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혐) 코즈믹 호러의 아이러니한 한계점
코즈믹 호러란 "이해할 수 없고 형용할 수 없는 광기와 공포"가 메인 테마인데
정작 그 장르가 거대화될수록, 코즈믹 호러 자체가 철저히 해체되고 설정이 붙어
장르의 아이덴티티인 몰이해성이 점점 사라지는 결과를 낳는다.
몰이해의 공포가 핵심인 장르지만, 장르 자체가 성장하려면 어찌되었건 이해할 수 있는 범주로 체계화되어야 하기 때문.
코즈믹 호러의 범주에서 미묘하게 벗어난 작품이 코즈믹 호러의 폭을 넓힌다는 아이러니함은 장르의 원조 격인 러브크래프트 시절에도 드러났는데,
러브크래프트 저작 중 인기작 일부가
"인간이 영차영차 힘을 써서 코즈믹 호러 괴물을 퇴치했다",
"몰이해라고 하는데 얘가 누구고 어떤 애들인지 설명해준다"
라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
예를 들자면 우주신의 아들이자 반신을 깔끔하게 퇴치하고 해설해준 [던위치 호러],
어쨌든 미쳐서 오래 못 살고 죽었답니다~ 하긴 하지만, 크툴루 대가리를 증기선 브레이크로 개발살내고 탈출한 [크툴루의 부름] 등 초 네임드 저작들이 이에 해당.
......
좋고 나쁘다는 관점을 떠나,
대중매체의 장르 발전사에서 보이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론 저렇게 장르 자체가 다른 모습으로 변할지언정 번영하는 것도 좋다고 보는 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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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룸이나 나폴리탄 괴담도 비슷한 부류의 과정을 겪은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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