

- 내가 궁금하니까.. -

- 그걸 왜 궁금해하는데요 -

- .... -

정태의 말에 수아의 시선이 천천히 정태에게로 옮겨지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 그걸 알아야..
너 김 정태를 내 남자로 만들어도 되는지 아닌지를 결정하지.. -

- .... -

수아의 갑작스런 말에 정태가 조금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피식 웃음을 지었다.
수아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 왜 웃어.. -

- 그럼 내가 낮은 점수를 주면 내가 선배의 남자가 되지 않아도 되는 건가요.. -

- 아니 -

- .... -

수아의 말에 정태의 시선이 수아의 얼굴에 꽂혔다.

- 네가 나를 여자로써 낮은 점수를 준다면 내가 노력을 해야겠지..
너한테 좋은 여자가 되기 위해서 말야.. -

- 선배..
장난이 지나치네요.. -

- 훗..
장난..
내 말이 장난처럼 들려.. -

- 네.. -

- 그럼 너 잠깐만 일어나 볼래.. -

- .... -

- 빨리.. -

다그치는 수아의 말에 정태가 불만에 가득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서는 순간 정태에게로 달려든 수아가 정태의 얼굴을 잡은 체 입맞춤을 했고 미처 수아의 입술을 피하지 못한 정태가 그대로 수아의 입술을 받았다.

- 이래도 장난처럼 들리니.. -

- .... -

너무나 갑작스런 일에 온 몸이 굳어버린 동상처럼 그저 눈만을 껌뻑이며 수아를 바라보자 다시금 정태에게 달려든 수아가 가볍게 다시 한번 정태의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 세상에 태어나서 키스가 처음은 아니야..
하지만 내가 먼저 남자 입술에 입맞춤 한 건 김 정태 네가 처음이야..
그것도 두 번이나.. -

- .... -

- 처음 키스는 내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뜻이고 두 번째 키스는 내가 너의 여자가 되고 싶다는 내 표현이야.. -

- .... -

- 일주일이야..
내가 과연 너한테 몇 점 짜리 여자인지 일주일 뒤에는 말해줘야 돼..
그래야 내가 더 노력을 할건지 아닌지를 결정하니까..
간다.. -

- ... -

빙긋이 미소를 짓고 돌아서는 수아를 바라보며 아직도 멍하니 서있던 정태의 눈에 두어 걸음을 내딛고 다시 돌아서는 수아의 모습이 들어왔다.

- 참..
이건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네가 아무리 낮은 점수를 줘도 실망하거나 그러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아..
알았지.. -

- ... -

손을 흔들고 다시 돌아서서 멀어지는 수아를 바라보며 정태는 마치 망치로 얻어맞은 듯 여전히 멍하니 서있었다.

[ 딩링링...
딩링링링... ]

한적한 오후의 적막을 깨고 들려오는 전화벨 소리에 오후의 무료함을 즐기고 있던 경자가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 여보세요 -

- 나야.. -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경자의 미간이 약간 일그러졌다.

- 무슨 일이에요 -

- 오늘 좀 만났으면 하는데.. -

- 무슨 일로 만나자는 건데요 -

- 그건 만나보면 알고..
어떻게 할래..
내가 집으로 갈까..
아니면.. -

- 밖에서 만나죠 -

벌써 한달 가까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남편의 말을 가로막으며 내뱉는 경자의 목소리에는 냉정함마저 묻어 있었다.

- 좋아..
그럼 회사 근처로 오거든 전화해..
시간은 다섯시쯤..
어때.. -

- 알았어요.. -

남편과의 통화를 끝낸 경자가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본 뒤 자리에서 일어섰다.

- 무슨 일로 만나자고 그런 거죠 -

남편을 바라보며 경자의 차가운 음성이 동석에게로 향했다.

- 한 달만에 만났는데 어디서 어떻게 지냈냐고 물어봐야 되는 거 아냐 -

- 내가 그걸 왜 물어야 되는데요 -

- 훗..
이제는 아내의 역할을 포기하겠다 이건가... -

- 그러는 당신은 남편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어요 -

- .... -

경자의 날카로운 말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경자를 바라보던 동석이 앞에 놓인 커피 잔을 들어 커피 한 모금을 마신 뒤 마음을 진정시킨 듯 조금은 차분한 얼굴로 다시금 경자를 응시했다.

- 그래..
당신과 나..
이제 서로에게 부부로써 서로에게 가져야 할 의무 따위는 필요 없겠지.. -

- 그게 누구 때문인지는 아나요.. -

- .... -

쏘아붙이듯 묻는 경자를 바라보던 동석이 다시금 말을 이어갔다.

- 좋아..
모두 나 때문이라고 해두지..
이제 와서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니까.. -

- .... -

- 우리 이제 그만 헤어지지..
당신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그게 서로에게 좋지 않겠어 -

- .... -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남편의 입에서 이혼이라는 소리가 나오자 경자는 요동치는 마음을 애써 달래보며 커피 잔을 들었지만 잔을 들고 있는 경자의 손은 가느다랗게 떨고 있었고 다시 커피 잔을 내려놓으며 동석을 바라보는 눈동자 또한 작게 흔들리고 있었다.

- 당신이라는 사람 많이 변했네요.. -

- .... -

- 그래도 한때는 살을 맞대고 살면서 당신이라는 사람한테 믿음도 있었고 존경심도 있었는데 이제는 당신이라는 사람이 누군지 낯설기만 하네요..
하지만 이혼은 절대 안 해요..
알았어요 -

- .... -

경자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동석이 경자의 마지막 말에 조금은 당황한 듯 경자를 응시했다.
아내인 경자가 자신의 말에 순순히 동의 할 줄 알았던 동석은 아내의 말이 너무도 뜻밖이었다.

- 이혼을 못해 주겠다는 건가.. -

- 그래요 못해줘요..
절대로.. -

- 이봐.. -

순간 동석의 언성이 조금 높아졌지만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자 자세를 고쳐 앉혔다.

- 뭐야..
위자료 때문인가.. -

- ... -

- 좋아..
위자료는 얼마면 되는 건데.. -

- 당신 정말 더럽게 변했어.. -

- 뭐야.. -

- 그깟 돈 몇 푼 때문에 내가 이러는 것 같아.. -

- 그럼 뭐야..
뭐 때문에 이혼을 못하겠다는 건데 -

- 정태 생각해 봤어..
정태가 받을 충격은 생각해 봤냐고.. -

- 걔가 한 두 살 먹은 어린애야..
물론 조금은 당황하겠지만 그런 건 문제가 안되잖아..
정태를 핑계로 억지 부리지마.. -

- 억지..
좋아..
그럼 이혼하면 정태는 내가 데리고 갈 거야..
알았어.. -

- 무슨 소리야..
정태는 우리 김씨 집안 장손이야.. -

- 장손..
정태는 내 자식이야..
내 자식이라고.. -

- 내 새끼기도 해..
당신 혼자 정태 길렀어.. -

- 그럼 이혼은 못 해줘..
절대.. -

- .... -

경자의 강경한 태도에 동석이 잠시 입을 다물고 경자를 노려보았다.

- 좋아..
정태는 당신이 데려가..
대신 위자료는 없어..
어때.. -

- .... -

- 분명 당신 입으로 그랬어..
그깟 돈 몇 푼이라고..
이만하면 좋은 조건 아냐..
당신은 정태를 데려가는 대신..
난.. -

[ 촤아악.. ]

말을 이어가던 동석의 얼굴에 물이 쏟아 부어졌고 물을 뒤집어쓴 동석이 자신을 노려보고 서 있는 경자를 노려보았다.

- 나쁜 새끼..
돈 때문에 자식을 버려..
돈이 그렇게 좋니..
그래.. -

- .... -

악을 쓰는 경자의 목소리에 주위의 시선이 온통 두 사람에게로 쏠렸고 손으로 물을 걷어낸 동석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 돈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당신이 싫어져서야..
알았어.. -

- .... -

- 난 남편으로써의 의무를 포기했을 뿐 아버지로써 역할도 포기한 게 아냐..
그리고 이혼의 거래 조건에 정태를 집어넣은 건 당신이 먼저였어..
알았어.. -

- 억지 부리지마.. -

- 이혼 서류 작성되는 대로 조만간 다시 연락하지.. -

- .... -

말을 마친 동석이 자리를 벗어나자 한동안 멍하니 자리에 서있던 경자가 힘없이 자리에 주저앉자 버렸고 주위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경자의 곁으로 밀려왔다.

- 김 정태 -

- .... -

도서실을 나와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보던 정태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수아였다.

- 집에 가는 길이니.. -

- 네 -

- 그래..
그럼 같이 가자 나도 집에 가려던 참인데.. -

- ... -

먼저 걸음을 옮기는 수아를 잠시 바라보던 정태가 굳은 표정으로 수아의 뒤를 따랐다.

- 내일이 약속한 날이야..
알지.. -

- ... -

- 혹시 잊었을까봐..
기대된다..
김 정태가 나를 몇 점 짜리 여자로 생각할지.. -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고있는 수아를 바라보던 정태가 걸음을 멈춰 서자 수아 역시 걸음을 멈추고 의아한 표정으로 정태를 응시했다.

- 선배 -

- 왜 -

- 나한테 왜 이래요 -

- 뭘.. -

- 나 선배하고 이런 장난하는 거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요 -

- ... -

- 선배 때문에 내가 요즘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

정태의 말을 듣고있던 수아의 입에 빙긋이 미소가 지어졌다.

- 다행이다..
그래도 최소한 내가 너한테 무의미한 존재는 아니라는 걸 알았으니까 -

- .... -

- 그리고 나 지금 너한테 장난치는 거 아냐 -

- 장난이 아니면 느닷없이 나한테 왜 이러는 데요 -

- 말했잖아..
나 네 여자가 되고 싶다고.. -

- 선배..
그게 말이 되는 소리라고 생각해요 -

- 왜 안 되는데 -

- 선배랑 나는.. -

- 너랑 뭐.. -

- 몰라서 물어요..
우리는 선후배 사이에요..
그리고 난 여자 친구 같은 거 필요 없어요 -

- 김 정태 -

- 여자 친구가 필요 없는 거야..
아니면 그게 나라서 필요 없다는 거야.. -

- ..... -

- 왜 뒤쪽 이유가 맞는 거니.. -

- 그게 아니라..
선배는 아직 나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잖아요..
그런데 느닷없이 내 여자가 되고 싶다니 말이 안되잖아요.. -

- .... -

언성을 높이고 말하는 정태를 말없이 바라보던 수아의 고개가 잠시 숙여지는가 싶더니 다시금 정태를 응시했다.

- 1985년 8월 14일생.. ** 대학교 **과 일 학년, 취미는 영화 감상이고 간혹 혼자 영화관을 찾기도 함, 성적은 4.5점 만점에 4.2 이번 학기 우수 장학금을 받았고 친구들 사이에 애 늙은이로 통하고 여자 동기들과 선배들 사이에서 제법 근사한 남자로 평가되고 있음.. -

- .... -

- 더 말해줄까..
내가 너에 대해 알고있는 것들에 대해서.. -

수아의 말을 듣고있던 정태가 조금은 놀란 표정으로 수아를 바라보았다.

- 지금 뭐 하는 거죠.. -

- 너에 대해서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며 그래서 너에 대해 내가 알고있는 것들을 말하고 있는 거야..
이 정도면 자격이 되는 거니.. -

- 그건.. -

- 말해.. -

- 그런걸 알고 있다고 내가 선배랑 사귀어야 된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

- 내가 언제 나랑 사귀어야 된다고 그랬니.. -

- 선배가 그랬잖아요..
제 여자가... -

말끝을 흐리는 정태를 바라보던 수아가 한 걸음 정태 앞으로 다가와 정태를 바라보았다.

- 그래..
난 너에게 네 여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지 나랑 사귀어야 된다고 말하지 않았어.. -

- 그런데 왜 나한테 뚱딴지같은 대답을 하라는 겁니까.. -

- 그걸 알아야..
내가 너를 어떻게 대할지 결정을 내리지 않겠어 -

- 그 말은.... -

- 네가 나한테 좋은 점수를 주면 내 생각대로 네 여자가 되기로 결심할거고..
나쁜 점수를 주면... -

- 지금 말해줄게요 -

- .... -

정태의 말에 순간 긴장한 표정을 지었던 수아가 이내 표정을 풀며 정태를 바라보았다.

- 흠..
좋아..
말해봐..
난 몇 점 짜리 여자니.. -

- .... -

- 궁금해..
어서.. -

- 0 점이요 -

- .... -

정태의 말에 말없이 정태를 응시하고 있던 수아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지만 정태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

- 선배는..
나한테 여자로써 0점이에요..
그러니까..
이제 이런 장난 더 이상 하지 말아요..
난 선배가 그냥 선배로써 있어주는 게 더 좋아요.. -

- .... -

- 그리고 이건 그냥 하는 말인데요..
선배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전 남녀간의 사랑은 진실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장난처럼 여자를 사귀거나 하고 싶지도 않고 그 장난에 장단을 맞추고 싶지도 않아요.. -

- 너 생각보다 이기적이구나.. -

- 어째서요.. -

- 자신이 허락하지 않는 사랑은 모두 거짓이고 장난처럼 생각되니.. -

- .... -

- 만약에 네가 누군가를 가슴 깊이 사랑하는데 그 상대방이 네 사랑을 받아주지 않은 체 네 사랑을 장난으로 치부하면 넌 어떻겠니.. -

- .... -

- 그리고 사랑이란 감정이 두 사람에 동시에 일어나 서로를 바라본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니..
사랑이란 그런 게 아니야..
대부분의 사랑에서 한 사람은 상대방 때문에 미칠 것 같고 가슴이 미어지는데 또 한 사람은 그 사랑의 존재조차도 인식하지 못한 체 자신의 사랑을 찾아 헤매 다녀..
그러다가 사랑 때문에 더 이상 자신의 가슴을 주체하지 못하던 사람이 기다림에 지치다 용기를 내서 다가서야 그 상대방은 그제야 자신을 향했던 사랑의 실체를 알게 되는 거야..
알았어.. -

- 선배는 사랑에 대해서 꽤 많은 걸 안다는 말 같네요.. -

- 글쎄..
그렇게 들렸니.. -

- 좋아요..
선배의 말대로 사랑이란 그런 거라고 치죠..
하지만 그건 선배의 나이에 어울리는 사랑 개념이지 이제 대학교 일 학년인 나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사랑 개념입니다..
달리 말해서 이런 점들이 선배와 내가 연인이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

- 무슨 뜻이야.. -

- 현실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스물 셋인 선배와 이제 스무살이 된 저와는 어울리지 않는 다는 말입니다.. -

- 너 웃긴다..
요즘 세상에 여자 나이가 많은 게 무슨 문제가 된다고 그러니.. -

- 선배가 저보다 나이가 많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제가 아직 어리다는 말을 하는 겁니다.. -

- 넌 세상을 거꾸로 사는 것 같구나.. -

- .... -

- 요즘은 고등학생들도 애인을 만들고 때로는 넘어서는 안 되는 선까지 훌쩍 넘어버리는 게 요즘 세상이야..
그런데 대학생인 네가 스스로 어리다고 말한다는 게 우습지 않니.. -

- 그런 건 그저 호기심에 이성에 끌린 아이들의 철없는 장난에 지나지 않는 행동입니다... -

-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데.. -

- 선배도 그런 시절을 지내봤으니까 알 것 아닙니까..
그 나이때는 가슴에서 느껴지는 사랑보다는 이성의 육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뿐이라고요.. -

- 너 진짜 어리구나.. -

- .... -

- 그래 네 말대로 사춘기 시절 이성의 육체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애인을 만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어른들 못지 않게 서로를 가슴 깊이 사랑하는 아이들도 많아..
다만 아직 현실의 경험이 부족한 탓에 그 사랑의 표출 방식이 조금은 서툴러서 어른들이 보기에는 아이들의 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바탕에 깔린 상대방에 대한 감정은 어른들의 사랑에 감정과 하등 다를 게 없는 거야..알았니.. -

- .... -

수아의 말에 아무런 대꾸 없이 정태의 눈이 수아에게 고정되어 있는 순간 수아가 천천히 정태 앞으로 다가왔다.

- 김 정태 -

- .... -

코앞으로 다가온 수아의 부름에 정태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수아가 정태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 위에 올려놓자 정태의 눈이 놀란 듯 커다랗게 떠졌다.

- 왜..
왜이래요.. -

- .... -

말을 더듬으며 황급히 손을 거두려는 정태의 손을 더욱 꼭 쥔 수아가 정태의 손을 자신의 가슴 위에 더욱 밀착 시켰다.

- 느껴지니..
이게 여자의 가슴이야..
네 말대로 네가 어리다면 지금 손에 쥐어져 있는 내 가슴이 너에게는 그동안 너의 호기심 속에서 상상만으로 존재했을 그런 거겠지.. -

- .... -

- 하지만 지금은 어때..
상상 속에서 느껴봤던 감촉과 현실 속에서 느껴보는 감촉이 똑같니..
다르지 상상만으로 생각했던 것과 직접 만져 본 느낌은 분명 다르지.. -

- 선배.. -

어느새 얼굴까지 벌게진 정태가 손에 힘을 주며 수아의 가슴에서 손을 거둬냈고 그런 정태를 수아가 물끄러미 계속 응시했다.

- 사랑도 마찬가지야..
상상으로 그려왔던 사랑과 현실 속의 사랑은 분명 달라..
너도 이제 그걸 알아야 하고.. -

- 내가 그걸 왜 알아야 되는데요..
설사 그걸 알아야 된다고 해도 지금은 아니에요.. -

- 그럼 그게 언제라고 생각하는데.. -

- 그건... -

- 그건 뭐.. -

재차 물어오는 수아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한 체 정태가 머뭇거리자 수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 네가 스무 살이고 내가 스물 셋인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에게 다가온 감정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가 중요한 거야..
그리고.. -

- 어쨌거나..
나한테 선배는 0점 짜리 여자예요.. -

순간 수아의 말을 가로막은 정태의 한마디에 수아의 눈이 다시 한번 흔들렸다.

- 선배의 말대로 내가 무엇을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 분명하게 내가 느끼는 건 선배는 0점 자리 여자예요..
알았어요..
그러니까..
더 이상 날 귀찮게 하지 말아요..
아셨죠.. -

- 그 대답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어..
네가 나를 0점 짜리 여자라고 말할 거란 걸.. -

- .... -

- 하지만 막상 그 말을 또 들으니까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네.. -

- 그러니까 그만 하라고요.. -

- 아니..
싫어.. -

수아의 말에 정태의 시선이 조금은 날카롭게 변했다.

- 그러기에는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걸..
후배에게 차여버린 여자 선배라.. -

- 결국 그런 거였나요.. -

- 뭐가.. -

- 장난삼아 후배를 건드려 봤는데 생각과는 달리 후배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으니까 자존심이 상했다 그거 아니냐고요..
내 말이 틀렸어요..
틀렸으면 틀렸다고 말해봐요.. -

- 김 정태.. -

- 이제 그만 하시죠..
선배의 장난에 놀아 날 만큼 바보도 아니고 사랑을 장난처럼 이야기하는 선배와는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으니까요.. -

[ 짜아악.. ]

악을 쓰듯 수아를 향해 언성을 높이던 순간 정태는 허공을 향해 들려지는 수아의 손을 발견했고 뒤이어 자신의 뺨을 매섭게 파고드는 아픔을 느꼈다.

- ... -

뺨을 맞은 정태는 순간 당황스러웠다.
수아에게 뺨을 얻어맞은 것도 그랬지만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수아의 매서운 눈가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 네가 날 선배로 생각하지 않아도 좋고 나를 0점 짜리 여자로 말해도 아무 상관없어..
하지만 내 가슴에 있는 내 감정만큼은 아무렇게 이야기하지 말아..
그것만큼은 절대 용서하지 않아..
알았어.. -

- 선배님.. -

- 내가 이야기했지..
너에게 좋은 여자가 되고 싶다고 그런 내 바램까지 무시하지마..
너에게 그런 무시를 받을 만큼 난 가벼운 여자가 아니니까..
알았어.. -

- .... -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걸어가는 수아를 바라보며 아직도 아픔에 얼얼한 뺨에서 손을 거두지 못하고 있던 정태는 조금 전 수아의 눈가에 맺혀있던 물방울이 수아가 돌아서는 순간 가느다란 물줄기로 변해 뺨으로 흘러내리고 있었음을 떠올렸다.

- ... -

그렇게 멀어지는 수아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정태가 뺨으로 가져갔던 손을 천천히 내려 눈앞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조금전 자신의 손에서 느껴지던 수아의 가슴에 감촉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고개를 들어 저만치 멀어져버린 수아의 뒷모습을 다시 한번 응시했다.

[ 이게 여자의 가슴이야..
상상만으로 생각했던 것과 직접 만져 본 느낌은 다르지..
사랑도 마찬가지야..
상상으로 그려왔던 사랑과 현실 속의 사랑은 분명 달라.. ]

- .... -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던 정태는 조금전 수아가 자신에게 건네던 말들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손을 들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수아의 가슴에 감촉..
정태는 스무살이 되도록 한번도 만져본 적이 없었던 여자의 가슴을 처음으로 만져봤다는 기쁨보다는 스스럼없이 자신의 손을 가슴 위에 올려놓았던 수아의 행동과 마지막 순간 돌아서는 수아의 눈가에 흐르던 눈물을 떠올리며 지금 자신에게 다가온 이 복잡한 현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답답함을 느꼈다.

아직도 수아가 왜 자신에게 그런 행동을 하는지도 알 수가 없었고 수아의 눈가에서 흘러내린 눈물의 의미가 과연 무슨 의미의 눈물인지도 제대로 알 수 없었던 정태는 답답한 마음에 얼굴을 들어 허공을 바라본 뒤 긴 숨을 들여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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