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尹 "R&D …
저출생 극복 재정사업 전면 개편 지시…"전달체계·집행방식 개선해야"
"재정 허리띠는 더 졸라매야…빚만 잔뜩 물려받은 소년 가장처럼 답답한 심정"
"살림 아껴 자식 공부시킨 어머니 마음으로 예산에 관심 가져달라"
윤석열 대통령,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
(세종=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5.17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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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성장의 토대인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전면 폐지하고, 투자 규모를 대폭 확충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알뜰한 나라 살림, 민생을 따뜻하게"를 주제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R&D 예타 완화나 선별적 면제는 정부 차원에서 거론된 바 있지만 R&D 분야에 한해 예타를 전면 폐지하기로 한 것은 상당히 전향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총사업비가 500억원(국비 300억원) 이상인 재정사업을 진행하려면 수개월에 걸친 예타를 거쳐야 한다. 과학기술계에서는 빠른 기술 변화에 발맞춰 R&D 예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져 왔다.
이와 함께 정부는 올해 삭감됐던 R&D 예산을 내년에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린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가 빠르게 성장해야만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늘어나고 국민이 체감하는 자유와 복지의 수준도 획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면서 "기업 성장의 과실이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세제 지원과 규제 혁파에 힘을 쏟는 한편, 공정한 노동시장을 만드는 데도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서민은 중산층으로 올라서고, 중산층은 더 확대되면서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열기 위해 재정이 제 기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국가의 존립과 직결된 국가적 비상사태인 저출생 극복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출산율 제고를 위해 재정사업의 구조를 전면 재검토해 전달 체계와 집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지난 2006년 이후 총 370조원에 달하는 저출생 대응 예산이 투입됐지만 구조적 비효율 탓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부처 간 칸막이로 중복·낭비되는 예산도 적지 않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인식이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정부의 의료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 투자와 저소득층 학생 장학금 확충, 어르신 기초연금·생계급여 확대 등 더욱 촘촘한 약자 복지 정책을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
(세종=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5.17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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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국가 재정을 방만하게 쓰지 않는 건전재정의 필요성도 재차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할 일이 태산이지만 재원은 한정돼 있어 마음껏 돈을 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 재정을 살펴볼 때면 빚만 잔뜩 물려받은 소년 가장과 같이 답답한 심정이 들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총선 이후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화 노력이 약화할 것으로 전망한 내용을 언급하며 "앞으로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전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부채가 대폭 증가한 것을 에둘러 비판하는 한편, 야당이 주장하는 전 국민 지원금 지급 등 대규모 재정사업에 대해서도 재차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윤 대통령은 "제가 강조하는 건전재정이 무조건 지출을 줄이자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비효율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줄이고 필요한 곳에는 제대로 써서 재정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부처가 부처 이기주의를 벗어나 성과가 낮거나 비효율적인 예산은 적극 구조조정해 달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요즘 취임 이후 해온 일들을 돌아보며 앞으로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3년의 국정을 운영해야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오늘 회의가 초심을 다지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 마무리 발언
(세종=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2024.5.17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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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윤 대통령의 모두 발언에 이어 "2025년도 예산안 편성 및 중기 재정 운용 방향"을 발표하고, "내년도 예산 증가분이 모두 의무지출에 해당해 신규 증액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당면한 민생과제 등 정부가 해야 할 일에 아낌없이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부처별로 덜어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부처별 구조조정 실적에 따라 예산상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민생 안정·역동 경제·재정 혁신 등의 주제로 참석자들의 세션 토론이 이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해야 할 일에 재원을 집중 투입하고 나머지 없애야 할 것은 확실하게 구조조정 해달라"고 당부했고,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정 협의를 자주 열어 함께 정책을 개발하고 국민께 적극 알리자"고 제안했다.
이날 논의된 사안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과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정책 홍보와 관련해 "앞으로 각 상임위 여당 의원과 소관 부처 장관이 국회 소통관에 같이 가서 설명해 달라"고 주문하면서 "저 역시도 브리핑룸에 가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저출생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에 비효울적인 소모적 경쟁이 지나치게 많다보니 출산의 의지가 꺾이게 된다"며 "저출생 개선 정책을 만들 때 범사회적 인식 제고의 작업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우리 어머니들이 어려운 살림을 아껴서 결국엔 자식들 공부 더 시키고 시집 장가갈 때 뭐라도 더 챙겨주셨다"며 "각 부처 장관들도 그런 어머니의 마음으로 예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 부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대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원회 의장도 함께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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