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프로야구 삼성의 저조…
타자 친화적 홈구장, 삼성에 불리…홈 승률 떨어져
내부서도 고민…지난해 펜스 확장 공사 논의하다 무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전경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대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구장은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장타자가 많은 구단은 홈플레이트부터 담장까지 거리가 짧은 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것이 유리하고, 투수력이 좋은 구단은 규모가 큰 야구장이 좋다.
이에 대다수 구단은 홈구장 특성에 따라 팀 색채를 맞추고 선수 영입에 나선다.
선수단 구성과 홈구장의 특성이 어긋나는 구단은 야구장 자체를 뜯어고치기도 한다.
약한 투수력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한화 이글스는 2012년 겨울 새로 부임한 김응용 감독의 요청으로 외야 펜스 확장 공사를 추진했다.
롯데 자이언츠도 2021년 12월 부산 사직구장 홈 플레이트를 뒤편으로 2.884m 옮긴 뒤 4.8m의 담장 펜스를 6m로 높였다.
장타력이 약해 홈런을 잘 치지 못하면서 오히려 상대 팀에 홈런을 줄줄이 헌납하자 단행한 결정이었다.
최근 야구장 문제로 고심하는 구단이 또 나왔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쓰는 삼성 라이온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KBO리그의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 구장이다.
팔각형 구조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가장 홈런이 많이 나오는 좌·우중간 펜스까지 거리가 홈플레이트부터 107m에 불과해 홈런을 때리기가 수월하다.
그러나 삼성은 최근 수년 동안 홈구장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삼성은 장타력을 키우기 위해 오재일, 김동엽 등 거포들을 영입했으나 기대만큼 제 역할을 못 했고, 올해 김영웅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장타자들도 새로 나오지 않았다.
삼성은 최근 수년 동안 홈에서 상당한 손해를 봤다.
2022년 팀 타선은 홈에서 60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81개의 피홈런을 헌납했다. 지난해엔 홈런 55개를 치고 66개를 내줬다.
외야에서 응원하는 삼성 라이온즈 팬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삼성은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고심했다.
지난겨울엔 구장 외야 펜스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팔각형의 야구장 구조와 관중석 시야 문제 등으로 펜스 공사는 시행되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삼성은 홈에서 고전하고 있다. 삼성은 승률 0.565로 공동 2위를 달리지만 홈 경기 승률은 9위(9승 13패 0.409)다.
방문 경기 성적(17승 7패 1무 승률 0.708·1위)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홈-방문 경기 승률 차이는 마운드 문제 때문이다. 삼성의 방문 경기 팀 평균자책점은 4.02, 홈 경기 팀 평균자책점은 5.34로 크게 차이 난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우리 투수들이 홈에서 장타를 허용하지 않으려고 다소 도망가는 투구 모습을 보이곤 한다"고 말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삼성은 올 시즌을 마치고 펜스 공사를 재추진할 수도 있다.
삼성 선수단 관계자는 22일 "지난 겨울 야구장에 변화를 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다만 김영웅, 이성규 등 젊은 장타자들이 성장하고 있고 투수들도 조금씩 홈구장에서 힘을 내고 있다. 좀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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