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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알아야 양자역학 이해됨 / 화학의 역사 ③원자는 어떻게 생겼을까?

- 원자의 구조는 아주 미시 세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양자역학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원자의 구조를 화학의 역사가 아닌 물리학의 역사를 조사할 때 다룰까 고민했었는데요. 원자의 구조를 밝히는 데 크게 기여한 러더퍼드 선생님께서 본인은 “자연과학은 물리학과 우표수집 둘로 나누어진다”라고 말하시고는 노벨 우편수집(화학)상을 받으시는 것을 보고 화학의 역사에서 다루기로 결심하게 되었죠.
- 원자 구조 이론과 양자역학은 1910~20년대에 급격하게 발전합니다. 같은 시기에 무슨 일이 있었나 살펴보았는데 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이 있었고, 정신분석학이 유행했으며,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위대한 개츠비>, <데미안>이 출간된 시기이기도 하더라고요. 미국은 대공항 직전의 호황기로 재즈와 스포츠 등의 대중문화가 발전했었죠. 여러모로 대격변의 시대였던 것 같네요.- 화학의 역사 시리즈 -
① 물질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② 원소는 어떻게 결합할까?
③ 원자는 어떻게 생겼을까?
④새로운 물질을 만들자!Fig.1 전자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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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1 가운데 전극을 걸어주자 휘는 음극선]
19세기 초 과학계의 핫이슈는 단연 전기였습니다. 1869년 율리우스 플뤼커Julius Plücker 는 진공상태의 유리관에서 (-)극에서 (+)극으로 어떤 광선 같은 것이 흐른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 흐름이 음극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음극선’이라 불렀죠. 이 음극선이 무엇인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조지프 존 톰슨Sir Joseph John Thomson 은 이 음극선 가운데 전극을 걸어주는 실험을 합니다. 실험 결과 음극선이 (+)극 쪽으로 휜다는 사실을 발견하죠. 즉 음극선은 (-)를 띤다는 겁니다.

톰슨은 실험을 이어나가는데, 또 다른 실험에서는 유리관 속에 얇은 금속으로 만든 물레방아 같은 장치를 설치합니다. 이 물레방아에 음극선을 쏘았더니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것이 관찰되었죠. 즉 음극선은 단순한 빛이 아니라 물리적인 실체가 있다는 것이죠.

톰슨은 음극선의 전하량을 측정하여 음극선에서 나오는 물질의 질량이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보다 약 1,800배 가볍다는 것을 보임으로서 이것이 원자가 아니라 새로운 입자임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이 입자에 전자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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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2 전자가 건포도처럼 박혀있는 톰슨의 원자 모형]

전자를 발견한 톰슨은 원자는 (+)전하가 고르게 분포된 원 안에 전자가 건포도처럼 박혀있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를 푸딩 모델이라고 하죠. 하지만 푸딩 모델로는 물체가 자기적 성질이 나타내는 것을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푸딩 모델에서 전자가 움직이면 원자는 불안해져 원래의 형태를 유지를 유지할 수 없거든요.Fig.2 원자 핵의 발견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톰슨의 제자였던 어니스트 러더퍼드Ernest Rutherford 입니다. 참고로 러더퍼드는 “자연과학은 물리학과 우표수집 둘로 나누어진다”라고 말하고 노벨 우편수집(화학)상을 수상한 것으로 유명하죠.

러더퍼드는 주요 연구주제는 방사선이었습니다. 러더퍼드는 방사선이 원자 내부의 붕괴에 의해 방출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우라늄과 토륨에서 투과력이 약한 알파선과 투과력이 강한 베타선을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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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3 알파선 실험. 원자핵에 부딪힌 알파입자는 튕겨져 나온다]

1908년 러더퍼드는 본인이 발견한 알파선을 얇은 금박에 발사하여 알파 입자의 궤적이 어떻게 되는지 측정하는 실험을 설계합니다. 러더퍼드는 알파선이 투과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얇은 금박을 투과하고 전자에 의해서 살짝 휘는 것을 예상했는데요.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튕겨져 나온 알파 입자가 관측되었습니다. 이 말인즉슨 얇은 금박에 알파 입자가 부딪혀 튕겨져 나올만큼 무거운 무엇인가가 있다는 뜻이었죠. 이렇게 원자 핵의 존재를 밝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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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4 전자가 원자핵 주변을 공전하는 러더퍼드의 원자 모형]

그렇다면 강한 전하량을 가지고 있는 원자 핵에 작은 전자가 들러 붙지 않는 이유를 찾아야 했는데요. 러더퍼드는 전자가 계속해서 공전해 중심으로 빨려들어가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전하를 띤 입자가 전자기장 속에서 움직이면 에너지가 방출됩니다. 즉 전자가 원자핵 주변을 공전하고 있다면 전자는 에너지를 잃으면서 궤도 반경이 작아지고 결국 원자핵으로 빨려들어가 붕괴되어야 합니다.Fig.3 전자 궤도는 정해져 있다

러더퍼드 원자모델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닐스 보어Niels Henrik David Bohr 입니다. 1911년 20살이었던 보어는 장학금을 받고 톰슨의 연구실에 들어가는데, 지도교수였던 톰슨과 처음 만나는 날 톰슨 원자 모형의 틀린 부분을 지적합니다. 시작부터 지도교수에게 찍힌 보어는 러더퍼드 연구실로 도망(?)치게 됩니다. 어쩌면 그때부터 새로운 원자 모형을 제시할 운명이었던 것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보어는 러더퍼드 원자 모형의 문제점인 원자의 붕괴 역설을 해결하기 위해 전자가 원자핵 주변을 공전할 수 있는 안정된 배치가 존재한다는 가설을 세웁니다. 하지만 이를 입증할 현상이 없었는데요. 이 문제로 고민하던 중 보어는 동료로부터 우연히 발머Johann Jakob Balmer 의 연구에 대해 듣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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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5 수소의 선 스펙트럼에 나타나는 에너지와 보어 원자 모형의 궤도]

발머의 연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당시 원자가 방출하거나 흡수하는 에너지(전자기파)를 분석하는 스펙트럼 선 연구가 꾸준히 진행 중이었는데요. 수소의 스펙트럼을 분석한 결과, 스펙트럼의 특정 부분만 표시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1884년에 발머가 수소 스펙트럼 선에서 규칙을 발견하죠.

보어는 이 발머의 연구를 보고 수소 스펙트럼 선에 나타난 선이 전자가 궤도를 돌다가 작은 궤도로 떨어질 때 방출되는 에너지라고 생각합니다. 즉 궤도 사이의 에너지 차이가 고정되어 있으니 궤도가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죠. 이와 같은 내용은 1913년 <원자와 분자의 구조에 관하여>라는 논문으로 출판합니다.Fig.4 전자는 입자이자 파동이다

보어는 양자역학을 원자 구조 설명에 도입함으로서 혁신을 이루긴 했지만, 러더퍼드의 원자 붕괴 역설을 완전히 해결한 것은 아니였습니다. 특히 특정 궤도에만 전자가 존재한다는 가설에 대한 근거를 대지 못했죠. 이를 루이 드 브로이Louis de Broglie 가 창의적인 발상으로 간단하게 해결합니다.

드 브로이는 1924년 빛이 입자성과 파동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데에 착안해, 물질도 이중성을 갖고 있다는 가설을 수학적으로 유도해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죠. 드 브로이는 원자 모형 속의 전자의 움직임을 파동으로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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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6 기타줄에서 파동의 예시]

우선 이해를 돕기 위해 기타줄을 튕기는 것을 상상해봅시다. 기타줄은 양끝이 고정되어 길이가 정해져있죠. 이처럼 파동 전체의 길이가 고정되어 있는 경우, 파동은 줄 길이의 정수배로 나눠지는 길이의 파동만 가능합니다. 이런 파동을 정상파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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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7 파동으로 설명하는 보어의 원자 궤도]

그럼 다시 보어의 원자 모형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전자를 입자가 아닌 파동 그러니까 궤도 전체로 보면 길이가 정해져 있는게 되고 전자의 파장의 정수배가 되는 정상파 궤도만이 가능하게 되죠.Fig.5 자세히 보니 선이 여러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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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8 네온의 선 스펙트럼, 넷플릭스 인트로 아님. 여러 선으로 보이는 제이만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수소 스펙트럼 선은 자기장을 걸어주면 여러 개의 선으로 갈라집니다. 이는 전자가 발견되기도 전인 1897년 피터르 제이만*Pieter Zeeman* 이 발견해 제이만 효과라고 하죠. 연구가 계속 되면서 원자의 스펙트럼이 갈라지는 양상이 더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중 스펙트럼선이 셋으로 갈라지는 경우를 정상 제이만 효과, 그 이상으로 갈라지는 현상을 이상 제이만 효과라고 부르죠. 보어의 원자 모델로는 제이만 효과를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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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9 조머펠트 이론의 시각적 설명 ⓒ 석군의 비밀수납장 유튜브]

아르놀트 조머펠트Arnold Sommerfeld 는 제이만 효과를 해결하기 위해 보어의 원자 모형을 분석합니다. 보어의 원자모델은 전자의 운동을 원으로 그리고 있는데요. 궤도의 에너지 총합만 같다면 전자는 여러 궤도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러 타원 궤도를 도입합니다.

기존 보어의 원자모형에서 에너지 크기에 따라 전자가 위치할 수 있는 궤도를 주양자수라고 부르는데요. 여기에 조머펠트는 하나의 주양자수가 가질 수 있는 여러 모양의 궤도를 부양자수라고 합니다. 그리고 각 궤도는 3차원 공간에서 여러 방향을 가질 수 있는데요. 이를 표현한 값이 자기양자수라고 합니다. 조머펠트는 이 자기양자수로 제이만 효과를 설명하죠. 이것을 보어-조머펠트 이론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보어-조머펠트 이론으로는 홀수 개의 제이만 효과만 설명 가능하고 짝수 개가 나타나는 경우는 설명할 수 없었죠.Fig.6 ??? : 그래도 전자는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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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10 보어의 원자모형으로 만들어진 현대식 주기율표]

보어는 자신의 원자 모형을 통해 주기율표를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만약 보어-조머펠트의 이론이 옳다면 주기율표에 있는 모든 원자들을 설명할 수 있어야 했죠. 보어의 이론을 토대로 주기율표는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는데요. 주기율표에서 세로축은 궤도 수에 해당하고, 가로축은 각 궤도에서 전자가 위치할 수 있는 개수를 의미하죠. 그런데 보어는 주기율표 줄 별로 위치한 원자의 갯수, 그러니까 첫째 줄에 2개, 두세번째 줄은 8개, 네다섯번째 줄엔 18개, 여섯•일곱번째 줄엔 32개의 의미가 무엇인지 밝혀낼 수 없었습니다.

1924년 에드먼드 스토너Edmund Clifton Stoner 는 이 숫자가 자기양자수의 2배를 하면 나온다는 것을 깨닫고 <원자 에너지 준위 사이의 전자 분포>라는 논문으로 발표하죠. 이 논문을 본 볼프강 파울리Wolfgang Ernst Pauli 는 자기양자수에 대응하여 쌍으로 존재하는 새로운 양자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고전적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2가”라고 불렀고 1925년 논문으로 발표합니다.

그렇다면 파울리가 말한 쌍으로 존재하는 마지막 양자수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비밀은 대학원생이었던 호우트스미트Samuel Goudsmit 와 울렌백George Uhlenbeck 이 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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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11 전자의 자전]

우선 원자핵을 돌고 있는 전자를 생각해봅시다. 원자핵은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고, 전자는 이를 상쇄하기 위해 원자핵 주변을 공전하면서 원자핵이 끌어당기는 만큼의 각운동량을 만들어 가집니다. 그런데 전자가 쌍으로 존재한다고 했으므로 각각의 전자는 원자핵이 끌어당기는 힘의 1/2 만큼의 각운동량을 가지게 되죠.

그런데 전자가 하나만 존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각운동량이 1/2밖에 없다면 전자는 원자핵으로 빨려 들어가야합니다. 이를 해결한 것이 바로 전자가 자전한다는 아이디어입니다. 즉 공전을 통해 1/2만큼의 각운동량을 가지고 자전을 통해 1/2만큼의 각운동량을 가져서 원자핵이 끌어당기는 만큼의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그러면 전자가 두 개인 경우는 원자가 당기는 힘보다 전자의 각운동량이 더 커져 떨어져 나가는 것 아니냐는 물음이 있을 수 있는데요. 이는 각 전자의 자전 방향이 반대라서 자전에 의한 각운동량이 상쇄된다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제시한 호우트스미트와 울렌백은 자신들의 아이디어에 자신이 없었습니다. 논문을 쓸 생각도 없었죠. 지도교수인 파울 에렌페스트*Paul Ehrenfest* 가 이들을 격려하여 논문을 쓰도록 했죠. 겨우 논문을 쓴 울렌백은 헨드릭 로런츠Hendrik Antoon Lorentz 의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로렌츠에게 논문을 보여주고 조언을 구합니다. 로렌츠는 일주일 뒤에 전자가 실제로 회전을 한다면 전자 표면의 속도는 빛의 속도의 10배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을 계산해오죠. 이를 듣고 호우트스미트와 울렌백은 논문을 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에른페스트는 “자네들은 젊으니까 그렇게 바보같은 짓을 좀 해도 괜찮아”라고 말하며 이미 논문을 제출했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울렌벡과 호우트스미트의 논문은 1925년 출판되었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죠.Fig.7 양자역학적으로 보는 원자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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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12 양자수에 따른 오비탈의 모양 : 주양자수 n (크기), 방위양자수 l (모양), 자기양자수 m (방향)]

이로써 보어의 원자 모형은 완성됩니다. 하지만 앞서 로렌츠가 계산한 것처럼 전자가 스핀을 하면 전자 표면의 속도는 빛의 10배 속도에 이르러야 하는 등 해결하지 못하는 모순이 많았습니다. 즉 실제로 전자는 자전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러한 문제는 양자의 세계를 고전역학으로 설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슈뢰딩거의 파동 방정식, 막스 보른의 확률 밀도 함수으로 이어지는 양자역학의 발전으로 원자 모형도 확률적으로 표현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의 오비탈 모형이죠. 오비탈이란 특정 위치에서 전자가 발견될 확률을 시각화 시킨 함수를 말합니다. 전자의 확률 분포는 주양자수, 방위양자수, 자기양자수의 영향을 받습니다. 주양자수는 오비탈의 크기, 방위양자수는 오비탈의 모양, 자기양자수는 오비탈의 방향을 결정하죠.Reference.
- 짐 배것. (2014). 퀀텀스토리. 반니
- 이강영. (2018). 스핀. 계단.
- 김영훈. (2019). 알아두면 쓸모있는 양자역학 이야기 - 드브로이 물질파. 삼성 디스플레이 뉴스룸. URL : https://news.samsungdisplay.com/19379
- DMT PARK. (2023, Mar 31). 원자를 이해하는 가장 우아한 방법 [Video]. YouTube.
- 석군 seokkun. (2019, Dec 9). 원자모형의 변천과정과 스핀 1/2편_과학_15_석군 [Video].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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