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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과학으로 상나라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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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그들을 구분하는 것이 우리를 결속시키는 원동력이다.

그들에 대한 적개심과 비인간화는 우리를 결속시키기에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일단 한번 일어나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다. 사랑 호르몬이라는 옥시토신이야말로, 우리를 사랑하게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아낌없이 희생하고 혐오하게 한다.

그리고 종국에는 인간이 아닌 그들은 죽어 마땅한 존재까지 된다. 이 생각은 의례와 이데올로기가 되어 우리의 정체성까지 만들게 된다.


현대에는 나치가 유명하지만, 문자가 있는 중국 최초의 문명 상나라도 이와 유사하다. 초기 상나라는 진한대에나 다시 나타나는 거대한 곡식 창고를 유지할 수 있었기에 이를 뒷받침하는 관료제도 있었을 것이고, 장강 유역의 현 우한 시에 있는 판룽청에까지 상나라 문화를 이식하는 등 상상 이상의 엄청난 확장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의외로 상족은 처음에는 단일한 민족이 아니었으니, 여러 문화가 결집한 최초의 상족의 정체성은 바로 얼리터우 문화에 대한 민족말살적 혐오였고, 상 문화가 아닌 모든 문화에 대한 꾸준한 인신공양으로 발전했다.

이렇게 극단주의적 의례와 이데올로기로 뭉친 상나라에도 인신공양을 포기하고자 하는 운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상 본토가 아닌 외부 식민지에서 일어난 것이었기 때문에, 상 본토에 이 개혁운동이 유입되자 본토인들은 오히려 상나라의 정체성에 위협을 느끼고 저항했다.

다시 말하지만, 상나라는 여러 다문화 인간들이 우리 빼고 나머지는 다 제물이라는 종교적 의식으로 결집한 나라다.

이런 전통에 대한 위협은 상나라가 당대에는 이례적으로 고도의 관료제를 갖춘 나라였기에 더 심각하게 느껴졌는데, 관료들은 왕에게 충성하지 종교 의례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상나라는 상나라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종교개혁도 포기하고, 식민지도 포기하고, 관료제도 포기했다.


※ 이 글은 밀리의서재에 올린, 두 책을 읽고 든 짧은 생각인데, 여기에도 공유합니다.

아직 상나라 정벌은 다 못 읽었고, 두 책 모두 긴 책이지만 저는 추천합니다. 나중에 정식으로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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