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익성 낮아서…일부 유…
고비용·낮은 전기요금 구조에 압박
미국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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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유럽 일부 에너지 업체들이 고비용과 낮은 전력요금 구조 탓에 재생에너지 생산 목표를 축소하는 등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최대 재생에너지 업체인 노르웨이 국영 스타트크라프트는 이달 재생에너지 연간 생산 목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트크라프트는 "재생에너지가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보지만 속도는 예전 예상보다 느릴 것 같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에너지 업체 EDP는 고금리와 낮은 전력 요금 때문에 역시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해상풍력개발업체인 덴마크의 오스테드는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10기가와트(GW) 이상 줄였다. 이는 수백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이에 앞서 오스테드는 비용 증가 때문에 미국의 대형 사업 두 건을 포기해야 했다.
스페인의 대형 재생에너지 생산업체 이베르드롤라는 지난달 재생에너지에 관해 선별적으로 접근하고 전력망에 좀 더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전력업체 에넬은 작년 11월 재생에너지 투자를 2023∼2025년 170억유로에서 2024∼2026년 121억유로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컨설팅업체 우드 매켄지의 재생에너지 연구 책임자 노먼 밸런타인은 "재생에너지 성장과 관련해서 대대적으로 상황 점검이 이뤄졌다"며 "비용 관련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금리가 오르며 사업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했고 원자재 가격도 올랐다.
반면 일부 시장에선 전력 요금이 오히려 하락했고 사업 승인 과정이 느려서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RBC캐피털마켓츠의 랠프 이벤달은 "기준금리가 5%인데 사업 수익률 7∼9%라면 매력적이지 않다"며 "에너지 업계엔 수익성이 더 좋은 사업도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에넬 등 일부 업체들은 재생에너지 생산 보다 전력망 업그레이드에 더 관심을 보인다. 전력망은 청정 전기로 전환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베르드롤라는 투자 계획 410억 유로 중 약 60%를 전력망에 지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RWE는 2030년 재생에너지 생산 목표를 50GW에서 65GW로 높인다고 작년 11월 발표했다.
정치적으로도 재생에너지 개발 필요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작년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참가국들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3배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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