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물의' 배우들, 출연 규제 없는 글로벌 OTT로 잇달아 복귀 > 멤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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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배성우, 넷플릭스 드라마 출연…과거 정석원·하정우 사례도

"영향력 커진 OTT, 복귀 통로로 삼는 것은 부적절"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사회적인 물의를 빚거나 범죄를 저지른 배우들이 상대적으로 감시와 비판에서 자유로운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작품으로 복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OTT는 비용을 지불하고 가입한 이들만 시청하는 만큼 지상파 방송과 같은 공공성을 띤다고 보긴 어렵지만, 물의를 빚고도 쉽게 활동을 재개하는 모습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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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표정의 배성우
배우 배성우가 이달 10일 오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19일 영상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2020년 11월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배우 배성우는 지난 17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에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하고 공식 홍보 행사인 제작발표회에도 참석했다.


배성우는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출연 중이던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하차했다. KBS와 MBC도 배성우의 출연 정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에는 출연 제약이 없다.


"더 에이트 쇼"가 배성우의 복귀작은 아니다. 음주운전 적발 전에 이미 촬영을 끝낸 영화 "1947 보스톤"이 지난해 9월 개봉했고, 음주운전 후에 촬영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도 같은 해 12월 개봉했다.


다만 사건 전에 촬영한 "1947 보스톤"이나 출연 분량이 미미한 "노량: 죽음의 바다"와 달리 "더 에이트 쇼"는 사건 후에 촬영했을 뿐 아니라 출연 분량도 길고 작품에서 배성우의 캐릭터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비판을 예상한 듯 배성우는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 전에 사과했다. 연출을 맡은 한재림 감독은 "그간 (배성우가) 굉장히 많이 죄송해하고 힘들어했고, 그런 마음을 충분히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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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출석하는 연예인들
왼쪽부터 배우 정석원, 하정우, 최승현(빅뱅 탑).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성우 외에도 글로벌 OTT 작품으로 복귀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배우 정석원은 2018년 2월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체포돼 이후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정석원은 체포될 당시 촬영 중이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에서 하차 없이 촬영을 계속했다. 이후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커넥트"에 캐스팅돼 2021∼2022년 촬영을 거쳐 2022년 작품이 공개됐다.


배우 하정우는 2020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프로포폴 투약 혐의가 드러나 활동을 중단하고 이미 촬영한 영화들도 개봉이 미뤄졌으나 2022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으로 복귀했다. "수리남"은 하정우가 재판받던 2021년에 촬영됐다.


최승현(빅뱅 탑)은 2017년 대마초 흡연 혐의가 드러난 이후 수년 동안 배우로서의 활동이 중단됐다가 올해 말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캐스팅돼 지난해 하반기부터 촬영을 진행 중이다.


연예인이 물의를 빚기 전에 촬영을 진행해 부득이 출연작이 공개되는 사례도 있다.


김새론은 2022년 5월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도 촬영 중이던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에서 곧바로 하차하지 않고 후반부 출연 분량을 없애는 쪽으로 각본을 수정했다. 마약류 투약 혐의로 재판받는 유아인이 이미 촬영을 마친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도 최근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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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OTT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논란이 된 배우의 복귀가 글로벌 OTT에서 빠르게 이뤄지는 점은 이들이 촬영한 영화들의 개봉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유아인이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 "하이파이브"는 최근 공개된 "종말의 바보"와 달리 아직 개봉하지 못했다. 하정우가 논란 전에 촬영한 "1947 보스톤"은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공개보다 늦게 개봉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물의를 빚은 유명인들의 출연을 규제하는 것과 달리 OTT에는 이 같은 규정이 없다. 한 OTT 관계자는 "지상파와 같은 방식의 출연 규제는 하지 않고 있으며 제작 전에 제작사와 캐스팅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OTT는 한국 내에서 서비스하는 토종 OTT와 달리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만큼 국내 이용자들의 비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국내 이용자들이 비판하고 외면하더라도 해외 성적에는 큰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과거 지상파의 영향력이 훨씬 컸던 때는 지상파 방송에 감시가 집중되는 것이 당연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플랫폼들의 영향력이 지상파 이상으로 커졌다"며 "(OTT가) 감시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이고 물의를 빚은 사람들이 복귀하는 통로로 쓰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로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도 새로운 플랫폼의 영역이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사회적인 의견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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