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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웃음이 있는 이야기

현직 꽃집 사장이 까발려주는 꽃 사기 팁

1. 꽃 어디서 살까 = 꽃집에서 사자

약은 약사에게
꽃은 플로리스트에게

꽃을 저렴하게 사려고
직접 도매시장에 가는 덬들이 있어
그런데 꽃이 취미가 되지 않는 이상
다시 도매시장에 가지 않는 비율이 높아

그 이유는!
결코 싸지 않기 때문임.
이게 뭔 소리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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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꽃집에서 사면 최소 5~6만원하는 사이즈와 장미 갯수야
셀프 꽃다발 만들기를 해보고 싶은 무묭이가
핀터레스트에서 이 꽃다발 사진을 보고
그래 이거야! 하고 시장으로 출발

저 꽃다발에 들어간 꽃을 보면
분홍 장미, 보라 장미, 빨간 장미
하얀 안개꽃
냉이초, 유칼립투스, 페니쿰
(아마도)시네신스
이렇게 구성이 되어있는데

이걸 이제 시장에서 사려면
무조건 1단 단위로 사야하니까

장미 1단 15,000~40,000원 *3 색상
안개꽃 1단 10,000~40,000원
냉이초 1단 10,000~20,000원
유칼립투스 18,000~25,000원
페니쿰 10,000~15,000원
시네신스 15,000~25,000원

총 (최소)108,000원

따란~
이렇게 되는거야

포장지랑 리본은 포함되지도 않은 가격이지
꽃 가격을 이렇게 애매하게 적은 이유는
꽃의 시세는 월수금 경매가 이루어질 때마다
매일 바뀌기 때문이야
그리고 꽃에 등급에 따라서도 가격이 천차만별이야

도매시장에 갔다와서
꽃을 다듬어야하는 노동력
교통비, 쓰레기 처리 비용, 시간 아껴서
동네 꽃집에서 한 두송이 골라사서 만드는걸 추천해

다양한 꽃을 경험해볼 수 있고
또 꽃은 컨디셔닝(다듬기,물올리기)이 굉장히 중요한데
전문가의 손을 거친 꽃들이 진열되어 있으니까
거기서 골라오면 더 싱싱하게 오래 볼 수 있어.

포장지는 요새 다이소에 다양하게 나오더라 리본도 정말 많구
바구니용 플로랄폼도 다이소에서 팔고 있어!

*참고로 꽃집가서 포장지 좀만 잘라서 팔아달라고 하지말아줘ㅠ 이유는 정육점가서 생닭사고 치킨집가서 "제가 닭은 있는데 양념이 없어서요. 좀만 팔아주세요"하지 않는거랑 같아. 다이소에 가자!

2. 시즌에 꽃 값은 왜 이러는겨 = 물량 딸림+농산물이라 날씨 영향 받음

꽃에 관련된 시즌은 크게

-어버이날 5월
-졸업식 12~2월
-크리스마스 12월
-웨딩 (봄,가을)

이렇게 나눠볼 수 있는데

꽃 값 상승 이유를 아주 쉽게 얘기하자면
수요는 많고 공급은 한정되어서 비싸진다! 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그 밖에도 많은 요인들이 있어

첫 번째. 기온

동계 졸업식과 크리스마스는 겨울이지?
우리가 먹는 채소와 마찬가지로
꽃도 농산물이기 때문에
겨울에 재배하려면 많은 난방이 필요해
그러다보면 당연히
꽃값이 높아질 수 밖에 없어

두 번째. 유통과정..

꽃이 같은 농장에서 나와서
같은 날 경매되고
똑같이 도매시장으로 유통되는데
00시장은 2만원
00시장은 만원
이럴 때가 있어

엿장수 맘대로~ 처럼
도매집 맘대로~야

실제로 도매시장에서 장보며 한 바퀴 돌아보면
실시간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걸 경험할 수 있어

꽃집사장 “이 장미 얼마예요?”
도매사장 “2만원~”
꽃집사장 “(다른데도 보고 와야지) 네~”

-잠시후-

꽃집사장 “(여기가 상태가 제일 좋군) 아까 그 장미 한 단 주세요!
도매사장 “2만2천원~”
꽃집사장 “롸”

이미 난 손님에게 예약을 받았고
부르는게 값이라 울며 겨자먹기로 사는 수 밖에 없는 현실..
꽃집이 시즌이면 도매상도 당연히 시즌이지..?
어마어마하게 올라가는 꽃값에 정말 눈물이 나ㅠㅠ

화훼 업계가 죽어나간다며
농장에서는 꽃을 팔지도 못하고 폐기한다는
뉴스가 시즌 때마다 보도되고 있어

꽃 소비가 펜데믹, 김영란법 이후로 현저히 줄었기 때문에
농장에서는 꽃을 키워도
이걸 포장해서 경매에 넘기기까지의 비용을 생각하면
차라리 다 뽑아버리는게 나을 정도라고 하더라고

그럼 도매상은 물건이 줄어드니까 가격을 올려
소매 꽃집은 와 이 가격 실화냐 이러고 있고

그 와중에 꽃 폐기하는 뉴스를 본 소비자들은
"농장은 꽃이 남아돌아서 버린다는데 꽃집에선 왜 이리 비싸!????? 꽃은 바가지야! 안 사!"

-> 꽃 소비량 더 줄음
-> 무한 반복..

세 번째. 특정 꽃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꽃이 비쌀거 같아?
바로 레드 계열의 꽃들이야!
몇 년 전에 엄청난 사건이 있었어

바로 가넷잼 7만원 사건

화훼업을 하는 분들이 가입되어있는
다음 카페에 올라온 글이었는데
가넷잼이라는 빨간 장미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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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도매 시장에 가서
사장님! 이거 한 단에 얼마인가요? 했더니
돌아온 대답이 ‘7만원’이었다는거..

화훼장식기능사 필기시험에서는
가격 책정에 대한 부분을 다루는데
노동력을 포함한 가격으로
상품(창작물)을 재료값의 3배 이상으로 책정하라고 배우거든?

그럼 저 가넷잼이라는 장미를 7만원에 사왔다면
이론대로라면 소비자는 그걸 21만원에 사야하는거야..! 엄청나지!?

부활절 기간과 웨딩 시즌에는
화이트 계열의 꽃들이 비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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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화이트 리시안셔스가 굉장히 비싸져서
그 시기에 손님이 리시안셔스를 주문하면
아주아주 비싸다고 말씀드리고 다른걸 권유하는 편이야

어버이날에는 카네이션이 비싸고
로즈데이와 성년의 날 주간에는 장미가 비싸지는 것도 마찬가지!

동네 꽃집에서 대목이라고 가격을 올리는게 아니라
물량 문제로 유통과정부터 이미 가격이 올라

3. 어버이날에 꽃을 싸게 사는 방법은? = 예약. 무조건 예약

위에서 꽃값이 매일 달라진다고 얘기했지
그런데 꽃집들은 어버이날 몇주 전부터 예약을 받잖아
이거 사실 완전 도박이야

어버이날이 다가오면
꽃집들은 주로 거래했던 도매집에 카네이션을 미리 예약해
어버이날에 카네이션 못구하면 진짜 큰일나니까

근데! 예약할 때 카네이션 가격을 알고 예약하는게 아니야
카네이션이 한국에 도착해봐야 가격을 아는거야
가격도 모르고 그냥 예약해. 꽃을 못 구하는게 더 끔찍하니까..

그러면 결국 꽃의 가격을 모른채로 어버이날 예약을 받기 시작하거든?
항공유 가격이 올라가면서 매년 수입 카네이션 가격은 쭉쭉 올라가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주로 쓰는 카네이션은 콜롬비아 산이야~)

막상 예약한 카네이션 몇 박스를 딱 받았을 때
내가 예상한 가격보다 1~2,000원만 비싸도 체감되는 차액이 엄청나 막 100단씩 사니까

그래서 예약 가격이랑 당일 가격이 다른 꽃집들이 있어
이 경우는 당일 가격이 바가지인게 아니라
예약 가격이 저렴한걸로 알아줬음 좋겠어!
일찍 예약하신 분들에게 드리는 할인인거지

4. 나는 무조건 풍성했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하는 덬들은 꽃 주문할 때
‘장미나 비싼 소재가 빠져도 좋으니 저렴하게 풍성하게 해주세요.’ 라고 해봐
그럼 카네이션이나 소국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한 꽃을 몇 대 더 넣을 수 있거든

여기서 포인트는

첫 번째. 안개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
풍성하고 싶다고 안개 넣어달라고 하지마. 안개는 싼 꽃이 아냐..! 괜히 꽃다발 값만 더 올라

두 번째. 카네이션을 사랑하자.
카네이션!하면 어버이날의 빨간 카네이션을 생각하고 절레절레 하시는 손님들이 계신데
다른 색의 카네이션을 보여드리면 카네이션인지도 모르셔

카네이션도 품종이 진짜 많거든.
예쁜 카네이션이 많으니 풍성함을 원한다면 장미보다 저렴한 카네이션을 애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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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온리 00다발.
소국으로만! 스토크로만! 스타치스로만! 캄파눌라로만!
꽃집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다른 꽃을 섞지 않고 한가지 꽃으로만 꽃다발을 만들면 좀더 저렴하고 풍성하게 제작할 수 있어.

꽃마다 가격이 다 다르고
내 눈에는 이게 더 탐스럽고 이쁜데
이 길쭉한 풀이 더 비싸다니! 하는 경우도 있으니
덬들이 문의하는 플로리스트의 추천을 받는게 최고야!

5. 계절에 맞는 꽃 = 제철음식 최고. 제철 꽃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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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럽고 향이 좋은 프리지아

1월부터 봄까지 나오는데
워낙 선호도가 높다보니
1년 내내 찾는 손님들이 많아

하지만 꽃집에 물어보면 봄 외의 계절에는
없어요 안돼요 하는 반응이 대다수인데
사실 구하려면 구해볼 순 있어
수입꽃이 있기 때문에!

하지만 물 건너오는 수입이라 비쌈,
제철이 아니라 날씨 영향도 받음,(예. 봄꽃인 튤립은 여름 날씨에 매우 취약. 금방 헤벌레하고 고개 숙임)
화물에 실려서 오느라 상태도 그리 깨끗하지 않음

이런 이슈들 때문에
구할 수 있어도 안된다고 안내하는거야.

봄에 사던 프리지아보다
조촐하지만 훨씬 비싼걸 굳이
손님의 컴플레인을 감수하면서 팔 이유가 없지..

그러니 아쉽더라두
제철에 맞는 꽃을 즐겨봐!
우리가 제철 음식을 먹듯이
꽃에서 계절감을 느끼는 행복도 참 소중하거든!

참고로 꽃시장의 계절은 한걸음 빠르다.

밖에 개나리가 피지 않을 때도
시장에는 개나리가 나오고
가격이 처음에는 높았다가 제철이 되면서 서서히 내려가는 느낌!

그러니 겨울에도 봄 꽃인 튤립과 프리지아, 수선화가
시장에 깔리지만 조금 비싸다라는 이야기.

6. 꽃말 = 지어내면 다 꽃말이다.

진짜 의미없어…like 혈액형별 성격 같은..
나라마다 꽃말이 다 다르고
심지어 중국은 꽃뿐만 아니라 꽃에 개수에도 의미가 있어

아픈 사람한테 흰 꽃 선물 금지
리본에 검정색 사용 금지
고양이 집사, 꽃가루 알러지 환자 주의

이런 기본적인 것들만 지키면
꽃은 항상 멋진 선물이 된당.

7. 꽃다발? 꽃바구니? = 바구니도 돈주고 사오는 겁니다.

연인이나 친구에게는 꽃다발을 많이 선물하는데
은사님이나 부모님, 조부모님, 회사 상사에게는 바구니를 주로 하지

선택은 덬들이 원하는 걸로 하면되는데
꽃다발과 꽃바구니의 금액 차이와 꽃 양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

결론만 얘기하자면
다발보다 바구니가 꽃양에 비해 비쌀 수 밖에 없어
당연함. 다발 포장지보다 바구니 자체가 더 비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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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이든 바구니든 상관없이
풍성했으면 좋겠다하면
꽃다발을 선택하면 됩니다.

같은 10만원이어도
10만원 꽃다발에 들어가는 꽃보다
10만원 바구니에 들어가는 꽃이 적으니까!
10만원에 바구니 값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지

8. 부케는 왜케 비쌈? 5만원짜리 꽃다발 포장 풀어서 쓰면 그게 부케 아냐? = 꽃이 많이 들어가서 비쌈

웨딩 촬영할 때 스튜디오에 있는 부케말고
신부 드레스에 어울리게 따로 부케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몇 년 전에 결혼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

“꽃집에 꽃다발 주문한 다음에 포장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받으세요~ 싸게 부케로 쓸 수 있어요!”

라는 꿀팁이 퍼지기 시작한거야
하지만 이것은 아주 크나큰 오해야

부케도 다양한 디자인이 있지만
웨딩부케를 만드는 방법과
꽃다발을 만드는 방법은
완전히 다른 기법을 사용해

장미 30송이로 꽃다발을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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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정말 크지?
웬만한 사람 상체는 다 가려지는 사이즈야

그런데 이 장미 30송이로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동그란 라운드 웨딩부케를 만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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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이렇게 한 손에 들어오는 사이즈가 되는거야

물론 부케가 꽃다발보다 만들기 까다로워서
노동력이 더 많이 들어서 가치가 올리가는 것도 있지만
꽃다발보다 작으면서 뭐 이리 비싸! 가 아니라
그 작은 사이즈 안에
큰 꽃다발에 들어갈만한 양이 다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돼.

그리고 부케는 사방팔방에서 사진을 찍혀도 예뻐야 하기 떄문에
포장지로 가려져 신경을 잘 쓰지 않는 꽃다발과 달리
뒷면까지 꽃을 꽉 채워서
꽃이 많이 들어가

그래서 포장하지 말라고 요청하는 고객님꼐는
혹시 용도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고
촬영용 부케로 쓸 것이다 라고 하면
부케로 작업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촬영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당부 말씀 한번 드리는 편이야.

부케에 들어가는 꽃 양 = 대형 꽃다발에 들어가는 꽃 양
그래서 가격대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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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고양이 집사에게 꽃 선물하기

고양이가 있는 집에는
꽃 선물을 아주 조심해서 해야해

튤립과 백합이 안좋은건 다들 알고 있지?

근데 안되는 꽃이 너무 많아서
되는 꽃을 외우는게 더 빠르더라고
딱 외워!

-거베라
-장미
-프리지아
-동백

히아신스,튤립,백합,유칼립투스 절대 금물❌❌❌

글이 너무 길었지?

솔직히 꽃 도매 가격을 너무 오픈해놔서
같은 업계 사람이 보면 싫어할 수도 있을거 같은데
우리나라의 화훼시장은 도소매분리가 안되어있어서
일반 소비자들도 시장만 가면 도매가를 알 수 있거든…^^

다른 나라의 꽃시장은 라이선스가 있어야
시장에 출입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참 특이한 케이스지!

축산물 도매나 농산물 도매도 모두 공개되어있자나

졸업 시즌을 지나면서
꽃을 사가는 손님들의 행복한 얼굴들이
자꾸 눈 앞에 아른거려서
다들 꽃 한송이가 주는 힘이 얼마나 큰지 알았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경기도 안좋고.. 이번 설에 채소값도 미쳤었고 ..
물가가 점점 오르니
조금이라두 저렴하게 또는 돈을 쓰더라도 아까운 마음이 안들게
꽃을 샀으면 해서 글을 적었어!

꽃길만 걷자????

+)

서로 꽃 어디서 사면 좋은지 공유하는 모습 너무 좋다!

글에도 써 있지만
난 꽃집을 운영해
꽃집에 손님이 오면 좋지
그치만 꽃이 아름다운 걸 아는 사람이 없으면
꽃집에 누가 오겠어?

농장직배송이든
농협 하나로마트든
어디서든 꽃을 만끽해줘

그리고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다면
그땐 꽃집 들려줘????

그냥 쳐다봐도 이쁜 꽃을
지식과 손기술로 더 예쁘게 만드는게
플로리스트가 하는 일이니까!

맡겨주면 최선을 다해 만들어주실거야 모두들

ps)
가정의 달이 와서 예전에 봤던 글 찾아 퍼와봅니다
추천71 비추천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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