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 T7이 ‘너무 수비적’이라는 믿음이 T8을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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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7이 ‘너무 수비적’이라는 믿음이 T8을 망쳤다”
이건 존나 길지만, 우리가 왜 지금 이런 상황에 왔는지에 대한 역사적 흐름, 철권에 뭐가 잘못됐는지, 그리고 왜 다들 절망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야.
■ 철권8의 비전
하라다는 철권7의 상위권 경기 몇몇이 너무 지루하다고 봤어. 백대시랑 거리 싸움만 하고, 공격이나 액션이 부족하다는 거지. 이 관찰 자체는 일리가 있어. 근데 그걸 왜 그런 식으로 플레이하게 됐는지를 하라다와 T7 비판가들은 이해하지 못했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고치려 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되는 거고, 그게 지금 T8에서 정확히 벌어진 일이야.
프로들이 T7에서 “하루종일 백대시만 하고 상대랑 상호작용을 덜 했던” 이유는 그게 그 자체로 유리하거나 보상이 컸기 때문이 아냐. 그건 그냥 틀린 얘기야. T5를 한번 봐봐. 왜 거기선 훨씬 더 ‘공격적’—정확히는 상호작용이 활발했는지를 생각해보고, 그 이후에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살펴봐.
■ 모든 것의 시작점
T5에서 크러시 시스템이 도입됐어. 이 시스템은 공격 턴을 좀 더 길게 가져갈 수 있게 해줬지. 예전 같으면 "상대 차례를 넘겨줘야" 했던 상황에서, 이제는 내가 상대의 행동을 읽었다면 계속 공격을 이어가도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 거야. 이게 무슨 뜻이냐고?
수비 입장에서 다시 공격을 시작하는 게 너무 위험해지면, 수비 쪽은 자연스럽게 소극적이 돼. 그러면 상호작용이 줄어들지. 물론 T5는 아직도 상호작용이 많았기 때문에 이건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어. 하지만 나는 여기서부터 철권 팀의 잘못된 철학이 시작됐다고 생각해.
■ 철권6과 새로운 시스템의 시작
그리고 T6에선 호밍기가 추가돼서 움직임이 더 위험해졌고, 바운드가 생겨서 콤보가 길어지고 데미지도 늘었어. 상대방이 런치당하면 무조건 손해 보는 구조가 더 강해졌지. 단순히 데미지만 커진 게 아니라, 이제 벽까지 끌려가서 움직이기도 어렵고 50/50도 훨씬 더 자주 나와.
이렇게 되니까 실수(특히 기술을 허공에 쓰는 것)가 너무 위험해. 그래서 점점 큰 기술보단 짧고 안전한 견제 위주로 바뀌게 돼. 여기에 ‘레이지’가 도입되면서, 지고 있던 쪽이 강력한 역전 옵션을 가지게 됐고, 이건 실력 격차도 줄이고 레이지 상황에선 상호작용을 줄이는 결과를 낳았어.
게다가 라스랑 알리사 같은 캐릭터는 중립 스킵(approach 도구 내장)을 갖고 있어서 중립 싸움 자체를 건너뛰는 식의 운영이 가능했어. 거리 2~3에서도 아무 생각 없이 기술을 던질 수 있었지. 물론 이 때까진 그런 요소들이 게임의 일부였을 뿐이고, T6는 여전히 전통적인 철권의 중립 싸움과 유산 기술(legacy skills)이 통했어. 그래도, 어디로 가고 있는진 슬슬 보이지?
■ 철권7과 ‘정체된 경쟁’
이제 T7으로 왔어. 콤보는 더 세졌고, 벽 있는 스테이지에선 맵 반대편에서도 런치 한 방이면 벽까지 가. 이러니까 카운터 잡기 쉬운 기술이 무서워져서 큰 기술은 못 쓰고, 로우 파리 콤보도 쎄서 로우로 상대를 열기도 무서워. 거기에 DLC 캐릭터들은 횡이 더 위험하게 만들고, 가드 브레이크도 생기고, “공중 날아와서 개같이 때리는 기술들”이 더 많아졌고, 녹티스나 쿠니 같은 중립 스킵 캐릭터도 늘었어.
레이지 드라이브도 추가돼서 레이지는 더 강력해졌고, 이동은 약해졌으며, 2D 캐릭터들도 들어왔지.
결과가 뭔지 알아? 상호작용이 더 무서워졌어. 특히 상대가 레이지 상태일 때. 실수하면 반피 이상은 기본이고, 벽에 몰려서 백대시도 못 하고, 횡도 벽스플 때문에 못 하니까 그냥 서 있어야 돼. 그럼 50/50은 더 무서워지고. 재밌겠냐?
이 문제는 T6부터 계속 커뮤니티에서 말해왔어. 팟캐스트에서도 계속 말했고, 건설적인 피드백도 있었어. 근데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을 뿐이지.
T7이 ‘정체됐다’는 건 수비가 너무 강해서가 아니야. 실수했을 때 리스크가 너무 커서 공격을 못 하는 게임이 됐기 때문이야.
허공에 툭 뻗었다가 런치 맞으면 죽고, 로우로 열다가 리스크 지면 죽고, 상대가 레이지일 때 잘못 덤볐다? 너의 실수지.
그러니까 어때? 다들 리스크가 무서워서 디펜스만 하게 된 거야. 이건 “디펜스가 강하다”는 말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야. T7은 ‘공격이 너무 위험한’ 게임이 된 거야. 그래서 견제 위주로 굴러가게 되고, 레이지나 아머, 크러시 기술 같은 시스템들이 생기면서 상호작용의 여지가 줄어들었지. 이게 근본적인 문제야.
■ 철권8
그래도 “T7은 좋은 게임이었잖아?” 맞아, 그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 문제가 T8에선 더 심해졌지, 고쳐진 게 아니라.
T6부터 있던 문제들이 그대로 커져서 이제는 아예 중립이라는 게 없어.
철권8에서 개발진은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게 더 재밌게 만들겠다”고 했어. 이건 정말 어처구니없고 무지한 발언이야. 지들이 만든 게임을 이해도 못 하고, 게임을 어떻게 재밌게 만들지도 모르고, 디자인 감각도 없어.
게임 밸런스를 너무 건드려서 이제 공정한 상호작용이 없고, 실력 기반에 유산이 풍부하던 격투 게임에서 그냥 복불복 guessing game으로 바뀌었어. 파티 게임 치고는 너무 복잡하고, 격겜 치고는 너무 단순하고 불공정해서 오래 갈 게임이 아냐.
하라다와 철권7 비판가들은 T7에서 봤던 걸 잘못 해석했어. 우리가 원하는 건 “공격성”이 아니라 “상호작용”이야.
수비와 공격의 밸런스를 맞춰야 상호작용이 생겨. 근데 그 둘 중 하나에만 집중하면 상호작용은 줄고, 게임의 재미도 사라져. 그래서 지금 철권 커뮤니티가 우울한 거야—그냥 게임이 재미없어졌거든.
■ 앞으로의 길
이게 사람들이 지금 절망하고 있는 이유야. 초기의 출시된 리로이 같은 건 패치 한두 번이면 고칠 수 있어. 근데 지금 철권을 망친 건 그렇게 간단히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냐. 비전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졌고, 그게 수십 년간 게임에 스며든 결과거든.
시즌2 수준으로 되돌리면 지금보단 낫겠지만, 이대로 계속 “공격지향, 캐릭터 동질화, 캐릭터 개성 삭제, 유산 지식 제거, 뉴비가 고인물 이기기 쉽게 만들기” 같은 철학을 이어간다면, 철권은 계속 철권이 아닌 방향으로 갈 거야.
철권이 살아남으려면 반다이남코가 지금 자기들이 가진 비전이 철권을 망쳤다는 걸 인정하고, 방향을 틀어야 해. 공격적인 플레이만 강조할 게 아니라, 수비와 공격의 균형, 그 사이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다시 짜야 해.
난 그들이 원래는 그걸 원했을 거라고 생각해. 그저 방법을 몰랐고, 무지하고 눈이 가려져 있었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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