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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는다.

큰일났다. 더 심한 말을 해야 하는 걸까. x 됐다. 잠이 오지 않는다. 아니 잠은 온다. 근데 잠에 들지 못한다. 잠에 들지 못하는 이유를 모르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이유를 안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나를 갉아먹을 뿐이다.
오늘 밤이 그렇다. 내가 만든 문제가, 내가 해결 못하는 문제가, 어둠을 틈타 나를 갉아먹는다.

누군가를 생각한다는 게 이렇게나 위험한 일이다.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고 되뇌일 수록 더 생각난다. 아 또 생각했네. 누군가 말했다. 인간은 부정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할수록 생각이 더 들지만, 이 생각마저 나를 다시 생각...

도돌이표다. 지금 내 마음이다. 심란한 내 마음 그 자체를 보여준다. 돌고 돈다. 미친듯이 돌고 돈다. 불과 몇 년 전, 돌려돌려 돌림판이라는 EBS에서 인기를 끌던 코너가 있었다. 나는 이걸 친구들이 돌려말할 때 돌려돌려 돌림판 어서오라고 얘기했는데, 지금은 내가 과녁이 됐다. 내가 돌고 있다.

알고 있었다. 내가 그녀에게 호감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치만 내게 호감이란 그저 한발짝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일 뿐이다. 두려움이 많은 내게 누군가를 그 이상 생각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멈출 수 있었다. 그저 호감일뿐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일까. 갑자기 마음이 바꼈다. 아니 마음이 전진했다. 진군했다. 난 아직 참호 속인데, 승전일지 패전일지 모르는데, 갑자기 탱크가 지나가는 느낌이다. 역시 대한민국 국민인가. 전쟁의 핵심은 탱크지! 공군을 나온 내가 이런 말을 한다.

그만큼 전술도 잘 모른채 나아가는 게 내 마음이렸다. 현대전은 공중전인데 무식하게 탱크닥돌을 얘기하는 게 내 마음이렸다. 심지어 눈 앞 전쟁터는 아군도 많다. 아니 애초에 전쟁터가 내 집 앞이다. 집이 무너진 줄 알고 찾아갔는데, 알고 보니 그게 내 집이었어요. 이게 내가 될 수도 있다. 심지어 그 집, 내가 부수면 어쩌나.

회사가 이래서 위험하다. 얽히고 설킨, 실타래도 아니고 이 정도면 거의 꿀타래다. 얽히다 못해 늘어지고 들러붙고, 떨어지지도 않는다. 얽힌 걸 풀려는 시도도 아니다. 아예 들러붙겠다는 마음이다. 전쟁터로 나아가는 군인이 아니라 불 속에 달려드는 나방이 아닐까. 불 속이면 죽는 거고, 빛 속이면... 살긴 살겠지.

다시 돌아와서... 나는 나를 알고 있었다. 결국 중요한 건 그녀의 마음을 모른다는 거다. 당연하지. 그걸 알면 내가 지금 밤을 세우겠냐고. 아 근데 나와 다른 마음이라면.. 알았어도 세우긴 세웠을 거 같다. 어쩔 수 있나. 짝사랑이라는 게 그런 거고, 실연이라는 게 그런 거지.

난 결론이 빠른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이 빠른 게 아니라 포기가 빠른 걸 수도. 그것도 결론이긴 하지만. 아무튼 결론은 둘이다. 고백, No고백.

고백의 리스크는 두 개다. 차이고 어색함. 사귀다 헤어짐.

노고백의 리스크는 하나다. 현재 거리감 유지.

리스크가 하나니까 고백하지 않는 게 더 이득인 것처럼 보인다. 근데 난 나를 안다. 모든 걸 걷어냈을 때 남는 내 마음이 내 마음이다. 그리고 걷어내고 남은 마음이 지금 이 이불킥이다.

난 그녀를 좋아한다.

어려서 듣던 버즈의 겁쟁이가 생각나는 건 그게 나라서겠지. 고작 나란 사람이... 사람한테 상처 받아 겁쟁이지만 나는 결국 사람을 좋아한다.

하지만 난 공중전은 못한다. 스텔스처럼 은밀하고, 화려한 비행술과 타겟에의 정확한 공격, 신속한 회피기동, 위험 시 긴급탈출. 다 못한다.

난 탱크다. 이목을 끌고, 화려하기보단 무겁고, 핀포인트 사격보단 광범위 사격을 하고, 회피란 없고, 긴급탈출은 요원하다.

리스크밖에 안 보이는 탱크가 나다. 탱크 자체가 리스크다. 이제 탱크의 리스크는 하나다. 그냥 탱크라는 사실.

노고백의 리스크는 하나다. 근데 난 탱크다. 결국 내가 곧 리스크다. 여기서 마음을 접고 다른 선택지를 강구한다는 건, 당장 불가능하다.

그녀는 날 좋아할까. 아니 뭐래. 호감은 있을까. 호의가 아닐까. 어느새 그냥 친한 친구가 되어버렸는데. 호의가 부담으로 바뀐다면 어떡할까. 가볍지만 진지하게 받도록 할 수 있을까. 플러팅이라는 걸 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치만 이러나저러나 난 무거운 사람이다. 사람 바뀌지 않는다. 이제 와서 바꿀 수 없다. 얘기하자면 바로 60mm 대전차포다. 맞는 용어인지 모른다. 나 공군 나왔다니까. 그저 매우 무겁다는 것만 느껴달라.

전쟁터는 집 앞인데, 2분의 1 확률로, 아니 4분의 3 확률로 내 집에 터진다. 가진 무기는 없다. 탱크가 무기 아니냐고? 탱크는 무기가 아니다. 위험 확률이 더 높은 걸 무기라고 하겠는가. 이건 그저 쏘아야만 하는 무언가다.

나는 포탄을 쏠 것이다. 안 쏜다는 선택지가 안 보인다. 언젠간 볼 수도 있다. 한 1년쯤.... 맘 고생으로 아프거나, 1년쯤 그녀를 안 보거나. 사실 모르겠다. 1년으로 될까.

허나 다시 말하지만 난 결론이 빠른 사람이다.

큰일났다. 아니 X 됐다. 다시 원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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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장에 쓰던 건데 자게 올리면 이불킥을 하고, 기어이 글을 등록한 제 손가락을 원망하며 잠이 올 거 같아 올려봅니다. 게다가 자게 첫 글이 이불킥이라면 겨울 이불도 거뜬히 차 올리겠죠.

마지막으로 메모장에 쓰던 글인지라 반말인 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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